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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7시 32분 다급한 119 신고가 접수됐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직원 최모 씨(40)의 신고였다.
오전 7시 30분경 4층에서 근무하던 최 씨는 갑작스러운 비상벨 소리를 듣고 1층으로 내려왔다.
응급실 간호사 책상 뒤편으로 불길이 보였다. 일부 직원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커먼 연기는
응급실에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당시 병원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처음 연기가 포착된 지 불과 1분도 안 돼 응급실 전체가 연기로 뒤덮였다.
약 3분 후 340m가량 떨어진 가곡동119안전센터 대원 5명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때 불길은 1층 응급실을 막 집어삼키고 있었다.
침대 매트리스와 각종 플라스틱 의료기기 등이 타면서 발생한 시커먼 유독가스가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소방대원들이 호스를 펴고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거셌다. 1층 진입이 불가능했다.
잠시 후 1.6km 떨어진 밀양소방서 본대와 장비, 인원이 속속 도착했다. 이들은 사다리 3개를 놓고 2, 3층으로 진입했다.
당시 하모 씨(88)는 4층에 있었다.
불길하다며 ‘4’자 사용을 꺼리는 일부 관행에 따라 이 병원에서는 4층을 5층(5병동)으로 표기한다.
하 씨는 감기 증세로 전날 7인실에 입원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에 다녀오던 길에 갑자기 4층 복도로 연기가 스며들고 고함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살려 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나마 하 씨는 거동이 자유로운 덕분에 얼마 뒤 소방대원들이 설치한 사다리차를 통해 구조됐다.
그러나 같은 층에 있던 환자들 일부는 피하지도 못한 채 유독가스 때문에 쓰러졌다.
세종병원과 붙어 있는 세종요양병원에 불이 옮겨 붙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요양병원에는 치매 환자 등 노인 94명이 입원 중이었다. 모두 거동이 불가능하다.
마침 바람이 반대로 불어 요양병원으로 불이 번지지 않았다. 또 초기에 경찰과 소방대원, 시민들까지 나서서 요양병원 환자를 일일이 구조했다.
요양병원 6층에 있다가 구조된 윤모 씨(90·여)의 가족은 “병원 안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정신없이 슬라이드로 환자들을 밀어 내렸다고 한다. 연기도 조금 마셨지만 그래도 간호사들이 물수건을 줘서 괜찮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 요양보호사는 직접 환자들을 업고 계단으로 내려왔다.
건물 안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이 이불로 환자를 덮은 채 등에 업거나 안고 나왔다. 휠체어를 아예 통째로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불을 바닥에 편 뒤 위에 환자를 눕혀 4명이 이불을 들고 계단을 내려오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29분에야 불길을 잡았다. 완전히 꺼진 건 오전 10시 26분경이었다.
1층 내부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소됐다.
큰 피해가 없는 건물 외벽 상태와 차이가 컸다. 소방대원들이 초기 진화에 2시간 가까이 걸린 것도 내부의 불길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병원 내부에서는 화재 당시 다급했던 상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2층 간호사 책상에는 오전에 사용하려던 것으로보이는 의료용 주사기와 솜, 반창고 약 봉투가 올려져 있었다.
맞은편 4인 병실에는 침대 위에 밥과 반찬이 담긴 식판이 그대로 있었다.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2층 상황은 더욱
긴박해 보였다. 한 1인실 안 침대 위에는 의료용 복대와 휴대전화, 검은색 지갑이 그대로 있었다.
화염과 유독가스가 집중적으로 타고 올라간 중앙계단 벽은 뜨거운 열 때문에 내장재가 모두 떨어져 나갔다.
심지어 계단까지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방화문은 모두 열려 있었다. 다만 불이 났을 때 열려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불이 난 세종병원 다인실은 전반적으로 좁아 보였다.
5인실의 경우 화장실을 제외하고 20m² 남짓한 공간에 침대 5개가 있다.
침대 사이 공간이 좁아 성인의 경우 몸을 틀어야만 걸어갈 수 있는 구조다.
