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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증발'한 이준석, 부산행.. 초유 사태에 발칵 뒤집힌 국민의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증발'한 이준석, 부산행.. 초유 사태에 발칵 뒤집힌 국민의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30일 돌연 잠적했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뒤 휴대전화를 꺼둔 이 대표는 이날부터 예정돼 있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측근들과 부산으로 간 것으로 파악됐다.

선거대책위원회 인선과 일정 등을 두고 ‘패싱’ 논란에 휩싸이는 등 윤석열 대선 후보 측과 갈등을 빚어온 이 대표가 결국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날 당내 초선 의원 5명과 술자리를 갖던 오후 8시쯤 SNS에 웃는 이모티콘과 함께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글을 올렸다.

 

곧 기자들이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 대표의 전화기는 꺼져 있는 상태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이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던 한 언론사 주최 행사를 비롯, 모든 공식 일정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이 대표의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꺼져 있었고, 당대표실 관계자들도 대부분 연락을 받지 않았다.

당대표가 공개 활동과 당무를 무기한 접은 채 사실상 ‘증발’한 것이다.

이 대표가 당대표직 사퇴까지 고려 중이라는 이야기가 도는 등 온종일 루머가 무성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자택에 머무르던 이 대표는 오전 10시쯤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 들렀다 1시간여 만에 떠났다고 한다.

이후 행적이 묘연했다. 이날 밤이 돼서야 이 대표가 오후에 김용태 최고위원, 김철근 정무실장 등 측근들과 함께 부산으로 이동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장기전’을 염두하고 있는 것 아니냔 관측이 제기됐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의 이른바 ‘진박공천’ 등에 반발해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으로 간 ‘옥새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가 갑작스레 잠적하고 부산으로 향한 배경으로는 최근 윤 후보 측과 갈등 수위가 높아진 일이 거론된다.

윤 후보 측이 사전 소통 없이 충청권 방문 일정을 일방 통보한 데다, 본인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까지 강행하면서 이 대표 패싱 논란에 불이 붙은 바 있다.

다만 정확한 이유는 이 대표가 입을 열지 않는 한 확인되지 않을 전망이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날 이 대표를 만나러 노원병 당협 사무실을 찾아갔으나 30여분 만에 소득 없이 발길을 돌렸다. 그는 당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뵙고 왜 그러시는지 이유를 듣고 오라고 지시했다”며 “지금 연락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권 총장은 또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얘기에 의하면 (이 대표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다”며 “대표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드리고, 내일이라도 기회가 되면 만나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각각 이 대표를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나오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윤 후보의 측근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참석 후 취재진에게 “지금 분란의 요지는 (이 대표가) ‘왜 나를 빼느냐’는 것”이라며 “이런 영역 싸움을 후보 앞에서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하태경 의원은 SNS를 통해 “이 대표 없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대선 승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청년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당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을 망친다”고 윤 후보를 우회 비판했다.

당 중진들도 잇따라 글을 올려 이 대표를 질타하거나 옹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공동취재사진

 
 
 
 

이날 오후 3시엔 당 초선 의원들이 국회에서 모여 진통을 거듭 중인 선대위 구성이나 이 대표 잠적 사태 등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의 비서실장인 서일준 의원은 이 대표 패싱 논란과 관련, “실무진 선에서 오해가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홈페이지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대표를 비판하는 글과 엄호하는 글이 쏟아져 나오며 자중지란에 빠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구성을 포함해 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께 다가가는데 있어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책과 인물 혁신에서 국민의힘 모습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비치고 있는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대위 ‘원톱’을 제안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합류가 사실상 불발된 데 이어 이 대표까지 옥새파동을 연상케 하는 잠적에 들어가면서 윤 후보의 리더십이 중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충청권 방문 이틀째인 이날 충북 청주에서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는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선대위 내부 잡음과 이 대표 패싱 논란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저도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사진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선 앞 당대표는 칩거…국민의힘 주도권 싸움 점입가경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당과 연락을 끊은 채 칩거에 들어갔다.

윤석열 후보 쪽에서 충청 방문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이준석 패싱 논란’과 자신이 반대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 영입 강행 등에 대한 불만으로 선거대책위원회 활동과 당무를 보이콧한 것이다.

 

공동 선대위원장인 당 대표가 윤석열 후보의 선대위 인사 및 운영에 공개적으로 반발해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없이 ‘김병준 원톱 체제’로 개문발차한 국민의힘 선대위는 가동 사흘 만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8시께 이 대표의 오전 9시 언론사 포럼 참석 일정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이어 당 대표실은 오전 11시께 “금일 이후 이준석 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렸다.

이날 오후 이 대표의 참석이 예정됐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참석, 라디오 인터뷰 등의 일정이 줄줄이 취소됐다.

 

이 대표는 오는 2일 선대위 회의를 비롯해 앞으로 선대위 일정에 불참하고, 당무에서도 당분간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종일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았다.

