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숨겨진 실체 해부
[일요신문] 여중생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영학 씨(35)가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의 전말을 비롯해 이 씨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행적이 하나둘 밝혀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과거 희귀 난치병에 걸린 딸의 치료를 위해 눈물로 호소하던 ‘어금니 아빠’ 이미지에 감춰진 이 씨의 모습들을 들춰봤다.
지난 13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여중생 사건의 피의자 이 씨에게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제추행 살인과 형법상 추행유인,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자신의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씨는 지난 9월 30일 낮 12시 20분께 딸 이 아무개 양(14)에게 피해자 A 양(14)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으로
데려오게 했다.
자택에서 이 씨는 A 양에게 수면제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시게 해 잠들게 한 뒤 추행했다.
다음날인 10월 1일 오후 12시 30분께 A 양이 깨어나 저항하자 이 씨는 A 양을 넥타이와 수건 등으로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도 영월군 야산에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 씨가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딸 위해 눈물로 호소’ 천사 ‘어금니 아빠’
이 씨가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건 12년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지난 2005년 이 씨는 자신과 똑같은 병을 갖고 태어난 딸을 살리려 애쓰는 모습을 한 방송에서 공개했다.
당시 방송에서 이 씨는 자신이 앓고 있는 희귀 난치병 ‘거대 백악종’으로 턱뼈와 잇몸을 제거했고 어금니가 한 개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아울러 딸에게도 유전된 사실도 함께 화제가 됐다. 이 씨가 이른바 ‘어금니 아빠’로 불리게 된 사연은 이러했다.
이후 이 씨는 홈페이지 운영과 자신의 삶을 책으로 펴내는 등 방법으로 후원금을 모금해 왔다. 지난 2007년 이 씨가
발간한 책 <어금니 아빠의 행복>은 가진 것도 없고 자신과 같은 병을 앓는 딸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어금니 아빠’의 희망 이야기라고 소개돼 있다.
이후에도 2009년엔 미국 시애틀과 로스 앤젤레스 한인 타운 등에서 딸이 좋아하는 만화 주인공 가면을 쓰고 전단을
뿌리며 모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가장 최근인 올해 2월에도 이 씨는 방송에 출연해 ‘유전성 거대 백악종’을 앓고 있는 딸의 투병생활을 소개했다.
# ‘지적·정신장애·기초생활수급자’ 이면에 드러난 ‘호화 생활’
아울러 경찰조사 결과 이 씨가 과거 지적·정신장애 2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지난 2015년 11월 지적·정신장애 2급으로 보건복지부에서 장애인 복지카드를 발부 받았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 씨는 지적장애 3급·정신장애 3급으로 중복장애 합산 기준에 따라 지적·정신장애 2급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이 씨와 같은 장애 등급을 받은 장애인을 지능지수가 35~60 미만으로, 일상생활의 ‘단순한 행동’을
훈련시킬 수 있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이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복지 혜택까지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지난 10여 년간 기초생활수급자로 분류돼 매달 170만 원가량의 복지 혜택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 중랑구에 따르면 그는 2005년부터 올해 9월까지 생계급여 100만 원과 장애수당, 주거수당까지 포함해 매달
170만 원가량을 받았다.
이 씨는 고급 승용차 여러 대를 운전했는데 2000cc 미만의 외제차 한 대만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했다. 이 차는 시가
4000만 원 넘는 외제차였지만 배기량이 1999cc여서 재산 기준에서 빠졌다.
중랑구에 따르면 지체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의 2000cc 미만의 차량은 재산 산정 기준에서 제외된다. 이 씨가 제도의
허점을 의도적으로 노리고 복지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지적정신장애', '기초생활수급자'로 밝혀진 바와 달리 정작 이 씨의 실제 생활은 호화스러웠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이 씨는 자신 명의의 차로 한 대가 등록돼 있지만 외제차를 포함한 고급 차량을 3대 이상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만 원짜리 강아지를 사고 판 정황이 포착됐으며, 그와 숨진 부인이 온몸에 한 문신 비용도 수천만 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어금니 아빠' 이 씨가 11일 오전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 중랑구 사건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준선 기자
# 범행에선 지적장애 무색케 한 치밀한 ‘살인범’
그러나 지적정신장애 등급을 받은 이 씨의 본모습은 이번 살인 사건에서 경약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특히 이 씨는 범죄 전후 과정에서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영학 씨는 지난 9월 30일 딸을 시켜 A 양을 중랑구 망우동 집으로 유인했다.