6인실이나 7인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응급실 CCTV에서 연기가 나타난 시각은 오전 7시 25분이지만 119에 신고한 건 오전 7시
32분이다.
병원 직원들이 자체적인 소화를 하려다 시간을 다소 지체했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양=김동혁 hack@donga.com·이지운·김정훈 기자

긴박했던 순간 26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불을 끄기
위해 다급히 움직이고 있다. 시야를 가린 연기와 거센 불길로 소방대원들은
초기 진화에 애를 먹었다. 불은 신고 접수 약 3시간 만인 오전 10시 26분경
완전히 진압됐다.
경남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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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지켰지만 참사 피해 컸던 6가지 이유 [밀양 병원 화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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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었을까. 당시 병원에 있던 90여 명 중 37명이 죽음에 이를 정도로 사망률이 높았다.
정부의 ‘안전, 대한민국’ 업무보고 후 사흘 만에 일어난 참사다.
○ 고령자와 위독한 중환자 많아

숨진 환자 대부분은 거동이 어려워 침상에 의지해온 장기요양 환자였다.
중환자 중 몇몇은 병원을 급히 탈출하는 과정에서 산소호흡기를 떼는 바람에 숨진 경우도 있었다.
화재 당시 일부 사망 환자는 침대에 결박된 상태였던 사실도 확인됐다.
경남도소방본부 간부는 “병원에 진입했을 당시 환자 10여 명이 결박돼 있었다.
끈을 풀고 구조한 후 이송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위법성 유무를 조사할 예정이다.
고령자와 중환자를 돌보기 위해선 많은 의료진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병원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였다.
화재 당시 세종병원에는 83명이 입원해 있었지만 이들을 책임지는 야간 당직 의료진은 의사 1명과 간호사 등 9명이
전부였다. 의료진 1명이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10명 이상씩 대피시켰어야 했던 것이다.
생존 환자 등에 따르면 화재 발생 후 비상벨이 10분 동안 울리는데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피하라고 안내
하는 사람도 없었다.
병원 내 좁은 공간에 침상을 많이 두는 바람에 대피로가 확보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존 환자들은 이 병원에 13인실과 16인실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6인실 공간인데 침상 1개를 더 끼워 넣어 사실상 7인실로 운영해 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세종병원이 이렇게 한 것은 현행법상 의원, 병원급 진료기관은 병실당 환자 수 제한이 없어서다.
세종병원 생존 환자들은 침상 간 거리가 60∼70cm로 좁아 평소에도 불편했다고 입을 모았다.
생존 환자 이모 씨(74·여)는 “병실에 침상이 워낙 빽빽이 놓여 있어 화장실을 가려면 게처럼 옆으로 걸어야 했다.
통로가 너무 좁아서 스탠드(링거 걸이)를 끌고 나가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세종병원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 건물 옆 터에 병원을 새로 짓는 공사를 하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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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뉴스1) 여주연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현장을 찾아 조중묵 소방청장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7시 30분께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총 37명이 사망했다.
2018.1.27/뉴스1
영상출처 : 동아일보 독자 제공
○ 스프링클러 없고, 가연성 소재 많아
불이 나 정전이 되면 작동하게 돼 있는 비상발전기도 기능을 못 해 피해가 커졌다.
정전으로 어두컴컴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은 대피로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 연기를 들이마신 경우가 많았다.
구조에 나선 병원 관계자들도 어두워 병실 출입문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점도 피해를 키웠다.
현행법상 세종병원은 스프링클러 설치의무 대상이 아니지만 스프링클러가 없다 보니 1층 응급실에서 발생한 불을
제때 끄지 못했고, 연기가 건물 내부를 완전히 삼키면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다.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의료시설은 바닥면적 합계 600m² 이상 정신의료기관, 요양병원 등이다.
