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능 다시 D-2일 .. 평상심 유지가 성패 가른다
[대입 일정 꼼꼼히 확인.. 논술, 기출문제로 실전 연습]
수능형 생체리듬 만들어나가야
새 문제 풀기보단 취약 부분 보강
스마트폰·SNS 멀리하는게 좋아
"수능 시험장에 가져갈 준비물을 챙기고 잘 준비를 하다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연기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꿈'인가 싶었다.
며칠간 '이제 정말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며 수능을 준비했는데,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더라.
잠도 잘 오지 않고 목요일 하루를 멍하니 보냈다.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억지로 책을 펴고 공부를 시작하니 집중력이 조금씩 돌아왔다.
수능일까지 공부보단 컨디션 유지에 집중할 생각이다." (한진호·가명·19·재수생)
"수능 전날에도 공부할 게 너무 많아서 초조했는데, 일주일 연기돼서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기회가 생겼다'는 기분으로 공부하고 있다. (수시 지원했는데)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넘겨서 올해
꼭 합격하고 싶다." (김재인·가명·고 3·서울 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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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연기되면서 수험생들은
오늘 두 번째 수능 D-2일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컨디션을 잘 유지하며 남은 기간을 취약점을
보강하는 기회로 삼아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수능 연기 발표 다음 날인 21일 오전 강원
춘천시립도서관에서 공부 중인 고 3 수험생 모습.
/연합뉴스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올해 수능은 오는 23일(목)에 치러진다. 수능이 연기된 것은 지난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학별 논술·면접 등 수시모집 일정이 일주일씩 늦춰진다.
내달 30일 시작 예정이던 정시모집 원서 접수도 내년 1월 6~9일로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일정만 달라졌을 뿐 전과 같은 상황이다.
당황하지 말고 남은 기간에도 지금까지 해온 것과 같이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시 맞은 '수능 D-3', 수험생·학부모는 어떻게 수능과 대입을 준비해야 할까.
◇'평상심' 유지가 관건… 스마트폰·SNS 멀리해야
교육부가 수능 연기를 발표한 후 수험생·학부모 사이에선 '혼란'과 '안도'가 교차했다.
무엇보다 수능에 맞춰 컨디션 관리를 해온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그간 수능 당일에 맞춰 쌓아온 리듬과 긴장감이
한순간에 무너진 느낌"이라는 한탄이 쏟아졌다.
재수생 최모(21)양은 "1년 넘는 시간 동안 11월 16일에 맞춰 수능 준비를 했는데 갑작스러운 연기 발표에 모든 게
엉망이 됐다"며 "남은 기간을 또 어떻게 버틸지, 혹여 23일까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고 3인 김모(18)군도 "친구의 모의고사 문제집을 복사해 다시 공부하고 있지만 마음이 착잡해 글자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며 "앞으로 3일간 컨디션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능 점수가 크게 달라질 것 같아 23일에 맞춰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능을 미뤄달라는 제 기도를 들어주신 건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자 온 우주가
도와주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수험생은 "처음 수능 연기 소식을 접하곤 잠시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곧장 '성적 향상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간 취약했던 과학탐구 영역을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진학 지도를 담당하는 고교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불안하고 허탈한 마음, 들뜬 마음 모두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안감 탓에 남은 기간을 허송세월하는 것도 문제지만, '다시 기회를 잡았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공부해서도 안 된다는 얘기다.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수능 연기는 모두에게 닥친 일로, 최상의 컨디션이 흐트러진 것은 자신만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며 "침착하게 23일을 기준으로 수능형 바이오 리듬을 다시금 조절해 나가라"고 전했다.
스마트폰,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등도 멀리해야 한다.
사상 유례없는 수능 연기 사태인 만큼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담'이 도는 등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가 술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친지들의 걱정스러운 전화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메신저 등도 철저히 차단할 필요가 있다. 김
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앞으로 미뤄지는 입시 일정 등 시험 관련 내용만 점검하고, 수능일까지 스마트폰을 멀리하라"고 조언했다.
"향후 일정에 대한 섣부른 예측과 우려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요.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지금껏 해온 대로 반복 학습을 해야 합니다.
