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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말의 무게-이국종과 김종대, 그리고 언론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5주년

환경재단 후원의 밤 '2017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서

사회 부문 상을 받은 후 미소 짓고 있다.


 2017.11.29.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5주년
 환경재단 후원의 밤 '2017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서 사회 부문
 상을 받은 후 귀순한 북한 병사를 함께 수술한 이호준 육군 소령,
이주협 해군 중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7.11.29.







아주대병원 본관 헬기장에서 외상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하는 모습.


아주대병원 제공





'이국종 예산' 찔끔 증액으론 권역 외상센터못 살린다


전국 9곳 모두 전문의 정원 미달

특수성 고려 안 한 수가체계 고쳐야

사회 안전망 기능 제대로 할 것




전국 9개 권역외상센터 중 한 곳인 충남 천안시 단국대 외상센터의 장성욱 교수(흉부외과 전문의)는 역대 가장 길었던 올 추석 연휴 열흘 중 5일을 징검다리로 24시간 근무를 했다.


당연히 나머지 5일은 휴식을 취해야 했기 때문에 연휴 기간 중 본가나 처갓댁을 방문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는 외상외과 전문의를 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환자 진료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총상을 입은 북한 귀순 병사를 살려낸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의 호소로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들끓고 있다.

감염 위험에 노출 된 채 격무에 시달리지만 병원으로부터 적자 책임을 추궁 당한다는 것이 관련 종사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다.


이에 정부는 건강보험 급여체계 개편과 인력지원 확대 등 제도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국회도 이른바 이국종 예산증액에 여야 막론하고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와 학계는 사회안전망의 기능을 하는 외상센터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땜질식 찔끔 예산지원만으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까지도 여론의 관심을 받을 때는 예산을 일부 늘리고 대책도 내놨지만 관심이 수그러들면 다시 방치돼오길 반복

했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한 관계자는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때처럼 반짝하다 관심이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외상센터 기피, 돈 만으로는 안 된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권역외상센터 활성화 차원에서 의사 인건비를 1인당 연간

 12,000만원 지원하는데, 외상센터 한 곳당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전문의 수는 최대 23명이다.

필수 인력인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4개 과목 전문의 20명과 응급의학, 영상의학, 마취과 교수 등 3명으로 구성된다.


지원할 수 있는 최대 인력 수라고는 하지만 3교대 근무와 각종 학회 참석, 휴가 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외상센터

운영을 위한 최소 인력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현재 운영 중인 외상센터 9곳 중 23명을 채운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가천대길병원, 목포한국병원, 부산대병원만 전문의가 각각 18명이고 아주대병원과 원주기독병원은 15명에 그친다.

나머지 병원은 이보다 적은 10명 안팎이다.

내년 상반기 개소를 준비중인 의정부성모병원 한 관계자는 개소를 위한 가장 큰 걸림돌은 전문의 채용이라며 현재

까지 확보한 인원은 고작 8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외상센터에 충분한 인력이 채워지지 않는 것은 일반외과, 흉부외과 등 나중에 개업을 하기 어려운 소위 비인기과

 대한 기피 현상이 주된 원인이다.

올해 전공의 모집에서 일반 외과는 전체 정원 191명 중 모집자 수가 172명으로 90.1%에 그쳤고, 특히 흉부외과는

 46명 중 25명으로 54.3%에 머물렀다

 

외과ㆍ흉부외과 전문의들도 대다수는 외상센터를 기피한다.

적은 인원으로 연중무휴 24시간 근무를 돌리자니 비정상적인 스케줄로 근무를 하는 경우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 역시 격무 끝에 왼쪽 눈 시력이 실명에 가까울 정도로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기피격무근무 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이런 노력에 비해 정부 지원 급여인 12,000만원은 턱 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가 1인당 지원액 증액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선 돈 몇 푼을 더 준다고 당장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장성욱 교수는 당연히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워낙 업무강도가 강해서 젊은 의사들의 기피현상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외상전문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

하다고 말했다




일회성에 그치는 센터 지원금 



 

그나마 전문의는 인건비 지원이라도 된다.

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간호 인력은 정부 지원이 전무해 병원에서 인력 투입을 꺼린다.