윤 후보 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에 있는 이 대표 사무실을 찾았으나 그를 만나지 못한 채 발을 돌렸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선대위 활동 중단과 당무 보이콧에 대해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 “^_^p”(엄지손가락을 펴 아래로 내린 모습) 글을 남겼다.

그는 전날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을 사전에 알지 못한 데 대해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는거다”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 선대위 영입에 대해서도 “지지층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윤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후보의 이 대표 ‘패싱 논란’은 국민의힘 입당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윤 후보는 지난 7월30일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기습 입당을 선언했는데, 당시 이 대표는 전남 순회 일정을 소화하느라 당사를 비운 상태였다.

 

당시 이 대표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상의를 해야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입당 이후에도 윤 후보는 당 주최 행사에 불참했고, 캠프 관계자들이 ‘이준석 탄핵’ 까지 거론하면서 양쪽은 여러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을 둘러싸고 이 대표와 윤 후보의 갈등은 최고치로 끓어 올랐다.

 

“김 전 위원장에게 전권을 드리는 게 맞다”는 이 대표 주장과 달리, 윤 후보는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한 ‘원톱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이 대표와 관계가 틀어진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대위 요직인 공보단장에 임명되면서, 이 대표 배제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는 시각도 있다.

 

당 내에선 이번 파동이 선대위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이 후보와, 대선후보로서 당무 전권을 행사하려는 윤 후보가 정면 충돌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당 관계자는 <한겨레>에 “윤 후보 쪽에서는 이 대표가 윤 후보가 영입한 인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후보 중심으로 치러야 하는 선거에서 2선 후퇴는 커녕 자기 목소리를 계속 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장제원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대표의 잠적 사태와 관련 “지금은 후보를 무조건 감싸고 흠이 있어도 커버해야 하는데 후보 앞에서 영역싸움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후보 중심의 선대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물러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무기한 활동 중단’에 돌입한 이 대표가 당 대표 사퇴 등으로 추가 행동을 취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 대표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표 사퇴 등) 언론에서 보도되는 당 대표 관련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당 대표 사퇴,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퇴 등 등 중대 결심을 할 것이란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정권 탈환’을 위한 보수혁신과 국민의힘 개혁을 주창해온 이 대표로선 대선 후보와 갈등을 지속하는 게 명분없는 몽니로 비춰지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윤 후보가 ‘취약 지지층’인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대표를 어떤 식으로든 설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한겨레>에 “최종적으로는 책임과 피해는 후보에게 돌아오는 것”이라며 “세대 전략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준석 없이 다른 대체제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당과 후보 선대위의 총체적 난국”이라며 “위기를 맞은 민주당이 모든 것을 던지는 승부수를 던져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 것처럼 윤 후보도 그 정도의 쇄신이 있어야 난국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 24일 서울 한 식당에서 만나 만찬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11.24.

photo@newsis.com

 

 

 

이준석 파업으로 쪼개지는 국민의힘···폭발하는 윤석열 선대위 갈등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대선 후보와 당대표가 충돌하면서 당대표가 당무를 사실상 보이콧하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국민의힘 내부도 쪼개지고 있다.

 

이 대표가 전면에 나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반기를 들자 수면 아래서 끓고 있던 ‘이준석 패싱’ ‘문고리 권력’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측도 대응에 나서면서 당내 갈등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윤 후보로선 갈등 봉합을 위해 이 대표 ‘파업’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것이냐, 말 것이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 때와 유사한 딜레마에 처했다.

 

■이준석은 왜?

이 대표가 30일 공식 일정을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는 ‘이준석 패싱’ 논란이 꼽힌다.

이 대표는 전날까지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점심과 저녁에도 비공개로 일부 초선 의원들과 각각 만나 식사를 했다.

 

이 대표가 잠적을 시사한 것은 전날 오후 8시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때부터다.

그 전까지 이 대표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일은 3건이 있었다.

먼저 윤 후보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 대표는 앞서 이 교수 내정설이 나왔을 때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윤 후보는 임명을 강행했고 ‘이준석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윤 후보가 선대위 출범 후 처음으로 잡은 충청 지역 일정을 두고 잡음이 나왔다. 윤 후보 측에서 사전 조율을 하지 않아 이 대표가 다른 일정 때문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이 대표는 전날 오후에 나온 자신을 겨냥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발 기사를 두고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익명인터뷰 하고 다니는 그 분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니는군요”라고 썼다.

 

장기적으로는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과정부터 불거진 ‘투스톤 대전’의 여파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대선 무대에서 자신의 청년 지지층을 활용해 주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고 김종인 전 위원장 등용을 적극 주장했다.

이 대표 구상은 ‘삼위일체론’으로 불렸다.

윤 후보의 선택은 달랐다.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이후 이 대표가 유임을 원했던 당 사무총장직을 한기호 의원에서 자신의 측근인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했다.