수능일까지 '누가 더 평상심(平常心)을 유지하느냐'가 수능 성패를 가리는 핵심이 될 겁니다."
컨디션 관리도 필수다. 특히 긴장감이 풀어진 상태에서는 기온 차이로 인해 감기 몸살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찬 바람을 조심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소장은 "평소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라"며 "공부하는 틈틈이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푸는 것은 건강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모의고사서 '틀린' 문제 집중 공략해야
이번 수능 연기 사태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면, 수험생에겐 수능 학습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간이 며칠 더 생긴 셈이다. 각 고교에서는 학교 일정과 수업 시간표를 조정, 고 3 학생들의 수능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대처하고 있다.
서울의 한 일반고 교사는 "(15일에 학생 대부분이 문제집을 버렸기 때문에) 16일 모든 교사가 총동원돼 문제집을 복사, 학생들에게 제공했다"며 "수능일까지 취약 과목·단원을 보강할 수 있도록 앞으로 3일간 교내에서 다양한 특강을 진행, 학생들이 선택해서 들을 수 있게 했다"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기다.
취약 과목이 있다면 해당 과목 학습을 우선하고,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수능 최저 학력 기준' 반영 영역을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짜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모의고사 문제를 다시 한 번 철저히 분석해 수능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오답 노트를 다시 집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6·9월 모의고사 등에서 틀린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게 효과적이란 얘기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사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번 수능 연기에) 가장 큰 충격을 받고 당황했을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에서 리듬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수능까지 좀 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중·상위권 학생들은 지금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역전 기회까지 노려볼 수 있다. 오답 노트를 중심으로 시간대별 학습 계획을 잘 세워 실천하면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대치동 학원가엔 수능 연기 발표 당일 수험생 혼란을 노린 '특강' 프로그램(유료)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능이 3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불안한 마음에 이런 고액 특강에 눈을 돌리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다.
이강현 이강학원 대표는 "실제 수능과 같은 시간표로 실전과 똑같이 문제 풀이 연습을 하는 게 도움된다"고 강조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학원 역시 "지금은 학원 특강을 듣기보다는 자기 주도 학습을 하는 게 시간을 아끼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대입 일정, 대학 홈페이지서 꼭 확인해야
대입 일정 변화에 따라 각 대학은 입시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학교 상황을 정비하고 있다. 우수영 서울시립대
입학처장은 "수험생은 날짜만 연기됐을 뿐 달라진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남은 입시를 잘 대비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대교협은 수험생의 혼란을 줄여 홈페이지를 통해 '2018 수능 연기에 따른 전형 일정 변경 안내' 등을 공지하고 있다.
성균관대 등 각 대학도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논술고사 일정 변경안 등을 안내하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수험생은 지원 대학 홈페이지에서 전형 일정 변경 공지를 반드시 확인,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능 직후 시작될 논술, 실전 훈련해야
대학별 논술고사 일정은 일주일씩 연기됐다.
애초 수능이 끝난 직후 주말인 11월 18~19일 논술고사를 시행하기로 계획했던 가톨릭대·경희대·단국대(죽전)·덕성여대·동국대·서강대·성균관대·세종대·숙명여대·숭실대·연세대·울산대·한국산업기술대·한국항공대·한양대(에리카) 등이
25~26일로 시험을 미뤘다.
11월 25~26일 논술고사를 진행하려던 광운대·경북대·부산대·서울여대·연세대(원주)·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
(서울·글로벌)·한양대 등도 12월 1~3일로 순연(順延)했다.
아주대와 인하대는 12월 9~10일 치른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많이 혼란스럽겠지만, 변경된 일정에 따라 다시 차분하게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논술전형으로 대입 합격증을 거머쥔 선배들은 '기출문제를 활용한 실전 연습'을 강조했다.
김나연(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1)씨는 지난해 수능을 치르자마자 집으로 가 논술고사 준비를 시작했다.
'논술전형에 꼭 합격해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았지만, 이미 수능에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 터라 더는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다음 날 어떤 자료를 어떻게 압축해 공부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정도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본격적인 준비는 다음 날 아침 시작했다.
오전엔 그간 공부했던 자료를 가볍게 훑어 보면서 논술에 대한 감(感)을 되찾는 데 중점을 뒀다.