 현재 간호사 인력에 드는 비용은 병원이 수가, 즉 외상 환자 진료비를 벌어 충당해야 한다

 

전담간호사가 있어도 인력을 빠듯하게 배치하다 보니 간호 인력들이 격무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아주대병원은 전담 간호사가 14명이 있는데,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한다.


 6년째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일하는 전은혜 외상전담간호사는 외상 환자는 골절, , 장기 파열 등 다발성

 질환자라 수술실과 응급실, 중환자실 등에서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3년 이상 경력의 간호사들이 근무해야 치료가 수월하다면서 그럼에도 외상센터에만 경험 많은 간호사를 쓸 수도 없어 늘 간호 인력 부족을 실감한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아예 전담간호사를 두지 않고 중환자실이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을 불러 함께 수술을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외상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의사 인건비를 제외하면 일회성에 그쳐 활성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사 인건비를 제외하면 외상센터 선정 시 병원에 주는 80억원이 정부 지원의 전부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금을 얹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일회성이다.


조현민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센터장(외상외과 교수)센터를 유치할 때 정부 지원금 80억원이 달콤한 유혹이긴 하지만, 시설과 장비를 구비하면 남는 돈이 없다병원은 적자를 내는 외상센터에 추가로 투자할 마음이 없다

지적했다.

외상센터는 기기를 24시간 가동해 망가지기 쉽지만 교체ㆍ수리비에 정부 지원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흑자 구조 발목잡는 수가 체계

현재의 적자 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연간 400억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되는 외상센터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외상센터를 흑자 구조로 전환해 병원 스스로 시설과 인력 투자를 늘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외상센터가 흑자가 될 수 없는 데는 중증 외상 환자가 주 치료 대상인 외상센터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않는 수가 체계와 심평원의 깐깐한 심사에 원인이 있다.

가령 외상센터의 수술 수가 산정 시 일반 환자 수술과 마찬가지로 주()된 수술 부위에 대해서만 수가를 100% 지급

하고, 나머지 수술 부위에 대해선 수가의 50%(상급종합병원은 70%)만 지급한다.


 한번에 여러 부위의 수술을 진행하면 인력, 재료 등 투입 비용이 줄어든다는 이유 때문인데, 이는 전신에 부상을 입은 환자가 대다수인 외상센터의 적자 발생의 주 원인이 된다.

또 자기공명영상(MRI)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촬영 수가를 일부 삭감하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반 병원에서 과잉 촬영이 이뤄질 가능성을 우려해 생긴 제도인데, 어느 곳을 다쳤는지 MRICT를 통해 전반적으로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수적인 외상센터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건강보험 대상 환자는 비급여 항목이 있다 해도 환자 본인에게 전액 청구하면 되지만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자동차보험은 급여가 아닌 비급여 항목은 아예 보험사나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 간이 에이즈 검사와 같은 비급여는 하지 말거나, 해도 병원 돈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윤 교수는 저평가된 수가를 10% 포인트 높여주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조현민 센터장은 의료계에서조차 중증 외상 환자를 응급실에서 처리하면 되지 왜 외상센터를 따로 두냐는 말이 나온다면서 환자 치료를 위해 24시간 준비하고 대기하는 것이 가치가

없는 비효율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안전망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환경재단 15주년 후원의 밤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 시상식에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17.11.29

mjkang@yna.co.kr





이국종, 대담하고 세심한 매력남…한국의 맥드리미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북한 귀순병의 회복을 위해 한국인들이 이 의사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 교수를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교수를 ’대담하면서도 세심한 매력남’이라면서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남자 주인공 닥터 ’맥드리미’라고 일컬었다. 연합뉴스



이국종, 대담하고 세심한 매력남한국의 맥드리미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2(현지시간) 북한 귀순병의 회복을 위해 한국인들이

 이 의사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 교수를 조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교수를 대담하면서도 세심한 매력남이라면서 미국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남자 주인공 닥터 맥드리미라고 일컬었다.


연합뉴스



정의당 김종대 의원 <사진=연합>



정의당 김종대 의원


<사진=연합>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중앙포토]



김종대 정의당 의원(왼쪽)과 이국종 아주대 교수.


