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출전국가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평창동계올림픽 홈페이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개막식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각형의 팝업 건축,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 공간에 대한 관념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최근 재미있는 변화 중 하나는 ‘불확실한 공간’, 즉 하나의 공간이 하나의 목적에만 대응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의도에 따라 언제든 그 성격을 바꿀 수 있는 공간들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심지어 공간의 존재 자체를 유동적 가치로 보아 한순간 나타났다가 사건의 종료와 함께 사라지는 건축도 발견된다.
규제가 풀린 푸드트럭, 공장에서 만들어 어디든 쌓아 올릴 수 있는 모듈러 주택, 주말이면 내가 만든 또 다른 집으로
떠나는 캠핑 열풍 등 공간의 불확실성·임시성은 이제 ‘불안함’이 아닌 ‘가능성’으로 해석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고정된 장소에 대한 관념의 변화는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행사’만을 위해 별도로 건축한 공간인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화려한 개막식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의 서막을 연 공간이 바로 그곳이다.
동양의 오행 철학과 이번 올림픽의 5대 목표를 상징하는 펜타곤(오각형) 디자인으로 설계된 올림픽 스타디움은 지상
7층 규모, 3만50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디자인만큼이나 화제가 된 것은 스타디움의 쓰임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행사를 유치함에 있어 행사 간 사용된 대형 공간의 추후 용처는 늘 고민거리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번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은 그 ‘쓰임새’를 없앤 ‘임시건축물’로 계획됐다.
이 건물에서는 콘크리트 부분을 찾아보기 힘든데 습식구조(시멘트 등 물과 화학 반응하는 재료와 물을 혼합해 굳혀
만든 구조)를 배제하고 건식구조(철골, 파이프 등을 볼트와 너트 등으로 체결해 만든 구조)로 만들어 쉽게 철거 가능
하고 철거한 건축 부재를 재활용 할 수 있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적 결정은 스타디움이 들어설 장소의 지역적 특성과 한계를 기반으로 한다.
스타디움이 계획된 횡계리는 황태덕장을 꾸리는 4000여 주민들이 모여 사는 조용한 마을이다. 영구적인 대형 시설물의 추후 쓰임새를 찾기 어려운 곳인 셈이다.
이런 불확실성은 팝업(pop-up) 공간이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됐다.
팝업은 일정시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인 팝업 스토어(pop-up store), 웹사이트의 임시 창인 팝업창(pop-up window)등의 단어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개념이다.
팝업의 개념과 건축이 만나면 늘 존재하던 장소에 새로운 무언가가 등장해 전혀 다른 성격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사건이 발생한다.
목적을 다한 후 사라지는 팝업 공간은 다시 돌아간 본래의 공간에 특별한 기억을 남기고 새로운 장소성을 부여한다.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영구적인 인프라를 흉물로 남겨 본 경험이 있는 우리에게 이런 팝업 건축의 선택은 과감하고도 현명한 결정이다.
물론 팝업 건축의 물리적 한계로 인해 ‘뚜껑없는 스타디움’이란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고, 일부 외신은 역대 최악의
‘추운 개막식’이 될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 정신과 우리의 국가적 철학을 담은 환상적인 개막식을 포함해 결국 ‘너무 문제가 없어 문제’라는 극찬 속에 평창동계올림픽은 순항 중이다.
이번 올림픽의 여러 경기장 중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하는 ‘아이스아레나(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가 1만2000석 규모를 갖추기 위해 공사비 1300억원과 2년6개월이라는 공사기간이 걸렸음을 감안한다면 3만5000석을 1년10개월만에 만들어 낸 메인 스타디움의 건설과정은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기존에 편성된 940억원의 공사비를 3분의 2 수준인 650억원으로 낮춰 완공해 낸 점은 팝업건축의 건축적 효율성과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과시성의 맹목적인 건축, 으스대던 시간이 끝나면 허무하고 무용하게 남겨져 왔다.
반면 고요한 황태 덕장에 팝업된 이 뚜껑없는 스타디움은 평창의 설원이 푸르게 물들 계절이 오면 해체돼 다른 곳에
재사용된다.
그리고 그 땅은 공원이 돼 자연으로, 또 국민에게 되돌아 갈 예정이다.
스타디움은 사라지지만 공원을 바라보는 우리에게 겨울을 수놓았던 수많은 선수들의 열정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어쩌면 공간의 존재보다 기억의 힘이 강할지 모른다.
올림픽의 성료 후 부재(不在)하기에 더욱 아름답게 기억될 오각형의 공간이 어떻게 회자될지 기대되는 이유다.

현창용 Architects H2L 대표

ARIS MESSINIS via Getty Images
[쉽게 읽는 서브컬처-57] 평창동계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하지만 비록 주인공은 아니지만 주연 못지않게 빛나는 조연을 뜻하는 '신스틸러'들이 평창에도 있다.
◆"우리랑이 최고시다!" 인기폭발 마스코트 수호랑
'수호랑'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마스코트 캐릭터다.
사실 수호랑은 '급조된 캐릭터'로 시작했습니다. 애당초 평창 올림픽조직위는 민화 속 까치호랑이를 마스코트로 선정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모티콘의 대세 '라이언'과 수호랑 중 누구를 선호하냐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마스코트가 귀여운 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무서운데 끌려! 개회식의 미친 존재감 '인면조'
평창올림픽의 개회식은 여러모로 호평이었다.
개회식에는 '인면조(人面鳥)'도 등장했다.