김씨는 "대학별 논술고사는 일정한 방향의 답이 정해진 시험"이라며 "학교가 요구하는 논리와 구조를 체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오후에는 답안을 한두 편 직접 손으로 써봤다.
그는 "글을 한 편이라도 완성해 보면 작문부터 시간 배분까지 다각도의 감각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논술고사까지 1~2주가 주어진 경우라면 시험 당일까지 20번 넘게 연습할 수 있다. 김씨는 "실전 연습을 많이 할수록
합격에 대한 확신도 커진다"고 조언했다.
수능 이후 학생들은 논술전형에 지원한 '논술파'와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 '면접파'로 갈린다.
이때 같은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뭉쳐 공부하면 효율적이다.
지난해 수시모집 원서 6장을 모두 논술전형으로 지원한 박지호(서강대 전자공학과 1)군은 논술고사 보는 친구들과 수능 다음 날 만나 함께 공부했다.
박군은 "수능이라는 큰 시험이 끝난 뒤 혼자 공부하면 온갖 잡생각이 들어 자칫 논술고사 준비에 집중하지 못할 수
있다"며 "비슷한 시험을 앞둔 친구들이 모여 공부하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막판에 봐야 할 자료는 각 대학 기출 및 모의고사 문제, 예시 답안이다.
이를 통해 대학이 장문·단문 중 어느 것을 요구하는지, 채점 기준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박군은 "수리형 문항은 답을 찾은 결과보다 답안을 써내려가는 논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예시 답안의 풀이 구조를
잘 살피고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교과서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논술 문제를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기 때문이다.
김병진 소장은 "교과서가 다루는 개념들을 전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최소 3년치 기출문제를 옆에 놓고 교과서
개념을 문제에 어떻게 활용했는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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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날 또 지진나면 어쩌죠"..수험생·학부모 전전긍긍
"재수까지 했는데.." 불안해하는 학생, 내색 않으려 학부모도 힘들어
포항 수험생 공부할 공간 마땅치 않아..매뉴얼 있어도 일선 학교 혼란
지진 후 첫 등교 앞둔 초중고 학부모 "학교 보내려니 마음 안 놓여"
(포항=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1주일 연기한다고 했을 때는 안심이 됐는데 수능이 하루하루 다가오니 긴장감이
오히려 커지는 것 같아요."
한반도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 큰 강진으로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1주일 연기돼 오는 23일 치러지지만, 수험생과 학부모 등의 불안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 수험생과 학부모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당초 정부가 사상 처음 수능 연기 방침을 발표하자 진앙인 포항에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리면서도 "고사장이 상당수
파손돼 수험생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데다 극도의 불안 상태에서 시험을 치를 경우 공정성을 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규모 5.4 지진 이후 19일 오전까지만 56차례 여진이 이어지면서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를 중심으로 또다시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연기된 수능..문제지 수거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오전 강원 춘천
교육지원청에 각 시험장으로 향했던 문제지가 수거되고 있다.
2017.11.16 hak@yna.co.kr
특히 진앙 인근 수험생들은 심리적 불안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큰 데다 강진으로 파손된 건물이 많아 공부할 공간마저 마땅히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공공도서관이나 그나마 상태가 좋은 독서실을 찾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혼란 [연합뉴스TV 제공]](https://t1.daumcdn.net/news/201711/19/yonhap/20171119122115840vttz.jpg)
혼란 [연합뉴스TV 제공]
2년 전 개관해 비교적 시설이 깨끗한 포은중앙도서관은 원래 주말과 휴일에는 문을 일찍 닫고 월요일은 휴관하지만
지진 이후 수능생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월요일 휴관 계획을 취소하고 운영 시간도 연장했다.
포항여고 3학년 이모(18)양은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공부하고 있는데 '혹시 이러다 수능 당일 큰 지진 나면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했다.
재수생 김모(19)군은 "작년 수능 때는 경주 지진 후라 여진 공포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포항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좀처럼 안정이 안 된다"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수험생 자녀를 둔 북구 흥해읍 김모(47)씨는 "다행히 집이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수능 앞둔
딸아이가 초조해 할까 봐 여진이 나도 내색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다.
