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소액연체자 빚 탕감]‘천만원 이하, 10년 이상’ 연체 대상
최소 80만명 빚 전액 탕감 받을 듯 빚 탕감 과정서 세금투입 없어
기존 성실상환자엔 더 큰 혜택 민간서 빚진 연체기간 9년차는 소외
정부 채무조정 방안
정부가 1,000만원 이하 빚을 10년 넘게 갚지 못한 장기소액연체자 159만명을 대상으로 소득을 따져 상환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빚을 전액 탕감해주기로 했다.
정부가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하는 일차적인 기준은 중위소득의 60% 이하다.
대략 1인가구 기준 월소득 99만원 이하면 전액 빚 탕감 후보가 될 수 있다.
만약 중위소득 60%를 웃돌아도 채무자의 재기를 돕는 차원에서 빚 원금의 90%까지는 깎아주기로 했다.
때문에 빚을 전액 탕감 받는 잠정 후보는 최대 159만명 가량이지만 실제론 대략 절반 정도가 빚을 전액 탕감 받을 걸로 추정된다. 빚 탕감 과정에서 정부 예산은 들어가지 않게 설계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빚을 완전 탕감해주겠다는 새 정부 정책은 그간 유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정책 시행 과정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장기소액연체자 재기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정한 전액 빚 탕감 대상은 국민행복기금과 민간ㆍ공공기관이 보유한 연체기간 10년 이상, 빚 원금 1,000만원
이하인 장기소액연체채권이다.
정부가 추산한 지원대상 규모는 최대 159만명이다.
올해 10월31일을 기준으로 연체기간이 10년을 넘기고 빚 원금이 1,000만원 이하인 사람들이다. 쉽게 말해 2007년
10월 이전부터 지금까지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만 추려낸 것이다.
행복기금 83만명+민간ㆍ공공 빚 연체자 76만명이 후보
현재 이 같은 장기소액연체채권 대부분은 시중 금융기관을 한참 떠도는 과정을 거쳐 지난 정부 때 채무조정을 위해
설립된 국민행복기금과 민간 금융사, 금융공공기관 등에 넘겨져 있는 상황이다.
우선 국민행복기금으로 넘어간 연체채권 가운데 전액 빚 탕감 대상인 장기소액연체자는 83만명이다.
국민행복기금 외 대부업체와 같은 민간 금융사,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장기소액연체는 76만명분에 달한다.
이를 모두 합치면 159만2,000여명으로 정부는 이들을 대상으로 소득과 재산을 따져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빚을 전액 탕감해주기로 했다.
1,000만원을 10년 이상 못 갚을 정도면 사실상 극빈층에 해당하는 만큼 이들의 빚과 이자를 완전히 탕감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는 게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최소 80만명은 빚 탕감 받을 듯
실제 소득심사 과정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 정부 추산으론 이들 대부분이 극빈층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행복기금 미약정자(기금에 빚을 감면 받는 대신 나머지 빚을 갚겠다는 약정을 맺지 않은 연체자) 40만3,000명
가운데 약 46%는 중위소득의 40% 이하(1인가구 기준 월소득 66만원 이하)이며 대부분 신용등급 8~10등급의
저신용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중위소득 60% 이하이면서 1톤 미만 영업용 차량과 같은 생계형 재산을 빼고 회수 가능한 자산이 없어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빚을 전액 탕감해주기로 했다.
159만명은 모두 일단 소득심사 등을 거쳐야 전액 빚 탕감 수혜 여부가 가려진다. 현재 정부도 정확히 몇 명이나 전액
빚 탕감을 받을 수 있을진 추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행복기금 미약정자 기준을 전체로 확대해보면 대략 159만명 중 적어도 80만여명은 전액 빚 탕감을 받을 걸로 추정된다.
기존 성실상환자에겐 더 큰 혜택
이번 대책은 그간 조금씩이라도 빚을 갚아 온 성실상환자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국민행복기금으로 빚이 넘어간 장기소액연체자 83만명은 약정자로 미약정자로 나뉜다.