 

이 대표는 당시 김도읍 정책위의장 등의 중용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 정책위의장은 당연직인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받는 데 그쳤다.

 

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이 대표로선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합류하지 않는 상황부터 전반적인 상황이 모두 ‘잽’처럼 느껴졌을 것”이라며 “전날 이어진 일들이 결정타가 된 것이지만, 시기만 좀 빨랐을 뿐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모여 당의 상황과 초선 의원들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쪼개지는 국민의힘

 

이 대표의 잠적으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갈등은 표출되기 시작했다.

중진 의원들이 찬반으로 나눠져 의견을 냈고, 초선 의원들도 모여 목소리를 냈다.

중진인 홍준표, 김태호,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냈다.

 

홍 의원은 자신이 만든 청년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당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을 망친다”고 했다. 또 “지난 당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중진들이 몰려다니면서 당대표를 저렇게 몰아세우니 당이 산으로 간다”고 적었다.

 

김태호 의원은 SNS에 “당대표까지 설 자리를 잃으면 대선을 어떻게 치르려는 거냐”며 “차, 포 다 떼고 이길 수 있는 판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 없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은 대선 승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에게 “선대위 구성을 포함해 당이 조금 더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데 있어서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대출 의원은 SNS에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후보 중심으로 가는 게 선거의 상식”이라며 “후보 중심으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각자 제 위치를 지킬 때”라고 적었다.

 

김태흠 의원은 SNS에 “대선후보, 당 대표, 선대위 핵심 인사들 왜 이러시느냐”면서 양측을 모두 비판하면서도 “이견이 있다면 자신의 사욕, 자존심을 다 버리고 선대위에서 녹여내라. 선대위는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께 대선 승리의 희망을 주시라”고 적었다.

최승재 의원 등 초선 의원 14명은 국회에서 모여 목소리를 냈다. 강민국 의원은 “후보뿐만 아니라 선대위, 당에서조차도 과연 대선 100일 앞두고 우리 국민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었느냐”면서 “지금 대선에 임하고 전쟁을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언론에 문고리란 얘기가 나온다. 있을 수 없는 얘기다.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많은 초선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대선은 후보 중심으로 흘러가야 한다고 대체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 칩거로 당내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다시 공은 윤 후보에게로 돌아갔다.

윤 후보로선 이 대표의 파업 요구 조건을 수용하느냐, 아니면 자르고 가느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윤 후보 측근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파업’에 대해 “후보 앞에서 영역 싸움은 부적절하다”면서 “모든 일들이 나 중심으로 선거운동 하겠다,

나한테 더 큰 권한 달라, 나는 왜 빼냐 이런 게 선대위를 둘러싸고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 대표는 당이 처음으로 맞은 30대 당대표다.

그 덕분에 국민들이 당의 변화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며 “선거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소통을 해서 섭섭하지 않도록 예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를 두고 “차라리 민주당의 송영길 대표랑 맞바꾸고 싶은 심정”이라며 “그럼에도 윤 후보는 이 대표를 달랠 수밖에 없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봉·문광호·조문희 기자

 

 

 

    사진 뉴시스

 

 

 

 

 

 

연합뉴스 시사저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사설] 국민의힘 자중지란, 수권능력은커녕 의지 있는지 의문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싸고 알력 다툼이 벌어지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정권교체 여망에 힘입어 국민의힘 당 지지율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우위, 일부에서는 오차범위 밖 우위까지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벌써부터 대권을 잡은 듯한 모양새로,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영 불편하다.

선대위의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이 확산하면서 이 대표가 어제 모든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잠적해버렸다.

대통령 선거를 3개월여 앞둔 중요한 시점에 제1야당 대표가 사실상 선대위와 당무 활동을 중단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 대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 및 당 대표직 사퇴 등 중대 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채 일체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임명을 주장했지만 불발됐다.

김 전 위원장 영입 추진 과정에서 당내 인사들 간 서로 불신하며 알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시작된 윤 후보의 충청 지역 방문 일정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하루 전날에야 언론 보도 이후 일정 동행을 통보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이수정 경기대 교수를 윤 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에 선임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설명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윤 후보가 자신을 대표로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패싱한다고 판단하자 이 대표가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무적인 실수 등 뒤늦게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지만, 국민은 그런 게 궁금하지 않다.

먼저 윤 후보의 정치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게 된다.

김 전 위원장 영입 과정에서도 정치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내더니 또다시 이런 모습이 이어지자 실망감을 토로한다.

 

물론 이 대표도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고 페북에 묘한 심경을 드러낸 채 잠적하는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이런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국민은 어이가 없다.

 

부동산 등 산적한 정책 현안과 국가 미래 비전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혜안을 찾아 국민에게 제시해도 부족할 시간에 이런 다툼이나 벌이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이런 정도의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과연 수권능력을 갖췄는지 의문만 커질 뿐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를 방문해 청년 창업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