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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문 대통령이 워싱턴서 묵는 영빈관 블레어하우스

미국 워싱턴 백악관 바로 옆에 위치한 대통령 영빈관 블레어하우스. 외국 왕실 인사나 정부 지도자가 머무를 때면 블레어 하우스 밖 깃대에는 왕실의 깃발이나 국기가 내걸린다.  |위키피디아



미국 워싱턴 백악관 바로 옆에 위치한 대통령 영빈관 블레어하우스. 외국 왕실 인사나 정부 지도자가 머무를 때면 블레어 하우스 밖 깃대에는 왕실의 깃발이나 국기가 내걸린다. 


 |위키피디아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3박5일의 여정동안 3박을 모두 미국 백악관의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
머무르기로 했다. 백악관 쪽에서 통상적으로 첫 방미 때 2박만을 허용하던 관례를 깬 것이라고 청와대 쪽은 밝혔다.

블레어하우스는 미국 정부가 백악관을 찾는 외국 정상에게 제공하는 공식 숙소다.

이번 방문의 성격이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인 만큼, 미국 쪽은 애초 2박을 머물 것을 제안해 왔다.
앞서 미국을 찾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취임 직후 공식실무방문 성격의 첫 방미 때 블레어하우스에서 2박을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2008년 4월 첫 방미 때 2박을 했다.

따라서 관례대로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현 3박5일 워싱턴디씨 일정은 보다 단축되었을 수도 있었다.
 3박 중 2박만 블레어 하우스에 머무르고, 1박을 호텔로 옮겨 머무르는 것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취임 후 첫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씨가 28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전용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취임 후 첫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씨가 28일 오후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기에 앞서 전용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에 우리 정부는 “고조되는 북핵 위기 대처 및 폭넓은 한미동맹 구축을 위해 워싱턴에서 3박을 구상하고 있다”며
블레어하우스에서의 3박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백악관과 조율 끝에 이달 중순 경 3박을 확정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워싱턴 방문 일정도 3박 5일로 최종 확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 현지시각으로 28일 오후 워싱턴에 도착해 블레어하우스에 짐을 풀 예정이다.
 정상회담 공식 일정은 현지시각으로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이뤄진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과 사이가 돈독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첫 방미 때 워싱턴 일정이 2박3일이었다.

 영빈관 일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안다.
이번 문재인 대통령 3박은, 미국 쪽에서 정상회담 추진 때부터 최고의 대우를 하겠다고 여러번 강조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별장 등을 방문했던 전례에 비춰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 방문도 거론됐으나,
백악관 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는 6월말 현재 혹서기로 사용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첫 방미 때 블레어 하우스 3박으로 갈음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미 대통령 내외와의 부부동반 만찬도 트럼프 취임 뒤 처음이다.

외국 국빈들을 맞는 블레어하우스는 백악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 시절인 1942년 외국 국빈들의 방문이 잇따르자 미국 정부가 건물을 매입한 뒤 지금과 같
은 국빈용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모두 방미 때 블레어하우스에 묵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임중 총 세 차례 미국 방문을 하면서, 이번처럼 첫 방문 때는 아니지만
 한번씩은 영빈관에서 3박을 했다. 공식 실무방문이 아닌 국빈방문은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첫 방미 때 한 적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기간 묵게 될 영빈관 블레어하우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 기간 묵게 될 영빈관 블레어하우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워싱턴서 묵는 ‘블레어하우스’란?




한·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묵게 될 미국 대통령 영빈관 ‘블레어하우스’는 20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유서 깊은 건물이다.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풍스러운 이 저택 곳곳에는 미국 현대사의 중요한 장면들이 녹아 있다. 


■워싱턴의 책사 블레어 


블레어하우스에서 백악관까지 거리는 200m 남짓, 걸어서 5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 집은 거리만큼이나 대통령과

가까웠던 워싱턴 책사가 살던 곳이다.

 블레어하우스라는 이름은 1830년대 이곳에 살았던 유력 정치 책사 프랜시스 프레스턴 블레어에서 온 것이다.