밀양=조동주 djc@donga.com / 이지훈·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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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33→37명.. 매트리스 타면서 순식간에 '독가스실'로
안내데스크 뒤 탈의실서 연기.. 10초 만에 응급실 전체 뒤덮어
신고 3분 만에 소방대 도착, 2층으로 진입해 환자 구조
2층 철제 방화문 열려 있어 유독가스 급속하게 번져
"세종병원에 불이 났어요!" 26일 오전 7시 32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119안전센터에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대원 11명과 소방차 등이 출동해 오전 7시 35분쯤 세종병원 앞에 도착했다. 신고 접수 3분 만이었다.
소방대는 1층 불을 잡기 위해 진입하려 했다.
화염과 연기가 너무 거세 실패했다.
소방대는 1층 화재를 진압하면서 2층에 사다리를 놓고 들어가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불은 3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그동안 사망자는 0→1→19→33→37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응급 환자들이 이송 중에나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던 중 잇따라 사망했기 때문이다.
◇제천처럼 2층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
화재가 발생한 1층 응급실 내부 방범 카메라 화면을 보면 안내 데스크 뒤 탈의실에서 처음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상 탕비실로 사용되는 탈의실로 냉장고와 그릇 소독용 멸균기 등 다수의 전열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기 발생 약 10초 만에 검은 농연(濃煙·짙은 연기)이 응급실 내부 전체를 뒤덮었다.
화면이 전혀 안 보일 정도였다. 뒤이어 불씨가 안내 데스크 부근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불은 2층으로 번지지 않았다. 하지만 농연이 중앙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삽시간에 번졌다.
이 유독가스를 마시고 2층 병동 환자 중 18명이 숨졌다.
전체 사망자 37명 중 절반에 가깝다.
이는 지난달 21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닮은꼴이다.
당시에도 1층 주차장 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지만 29명 사망자 중 20명이 2층 여성 사우나에서 나왔다.
그때도 직접적인 불길보다 중앙 계단을 타고 올라간 유독가스가 사망의 원인이었다.
이번 화재는 늘 닫혀 있어야 하는 2층의 철제 방화문이 열려 있어 농연이 내부로 순식간에 들어와 급속하게 번졌다.
◇매트리스와 의료 장비가 불쏘시개
제천 화재 참사 때는 가연성 외장재 때문에 불길과 유독가스가 삽시간에 번졌다.
이번에는 입원실의 매트리스와 담요, 의료 장비가 불쏘시개가 됐다.
2층에서 탈출한 환자 김모(73)씨는 "불이 났다고해 복도로 나와 보니 환자들이 몰려 있는데 까만 연기가 시커멓게
팍 치고 올라왔다"며 "매캐한 냄새가 심해 머리가 핑 돌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의료 장비에 쓰이는 각종 플라스틱과 이불 때문에 유독가스가 심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21명이 숨진
2014년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고의 경우도 커튼·침대 등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가 6분 만에 사방으로 퍼져 잠든
치매·중풍 환자들의 피해가 컸다.
이날 오전 7시 5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는 한 소방관은 "화재 진압에 쓰는 산소통은 보통 호흡으로 40분가량 쓸 수
있다"며 "오늘 진화·구조에 나선 소방관들은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산소통 2개씩을 써야 했을 정도로 유독가스 등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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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지점 추정 탈의실 감식 - 26일 화재로 37명이 숨진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1층 응급실 출입문 옆 탈의실을 감식하고 있다. 이곳은 유력한 발화
지점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오종찬 기자
1층 천장에 부착돼 있던 5㎝ 두께의 스티로폼 단열재도 유독가스 배출의 원인이었다. 스티로폼은 보온을 위해 흔히
쓰지만 열에 취약하고 유독가스를 많이 뿜어낸다.
제천 화재 때처럼 필로티(벽 없이 기둥으로 건물을 떠받치는 구조) 형태의 건물 구조가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은 2층 통로로 이어져 있다.
그 사이가 지붕을 둔 1층 로비처럼 돼 있어 필로티 구조와 닮았다.
이 때문에 두 건물 사이에 바람이 불면서 1층 응급실 불길을 키웠다는 것이다.
