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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정권 초 단골 '빚 탕감'…이번엔 백만명 구제?




정권 초 단골 '빚 탕감'…이번엔 백만명 구제?


'정책 진화'…이자 탕감 → 채무 조정 → 채권 소각
'탕감서 재기로' 시스템 미흡…도덕적 해이 논란도


 

"260만명 신용불량자 대사면" (2007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해 322만명 빚 탕감"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 203만명의 빚 22조원 탕감" (2017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어려운 이들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공약은 대통령 선거 기간에 등장하는 단골 공약이다.

선거 기간에는 호기롭게 대규모 빚 탕감을 약속했다가 정권을 잡은 뒤에는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과정도 매 정권

반복되는 현상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주목할 만한 특징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채무 탕감 정책의 강도는 점차 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빚을 탕감받은 뒤에는 소득 증대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뒤따라야 '재기'가 가능한데 이런 선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또 부동산 활성화 정책 등으로 도리어 가계부채 증가를 부추기면서 서민들의 빚 부담은 무거워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빚 탕감 정책이 매번 비판받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소액 장기연체 채권 소각 추진…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채권 대상



 

◇ '100만명 채권 소각' 이번에는 지켜질까

문재인 정부는 대선 기간 공약했던 서민·취약계층 채무자의 부채상환 부담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채무를 재조정받고 있는 10년 이상 장기 연체자 100만명의 채무를 탕감해주는 방식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11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경제부총리와 금융위원장 등 관련 부처 내각이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유세 초반에는 203만명의 빚 22조원 가량을 탕감해주겠다고 했다가 100만명으로 범위를 좁혔다.

이는 다시 '현실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채무 탕감 정책에 대해서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많은 데다가 재정 부담 가능성도 있어서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44만명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유한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채권 규모와 대상자는 총 1조 9000억원, 44만명가량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애초 공약보다는 축소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는

 260만명 신용불량자 대사면을 약속했다가 정권을 잡은 뒤에 내놓은 정책 대상자는 29만명으로 줄였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애초 거론됐던 322만명에서 장기연체자 66만명 정도로 축소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내놓을 채무탕감 정책의 경우 국민행복기금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장기·소액 연체 채권을

소각하는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은 역대 정부보다 높을 수 있다.





 


 




◇ 모럴해저드 논란…소득 증가 정책이 관건

금융권 안팎에서는 매번 반복되는 채무 탕감 정책이 모럴해저드를 초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권 초 부채 탕감 정책을 기대한 채무자들의 상환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실히 빚을 갚는 사람과의 역차별 문제도 있다.

논란을 초래하는 데 비해 실제 효과는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추진했던 국민연금을 활용한 신용불량자 신용회복대책의 경우 방식부터 큰 논란을 불렀고 실제 신청한 이들도 29만명 중 7000명가량으로 미미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민행복기금의 경우 2013년 출범한 뒤 4년 만에 58만명의 채무조정을 지원했다.

그러나 빚 탕감을 받은 사람 중 20%가량은 다시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초마다 빚을 탕감해줬는데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니 새로 내놓는 정책은 점차 강도가 세질 수밖에 없다.

지난 정권에서는 대출금 중 일부를 깎아주거나 상환 기간을 연장해주는 등의 정책을 진행해왔는데 이번에는 원리금을 전부 소각하는 방안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윤경 의원 등을 중심으로 회수 불가능한 채무에 대해 아예 소각하는 방안을 공언해왔다.

결국 채무 탕감 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속해 강조하는 일자리 정책의 성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빚 부담이 줄더라도 소득이 증가해야 '재기'가 가능한데 그동안에는 이런 후속 대책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했다.

부동산 정책과 가계부채 정책의 '외줄 타기'도 어려운 과제다. 채무불이행자가 늘어나는 것은 소득은 늘지 않는데

가계부채만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그런데 지난 정권에서는 부동산 활성화를 통해 경기를 끌어올리느라 가계부채 급증을 방치해온 면이 있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이제 막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가계대출을 강하게 조이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지속해 침체할 경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채무 탕감 정책이 이벤트에 그치지 않으려면 일자리 정책이나 가계부채 대책 등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MBN



 



40만명 '역대급 빚 탕감'에 모럴해저드 논란




국정기획위, 6월말 탕감 기준 발표
"취약계층 부담 덜자" 123만명 중 40만명 검토 중
"누구는 탕감해주고 누구는 안해주고" 형평성 우려


[ 이태명/정지은/김순신 기자 ] 문재인 정부의 대표 공약인 ‘빚 탕감’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조만간 나온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민행복기금이 보유 중인 10년 이상, 1000만원 이하 장기·소액연체

채무자의 빚을 전액 탕감해주겠다’는 대통령 공약 이행방안을 이달 말께 발표한다.


