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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탄핵심판 심리 중인 헌재 재판관들의 성향

[사진=헤럴드경제DB]





연합뉴스








질문 주도하는 2人..측면 지원하는 3人..지켜보는 3人
주심 강일원 "모순이다"..朴측 답변에 예리한 지적
김이수, 국민 눈높이서 의문점엔 강하게 추궁




◆ 레이더L / 헌재 재판관 분석 ◆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65) 탄핵심판은 이미 70일 넘게 진행됐다.
 24일 변론 종결까지 5일이 남았다. 3월 13일 전에 선고가 이뤄지면 '8인 재판관'이 탄핵 여부를 가린다.
6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인용되고 3인만 반대해도 탄핵은 기각된다.

그동안 공개변론에서 재판관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화제의 중심이었다.
이에 레이더L 38회는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14차례 변론에서 나온 재판관들의 주요 발언을 정리했다. 19일 대통령 측 대리인들이 박 대통령의 최후 의견 진술과 추가 증인 신청, 녹음파일 증거 조사 등을 이유로 변론 종결을 3월 2~3일로 미뤄 달라고 했지만 기일이 늘어도 재판관 발언의 중요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탄핵심판 변론에서 8인의 재판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58·사법연수원 14기)이었다.

 변론 중 발언권을 얻은 횟수가 21차례로 가장 많다.

증인의 답변이 앞뒤가 맞지 않거나 대리인단 질문이 탄핵심판의 본 궤도에서 벗어나면 놓치지 않고 개입했다.


지난 16일 14차 변론에서는 대통령 측 편을 들며 증언하던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향해 "증인 저를 잠깐 봐

 달라.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한 뒤 진술을 하나씩 되짚어가며 그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강 재판관은 "(최순실이) 재단과 관계가 없는 분이죠? 자, 아무 관계없는 분의 의견은 왜 들었나"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증인이 재단이 이사회에 의해 돌아간다고 했다.


 그런데 전경련이 사퇴하라 했다고 사퇴한 것은 말이 안 되지 않으냐" "(고영태 일당이) 최순실이 말하는 것 이외의 일을 하는 게 이상하다고 했는데, 그게 왜 이상하냐"고 계속 지적했다. 정 전 이사장은 결국 "최순실(61·구속기소)의 의견이 대통령 뜻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9일 12차 변론에서는 대통령 의견서를 두고도 "하나도 답변이 안 됐다"며 항목별 문제를 꼬집었다.


주심과 함께 변론을 이끄는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55·16기)은 꼼꼼하고 섬세한 보충 질문으로 정평이 나 있다.

다만 이달 재판장을 맡은 뒤 증인을 직접 신문하기보다는 비효율적인 질문들을 제지하는 의사 진행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12차 변론에서는 대통령 측 신문이 늘어지자 "질문 취지가 불분명하다" "신문 내용이 지엽적이다" "앞에서

설명한 내용이다" "증인이 아는 내용을 물어라"며 관여했다.


그동안 10여 차례 변론에서 발언했던 김이수(64·9기) 이진성(61·10기) 안창호(60·14기) 재판관은 주심과 소장

권한대행을 양옆에서 돕는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질문 유형은 조금씩 다르다.

김 재판관은 국민의 시각에서 궁금한 점들을 대신 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7차 변론에서는 정호성 전 대통령 제1부속비서관(48·구속기소)이 최씨를 두고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하자 "그럴수록 청와대 보좌진이 강력하게 막아야지, 계속 문서도 보내주고 의견도 들으면 '없는 사람'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달 1일 10차 변론에서도 김규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에게 "대통령이 적어도 위기관리센터에 나와서 국가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해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 머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재판관도 증언에 허점이 있으면 곧잘 파고든다.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한 대통령 답변이 미흡하다며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한 사람이 이 재판관이다. 김규현

수석을 상대로는 세월호 당일 "(대통령이) 전원 구조가 잘못됐다는 것을 오후 2시 30분에야 인지한 이유가 뭐냐"

"대통령이 중대본에서 '구명조끼 입은 학생을 발견하기 힘드냐'고 한 것은 선체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것이냐"고 핵심을 찔렀다.


8차 변론에서는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하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구속기소)에게 "법정에서

 사생활이라며 밝히지 못한다고 거부할 수 없다"고 몰아붙여 끝내 답변을 얻어냈다.

안 재판관은 증인에게 반론 기회를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1월 4차 변론에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던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해라.


 그래야 억울한 게 없을 수 있다"고 타일렀다. 또 4차 변론에서 최씨에게는 "증인은 대통령에게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냐"고 이례적인 질문을 했고,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서 재단 성격에 공적인 부분이 있죠"라며 해명

여지를 주기도 했다.


가장 말수가 적은 세 사람이 바로 서기석(64·11기) 조용호(62·10기) 김창종(60·12기) 재판관이다.

지난 14차례 변론에 걸쳐 서 발언 횟수는 5번, 조 재판관은 3번, 김 재판관은 2번에 그쳤다.

그러나 소송 지휘를 주심과 권한대행에게 맡기고 속내를 최대한 감추려는 의도일 수 있어 섣불리 의중을 점칠 수는

 없다.


서 재판관은 개입은 최소한으로 하면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간다.

 지난 1월 16일 5차 변론에서는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58·구속기소)에게 재단의 실체를 따져 묻기도 했다.


[김윤진 기자]








연합뉴스

강일원 탄핵심판 주심재판관













국회 권성동 탄핵소추위원단장과 박범계, 김관영 소추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5차 공개변론에 참석해 변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범례 : ① 나이·사법연수원 기수 ② 스타일
             ③ 주요 발언 ④ 헌법재판관 직전 공직
             ⑤ 누가(또는 어디에서) 지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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