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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궁금한 7가지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출처] - 국민일보









김영아기자








 

2021년 4월19일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항공 승무원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궁금한 7가지



백신 패권 등장과 부스터 샷 영향…
7가지 질문으로 짚어본 백신 수급 상황




‘백신 정치’의 국면이다. 국내에선 백신 수급 문제를 두고 여야가 맞서고, 세계적으로는 백신 패권 경쟁이 펼쳐진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탓에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은 ‘희귀 혈전’ 부작용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일부 언론은 높은 접종률에 힘입어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이스라엘을 부각하며 ‘무능한 정부 때리기’에 나섰다.

“지금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백신의 안정적 확보와 접종”(2021년 4월2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부는 다급해졌다.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2월26일 시작됐다.
요양병원·시설 관계자와 의료인을 시작으로, 4월19일부터는 돌봄시설 종사자와 항공승무원, 26일부터는 사회필수인력 등으로 접종 대상이 늘어난다.

정부는 4월까지 300만 명, 상반기까지 1200만 명을 접종한다는 계획이다(표2). 국내외 각종 자료와 전문가들의 분석 등을 참고해, 백신을 둘러싼 궁금증 7가지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1. 국내 백신 수급은 정확히 어떤 상황인가
현재 국내에서 접종하는 백신은 두 종류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00만 도즈(100만 명분), 화이자 백신은 187만 도즈(약 93만 명분) 들어왔다. 두 차례씩 접종해야 하므로 2도즈가 1명 접종분이다.
6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는 867만 도즈, 화이자는 555만 도즈가 추가 공급된다.
모두 합쳐 상반기까지 공급 확정된 백신 물량은 총 1809만 도즈다(4월22일 정부 발표).
1200만 명 1차 접종에는 충분하다.

2021년 공급받기로 계약한 전체 물량은 1억5200만 도즈(7900만 명분)에 이른다.
그런데도 왜 조급해하는 걸까. 문제는 백신의 양이 아니라, 공급 시점이다.
‘당장’ 접종 가능한 백신이 많아야, 집단면역 형성 시점도 앞당겨진다.
2분기에 들어온다던 모더나 백신 4천만 도즈(2천만 명분) 도입이 하반기로 늦춰진 점도 정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정부는 백신 제조사들과 (구체적인 공급 계획을 두고) 릴레이 협상 중이다.백신 접종 속도는 더디다.
4월까지 300만 명을 접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4월22일 0시 기준 접종자 수는 190만여 명이다.
하루에 13만 명씩 접종해야만 목표치(300만 명)를 겨우 넘길 수 있다.

항공승무원 등 젊은층이 많은 접종 대상자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희귀 혈전’ 부작용을 걱정한 탓인지 접종 예약률(50~60%대)이 낮은 실정이다.












2. 접종률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3.2%(4월19일 0시 기준)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를 보면, 일본(1%)보다는 높지만 이스라엘(61.9%), 영국(48.5%), 미국(39.6%)에 견줘 크게 낮다(그림2). “코로나19 방역에 잘 대응했던 한국, 일본 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확진자와 사망자로 인해 백신 접종에서는 ‘느림보’(the laggard)가 됐다”(4월17일 <뉴욕타임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는 정부도 인정한다.

“거리두기 같은 방역에 한계가 있어 백신 접종을 우선해 확진자 수를 줄이는 전략”(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을 선택한 미국, 영국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부는 백신 도입을 서두르지 않았다.

“백신 개발 기간이 매우 단축됐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1등, 2등으로 백신을 맞을 이유가 없다”(2020년 12월23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고 했다.백신에 대한 절박함이 달랐던 셈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인구 100만 명당 9만 명이 넘고, 사망자도 1700~1800명꼴에 이른다.

한국은 인구 100만 명당 누적 확진자 2247명, 사망자 35명꼴이다(그림1). 다만 높은 접종률이 곧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의미하진 않는다. 일일 신규 확진자(4월20일 0시 기준)로 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1.4명 확진자가 발생한 데 비해 영국은 2.8명, 이스라엘은 2.6명, 미국은 18.5명에 이른다.
3. 정부는 왜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가
백신 수급은 복잡한 양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돌발 변수가 많아서다
. 첫째는 이른바 ‘백신 패권’의 등장이다.
현재 한국이 도입하기로 한 백신은 다섯 종류다(표1).

이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만 영국이 개발했고, 나머지는 모두 미국 제조사가 개발했다.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외국에 수출하는 물량을 조절한다.
이 때문에 ‘백신 불평등’도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국제 백신 공동구매·분배 조직인 코백스(COVAX)가 애쓰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둘째는 백신 자체의 문제다.

