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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문재인정부 1년] 한반도의 봄 오는 중, 의회정치의 봄 부재 중

문재인 정부 1년(CG)



문재인 정부 1년

(CG)[연합뉴스 TV 제공]




문재인 정부 1년 (PG)


문재인 정부 1년 (PG)



문재인 대통령, '취임 선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선서'(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낮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제19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2017.5.10 scoop@yna.co.kr


[문재인정부 1년] 한반도의 봄 오는 중, 의회정치의 봄 부재 중



'촛불' 안고 쉼없는 적폐청산…국정원·검찰 등 권력기관 수술
집권 초 남북정상회담 최대 성과…권위 내려놓고 '국민 속으로'
'잇단 낙마' 인사검증 부실 비판…고용위기 여전, 6월 개헌 좌절
지지율높은 대통령·靑만 보이고 국회·與의 의회중심정치 안 보여
국정동력 유지하려면 협치 절실…진정한 봄 시험대는 북미정상회담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박경준 서혜림 기자 = "역사와 국민 앞에 두렵지만 겸허한 마음으로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서 책임과 소명을 다 할 것임을 천명합니다…(중략)…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작년 5월 10일 취임사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 중에서)


적폐청산과 통합을 내걸고 국민 선택을 받았던 문 대통령이 오는 10일 취임 1년을 맞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촛불 혁명'이 탄생시킨 문재인 정부 첫 1년은 과거와 결별하고 새롭게 거듭나려는 시도가 연속된 한 해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파격과 소통으로 대변되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은 불통과 권위로 상징됐던 이전 정부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임기의 5분의 1이 지났음에도 70∼80%를 넘나드는 국민 지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정의와 공정을 명분으로 한 이른바 적폐청산 작업을 숨 가쁘게 이어갔고, 국민보다는 정권 보위에 앞장섰던 권력기관의 핵심인 국가정보원과 검찰을 수술대 위에 올려 대대적인 인적 청산을 단행했다.

북미 간 극한 대립으로 전쟁 위기로 내몰렸던 한반도 안보 지형을 남북정상회담으로 크게 개선한 데 이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까지 목전에 두는 대반전을 이뤘다.


그러나 정권 초반부터 계속된 인사원칙 혼선에 따른 잡음과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 부재로 인한 정국 불안의 한계성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이후 4년간 국정 운영에 큰 고민을 안기며 아쉬움을 남긴 한 해이기도 했다.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의 남북정상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의 남북정상(판문점=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
다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8.4.27 hkmpooh@yna.co.kr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성과물은 '한반도의 봄'을 현실화할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데 있다.

 주목되는 점은 지금까지는 적어도 과거 정부에서 일시적으로 진행됐던 남북 화해 과정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데 있다.


작년 7월 남북관계 복원과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핵심으로 한 베를린 선언을 천명했지만, 북한은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이어 9월에는 6차 핵실험까지 감행하며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시험대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북한 완전 파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괌 포위사격',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발언이 충돌하면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았지만 문 대통령은 사상 첫 한미 미사일 원점 타격 훈련

으로 강한 응징과 압박 의지를 과시하면서도 대화 기조를 버리지 않았다.

 압박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유인하기위한 조치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 올해 2월 예정된 평창 동계올림픽을 국면 전환의 계기로 활용하고자 했고,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화답하면서 평화 여정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상호 특사 방문으로 마침내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로의 전환 의지를 담은 4·27 판문점선언을 도출해 '한반도의 봄'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왔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거치지 않고 비핵화 문제의 핵심 당사자인 북미 정상 간의 5월 말 또는 6월 담판을 중재하면서 협상가이자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


위로하는 문재인 대통령(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37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5월 유족인 김소형씨를 위로하고 있다.





안으로는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캐치프레이즈로 적폐청산에 속도를 내고 불의와 관행으로 점철된 과거와 결별을 선언하며 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국정원·검찰·군 등 권력기관을 개혁의 수술대 위에 올리고, 교과서 국정화 폐기와 공론화를 통한 원자력발전 정책 전환 등 국민 눈높이 정책을 구사했다.