지난 2013년 행복기금은 시중의 연체채권을 사들여 연체자가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원금의 30~60%를 깎아주고 나머지는 10년에 걸쳐 나눠 받는 식으로 빚을 줄여줬다.
이처럼 기금에 빚을 조금씩 갚는 조건으로 원금의 30~60%를 탕감받은 사람이 약정자다.
반대로 미약정자는 빚을 한푼도 갚지 않고 연체 중인 사람이다. 미약정자의 평균 빚 원금은 450만원으로 약 14년7개월을 연체 중인 사람들이다.
사실상 고의로 빚을 갚지 않았다기 보다 사실상 형편이 어려워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인 셈이다.
정부는 약정자 42만7,000명은 본인 신청시 소득을 따져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 즉시 모든 빚을 탕감해주기로 했다. 미약정자 40만3,000명은 같은 조건일 경우 즉시 기금의 추심은 중단하지만 빚은 3년 후에 탕감해주기로 했다.
이명순 금융위 중소거민금융정책관은 “추후 은닉재산이 발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며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는 장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민간ㆍ공공기관 연체자는 본인이 신청해야
정부는 형평성 차원에서 민간 금융사나 공공기관이 보유한 장기연체채권도 똑같이 없애주기로 했다.
다만 이 역시 성실상환 중인 사람과 연체 중인 사람 간에 차이를 뒀다.
현재 민간금융권(63만5,000명)과 금융공공기관(12만7,000명)으로 연체채권이 넘어간 장기연체자 중 계속해서 연체 중인 사람은 총 76만2,000명이다.
이들 역시 본인이 빚 탕감 기준에 해당된다고 하면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신청을 해야 한다.
소득심사를 거쳐 빚 탕감 기준에 해당되면 추심은 그 즉시 중단되고 대신 연체채권은 3년 뒤 사라진다.
다만 민간과 공공이 보유 중인 연체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정부는 별도의 한시로 운영되는 연체채권 매입기관을 세우기로 했다.
일종의 국민행복기금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대신 연체채권을 매입해 이를 소각하는 일만 한다.
재원은 국민행복기금이 채권을 회수해 생긴 이익금을 가져와 쓰기로 했다. 세금 대신 금융사의 돈으로 장기연체자들의 빚을 없애주는 구조다.
현재 장기연체자지만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통해 빚을 감면 받고 나머지 빚을 갚고 있는 성실상환자는 중위소득 60% 이하 기준을 만족하면 3년 유예기간 없이 그 즉시 빚을 없애준다.
내년 2월부터 한국자산관리공사와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일괄 신청을 받는다.
이들 기관에 가면 그 자리에서 소득심사 등을 바로 받을 수 있고, 한달 안에 수혜 대상자인지를 통보해준다.
형평성 논란은 없나
정부는 장기소액연체자 외 국민행복기금으로 넘어간 연체채권 중 연체기간이 10년 미만이거나 빚 원금이 1,000만원을 넘는 연체채권도 본인이 신청하면 적극적으로 빚을 깎아주기로 했다.
소득을 따져 최대 90%까지 빚을 깎아준다.
이전엔 연체기간 15년을 넘기고 중위소득 24% 이하인 초극빈층에게만 빚을 90% 깎아줬는데 이번에 이 기준을 대폭
낮춘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판단은 이미 행복기금이 매입한 연체채권이라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차라리 이 번에 정리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다. 이 기준에 해당되는 대상자는 총 100만명이다.
이들은 본인 판단에 따라 빚을 90%까지 감면 받고 나머지 10%만 갚는 식으로 이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이번 정부 대책에서 빠진 대상자도 있다.
민간금융사에 빚을 져 연체기간이 10년에 미치지 못한 연체자들이다.
이들의 경우 이번 정부 대책에서 완전히 빠졌다.
