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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코로나19 속 빨라진 디지털 전환...엄마, 저녁은 뭐 시켜먹어요?" 한국인 35%가 이렇게 산다

 

 

 

 

지난 18일 찾은 서울 여의도 IFC몰의 한 음식점에서 한 여성이 키오스크로 주문을

진행하고 있다. 민서영 기자

 

 

 

 

 

 

 

18일 오후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 거리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바쁘게 음식을 배달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속 빨라진 디지털 전환...모든 일상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에 최적화된 자동화 시스템이 우리 일상 속으로 성큼 들어왔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마칠 수 있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는 이제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는 물론 일반 음식점이나 카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일상에서 접하는 서비스들이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된다면 어떨까.

기자는 하루동안 모든 일처리를 ‘비대면’으로 해보기로 했다.

 

■빠르고 편리하지만…‘머뭇머뭇’ 어르신

 

지난 18일 오후 12시50분쯤 점심을 먹으러 들른 서울 서초구의 한 분식집. 20대로 보이는 여자 2명이 주문을 위해 키오스크 앞에서 줄을 섰다.

능숙하게 주문을 한 덕분에 대기시간은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키오스크 주문이 익숙한 기자도 1분 만에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고 결제까지 진행했다.

 

손님이 원하는 메뉴를 말하고 점원이 주문을 접수하는 과정만 줄였는데도 시간이 눈에 띄게 단축됐다는 게 느껴졌다.

주방에선 주문표에 맞춰 바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음식을 기다리는 중간중간 배달주문을 알리는 알람이 울려 댔고, 배달기사들은 바쁘게 포장된 음식을 날랐다.

 

홀로 분식집을 찾은 고령의 어르신들은 키오스크로 주문을 시도하다 실패하기도 했다.

기기가 익숙지 않은 탓에 주문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졌고, 더러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분도 있었다.

 

 

 

 

 

 

 

 

취재기자가 직접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있는 모습. 민서영 기자

 

 

 

 

 

 

식사 후 노트북 작업을 위해 인근의 한 카페를 찾았다.

주문·결제 과정뿐 아니라 음료 제조까지 모두 기계에 맡기는 ‘무인카페’였다.

“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이 없는 키오스크와 커피머신, 스낵 자판기만 있는 카페 풍경은 낯설기까지 했다. 키오스크 사용은 익숙했는데, 커피머신 작동이 문제였다.

 

카드결제가 끝나자마자 기계에서 나오는 컵을 꺼내 직접 얼음과 커피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를 봤지만, 해당 기계를 처음 다루는 탓에 우왕좌왕하다 얼음을 바닥에 쏟고 말았다.

짧은 소동 끝에 음료를 컵에 담긴 했다.

커피가 나오는 시간은 30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커피를 들고 자리로 이동해 문서 작업을 시작했다.

주문과 결제 등을 위한 직원과 손님의 대화가 사라져서인지 일반 카페에 비해 훨씬 조용하게 느껴졌다.

다만 무인카페 내에 있는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는 유난히 더 크게 들렸다.

 

카페에 들어온 지 10여분이 지났을 때 한 20대 여성이 카페에 들어왔다.

빠르게 키오스크로 결제를 끝낸 뒤 능숙하게 컵에 얼음과 커피를 받고 서랍에서 빨대를 꺼냈다.

단 2분 만에 결제와 음료 만들기가 끝났다.

 

이곳에 자주 온다는 A씨는 “일반 카페에서 주문하고 기다리는 것보다 여기서 직접 커피를 뽑는게 훨씬 더 빠르다”고 말했다.

 

무인카페에 머무르는 1시간 동안 손님으로 카페를 들른 사람들은 모두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간혹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카페 밖을 지나가며 힐끔 쳐다보기도 했지만 들어오지는 않았다.

 

■‘스마트폰’ 하나로 옷수선까지 뚝딱

 

음식 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는 기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누릴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는 다 경험해보기로 했다.

당장 아침에 챙겨오지 못한 안약 구입을 위해 검색을 시작했다.