[중앙포토]




말의 무게-이국종과 김종대, 그리고 언론



경북도민일보 = 모용복기자]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는 남의 공적(功績)이나 업적(業績)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보다 깎아내리려고 하는 풍조가 팽배해 있는 것 같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일이 발생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데 누구나 읽어도 괜찮은 내용들이 있는가 하면 입에 담지도 못할 상스러운 표현을 써가며 어떻게 하면 당사자를 곤란하게 만들까 혈안인 사람들도 많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의견을 마음대로 개진할 수 있는 SNS의 익명(匿名)적 특성으로 인해 도를 넘은 주장이나 마음을 상하게 하는 표현들이 난무하는 바람에 당사자들이 크게 상처를 받거나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SNS 뿐만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와 야()를 막론하고 우선 상대를 헐뜯고 보자는 식으로 다른 당() 정책을 마구 난도질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일탈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물고늘어지는 소인배 정치를 일삼고 있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불러올 파급력은 일반인에 비할 바가 못된다.

따라서 매사에 사리분별을 잘 따져 언행을 행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일어나곤 한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향해 가한 메스도 그러한 경우다.

김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이 교수가 자신이 치료 중인 북한군 귀순병사의 치료내용을 상세히 공개해 귀순병사가

인격테러를 당했다고 비판을 하는 한편 해당병사에 대한 과도한 정보공개로 의료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일반국민은 물론 의료계까지 나서 성토가 빗발치자 김 의원이 마침내 고개를 숙였다.

지난 23일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저로 인한 공방에서 마음의 부담을 졌다면

이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한 이 교수를 직접 찾아가 오해를 풀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의원이 이 교수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 내용을 들여다보면 자신이 밝힌 바대로 일정 부분 오해로 인해

논란이 확산된 측면도 없지 않다.

그는 정의당 내에서 소위 군사 전문가로 통한다. 현재 국방위원회 소속으로 원내 대변인을 겸하고 있다.


그래서 군사적인 문제나 정치현안에 대해 정치인으로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그것도 북한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 국회의원인 그의 언행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 것인지 조금만 사려 깊게 생각했으면 지금의 논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언론이 이 교수와 김 의원의 대립으로 몰아간 측면이 있다며 논란의 화살을 언론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지만 정치와 언론이 필요 의 관계인 점을 감안하면 온전히 언론에 책임을 전가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정치인이 언론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정견(政見)이나 주장을 유권자인 국민들에게 알릴 방법은 없다.

 언론은 이렇게 중요한 홍보수단임과 동시에 때때로 비수(匕首)가 돼 돌아오기도 한다.


 언론은 부정부패를 먹고 자라는 나무와도 같다. 사건이 있는 곳에 기사가 있기때문이다.

 사회 부조리를 들춰내 국민들에게 알리고 사회적인 공분(公憤)을 불러일으킨다면 대성공인 셈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이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한 때 동지였던 유명인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것이 언론의 생존방식다. 그러니 언론을 탓하기 전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말이나 글을 함부로 내뱉거나 쓰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말은 가 다르고 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국종 교수가 예전에 한 방송에 나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구출된 석해균 선장 치료에 성공한 후 아덴만의

영웅으로 세간에서 칭송받는 데 대해 본인은 환자 한 사람을 치료했을 뿐 영웅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는

 이번 북한군 귀순병사 치료를 통해 본인 의사와는 관계없이 확실히 국민적 영웅으로 거듭났다.


 이 교수가 브리핑에서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토로한 이후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청와대 게시판에 오른 지 일주일 여 만에 21만 명을 넘어섰으며 언론에서도 이 교수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재조명하는가 하면 연구실 내 좁은 침실, 오래된 가전·가구 등 열악한 생활상 공개를 통해 참다운 의사로서 영웅 이국종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외신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터는 지난 22일 북한 귀순병사 치료를 맡은 이 교수를 한국의 맥드리미(Mcdreamy)라고 소개했다.

맥드리미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왕자님이란 뜻으로 미국 의학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

닥터 셰퍼드의 애칭이다.


