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걸어가고 있다.
2021.05.17. 20hwan@newsis.com
전국에 비가 내리고 있는 16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1.5.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뉴시스
일본, 역대급 이른 장마 시작했는데…우리나라는 언제?
초여름 더위 이후에 많은 양의 비 내려
일부 시간당 20㎜ 폭우…호우특보 발효
일본 기상청, 11일 규슈지역 장마 선언
"우리나라에 내린 비는 장마 시작 아냐"
"이른 장마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 있어"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지난주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30도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를 보이더니 곧이어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등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분위기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기록적으로 이른 장마를 선언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벌써 장마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이번 비를 장마로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예년과 비슷한 시기에 장마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14일 한낮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때 이른 초여름 더위가 이어졌다. 곳곳에서는 30도를 넘기며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15일과 16일에 걸쳐 수도권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내렸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 일부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후 잠시 주춤하더니 지난 20~21일 또다시 전국에 많은 양의 비를 뿌렸다.
이에 더해 일본 기상청은 지난 11일 규슈지역에서 시작된 비를 장마라고 공식 규정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상보다 강하게 확장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본에서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로 기록됐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때 이른 장마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엔 역대급 장마로 인한 피해가 극심했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번 비는 장마로 보기 어렵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빠르게 일본까지 북상했다"며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 내린 비는 저기압 통과에 의한 것으로 이를 장마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장마전선에 영향을 주는 기압계.2021.05.21.
(사진=기상청 제공)photo@newsis.com
일반적으로 동아시아 지역 장마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온난습윤한 열대성 기단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한랭습윤한 한대성 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다. 전선이 걸쳐져 있는 지역에 장기간 머물면서 뿌리는 비를 장맛비라고 한다.
실제 일본의 장마는 남쪽에서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상보다 강하게 확장하면서 일찍 장마가 찾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주 우리나라에 내린 비 역시 이같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르게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륙에 붙어있는 우리나라는 장마가 주변 모든 기단의 영향을 받는 복잡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작과 종료 시점이 매년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까지 나타난 현상들을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이 평년보다 빠른 장마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우 분석관은 "우리나라 공기 성질이 지난해보다 굉장히 차가운 형태를 띠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기압계 패턴과 공기 성질을 보면 (우리나라) 장마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24일 여름철 강수량 등을 포함한 올해 여름철 기상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아침부터 비가 내린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걷고 있다. 2021.5.21 kane@yna.co.kr
17일 오전 비가 내리는 날씨에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2021.5.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벌써 장마? 전문가 "장마 아냐, 예측 어렵다
하루 걸러 하루 비..일본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
"비 자주 온다고 장마 아냐"..장마전선 남쪽 동중국해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일본에서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가 시작되고 국내에서도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올여름 장마 시기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7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이달 1일 이후 26일까지 0.1㎜ 이상 비가 온 날은 16일이다. 5월 들어 하루 걸러 한번 꼴로 비가 내린 셈이다.
27일과 28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리는 점을 감안하면 31일 중 절반이 넘는 18일 비가 오는 셈이다. 이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5월 평균 강수일수 8.1일의 2배를 넘는다.
게다가 일본에서 11일 올해 장마가 시작되자 국내에서도 평년보다 이른 장마에 대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현재 한반도에 북쪽 찬 공기가 내려와 있어 장마전선이 6월 상순까진 올라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장마의 개념을 상기시켰다.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여름철에 여러날 비가 내리는 현상'이라는 사회적 개념과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것'이라는 기상학적 개념을 구분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26일 장마마전선이 일본 남부 해안과 동중국해에 걸쳐져 있다. 빨간점과 파란점이
교차하고 있는 선이 장마전선, . (기상청 분석 일기도) © 뉴스1
비가 오래 그리고 자주 내리는 현상이 아니라 비를 내리게 하는 발생 메커니즘 즉 장마전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장마전선은 한반도 남쪽 일본 남부 해안과 동중국해에 위치해 있다.