영업 중인 약국을 찾아주는 앱을 설치하고 검색한 덕분에 가장 가까이 있는 약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 가까운 약국을 찾지 못해 쩔쩔매거나 가까스로 찾은 약국이 문을 닫아 허탕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앱을 통해서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옷수선이었다. 밑단이 터진 바지를 수선하기 위해 또 관련 앱을 찾았다.

새삼 다양한 종류의 앱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가장 별점이 높은 앱을 설치했다.

 

옷수선 가게를 직접 방문하면 수선이 필요한 부분을 간단히 말로 설명하면 되는데, 앱을 통해서는 일일이 입력을 해야 했다.

수선을 해야 하는 옷을 촬영하고 옵션을 입력하는 과정들이 꽤 까다롭게 느껴졌다.

그래도 평일 시간이 자유롭지 못한 직장인들에게는 유용했다.

 

보통 같으면 주말에 시간을 별도로 내야 할 일이지만, 평일에는 미리 앱을 통해 예약하고 문 앞에 수선할 옷만 두면 알아서 수거해 가기 때문이다.

 

10분 만에 예약을 마쳤다.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까지 가는 길.

이동도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했다.

 

택시 호출 앱은 기자가 자주 이용하는 앱 중 하나다.

요금 정산도 자동결제 되기 때문에 카드나 현금을 주고 받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요즘에는 빠른 배차를 위해 추가 요금을 내고 ‘스마트 호출’도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이용객들의 걱정을 덜기 위해 방역소독을 마친 택시를 고를 수 있는 옵션도 생겼다.

다만 편리한 옵션일수록 ‘추가요금’이 붙는다.

최소 1000원부터 최대 1만원 정도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시간과 비용을 맞바꾸는 셈이다.

여의도에서 들른 한 대형서점에서는 앱을 통해 구매한 책을 찾았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사는 것보다 10% 저렴한 가격이었다.

책을 주문한 지 15분, 서점을 찾은 지 2분 만에 원하는 책을 손에 쥐었다.

 

 

■갈수록 커질 ‘디지털 격차’ 우려도

 

 

 

 

 

서울지역 한 대형마트에서 물품 구매 후 셀프계산대를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

민서영 기자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 이면에는 날이 갈수록 커질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빠르게 등장하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와 시스템에 ‘능숙한 사람’과 ‘헤매는 사람’이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되는 셈이 된다는 이야기다.

 

한국소비자원이 2019년 전자상거래나 키오스크를 통한 비대면 거래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고령소비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회원 가입과 로그인, 용어 이해, 기기 조작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있는 고령소비자들은 불편함을 겪는 이유로는 ‘복잡한 단계’(51.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다음 단계 버튼을 찾기 어려움’(51.0%), ‘뒷사람 눈치가 보임’(49.0%) 등의 순이었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비대면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과 대면이 꼭 필요한 일의 구분이 뚜렷해 지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수 있어 이를 메우는 것이 정책의 우선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서영 유선희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식재료 전문점에 다양한 종류의 가정간편식(HMR)이 진열돼 있다.

이소아 기자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배달 대행업체 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지난

11일 배.2021.7.12/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입도 외로운 집콕? 휴대폰 들고 콕콕!


 

 

코로나19 거리 두기 시대
온라인 맛집에서 ‘솔푸드’ 찾기
생각보다 깊은 배달의 역사
짜장·짬뽕 넘어 신세계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요즘, 여행을 추억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음식이다.

세상에서 먹는 것만 한 즐거움이 있을까.

거리 두기 연장으로 꼼짝없이 ‘집콕’ 신세여도 괜찮다.

 

코로나19 사태로 좋아진 게 하나 있다면 콧대 높던 맛집들의 음식을 집에서도 맛볼 수 있게 됐다는 것 아니겠는가.

코로나 장기화로 전통 깊은 유명 식당들이 속속 배달 앱에 입점하는가 하면 음식을 배달하지 않던 식당들도 배달을 하고 있다.

 

“이 집이 배달까지 하네?”

지난 여행지에서 또는 줄 서서 기다렸다 먹었던 음식을 집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니. 벌써 ‘집콕’ 우울증이 호전되는 듯하다.

이 여름, ‘배달 맛집’에서 나만의 ‘솔푸드’를 찾아보자. 음식이 보약이다.