최근 미국에선 백신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부스터 샷’(추가 접종)을 검토한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최고경영자(CEO)는 ‘2차 접종 완료 뒤 12개월 안에 추가 접종을 해야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백신을 확보하려는 국가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도 ‘부스터 샷’ 추가 계약에 나섰다.
4. ‘희귀 혈전’ 부작용은 괜찮은가
셋째 변수는 부작용 논란이다.
아스트라제네카에 이어 얀센 백신도 ‘희귀 혈전(혈액응고)’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다.
얀센 백신은 600만 명분이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은 4월20일 얀센 백신을 맞은 뒤 뇌 정맥 등에서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혈전이 매우 드물지만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사실을 인정했다.

4월 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같은 부작용이 인정됐다. 혈전은 대부분 60살 미만 여성에게서 접종 2~3주 안에 발생했다.
하지만 EMA는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희귀 혈전 발생 위험보다 크다”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단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30살 미만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희귀 혈전으로 인한 위험에 견줘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4월12일 추진단 발표).

백신을 맞고 나서 4~28일 안에 심한 두통, 호흡곤란이나 복통 등이 나타나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다만 희귀 혈전 발생률은 최소 12만5천 명 중 1명, 최대 100만 명 중 1명꼴일 정도로 드물다(질병관리청 ‘의료인용
혈전증 안내서’).
5. 모더나·화이자가 아스트라제네카보다 더 좋은 백신인가
이에 더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19일 만에 사지가 마비돼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 진단을 받은 40대 간호조무사 사례가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덩달아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몸값은 높아졌다.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방식은 크게 둘로 나뉜다.

이른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은 몸속으로 들어갈 운반체(벡터)인 아데노바이러스에 유전자를 끼워넣는 방식으로 사람의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mRNA’(메신저RNA) 백신으로 일컫는 모더나·화이자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이용해 항원에 해당하는 유전정보를 담은 유전물질(RNA)을 넣는다.

RNA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영하 70도(화이자)에서 보관해야 한다.전문가들은 두 종류의 백신 사이에 효과 차이는 크지 않다고 말한다. 백신 접종군과 비접종군 사이에 중화항체 형성 효과,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 등을 비교하면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90%에 가까운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을 1분기에 맞은 접종자와 미접종자 사이에 나타난 ‘백신 효과’를 조사했더니, 아스트라제네카 85.9%, 화이자 91.7%로 나타났다(4월8일 0시 기준).
6. 백신 추가 확보는 가능할까
국내 기업 5곳도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나,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당분간은 외국 제조사의 백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에스케이(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레제네카 위탁생산에 이어 6월부터 노바백스도 생산할 예정이고, 또 다른 기업이 백신 생산 계약을 진행 중이어서 추가 백신 확보에 용이한 측면이 있다.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 제조사의 백신을 먼저 지원받은 뒤, 한국이 갚겠다는 것이다.
4월21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진지한 협의는 하고 있지만, 미국도 국내 집단면역을 위한 백신 비축분에 여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5월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아예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을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7.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나
정부는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단계’를 11월께로 내다본다. 전체 인구의 70%가량인 3600만 명이 2차 접종을 마치는 시기다. 하지만 누구도 자신할 수는 없다. 백신 항체 유지 기간이 얼마인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는 어떤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최근 국내에서도 인도 ‘이중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8명이 확인됐다.
백신이 코로나19를 철통 방어해주는 것도 아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4월16일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백신 접종자 7700만 명 가운데 0.007%(5800명)가 코로나19에 감염(이른바 ‘돌파 감염’)됐다.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다. 백신 접종 이후 고령층 감염자와 중증환자 비중이 크게 낮아진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는 희망을 증명한다.4월22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35명 발생했다.

1월7일(869명) 이후 최고치다. 위태롭게 버텨온 방역의 살얼음판이 깨지면,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해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꿈도 저만큼 멀어진다.



방역과 백신은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연합뉴스

 

 

지구촌 코로나 백신 경색, 미국의 숨은 책임


전세계 코로나 사태 15개월만에 최악

누적 10억 도스 백신생산 불구 역행중
미국 백신이기주의로 연쇄 백신 경색


지난해 연말부터 전세계적으로 누적 10억 도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됐지만 최근 세계적인 코로나 확진자는 매일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코로나 월드맵'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전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88만 2803명이다.2주 전에 비해 무려 27%나 늘었다.

일주일 발생한 확진자들의 하루 평균 숫자로도 79만 1366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작년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았던 올해 1월 11일 하루 평균 최대치 73만 9672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집단 면역이 생겼다고 하고, 곳곳에서 록다운을 해제하며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이후 최악의 재앙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인도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통계. 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19 통계 사이트 캡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이날(22일) 인도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33만 2921명이다. 코로나사태 이후 최근 매일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9월 코로나 사태가 정점에 이른 뒤 확진자 감소 추세를 보여 왔지만 이달 들어 하루 평균 확진자 발생숫자가 10만선을 돌파한 뒤 무서운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인도는 중국, 미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코로나 백신 생산국가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2종류의 백신까지 보유한 백신 강대국이다.