최근 한반도에 비가 자주 내린 것은 장마전선의 영향이 아니라 중국 북동지방에 정체하고 있는 상층 저기압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찬 공기가 유입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장마는 언제쯤 시작될까.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장마전선이 동중국해에 남하해 있는데 6월 상순까지 이 기압계가 이어질 것"이라며 "전국으로 보면 6월24~25일, 제주도만 놓고 보면 6월19~20일 장마가 시작돼 예년과 큰 차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계절 예보, 특히 동아시아 여름철 강수 예보는 예측 인자도 적고 관련 역학과정이 계속 변해 전망이 어렵다며 조심스러워 한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최근 기상청 기상강좌에서 "동아시아 여름 몬순은 강수 관련 순환장이 계속 변해 기존 예측 인자를 활용하기 어렵고 같은 예측 인자라도 배경에 따라 다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예측성이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도 중국과 유럽, 미국, 일본, 세계 기후모형 상호비교 프로젝트(CMIP) 참가 대기모형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 모형군 현업모형에서 한반도 근처 계절 예측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장은철 교수도 "10~15일 중기 예보 이상은 이론적·기술적으로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장마가 언제 시작되고 끝날지 예측하는 것은 이론적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예측 정확도의 한계를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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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걷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번개인 ‘낙뢰’가 국내에서 8만2651회 관측됐다.
위키피디아 제공
지난해 낙뢰 8만2651회...장마 길어져 26% 늘어
기상청 26일 2020 낙뢰연보 발간
지난해 국내에서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인 낙뢰가 8만2651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7~8월에 장마가 길어지면서 낙뢰 횟수가 증가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연간 가장 많이 낙뢰가 발생한 지역은 광주광역시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26일 전국의 21개 낙뢰관측망에서 관측된 자료를 분석한 ‘2020 낙뢰연보’를 발간했다.
연보는 월별 광역시도별과 시군구별 낙뢰 발생횟수, 단위 면적당 횟수, 낙뢰 횟수 공간 분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8만2651회의 낙뢰가 관측됐다.
최근 10년간 평균인 11만7681회보다 30% 적고 지난해 6만 5721회보다 26% 증가한 것이다.
낙뢰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은 8월로 3만5332회였다.
연간 낙뢰의 약 43%가 8월 발생했다.
8월을 포함해 같은 여름철인 6~7월까지 합치면 이때 연간 낙뢰의 73%가 집중됐다.
지난해 봄인 3~5월 낙뢰 발생 횟수는 최근 10년 월평균에 비해 적었다.
정성화 기상청 레이더분석과 연구관은 “지난해 7월 22일부터 8월 11일까지 유난히 길었던 장마 때문에 낙뢰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광역시·도별로 면적당 가장 많인 낙뢰가 떨어진 곳은 광주이고, 그 다음이 대전, 호남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비가 많이 내리는 7월에 가장 많이 낙뢰가 떨어진 지역은 대전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이 충남, 부산, 경남 순으로 나타났다. 8월은 광주, 전남, 서울, 경기 순으로 낙뢰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낙뢰는 산불을 유발한다.
산불 감시 목적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날씨 특성에 따라 편차가 커서 예측하기 쉽지 않다. 큰 경향성도 없다.
10년 간 낙뢰 관측에서도 경향성은 발견되지 않는다.
정 연구관은 “낙뢰는 그 해 기상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등산, 캠핑 등 여름철 야외활동 증가로 낙뢰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연보가 낙뢰 예방 및 피해 경감대책 마련 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보는 기상청 행정 누리집 (http://km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료가 구비돼 있다.
과거 장마는 잊어라"..더 길고 흉포해진 '장마의 변
예로부터 '오뉴월 장마'라는 말이 있다.
음력으로 5, 6월, 그러니까 양력 6월과 7월에 우리나라는 장마철에 접어들고 많은 비가 내린다.
보통 6월 20일을 전후해 제주도부터 시작된 뒤 한 달 남짓 장맛비가 이어지곤 한다.
장마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자주 오는 시기를 의미하는데, 열대 지방의 '우기'와 비슷한 개념이다.삼국사기나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의 역사서에도 장맛비 기록이 남아있다.
여름 장마와 가을장마로 민가가 떠내려가거나 압록강의 물이 넘쳐 병선이 표류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장마에 대한 과거 기록들은 주로 음력 5, 6, 7월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 시기에 찾아오는 장마가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우리와 함께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랬던 장마가 요즘, 달라지고 있다.