그 연장선에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의 심판대에 섰지만, 어떤 이들에겐 이게 '정치보복'으로 비쳐 심한 반발이 따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에게 다가가 셀카를 찍고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는 등 지난 권위주의적 스타일의 대통령들과 차별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집무실을 직원들이 근무하는 여민관으로 옮기고 청와대 앞길을 반세기 만에 개방하는 신선함도 보였다.



물론 잡음과 한계 역시 노정됐다.

문 대통령이 내세웠던 병역면탈·부동산투기·탈세·위장전입·논문표절 등 인사원칙에 위배된 인사들이 천거되면서 야기된 인사검증 부실이 대표적이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논란에 휩싸여 낙마했다.

그 탓에 임기 초부터 정책 추진 동력 저하는 물론 도덕성에도 일부 생채기를 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 인사·민정라인에 대한 책임론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임종석 "박성진 사퇴 존중…인사논란 국민께 송구" 공식사과

임종석 "박성진 사퇴 존중…인사논란 국민께 송구" 공식사과(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 사퇴와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7.9.15 scoop@yna.co.kr


3년 만의 3% 성장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지만 문 대통령이 최우선 과제로 삼은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로 경기 체감도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움직임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고민하게 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이 좌초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모든 후보가 내건 공약이었음에도 일부 야당의 비협조로 무산됐지만, 국정 책임자로서 야당을

 설득해내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시각이 있다.


이는 협치 부재라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집권 초부터 여소야대 상황으로 국정 운영이 원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문 대통령이 야권에

국정 현안을 직접 설명하는 등 노력한 것은 사실이지만, 야당을 정책 결정의 한 축으로 흡수하는 데는 실패하면서

국정 동력 약화를 초래한 측면 역시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집권 1년 차를 넘긴 문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책 추진을 위해 대야(對野) 협치 구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집권 초기에는 높은 지지도로 야권의 협조 없이도 무난하게 지나온 측면이 있었지만, 최대 성과로 불리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문제 등 국회의 협조가 없다면 국정을 원만히 이끌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여야 대표 회동장의 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

여야 대표 회동장의 문 대통령과 홍준표 대표(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대표 초청 오찬 회동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청년취업 지수 개선과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발과 홍보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외적으론 북미정상회담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이어받도록 운전자이자 중재자 역할을 지속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통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의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결 과정을 거쳐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도래하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복원된 4강 외교에도 이전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로 더욱 꼬인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고,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을 말끔하게 해결하는 것도 문재인 정부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honeybee@yna.co.kr


hysup@yna.co.kr






여야 대표 회동, '싸늘?'

여야 대표 회동, '싸늘?'(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7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오찬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인사말 도중 '개헌'과
 관련한 발언을 하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2018.3.7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오후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1년] 한국형 협치는 신기루일까… 공과 평가도 극과극


인사청문·남북관계·추경 등 놓고 여야 평행선…개헌·국정과제 제동
정당 연합 기반의 연정 아닌 상황서 야당과 상시 협치는 구조적 난제
민주 "나라다운 나라에 매진한 1년" 한국 "인사참사·청년실업률 최악"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연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래 1년간 야당과 협치를 내내 강조했으나 성과 면에서 미흡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건 문 대통령과 여권에도, 아울러 야권에도 책임이 있다.

애초 문 대통령이 야권을 국정 파트너 삼아 새로운 협치 틀을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여소야대(與小野大)

지형 속에 협치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반부터 강하게 드라이브 건 적폐청산 작업을 두고 보수야당과 갈등을 빚었고, 이후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민생·개혁 법안 등 각종 현안을 놓고도 건건이 야당과 대립하며 녹록지 않은 환경을 마주해야 했다.