블레어는 켄터키주 프랭크퍼트의 법원 서기였다.

제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은 지역신문에 실린 블레어의 칼럼에 깊은 인상을 받아 블레어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였다.

1830년 워싱턴에 온 블레어 가족은 1837년 의사 조셉 로벨이 살던 집으로 이사 왔다.


 1824년에 지어진 벽돌집이었다.

 블레어는 친정부 신문인 글로브의 편집장으로 영입됐다. 이 때부터 이 집은 블레어하우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블레어의 조언을 구하려는 정치인들이 발길이 이어지면서 블레어는 이내 워싱턴 정가의 유력 인사가 됐다.


잭슨 뿐 아니라 잭슨이 후임자 마틴 밴 뷰런과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도 그를 찾았다.

블레어는 대통령에게 여론을전달하거나 국정을 조언하는 비공식 참모를 일컫는 ‘키친 캐비닛’으로 통했다.


 미국의 대표적 명장으로 꼽히는 로버트 리 장군은 1861년 4월 남북전쟁 발발 직전 이곳에서 블레어를 만나 북군을

 이끌어 달라는 링컨의 제안을 전달받았지만 거절하고 남군에 가담했다.

블레어의 장남 몽고메리는 대를 이어 링컨 정부에서 우정장관으로 일했다. 


■새벽3시에 대통령 깨운 처칠 때문에 


미국 정부는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15만 달러를 주고 블레어하우스를 사들였다.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미국이 고립주의에서 벗어나면서 외교적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는 윈스터 처칠 전 영국 총리 때문이었다.

블레어하우스가 영빈관이 되기 전까지 대통령을 만나러 온 외국 정상들은 백악관에서 하루를 묵고 남은 기간은

 호텔이나 대사관에서 묵었다. 1942년 워싱턴을 방문한 처칠도 백악관에서 지냈다. 


처칠이 묵던 밤 루스벨트의 부인 엘레노어는 깜짝 놀랐다. 새벽 3시 대통령 가족의 관저 앞을 처칠이 잠옷을 입고 한 손에 시가를 든 채 서성이고 있었다.

처칠은 엘레노어에게 루스벨트와 얘기를 더 해야 한다며 깨워달라고 했다.


 엘레노어는 아침까지 기다리라고 거절했다.

 그 일이 있은 후 엘레노어는 영빈관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블레어 하우스의 가구, 식기까지 한꺼번에 사들였다. 






블레어 하우스 내 트루먼의 서재. 1950년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백악관이 수리되는 동안 이곳에 옮겨와 집무실로 썼던 공간이다. |블레어 하우스



블레어 하우스 내 트루먼의 서재. 1950년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백악관이 수리되는 동안 이곳에 옮겨와 집무실로 썼던 공간이다.


 |블레어 하우스



트루먼 독트린과 마셜플랜의 탄생 


블레어하우스는 1948~1952년 백악관이 수리되는 동안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임시 백악관’으로 쓰였다.

당시 트루먼이 집무실로 쓰던 공간은 ‘트루먼의 서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 집무실에서 미국 외교정책의 전환을 의미하는 트루먼 독트린과 마셜플랜이 나왔다.


반공과 전후 유럽의 재건을 핵심으로 하는 트루먼 독트린은 미국이 고립주의를 끝내고 국제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선언이었다.


1950년 11월 1일 트루먼은 푸에르토리코 민족주의자들에게 암살당할 뻔했다. 다행히 트루먼은 무사했지만 암살범의

 총격에 이곳을 지키던 경찰관 레슬리 코펠트가 숨졌다.

블레어하우스의 지하에는 코펠트를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블레어 하우스의 도서관. 각국 외국 정상 등 이곳을 찾은 국빈들이 선물한 책이나 기념품들이 전시돼 있다. |블레어 하우스



블레어 하우스의 도서관. 각국 외국 정상 등 이곳을 찾은 국빈들이 선물한 책이나 기념품들이 전시돼 있다.


 |블레어 하우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1




■문 대통령의 선물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샤를 드골·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쇼와 일왕과

 아키히토 일왕, 아리엘 샤론 전 이스라엘 총리,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부터 최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까지 수많은 외국 정상들이 블레어하우스를 거쳐 갔다.


