[연합CG]
A양(숙명여고 쌍둥이 동생) : 문제를 다 푼 후 시간이 남아 정답 개수의 분포를 살펴보려고 적었습니다.
검찰: 시간도 많은데 왜 저렇게 잘 보이지도 않게 기재한 거지요?
A양 : 그렇게 (글씨가) 작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검찰: 이게 작아 보이지 않는다고요?
지난 23일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의 피의자인 현모 교무부장의 공판에 쌍둥이 자매가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검찰 측은 증인신문 내내 진땀을 흘려야 했다.
"대답 좀!" "검사님이 질문을…" 신문 도중 얼굴 붉힌 검찰과 쌍둥이
양측은 문제 유출 의혹의 결정적 증거로 꼽히는 ‘깨알 답안’이 적힌 시험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사전 유출 정답을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미리 적어놓은 게 아닌지 추궁했다. 하지만 동생 A양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부인했다.
변호인 반대 신문 차례가 되자 A양의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
변호인의 질문에 “네” 또는 “그렇습니다”로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변호인: 만일 유출된 정답을 적어놓은 거면, 시험이 끝나고 지웠겠지 기념품처럼 집에 보관하고 있을 리가 없지요?
A양 : 네.
변호인: 증인은 원래 글씨를 작게 쓰지요?
A양 : 네.
신문이 진행될수록 검찰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졌다.
질문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면 A양은 “질문하시는 취지를 잘 모르겠다” “검사님이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알겠다”는 식
으로 반문해 검사들을 당황케 했다.
급기야 검찰 측도 “질문은 저희가 하니까 증인은 묻는 말에 답을 해달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날 재판은 양측이 서로 팽팽하게 기싸움을 벌이다 끝났다.
4개월째 진실공방 한창인 숙명여고 재판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은 4개월 째로 접어들었다. [연합뉴스]](https://t1.daumcdn.net/news/201904/29/joongang/20190429050054637qcdi.jpg)
앞서 검찰은 이들을 재판에 넘기며 문제 유출의 증거들을 다수 제시했다.
깨알 답안이 적힌 시험지와 암기장, 부실한 풀이과정, 휴대폰에서 발견된 영어 서술형 정답, 갑자기 1등으로 오른
내신 성적 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아가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현씨와 쌍둥이의 태도는 이례적이다.
탁경국 변호사(법무법인 공존)는 “통상 시험 문제 유출 사건에선 피의자들이 초반에 몇 번 혐의를 부인하다가도 결정적 증거를 들이대면 자백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그래야 어린 학생만이라도 기소를 피하거나 최소한 감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자신감 배경은 '정황 증거'…흉기 없는 살인현장인 셈"
현씨 측은 왜 다수의 증거를 보고도 흔들리지 않을까.
제시된 증거들이 모두 직접증거가 아닌 ‘정황증거’이기 때문이다.
앞서 경찰은 현씨가 어떻게 금고에서 답안지를 빼내 쌍둥이 자매에게 넘겼는지 구체적인 경로는 특정하지 못한 채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탁 변호사는 “살인 사건으로 비유하면 흉기는 없고 피의자들의 피 묻은 옷가지만 여러 개 발견된 셈”이라면서도
“정황증거를 모아봤을 때 충분히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유죄가 선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숙명여고 재판은 정황증거의 공백을 얼마나 촘촘히 메우느냐가 관건이 됐다. 이를 위해 10여명의 증인들이 줄줄이 증언대에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다.
주로 쌍둥이를 가르쳤던 숙명여고 교사들과 학원 강사들이다.
이들 중 일부는 현씨 측에 유리하게, 일부는 불리하게 진술하면서 법정에 긴장감을 더했다.
최종 진실은 하나…얼마나 촘촘한 퍼즐 맞추는지가 관건
지난달 12일 열린 첫 재판에선 숙명여고 물리 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쌍둥이 중 한명이 푼 물리 과목 시험지를 보여주며 “정답 도출을 위한 풀이과정이 충분해 보이지 않는데 이렇게 답을 구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30년 가까이 교사 생활을 했지만 이 문제들은 암산으로 풀 수 없는 문제다”고 진술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푼 것 같지 않다는 의미였다.
이 순간 아버지 현씨의 표정은 굳어졌다.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의 증거들 [사진 수서경찰서]](https://t1.daumcdn.net/news/201904/29/joongang/20190429050054808rykb.jpg)
반면 숙명여고 현직 수학 교사는 “쌍둥이는 원래 공부를 잘하던 아이들이다.
양측이 서로 맞서는 가운데 숙명여고 재판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자매의 성적이 수직 상승한 비결은 정말 실력일까, 훔친 문제 때문일까.
이 중 어느 쪽 진실의 조각이 더 촘촘하게 맞춰지느냐에 따라 현씨와 쌍둥이의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숙명여고 © News1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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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정훈 노컷뉴스 기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이번 사건의 내막을 잘 아는 취재원으로부터
김 기자는 “(당시 시험 문제에서) 정답지를 제출한 교사가 실수로 문제와 답이 딱 떨어지지 않게 미리 제출해 놓았는데, 오로지 쌍둥이 딸만 그 어색한 답 그대로 적었다”면서 “(쌍둥이 딸들이) 미리 본 답을 그냥 써넣은 게 아니라면 달리
그는 몇 가지 시험 문제와 정답을 사례로 들었다. 예를 들어 선생이 출제한 시험 문제 중에서 ‘고양이 인형
여기서 대부분의 다른 학생들은 ‘가게’라고 적었다.
