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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영기자hee082@mtn.co.kr
코로나 백신접종 1000만명 돌파…'집단면역'까지 얼마나 남았나
가속도 붙은 백신 접종, 물량 확보 등 관건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코로나19 백신접종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00여 일 만에 1차 접종자 수는 1100만명에 육박했다.
무엇보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진 가운데 해외여행 허용 등 각종 인센티브가 속속 발표되면서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다.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집단면역 형성 시기가 당초 정부의 목표인 11월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누적 접종자 수는 1056만5404명으로 집계됐다. 전 국민(지난해 12월 주민등록 거주자 인구 5134만9116명) 대비 접종률은 이제 20.6%를 넘어섰다. 2차 접종 완료자는 263만6135명으로 전 국민의 5.1%로 올라섰다.
이 속도대로라면 정부가 상반기 목표로 내세운 접종자 수 '1300만명 접종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접종 초기만하더라도 11월 집단면역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했다.
이상반응 등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았던 데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좀처럼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질 않았다.
'백신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한 때 접종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백신 공급에 숨통이 트인 가운데 지난달 27일부터 60~74세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접종률도 다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60~74세의 사전 예약 참여도는 80%를 넘겼고 예비군·민방위 등의 얀센 예약과 30세 미만 사회필수인력 등의 화이자 예약도 예정된 일정보다 일찍 마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예약 서비스가 실시되면서 잔여백신 열풍이 분 점도 접종률 상승에 한몫했다.
방역당국은 상반기 최대 1400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다.
당초 제시한 1300만명+α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이 공여한 얀센 백신 100만명 접종까지 더해지면 상반기 전 국민 25% 이상 1차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까지는 모두 3600만명에 1차 접종을 완료하는게 목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목표 달성 접종자 수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 백신 공급에 대한 문제가 있겠고, 여러 의료기관을 통해 접종할 수 있는 인력 인프라 문제가 있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접종 참여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3분기에 대한 접종 계획을 세심하게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 105일 만에 1차 누적 접종자수가 1000만명을
넘었다.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10일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예방접종을 1회 이상
실시한 사람을 잠정집계한 결과 1006만여명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관건은 제 때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느냐다. 일선 현장에서는 백신 물량이 부족해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74세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예약자는 552만명이지만, 7월까지 도입되는 AZ 백신 물량은 약 501만회분에 불과하다.
당국은 쥐어짜는 주사기와 잔여 백신을 최대한 활용하고, 얀센 백신을 대신 접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불가피하게 접종하지 못하는 예약자들은 6월 말이나 7월 초에 접종을 추진해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3분기에 약 800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해놨다.
오는 17일에는 3분기 백신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6월에서 7월로 일정이 연기된 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돌봄 인력 접종 사전예약자 약 31만명을 비롯해 고등학교 3학년 등 대입 수험생, 교직원의 접종 일정 등이 담길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 진행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제1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제2예방
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1.6.4
1000만명·20%+백신주권 향상까지… 방역 청신호 계속
전국민의 20.6% 1056만 5404명 1차 접종 완료
항바이러스 약물효능 평가 위한 거점실험실 운영도
1차 접종 60%하고도 확산세인 칠레 사례는 주의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000만명 1차 접종에 접종률 20%, 백신접종 25번째 안쪽, 백신주권 확보까지 11월 집단면역을 목표로 하는 정부에 청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10일 하루 1차 신규 접종자는 73만 3067명이다.
이로써 누적 1차 접종 완료자는 전날까지 총 1056만 5404명(얀센 백신은 1·2차 누적 접종 모두 반영)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가 718만 9933명, 화이자 백신 접종자가 312만 3684명, 얀센 백신 접종자가 25만 1787명이다.
전 국민(5134만 9116명) 대비 1차 접종률은 약 20.6%다.
이는 지난 2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국내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106일 만의 일이다.
정부는 3분기인 9월 국민의 70%가 1차 접종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점점 가팔라지는 접종 속도로 볼 때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부는 17일 3분기 접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3분기부터는 만 18∼59세 일반인에게도 접종이 시행되는데, 3분기에 수급이 원활해지는 화이자·모더나 백신 등이 집중 투입될 전망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접종 진행
100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서울 영등포 제1스포츠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제2예방
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소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6.4
또 하나의 청신호는 우리나라의 ‘백신주권’ 확보 노력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접종 규모로 볼 때 우리나라는 지난 2월 말 전 세계 100위 바깥에서 예방접종을 시작해,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세계) 25번째 안으로 진입을 했다”며 “연구개발과 관련해서 '백신주권'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이 말하는 백신주권이란 ▲백신의 연구개발과 제조기술 능력 ▲임상시험을 통한 효능을 확인할 수 있는 능력 ▲원부자재를 확보해 대량생산 가능과 안전하고 적기에 접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한다.