경찰은 그가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왔던 A 양을 알고 있었고 성적 욕구를 해소할 범행대상으로 선정한 뒤 딸과 함께
A 양을 집으로 유인할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씨 집 냉장고에는 전날 미리 준비해 둔 수면제가 담긴 음료수병이 들어있었다.
이 음료수를 마시고 잠 든 A 씨를 성추행했고 다음날인 10월 1일 딸이 외출한 사이 오후 12시 30분쯤 잠에서 깬 A 양을 살해했다.
이 씨의 치밀함은 범행 도주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이 씨는 A 양을 살해한 1일 오후 5시 18분쯤 딸과 함께 검은색 여행 가방을 차량에 싣고 블랙박스를 뗀 채 강원도 영월군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다.
이 씨는 다음날인 2일 오후 7시쯤 강원 정선군 한 모텔에 입실해 얼마간 머문 뒤 이른 새벽 서울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숙소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두고 나오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아울러 A 양 유기 후엔 시신을 담았던 여행용 가방에 마네킹을 대신 넣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A 양을 살해한 후 알리바이를 세우기도 했다.
이 씨는 A 양의 시신을 유기한 다음날인 지난 2일 딸과 함께 촬영한 동영상에서 “자살을 마음먹고 영양제통 안에 약을 넣어놨는데 A 양이 모르고 먹었다”고 말했다.
자살하기 위해 준비해놓은 수면제를 A 양이 실수로 먹어 사망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 성적 집착 ‘사이코패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딸에게 “엄마 역할을 대신할 착한 친구를 데려오라”며 A 양을 미리 특정해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경찰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면담 분석 결과 이 씨에게 사이코패스 성향이 공식 확인됐다.
이 씨 심리 면담을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이주현 경사는 13일 “이영학은 보통 사람들보다 성적 각성 수준이 높은데 처음 만난 성인 여자들은 그것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라며 “통제가 쉬운 여자 청소년을
범행대상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외부 전문가들은 이 씨에게 도착적 성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어린 시절 아무래도 장애 탓에 또래 여자애들에게도 자신감 있게 접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음란물에 집착한다든지 성도착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교수는 “아동 성범죄자들에게서는 나이가 어리고 취약한 대상을 상대로 자존감을 회복하고자 하는 왜곡된 심리적 특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미성년을 향한 이 씨의 집착은 그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성적 변태성향을 보이는 문구와 욕설이 적지 않았다.
그는 ‘양아오빠’란 이름을 사용하며 “함께할 동생 구함. 나이 14부터 20 아래까지.
개인 룸, 샤워실 제공”이라는 글을 올려 나이 어린 여자 청소년을 ‘유인’했다.
또 “가정 학교문제 상담 환영 기본급 3~6개월 기본 60~80 이후 작업 시 수당지급”이라는 ‘조건만남’ 취지의 문구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ilyo.co.kr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추악한 두 얼굴
[SBS funE | 강선애 기자]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추악한 두 얼굴이 드러났다.
13일 밤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선 딸 친구를 살해한 후 드러난 두 얼굴로 온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실체를 파헤쳤다.
치아 뿌리에 악성 종양이 계속 자라는 희귀 난치병 ‘유전성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는 이영학. 그는 2006년 한 방송을
통해 사연이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11년간 많은 언론을 통해 소개되며 ‘어금니 아빠’로 불려왔다.
그는 수차례의 수술로 어금니가 1개밖에 남지 않은 아픈 몸으로 자신과 같은 병을 가지고 태어난 딸 이 양(14)의 치료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을 출간했을 때도, 딸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국토대장정, 해외모금 활동 등의 고된 노력을 이어갈 때도 사람들은 그를 한마음으로 응원해왔다.
