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울릉도 서쪽에 서 있는 울릉도 등대에 지난 22일 석양이
내려앉아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독도, 日보다 빨리 간다" 울릉도는 군사기지 변신 중
취재진을 태운 행정선(관용 선박)은 검푸른 동해의 물살을 가르고 독도로 향했다.
그러나 독도 앞바다는 쉽게 입도(入島)를 허락하지 않았다. 독도의 날(25일)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오전, 울릉도에서 닻을 올린 배는 출항 1시간여 만에 기상 악화로 뱃머리를 돌려야 했다.
전날까지 짙푸르던 동해의 하늘은 순식간에 어둑해졌고 파도는 3m 가까이 높아졌다.
독도 입항을 위해 포항에서 4시간여를 꼬박 달려온 만큼 취재진의 아쉬움은 컸다.
행정선의 닻은 다시 울릉도 연안에 내려졌다.
![사동항에서 현포항으로 이동하는 선박에서 본 울릉도 전경. [허정원 기자]](https://t1.daumcdn.net/news/201910/28/joongang/20191028050107751etvy.jpg)
독도 실효지배 강화할 요충지, 사동항·울릉공항
22일 찾은 울릉도 남쪽 해안의 사동항은 다목적 항만으로 탈바꿈하려는 준비가 한창이었다.
![2020년 완공되는 사동항과 동방파제 외곽에 건설되는 울릉 공항(2025년 완공) 조감도. [국토교통부]](https://t1.daumcdn.net/news/201910/28/joongang/20191028050108782oqtr.jpg)
사동항이 완공되면 해군 함정과 해경 경비정의 독도 출동 시간이 현재의 절반으로 단축된다.
기존 죽변(울진)항에서 해경 함정이 출동하면 독도까지 약 5시간 50분이 소요됐지만, 사동항에서는 독도까지 2시간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일본 함정은 오키섬에서 독도까지 158㎞ 거리를 약 2시간 50분 만에 항해할 수 있었다.
한국 함정이 일본 함정보다 3시간 늦게 도착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지난 22일 러시아 군용기 6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를 침범하는 등 최근 독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동항의 군사적 가치는
크다는 평가다.
2025년에는 사동항 인근에 1.2㎞, 너비 30m 규모 활주로를 갖춘 울릉공항도 새롭게 들어선다.
동쪽 방파제 외곽 바다를 매립해 건설되며, 약 663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50인승 이하 소형 항공기만 이착륙이 허용되지만, 서울에서 울릉도까지 총 7시간에 달했던 소요시간이 단 1시간으로 줄어든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공항이 완성되면 연간 30만명 수준의 관광객이 1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도 해양연구 첨병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울릉도, 독도해양연구기지는 지난 2014년 멸종한 독도 바다사자 DNA를 확보, 올해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독도 동도에서 발견된 물범의 모습. [뉴스1]](https://t1.daumcdn.net/news/201910/28/joongang/20191028050109835skkc.jpg)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는 국제 학계에 독도의 이름을 알리는 역할도 하게 된다.
2014년 4월에는 일본에 의해 멸종한 독도 바다사자의 DNA를 확보해 올해 9월 국제학술지 OSJ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국제유전자은행에 DNA 발견장소를 ‘리앙쿠르’가 아닌 독도·동해로 표기한 설명자료를 제출해 세계에 알렸다.
또 해조류를 뜯어먹어 독도 해역을 황폐화하는 성게의 증식을 억제하는 등 생태계 보전 역할도 수행한다. 임 대장은
“이 같은 방식의 연구 활동 역시 독도 생물 주권과 영토 수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향후 독도의 해양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영토주권 수호 ‘최전선’ 변신
해군·해경 함정 상시 정박 가능
울릉공항 열리면 서울에서 1시간
“독도 실효지배 더 강화 기대”

사동항 내 해군 함정이 정박해 있는 모습.
이정하 기자

사동항 동방파제 쪽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건설할 예정인 울릉공항 조감도.
해양수산부 제공