블레어하우스에는 작은 도서관이 있다.

 1500권 정도의 장서가 꽂혀 있는데 이곳에 머무른 손님들이 선물로 서재에 책을 한 권씩 놓고 가는 전통이 있다.

책 외에 기념품을 선물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은 어떤 책을 선물로 골랐을지 관심이 간다. 

외국 정상 등 귀빈들이 묵는 스위트룸은 거실, 침실 2개, 드레스룸, 욕실 2개, 파우더룸으로 구성돼 있다.


 1987년에 100만 달러를 들여 18세기 영국 스타일로 새단장했다.

 외국 왕실 인사나 정부 지도자가 머무를 때면 블레어 하우스 밖 깃대에는 왕실의 깃발이나 국기가 내걸린다.

블레어하우스는 외국 정상 뿐 아니라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직전 백악관에 들어가기 전에 머무르는 곳이기도 하다.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가 취임식을 앞두고 딸들의 학기 시작 때문에 2주 먼저 블레어 하우스에 옮겨와 머물 수 없느냐고 했지만 존 하워드 전 호주 총리가 머물기로 돼 있어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자신이 소유한 호텔과 리조트를 즐겨 찾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식 전 50년 관례를 깨고 워싱턴에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머무르려고 했다가 계획을 바꿔 블레어 하우스로 왔다. 


블레어하우스는 전직 대통령의 국장이 열리는 기간 유족들이 머무르기도 한다.

2004년 6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국장이 치러질 때 낸시 레이건은 트루먼의 서재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만파식적] 블레어하우스





통상 외국 정상의 미국 방문 형식은 의전을 기준으로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방문(official visit),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 등이다. 그중 국빈방문은 최고의 예우가 제공된다.


의장대 사열 환영 행사, 21발의 예포를 쏘는 백악관 환영식과 환영 만찬,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등의

의전은 기본이다.


공식방문은 국빈방문에 비해 의전이 간소화되며 상황에 따라 백악관 환영 만찬, 상하원 합동연설 등 의전이 추가된다. 공식실무방문의 경우 공식방문보다 의전이 더 줄어들지만 내용상으로는 공식방문과 별 차이가 없다. 실무방문은 말

그대로 의전보다 내용을 더 중시하는 형태다. 정상끼리 격식 없이 만나 현안을 논의한다.


국빈방문과 다른 방문을 구분 짓는 또 하나의 잣대는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에 외국 정상이

얼마나 머무를 수 있느냐다. 기준은 2박(泊)이다.


백악관 내규상 국빈방문하는 외국 지도자는 블레어하우스에서 3박 이상이 가능하지만 그 외에는 이틀 밤이 원칙이라고 한다. 워싱턴DC 일정이 3박4일이면 하루는 호텔 등 다른 곳에서 묵는 것이 보통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도 첫 방미가 국빈방문이 아니어서 블레어하우스에서 2박만 했다.

28일 취임 후 첫 방미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블레어하우스의 관례를 깰 모양이다. 형식이 공식실무방문인데도 워싱턴DC에 머무르는 사흘 밤을 모두 블레어하우스에서 숙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미국 초행길에 영빈관에서 3박 이상을 하게 되는 한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청와대의 요청에 난색을 표하던 백악관 측이 한미 동맹 등의 중요성을 감안해 받아들였다고 한다.  

연유야 어떻든 미국 정부가 문 대통령의 방미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환대하는 것 같아 반갑다.

백악관 맞은편에 있는 블레어하우스는 백악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이렇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저와 지척인 곳에서 문 대통령이 하루 더 지내게 됐으니 이번 방미를 계기로

한미 관계가 더 긴밀해지기를 기대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서울=연합뉴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부터 3박 4일간 묵게될 숙소인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

(Blair House)'의 식당.


역대 대통령 중 첫 미국 방문길에 블레어 하우스에서 3박 이상을 한 경우는

 문 대통령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7.6.28 [블레어하우스 홈페이지 캡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