협치를 위한 문 대통령의 행보는 취임과 동시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해 5월 10일 야 4당을 찾은 데 이어 그로부터 9일 후에는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여소야대하에서 야당의 협조 없인 대선 때 공약한 민생·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임기를 시작한 만큼 신속한 조각을 위해서도 야당의 협조는 절실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희망과 달리 야당과의 협력은 정권 초반부터 삐걱댔다.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안의 국회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여야는 충돌했고, 결국 일부 인사는 야당의 공세 속에 낙마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한 '일자리 추경'에 야당이 반발하면서 여야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팔라졌고,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겨냥한 적폐청산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과의 갈등은 점점 더 심해졌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차례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했으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번번이 회동을 거부하면서 협치는 더욱 멀어져만 갔다.


작년 7월과 9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의 회동은 제1야당의 홍 대표가 불참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청와대가 여야 대표를 초청한 회동에 홍 대표가 참석한 것은 올해 3월이 처음이었고 이어 4월에는 문 대통령과 홍 대표가 따로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회동에서는 문 대통령과 홍 대표가 정국 현안마다 입장차를 보이며 대립했고, 문 대통령과 홍 대표의 회담도 '서로 할 말만 한 자리'로 간주되며 협치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여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초당적인 태도를 앞세우는 상황에서 홍 대표가

'위장평화 쇼'라며 비판 일색으로 나선 것도 협치 부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 협치 요청


문 대통령, 협치 요청(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와 첫 오찬 회동에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병헌 정무수석, 정의당 노회찬·국민의당 김동철·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 자유한국당 정우택·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임종석 비서실장.






협치가 겉돌면서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제안한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 투표의 무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찰·

경찰 수사권 조정 등 핵심 과제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도 협치가 난항을 겪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여야 대립 속에 지난해 9월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초유의 사태는 협치 부재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여당 내부에서도 협치 부분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망가진 나라를 물려받은 상태에서 1년간 국정 운영을 성공적으로 했으나 높은 지지율로 청와대 주도의 정국이 이어졌다"면서 "법안 통과 실적 등을 볼 때 협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도착한 안철수 대표


청와대 도착한 안철수 대표(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4당 대표 초청 만찬 회동에서 막 도착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바라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불참했다.

2017.9.27
scoop@yna.co.kr



그러나 애초 이와 같은 한국형 협치는 판타지 같은 목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연립정부가 일상화한 의회중심제 또는 의원내각제 국가가 아니다.

따라서 과거 김대중-김종필의 DJP 공동정부처럼 아예 정당들이 연합을 통해 연정을 구성하지 않은 경우라면, 정부·여당이 그때그때 사안별로 정당, 그중에도 특히 야당과 공조하거나 협력하는 것이 협치의 근간을 이루는 구조다.


그래서 지금처럼 남북관계 등 여야 간에 이념적으로 의견이 크게 갈리는 의제와 현안이 뒤섞인 상황에서 그런 협력을 기대하며 정부·여당의 의제를 매번 관철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는 정당지지율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국회의석 배분 제도, 그리고 이에 맞물려 탄생한 한국형 다당제의 한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환경 아래에서 협력정치가 미흡하다고 할 때 그 책임의 크기는 아무래도 권력을 더 가진 여권 쪽이 더 떠안는 게 미덕이기 마련이다. 공동정부 같은 안정적 틀을 가지지 않은 처지라면 야권에, 나아가 같은 색깔의 범여권 정당들

에까지 수시로 다가가 대화하고 타협해야 하는 숙명이 따르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중심에는 최고의 타협자이자 소통자이자 중재자로서 대통령이 자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고 야당은 협치 악화의 책임을 비켜갈 수 있는가. 역시 그것도 아니다. 야권은 반대할 것은 반대해야 하겠지만, 상당수 여론이 호응하는 남북정상회담 같은 의제에는 초당적으로 접근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


일부 정치학자들은 여야가 이런저런 국정과제와 인사 현안을 두고 서로 양보할 건 양보하고 인정할 건 인정하며 존중할 건 존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상호 관용'과 '제도적 인내'를 강조한다.