◇"구급차·장비 적어 응급조치 늦었나"
피해자 가족들은 "병원의 고령 노인이나 중증 환자들은 좀 더 빨리 구조할 수 있는 매뉴얼 등은 마련된 게 없었는가"
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골든 타임에 맞춰 더 많은 인원과 장비를 투입할 수는 없느냐는 것이다.
구조된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의 질도 문제로 꼽힌다.
소방 당국은 이날 구급차 20대로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세종병원에 있는 환자 등은 92명, 옆 요양병원엔 환자 94명이 있었다.
소방대가 인명 구조를 사실상 마친 1시간30분여 동안 적어도 140여명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각 구급차에는 산소호흡기 2대, 인공호흡 장비 1대 등만 갖춰져 있었다.
이에 대해 환자 가족들은 "구급차 수와 장비가 적어 응급조치를 제때에 못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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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화상 아닌 질식사..70세 이상 고령자가 21명,
1·2·5층 병실에 사망자 집중..
스프링클러 설치 차일피일 '제천 판박이'…피해 왜 컸나 ◆
오후 9시 현재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병원 주변은 화재가 난 지 14시간이 지났음에도 매캐한 연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최초 불이 난 곳으로 지목된 응급실 옆 탈의실에서는 경찰 현장감식반이 정밀조사를 벌였다.
병원 측은 냉난방기와 천장에서 누전으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혀 경찰은 추후 조사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세종병원 일반병동 1층 응급실 옆 탈의실에서 발생한 불은 건물 중앙 계단 통로를 타고 올라가
삽시간에 2층 병실로 번졌다.
화재 신고 접수 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는 응급실 1층 주 출입로 진출이 어렵자 건물 양쪽에 사다리를 설치해 환자들을 구조했다.
이와 함께 불이 건물 3층과 옆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 요양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모두 구조했다.
오전 7시 40분께 병원 인근을 지나던 목격자들은 병원 건물 1층에서 불이 시작됐으며 2층은 검은 연기로 완전히
뒤덮였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소방관들이 급히 유리창을 깨고 현장 진입을 시도했고, 창문 곳곳에서 살려달라는 구조 요청이 잇따랐다고 전했다. 일부는 옥상으로 올라갔고 2층 병실에서 뛰어내린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어떤 노인들은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와 입만 벙긋했다"고도 했다.
삽시간에 번진 화마는 사고 현장을 아비규환으로 바꿔놓았다.
요양병원 옆 장례식장에서는 울음과 안도의 한숨이 교차했다.
화재 발생 이후 장례식장 특2호실로 이송된 생존자들은 가족과 함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존자 가족들은 안도하면서 환자와 병원을 떠났다. 화재로 사망했거나 생존이 확인되지 않은 환자 보호자들의 훌쩍
거림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환자의 사망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급히 달려온 보호자 중에는 새까맣게 타버린 병원이 보이자 길 위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는 지난달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를 떠올리는 소방당국 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우선 제천 화재 때와 마찬가지로 화마가 40명에 가까운 사망자를 낸 대참사로 이어진 이유 중 하나로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나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화상에 의한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
또 이날 화재 발생 직후 소방차가 곧바로 도착했지만 한파로 인해 호스가 얼어붙어 진화작업이 늦어졌다고 일부
목격자들은 전했다.
제천 화재사고 당시 소방서가 보낸 고가·굴절차 등 특수차량이 늑장 작동해 초동 조치 과정에 문제가 제기된 것과
유사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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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천 한국열린사이버대 재난소방학과 교수는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이 안 나왔지만 정황상 연기와 가스에 의한
사망이 의심된다"며 "환자나 노약자들은 같은 충격을 받더라도 일반인보다 충격이 더 커 자력 대피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등록된 화재에 따른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60% 이상은 연기에 의한 질식사다.
불이 날 때는 일산화탄소가 많이 나오는데 일산화탄소를 흡입하면 몸이 마비된다.
대참사의 또 다른 원인으로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도 지적됐다. 세종병원은 일반병원과 요양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요양병원에는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야 하지만 병원 측은 의무 설치 유예기간인 6월 말까지 설치를 차일피일 미뤘다.
