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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
청사로 들어서며 북한 사전점검단 방남 취소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
북한은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포함해 7명의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날 남측에 보내려던 계획을 전날밤 전격 취소했다.
2018.1.20
pdj6635@yna.co.kr
청원은 '아이스하키 단일팀 개인을 무시하는군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반대', '차라리 친선전을 추진하라' 등
다양하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관련 논란이 상당함을 방증한다.
남북이 지난 17일 실무회담을 통해 평창 겨울 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키로 합의했지만,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탁구단일팀을 구성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같은 논란이 일었던 적이 없었다.
누군가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것과 같은 충격을 특히 젊은 층에서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대화 훈풍에 '예전같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뿐만이 아니다.
리얼미터가 17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평창올림픽 개ㆍ폐회식 때 남북 선수단이 모두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0.5%였다.
반면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를,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각각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9.4%였다.
정부는 한반도기 공동입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강조할 수 있다고 봤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한 것이다.
수 년동안 올림픽을 준비해 온 평창 주민들도 남북 공동개막식 격이 될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 행사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선 상황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는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지난해 4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과 북한의 모습.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통일부도 "단일팀 등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종 선수 선발권은 우리 측 감독이 갖는다는 부분은 분명하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가치관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고, '공정함'에 대한 잣대가 엄격해져 이같은 논란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통일부 관계자는 "같은 민족이니 단일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가 더이상 먹혀들지 않는다"면서 "지금 세대는 남북 화합보다는 남북 대립 구도에 더 익숙한 세대다. 과거의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도 일부 인정했듯 '소통의 부재'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19일 진행된 통일부 등 평창올림픽 관련 부처 합동업무보고에서 당국자들은 "우리 선수들이 해외 훈련을 하고 있는
중에 예상치 않게 북측에서 제안이 오고 빠르게 이뤄지다 보니 소통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20일 IOC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데 (남북 선수가) 반반으로 구성되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소통에 미흡했던 것"이란 의견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아이스하키팀 관련 발언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최근 오찬 자리에서 이 총리는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메달권 밖이어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논란이 인 바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가지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자체는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란 측면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이제는 공정한 선발과 한반도 평화 등 어느 쪽에 더 가치를 두느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설 교수는 각자 생각에 대해 폄훼하거나 공격할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해결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북한 관련 이슈에 대한 국민 여론을 모으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warmheartedcr@cbs.co.kr

15일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 파견
논의를 위한 실무접촉 전체회의에서 북측대표단으로 참석한 권혁봉 문화성
예술공연운영국 국장(오른쪽)과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사진=뉴스1
北,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 전날밤 돌연 취소..이유 안밝혀
오후 10시쯤 판문점 연락채널 통해 '파견 중단' 통지
북한이 오는 20일로 예정됐던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남측 파견을 중지한다고 19일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은 오늘 밤 10시쯤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리선권 명의의 통지문을
우리측 수석대표 조명균 장관 앞으로 보내왔다"며 이 같이 전했다.
통일부는 이어 "통지문에서 북측은 내일(20일)로 예정되었던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우리측 지역 파견을 중지한다는 것을 알려왔다"며 "북측이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을 중단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말에도 판문점 연락관이 정상근무를 하기로 한 바, 관련 사항을 추가로 확인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후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명의의 통지문을 우리측에 보내 "북측 예술단 파견
을 위한 사전점검단 파견과 관련해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7명의 대표단을 20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여 파견하며, 체류일정은 1박2일로 한다"고 통지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이날 오후 북측에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 지역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진행과 관련해, 통일부 이주태 국장을 포함한 선발대 12명을 23일 동해선 육로를 이용해 파견하며, 체류일정은 2박3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방남 전격중지에 정부 '당혹'..北, 현송월 파견 왜 멈췄나
"방남 중지 조짐 전혀 없어"..통지 12시간 만에 중지, 관측 분분
일사천리 진행되던 '北 평창참가' 논의에 미칠 영향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이 20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계획을 19일 밤 10시에 중지하겠다고 갑자기 알려오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이 우리 측에 사전점검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통지 12시간 만에 20일 방남 계획을
갑자기 취소한 것이다. 북측은 파견 중지를 우리 측에 통보하면서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 인사의 첫 남측 방문이 실행 직전 취소되자 통일부도 상당히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취소를 할) 조짐이 전혀 없었다"면서 "내일도 판문점 연락 채널을 가동하니 이유를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파견 중지 배경을 놓고 남북이 사전점검단의 방남 일정 등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남북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해 지금까지 논의해 온 과정을 보면 서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무난하게 진행해 온 분위기여서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분석이 많다.