연기된 수능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험 당일 또다시 지진이 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는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육 당국은 이 같은 때를 대비한 매뉴얼을 최근 배포했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포항지역 한 고교 교사는 "매뉴얼 상으로는 경미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책상 아래로 대피만 한다고 되어있지만 경미한 지진이 어디까지를 뜻하는지 알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포항고 손창준 교장은 "지진 이후 수능이 연기된 데 이어 휴업 결정이 내려져 그동안 수험생들을 대면할 수 없었다"면서 "20일 수험생들이 다시 정상등교하면 전문 상담사를 통해 불안해하는 학생들의 심리 안정을 도울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능과 지진으로 지난 16일과 17일 휴업을 한 포항지역 127개 유·초·중·고 가운데 99개교는 20일부터 정상등교하기로 했지만 이들 학교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할 지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
초등학교 3학년 학부모 이모(35·여)씨는 "학교에서는 '괜찮다'고 하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니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다시 수능 前 '마지막 2일'..의연한 수험생들
"오히려 부족한 과목을 채울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모군·19)
뚝 떨어진 기온에 두꺼운 패딩 점퍼를 껴입고 양손에는 문제집을 한가득 들었다.
감기라도 걸릴까 코와 입을 가린 마스크 위로 보이는 눈빛은 비장하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전쟁터로 다시 나서는
고된 병사의 모습마저 겹친다.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탓에 다시 돌아온 '수능 전 마지막 주말'이다.
18일 오전 7시 토요일 아침에도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는 수험생들이 쏟아졌다.
학원 앞은 수험생 자녀를 실어나르는 부모들의 차가 쉴새 없이 오갔다.
이날 마주친 수험생들은 수능 연기 발표의 충격을 뒤로 하고 평정심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한
입시학원의 강의실 안은 이른 시간임에도 10여명의 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문제집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책상 위에는 버려졌던 문제집이 높게 쌓였다.
평소처럼 자습하기 위해 학원을 찾았다는 염종환씨(20)는 "(수능 연기 발표 이후) 책을 버렸던 친구들이 문제집을 많이 샀고, 열심히 찾아다닌 친구들도 있었다"며 "주말 아침인 데다 자율 학습임에도 많은 친구가 와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찾은 대부분의 입시학원은 주말에 강의 대신 강의실을 개방해 자율학습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학원에 들어가지 않고 인근 스터디카페 등에서 자유롭게 공부하는 수험생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대치동 은마사거리 한 스터디카페에서 공부 중이던 김효경씨(20)는 "남은 일주일 동안 장소를 고정해놓는 것이 편할 것 같아서 스터디카페를 찾게 됐다"며 "원래 하던 공부니 평일과 주말의 구분은 의미 없고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자습을 하는 모습.
/ 사진=뉴스1
서울 노량진에도 주말 아침부터 공부하기 위해 집을 나선 수험생들로 가득했다. 앳된 얼굴의 수험생들 표정에는 한결
같이 간절함이 가득했다.
이날 노량진 A 학원에는 빈자리도 상당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학원에 다니던 수험생들이 고향으로 떠난 탓이다.
A 학원 관계자는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본인들이 수능을 치르는 지방으로 내려가 현재 많은 인원이 빠진 모습"
이라며 "단순히 학생들이 긴장이 풀려서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수험생들은 저마다 집중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노량진 B 학원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삼수생 양은석씨(20)는 미뤄진 수능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양씨는 "수능이 연기돼 1년 가까이 준비한 것들이 무용지물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면서도 "어차피 모두가 겪는
혼란이니 나 자신만 다 잡는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습실에서 공부하던 권찬군(19)도 "늘 하던 대로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 나와 공부하며 수능까지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 조문희 기자 moon@mt.co.kr, 유승목 기자 mok@mt.


수험생들 책상 밑으로, 운동장으로 대피
예비시험장으로 옮겨 시험 계속
경북도교육청과 포항교육지원청 복수 관계자는 "일단 지진이 나도 계속 시험은 이뤄진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 경우의 수에 따른 예상되는 조치를 Q&A로 알아봤다.

Q : 여진 규모별로 수능 시험 어떻게 조치하나?
A : "여진과 지진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다 지진이다.
