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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정유라, 이재용 재판에 '깜짝 출석'한 3가지 이유


                 

                







정유라, 이재용 재판에 '깜짝 출석'한 3가지 이유




정유라씨(21)는 도대체 왜 재판에 나타났을까? 정씨가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재판에 '깜짝 출석'한
배경을 놓고 변호인과 박영수 특별검사팀 간의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변호인 측은 특검의 강압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특검은 정씨 스스로 법정 출석을 원했다는 입장이다. 
정씨가 변호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의 재판에 출석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추정된다. 

첫째 특검과 검찰에 협조함으로써 구속 등 신병 처리 문제와 기소 혐의 등에 있어 배려를 기대했을 수 있다.
특검에 적극 협조한 결과 사실상의 배려를 받고 풀려난 사촌언니 장시호씨(39)의 사례를 참고했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수사 대상인 정씨는 이미 2차례 구속 위기에 처했으나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두번 모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3차 구속영장 청구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검찰은 정씨가 머물렀던 독일과 덴마크 당국에 최씨 일가의 재산정보를 포함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둔 상태다. 검찰은 자료를 확보한 뒤 정씨의 신병 처리 문제를 결론 내릴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소는 급하지 않다"며 "우선 자료가 오는 대로 살펴보고 수사를 보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둘째 기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법원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양형 등에 대한 정상참작을 기대가능성도 있다.
 정씨는 12일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진술했다.
그는 "말을 바꾼 것은 삼성의 요구에 따른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다.

마지막으로 재판을 앞두고 어머니 최순실씨(61)와 '선 긋기'를 함으로써 자신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금이나마 되돌리기 위한 선택으로도 해석된다.

정씨는 지난 5월31일 강제송환될 당시에도 "'돈도 실력' 발언은 욱하는 마음에 쓴 것이었고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여론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정씨가 독단적으로 법정에 출석한 것을 두고 최씨와 정씨를 함께 변호하는 오태희 변호사는 "살모사"라는 독설을
 날리며 불만을 표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정씨도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느냐"며 "재판 출석은 자신을 위한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엄마 최순실과 딸 정유라. 지난 12일 딸은 법정에 나가 엄마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연합뉴스




‘살모사’ 정유라가 지난 12일부터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 출석하며 엄마 최순실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당황한 최순실은 “특검이 정유라를 ‘보쌈’해 증언대에 서게 했다”며 ‘보쌈 증언’을 주장하고 있다.

최씨 측 이경재변호사가 공개한 서울 강남 신사동 미승빌딩 앞 폐쇄회로(CC)TV 영상에선 정유라가 12일 새벽 2시6분쯤 집에서 제 발로 나와 특검 관계자의 차량에 타는 모습이 찍혔다.











최순실 측 이경재 변호사가 공개한 강남 미승빌딩 CCTV영상. 12일 새벽 2시6분쯤
 정유라가 제발로 걸어 나와 특검 관계자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정유라의 법정 출석 과정 자체가 위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 정씨 증언의 신빙성과 증거 능력을 다투겠다”고 주장한다.

최순실이 주장하는 특검의 ‘정유라 회유설’은 일리가 있을까.
<디테일추적>은 조선일보 양은경 법조전문기자에게 ‘특검 보쌈 증언’ 및 ‘협박 회유설’에 대해 물어봤다.

-최순실은 특검이 심야에 정유라를 보쌈해 사실상 8시간 동안 ‘감금’했다고 주장합니다.
 특검은 적법한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따라 그녀를 법정까지 데려다 준 것이라고 하고요.
최씨의 ‘보쌈설’이 근거가 있긴 한가요?

“최씨 측이 ‘보쌈 증언’이라고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씨의 이동 시각과 방법 때문입니다.
앞서 재판부에 불출석사유서까지 제출했던 정씨가 재판일인 12일 새벽 2시, 자택 앞에서 특검 제공 차량에 탑승해 법원에 출석했기 때문이지요.
최씨 측은 정씨가 특검이 협박해서 나갔고, 새벽 2시부터 재판이 시작된 오전 10시까지 감금상태였다는 주장입니다.