만약 정부가 이들 빚까지 탕감해줄 경우 장기소액연체자만 지원해준다는 정책 취지에서 어긋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연체기간이 9년 정도로 긴데도 아깝게 정부 수혜를 받지 못한 연체자들의 경우 당연히 정부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정부 정책 성공 가능성은
이번 대책의 성공 관건은 역시 신청자가 얼마냐 많을 것이냐에 달려 있다.
국민행복기금 역시 2013년 출범 당시엔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았다.
연체자의 빚을 30~60%씩 깎아주는 방식이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는 우려와 함께 연체자의 재기를 돕는 차원에선 긍정적이란 평가가 교차했다.
하지만 정책 시행 뒤엔 곧바로 시들해졌다.
장기연체자의 특성상 본인이 수혜 대상자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 정작 신청인원이 많지 않았던 데다 빚을 깎아줘도
나머지 빚을 갚을 형편이 안돼 제도를 이용하지 않는 미약정자도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간 행복기금에서 채무조정을 받은 사람은 전체 대상자 280만명 중 20%인 58만2,000명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
장기연체자의 경우 연체기간 15년이 되면 소멸시효가 도래돼 굳이 신청하지 않더라도 빚을 완전 탕감 받을 자격을
갖추게 된다.
기존 연체자가 빚 탕감을 신청할 경우 소득심사를 통과해도 추심만 중단되고 3년 뒤 채권이 소각되는 만큼 경우에 따라선 차라리 채권의 소멸시효 도래를 기다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정부는 내년 초부터 대대적인 홍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명순 국장은 “정부가 상당히 홍보를 해서 본인이 수혜 대상자인데 이를 몰라 수혜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최종구(왼쪽에서 세번째) 금융위원장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민행복기금을 비롯해 민간금융회사와 대부업 등에서 소액을 대출해 10년 이상 빚을 갚지 못한 사람들은 약 159만명, 채무원금은 6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채무조정은 국민행복기금 내 장기 소액연체자(83만명)와 국민행복기금 외 대상자로 나눠 진행된다.
민간 금융회사나 대부업체 장기소액연체자들은 신설 기구를 마련해 지원한다. 신설 기구는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관련 시민단체나 사회단체의 기부금, 금융회사들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이뤄지는 비영리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될 예정이다.
정부는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이번 대책이 일회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산이나 소득을 은닉하는 등 부정하게 채무감면을 받은 경우엔 발견 시 감면 조치를 무효로 하고 최장 12년간 금융
석지헌 기자 cake@g-enews.com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장기소액
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당정협의에서 발언하는 금융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장기 소액 연체자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ㆍ정부 “취약층 보호”…대규모 채무지원 대책 발표
ㆍ국민행복기금 83만명·민간 대부업체 등 연체 76만명 포함
ㆍ연체채권 종류따라 상환능력 없으면 즉시 혹은 3년 내 소각
정부가 원금 1000만원 이하 금액을 10년 이상 연체하고 있는 채무자 159만명을 상대로 소득 심사를 거쳐 빚을 탕감
해주기로 했다.
빚 갚을 능력이 없는데도 오랫동안 소액 연체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정부 예산 투입 없이 금융회사 등의 자발적 기부금을 활용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관계부처 간 논의를 거쳐 29일
이 같은 내용의 ‘장기 소액 연체자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 왜 ‘10년 이상’ ‘1000만원 이하’?
내년 2월부터 국민행복기금과 대부업체 등에서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빚을 지고 있는 159만명의 채무 6조2000억원을 면제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10월31일 기준으로 10년 이상 연체된 채권이어야 한다.
국민행복기금 장기 소액 연체자들의 경우 1인당 평균 약 450만원의 빚을, 약 14년7개월 동안 연체 중이다.
이들 가운데 30%가량이 기초생활수급자나 60세 이상 고령자 등 사회 취약계층에 해당한다.