 

 

 

 

 

 

 

 

서울 여의도 정인면옥의 평양냉면, 띵굴마켓에서 배달되는 무교동북어국집의 북엇국과

하동관의 곰탕(왼쪽 사진부터). 이명희 기자·띵굴마켓 제공

 

 

 

 

 

#여름엔 역시 냉면. 평양냉면 마니아들은 냉면은 겨울에 먹어야 제격이라지만, 찜통더위에 냉면만 한 것이 없다.

한낮 기온이 34도를 넘긴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의 ‘정인면옥’을 다녀왔다.

몇 달 전부터 배달을 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정인면옥은 평양냉면계의 신흥 강자다.

슴슴하면서도 고기향이 잘 잡힌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1972년 경기 광명시에서 시작해 2014년 서울 여의도로 옮겨 접근성을 높인 정인면옥은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에 선정됐고, tvN <수요미식회> 평양냉면편에도 소개됐다. 그렇다보니 요즘 같은 날씨에도 점심때면 긴 줄이 늘어서곤 한다.

이날도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번호표를 받고 기다려야 했다.

정인면옥에는 평양냉면과 메밀 100%로 만든 순면 등이 있다.

을지면옥 등에서는 진즉 없앤 ‘반 접시’ 메뉴가 있어 냉면 외에 수육, 편육, 만두도 맛볼 수 있다.

담백한 맛으로 젊은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 정인면옥이 배달을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다.

 

예전에야 냉면도 배달을 했지만 요즘은 오래된 냉면집들 대부분이 여러 이유로 배달을 하지 않는다.

이북 출신인 외할아버지부터 시작해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한승우 대표는 “코로나 감염 우려로 냉면을 먹고 싶어도 매장 찾기를 꺼리는 분들이 계시더라.

 

오시지 못하는 손님들을 위해 찾아가는 배달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매장에서 내놓는 냉면의 수준을 배달하면서도 지킬 수 있는지 여부였다.

냉면을 만드는 메밀면은 일반 면과 달리 찰기가 없어 불과 몇 분 사이에 확 불어버리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막상 배달 판매를 결정하고 나서도, 면을 붇지 않게 배달하는 방법을 찾기 힘들었다”면서 “여러 가지 테스트 끝에 방법을 찾았고, 지난 1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착안해 낸 방식은 그릇에 면을 접어서 담는 것이다.

 

“일본의 우동이나 자루 소바 등을 떠올리다 착안해 낸 방법인데, 흔히 ‘면을 쥔다’고 하는 방식으로 면을 그릇에 담을 때 둥글게 말지 않고 접어서 담는 것이다.”

배달은 냉면의 맛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4㎞ 이내만 한다.

현재 배달 판매는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한 대표는 “코로나 상황임을 감안해서 좋은 취지로 배달을 시작했는데 수익만을 위해 배달에 뛰어든 것처럼 리뷰를 쓰시는 분들이 있어서 상처를 받기도 했다”며 “그래도 더운 날씨에 밖에서 대기 안 하고 먹을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순조가 ‘냉면을 사 오라고 시켰다’

(빨간 부분)는 기록이 나온다.

 

 

 

 

 

 

#우리 민족은 언제부터 음식을 배달해 먹었을까. 기록에 나오는 배달 음식의 원조는 냉면이다.

조선의 실학자 황윤석이 일기 형식으로 쓴 <이재난고>에는 “과거시험을 본 다음날 점심에 일행과 함께 냉면을 시켜 먹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날짜는 1768년 7월7일이다.

 

조선 말기 문신 이유원의 <임하필기>에는 순조(재위 1800~1834)가 즉위 초 군직과 선전관을 불러 달구경을 하다가 ‘냉면을 사 오라고 시켰다’는 기록도 나온다.

이를 보면 최소 18세기부터 임금과 양반 등 상류층에서 냉면을 배달시켜 먹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보다 조금 뒤인 조선시대 말에는 국의 일종인 ‘효종갱(曉鐘羹)’을 배달해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새벽종이 울릴 때 먹는 국’이란 뜻의 효종갱은 행세하던 양반들의 해장국이었다.