그에 따른 대응 매뉴얼이 있다."
Q : 대응 매뉴얼로 어찌 대응한다는 것인지?
A : "여진이 발생하면, 즉 수능시험 도중 수험장이 흔들흔들하면 가·나·다 3단계로 나눠 조치하게 된다."
Q : 가·나·다는 뭔가?
A : "가는 시험 그대로 진행. 나는 수험생들을 책상 밑으로 대피시키는 단계, 다는 운동장으로
긴급 대피시키는 게 주 내용이다.
자세한 매뉴얼 규정을 다시 읽어봐야 해 다소 다를 순 있지만 크게 보면 이렇다."

Q : 그럼 지진 규모 얼마부터 대응 매뉴얼이 작동하나? 즉 책상 밑으로 들어가는 게 얼마인가?
A : "보통 4.0 기준으로 본다.
매뉴얼에 따로 수치로 얼마 이상이라고 쓰여 있지 않다.
현장에서 잘 판단해야 한다.
그래서 3.0은 가 단계, 4.0은 나 단계, 5.0은 다 단계로 현장에서 대략 생각을 한다. 비공식적인 수치다."
Q : 오늘처럼 규모 3.0 이상 여진으로 교실이 흔들흔들하면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A : "현장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
현장에서 상황을 단계별로 보고하고 분위기를 교육부(대입제도와)에 전한다.
그럼 대응방안이 결정될 것이다. 그걸 따라야 한다."

Q : 예비시험장은 얼마나 떨어져 있나?
A : "30분 이내에 예비시험장을 정해두는 걸 기본으로 한다. 차로 말이다."
Q : 시험을 치다가 뛰어나와 예비시험장으로 수험생이 간다면 교통편은?
A : "수험장 옆에 버스를 대기시키는 것으로 돼 있다. 긴급수송용 버스다. 다 준비를 한다."
Q : 1교시 중에 지진이 나면 시험 무효인가? 밖으로 수험생들이 다 나가야 하는 수준 말이다.
A : "다른 예비시험장으로 옮겨져 시험을 계속 치르도록 하는 게 지침이다. 이에 대한 대책도 20일 오전 교육부 등
정부기관에서 따로 브리핑한다고 알고 있다.
일단 시험 무효는 없다고 보면 된다."

Q : 그럼 4교시나 5교시 때 지진이 나면 어쩌나?
A : "그 역시 예비시험장으로 옮겨서 시험을 치르게 돼 있다.
쳤던 만큼 시간을 빼고 계속 시험을 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시험 무효라고 정해진 건 없다.
물론 현장 상황에 따라 교육부나 정부에서 무효 지침을 내릴 수 있지만 일단 시험은 계속 친다고 보는 게 현재는 맞다."
Q : 그렇다면 책상 밑으로 들어간 시험은?
시험 문제 다 봤는데? A : "그 시험만 아마 재시험을 쳐야지 않겠냐고 생각을 한다.
애매한 케이스 같다.
지침을 만들어 줄 것으로 본다."
Q : 책상 밑으로 피했다가 다시 시험을 계속 치른다면, 대피한 시간만큼 시험 시간을 연장하나?
A : "그렇다. 칠판에 대피 시간을 적어 그만큼 시험 시간을 더 연장한다."
Q : 학생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계속 칠 수 있을까?. 대책이 있나?
A : "보수적으로 답변할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것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참 어려운 일이다. 걱정스러운 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험생에게 알릴 것으로 보인다.
심리상담교사가 현장에 있겠지만…."


포항지진 브리핑하는 행자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김부겸
행자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포항 지진관련
합동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xyz@yna.co.kr

'힘내라 포항 수험생' (포항=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고등학교에서 등교한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2017.11.20 psykims@yna.co.kr
수능중 지진 3단계 요령.."개별대피 금지·감독관 지시 따라야"
"'3단계 행동요령' 따라 대응..시험 무효시 세부 방침 없어 혼란 우려
입실시간 전 발생시 시험장소 예비시험장으로 변경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고유선 이재영 기자 =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포항 지역에 다시 여진이 발생할 경우
대응은 크게는 시험장 입실시간을 기준으로 달라진다. 여진이 수능 당일 입실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을 기준으로 이전에 발생하는지 이후에 발생하는지에 따라 시험장소부터 달라진다.