그런데 지난 5일, 이 씨가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검거되면서 그동안 천사의 가면 뒤에 숨겨져 있던 그의 충격적인 실체가 드러났다. 피해자는 딸의 친구 김 양이었고, 딸 이 양이 공범으로 범행에 동원된 끔찍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지난 11년 간 언론을 통해 ‘딸 바보, 천사 아빠’로 알려졌던 이 씨는 하루아침에 딸의 친구를 살해한 흉악범이 되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충격적인 살인 행각이 드러난 이후 그의 경악스러운 과거 행적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 씨가 SNS와 인터넷 사이트에서 성매매를 위한 조건만남을 알선하거나 청소년에게 1대1 접촉을 시도해 온 정황이
드러났고, 그가 실제로 서울 강남에서 성매매가 가능한 퇴폐 마사지 업소를 운영한 것이 밝혀졌다.
이영학의 휴대폰과 PC에는 음란동영상이 가득했다. 이영학의 의붓아버지에게오랫동안 성폭행 당해온 것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부인.
이영학이 갖고 있는 음란동영상에는 부인이 생전에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하는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 파일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남편이 아내가 타인과 성관계를 맺는 동영상을 보관하는 것은 굉장히 비정상적이다”라며 “이 남자는 성적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었고, 성적욕구는 굉장히 고양이 돼 있지만 문제는 현실적
으로 그걸 해소할 수가 없었다”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결국 딸의 친구를 죽인 범행동기도 성적 욕구 때문인 걸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 이영학은 초등학교 때 집에 놀러온 딸의 친구인 피해자를 범행대상으로 선정하여 성적욕구를
해소할 목적으로 범행하였다고 진술했다.
더 큰 충격은 이제 겨우 14세인 딸이 왜, 자신의 친구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직접 먹이면서까지 아빠의 범행을 도왔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권일용 교수는 “아빠의 의도에 따라 내가 행동하지 않았을 경우에 내가 버림을 받는다든지 누구도 날 양육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두려움이 형성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든지 문제가 되는 행동을 보고도
의사표현을 적절히 하지 못했을 것”이라 고 말했다.
이영학을 도운 사람은 딸 뿐만이 아니라 공범이라 여겨지는 박씨도 있었다.
박씨는 이영학이 범행 이후 다른 지역으로 도주할 수 있도록 차량을 제공하고, 그가 돌아온 후 지낼 은신처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박씨는 이영학이 일했던 카센터의 사장님이라 했다. 그가 왜 이영학을 도왔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
이에 이수정 교수는 “이런 것들은 일반인들이 갖는 어떤 인간관계망의 특성들하고는 굉장히 달라 보인다. 이런 불법적 제안에 적극 나설 이유가 사실 없다.
보통 사람들은 거절했을 거다”라며 “이득이 공유됐다는 거다. 돈이든 성(性)이든”이라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이영학은 방송을 통해 ‘어금니 아빠’로 불리며 천사같은 아빠로 많은 사람들의 동정을 받아왔다.
과거 이영학의 방송을 담당했던 PD는 그에 대해 “방송을 너무 잘 안다”며 “본인이 나서서 촬영할 때도 ‘이 정도면
됐나요?’라든가 참치통조림을 꺼내면서 ‘이걸 먹으면서 찍으면 좀 불쌍해 보이지 않을까요?’라고 했다”라고 기억했다.
이영학은 목적하는 바를 얻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는지 너무 잘 알았던 남자였다.
천사의 가면을 쓰고 살아온 악마, ‘어금니 아빠’의 실체는 알려질 수록 더 큰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씨에게 마스크도 씌우지않았고 수갑 찬 손목도 가리지않았다.
이씨는 이날 오전 중랑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뒤 호송됐다.
[조문규 기자]
"형사님, 전 이 집에서 발길이 안 떨어집니다" 애원한 피해 여중생 아빠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어금니 아빠'의 손에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가 스스로 이영학의 집을 찾아내고, 사다리차를 동원하며 경찰 수사를 간절히 애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SBS는 이영학 사건의 피해자 김 양(14)의 부모가 '피해자의 행적을 좇아 CCTV를 확인한 건 자신들이었다'고 말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CCTV 확인 과정에 대해서 "형사가 그런 거 아니다.