지금의 경기 광주 남한산성 일대의 해장국이 유명했는데 밤새 끓인 해장국을 항아리에 넣고 보온한 다음, 새벽녘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파루(罷漏) 종이 치면 사대문 안의 대갓집으로 배달했다고 한다.

 

1925년 서예가 최영년(1856~1935)이 지은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광주성 안에서는 이 국(효종갱)을 잘 끓인다. 배추속대·숙아(菽芽, 콩나물)·표고·소갈비·양지머리뼈·해삼·전복에 토장을 넣어서 종일토록 끓인다.

밤에 국 항아리를 솜에 싸서 서울로 메고 가면 시간이 재상가에 도착하여 새벽종이 울릴 때가 되는데 국 항아리가 아직 따뜻하여 술 마신 후에 국을 마시면 달콤하고 담백하며 향기가 짙어 이름이 세상에 알려졌다.

어떤 사람은 이 국을 보고 북촌의 장국으로 보기도 한다”고 기록돼 있다.

 

만세보(萬歲報) 1906년 7월14일자에는 최초의 음식 배달 광고가 등장한다.

“각 단체의 회식이나 시내외 관광, 회갑연과 관혼례연 등 필요한 분량을 요청하시면 가까운 곳, 먼 곳을 가리지 않고 특별히 싼 가격으로 모시겠습니다.” 광고주는 고급 요릿집 명월관이었다.

 

냉면으로 시작된 우리 민족의 배달문화는 일제강점기인 1920~1930년대에 각종 탕과 국밥, 비빔밥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졌다.

주로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던 배달이 점차 대중화되며 음식 배달 문화가 널리 퍼졌다.

 

1963년 4월17일자 경향신문에는 서울의 한 대학가 하숙집으로 배달을 해주는 ‘월정매식제(月定賣食制)’가 인기라는 기사가 게재됐다.

신문에는 “월정매식제는 학생들의 하숙집으로 매끼 식사를 배달하는 제도. 세 끼에 1천원 하는 곳서부터 1천5백30원짜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세는 층층이다”는 내용이 실렸다.

 

당시 한 끼에 15원 정도인 1350원짜리가 보통 시세였고, 한 달을 대놓고 먹는 단골에 한해 에누리를 해줬다고 한다.

배달의 역사는 음식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한다.

 

백현석·최혜림의 책 <냉면열전>을 보면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배달 음식의 대명사는 냉면이었다.

요즘이야 유명 냉면집들이 배달을 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식당에서 먹는 손님보다 배달해 먹는 이가 더 많았을 정도라고 한다.

 

냉면 배달은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서서히 줄어들었다.

해방 후 미국이 밀 원조를 시작하면서 밀가루로 만드는 짜장면 등이 대중 음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후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치킨이 유입됐고(주영하, <식탁 위의 한국사>), 1980년대에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으며 본격적인 ‘배달 음식 시대’가 열렸다.

 

 

 

 

 

 

 

 

 

 

 

 

 

#짜장면과 치킨은 배달 앱의 등장으로 ‘국민 배달 음식’의 자리를 내주었다.

이젠 식사류는 물론 커피, 디저트까지 집으로 배달되는 세상이다.

고객의 처지에서 배달 서비스가 반가운 곳 중 하나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 ‘서촌 계단집’이다.

 

술꾼들에게 유명한 계단집은 산지에서 공수한 제철 해산물을 먹기 위해 한겨울에도 긴 줄을 서야 했던 곳이다.

하지만 배달 앱에서 주문만 하면 뜨끈뜨끈한 ‘참소라 숙회’가 홍합탕과 함께 배달된다.

거북손은 덤이다.

 

다만, 근거리 배달만 가능하다는 아쉬움이 있다.

대부분의 배달 앱이 주소를 기반으로 근거리 가게만 노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숨은 니즈를 공략하는 원거리 배달 플랫폼도 있다.

 

‘띵굴마켓’은 기존 배달 앱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국의 유명 맛집과 전통시장의 음식을 다음날 새벽 배달해주는 플랫폼이다.

하동관, 애플하우스, 명동충무김밥, 부산복집, 원조조방낙지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식당의 음식들을 거리에 상관없이 주문할 수 있다.

 

지난 9일 (주)띵굴의 손창현 대표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유명 맛집들은 동네 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더 크게 입었다”면서 “근거리 위주의 기존 배달 플랫폼은 이들에게 맞지 않다.