 이 교수가 언론 브리핑에서 그래서 저희는 말이 말을 낳고 말이 행동으로 이어지지를 못하면서 말의 잔치가

 돼버리는 그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그걸 헤쳐 나갈 힘이 없습니다며 연일 쏟아지는 언론보도에 피로감을 호소했지만 모든 언론들이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물고 늘어지고 남을 일이었겠지만.


의사로서 이 교수의 행적은 요즘 사회에서는 보기 드문 참의료인의 모습으로서 우리에게 신선한 감동을 안겨주

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도 지나치리만큼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이 교수 관련 언론보도에 크게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있다. 언론이 앞장서고 국민이 뒤따르는 이국종 영웅 만들기에 어쩌면 김종대 의원은 희생양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의료계를 위시해 많은 국민들이 그가 국회의원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소속 정당마저 설화(舌禍)의 회오리에 휘청대는 형국이다.

 아무리 억울함을 호소해도 이 판국에 그의 페이스북 내용을 찬찬히 되새김질할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가 조금만 신중하고 사려 깊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난국은 초래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번 내게서 떠난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말의 무게를 다시 한 번 생각케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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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모용복 편집국 부국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북 정권의 아킬레스건


김정은 최전방 부대 방문 사진에
강한 영양 실조북한 병사 포착

판문점 귀순 병사 몸 속 회충은
열악한 보건·의료 실상 드러내

북녘 참상 외면하는 우리 사회에
국제 양심 세력은 싸늘한 눈길





빗발치는 총탄 세례도 자유를 향한 질주를 막지 못했다.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심장 고동은 멈추지 않았다.
 끝내 살아남아 지옥 같던 청춘을 증언하라는 숙명인 듯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지난 13일 탈북을 결행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25)씨의 이야기다.

무엇이 죽음을 무릅쓴 탈주에 나서도록 만들었을까. 그의 귀순사태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과 북한 내부 실태를 들여다봤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집권 초 서해 섬 방어대를 자주 찾았다.
남측 수역 백령도와 연평도 등이 빤히 바라다보이는 북측 최전선이다.

항복 문서에 도장 찍을 놈도 없게 모조리 수장(水葬)시켜 버려라는 섬뜩한 대남 위협을 쏟아낸 그는 초병들과 사진을 찍었다.
 이튿날 노동신문 1면에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병사들과 함께하는 최고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사진엔 북한이 감추고 싶어 하는 치부가 드러나 있었다. 몇몇 병사의 경우 단박에 심한 영양실조라는 걸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야위고 눈은 퀭한 모습이었다. 일부는 소년병으로 보일 정도로 키가 작았다.

북한군이 우리보다 평균 키가 11~13cm 작다는 걸 고려해도 그랬다. 김정은이 격노했다는 대북 첩보가 입수된 건 달포 정도 지나서였다.
병사들의 열악한 실태에 충격을 받은 김정은이 먹을 것과 주거 문제를 해결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는 요지였다

김정은이 현장 방문할 정도의 정예 방어부대가 왜 이런 꼴이었던 것일까.
세계 3위 규모로 119만 명에 이르는 북한군 병력의 주축은 20대 초중반의 하전사급이다.
17세 때 초모(招募·징집) 절차를 거쳐 10년간 의무복무해야 한다. 이들은 대부분 19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났다.

북한이 지금도 치를 떠는 이른바 고난의 행군시기다. 19947월 김일성 사망에 뒤이어 몇 해 동안 몰아닥친 대수해로 200~300만 명의 주민이 사망(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증언)하는 참혹한 사태가 벌어졌다.
국가정보원과 미 정보 당국은 대북첩보를 통해 모두 46만 명이 아사했다는 보수적 정보 판단을 내렸지만, 북한 인구가 2500만 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대재앙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유엔과 국제인도기구 단체는 임산부·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에 극히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대북 모자(母子)보건 1000일 프로젝트
펼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엄마 배 속에서의 9개월(270), 그리고 태어나서 2년간(730)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북한군 병사 대부분은 재앙 같던 기근 사태로 태아 시절부터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한 세대다.
 그래서 북한 병영에는 강영실 동무로 불리는 병사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군대에도 제대로 된 식량 공급이 안 되면서 강한 영양실조에 걸렸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다.
 