일각에선 북측 내부적으로 준비가 덜 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랬다면 관련 설명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우리 언론의 큰 관심에 북측이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남북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현송월
일행에 대한 남측 언론의 취재방식을 놓고 논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최대한 언론에 노출되기를 원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되자 전격 연기한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송월을 놓고 '김정은의 옛 애인'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설이 남측 일각에서 계속 나오는데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에선 19일 진행된 외교안보부처의 신년 업무보고 내용이 북측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 위주로 논의됐을 뿐 특별히 북한이 불만을 느낄 대목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측이 특별한 이유 없이 '남측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지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1일
신년사 이후 보여온 적극적인 태도를 보면 설득력이 떨어져 보인다.
이번 일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남북 간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사전점검단의 방남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고 중지"라며 다시 일정이 통보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일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계획 전체가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평창올림픽 개막이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최대한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전격적인 방남 취소가 심상치 않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북한 현송월 방남 전격 중지 왜…‘김정은 옛애인’ 보도 탓?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7명의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이 파견 의사를 밝힌 지 12시간 만에 갑자기
취소됐다. 북한 측은 명확한 파견 중지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이유를 확인해볼 예정이다.
북한은 전날인 19일 오전 10시쯤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현 단장을 비롯한 7명의 사전점검단을 다음날인 20일 1박 2일 일정으로 보내겠다며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겠다고 통지했었다.
그러던 북한이 통보 12시간 만인 그날 오후 10시쯤 방남 파견을 중지하겠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이 어제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 중단을 통지하면서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면서 “주말에도 판문점 연락관이 정상근무를 하기로 했으니 관련 사항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측은 “북측이 방남을
취소할 조짐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불과 20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첫 남측 방문이 직전에 취소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은 왜 방남 결정을 반나절 만에 뒤집었을까.
남북간의 협상 과정에서 마찰이나 북한 측이 준비 미흡은 그간 서로간 무리 없이 무난하게 진행을 해온 터라 북측의
중지 설명이 있었거나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높다.
일각에서는 언론의 큰 관심이 북측에 부담으로 작용한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측은 동선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송월을 놓고 ‘김정은의 옛 애인’ 등 확인
되는 않은 설이 남측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북한의 심경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도발로 대북 여론이 악화하면서 현송월 일행의 안전보장 문제를 북측이 우려했을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일 진행된 외교안보부처의 신년 업무보고 내용이 북측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 위주로 논의돼 특별히 북한이 불만을 느낄 대목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북측의 이유 없는 ‘남측 길들이기’라는 시선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부측에서 사전 점검단의 방남이 완전히 취소된 것은 아니고 중지라고 했다”며 다시 일정이 통보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평창올림픽 개막을 불과 20일 앞둔 상황에서 긴밀하게 연락해도 모자랄 판국에 북측이 일방적으로 방남을 취소하는 등의 모습은 전체적인 참가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https://t1.daumcdn.net/news/201801/20/joongang/20180120004622349bklo.jpg)
강영훈·연형묵 모두 "시작이 반"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으로 결실
2002년 북핵 위기 때 평양 회담
정세현 "날씨 만큼 마음이 무겁다"
김령성 "날씨가 어떻든 갈길 가야"
9일 회담서 가족 언급한 북 대표
"6·15 공동선언 즈음 태어난 조카
벌써 대학 간다, 아쉬운 18년 시간"
━ 역대 남북회담 인사말의 온도 … 관계 경색 땐 '칼을 품은 말' 기싸움
남북 회담을 두고 정부 당국자들은 ‘종합예술’이라는 표현을 쓴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상대방과 일합을 겨루기
때문이다.
특히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는, 양측 대표단의 인사말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덕담만 오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회담 분위기와 의제에 따라 말에 칼이 스며있다.
회담의 첫 단추이자 풍향계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의 평창 겨울 올림픽 참가를 놓고 벌인 9일 고위급회담→15일 실무접촉→17일 실무회담 릴레이에서도 그랬다.
지난 9일의 회담 인사말은 유독 길었다. 25개월 만에 성사된 첫 남북회동인 만큼 탐색전이 10분 넘게 이어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회담은 1971년부터 2017년까지 643회 열렸다.
회담의 역사가 쌓이면서 인사말엔 일종의 패턴이 생겼다.
남북의 체제 차이를 건드릴 염려가 없는 날씨 이야기와 민족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속담이 자주 등장한다.