우리는 가령, 하동관의 곰탕을 하루치 주문을 받고 하루에 한 번 픽업해서 지역별로 한꺼번에 배달하고 있다”며 “집에서 멀리 떨어진 식당의 음식도 시켜 먹을 수 있다는 게 띵굴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경기 동탄에 사는 분들도 서울 망원시장의 전이나 을지로 은주정의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문 앞으로 배달된다. 배달비는 4만원 이상이면 무료, 4만원 이하는 거리 상관없이 3000원이다.”

물론 유명 식당들을 입점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손 대표는 “음식점 업주들이 처음에는 음식에 문제 생기면 어떻게 하냐며 내켜하지 않았다”면서 “여러 번 찾아가 업주들을 설득했고, 지금은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현

재 띵굴마켓에는 전국의 맛집을 비롯해 은마상가 등 전통시장 상점까지 합류해 250여곳이 입점해 있다.

 

“음식은 추억이기도 하다. 예전에 살았던 동네나 학창 시절 즐겨 먹었던 ‘솔푸드’를 그곳에 직접 가지 않고도 집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이 되게 감동한다. 제품화된 밀키트 제품을 먹는 것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

 

 

 

 

김명희 선임기자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정수영기자

 

 

 

 

 

 

 

 

 

 

 

 

 

 

엄마, 저녁은 뭐 시켜먹어요?" 한국인 35%가 이렇게 산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약 19개월. 우리 식생활에도 불가역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배달·(사 먹는) 반찬·밀키트로 대표되는, 이른바 ‘배반밀’의 시대다.

 

중앙일보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가 전국 20대~60대 남녀 2523명에게 ‘코로나 2년 차의 식생활’에 관해 물었다.

 

'오늘 당신의 ‘집밥’은 어떠했습니까'.

“집에서 밥하는 게 왜 당연하죠? 각자의 선택과 취향 아닌가요?”


한국인의 식문화가 변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가정 내 식사 횟수는 급증했지만, 엄마가 직접 장을 보고 식자재를 다듬어 차린 전통적 의미의 ‘집밥’의 지위는 흔들리고 있다.

밥·국·찬을 갖춰야 제대로 된 한상차림이라는 인식도 옅어진 지 오래다.

 

그 대신 ‘배반밀(배달음식·반찬가게·밀키트)’과 각종 가정간편식(HMR), 포장 음식이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와 함께 전국 20~60대 25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끼니의 절반 이상을 배반밀로 대신한다는 응답자는 35.1%로 집밥을 주로 차려 먹는다는 응답자(35.8%)와 엇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끼니의 대부분을 배반밀로 해결한다는 응답도 16.1%에 달했다.

 

 

 

 

2030세대, 배반밀〉집밥

 

집에서 주로 어떻게 식사 하시나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건 젊은 세대다. 2030세대 중 배반밀을 주로 먹는 비중은 41~45%로, 차려 먹는 비중(27.5%)의 두배 가까이 됐다.

두 아이를 둔 직장인 김현미(36·여)씨는 “지난해만 해도 처음 재택근무가 시작되고 남편, 아이들까지 모두 집에 있다 보니 부부가 번갈아가며 삼시 세끼를 차리는 '돌 밥'(돌아서면 밥 차리기) 전쟁을 치렀다”며 “올해는 포장·배달음식을 거의 매일 사 먹고, 주말에만 한두끼 요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배반밀을 택한 이유는 ‘편리함’이다.

 

포장을 뜯어 그대로 섭취하는 빵·떡 등 가공식품이 가장 인기를 끌었고,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는 HMR이 2위를 차지했다.

반찬가게, 배달 등 차리기만 하면 되는 바깥 음식은 각각 3, 4위, 5~10분 정도의 조리가 필요한 밀키트는 근소한 차이로 5위를 차지했다.

 

 

72% “배반밀 거부감 없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사 먹는 음식은 영양과 정성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현저히 줄었다.

응답자의 55.6%는 배반밀에 대해 ‘거부감이 줄었고 섭취량을 늘리고 있다’고 답했다.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다’는 응답(16.4%)까지 더하면 총 72.0%는 사 먹는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없다는 얘기다.