권 부본부장은 이 3가지에 대한 능력을 이미 확보된 것도 있고 확보가 진행 중인 것도 있고 또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그룹’ 출범 관련 후속 조치 논의가 지난 9일 열렸다.
아울러 바이러스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능력 향상의 기초석도 착실히 놓이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질환 치료물질 효능평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치료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 약물평가 거점실험실’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칠레는 코로나19 백신 1회 이상 접종한 인구가 770만 명을 넘었음에도 일일 확진자가
6~7천 명 발생하면서 엄격한 봉쇄 조처를 내렸다. 칠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4만1403명, 사망자는 2만5353명이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생물안전 3등급 실험실(BSL3) 등 특수시설을 활용한 민간에서의 항바이러스 약물효능 평가 요구 증가에 따라, 이를 상시 지원하고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총 3개소의 거점실험실을 신규 선정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거점실험실과 공동으로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질환에 대한 치료후보물질의 효능을 분석하고, 표준분석법을 확립하는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관리한다.
국립감염병연구소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 이주연 센터장은 “이번 항바이러스제 약물평가 거점실험실 운영을 통해 코로나19뿐 아니라 미래 감염병에 대한 항바이러스 물질 발굴 및 비 임상 평가 기반 구축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라 백신 접종 이후라도 아주 안심할 수는 없다. 칠레의 경우 1회 접종률이 60%에 달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수도권에 다시 봉쇄령을 내린 상태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칠레는 10일 기준 확진자 중 27%가 백신을 맞고도 감염됐다.
이 같은 이유엔 감마(브라질) 변이 바이러스가 많이 퍼진 점 등이 꼽혀 우리나라도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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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천지일보(http://www.newscj.com)
연합뉴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6.07. since1999@newsis.com
접종 열기'에 자신감 붙은 정부…집단면역 2개월 조기달성 기대감
文 "도입·예약 순조로워…집단면역 앞당겨질 것"
60~74세 예약률 80.6%…실제 접종률 100% 근접
30세 이상 젊은층 접종 열기…방역 완화 기대감
"속도전만 강조…백신 수급·안전성·신뢰도 봐야"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코로나19 예방접종 참여도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집단면역 형성에 자신감이 붙었다.
정부는 전 국민의 70% 이상 접종 완료 목표를 정한 올해 11월보다 두 달가량 앞서 3분기에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선 접종 속도전을 펼치기보다는 고위험군과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접종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이상반응 대응과 안전성 감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속도보다는 안전성과 신뢰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올해 3분기 접종계획이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3주차에 발표될 예정이다.
3분기 접종계획에는 전 국민의 70%인 3600만명의 1회 이상 접종을 목표로 7월부터 유치원·어린이집·초중고교 교직원, 고등학교 3학년 등 대입 수험생, 일반인 등의 접종계획이 담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가로 지시한 소아암 환자·신생아·중환자 등 고위험군의 보호자도 우선 접종 대상으로 검토된다.
이 접종계획에는 또 3분기 내에 전 국민의 70%가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집단면역 형성 기한이 당초 11월에서 2개월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백신 도입과 접종 예약 등 모든 부분에서 계획 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집단면역 시점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당초 이달 말까지 1차 접종 목표 1300만명에 이어 미국에서 받은 얀센 백신 101만회분(101만명분) 접종까지 완료하면 1400만명 이상 접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 나왔다.
당초 정부 목표는 3분기에 3600만명 1차 접종, 10월 이후 3600만명 2차 접종 달성이다.
지난 3일 종료된 60~74세 고령층 접종 사전예약률과 예약자의 접종률이 모두 높게 나타난 점도 기대감 상승에 한몫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사전예약이 마감된 지난 4일 0시 기준 60~74세 고령층의 80.6%인 732만7533명이 사전예약을 마쳤다. 예약자의 실제 접종률은 99.8%로 집계됐다.