반면 특검은 ‘정씨가 출석 의사를 밝혔고 이동에 지원을 해달라고 해서 법원으로 가도록 도움을 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정씨가 8시간동안 어디 있었는지가 문제인데요, 법원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한밤 중에는 무인경비시스템이 작동돼 새벽 4시 이전에는 출입카드가 있는 직원도 법원에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해요. 법원 관계자는 ‘우리도 정씨 출석 여부를 재판 한 시간 전에 겨우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쯤 정씨가 법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정씨를 처음 본 사람은 법정 경위였습니다.
나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정씨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경위는 그를 법정 옆 증인대기실로 안내했다고 해요.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 증언거부권과 여비 지급 등에 관한 안내서류를 받아 작성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보통은
 법정에서 뒤편에 있는 경위 근무석에서 절차를 진행합니다.
하지만 당시 경위는 정씨가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될 경우 불상사가 생길 것을 우려해 증인 대기실로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오전 9시 30분쯤 정씨가 서류작성을 마쳤고 재판부에도 정씨 출석이 통지됐다고 합니다.
결국 오전 2시부터 오전 9시 무렵까지 정씨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불분명한 상황인데 특검과 정씨 모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정씨의 자발적인 출석이고, 특검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출석을 독려했다’는 게 특검 입장입니다.”


-이번 정유라씨 케이스처럼 수사기관이 마치 007작전을 펼치듯 은밀히 증인을 수송하는 일이 다른 사건에서도 종종
있는 일인가요? ‘증인 보호 프로그램’이란게 뭐죠?

“엄밀히 말하면 정씨가 이용한 절차를 ‘증인 보호 프로그램’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개 증인 보호 프로그램은
 법원에서 증인 보호관을 통해 시행합니다.
증인을 법정 입구에서 법정까지 안내하고, 원할 경우 피고인과 대면하지 않고 원격 증언을 하도록 하거나, 비공개
 재판으로 일반 방청객을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하는 거죠.

자신을 성폭행범으로 고소한 여성을 무고로 맞고소했던 가수 박유천씨가 바로 이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그래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따돌리고 별도의 통로로 법정으로 이동할 수 있었어요.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신청한 증인에게는 이런 절차적 편의가 제공되는 것은 물론, 판사들이 이용하는 사건 검색 시스템에서도 이름이 익명으로 표시됩니다.

검찰에서도 드물지만 강력 사건 수사에서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살해 위협을 받는 결정적 제보자를 비밀 안가에서 은신하도록 도운 사례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다만 이번 정유라씨 케이스는 CCTV로 동선(動線)이 다 노출된 것만 봐도 007작전이라고 까지 하기엔 좀…

법원에서도 재판 시작 전 30여분을 법정 옆 증인대기실에 있었을 뿐이어서 정식으로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볼 수는 없겠네요.”




 

12일 법원에 출석하며 별도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은 정유라가
취재진의 질문 공세에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은 검찰이 그동안 정유라에 대한 ‘세 번째 구속 영장 청구’ 카드를 만지작 거린 걸 구실 삼아, 신병 구속을 두려워하는 정유라가 특검에 회유됐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정씨 증언의 신빙성이 흔들릴까요.

“아… 그러면 우선 어려운 얘기를 꺼내볼께요. 정유라의 증언은 ‘불법 증언’이므로 이걸 ‘무효화’하겠다는 최씨측 입장을 단계별로 살펴봅시다.
재판에 증거로 쓰일 수 있는 자격을 ‘증거 능력’이라고 하고, 그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는데 얼마나 작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 ‘증명력’이라고 합니다. ‘진술의 신빙성’ 이런 증명력의 한 측면입니다.

그런데 판사 앞에서 한 증언은 ‘절대적 증거능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증언을 ‘원천 무효화’하는 건 애당초 불가능해요.
정유라씨의 이번 증언은 남에게 전해 들은 말인 ‘전문진술’(傳聞陳述)이 아니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최순실은 ‘특검이 정씨를 회유·협박했다’는 정황을 내세워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려고 하고 있어요.”