 

은행원 류지현(32·여)씨는 “집밥 먹는 횟수가 한 달에 한두 번밖에 되지 않은 게 10년이 넘었다”며 “다이어트 도시락이나 빵을 냉동실에서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류씨가 요리를 기피하는 이유는 번거로움 때문이다.

그는 “한식은 간장, 고추장, 참기름, 마늘 등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양념이 많아서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HMR 국물요리 시장점유율.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HMR 시장의 확대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역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는 데 한몫했다.

대표적인 HMR 업체 CJ제일제당의 경우 도가니탕, 수삼갈비탕, 전복가자미미역국 등 국물 요리뿐 아니라 차돌우렁강된장, 우엉소고기덮밥소스까지 시중에 판매 중이다.

 

 

 

‘집밥=엄마의 사랑'?

 

 

 

코로나가 끝나면 식사형태는 어떻게 바뀔까.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집밥의 쇠퇴는 맞벌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가구의 확대와 맞물려 있다.

집 밥에 대한 인식이 변한 것은 물론 외식·식품 산업 발전으로 가정 내 집밥 차리기의 기회비용도 증가했다.

재료비, 노동 시간을 고려하면 집밥이 외식 메뉴 못지않게 비싸진 지는 오래다.

 

집밥의 절대 지위가 흔들리는 것과 동시에 '집밥 챙기기=엄마의 일'이란 고정 관념 역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김애리(39·여)씨는 “요리에 취미가 없어 자녀에게 맛집을 경험시켜주거나 제철 과일을 챙기는 식으로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화된 음식에 대한 거부감과 이용 현황.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재택근무를 하는 안지은(38·여)씨는 부부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밥 차리기는 요리에 취미가 있는 남편이 주로 한다고 했다.

 

다음날 아내가 먹을 점심까지 전날 저녁 준비해 두는 편이다.

대신 청소와 집안일은 안씨가 전담한다.

안씨는 “요리도 다양한 집안일의 하나일 뿐인데 반드시 주부·엄마의 몫이어야 할 필요는 없고, ‘좋은 엄마’의 필수 조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식재료 전문점에 다양한 종류의 가정간편식(HMR)이 진열돼 있다.

이소아 기자

 

 

 

 

 

비단 2030세대만이 아니다. 취재 중 만난 주부 B(64·여)씨는 "가끔 가족들이 집 밥에 들어가는 노력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서운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남편과 말다툼했던 일도 전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 가야 할 요양원을 알아보던 중 남편이 요양원에도 조리 시설이 있는지 묻더라”며 “순간 '나는 죽을 때까지 밥 차리라는 말이냐'고 쏘아붙였더니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며 사과하더라”고 말했다.

 

 

 

 

 

배정원·유지연·이소아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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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배달시킨 파스타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있다.

 

 

 

 

돌밥돌밥’에 대세 된 배반밀…“포장재만 14개” 플라스틱 골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코로나 19 시대의 식생활 변환에 대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적지 않게 들었던 말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에 지치고, 배달과 사 먹는 반찬, 밀키트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면서 코로나가 끝난 후에도 쉽게 예전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하지만 먹는 것은 건강, 환경과 직결되는 문제. 편리함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는 가치다.

특히 내 손으로 직접 만들지 않는 상품화된 음식의 위생 문제는 언제나 마음 한편의 불안감을 자극하기도 한다.

 

 

 

 

 

코로나19 2년차에 접어든 지금, '돌아서면 밥을 한다'는 뜻의 신조어 '돌밥돌밥'만큼

우리 식생활을 더 적확하게 표현하는 단어가 있을까.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때 되면 터지는 위생 문제…여전한 불안감

중앙일보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와 함께 전국 20~50대 25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배만밀로 대표되는 상품화된 음식들에 대한 호감도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1년 전과 비교해 가정 간편식, 배달 음식을 포함한 상품화된 음식에 대해 ‘거부감 줄어 이용을 늘리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상품 음식이 위생과 영양에 문제없고(38.2%), 과거보다 상당히 나아졌다고 생각한다(36.1%)는 응답도 74.3%나 됐다.