젊은 층의 접종 참여도 활발하다.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국방·외교 관련자를 대상으로 한 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이 시작 18시간 만인 지난 1일 오후 6시께 종료됐다.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89만2392명이 얀센 백신을 맞을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 브리핑에서 "상반기 접종계획이 당초 1200만명이었다.
지난 5월 회의를 통해 1300만명으로 상향 조정했고, 얀센 백신 100만명분을 도입하면서 상반기에 1400만명 정도 1차 접종이 종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렇게 되면 3분기에 접종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대한 3분기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해 기모란 방역기획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06.07. since1999@newsis.com
당초 목표보다 2개월 앞서 전 국민 70% 이상 접종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정부의 기대감과 달리 일각에서는 접종 속도전보다는 접종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성질환자 중 60세 미만 고혈압·당뇨·뇌질환·자가면역질환 환자도 감염되면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집단으로 우선 접종 대상이다.
노숙자나 사회적으로 열악한 취약계층도 우선순위"라며 "우선순위와 취약계층을 배려하면서 접종계획을 진행해야 하는데 속도전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만성신질환자, 만성 중증 호흡기 장애인은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그 외 감염 취약계층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에서 받은 얀센 백신을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 젊은 층 접종에 사용한다며 고위험군 우선 접종과는 동떨어졌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군 인력 접종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예방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 완화 등을 기대해 접종에 나선다는 주장이 나왔다.
속도전에 따른 백신 부족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60~74세 고령자 등 접종 과정에서 백신 물량이 부족해질 경우 예약자 일부는 7월 초에 접종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교사 등을 제외한 접종 예약자가 552만명인데, 국내에 도입됐거나 도입 예정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이 501만회분에 불과하다.
추진단은 '쥐어짜는 주사기'인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를 이용하고, 잔여 백신을 최소화하면 51만여회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초 이달 접종 계획이었던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돌봄 인력 접종 사전예약자 31만여명은 7월부터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접종받을 예정이다.
오는 9월 전면 등교를 앞두고 교사와 교직원의 면역력을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진행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백신 수급이 아직 제한적인 상황에선 효능과 안전성, 신뢰도를 고려해 적체적소에 최적화된 접종이 진행돼야 한다"며 "앞으로 젊은 층 대상 접종이 진행되는 만큼 이상반응 신고가 증가할 수 있다. 이 문제점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AP]
샌프란시스코 시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 백신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모습.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제공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샌프란시스코·시애틀·베이징…집단면역 선언한 도시들
'부럽지만 변수는 남아있다
백신 접종률 70~80% 육박 집단면역 달성 선언
미국 샌프란시스코가 백신 1회 접종률을 80%를 넘기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에 대해 산발적 감염 외에 전염병이 더 이상 퍼지지 않는 집단 면역을 가진 도시로 평가됐다.
시애틀도 완전 접종률을 70% 넘기며 시에서 집단 면역 달성을 선언했다.
중국도 베이징에서 성인 90% 이상이 자국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아 집단면역을 형성했다고 보고하는 등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낸 국가에서 도시 단위로 집단 면역 달성을 스스로 선언했거나 집단면역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도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전문가들은 샌프란시스코가 코로나19 집단면역을 가진 첫 미국 주요 도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집단 면역은 집단 중 다수가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됐거나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를 형성해 집단 내로 코로나19가 더이상 확산하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처음에는 집단 중 60~70%가 면역을 확보하면 집단면역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근에는 감염력이 커진 변이 바이러스 등의 출현으로 80~90%를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샌프란시스코는 2019년 기준 인구 87만 5000명의 도시다.
면적은 121㎢로 서울의 5분의 1 정도다.
조저 러더포드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샌프란시스코는 하루 13.7건의 코로나19 사례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제 더 광범위한 발병을 촉발할 발판은 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이 집단 면역의 형태”라고 말했다.
산발적인 감염이 일어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집단 감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시 보건국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할 수 있는 주민 중 80%가 1회 이상 접종했다. 68%는 완전 접종을 마쳤다.
피터 친홍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력을 얻은 사람을 고려하면 샌프란시스코에는 이미 무리면역을 달성할 수준으로 항체를 보유한 주민 수가 충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샌프란시스코가 집단면역에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 내 다른 도시에 비해 인구가 적다.
그러면서도 인구밀도는 높아 의료팀이 방문을 통해 접종을 유도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달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방문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내 주요 도시들의 백신 접종률. 시애틀시 제공
미국에서는 시애틀도 9일 지자체에서 집단면역을 달성했다고 선언했다.