이처럼 협치가 난망했던 문재인 정부의 지난 1년에 여당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1년을 매진한 것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높은

지지율로 나타났다"며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한 점에 모두가 환호와 지지를 보냈고,

경제성장과 관련한 수치들이 높아지는 점 역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사회 전반에 걸친 대개조 작업에도 문재인 정부의 노력은 도드라

졌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적폐를 청산하고 권력기관을 제자리로 돌리는 노력은 앞으로도 중단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낮은 점수를 매겼다.


한국당은 특히 민생·경제 분야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최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까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인사참사를 기록했다"며 "일자리 정부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으며 급격한 최저임금의 인상은 영세자영업자들을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남북관계와 외교 성과는 인정하지만, 민생·경제 등에선 전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현 대변인은 "실업률이 계속 높아지고 일자리 창출도 전혀 성과가 없고, 경제는 전 세계가 호전되는데 우리만 역행했다"며 "미세먼지 문제, 교육정책 엇박자 등 정부가 책임지고 일해야 하는 사안에서 정부가 주도해 나가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고 했다.




kong7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청와대 집무실에 마련된 일자리상황판을 가리키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 1년] “‘천운’ 맞이한 문대통령, 2년차엔 정치권과 협치를” 
                                           
참여정부 첫 비서실장 문희상 ‘문정부’ 평가ㆍ조언

1 문재인 정부 1년 성적은 A++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대통령

개혁에 종지부 찍을 책무 있어

YS 초기의 거침없는 개혁 능가


#2 한반도 운전자론=복덕방’ 비유 

문, 자신은 낮추고 공은 돌리며

판매ㆍ구매자 신뢰 동시에 얻어

훈수 두는 일본ㆍ중국까지 포섭


#3 촛불ㆍ한반도 평화 기운이 

맞아떨어지는 민족적 대전환기

이 시대적 흐름은 더 갈 것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문희상(73)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민주화 정권’ 3기에 걸쳐 깊숙이 관여한, 흔치 않은 이력의 6선 정치인이다.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가신 그룹 중 ‘머리’로 보좌하는 부류였고, 노무현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치며 당시 민정수석 문재인과 참여정부 밑그림을 그렸다.

문재인 정부 1년을 조망하기에 그만큼 자격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문 의원은 촛불정신으로 탄생한 현 정부가 적폐청산 임무를 완수했다고 선언하기엔, 지난 1년간의 성공엔진을 끄기엔 아직 이르다고 못박았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1년차에 한반도 평화라는 천운을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과 미국을 아우르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자신을 낮춰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뢰를 동시에 얻는 복덕방”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역사와 대화를 하겠다며 독선에 빠지는 오류를 강하게 경계했다. 그는 또 개혁의 제도화로 연결하려면 2년차부터 여야 정치권과 협치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4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가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진행=박석원 차장


_문재인 정부 1년을 점검할 때가 됐다. 문재인 정부의 성격 규정부터 해달라.

“엄청난 질문이다(웃음). 김대중ㆍ노무현 민주개혁정부가 아쉬운 듯 마무리를 못 지었는데 3기로 들어선 문 정부는

 그걸 완성시켜 개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책무가 있다.


 연인원 1,700만명이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쓰레기 한 톨 안 남기고 석 달에 걸쳐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촛불혁명 수혜자로 집권한 역사적 책무가 있는 것이다.”


_그 집권 1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나.

“역대 어느 정부도 초기 1년에 이만큼 성과를 낸 정부는 없었다. 에이 투플러스(A++)정도 줄 수 있다.

국정수행 지지도가 70% 훨씬 넘지 않나. YS(김영삼 전 대통령)도 초기에 거침없는 담대한 개혁을 실시했다.


3일 안에 청와대 안가를 허물고, 한 달 안에 중앙청을 허물고, 석 달 안에 하나회 숙청으로 수백 개 별을 떨구고 그 다음에 공무원 재산공개를 법적으로 완성하면서 우수수 정치권 거물들을 다 떨궜다.

금융실명제까지 전광석화처럼 실시했다.

