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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Schubert, Sonata for Arpeggione and Piano in A minor, D.821

 

 

 

 

 

 

 

 

 

Rostropovich/Benjamin Britten - Schubert, Sonata for Arpeggione and Piano

 

 

 

 

 

Yo-Yo Ma/Emanuel Ax - Schubert, Sonata for Arpeggione and Piano

Yo-Yo Ma, cello

Emanuel Ax, piano

Richardson Auditorium, Princeton

 

 

 

 

 

 

 

27세의 프란츠 슈베르트는 누구도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할 만큼 건강하지 못한 상태였다.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매독으로 인한 합병증이 시작되었고, 이로 인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도 심해지기 시작했다.

 1823년 처음으로 긴 병원생활을 했고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그는 머리카락도 많이 빠졌고 두통 또한 심해졌다. 1824년 일기에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 또다시 눈이 떠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침이 되면 전날의 슬픔만이 나에게 엄습하여 옵니다. 이렇게 환희도 친근감도 없이 하루가 지나갑니다.

또 나의 작품은 음악에의 나의 이해와 슬픔을 표현한 것입니다. 슬픔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 세계를 가장 즐겁게 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슬픔은 이해를 돕게 하고 정신을 강하게 합니다.”

 

―슈베르트의 일기 중

 

 

 

 

 

대작 교향곡을 향한 여정 중에 작곡한 ‘숨고르기’

 

이렇듯 1824년은 그에게 있어서 고통스러운 한 해였지만, 다른 한편 음악적으로는 보다 커다란 야망을 향해 나아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 해 3월 현악 4중주 ‘로자문데’를 작곡한 이후 그는 대교향곡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실내악에 더 이상 관심을 쏟지 않겠다고 천명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탄생한 피아노 연탄을 위한 ‘그랜드 듀오’ D.812가 10월경 선을 보였는데, 이 작품에서 슈베르트는 보다 큰 규모의 교향곡으로 넘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와 구도를 완성시켰다. 여기서 파생된 ‘그레이트 교향곡’ 즉 9번 교향곡은 1826년 10월 빈 악우협회에 제출되었지만 소액의 수수료 외에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다가 슈베르트 사후 1839년 로베르트 슈만에 의해 발견, 멘델스존이 라이프치히에서 초연하면서부터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슈베르트는 에스테르하지 일가와 함께 체레스라는 곳에 도착했다. 여기서 즐거운 날들을 보낼 수 있었다. 게다가 슈베르트는 백작의 딸과 어렴풋한 사랑이 싹텄던 동시에 헝가리의 고유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었다. 대작을 향해 달려가기 이전, 슈베르트는 잠시 숨고르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자연스럽게 당시 그의 작품에서는 헝가리 풍의 요소가 등장했고, 이 시기에 탄생한 그 유명한 작품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역시 이러한 성격이 반영되었다.  아르페지오네는 첼로와 같은 정도 크기의 현악기로, 몸통이 기타와 비슷하며 현이 6개이며 활을 써서 연주한다. 이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남아 있는 것은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가 유일하다.

슈베르트가 1824년 11월 빈에서 작곡한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A단조 D.821은 본래 아르페지오네(arpeggione)라는 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이다. 1823년 빈의 악기 제작자 요한 게오르크 슈타우퍼가 만든 이 악기는 ‘기타-첼로’ 혹은 ‘기타-다모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첼로와 흡사한 크기에 기타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첼로처럼 활을 현에 문질러 연주하는 악기였다.

이 악기는 여섯 개의 거트현을 가지고 있어 E-A-D-G-B-E로 조율되었고 브리지와 반음씩 나누어지는 금속 핑거보드를 갖추고 있는데, 첼로의 중고역 소리를 냈고 콧노래를 부르는 듯한 독특한 정취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잊혀진 악기 아르페지오네를 위해 작곡한 작품

슈베르트는 빈첸츠 슈스터(Vincenz Schuster)라는 아르페지오네 주자를 위해 곡을 작곡했다. 슈스터라는 인물은 이 악기를 위한 교본을 남긴 유일한 인물이기도 하다.

아르페지오네라는 악기는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악기가 되어버렸고, 이 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도 슈베르트의 이 곡이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다. 아르페지오네라는 악기가 급속도로 잊혀졌기 때문에, 이 작품 또한 1871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출판될수 있었다.

아르페지오네는 소형의 첼로로서 바흐 시대에 사용되었던 비올라 다 감바와 흡사한 모양과 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에는 주로 첼로로 대체해 연주한다. 다만 첼로보다 피치가 높기 때문에 ‘아르페지오네 소타나’를 현대 첼로로 연주할 경우엔 높은 음부의 빠른 패시지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리듬에 변화를 주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러한 만큼 원곡 외에도 첼리스트 가스파르 카사도의 편곡에 의한 첼로와 관현악 협주곡풍의 편곡이나, 도브링거 편곡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2중주, 그 외에 플루트나 더블베이스, 비올라, 클라리넷, 기타 등등 여러 악기를 위한 편곡으로 연주되곤 한다.

즉흥곡 형식으로 단기간에 작곡된 이 작품은 세 개의 짧은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레그로 모데라토 A단조는 2개의 주제에 의한 소나타 형식으로 씌어졌는데, 이 가운데 1주제의 첫 네 개의 음은 ‘미완성 교향곡’의 첫 마디 음과 유사하다.

 이어지는 아름다운 아다지오 E장조는 반주가 딸린 성악을 위한 슈베르트의 가곡 스타일로 시작되어 차츰 기악적인 발전을 이룬다. 마지막 알레그레토 악장은 우아한 후렴구와 무도회적인 에피소드를 갖는 론도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