그런데 반갑지만은 않다.
더 길고, 더 흉포해진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무한 변신 중인 요즘 장마를 자세히 살펴보겠다.
■ 과거 장마 = 한 달 정도 내리는 '지루한 비'
먼저, 과거의 장마를 살펴봐야겠다.
"밭에서 완두를 거두어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시작된 비가 며칠이고 계속해서 내렸다.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쏟아져 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 장마(1973년, 윤흥길 作) 中
1970년대 대표적인 전후세대 작가였던 윤흥길의 소설 '장마'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맛비가 내린다. 며칠이고 계속되는 비, 칠흑의 밤을 물걸레처럼 적시는 비는 6·25 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 비극을 고조시킨다.
결국, 모든 갈등이 마무리되고 극적인 화해가 이뤄지는 순간 소설 속 장마는 끝이 난다.
장마의 일반적 정의는 '여름철 오랜 기간 지속되는 비'인데. 과거의 장마는 소설 속 풍경처럼 비가 한 달 정도 지속됐다.
우리나라 북동쪽에는 오호츠크 해 고기압, 남동쪽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그 경계에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발달해 비를 몰고 왔다.
성질이 다른 두 공기 덩어리가 맞부딪치면 정체전선 상에 강한 비구름이 생성된다.
정체전선은 제주와 남부지방에 머물다가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는 등 보통 남북을 오르락내리락한다. 또 어느 해에는 장마가 시작됐는데 중부지방에서는 비가 안 오는 '반쪽 장마'가 이어지기도 한다.
장마의 패턴은 해마다 조금씩 달라도 보통은 7월 20~25일 정도면 끝났다.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체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밀려나고 길었던 장마가 끝나는 것이 공식이었다.
■ 지난해 기록적인 장맛비, '변신 예고'
하지만 지난해 장마에 대한 모든 '공식'이 깨졌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경우, 6월 24일에 장마철에 접어들어 8월 16일까지 무려 54일 동안 계속된 장맛비가 그렇다. '
지루한 장맛비'라는 과거 공식 대신 시간당 100mm 안팎의 '흉포한 폭우'를 몰고 왔다.
오늘(17일) 기상청은 지난여름 장마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지난 장마철의 경우 남쪽에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은 과거와 변함이 없었지만, 이와 맞서는 북쪽의 '상대'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장마 때 기록적인 비구름을 만든 주범은 전통적으로 알고 있던 '북쪽 오호츠크 해 고기압'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한반도를 통과한 '저기압'이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지난해 기록적인 '최장 장마', 원인은?
지난여름 장마철 기압 배치 /출처: 기상청
지난해 장마 초반(6.23~7.28)의 기압계를 분석해보면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날 때마다 남쪽에 위치한 정체전선을 끌어올렸고, 엄청난 폭우를 몰고 왔다.
위 그림(왼쪽)을 보면 저기압이 동반된 정체전선 상에 한반도가 뒤덮일 만큼 거대한 구름대가 발달한 걸 확인할 수 있다.
저기압이 서쪽에서 건조한 공기를 몰고 오면서 남쪽 북태평양 고기압과 경계면에 폭우를 퍼부은 것이다.
마치 도깨비처럼 비구름이 움직였고 경기와 충청, 남부, 강원 등지에 시간당 100mm를 넘나드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차고 더운 공기 사이의 '온도' 차이뿐만 아니라 '습도' 차이에 의해서도 강한 비구름이 발달하기 때문이다.
저기압을 동반한 장마전선은 전통적인 장마처럼 비를 길게 뿌리지는 않았다.
저기압이 빠르게 동쪽으로 이동하며 폭발적으로 비를 쏟아부은 뒤 우리나라를 빠져나갔고 정체전선도 남하하는 형태를 보였는데, 장마철 초반에 이런 패턴이 반복됐다.
반면 지난 장마 중, 후반을 보면(위 그림 오른쪽) 전통적인 장마철에 발달한 비구름의 형태였다.
남
쪽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차고 건조한 공기 사이에 동서 방향 구름대가 발달했다.
장마철 전반의 길쭉하게 서 있는 비구름대가 아닌, 가로 방향의 구름대였다.
