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LASSIC

Schubert -Six Moment Musical D. 780 Op.94

 

 

 

 

 


 


F. Schubert -six- Moment Op.94 (D.780) No.2 in A flat Major

 - Alfred Brendel -<폰으로 듣기>

 

 


Moderato in C Major

 

 

 

3/4박자로 전형적인 3부 형식의 작품이다. 소박한 렌틀러 풍의 전원적, 가요적인 느낌이 강한 곡으로,

전조를 통한 색채와 흐름의 변화가 일품이다.

 팡파르 같은 첫 셋잇단음표 리듬의 유니슨이 여러 성부로 모방되어 단순하면서도 다채로운 느낌을 전달한다.

 

 


Andantino in A-flat Major

 

 

 

9/8박자의 조금 느린 템포로 슈베르트는 기준적인 템포(알레그로나 안단테)에서 살짝 벗어나는 유동적인 템포를 통해 심상의 새로운 호흡을 조명하고자 했다.

시칠리아 풍의 장조와 단조 주제가 서로 정겹게 대화를 하듯 모습이 친근하면서도 애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Allegro moderato in f minor

 

 

러시아 노래’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2/4박자의 알레그로 모데라토. 여섯 곡의 <악흥의 순간> 가운데 가장 짧고

간결한 모습을 띠고 있는데, 단조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흥겨움 덕분에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왼손으로 등장하는 무곡풍의 단순한 리듬과 오른손에서 표현되는 러시아 풍의 정취가 특히 인상적이다.

 

 

 


Moderato in c-sharp minor

 

 

 

발랄한 리듬을 반주로 분산화음처럼 펼쳐지는 상성부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무궁동적인 느낌 혹은 바흐의 전주곡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3부 형식의 가운데 부분에서 싱커페이션 리듬을 연상시키는 짧은 모티브가 언뜻 단조의 비장미를 머금으며 등장하여

 분위기를 급속도로 반전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Allegro vivace in f minor

 

 

/4박자, 알레그로 비바체의 빠른 행진곡으로 <악흥의 순간>에 포함된 두 번째 F단조다. 일종의 분노가 담겨 있는

 주제 선율의 리듬이 강한 인상을 준다.

 

 


Allegretto in A-flat Major

 

 

역시 두 번째 A플랫장조로 알레그레토 특유의 템포에서 기인하는 행복하면서도 우울한 분위기가 강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 슈베르트의 ‘G장조 소나타’의 시작부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

탄식’이라는 원래 제목에서 유추해볼 때, 마치 코랄과도 같은 분위기와 대범한 도약을 통해 슈만의 <어린이 정경>의 마지막 곡인 ‘시인은 말한다’에서와 같은 대답 없는 질문을 던지는 느낌과 <겨울 나그네>와 후기 소나타의 느린악장에서 표현되는 자포자기적인 심정을 동시에 자아낸다.

 

 

 

 

 

 

 

슈베르트가 장대한 세 곡의 소나타와 같은 피아노 대작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시기는 30세 직후로 그의 인생에 있어서 만년에 해당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소나타 양식을 익혀 베토벤을 계승하고자 했던 욕망이 컸지만, 정작 그의 본령은 행진곡이나 렌틀러, 갤롭, 왈츠 등등에서 출발한 특징적인 미니어처 형식의 소품들의 모음집에 있었다.

당시 점점 쇠퇴해가고 있던 큰 규모의 소나타 장르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완성시키기까지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로 했지만, 이렇듯 짧은 소품들을 통해 자신의 개성적인 음악어법과 낭만주의적인 시적 상상력의 발현을 완성시키는 것은 그가 쉼 없이 가곡을 작곡했던 것만큼 자연스러웠다. 

 

 

                                                                                       

 

피아노의 고유한 음색을 탐구한 선구자적인 작품

1818년까지 빈에 거주한 얀 바츨라프 보리세크가 탄생시킨 ‘즉흥곡’ 장르에 슈베르트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사실상 이 제목은 작곡가가 아닌 출판사에서 정한 것이다. ‘악흥의 순간’(Moments musicaux)이라는 제목의 모음집은 즉흥곡보다 더 작은 규모를 갖고 있었고 기술적으로도 덜 어려운데, 이것 또한 즉흥곡과의 차별을 위해 출판사에서 임의로 정한 이름이다.

이 <즉흥곡>이나 <악흥의 순간>과 같은 피아노 소품집은 본래 작곡가가 의도한 묶음은 아니었지만, 내면의 일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의 진솔한 내용을 불과 20대에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향한 순수하고도 강렬한 미래지향적인 염원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슈베르트의 천재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총 6곡으로 구성된 <악흥의 순간> Op.94 D.780은 1828년 봄에 최초로 두 권 형태로 완성되어 출판되었다. 1827년 말에 출판된 첫 번째 즉흥곡집과 1828년 출판사로 보낸 두 번째 즉흥곡집 이후에 출판되었는데, 이 작품집은 1823년부터 1828년 사이에 꾸준히 작곡한 소품들을 모은 것이다.

이 가운데 3번과 6번은 이미 크리스마스를 위한 앨범에서 각각 ‘러시아의 노래’(Air russe)라는 제목으로 1823년 12월에, ‘트루바두르의 탄식’(Plaintes d'un troubadour)이라는 제목으로 1824년에 출판된 바 있다.

나머지 곡들은 아마도 1827년 여름이나 가을에 작곡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각기 다른 시기에 작곡된 이 여섯 곡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가곡적인 연속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다. 아마도 그 기저에 흐르는 단순함과 우아함이라는 요소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들 작품들은 즉흥곡에서와 같은 기교는 요구되지 않는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그 내용과 표현에 대한 요구, 특히 관현악적인 색채 효과의 실험과 같은 새로운 기술은 상당히 높은 편으로서, 슈베르트는 이 단순한 3부 형식 속에 엄청난 감정의 영역과 침잠의 아름다움을 그려 넣고자 했다.

더 나아가 현대 피아노 못지않은 피아노 악기만의 고유한 음색을 탐구한 선구자적인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렇듯 자유롭고 간결한 형식 안에 감정의 극대화된 파노라마를 펼칠 수 있는 소품 모음곡은 슈베르트 이후 많은 19세기 독일 작곡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멘델스존의 <무언가>, 슈만의 <노벨레테>, 브람스의 <인터메초>, 리스트의 <빈의 야회> 등이 이러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고, 라흐마니노프는 슈베르트와 동일한 <악흥의 순간> 제목으로 작품을 작곡하기도 했으며 고도프스키가 편곡 작품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경향의 원류는 슈베르트가 숭배하지 마지않았던 베토벤의 <바가텔>에서 비롯한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