시애틀은 12세 이상 주민 중 78%가 최소 1회 접종을 진행했다.
1회 접종률은 샌프란시스코보다 낮지만 완전 접종을 마친 비율은 70%로 미국에서 가장 높다.
제나 더칸 시애틀 시장은 9일 성명을 내고 “시애틀은 이제 지역사회 보호에 도달했으므로 미국을 안전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며 “밖으로 나가 지역의 업체를 지원하고 예술과 문화 현장을 되살리고 비교할 수 없는 시애틀의 여름을 안전하게 즐겨달라”고 말했다.
중국도 누적 백신 접종이 8억회분을 돌파하며 몇몇 도시들은 이미 집단면역에 가까워졌다는 자체 평가를 내고 있다.
중국 베이징 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은 성인 접종률이 8일 기준 90.2%로 나타났다.
10명 중 9명이 중국 자체 백신을 접종했다. 베이징에서 7일까지 누적 접종 횟수는 3230만 7000만 회분이다. 이 중 한 번이라도 접종을 마친 사람은 1757만 명이다.
베이징은 지난해 6월 20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하루 4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올해 1월 19일 하루 7명까지 나왔다가 5개월간 1~2명 환자만 발생했다.
브라질에서는 백신 대량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시도하는 소도시의 사례도 나왔다.
브라질 부탄탕연구소는 2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상파울루주 내륙 도시 세하나 전체 주만 4만 5000명 중 70%에 해당하는 성인 3만여 명에게 중국의 시노백 백신 ‘코로나백’을 접종했다.
그 결과 확진자는 80%, 입원환자는 86%, 사망자는 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하지만 집단면역 달성이 선언 이상의 실질적 의미를 갖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도 많다.
변이 바이러스가 새롭게 유입되는 현상이나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이 발생하는 ‘돌파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집단면역 유지를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여전히 의학계가 명확한 집단면역 형성 기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만 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앤서니 파우치 미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때 전체 인구의 60~70%가 항체를 가져야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했다가 지난해 11월 70~75%로 이를 상향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후 "항체 형성 기준을 다시 80~85%로 높였고, 지난해 12월에는 최대 90%까지도 기준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 립시치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역학과 교수는 “(집단면역 형성 기준에 대한)방정식에 어떤 변수를 입력해야 할지만 알면 답이 나온다”며 “하지만 그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모렌스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역학부문 수석고문은 “집단면역의 정확한 형성기준은 실제 감염병이 지나간 후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홈페이지에 집단면역 형성 기준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알지 못한다”며 추정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캐서린 오브라이언 세계보건기구(WHO) 예방접종책임자는 “집단면역 형성 기준은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과 같이 붐비는 도시에 전파를 막으려면 붐비지 않는 도시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
백신 접종 믿고 마스크 벗고 놀던 英…석 달 만에 '충격
변이 코로나에 하루 확진 8000명대
영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만에 8000명이 넘게 발생했다. 석 달여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변이가 확산하면서다.
1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서 하루 동안 코로나19 확진자가 8125명 나왔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 기준 지난 2월26일(8482명) 이후 가장 많다.
영국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올해 1월 최고 7만명까지 치솟았다가 넉달만인 지난달 초 2500명 안팎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10일 기준 백신을 최소 한 번 맞은 영국인은 약 41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60% 정도다.
지난달 말 영국 공원과 해변 곳곳에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휴가를 즐겼다.
휴양객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마스크 착용도 하지 않았다.
영국 런던 세인트제임시스 공원에 모인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최근 영국 코로나19 감염자가 치솟은 이유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10일 신규 확진 사례의 91%가 델타 변이 감염자라고 했다.
영국 잉글랜드 공중보건국(HPE)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자국 켄트발 변이인 '알파'보다 전파력이 64% 높고 감염 시 입원 확률도 알파의 2배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달 21일로 예정된 봉쇄 해제 시점을 최대 4주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020년 4월 30일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코로나19로 숨진 노인을 매장하는 모습.
[AP=뉴시스]
이대로면 집단면역 실패…'백신 기근' 아프리카에 세계가 떤다
인구 2억1400만명의 나이지리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0.1%다. 변이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대유행이 여전히 진행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역시 접종률은 2%에 못 미친다. 그나마 이들 나라는 접종을 시작하기라도 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아직 백신을 구경조차 못 한 나라도 탄자니아, 차드 등 5곳에 이른다.