제가 교회에 들어가서 '애를 잃어버렸다' 구구절절 설명해 CCTV 보게끔 허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영학의 집을 찾아내는 것도 형사가 아닌 부모가 했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딸의) 친구를 불러서 '너 혹시 (이영학 딸) 집 아니?'라고 물어봤고, '안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데려다 달라'고 요청, 경찰과 함께 집 앞을 찾아갔다.
경찰이 밝힌 이영학 사건 시간대별 활동사항에는 사다리차를 동원해 내부 수색을 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에 나온 사다리차도 피해자 부모가 사설 업체를 이용해 직접 불렀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애 아빠 친구가 사다리차를 해요. 사다리차를 우리가 사설로 불렀어요"라고 말했다.
경찰도 사정이 있었다. 영장이 없어 집 내부 수색을 할 수 없었던 것.
그러나 김 양 부모는 경찰에 사정해 겨우 내부 수색을 했다고 전했다.
김 양 아버지는 '(딸이) 없으니까 이 집 하고는 연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경찰에게, "형사님, 전 이 집에서 발길이 안 떨어집니다"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어금니 아빠 수사, '부서간 칸막이'로 초기 20시간 날려
특히 수사팀 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사건 초기 하루 가까이 되는 시간을 날린 사실이 드러나면서 실종 수사 전반에
◇ 강력팀 내사했는데…전담팀은 몰랐다고?
서울 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전담수사팀은 1일 오후 9시쯤, 전날 실종된 A(14) 양의 어머니로부터 A 양이 친구 이모(14) 양과 만났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하지만 전담팀은 다음 날 오후 5시쯤까지 이 양이 이영학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고 20여 시간을 허비했다.
같은 중랑서 내 형사과 강력팀이 한 달 전부터 이영학의 행동을 이상히 여겨 내사를 진행중이었으나 이를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강력팀은 앞서 이 씨가 아내에게 상해를 입히고 자살을 방조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이 가족이 전에 살던 집 이웃들에 대한 탐문까지 마친 상태였다.
이를 까맣게 몰랐던 전담팀은 그동안 이미 꺼져있던 이 양의 스마트폰에 전화를 걸거나 페이스북 계정, 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뒤지는 정도에 그쳤다.
◇ '부서간 칸막이'에 갇힌 핵심수사단서
전담팀이 강력팀과 공조수사를 펴기 위해서는 해당 실종사건에서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전담팀은 주변 주민들을 탐문하다 이 양 가족에 대한 수상한 소문을 듣고 나서야 강력팀의 지원을 요청했다. 그때까지 '내사'에 대한 정보교류는 이뤄지지 못했다.
수사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전담부서를 만들었지만 한 지붕을 쓰는 경찰서 안에서도 '부서 간 칸막이' 안에 핵심 수사단서가 갇힌 꼴이다.
실제로 13일 이 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경찰은 "전담팀 실종수사중 이 양에 대한 내부 조회를 통해 이영학의 내사여부를 파악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막막하던 수사는 지난 4일 경찰서장에게 보고되고 합동수사가 개시되면서 뒤늦게 속도를 냈다.

(사진=자료사진)
일선 경찰서 내 여성청소년 전담수사팀은 박근혜정부 초기인 지난 2012년부터 신설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부족한 인력에 수사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자구책으로 실종사건 전담팀을 따로 구성하고 있다. 일반 여성청소년 전담팀의 경우 당직근무가 끝나면
실종전담팀에서는 팀 내 정보교류가 비교적 용이하고 전문인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이를 구성한 경찰서가 서울의 경우 절반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발생한 중랑서는 별도로 구성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는 "실종사건은 초기 전문적인 개입이 중요한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심각성을 느끼고 실종전담팀이나 '실종과'로의 확대개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와 함께 실적 이기주의 등으로 막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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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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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여중생을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아빠' 이영학 씨가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2017.10.14.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의 딸 이모양이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C)창업일보. |
'어금니 아빠' 개인계좌 후원' 문제점 없나
딸 치료비 호소 수시로 모금했지만 호화생활 정황
전문가 "기관 통한 기부가 확실하고 더 효과적"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수년간 개인계좌로 딸 치료비를 후원받았던 여중생 살해 피의자 이영학(35)이 호화생활을 해온 정황이 알려지면서 '개인계좌 후원' 방식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5년부터 희소병 거대백악종에 걸린 부녀 사연으로 세상에 얼굴을 알린 이씨는 수시로 딸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딸 또는 부인 계좌로 후원을 요청했다.