10년 이상 조건이 설정된 이유에 대해 금융위는 “상사채권(상행위로 인해 발생한 채권) 소멸시효 5년, 신용정보원의
연체정보 등록 해제 기간 7년을 넘어 민사채권의 소멸시효인 10년에 이른 채권은 감면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행복기금과 채무조정 약정을 맺은 채무의 평균 원금이 1094만원이며 이를 고려해 원금 잔액 기준을 1000만원으로 잡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책은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장기 소액 연체 채권 중에서 일부를 갚아나가고 있던 약정자들에게도 문을 열었다. 대부업체나 추심업체 등 민간 금융회사들이 개별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장기 소액 연체 채권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장기 소액 연체 상황은 일차적으로 채무자 본인 책임이지만 부실대출에 대한 금융회사의 책임, 경제상황, 정책 사각지대 등 정부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 상환능력 심사 거친다
정부는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만 빚을 탕감해주기로 했다.
조건은 회수 가능한 재산이 없고, 중위소득의 60% 이하여야 한다.
중위소득은 크기 순서대로 한 줄로 세울 때 한가운데 소득을 가리킨다.
중위소득의 60% 이하는 1인 가구 월 소득이 99만원 이하임을 의미한다.
다만 10년 넘은 자동차, 장애인 자동차, 1t 미만 영업용 차량 등 생계형 자산은 회수 가능한 재산으로 보지 않기로 했다. 상환능력 심사는 국세청의 협조를 받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맡는다.
채무 정리 방안은 연체 채권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장기 소액 연체 채권 중 이미 갚고 있는 42만7000명은 본인이 신청하고 상환능력이 없으면
즉시 채무가 면제된다.
아직 갚지 않고 있는 미약정 연체자 40만3000명은 채무자 본인 신청 없이 일괄적으로 재산 조회, 소득 조회를 거쳐
상환능력이 없으면 즉시 추심을 중단하되 최대 3년 유예 기간을 둘 방침이다.
그사이 은닉 재산 등이 발견되지 않으면 3년 뒤 빚이 탕감된다.
대부업체 등이 보유한 연체자 76만2000명(민간 금융권 63만5000명, 금융공공기관 12만7000명)은 본인이 신청할 경우 심사에 들어가고 상환능력이 없으면 즉시 추심 중단, 최대 3년 이내 채권을 소각한다.
민간 영역에서 이미 채무조정 후 상환 중인 2000명은 본인이 신청 시 상환능력이 없으면 즉시 채무를 면제한다.
■ 자발적 기부금 활용
탕감되는 전체 빚 규모는 6조2000억원이지만 실제 탕감을 위해 들어가는 액수는 원금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행복기금이 이들의 채권을 일반 금융회사에서 사올 때, 또 대부업체들이 처음에 은행 등으로부터 연체 채권을 매입할 때 보통 원금의 1~10%대 가격으로 매입하고 대상자들이 얼마나 신청할지, 소득 심사 결과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민간의 연체 채권을 사들이기 위해 기존의 국민행복기금과 별도로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 재정을 투입해 민간의 연체 채권을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납세자들의 부담이 생기면 형평성 차원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금융권의 기부금, 출연금으로 재원을 충당키로 한 것이다. 금융회사들도 상환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대출해준 책임을 같이 지운다는 뜻에서다.
그동안 국민행복기금이 채무조정 이후 얻은 초과수익을 주주인 금융회사에 배분했으나 앞으로는 이를 기부금 형태로
돌리도록 금융권에 자발적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국민행복기금이 2013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채무조정을 통해 얻은 초과회수금은 2조원가량이다.
장기 소액 연체 채권이 아니더라도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10년 미만 1000만원 이상 채권도 본인이 신청하면 상환능력에 따라 최대 90% 원금감면율로 분할상환을 지원받게 된다. 기간이 짧고 고액 채권이더라도 상환능력이 없다면
원금 90% 감면 후 다양한 재기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상환유예를 지원한다.