-정유라가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제도)’, 즉 선처를 대가로 ‘딜(deal)’을 했다고 반박하는 주장에 대해 특검이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일각에선 정씨의 살모사 증언을 두고 ‘불구속 기소’나 선처를 대가로 법정에 출석해 증언을 나선 게 아니냐고 합니다.  특검은 ‘우리는 (특검 기간 만료로) 기존 사건의 ‘공소 유지 권한’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말도 안 된다’고 반박합니다.

특검은 실제로 요새 수사 활동은 안하고 있죠. 지난 2월 말 특검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가 없어요.
특검은 요즘 앞서 재판에 넘겼던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 유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유라씨에 대한 수사와 신병 처리 권한은 서울중앙지검이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특검은 ‘우리가 무슨 재주로 딜을 하느냐’라고 항변하죠.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자칫 피의자에게 빌미를줄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선처 약속을 할 수는 없겠지만, 설득 과정에서 정씨에게 출석이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생각을 품게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특검 관계자에게 정씨를 어떻게 설득했냐고 물어봤어요.
‘단지 정씨에게 출석해서 증언을 거부할 수는 있었도 출석 자체는 거부할 수 없다고 얘기했을 뿐’이라고 합니다.”

-국내에서 수사기관의 플리바게닝은 허용되고 있는 상황입니까?

“여러 명의 공범이 관련된 범죄의 진실 규명에 도움을 준 범죄자의 경우, 그 형량을 감면해 주거나 아예 기소를 면제해주는 제도가 플리바게닝입니다.
부패·테러·강력·마약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내부 범죄자의 결정적 진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죠.

영국·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이 제도가 없습니다.
검찰에선 2011년부터 ‘한국형 플리바게닝’이라는 ‘내부증언자 소추면제 제도’를 추진하려고 했지만 각계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안 그래도 검찰이 기소독점주의(검찰만이 기소를 할 수 있음)·기소편의주의(기소 여부도 검찰이 결정)라는 막강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플리바게닝까지 얹어주면 지나친 권한 독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검찰은 중요 경제범죄나 독직(瀆職)사건, 강력 사건에서 결정적 제보를 이끌어 내려면 현실적으로 플리바게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 하고 있지요.”

-이른바 ‘법 기술자’로 통하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변호인이 지난달 29일 재판에서 장시호에게 ‘특검으로부터 아이스크림을 제공받았다’는 내용의 온라인 기사를 제시하며 장씨 진술의 신빙성을 흔들려고 했습니다.
당시 재판장은 “오해할 소지가 있는 질문”이라며 제지했는데요. 이렇게 ‘음식’ 같은 사소한 단순 편의도,
 증언 조작의 ‘대가’가 될 수가 있을까요?

“보통 상황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구속된 상황에서는 경우에 따라 흡연자에게 ‘담배 한
개피’처럼 강력한 유혹이 될 수도 있겠지요.
아무리 그렇더라도 아이스크림을 진술 조작의 대가로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 듯 합니다.

정황상 장씨가 태블릿 PC를 특검에 제출하는 등으로 수사에 적극 협력하니까 그 보답으로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 이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재판부도 우 수석 변호인 취지가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은 대가로 원하는 진술을 해줬다’는 식으로 흐르는게 무리하다고 생각하니 질문을 막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 캡쳐 장시호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 조사 중에 제공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자장면.


-혹시 이런 편의 제공 대가로 허위 법정 증언을 한 사례가 대법원 판례에 있나요?

“‘아이스크림’ 판례까진 아직 없습니다. 다만 검찰의 밤샘조사와 회유, 협박 등이 문제가 된 사건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2002년 한 지방 경찰서장의 뇌물수수 사건에서 ‘검찰이 밤샘조사를 하면서 회유와 협박 끝에 얻어낸
자백이어서 뇌물을 공여했다는 사람의 진술은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수사검사가 법정에서 (뇌물을 줬다는) 자백을 번복하지 말도록 회유·협박하는 녹취록도 있었다고 합니다.
다만 검찰 진술조서의 문제였고, 법정 증언의 증거 능력이 부정된 사례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9/2017071901439.html











2003년 3월 9일 정부서울합청사에서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전국평검사들과의 대화.


한국일보 자료사진



반복되는 검찰의 결기


취임한 지 보름도 안 된 2003년 3월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가 열렸다.