이에 그는 “놀라운 점은, 미리 출제자가 제출한 정답지엔 이 문제의 정답이 '상점 앞'으로 돼 있었다는 것”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쌍둥이 딸들이 어색한 정답을 적어낸 사례는 더 있다. 같은 일본어 시험에서 '스미마셍(すみません)'의 뜻
이에 대해 그는 “(이 문제에서) 다른 학생들은 '잘못'이라고 하거나 '실수'라고 썼다. 어떤 학생들은 '잘못했을 때 하는 말'이라고 쓰기도 하고 어떤 학생은 '실수했을 때 하는 말'이라고 쓰기도 했는데, 유독 두 딸만 '잘못이나 실수했을 때 하는 말'이라고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쌍둥이 중 한 명만 선택과목으로 택한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생명과학1 서술형 5번 문제에선 세포 분열에 관한 문제를 증거로 들었다.
그는 “정답에 해당하는 문장은 서술형 "상동염색체 접합이 감수 1분열 전기에 일어난다"이다.
이어 그는 “전 교무부장의 딸은 출제자가 실수한 그 답을 토씨 하나 다르지 않게 적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정황이 담긴 증거가 경찰이나 검찰도 모른 채 재판에서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에선) 여전히 시험지 위에 쓰인 깨알 같은 정답들, 복잡한 풀이의 흔적이 없는 정답 등을 두고만 공방을
그러면서 “1심 선고가 그리 멀지 않았다.
한편 지난 23일 자신이 근무하던 숙명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문제와 정답을 같은 학교 쌍둥이 딸들에게 미리 알려준
앞서 B양과 C양은 1학년 1학기 때 각각 문과 전교 121등, 이과 59등이었지만 2학년 1학기 때 둘 다 1등을 차지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시험문제 유출 혐의를 받는 전 숙명여고 교무부장 A씨. /사진=뉴스1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실력으로 1등…아빠 모함 받아 수의 입은 아버지 앞에서 담담히 답해
언니 "사전에 답 알려준 적 결코 없다"
동생 "교과서와 선생님 말에 충실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23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무부장 A(52)씨의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쌍둥이 자매 B양과 C양이 출석해 아버지 앞에서 증언했다.
먼저 출석한 언니 B양은 아버지인 A씨가 하늘색 수의를 입은 모습을 보고도 담담하게 질문들에 답했다. A씨도 B양의
검찰이 '시험 전에 A씨에 정답을 받아서 적은 것이 전혀 없나'고 질문하자 B양은 "그렇다"고 답했다.
B양은 수사 과정에서 갑자기 성적이 좋아진 이유를 '1학년 1학기 시험을 치르고 교과서 위주 출제 방식과 과목교사의 성향을 터득하고 맞춤형 공부 방법으로 시험 범위를 철저히 암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내신 성적에 비해 전국 모의고사 성적이 안 좋은 이유는 "모의고사에 열의를 두거나 열심히 봐야겠다며 시험을
A씨 측 변호인이 '허위로 답하면 더 큰 형사 처벌을 받는다. A씨가 사전에 답 알려준 게 한번이라도 있나'고 경고하며 물었지만, B양은 "아니다. 결코 없다"고 답을 했다.
증인 신문이 끝난 뒤 B양은 "이 사건에 관해 주변과 언론에서 많은 말들이 나왔지만, 판사님은 법정 안 모습을 보고
▲ 사진=정책브리핑
아울러 잘못된 풀이과정에서 정답을 도출한 것은 "풀이과정을 통해 도출한 답이 아니라 머릿속 생각으로 도출한 답"이라며 "풀이과정을 미처 다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얘기했다.
정답 유출 의혹이 불거진 후 2학년 2학기 성적이 떨어진 이유는 "공부할 만한 상황이 아닌었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A씨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쌍둥이 자매에게 시험지 및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숙명여고 정답 유출 의혹은 지난해 7월 중순 학원가 등에서 제기됐다.
자매 아버지인 A씨가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서울시교육청은 특별 감사를 거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을 맡은 경찰은 조사 끝에 쌍둥이 자매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영어 서술형 문제 정답과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정답이 적힌 메모, 빈 시험지 등을 확인했다.
한편 숙명여고는 지난해 11월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쌍둥이 자매 성적으로 0점으로 재산정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자매를 최종 퇴학 처리했다.
castlenine@newsis.com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및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숙명여고 사건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부모단체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거짓·발뺌으로 교육농단"
"교육농단 숙명여고 비리 관련자들 강력 처벌해야"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법정에서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한 데 대해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학부모 단체인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와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등은 2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
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짓과 발뺌으로 교육농단하는 숙명여고 비리 관련자들을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모든 정황과 증거가 명백히 답안지 유출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며 “세간의 관심이 덜해진 틈을 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끝까지 거짓과 발뺌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숙명여고 사건이 대학입학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확대와 무관하지 않다며 학종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학생부 기록과 내신 성적이 중요해진 입시 상황에서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해놓지 않은 채 학종을 확대만 하다 생긴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비리와 부정을 조장하고 있는 학종을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관련 압수물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뉴스1 김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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