고난의 행군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음 달 김정은 집권 6년을 맞지만 북한 민초의 삶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긴급 구호 차원에서 시작된 식량과 보건·의료 지원은 20년을 넘기면서 피로감(donor fatigue)을 드러낸다.
노동당의 배급망은 파산했고, 무상치료는 빛이 바랬다.
대북 의료지원 활동을 벌여온 유진벨 재단의 스티브 린튼 박사가 전하는 북한 의료 실태는 참혹하다.

 수술실에 전등이 없어 한낮 창밖에서 거울로 햇빛을 반사해 환부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한다.
 링거가 부족해 빈 사이다병에 수액을 담아 주사했고, 거즈는 넝마가 될 정도로 빨아 사용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선전 차원에서 세운 평양의 최신 병동은 그림의 떡이란 귀띔이다.
 
판문점을 넘어온 오청성씨의 몸은 북한의 열악한 보건 실태를 웅변한다.
그의 헛헛한 내장에 똬리를 틀고 있던 길이 27의 회충이 던지는 메시지는 백 마디 말보다 명징하다.
 20124월 첫 연설에서 다시는 우리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던 김정은의 다짐은 공수표가 됐다.
 그 당혹감 때문인지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는 오씨의 귀순을 보름 넘도록 함구하고 있다.
 
이런 국면에서 오씨의 인격 침해문제를 들고나온 김종대 정의당 의원 주장은 뜬금없어 보인다.
김 의원은 수술 집도의 이국종 교수가 회충 검출 사실 등을 공개한 게 귀순 병사의 인격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탈북을 막으려고 총격을 퍼부은 북한군과 다름없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에야 뒤늦게 사과에 나섰지만 어물쩍 넘길 일은 아니다.

 진정 그가 북한 주민의 인격과 존엄성을 살갑게 챙길 생각이라면 구충제 하나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북한 당국에 비판 성명이라도 내는 게 맞다.
그게 혈세로 의원 세비를 대주는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길이다. 정의란 간판을 단 소속 정당에 끼친 누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길이기도 하다.
 
자유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는 이유로 40여 발의 AK 소총 사격을 퍼붓는 북한군 경비병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옛 동독의 베를린 장벽 탈출 장면이 오버랩된다.
300만 명의 서독행 탈출이 이어지자 동독 당국은 19618182km에 이르는 철조망과 장벽을 기습적으로 세웠다.

 죽음을 무릅쓰고 담장을 넘는 이들을 지켜보던 서베를린 시민들은 도움의 손길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총으로 위협하며 저지에 나선 동독 경비병을 향해 야유와 조소를 퍼부었다.
공산 보초병조차도 감히 총을 쏘지 못했고, 못 본 체 돌아서서 마치 쏘지 않을 테니 길을 가시오하는 표정이었다
(대한뉴스 336, 자유를 찾아오는 동독 사람들)는 상황 묘사에는 자유를 응원하는 시민의 힘이 투사된다.
 
우리의 현실은 답답하다.
대통령부터 장차관, 고위 관료 그룹이 마치 담합한 듯 이번 사태에 침묵한다.

통일부 등 대북 부처는 물론이고 인권문제 담당 기관들은 실종 상태다.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런 판에 나온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관의 25(현지시간)자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그는 북한군 병사의 기생충 문제를 김씨 일가와 평양 엘리트층의 행태에 빗대어 군인들조차 끔찍한 영양실조로 고통
받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병사가 북한 주민들의 삶을 조망할 수 있는 (window)이 될 수 있다는 의미도 부여했다.
 
언제부턴가 북한의 치부를 드러내는 상황에선 침묵이 금이자 미덕인 세상이 돼버렸다. 정치권과 관료사회, 시민단체와 언론·학계·종교·사회단체 등이 그렇다. 이 사이 북한은 더욱 근육질을 키운 채 흉포한 주먹자랑을 해댄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싸늘해진 건 북녘 동포의 참혹함을 외면한 업보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겸 통일문화연구소장









이것은 미군이 침공할 때 고속도로를 막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휴전선 부근의 DMZ의 시멘트블록에써있는 "자주, 평화, 통일"







북한에서는 아무런 위험 없이 고속도로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