수능시험이 진행된 이후에 여진이 발생해도 포항 수험생들은 절대로 개별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현장의 시험감독관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 수능일 입실시간·22일 예비소집 전후 여진발생시 행동요령
입실시간인 오전 8시10분 이전에 여진이 일어나면 시험장소가 영천, 경산 등 인근 지역에 마련된 예비시험장 12곳으로 변경된다. 이럴 경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미리 준비한 버스로 단체로 이동한다.
수능 전날인 22일 오후 2시 예비소집 후 여진이 발생해도 시험 당일 관내 시험장에 집결해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한다.
예비소집 전에 여진이 발생하면 예비시험장으로 개별 이동하며 교통비 10만원 지원 또는 학교별 단체이동이 이뤄진다.
◇ 23일 입실 후 수능보다 여진 발생하면 현장 감독관 지시대로
시험 도중에 여진이 발생하면 '수능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에 따라 대응하되 현장 판단을 최우선에 두고 결정한다.
수능일에는 수능시험비상대책본부장인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포항 지역에 대기하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며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경북교육청과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수능 도중 발생하는 지진에 대한 대응은 '가'∼'다'까지 3단계로 나눠 이뤄진다.
'가' 단계는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인 경우 중단 없이 시험을 계속 치르는 게 원칙이다.
'나' 단계는 경미한 상황은 아니지만 안전을 위협받지 않는 상황이다. 이때는 시험을 일시 중지하고 책상 아래로 대피한다. 이어 상황을 확인한 뒤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시험을 재개한다.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다' 단계에서는 운동장으로 대피하도록 돼 있다.
시험실 감독관 지시에 따라 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재개된다면 해당 시간 차이를 반영해 시험종료 시각이 변경된다.
시험장 책임자는 시험 일시 중지 및 속개 여부, 최종 퇴실 및 다음 차시 시작, 시작·종료 시각을 시험지구 상황실에
신속하게 보고해야 한다.
수능시험 중 여진이 발생할 경우 수험생은 어떤 경우에도 임의로 행동해선 안 되며 감독관 지시를 기다려야 한다.
현장 판단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방침에 따라 지진 대응과 관련한 1차 결정은 개별 고사장 책임자(시험장)인 학교장의 판단과 교육당국 협의를 거쳐 이뤄진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 현장 감독관별 판단 다를 때 큰 혼란 우려
하지만 시험 도중 예상외로 심각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큰 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단계 대처 방안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데다 감독관별로 상황에 대한 개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약한 지진 발생 시 시험 재개 여부 판단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에 관한 명시적 규정도 없다.
특히 일부 시험장에서만 시험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대응 방침도 명확하지 않다.
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20일 브리핑에서 "특정 학교만 시험을 못 보는 경우 국가재난
사태에 해당한다"면서도 "국가 전체적으로 재시험을 볼지, 시험을 못 치른 학생에 국한해 따로 대책을 마련할지는
추후 충분한 논의를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대비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일부 시험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비책이 논의된 것은 있지만 지금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충분한 숙고를 거쳐 발표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수능 시험실[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t1.daumcdn.net/news/201711/20/yonhap/20171120124054007qqcs.jpg)
수능 시험실[연합뉴스 자료사진]
◇ 당일 수능 중단 시 세부 대책 미흡…"구제방안은 추후 발표"
수능이 사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세부적인 대응책이 서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시험 당일 실제 지진이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교육부는 수능이 중단될 경우 올해 안에 시험을 다시 치르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이렇다 할 대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진석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은 "운동장으로 대피할 정도의 체감 강도가 있었다면 그 고사장은 시험을 중단하는 것으로 판단하면 된다"며 "출제 규모와 출제 공간 확보 문제 등을 고려하면 2018학년도 입시를 위한 수능을 다시 보기는
힘들다.
해당 고사장에 대한 내부 매뉴얼을 갖고 있으며 구제 방안을 포함해 나중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kong@yna.co.kr
![[그래픽] 포항 지진 피해 건물·수능고사장 현황](https://t1.daumcdn.net/news/201711/19/yonhap/20171119125934800zyw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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