단골 속담으론 ‘시작이 반이다’가 꼽힌다.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만큼, 차분하게 회담을 해 나가자는 의미다.
![1990년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는 남측 강영훈(오른쪽) 총리와 북측 연형묵 총리. [중앙포토]](https://t1.daumcdn.net/news/201801/20/joongang/20180120004622539wyse.jpg)
지난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북측 단장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에게 같은 속담을 언급했다.
이에 북측 이 위원장은 “혼자 가는 것보다 둘이 가는 길이더 오래 간다”는 격언으로 화답했다.
날씨도 자주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지난 15일 북한 예술단 파견을 논의하는 실무접촉에서도 “대한(大寒)이 가까워져 오는데 날씨가 훈훈하다.
올해 봄이 빨리 오려나 보다”(북측 권혁봉 단장) “오늘 회담도 좋은 성과 날 것으로 예상한다.
날씨가 도와주는 것 같다”(남측 이우성 수석대표)는 덕담이 오갔다.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때도 날씨 얘기는 요긴하다.
지난 2002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그랬다.
당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을 이용해 핵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과 함께 제2차 북핵 위기가 시작될 즈음
열린 회담이었다.
남측 수석대표였던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은 “날씨를 보니 하늘이 내려앉았는데, 날씨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제 곧 서리 내리는 상강(霜降)이고, 한 해 농사를 갈무리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러자 북측 단장인 김령성은 “바깥 날씨가 어떻든 우리는 갈 길을 갔다. 우리 민족끼리 손을 더 굳게 잡고 해결해
나가자”라고 응수했다.
이에 정 장관은 이렇게 맞대응했다.
“바깥은 너무 추운데 방 안이 따뜻하면 감기에 걸린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 남북 간의 온도 차가 심하면 좋을 게 없다는 의미였다.
사자성어도 빼놓을 수 없다.
손바닥 하나로는 손뼉을 칠 수 없다는 고장난명(孤掌難鳴)부터 한 가지 일을 우직하게 하면 큰일을 이룬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 등이 자주 거론됐다.
사자성어라고 다 통하는 건 아니다.
북한은 어깃장을 놓을 땐 일부러 말꼬투리를 잡는다.
지난 2006년 5월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그랬다. 당시 남측 수석대표였던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염화시중
(拈華示衆)을 꺼냈다.
그는 “오늘 좋은 결과를 내자”라면서 “부처님은 연꽃을 들어 올려 제자의 웃음을 끌어냈다.
이런 좋은 자리에서 제가 연꽃을 들어 올렸는데 단장님께서 의미를 알아채신 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트너인 북측 김영철 단장의 답에선 찬바람이 불었다. “나는 사람이지 부처는 아니다. 부처님께 열심히 빌어
보라.” 일종의 야유였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의 주역으로 꼽히는 강성 군인 출신이다.
대화하러 회담장에 나와서도 이런 성정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었다.
급기야 김영철은 단테의 ‘신곡(神曲)’까지 거론했다. 그는 “진리를 위해 일하는 사람은 나중에 높이 평가된다”며
“단테의 ‘신곡’에서도 인간 세상에서 똑바로 살지 못하면 지옥에 떨어져 고통받고 죽는다고 했다”고 일갈했다.
북측이 으름장을 내놓자 분위기는 서늘해졌고, 냉기는 회담 끝까지 이어졌다.
김영철이 단테를 언급했듯 문학 작품도 기선제압용으로 가끔 등장한다.
지난 2015년 12월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에서 남측 황부기 차관은 백범 김구 선생의 애송시 ‘야설
(野雪)’을 읊었다.
서산 대사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한시로 ‘눈 내린 들판을 걸어갈 때(踏雪野中去)/함부로 어지러이 걷지 마라
(不須胡亂行)/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今日我行跡)/뒤에 오는 사람의 길이 되리니(遂作後人程)’라는 내용이다.
여기엔 뼈가 있었다. 당시 개성공단 문제 등으로 몽니를 부리던 북한에 “똑바로 하라”는 경고음을 발신한 것이다.
그 후 25개월이 지나고 처음으로 남북이 마주한 지난 9일 회담에선 이례적 인사말도 등장했다. 북한 이선권 단장이
느닷없이 자신의 조카 이야기를 꺼내면서다.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즈음 태어났다는 조카를 언급하며 “그 아이가 벌써 대학에 간다.