네티즌들은 "이런 게 날아들어서 거기 너 삼강오륜을 해라 하면 쫄아서 평생 노인공경해버린다" "웃어 분위기 평창나기 싫으면" "요괴워치에 나와도 납득할 것 같은 비주얼" "인면조가 고구려거야?
팬아트도 등장했다.
인면조는 배일환 평창동계올림픽 제작단 미술감독이 디자인하고 퍼핏 디자이너 니컬러스 머흔이 제작했다.


◆하늘엔 인면조 땅 위엔…'모루겟소요' 총알맨
매끈하고 길쭉한 원형 투구를 쓰고 있는 건장한 남성들의 은색 나신.
모르겟소요는 원래 평창올림픽과는 무관한 김지현 작가(50)의 설치미술작품 '총알맨들' 입니다. 김지현은 2008년

일본인 관광객/기자 : 이게 대체 뭔가?
자원봉사자 : 모르겠다
일본인 : 아~ 모르겟소요(モルゲッソヨ)구나
자원봉사자 : 음?
올림픽을 앞두고 평창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이 '모르겠다'는 대답을 이름으로 착각하면서 모르겟소요라는 별명이
지난달 31일 개관한 메인프레스센터(MPC)도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있는지라 '총알맨들 앞은 각국 보도진의 집합
인면조 못지않은 존재감 덕분에 총알맨들은 인기를 끌었다.

지난 9일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쇼트 프로그램에서 중계카메라에 잡힌 한 남자가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평창 선글라스맨의 정체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감강찬(23·김규은-감강찬 페어 세계랭킹 45위)이다.

[홍성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만든
이희곤 매스씨앤지 대표
백호와 곰 생동감 있게 표현
이모티콘 6시간 새 10만개 '소진'
"피규어·홀로그램 등 3D 보편화
VR 등 첨단 기술 활용해야"
평창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소통형
마스코트가 되도록 한 것입니다.”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내 사무실에서 만난 이희곤 매스씨앤지 대표(사진)는 “마스코트는 이제 평면 그림뿐
아니라 인형, 이모티콘, 피규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며 “얼핏 보면 같아 보이지만 평면으로 그릴 때,
인형으로 제작할 때, 이모티콘으로 만들 때 캐릭터의 선과 색감, 비율 등이 모두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이란 측면은 이번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현실화됐다”며 “올림픽조직위가 지난달 2일 배포한 무료
이모티콘이 여섯 시간 만에 10만 개 모두 소진돼 추가 배포에 나서기도 했다”고 했다.
매스씨앤지는 이번 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디자인한 회사다.
이 대표는 “2년 전 입찰을 통해 마스코트 디자인 회사로 선정됐다”며 “디자이너들이 50번 넘게 평창동계올림픽 디자인자문위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의견을 나누면서 캐릭터 개발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마스코트 후보로 온갖 동물이 등장했다고 한다. 그는 “진돗개와 사슴, 두루미, 까치, 심지어 하늘다람쥐까지 후보에
올랐다”며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이면서 동계올림픽이 설원에서 펼쳐지는 것을 고려해 백호로 최종 결정됐다”고 했다.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반다비는 강원도와 한민족의 끈기를 상징하는 반달가슴곰에서 따왔다. 그는 “어렵게 개발했지만, 올림픽 마스코트 저작권은 모두 IOC에 귀속돼 아쉬움도 크다”며 “역대 올림픽 마스코트를 망라하는 박물관을 한국에
유치했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회사 창업 전 OB맥주에서 5년 동안 일했다. 같은 그룹사이자 야구단인 OB 베어스가 캐릭터 상품화에 성공
하는 것을 보고 캐릭터사업에 관심이 생겨 1989년 창업했다.
현재 100여 명이 일하는 매스씨앤지는 당시 설립한 회사의 자회사로 캐릭터 디자인, 콘텐츠 제작, 브랜딩, 환경 디자인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 육군 홍보 캐릭터 ‘호국이’, 여수엑스포 마스코트 ‘여니’와 ‘수니’, 울산 남구 캐릭터 ‘장생이’, MBC 복면가왕 출연자 캐릭터 등 수많은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업 캐릭터를 개발했다.
매스씨앤지의 캐릭터 개발 실력은 중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중국 구이양테마파크와 완다패밀리파크에 매스씨앤지가 디자인한 캐릭터가 들어가 있다.
그는 “중국 테마파크, 키즈몰, 키즈카페에서 주문이 많이 들어와 중국으로 출장도 가곤 한다”고 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캐릭터산업도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했다.
가상현실(VR)과 홀로그램이 보편화하면 지금과는 다른 캐릭터 표현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올해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로 회사를 이전할 계획”이라며 “정보기술(IT) 녹색기술(GT) 나노기술(NT) 등 융복합산업단지인 점을 이용해 캐릭터 개발 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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