그만큼 상품 음식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여전히 ‘믿고 먹기가 걱정된다’는 답도 25.6%에 달했다. 적지 않은 비율이다.

과거와 비슷하게 상품화된 음식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18.8%), 현재 더 거부감이 커졌다(9.2%)는 응답도 있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맞벌이 직장인 최고은(38·여) 씨는 바쁜 평일 저녁은 배달이나 밀키트를 활용해도 주말만큼은 집밥을 고수한다. 어쩔 수 없는 ‘죄책감’ 때문이다.

최 씨는 “사 먹는 음식이 나트륨이나 칼로리는 높고 영양 면에서 부실할 수 있을 것 같아 아이가 삼시 세끼 모두 집에서 먹는 주말에는 힘들어도 손수 밥과 반찬을 해 먹는 편”이라고 했다.

 

얼마 전 터진 분당 김밥집 식중독 사태는 이런 죄책감을 더 부채질했다.

최 씨는 “알몸 김치 사건이나, 발 담그고 무 씻는 족발집 등 음식점 위생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내가 사 먹는 음식도 해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찝찝하다”고 말했다.

 

특히 주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배달 음식의 깜깜이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사이 식사 배달 관련해 품질 불만 사유로 상담을 진행한 사례는 모두 110건으로, 지난해 연간 상담 건수(167건)의 절반을 훌쩍 넘겼다.

상반기 피해 구제 사례도 11건으로 이전 4년간(2017년~2020년) 연간 발생 건수보다 많다.

 

 

 

 

 

 

 

 

식사배달 관련 품질 불만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돈까스 2인분 배달시켰더니 플라스틱 용기 20개

 

건강과 위생 못지않게 배반밀의 발목을 잡는 건 다름 아닌 쓰레기 문제다.

한 끼 편하게 먹으려고 배달을 시키면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나온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주말 동네 돈가스집에서 2인 기준 음식을 시켰다는 서지현(39·여) 씨는 “다 먹고 나니 뚜껑과 소스 용기 포함 20여개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버려야 했다”며 “코로나 19로 외식을 못 하고 일주일에 많게는 서너번씩 배달을 시키다 보니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 금세 가득 찬다”고 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관련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 배출 추산치는 지난해 8월 기준 하루 평균 830만개가 넘었다고 한다.

 

 

 

 

 

 

 

 

 

지난 4월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1회용 배달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 번 먹을 수 있는 양으로 소포장 된 밀키트도 쓰레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HMR(가정 간편식) 업체의 인기 상품 ‘밀푀유나베’를 기준으로 했을 때, 재료 포장용 비닐 11개, 플라스틱 2개, 종이 띠지 1개 등 총 14개의 포장재가 사용된다.

 

사 먹는 반찬도 대부분 한두 번 먹을 분량으로 소포장 되어 있다 보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만만치 않게 나온다.

 

 

 

 

 

 

 

 

 

 

음식물 쓰레기는 줄일 수 있지만 너무 많은 포장 쓰레기가 나온다는 점은 밀키트의

약점으로 꼽힌다. 사진 중앙포토

 

 

 

 

 

 

 

 

대세 막을 수 없다면…안전·위생·환경 챙겨야

이런 우려에도 ‘배반밀’로의 전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 19 종식 후에 손수 만드는 집밥으로 식사를 해결하겠다는 이들은 17.6%에 그쳤다.

지금처럼 먹겠다는 의견은 47.1%, 오히려 늘리겠다는 의견도 35.1%나 됐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안전·위생·환경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집밥 못지않게 위생과 영양 챙긴 밀키트 메뉴와 대체육 등 비건 메뉴 개발에도 나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에선 건강 간편식 시장이 전체 시장의 10%를 넘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트륨이나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등 건강 간편식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 CJ제일제당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 5월부터 ‘분리배출 다이어리’라는 환경 콘텐트를 제공 중이다.