(6·15 선언 후) 벌써18년이 됐다”며 “6·15시대는 참으로 아쉬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가족 이야기를 동원하는 건 다소 생소했지만 그만큼 피부에 와 닿는 표현을 찾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그만큼 ‘회담의 수사학’도 진화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인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은 북한으로선 문재인 정부와의 첫 만남이었다.
김정은 시대 북한도 새로운 회담 방식과 패턴을 고민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트렌드를 담아내고 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인사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 [S BOX] 회담장선 고함, 휴식 땐 CCTV 없는 곳서 서로 어깨 다독
「 남북 회담엔 말뿐 아니라 장소에도 ‘밀당’이 있다. 판문점에서 열리는 경우, 남측의 평화의 집과 북측의 통일각이
회담장으로 번갈아 사용된다.
남측 평화의 집에서 회담이 진행되면 현장 상황을 CCTV를 통해 청와대와 삼청동 남북회담본부 등 서울에 실시간 중계된다. 회담 전략 지시와 훈령 전달이 한결 수월하다.
반면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면 서울엔 음성만, 평양엔 영상까지 전송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통일각 회담 영상을 실시간으로 지켜봤을 터다.
회담 대표단은 회담장에선 본부를 의식해 고함을 치다가도, 휴식시간엔 CCTV 사각지대에서 어깨를 툭툭 치며 서로를 다독인다고 한다. 이런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친분이 싹트기도 한다.
며칠씩 마라톤회담이 이어질 경우엔 식사와 수면이 문제다.
판문점엔 제대로 된 취침 및 샤워 시설이 없다. 회의실 구석에서 쪽잠을 청한 뒤 화장실에서 ‘고양이 세수’를 할 수 밖에 없다.
식사는 각자 해결한다.
회담이 원만히 진행될 땐 함께 식사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상대방이 제공하겠다는 도시락·컵라면 등은 거절하고, 홈그라운드로 돌아가 식사를 한 뒤 돌아오는 방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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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북한이 20일로 예정됐던 예술단 사전점검단의 방남(訪南)
계획을 19일 저녁 돌연 '중지'한 가운데 남북 판문점 연락채널이 가동돼, 중지 이유가
확인될 지 주목된다.
북한 체육의 전모(全貌)와 평창올림픽 참가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의 체육 정책은 ‘주체사상에 입각한 체육’을 통하여 북한 ‘인민’들이 ‘혁명과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체육활동은 ‘체육의 대중화·국방체육의 강화·학교체육의 육성’이라는 세부목표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주체체육’이라는 구호 아래 체육과 국방을 연계시키고, 체육활동을 통해 집단주의를 체험하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체육이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인민’ 대중이 참여하도록 하는 체육의 대중화 정책은 주목할 만합니다.
학교체육에서는 육상·기계체조·축구·배구·농구·탁구·수영·집단체조 등이 장려되며, 모든 학생들은 1가지 이상의 체육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받습니다.
또한 북한은 '해양체육 월간'과 '겨울체육 월간'을 두어 학생들의 과외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주요 체육행사로는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하여 4월 15일에 개최되는 '만경대상체육대회'와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기념하는 '백두산상체육대회'를 비롯해 '보천보홰불상체육대회'(6.4), '여름철 전국체육대회'와 '체육종목별
선수권대회' 등이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21)>은 “체육은 사람들이 건장한 체력을 가지고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할수 있게 하는 중요한 사업입니다.”(<김정일선집>8권, 410쪽)를 인용하면서 “사회주의체육은 사람중심의 주체적인 철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혁명과 건설, 근로인민대중을 위하여 참답게 복무하는 수단으로 되고 있다.
사회주의체육은 문화혁명의 한고리로서 사람들을 건장한 체력의 소유자로 키우고 로동과 국방에 튼튼히 준비시킨다.
지난날 특권계급의 놀음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체육이 오늘은 전체 인민이 참가하는 전 인민적인 체육으로, 혁명실천에 복무하는 주체가 선 우리 식 체육으로 되었다.”(418쪽)고 했습니다.
고(故) 김정일은 1989년 6월 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체육을 발전시킬데 대하여>에서
“당에서는 우리 나라를 <체육의 왕국>으로 만들어 우리 선수들이 세계체육무대에서 패권을 쥐게 할 결심을 하고
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체육에서는 축구가 기본입니다. 축구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체질에도 맞습니다.