[출처: 중앙일보] 이대로면 집단면역 실패…'백신 기근' 아프리카에 세계가 떤다
11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백신 10억 회분을 기부하겠다는 합의가 나오면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백신 디바이드'가 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백신 기근'에 시달리는 지역이 인구 13억의 아프리카 대륙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자력으로 백신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에 외부 지원에 기대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백신 기근…경제난에 정정 불안까지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1차 접종률은 아직도 전체 인구의 2%를 밑돈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인구는 전체의 0.6%에 불과하다. 반면, 코로나19 확진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선 그간 500만 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아프리카 국가들 중 90%가 자국 백신 접종 목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목표가 높았던 건 아니다.
오는 9월까지 인구 10%에 최소한 한 번의 백신을 접종하려 했다.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상황에 국민의 불신이 커지며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정국은 더욱 혼란해지고 있다.
안보 위기를 맞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무함마두 부하리 정권이 대표적이다.
북부를 근거지로 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합류하는 이들이 늘면서 세력을 커지고 있다.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은 근방의 부르키나파소, 카메룬, 차드, 코트디부아르, 말리, 니제르까지 빠르게 번져가는 중이다.
최근 서아프리카 지역이 새로운 ‘해적의 바다’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백신 부족이 계속되면 경제 봉쇄로 삶의 희망을 잃는 아프리카인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는 테러 집단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소말리아 모가디슈 공항에 코백스를 통해 지원되는 코로나19 백신이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약없는코백스 백신
상황이 이처럼 악화한 건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 프로그램 '코백스'(COVAX)가 삐걱거리면서다.
리처드 미히고 WHO 아프리카 백신 프로그램 담당자는 지난 4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와의 인터뷰에서 “5월 말까지 코백스를 통해 아프리카에 제공되기로 했던 백신 6600만 개 중 1900만 개만 배송됐다”고 밝혔다.
당초 코백스는 협상력이나 자본력이 약한 아프리카 국가에 '백신 젖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문제는 코백스에 공급될 예정이었던 백신의 상당량이 인도에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인도는 자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대규모 확진 사태로 백신 수출을 제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처음으로 코백스 백신을 받았던 아프리카 국가들에는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배송이 중단됐다.
이에 WHO는 6월 말까지 1억9000만 회분의 백신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일정이 불확실해지면서 백신을 일부 확보한 아프리카 국가들도 접종 시작을 주저하고 있다.
이미 1차 접종 대상을 정해둔 상황에서 2차 접종이 가능할지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확보한 선량을 우선 대도시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우간다의 경우 농촌 지역의 접종분을 회수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대륙에 보내진 코백스 백신은 4900만명분으로 51개 국가가 나눠 받았다.
WHO에 따르면 보츠와나, 르완다, 나미비아, 토고 등 10개국이 이미 코백스 백신을 소진했다.
"아프리카 방치하면 집단면역 불가능"
10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G7 회의가
열리는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문제는 이런 심각한 '백신 디바이드'를 방치할 경우 세계적 수준의 '코로나 집단면역'도 달성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선 변이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바이러스의 복제 빈도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해법이다. 하지만 대규모 확진이 발생하는 지역이 남아있는 이상 언제 다른 유형의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지 모른다.
실제로 영국발 변이(B.1.1.7) '알파', 남아공발 변이(B.1.351) '베타', 브라질발 변이(P.1)는 '감마', 인도발 변이(B.1.617.2)는 '델타'는 모두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된 지역에서 나왔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이 “전 세계가 안전하기 전까진 우리도 안전할 수 없다”고 말한 이유다.
결국 부국들도 한발 늦게나마 '십시일반'에 나서기 시작했다.
10일 AP 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G7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정상들이 최소 10억 회분의 백신을 세계에 공급하는 내용에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우리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협력해 전 세계가 이 전염병 대유행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도울 것”이라며 92개 저소득 국가와 아프리카연합(AU)에 5억 회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달라 지라바 나이로비 인구보건연구센터 역학학자는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와의 인터뷰에서 "백신 지원 이외에도 아프리카의 백신 유통이나 접종 의료 체계에 대한 지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인도 수도 뉴델리의 코로나19 시신 화장장에서 친척의 죽음을 슬퍼하는
남성. 연합뉴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서울=뉴시스]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예방접종 참여자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배지를 제작해 함께 배포한다.