정부는 연대보증 폐지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행복기금에서도 이를 소급 적용키로 했다.
국민행복기금 주채무자의 연대보증인 23만6000명은 별도 신청 없이 재산조사 이후 갚을 만한 재산이 없다고 여겨지면 오는 12월 즉시 채무를 면제해 준다.
이 밖에 부정감면자 신고센터 운영을 통해 재산이나 소득을 은닉하고 채무탕감을 받은 사례가 적발되면 감면조치를
무효로 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부정감면자는 신용정보법상 ‘금융질서문란자’로 등록해 최장 12년간 금융거래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 지난 2010년 이후 4차례에 걸친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 인하 조치로 중소형
대부업체들만 타격을 입을 뿐, 국내 대부업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대형
대부업체들의 실적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산와대부 본점 모습.
사진=연합

↑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사진=연합뉴스
대부업체 등 ‘민간 빚’도 탕감… 내년 2월 채권매입 별도기구 신설
정부의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의 핵심은 국민행복기금 보유채권은 물론 대부업체 등 민간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빚
까지 탕감해 준다는 점이다.
하지만 빚 탕감의 재원이 금융회사로 부터 출연금을 받아 처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빚 갚지 않고 버티면 정부가 처리해 준다는 도적적해이 문제도 있다.
◇대부업·민간 금융사 상환불능자 2조 원 면제 = 당초 문재인 정부는 국민행복기금 내 빚을 갚지 않고 연체중인
미약정자 40만 3000명만 채무를 면제해 주겠다고 했었다.
이번 대책에는 국민행복기금과 약정을 맺고 빚을 갚아 나가고 있는 연체자(약정자)에서 더 나아가, 대부업 등 민간 금융사에 빚진 채무자들까지 부채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29일 금융위에 따르면 대부업체·민간 금융회사 등 민간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소액연체 채권 금액은 2조 원,
해당 채무자는 63만5000명이다.
금융회사는 추심이나 매각의 방법으로 부실채권을 회수·정리하는 과정에서 연체된 채권을 주로 대부업자에게
매각한다.
2013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최근 3년간 금융회사가 매각한 가계 부실채권(연 약 3조 원)은 주로 대부업자(42%),
자산관리회사(31.3%)로 이전됐다. 부실채권이 애초 대형 대부업자, 제2금융권에서 1차 매입한 뒤 매입채권추심업자들에게 재매각이 되면서 시효가 무분별하게 연장됐고 채무자들은 과도한 추심에 시달려왔던 게 사실이다.
이번에 당국이 대부업체 장기소액연체채권도 탕감해주기로 하면서 해당 차주들은 과도한 추심이나 빚 부담에서 해방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출연금 받아 채권 소각 지적 = 당국은 대부업체·금융회사·금융공공기관에 빚을 낸 장기소액연체자가 본인이 채무탕감을 신청하면 상환능력을 심사한 후, 상환능력이 없으면 즉시 추심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후 최대 3년 이내에
채무를 100% 면제해준다.
다만 대부업체 등의 장기소액연체채권을 매입하고 소각할 신규 별도기구를 내년 2월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 별도 기구는 △대부업체 △금융회사 및 AMC(자산관리 및 업무위탁사) △공공기관(캠코, 예보, 신보, 기보, 농신보, 주금공) 등이 보유한 장기 소액연체 채권을 매입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기구는 민법상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대부업체 등 매입채권 소각을 위한 한시 기구로 설립된다. 다만 민간 금융사와 금융 공기업의 장기소액채권을 사들이는 데 정부 예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재원은 시민·사회단체 기부금과 금융권 출연금 등으로 마련된다.