 그런데 그것을 능가하는 일을 지금 이 정부가 1년 안에 하고 있다.”


_특히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이 모두 감옥에 갔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세월호 해결할 때 적폐청산이란 말을 썼다.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엮으려 하니 이상해 보이지 그게 아니다.


과거사 문제를 청산하는 과정의 모범답안은 국제적으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만들어놓은 진실화해위원회가 있고, DJ가 만든 광주민주화운동 처리 4가지 원칙이 있었다. 진상규명, 그에 따르는 사법적 처리, 가해자들의 통절한 반성,

이후 용서와 화해다.

지금 사법적 처리 마지막에 걸려 있다.


 이게 끝났는데 통절한 반성을 안 한다? 그러면 사면복권 얘기는 못나오는 것이다.”


_문 정부 1년차는 적폐청산만 있나.

“아니다. 1년차 말기에 온 한반도 평화가 있지 않나.

기적처럼 왔다고 생각하지만 문 대통령의 독특한 캐릭터와 확실한 의지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걱정했던 통일ㆍ안보ㆍ국방 측면의 우려를 일거에 해결하고 경천동지할 변화를 끌어냈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_적폐청산과 한반도 평화로 에이 투플러스 성적을 줬는데, 경제는 어떠한가.

“최저임금제도 인상, 비정규직 정규직화, 재벌개혁과 운영에 관한 틀, 금융개혁을 1년 안에 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득권층의 거부 반응 때문에 주춤주춤하곤 하는데 한꺼번에 출구가 확 뚫릴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평화로 점쳐지는 남북경제 현장 때문이다.

2,500만명의 새로운 시장과 싼 임금이 있다.


세계 희귀 광산 광물 자원도 있다. 우리는 자원을 100% 활용할 자본과 기술이 있다.

경원선 경의선 동해선이 이어지면 유라시아 대륙경제권으로 바로 들어가는데 물류비용이 반으로 싸지고, 유통기간도

 반으로 준다. 하반기 경제는 상종가를 칠 거라고 본다.”


_남북교류 효과가 당장 하반기 민생경제로 바로 이어진다는 얘기인가.

“바로 온다. 왜냐면 이렇게 진척이 빠른 때가 없거든. 빠른 정도가 아니야.

우리도 가늠을 못할 정도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판문점에서 남북이 만났지 않나. 이제 북미가 만난다.

 그럼 거기서 남ㆍ북ㆍ미가 또 만난다. 일괄타결 되는 것이다.


전과 다른 게 6·15나 10·4선언은 집권 3년, 4년차 힘이 좀 빠질 때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 이건 1년도 안 됐다.

북미 회담도 성공이 예정된 게 폼페이오가 북한에 간 것도 이미 답이 나온 걸 확인만 하는 절차라고 한다.”


_문 대통령은 자신은 ‘로키’로 가면서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라고 했다.

“지금의 흐름은 베를린선언부터다. 똑같은 것을 유엔총회 가서도 연설했지 않나.

그 며칠 전에 트럼프는 악의 집단으로 북한을 매도하는 유엔총회 연설을 했다.

3일쯤 뒤에 바로 우리 대통령이 가서 절대 어떤 침략도 우리 동의 없이 불가능하다고 못박으면서 유엔이 할 일이 뭐냐,


평화 아니냐, 이러면서 트럼프는 평화를 얘기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당당하게 말했다.

그게 북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 그런 말을 서슴없이 거기서 하면서 실제론 매일같이 미국과 안보보좌관끼리 서로 통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트럼프 당신이 해야 한다고 띄워주면서 신뢰를 그쪽에서도 얻었다.”


_한반도 운전자론이 순항하는 이유는 뭔가.

“운전자가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복덕방이 성공하려면 양쪽 구매자, 판매자 신뢰를 얻어야 거래가 성사된다.

복덕방 운영을 잘한 것이다. 그래서 정상회담으로 이뤄진 것이다. 공을 다 돌리지 않나. 옆에서 훈수 둔 일본까지,

중국까지.”