정리하자면, 장마는 초반과 중·후반, 그러니까 시기에 따라 얼굴을 달리하며 우리나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고차 방정식'만큼 어려워진 장마 예측
지난해 극한 장마는 말 그대로 양극화된 패턴을 보였다.
저기압과 '콜라보'한 남북 방향의 비구름대, 중부지방에 정체한 가운데 끝이 보이지 않게 비를 뿌리던 동서 방향의 비구름대 모두 위협적이었다.
우진규 예보분석관은 장마의 형태가 최근 들어 더욱 예측불허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장마가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 해 고기압이라는 '2가지 변수'로 이뤄진 방정식이라면, 최근 장마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고차 방정식'이다.
실제로 지난해, 건조한 공기를 몰고 오는 저기압뿐만 아니라, 티베트 고원에 발달하는 뜨겁고 건조한 대륙 고기압, 열대 몬순의 덥고 습한 공기, 여기에 북극까지 장마의 '정체성'을 뒤흔들어 놓았다.
기상청의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장마 예측은 마치 '고차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것처럼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매년 체감할 수 있지만, 마른장마에서, 역대 최장 장마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동성도 커졌다.
장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비가 장마 아니냐는 궁금증도 있지만,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아니라고 답했다.
장마에 접어들면 비가 오랜 기간 이어지고 습도 때문에 불쾌지수도 높아진다.
이번처럼 저기압이 통과하며 내리는 비는 강수의 지속 시간이 짧고 비가 내릴 때 선선하다.
평년대로라면 장마까지는 한 달 정도 남았다.
매일 밤잠 못 들게 하는 열대야도 머지않았다.
동시에 올여름 장마와 태풍, 폭염 등 재난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겠다.
올해는 장마가 어떤 얼굴로 변신해 우리나라를 방문할지 모를 일이니까.
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저작권자ⓒ KBS(news.kbs.co.kr)
23일 서울 용산구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1.5.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올여름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역대급 폭염·장마 없을 듯
기상청, 3개월 전망…"장마시작 6월 24~25일, 태풍 2~3개"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다소 더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지만,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장마가 닥쳤던 지난해보다는 덜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2020년 6~8월 3개월 전망 해설서에서 "이번 여름철 (6~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4일 밝혔다.
월별로 보면 6월에는 평년(21.1~21.7도)보다 기온이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낮을 확률이 20%로 나타났다.
7월도 평년(24~25.2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였다.
8월은 평년(24.6∼25.6도)보다 높을 확률이 50%였고,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와 20%로 추산됐다. 폭염 일수는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내다본 근거는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강하고, 북태평양과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기 때문이다.
다만 찬 공기를 몰고 오는 음의 북극진동이 진행되고 있고 티베트고기압도 강하게 발달하지 않아 2018년의 극단적 폭염이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강수량은 지역차가 매우 크고 국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월별로는 6월에 평년(101.6~174㎜)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7월엔 평년(245.9~308.2㎜)과 비슷하거나 적고, 8월은 평년(225.3~346.7㎜)과 비슷할 확률이 50%로 전망됐다.
다만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진 작년과 비교하면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여름은 6월 24일부터 8월16일까지 54일 간 장마에 6월 183.8㎜ 7월 420.7㎜ 8월 401.6㎜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라니냐가 종료되는 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에서도 이 때문에 65년 만에 가장 빠른 장마가 찾아왔다.
우리나라도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6월 초반 강수량이 평년보다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마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6월 전반 정도까지는 동중국해에 있는 장마전선이 우리나라까지 올라오기 힘들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라며 "6월24~25일, 제주도는 6월19~20일 평년과 비슷하게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올여름 태풍은 평년 수준인 2~3개 정도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추세를 봤을 때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변수는 블로킹이다.
지난해의 경우 기상청은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평년보다 2배 이상 많고 특히 7월 말과 8월 초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장 장마가 찾아오고 평년 기온을 밑도는 등 실제 기상은 예측을 완전히 빗나갔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로 바이칼호·몽골 지역이나 동시베리아 부근으로 블로킹이 발달할 경우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기압계의 변화가 클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angela0204@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일대에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ABL생명이 취약계층 아동들을 위한 장마철 대비 안전우산 제작 봉사활동을 진행
한다고 20일 밝혔다. [자료=ABL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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