주요 대피 통로도 화재 이후 막혀 희생자들이 우왕좌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소방당국조차 중앙 계단을 대피 통로로 확보하지 못해 사다리로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최초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1층 간호사 탈의실은 탕비실로 같이 사용했으며 탕비실에는 전열기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누전에 의한 발화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형 참사가 발생한 세종병원은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2008년 3월 병원 허가가 났다.
병원은 일반병원과 별관인 요양병원으로 나뉘어 있다.
일반병원에서는 뇌혈관 질환과 중풍 등을 치료하고, 요양병원에서는 치매나 뇌졸중 등 노인성 질환과 장기 요양이
필요한 입원 환자를 치료한다.
요양 98병상, 일반 95병상 등 모두 193병상을 갖추고 있다. 이번 화재는 일반병원에서 발생했으며 의사와 간호사 등
52명이 근무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27일 밀양시에 있는 밀양문화체육회관에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밀양 특별취재팀 = 박동민 기자 / 최승균 기자 / 서대현 기자 / 우성덕 기자 / 양연호 기자 / 류영욱 기자]

요양병원 보호자, "세종병원도 묶는 거 봤다"
밀양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대원이 3·5층에서 침상에 손목이 결박된 환자 4~5명을 발견하고 결박을 푸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며 “결박된 환자는 모두 구조했으나 현재 생사 여부는 아직 확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바로 뒤 건물인 세종요양병원에 치매 가족을 둔 한 보호자는 “세종요양병원, 세종병원에서 모두 다른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자해 위험이 있는 환자는 손발을 묶어 두는 걸 봤다”며 “보호자가 와서 제어할 수 있게
되거나 식사시간에는 푸는데 보통 낮에 묶어뒀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 “환자 결박 여부와 관련해 출동한 소방대원과 병원 관계자들을 26일 오전부터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는 37명으로 26명이 80대 이상 고령자였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
밀양 화재원인 조사 (밀양=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26일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현장에서 경찰, 국과수,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psykims@yna.co.kr

대형 인명 참사가 난 밀양세종병원 전경
스프링클러만 설치돼 있었더라면.." 세종병원 참사에 아쉬움
대부분 희생자 고령에 거동불편자..
병원 "의무 설치대상 아니다,
요양병동은 내주 설치"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의무대상은 아니지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더라면…"
26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 참사가 발생한 후 병원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더라면 피해 규모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안타까운 지적이 나왔다.
스프링클러는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많은 병원 특성상 초기 화재 진화에 필수적 장비다.
요양병원과 마주한 세종병원 화재 희생자들이 대부분 80대 전후의 고령자들로 드러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밀양 화재현장 원인조사 (밀양=연합뉴스)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https://t1.daumcdn.net/news/201801/26/yonhap/20180126181319910ysuk.jpg)
밀양 화재현장 원인조사 (밀양=연합뉴스)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남도청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이 병원은 건축법상 2종 근린시설이며 연면적 1천489㎡ 규모로 면적 기준으로는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근린생활시설은 연면적 5천㎡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500명 이상일 때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다.
그런데 2015년 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참사 후 소방시설법 시행령이 개정돼 새로 짓는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 요양병원에 대한 소급적용은 올해 6월 30일까지 유예한 상태였다.
불이 난 병원은 일반 병동으로 설치 대상이 아닌데다 요양병원은 설치를 차일피일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스프링클러(PG)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https://t1.daumcdn.net/news/201801/26/yonhap/20180126181320080vfsb.jpg)
화재 스프링클러
(PG) [제작 이태호] 사진합성, 일러스트
세종병원측은 이날 화재 참사 후 "그동안 병원은 설치 의무 면적이 아니었으며 요양병원은 법 개정에 따라 내주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불이 난 일반병동인 세종병원(17병실, 95병상)은 2008년 3월 5일 허가를 받았다.