_집권 1년차와 2년차는 대통령이 어떻게 달라지나.

“3년차쯤부터 자기 생각이 옳다는 신념이 굳어져간다.

비판을 들으려고 애쓰는 사람도 3년차 되면 독선이 된다.

모든 정보를 독점하거든.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의 모든 정보가 들어오는데 자신에게 충고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뭘 몰라서 그런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쪽 경향을 파악해서 입맛에 맞는 정보만 올라오니까.

또 어느 단계가 지나면 ‘역사와 대화하겠다’고 한다.

결국은 이게 ‘국민과 대화는 무시하겠어요’라는 말이 되더라고.” 

 

_문 정부의 2년차를 예상해달라.

“이번엔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권이다.

적폐청산 1년차에 할 일은 전광석화처럼 역대 어느 정권보다 잘했지만 2년차까지 흐름이 연장될 것으로 본다.”


_적폐청산이 2년차에 더 힘을 받는다는 말인가.

“시대적 변화이기 때문에 그렇다. 홍수 났는데 떠내려가는 냉장고 챙기고 텔레비전 챙기고 그건 안 되는 것이다.

흐름이 워낙 세니까. 하나는 촛불이고, 또 하나는 한반도 평화 기운이다. 두 가지가 맞아떨어지는 민족적 대 전환기다. 이 흐름이 더 간다.”


_그 이후엔 어떤가.

“청와대 계절이 끝나고 국회의 계절이 집권 2년 반쯤 지나면 온다. 국회가 협조 안 하면 아무 것도 안 된다.

개혁과 적폐청산의 마지막은 제도화다. 인적 청산으로 비치면 동력을 상실한다. 빨

리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 제도와 관행을 고치는 일을 해야 하는데 100% 국회의 일이다.

법률을 만들지 않으면 없어지는 거다.”


_노무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 발탁을 반대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 당시 노무현 정부 첫 개혁과제가 검찰개혁이었다.

그걸 총괄하는 게 민정수석인데 과감하고 대차고 담대한 인물이어야 했다.

그런데 유한 정도가 아니라 사슴 같은 눈을 하고 왔다. 딱 보니까 너무 착한 사람이더라, 첫 인상이.”


_당시 노 대통령이 뭐라고 얘기했나.

“‘저 사람이 남이 안 가진 장점 2개가 있다’면서 걱정 말라고 하더라.

하나는 치우치지 않고, 극단적인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자신(노 대통령)은 격분하면 격앙돼서 외골수로 막 나가는데 저 사람은 균형을 잡는다고 했다.


두 번째는 꿰뚫어보는 통찰력이 있어 나중에 보면 그 사람 얘기가 맞더라는 것이다.

 ‘나보다 몇 살 아래인데 내가 하대를 못해요’라고 하더라.” 

 

_문 대통령이 준비된 인물이란 평가로 들린다.

“가슴형, 공감 측면에 노무현 문재인의 공통점이 있다.

다른 점은 노 대통령은 분노 조절을 잘 못하지만 문 대통령은 차분하고 다독이면서 조용히 같이 가려는 쪽이다.” 

 

_하반기 국회의장 경선을 준비 중이다. 문 대통령에게 2년차 주의사항을 조언해준다면.

“2년차 마무리 시점에 바로 협치를 시작해야 한다. 비효율적이고, 인기 없는 국회라도 민주주의의 상징이다.

그들과 타협하지 못하고 지원 내지 협조를 못 받으면 마지막에 좋지 않은 꼴만 나온다. 성공할 수 없다.”



정리=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문희상은 누구


1945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1994년 14대 총선부터 15대를 제외하고 경기 의정부에서 내리 6선을 했다.

 1980년 서울의봄 당시 재야인사였던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시로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 전국조직 구축을

 도맡았다.


국민의정부 청와대 정무수석과 안기부 기조실장을 거쳤고 참여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대중 후보가 1992년 대선에서 패배해 영국으로 갔을 땐 이기택 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파견’돼 DJ가 야권 내

영향력을 놓지 않는 미묘한 연결고리로 작용했다.