”(<김정일선집(9)>)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체육 정책은 김정일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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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은 1964년 3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곧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배속되었는데...북
한체육은 1964년 ‘4대 군사노선의 채택’으로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됨으로써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며, 1965년부터는 ‘군중체육사업을 체계화’하는 한편 ‘국방체육 강화시책’의 일환으로 ‘무선통신’ 등의 종목을 정식으로 채택했는데,
‘군사3종경기. 무기분해 결합경기. 외나무다리 건너기. ‘김일성수령께 드리는 충성의 편지 전달 이어달리기’ 등등
(等等)...
이쯤에서 북한 스포츠 용어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축구-련락(패스), 넘겨차기(센터링)/ *야구-살짝치기(번트), 진격수(주자)/ *롱구-튄공(리바운드), 공몰기(드리블)
/ *권투-옆으로치기(훅), 셈세기(카운트)/ *태권도-맞서기(겨루기), 틀(폼세)/ *배구-처넣기(서브), 순간타격(
스파이크)/ *체조-예술체조(리듬체조), 조마(뜀틀)/ *사격-날치기사격(클레이사격)/ *골프-착지 혹은 도착지(그린)
/ *격검-온몸 찌르기경기(에페)...그리고 종목 이름은 유술(유도), 경기걷기(경보), 빙상호케이(아이스하키).
지상호케이(필드하키), 물에 뛰어들기(다이빙), 마라손(마라톤), 활쏘기(양궁), 물스키(수상스키) 등 입니다.
일례(一例)로 ‘농구’는 “롱구 경기: 공격기술에는 걷기, 달리기, 조약, 정지, 돌기 등 공을 가지지 않고 수행하는
이동기술과 공을 가지고 수행하는 기술이 있다. 공을 가지고 수행하는 기술에는 련락, 잡기, 넣기, 몰기, 몸빼기,
급출발, 급정지, 방향 바꾸어 달리기, 돌기 등이 있다.”(<조선대백과사전(7)>, 614쪽)라고 했습니다.
과거 “미제가 강점하고 있는 남조선과 많은 자본주의 나라 착취계급들은 녀자들의 체질에 맞지도 않는 녀자권투,
녀자레슬링 따위의 추잡한 경기를 곳곳에 벌려놓고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했던 북한에서 프로 경기 종목도 다양해져서 프로권투를 비롯하여 ‘프로녀자권투, 프로롱구’ 등 종목도 늘고 있습니다.
축구광(蹴球狂) 김정일과 농구(籠球狂)
농구를 좋아해 미국 프로농구 선수를 초청해 희희낙락(喜喜樂樂)했던 북한의 수장(首長) 김정은이 이번에는 평창
올림픽에 눈을 돌렸습니다.
다분히 정치적 목적이 있지만, ‘평화’로 잘 포장해서 남북(南北)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텄습니다. 북한은 230여 명
규모의 응원단을 보내 우리 측과 공동 응원을 하기로 했고, 태권도 시범단 30여 명도 파견해 시범 공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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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북한의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 ‘태권도’와는 다릅니다.
1966년에 창립된 “국제태권도련맹은 1985년에 카나다의 토론토에 있던 사무국을 오지리 윈으로 옮기고 현재까지
사업”하고 있고, 평양시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위치한 ‘태권도전당”은 1992년에 건설되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1월 13일 자(字) 2018년 <로동신문>은 “현지보도. 세계적인 강자가 될 의지. 평양시 태권도 훈련장
에서”라는 기사를 내면서, ’평창‘ 얘기는 없었습니다.
지금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데 이어, 다른 종목으로 남북팀 이야기가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알파인스키는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 선수들의 공동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고, 그 외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나 피겨스케이팅 등에서도 언제든 합동 훈련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피겨’? 북한에서는 ‘휘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속도빙상(스피드 스케이트), 짧은 주로 빙상(쇼트 트랙), 빙상호케이(
아이스하키)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키(ski)’는 용어가 같지만, 종목은 “스키마라손, 스키사격경기,
스키북방형복합경기”(<조선말대사전(2),900쪽)입니다.
북한 로동신문(2018.1.15.) | ||
2018년 1월 14일 자(字) 2018년 <로동신문>은 “대중체육 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키자”라는 기사에서 “오늘은 새해의 첫 체육의 날”이라고 했습니다. ’
평창‘ 얘기는 여전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15일 자(字) “사설. 당세포들을 혁명적인 총공세의 진격로를 열어나가는
전위대오가 되자”가 주목됩니다.
그 내용은 보면, 김정은은 평창올림픽을 ’선전선동(宣傳煽動)‘의 도구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올림픽 동참(同參)은 크게 환영해야 마땅하지만...<손자병법>(모공편)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라고 했습니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4월 포병부대를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
노동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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