 정부 관계자는 “빚 탕감 대상자, 탕감 방식 등을 국정기획위와 금융위원회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빚 탕감의 실행방안을 놓고 국정기획위 내에서 신중론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연체자’란 낙인이 찍혀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서민·취약계층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당초 취지와 달리 형평성 논란, 도덕적 해이 확산 등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역대급 빚 탕감 정책 나오나



‘빚 탕감’ 공약의 대상은 국민행복기금이 관리하는 장기연체 채무자다.

2013년 3월 출범한 국민행복기금은 은행, 상호금융, 대부업체 등 4211개 금융회사로부터 연체채권을 사들인 뒤

채무조정을 통해 빚을 줄여준다.


빚의 30~90%를 탕감해주고 나머지 빚을 최장 10년간 나눠 갚도록 하는 식이다.

국민행복기금이 지금까지 사들인 연체채권은 45조2000억원어치, 채무자는 287만여 명이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30만7000명이 빚을 모두 갚는 등 58만여 명이 채무조정을 받았다.


남은 채무자 256만3000여 명 중 문 대통령의 빚 탕감 공약인 ‘빚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조건에 해당하는

 채무자는 123만3000명가량이다.

당초 국정기획위는 이 중 채무조정에 응하지 않고 있는 미약정자 40만3000명을 우선 탕감 대상으로 고려한 가운데

대상자 기준을 가다듬고 있다.


아직까지 공약 이행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역대급’ 빚 탕감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과거 정부도 내용에 차이는 있으나 채무조정 정책을 추진했지만 100% 빚 탕감을 들고나오지는 않았다는 점에서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이자 면제, 채무 일부 탕감 후 분할상환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빚 탕감은 민간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주요 민간은행이 소멸시효(5년)가 지난 연체채권 소각에 속속 나섰다. 올 들어 신한은행 1만9424명, 우리은행 1만8623명, 국민은행 9만7000명 등 장기연체자의 빚증서를 없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체채권을 소각하면 장기 채무연체자들의 연체기록이 삭제되고, 통장 개설 등 금융거래도 재개할 수 있다”며 “포용적 금융을 내세운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은행 등 금융권의 연체채권 소각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형평성·도덕적해이 우려


빚 탕감 정책은 큰 논란을 초래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빚 탕감에 찬성하는 쪽은 ‘현실적인 이유’를 든다.

1000만원 이하 금액을 10년 이상 연체한다는 건 사실상 ‘빚 상환능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연체자들은 명백한 경제적 취약계층”이라며 “빚을 안 갚는 게 아니라 못 갚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빚을 없애주고 새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단체인 주빌리은행(공동은행장 유종일 KDI 교수, 이재명 성남시장)은 더 과감한 주장을 편다. “국민행복기금을

청산해 모든 연체채권을 없애야 한다”고 새 정부에 요구했다.


국민행복기금 자체가 민간 금융회사의 서민·취약계층 대상 빚 독촉사업을 정부가 대신 맡아서 약탈적 추심을 하는 것

이란 게 주빌리은행의 주장이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우선 형평성 논란이 나올 전망이다.

900만원을 10년 이상 안 갚고 버티면 빚을 탕감받는데, 똑같은 빚을 졌음에도 성실히 갚고 있는 사람은 탕감 혜택을

못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도 국정기획위에 ‘누구는 탕감해주고 누구는 안 해주느냐’는 비(非)수혜그룹의 반발이 클 것이란 의견을

 전달했다.

 ‘빚을 안 갚고 버티면 정부가 알아서 없애준다’는 도덕적 해이 우려가 확산될 것이란 지적도 많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소득, 재산 유무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대상자를 선별한다지만, 10년만

버티면 빚 갚을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도 “빚 탕감은 채무자들에게 돈을 벌어 빚을 갚겠다는 의지보다 또 다른 부채 탕감 정책을 기대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이태명/정지은/김순신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