이명순 금융위 중소서민금융 정책관은 정부 세금으로 민간 보유 채권을 사들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본인이 대출 받은 건데 납세자들의 부담이 들어가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금융사도 상환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빌려준 책임이 있는 만큼 (금융권에) 자발적으로 재원 마련에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필요한 재원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새로운 기구가 대부업체 등에서 채권 액면가의 일정 비율로 매입을 하게 되는데, 재원규모를 밝히면 시장에 일종이 가이드라인을 줄 수 있고 부실채권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등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채권소각을 위해 또 금융사들에 손을 벌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절 조성된 국민행복기금에 정부 재정은 들어가지 않았다.
국민행복기금은 2013년 출범 이후 지난 9월 말까지 약 61만 명(6조8000억 원)의 연체자에 대해 원금감면과 장기분할
상환 등 채무조정을 지원했다.
이전 이명박 정부 시절 저신용자 채무 탕감을 위해 생겨난 신용회복기금도 은행들 출연금으로 조성됐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자료사진)
'장기소액연체자 구하기' 쉽지 않은 여정 예고
금융권 기부 유도, 대부업체의 채권 매입,
도덕적 해이 논란 등 과제 줄줄이
금융위원회는 국민행복기금이 보유한 장기소액 연체 채권과 관련한 소각 방안뿐 아니라 대부업체와 금융회사 등 민간이 보유한 채권에 대해서도 매입후 소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가 파악한 이런 민간 보유 장기 소액 연체 채권은 대부업체에 1.1조 원 어치(35만 4천 명), 금융회사와 자산관리회사(AMC)에 9천억 원 어치(28만 1천 명)가 있어 모두 2조 원어치에 달하고 대상자가 63만 5천 명에 이른다.
이런 민간 부문의 장기소액연체자는 본인이 신청하면 '면밀한 상환능력 심사후'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해당 채권을 사들인 뒤 즉시 채권 추심을 중단하고 최대 3년이내에 채권을 소각하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여기 필요한 재원은 금융권의 출연금이나 시민사회단체의 기부금으로 마련하겠다고 금융위는 밝히고 있다.
이 새로운 기구에 과연 금융권이나 시민사회단체가 얼마나 기부를 할지 가늠할 수 없어 재원 규모가 불투명한상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얼마나 될 것이라고 말씀 드릴 수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단체 등에 서민 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 국민행복기금의 약정채권 매각 후 지급받는 대금을 자발적으로 기부해달라고 이미 간곡히 호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이런 기부 요청에 대해 '팔 비틀기'라는 불만이 제기될 공산이 커서 당국으로선 적극적 독려를 하기 힘든 입장이다.
재원이 마련되더라도 대부업체들이 보유한 1조 원 이상의 장기소액채권을 매입하는 일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대부업체들은 장기연체채권을 액면가보다는 훨씬 싼 가격에 사들인 뒤 추심을 통해 최대한 돈을 회수하고 다시
따라서 정부가 이런 채권을 싸게 넘기라고 요청할 경우 반길 리 없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아직 정부로부터 협의 요청이 없어서 공식 논의는 해 보지 않았지만 정부의 장기소액채권 매입 방침에 대해선 회원사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대부업체들과는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매입 가격이 어떻게 될지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대부업체 같은 경우 보유채권 일부가 회수된 경우도 있고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개별 채권의
이렇게 되면 대부업체들로선 최대한 매입가를 높이려 할 것으로 보여 정부입장에서
매입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려움들과는 별개로 이번 대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역시 도덕적 해이 또는
빚진 사람들을 죄인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한 사회문화 환경에서 장기소액연체자 구제 정책에 대해 '버티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거냐'는 식의 비판이 고개를 들 공산이 크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도덕적 해이 문제는 정말 다시 한 번 간곡히 이해를 부탁드리겠다"며 "도덕적 해이만을 생각하면 어려운 사람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할 수 없다.
그는 "그런 문제들에 비해 장기소액연체자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은 훨씬 크다. 현실적으로 도저히 자기 힘으로 채무를 상환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고 방치하는 것은 이런 고통에 가까이 가보지 않은, 비교적 여유 있는 사람들의 또 다른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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