 “대통령께서는 취임 전에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죠.”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잠시 기사화 됐고, 대선국면에선 논란조차 되지 않은 문제를

검사들이 맞짱 뜨듯 거리낌없이 제기한 이 장면은 두고두고 검찰과 정권의 긴장관계를 대변했다.


이후 검찰의 대통령 주변 수사가 수 차례 반복된 것은 권력이 처음부터 얕보인 때문이란 지적이 많았다.

퇴임한 그는 결국 2009년 4월 대검 중수부에 불려 나간 뒤 달포가 되지 않아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 6월, 막 출범한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이 청와대에 결기를 보인 사건이 다시 벌어졌다.


커튼 뒤에서 진행된 사건의 경위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검찰 쪽에서 청와대 민정 사람들의 뒤를 밟았다고 한다. 대기업의 법인카드를 받아 쓰고 다닌다는 첩보에 따라 민정 사람들이 식사한 곳의 신용카드 매출 전표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 첩보는 사실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수사기관의 정당한 절차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권력의 힘이 가장 센 정권 초, 그것도 코앞의 검찰개혁을 이끌 민정 사람들의 뒤 캐기를 단순 첩보 확인 수순으로 보는 이는 드물다.

더욱이 범죄정보 수집은 검찰 권한 가운데 법률로 보장된 것이 아니어서 적법성 논란에 휘말려 있다.


그럼에도 정권의 힘이 시퍼런 때에 검찰이 보인 태도는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정권이야 선출된 5년짜리 권력에 불과하지만, 검찰은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권력인 때문이다.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죠”란 노 전 대통령의 발언 장면이 오버랩 될 수밖에 없다.


아직 검찰 여러 곳에 ‘우병우 사단’이 포진해 움직이면서 드러난 현상으로 의심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래저래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흐르는 건 사실처럼 여겨진다.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개혁’에서 드러난 검찰 개혁은 그 힘을 빼는 데에 맞춰져 있다. 힘을 떼어내 경찰에

주든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해 그 힘을 분산하는 식이다. 그러나 경찰에 수사권 일부를 주어도 기소권을

 쥔 검찰이 경찰을 통제할 수단은 많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역시 검사가 운용하게 돼, 검찰의 힘은 외관상 쪼개져 있을 뿐이다.

여의도 국회를 바라보면 이런 개혁마저 쉽지는 않아 보인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법 개정까지 수많은 시간과 논란이요하고, 과거 정부들은 그 벽을 넘지 못했다.


더군다나 국정 제1과제로 제시된 적폐청산은 검찰에 달려 있다.

 대통령이 사정기관 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반부패협의회를 부활시켜 전방위 사정에 시동을 걸었지만, 많은 부분은

검찰에 기대야 하는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진보정권이다.

진보는 어디에서 시작되는 걸까. 불의를 찍어내는 적폐 청산, 전방위 사정으로 현실 속 그림자를 지울 수는 있다.

적폐에 메스를 대는 것은 모든 정권들이 취임 초 해야 할 목록인 ‘투 두 리스트’에 속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것으로

 깨끗한 나라, 정의가 바로선 나라가 되지는 않았다.


 방향을 틀어 국민의 인권을 높이는 개혁이라면 진보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진보가 자유, 인권을 확대하는 데 있다면 그 연장선에서 개인의 인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수사기관을 개혁하는 게

 먼저다. 가령 ‘정유라 금지법’은 어떨까. 아무리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밉다 해도 구속 영장을 청구,

재청구하고 다시 불러 세 번째 영장을 칠 듯 압박하는 것은 개인 인권에 반한다.


 인권의 기준에서, 검사가 처음부터 모든 혐의를 훑은 뒤 가장 주된 것을 이유로 영장을 청구한 결과가 기각이었다면

 그것으로 끝이어야 했다.

정유라가 새벽에 출두해 최순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보쌈증언 논란이 맞는다면, 특검은 더 큰 공정함과 신뢰를

잃은 것이 된다. 정유라의 인권마저 보호한 수사라면 그 결과는 공허하지 않을 것 같다.





이태규 뉴스1부문장 tglee@hankookilbo.com







  
  


2014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경기에 출전한 정유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