빨갛게 물든 떡볶이 용기나 치킨 기름이 묻은 종이 등을 어떻게 배출해야 할지 알려주는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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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박스를 버리는 방법을 자세히 보여주는 배달의민족 콘텐트. 사진 배달의민족

공식 인스타그램

 

 

 

 

 

밀키트 업체들은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포장재를 만드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플라스틱 패키지를 지함 형태의 종이 패키지로 바꿨다”며 “종이 아이스팩을 사용하는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사몰에서 판매되는 밀키트에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 포장을 적용하고 있다. 사진 프레시지

 

 

 

유지연·이소아·배정원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게티이미지뱅크

 

 

 

 

주방을 확인할 수도 없고... 배달 음식의 '깜깜이 위생'

 

 

 

소비자원, 배달음식 상담·피해구제 건수 급증
"음식에 이물질 나와" 신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 시장 규모가 월 2조 원을 넘나들 만큼 팽창하면서 음식 위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문 음식 상태에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이 늘고, 조리 환경을 확인할 수 없는 문제와 맞물려 배달 음식 전반에 대한 불신도 퍼지는 분위기다.

 

배달 음식 사업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계의 활로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음식 위생을 담보할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 음식 위생 신고 증가세

한국 소비자원에 접수된 음식 배달 관련 소비자 상담 및 피해구제 건수. 강준구 기자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유행 국면에서 배달 음식 위생에 대한 소비자의 문제 제기는 급속히 늘어나는 형국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상반기(1~6월) 배달 음식 관련 상담을 진행한 사례는 412건으로, 지난해 연간 상담 건수(618건)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실제 분쟁이 발생해 소비자원이 조정에 나서는 피해 구제는 더욱 뚜렷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피해 구제 사례는 36건으로, 이전 4년간(2017~2020년) 연간 발생 건수보다 많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배달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났다거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등 다양한 사례들이 신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9년 7월 '배달앱 이물 통보제' 도입 후 1년간 접수된 신고는 1,596건에 달한다. 이 제도는 배달앱이 소비자로부터 음식에 이물질이 나왔다는 신고를 받으면 식약처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신고된 이물질은 머리카락(440건)과 벌레(409건)였고, 325개 업소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더구나 올해 상반기엔 신고 건수가 2,874건으로 급증했다.

 

 

 

 

 

 

 

 

 

 

배달앱 이물 통보제 시행 1년 실적. 강준구 기자

 

 

 

 

 

한국일보가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올해 신고를 받고 적발한 불량 배달 음식 사례 중엔 △족발 세트에 포함된 막국수에 잇자국이 남은 쑥떡이 들어 있거나 △순대국과 함께 온 밥에서 머리카락이 나온 경우가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말엔 배달 음식에서 쥐가 나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한 프랜차이즈 족발집에서 주문한 음식에 살아 있는 쥐가 들어 있었던 사건으로, 식약처 조사 결과 천장에 설치한 환풍기 배관을 통해 쥐가 반찬통으로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생쥐, 머리카락, 먹던 쑥떡… 소비자는 불안

 

 

 

 

 

조리 종사자가 음식 조리에 사용되는 무를 세척하다 자신의 발바닥을 닦는 장면이

포착된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퍼져 논란이 되자 식약처가 해당 음식점에

대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해당 음식점의 주방 모습. 식약처 제공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활동 제한으로 외식 의존도가 높아진 터라, 배달 음식 위생은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올해 6월 1조9,722억 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3년 전 같은 달(7,745억 원) 대비 2.5배 이상 성장했다.

 

해당 거래액은 2019년 11월 1조 원대로 진입한 이후로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두 차례 2조 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온라인 음식서비스 월간 거래액. 강준구 기자

 

 

 

 

 

소비자 입장에선 같은 외식이라도 식당 방문보다 배달 주문일 때 음식 위생에 더 신경이 쓰인다.

반찬 재사용 여부, 조리도구 위생 상태 등 조리 환경을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역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가본 업소 위주로 배달 주문한다

 

△홀이 없는 매장은 피한다 등 노하우를 공유하는 일이 늘고 있다.

 

외식업계도 배달 음식 불신 조짐에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발 영업난의 유일한 타개책인 주문 배달이 위축될 수 있고, 이에 편승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가 기승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홍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일부 문제 있는 점포의 사례가 일반화되면서 배달업체 전반이 비위생적으로 비치는 듯해 안타깝다"면서 "양심적인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일 서울의 한 폐기물 업체 앞에 택배용 스티로폼 포장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