홈페이지·블로그·SNS·유튜브 등을 이용했고 일부 방송에도 이 계좌가 공개됐다.
하지만 이처럼 개인계좌로 보내진 후원금의 경우 얼마나 모였는지, 용도에 맞게 쓰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해마다 기부금품모집법에 따라 후원금 집행내용을 공개하는 기부·사회복지기관에 비해 운영이 현저히 불투명한 것이다.
전방위적 모금을 한 이씨가 정작 고급 승용차를 몰고 값비싼 혈통견을 분양받는 등 호화생활을 한 정황이 최근
드러났다.
이씨 스스로 딸 후원계좌에 입금된 500만원을 지인에게 빌려줬다가 사기를 당해 잃었다고 자신의 블로그에서 고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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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방송된 MBC 화제집중에서 이영학 부인 명의의 계좌번호와 딸 이름을 딴 후원
홈페이지 주소가 공개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 News1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개인계좌 등을 통해 직접 기부금을 주고받는 사례는 적지 않다.
통계청 사회조사(2015)에 따르면 1년간 현금을 기부한 경험이 있는 사람 가운데 15.4%가 단체를 통하지 않고 대상자에게 직접 기부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에서는 자신이나 타인의 사연을 공유하며 개인계좌로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다수 볼 수 있다. 지인의 수술비를 모금한다거나 다친 길고양이, 유기견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모은다 등 다양한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개인계좌로 후원하는 것은 지양하고, 믿을 수 있는 기부단체를 통해 후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조흥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십시일반·상부상조의 취지는 좋지만 돕는 것도 조직적·과학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일시적인 동정과 과잉도움은 오히려 의존심을 키울 수 있다"며 "공인된 기관은 사정을 충분히 보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도움을 주고 상담 등 복지서비스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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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이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 유기에 사용한 BMW사의 X1 차량이 9일 오
후 서울 중랑경찰서 주차장에 세워져있다. 이 차량은 이씨 친형 지인의 명의로 돼있지만
이씨가 자주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7.10.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예를 들어 KBS '동행'의 후원금을 관리하는 초록나눔어린이재단은 사회복지사가 출연자와 논의해 목표 금액과 사용
처를 설계하고 목표만큼만 지원한다.
모금액이 그보다 많을 경우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쓴다. 지원 후에는 증빙서류·가정방문 등을 통해 후원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확인한다.
저소득층 생계를 지원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역시 후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소득수준을 확인하며, 의료비는 계산서와 진단서를 확인하고 병원 통장으로 입금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부자의 목적과 의향에 달린 것이기 때문에 어떤 기부방식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개인이든 단체든 기부처를 선택할 때 홈페이지·방문·전화 등을 통해 철저히 사전정보조사를 하는 게 좋다"고
권유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SNS상에서 이뤄지는 개인후원의 경우 수혜자의 필요가 정확하고 객관화된 사실
인지조차 확인하기 어렵다"며 "점검기관이 없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간 직접 기부가 많은 현상은 민간기부문화가 약하고 관련 법·제도 정비가 부족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공인
기관을 통해 기부하는 편이 훨씬 확실하고 세금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홍보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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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서울북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17.10.1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다만 단체를 통한 기부 역시 개선돼야 할 점은 있다.
이씨는 지난 2월에도 SBS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에 출연해 관련 기관으로부터 5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이씨가 호화생활을 한 정황이 드러나자 해당 기관도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기관 관계자는 "장애등급·기초생활보장수급자 여부에 관한 정부기관 서류와 의사소견서 등을 검토해 지원을 결정
했다"며 "서류상으론 문제가 없었지만 기관 차원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씨와 같은 경우 딸의 치료비를 아버지 주머니에 넣어주는 게 아니라 기관이 병원에 직접 지급해 왜곡된
사용을 막아야 한다"며 "후원금 사용을 지속적으로 감시·감독할 수 있는 기부체계를 제도적으로 확립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13/뉴스1 ze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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