8일 추진단이 공개한 배지 시안.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2021.06.08.
photo@newsis.com
안희곤 사월의책 대표
두 가지 집단면역
코로나19 감염 추세가 좀처럼 줄지 않는 가운데 ‘잔여백신 예약제’는 확실히 ‘신의 한 수’인 듯하다.
부작용을 겁내는 이들에게 무리한 강요 없이 접종률을 끌어올리고 있으니, 너지 전략의 훌륭한 사례라는 평도 나온다.
글쎄 방역당국이야 아까운 백신을 한 명이라도 더 맞히기 위해 고안한 대책일 뿐, 설마 사람들의 경쟁심을 자극해보자는 계산을 처음부터 했을까.
다만 건강을 향한 경쟁적 욕망과 집단면역 달성에 동참하려는 선한 의지가 결과적으로 백신 접종에서 훌륭한 접점을 찾았다는 게 즐겁기는 하다.
과연 면역이란 본디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개인의 선택과 공동의 의지가 합쳐져야만 가능한 무엇. 작고한 녹색평론의 김종철 선생이 남긴 글 가운데 이런 대목이 있었다.
“우리는 종래의 생활이 과연 ‘정상적’인 생활이었는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
(…) 우리를 구제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도, 마스크도, 손 씻기도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우리 모두’의 정신적·육체적 면역력을 증강하는 방향이라야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공생의 윤리를 부정하는,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면역력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는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위협적인 것은 개인의 생명에 대한 직접적 위협보다는 그로 인해 경제와 사회의 시스템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저격한 것은 개인의 면역력이 아니라 이 사회의 구조적 면역력이었다는 얘기다.
그러니 코로나19로 인해 이렇게 흔들리는 사회라면, 오히려 멀쩡하게 보였던 예전이 원래 비정상이고 지금이 바로 정상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반문하는 것도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질문을 우리 인간들 자신이 던진 게 아니라, 자연이 ‘코로나19’라는 표현방식을 빌려 던져왔다는 것이다. 자연을 인간과 동등한 능동적 행위자로 보자는 철학자·인류학자들의 제안은 진즉 있었거니와 우리는 지금 그 실례를 보고 있는 셈이다.
인간의 활동이 한계를 벗어났고, 인간들 자신의 공동체마저 와해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자연이 던졌으니 이제 우리가 거기에 응답할 차례다.
독일 철학자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인간의 문화 전체가 면역의 체계로서 발전한 것이라는 주장을 편다.
인간은 자연이라는 낯선 타자에 대해 단순히 신체적 면역체계만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문화라는 사회적·정신적 면역체계를 발전시킴으로써 생존을 도모해왔다는 것이다.
심지어 인간은 자발적인 금욕과 고행을 자기 수련의 방법으로 택하기까지 하는데, 이것은 기후위기와 팬데믹이라는 자연의 도전에 대해 우리가 택해야 할 면역의 방식일 수 있다는 얘기다.
절제와 금욕을 통한 자기 유지란, 백신이라는 자가 감염을 통한 면역의 획득 과정과 매우 닮아있지 않은가. 자연이 강요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하는 것, 인간은 이런 선택을 할 줄 아는 존재다.
국립과천과학관 이정모 관장은 이렇게 말한다.
“생존력 확보라는 진화적 기준으로 볼 때 인간은 박테리아보다 못한 존재라는 말 좀 그만하세요. 인간이 있어서 우주는 136억년이라는 자기 나이도 알게 되었고, 박테리아와 곤충과 파충류들도 이름을 갖게 된 거예요.
심지어 인간은 자기가 누군지 반성할 줄도 알고 자기가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는 존재라니까요.” 거창한 얘기를 덧붙이자면, 니체는 인간이 주어진 본성을 넘어 제2의 본성을 창조하는 존재라고 했다. 자기 자신의 자연을 자기 이상의 것에 합치시키는 존재라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가 달성해야 할 집단면역이 반드시 신체적 면역만이 아님을 알려준다.
방향을 모르고 달리던 예전의 삶보다 오히려 지금의 삶이 정상적으로 보인다면, 모두가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우리 사회를 재조립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집단면역일 것이다.
방역당국이 전국 시도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 속도
차이에 대해 "60세 이상 연령층 분포 등 인구구조와 관계가 있는 것 닽다"고
분석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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