 현재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직에 도전하고 있다.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본 희비의 1년

10일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을 맞는다.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남북정상

회담의 영향으로 80%를 넘나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역대 대통령 취임 1주년 지지율에서 압도적인 1위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헌법 기관장 초청 오찬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함께 참석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정부 1년] 임종석, 친화력ㆍ정치력으로 최고 실세 부상


[핵심참모 4인 성적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젊은 이미지에 정무 감각 뛰어나

文대통령의 보완재 역할 ‘한몫’

대북 비선라인ㆍ외교팀 중재도

‘사실상 부통령’ 평가 약이자 독

“친문과 파워게임 예고” 관측도




청와대 사람들과 일하면서 ‘참 유연하고 겸손하다’는 것을 매일 체험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완전히

분위기 메이커다.


어떤 분위기든 유머러스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 더 좋아한다.”

평소 친노ㆍ친문 그룹과는 거리가 있었던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해 11월 관훈토론에서 임 실장 등 청와대 참모를

평가했던 발언이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586그룹, 재선 의원 출신 임 실장은 원조 친문 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2016년 10월 문 대통령이 임 실장을 대선캠프 비서실장으로 품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문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해 5월 10일 이 총리와 함께 발표한 새 정부 첫 인사 대상자 2명 중 한 명이다.


논리가 뛰어난 법률가 출신 60대 문 대통령에게 50대 초반 임 실장의 젊은 이미지와 친화력, 정치력은 보완재 역할로

충분했고, 지난 1년 청와대는 무난히 굴러왔다.

고비도 있긴 했다.

출범 초 청와대는 인수위원회 체제가 없었다는 약점 때문에 조각을 마무리하느라 연말까지 고난을 겪었다.


 이에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임 실장은 장관 후보자 낙마 사태가 터질 때마다 속앓이를 해야 했다.

문 대통령 취임 초부터 북한의 잇따른 중ㆍ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 핵실험 등 안보 위기도 고조됐다.

하지만 임 실장의 능력은 외교안보 위기 국면에서 빛을 발했다.


여권 관계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대북 비선라인과 공식 외교안보팀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일이 성사되도록 대통령의 정책 판단을 보좌했던 사람이 임 실장”이라고 전했다.

임 실장은 16, 17대 의원 시절 6년이나 국회 외통위 위원을 지낼 만큼 북한 문제나 외교 현안 전반에 밝았다. 특유의

 정무 감각에다 청와대 조직이란 시스템이 더해지자 힘이 붙었다.


지난해 말 불거졌던 아랍에미리트(UAE) 비밀 군사협정 의혹 당시 직접 특사로 나서 깔끔하게 일을 해결했던 사례도

 인상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새해 들어 남북관계 급진전 국면에서 임 실장은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청와대와 국정원, 통일부 실무진을 이끌며 판문점 정상회담을 꼼꼼히 준비했고, 도보다리 회담과 완전한 비핵화 약속이라는 의전, 의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과정에서 공을 세웠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장에서 서훈 국정원장과 단 둘이 배석한 것은 실세 비서실장으로서 그의 위상을 보여줬다.


또 “임 실장은 복잡한 사안도 심플(간단)하게 정리해 깔끔하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전언도 여권에서 나온다.

어떤 사안이든 그가 나타나면 문제가 해소되는 해결사, ‘임 반장’ 이미지도 구축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만 해도 청와대 참모들의 경험이 조금은 부족해 현안에 흥분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임 실장이 ‘차분히 대응하자’는 주문을 되풀이 하고, 그 결과 실질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실장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1년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적 위상은 급성장했다.

 그에겐 약이자, 독이기도 하다. 노영민 주중대사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등 원조 친문의 국내 복귀 시

여권 내부의 파워게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 집권 2기 운영 구도와 그의 거취가 맞물려 있는 것이다.

임 실장이 임기 초와 달리 언론과의 소통을 줄인 것도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를 자아내는 대목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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