독도 주변 해양영토주권을 지키기 위한 전초기지인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전경.
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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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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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오랜 세월 버텨 천연기념물 된 울릉도 꽃과 나무들
(울릉=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원래는 나리분지에 매우 많았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가축을 기르기 시작하면서 다른
식물과의 경쟁에서 밀렸습니다.
소가 잘 먹는 풀이 자라는 영역이 넓어지면서 울릉국화 자생 면적은 오히려 줄어든 거죠."
신진호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22일 울릉도에 형성된 유일한 평야 지대인 나리분지에서 "울릉국화는 완전한 양지 혹은 음지가 아닌 산 주변부에서 살아간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울릉국화는 구절초와 비슷한 국화과 식물로 구절초와 비교하면 잎에 윤기가 있다는 점이 특징이지만, 분류학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며 "울릉도와 독도 외에서는 자생하지 않는 희귀한 꽃"이라고 강조했다.
설립 50주년을 맞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울릉도와 독도 지역 천연기념물 조사를 위해 이날 취재진과 함께 섬에
들어갔다.
독도에서는 레이저 스캐닝이 가능한 첨단장비 '라이다'(LiDAR)를 장착한 드론 조사도 진행했다.

천연기념물 제52호 '울릉 나리동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은 나리분지에서 나무가 울창한 원시림을 약 15분 정도
걸어가면 오른쪽에 나타난다.
나리분지는 동서 약 1.5㎞·남북 약 2㎞이며, 신생대 화산활동으로 화구가 함몰되면서 생성됐다.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 곳곳에는 가을을 맞아 하얀 울릉국화 꽃이 만발했다. 개화 시기는 9∼10월. 반면 꽃향기가
100리를 간다고 하는 섬백리향은 여름인 6∼7월에 꽃망울을 터뜨려 꽃을 보지는 못했다.
이원호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울릉도는 오랫동안 외래종 침입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울릉국화와 섬백리향은 외부 세력에 약하다"며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오각형인 울릉도는 면적이 서울시의 13%인 72.9㎢에 불과하다. 울진군 죽변항에서 약 140㎞
거리에 있으며, 512년 신라에 귀속됐으나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섬을 비워두는 공도(空島) 정책을 시행해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덕분에 천혜의 자연유산은 잘 보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울릉도에는 동물 97종·식물 750종이 있고, 기암괴석과 원시림이 남았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자연 문화재는 울릉도에만 7개가 있다. 울릉국화와 섬백리향 군락을 비롯해 통구미
향나무 자생지(제48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제49호), 태하동 솔송나무·섬잣나무·너도밤나무 군락(제50호), 도동
섬개야광나무와 섬댕강나무 군락(제52호), 성인봉 원시림(제189호),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제237호)가 그것이다.
울릉군에 속한 독도는 섬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336호 천연보호구역이고, 사철나무가 별도로 천연기념물 제538호로
지정됐다.
울릉도 천연기념물에서는 대부분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를 내리며 사는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특히 울릉도 서쪽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는 바람이 강한 해안 절벽에 조성됐다.
경사가 가파른 산비탈에 설치한 모노레일을 타고 산 위로 올라간 뒤 10분 정도 걸어가면 울릉도등대가 보이고,
그 아래에 멋진 해안 풍광이 펼쳐진다.
이 연구사는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는 울릉도에서도 해안에 형성된 유일한 향나무 군락"이라며 "바람 때문에 나무들은 키가 크지 않지만, 격리된 환경에서 자라 향나무 진화 연구를 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고 말했다.
아울러 울릉도에는 섬잣나무, 솔송나무, 섬기린초, 울릉장구채 등 특산 식물이 다양하며, 사동에는 후박나무 거목이
많아 천연기념물 제215호인 흑비둘기가 집단 서식한다.
야생에서 사는 흑비둘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 사이에 열매를 따기 위해 후박나무를 규칙적으로 찾는다고 알려졌다.
이 연구사는 "천연기념물은 인간과 생물이 일종의 문화를 형성한 사례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인간과 공생하며
울릉도 특산종으로 자리 잡은 많은 식물과 동물을 잘 보존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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