일반병동은 1992년 6월 22일 의원으로 사용승인을 받아 일부 건물을 증축, 용도변경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난 건물과 맞붙은 요양 병동인 세종요양병원(15병실, 98병상)은 1996년 숙박시설로 사용승인을 받았다.
이후 이 건물은 일부 증축하고 용도변경을 해 2008년 7월 2일 요양병원 허가를 받았다고 시는 밝혔다.
한 유가족은 "고령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이 다수 수용된 병원에 최소한의 기본 화재 안전장치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서울=연합뉴스)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화재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jebo@yna.co.kr](https://t1.daumcdn.net/news/201801/26/yonhap/20180126170927469mqtm.jpg)
밀양 세종병원 화재 (서울=연합뉴스) 26일 오전 7시 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화재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jebo@yna.co.kr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또 드러난 총체적 난맥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면서 또 한번 병원내
화재대응의 취약점이 드러났다.
2014년 5월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 때 22명의 사망자가 나온지 불과 4년도 안돼 병원 화재로 대형 참사가 발생한 것 자체가 화재에 대한 병원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개선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병원의 경우 다른 대형시설과 달리 거동이 불편한 입원환자가 많고 불에 약한 화학약품, 이불 등 면 제품이 많아 작은 화재로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화재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화재시 대피·사전 대응훈련 취약한 병원
소방당국의 발표를 보면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중환자 등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 제때 대피하기 어려운 '병원
화재'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추정된다.
밀양 세종병원은 장기요양이 필요한 입원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요양병원이면서 일반환자 진료도 가능한 병원이다.
본관인 세종병원과 별관인 세종요양병원으로 나뉘는데, 사망자 대부분은 세종병원 1층과 2층에서 나왔다. 요양병원에서의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이 화재에 취약한 이유는 '자력'으로 대피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호흡기나 기타 의료기기에 의존하는 중환자의 경우 침대 자체를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 또는 의료진까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사망자 대부분은 유독가스를 흡인해 중태에 빠진 상황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병원이 화재 상황을 대비해 자체 매뉴얼을 만들고 모의 훈련 등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는 환자의 경우 누군가 부축하거나 침대에 누운 채로 옮겨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화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 안전 불감증도 문제…"스프링클러·방화구역 설치했더라면"
하지만 이처럼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이 피해를 더 키웠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2014년 전남 장성요양병원 화재 참사의 경우 야간당직자가 1명밖에 없어 환자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장성요양병원은 복도 끝 비상구마저 잠금장치로 잠겨 있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자들도 제대로 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자력 대피가 어려운 병원의 경우 '법적 의무'와 관계없이 스프링클러와 같은 자동소화시설, 불이 더는 확산하지 않도록 돕는 방화문과 같은 방화구역 설치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장성요양병원 사건 이후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을 강화했으나 세종병원과 같은 중소병원은 설치 의무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아무리 평소에 모의 훈련을 한다 해도 실제 화재 상황에서 대피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소방 설비 설치가 필수적"이라며 "중환자나 고령 환자를 대피시켜야 하는 병원은 오히려 대피 중 구조자가 함께 사망할 수 있어 법적 적용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반복되는 사고에도 대응 못 하는 정부
보건복지부가 2014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에게 제출한 '17개 국공립 및 민간 의료기관 안전점검
실시결과'자료를 보면, 국내 병원의 환자대피 계획, 위기단계별 조치사항 등 위기관리 매뉴얼 관리는 미흡했다.
의료기관별로 주기적인 소방점검 및 정전대비 시설은 비교적 양호했지만 비상계단 대피로를 확보하지 않은 것은 물론, 피난대비 시설과 신호 유도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또 화재 대피장소에 호흡기구를 비치하지 않은 등 화재 발생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직원들의 이직은 잦은데도 불구하고, 모의 소방훈련과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아 위기 발생 때 직원 개인별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등 총체적 대응능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온 지 약 3년이 지났으나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분위기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민·관 합동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면서 화재 등 안전사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 대해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시설 점검을 받는다고 해도 막상 닥치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종병원과 바로 옆에 있는 세종요양병원은 작년에 모두 점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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