그런데도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하는 불가사의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 인도의 백신 생산력이 급감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인도는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료와 자제 등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코로나 백신 제조에는 280 종류의 구성품이 소요된다고 한다.
여러 유기원료 뿐 아니라 이들 원료를 배합하고 가공하는데 필요한 플라스틱관, 필터 등의 공산품도 필요하다.

이들 구성품은 19개 나라에서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이 자국에서 생산하는 37개 품목에 대해 지난 2월 5일 수출중단 조치를 취했다.
전쟁 때나 발동하는 자국의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이들 품목의 해외 반출을 갑자기 금지시킨 것이다.
이로인해 원료와 생산장비의 세계적인 공급 사슬망이 무너졌다.

인도 역시 2월 부터 관련 물품을 조달받지 못하면서 그 여파로 4월들어 백신 보릿고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인도는 그 동안 미국에 줄기차게 관련 물품의 수출 금지 조치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 연합뉴스

 

 

 

코로나는 어느 한 나라에서만 방역을 잘 한다고 통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단합해 대항해야 박멸할 수 있다는 논리로 미국 정부를 설득중이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젠 사키 대변인은 23일 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대유행 동안 고통받고 있는 인도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위기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고자 정치적 그리고 전문가 수준에서 인도 관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외교적 수사를 내놓는데 그쳤다.

문제는 인도 뿐 아니다.
인도의 백신 생산이 멈추면서 그나마 인도산 백신에 의존해 왔던 지구촌 곳곳에서도 백신 부족 사태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인도 세럼(Serum)사가 백신 생산라인들을 하나씩 멈추고 있다.

이 회사는 그 동안 6400만 도스의 코로나 백신을 해외 82개국에 수출 해 온 '코백스' 핵심 생산 기지였지만 최근 '코백스' 해외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인도 뭄바이의 한 백신 접종소에 몰려든 시민들. 연합뉴스



미국의 백신 원료 수출 금지 조치에 대해 중국과 독일 등 다른 백신 생산국들도 백신 원료 및 자재에 대한 방어에 나서면서 연쇄적인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국면이 이어진다면 지구촌에 백신 위기는 시간 문제다.
에어피니티(Airfinity)에 따르면 이달 초 전세계적으로 10억 도스의 백신이 누적 생산됐다.

이달 말 20억 도스, 연말까지 140억 도스의 백신 생산이 당초에는 예상됐다.
그러나 미국의 백신 이기주의로 이 같은 목표는 현재로선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권민철 기자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797명으로 집계돼 106일 만에 최대치를 나타낸 23일 서울
강서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한형 기자





 멀어지는 백신 스와프…미국, 쿼드 참여국과 백신 협력 추진 난제


백신 협역 우선 순위서 한국 밀려나나…
쿼드 가입 등 외교적 협상 필요



미국이 ‘반중’(反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미국·호주·인도·일본) 참여국들과는 백신 협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백신 스와프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른 나라에 대한 백신 지원을 설명하다 이웃 국가인 캐나다와 중앙 아메리카를 언급, 미국의 백신 협력 대상국 순위에서 한국이 크게 밀릴 공산이 커졌다.

24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공식 트위터 따르면 “미국은 ‘쿼드 백신 전문가 그룹 회의’를 열어 내년말까지 세계적으로 최소 10억회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을 지원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접종을 강화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의는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백신 접종을 촉진하기 위한 다자주의적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며 쿼드 소속국인 호주, 인도, 일본에 감사 표시를 했다.

백신 공급난을 겪고 있는 한국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한 가운데, 쿼드와의 백신 협력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은 앞서 인접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42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빌려줬다. AZ 백신은 미국도 보유 중이지만 보건당국의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미국 측 입장을 종합해보면 캐나다·멕시코 등 인접국에 이어 쿼드 가입국, 그 외 동맹국가와 개발도상국 순으로 백신을 지원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의 우선순위가 밀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그동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란 안미경중(安美經中)의 자세로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우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견제 행동에 동참하지 않아왔다.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부터 쿼드에 함께 하자는 ‘쿼드 플러스’ 요청을 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쿼드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을 명목으로 구성된 4개국의 비공식 안보 협의체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의 해상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진 미국 중심의 반중 협의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이 미국과의 백신 스와프를 현실화 하려면 쿼드 가입 등 외교적인 협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 겸 청운대 교수는 “바이든 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강화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측의 백신 도움을 받기 위해선 한국 정부가 제시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분명해 보인다”며 “국제정치는 결국 기브앤테이크다. 한국이 미국 요구를 들어주지 않다가 갑자기 백신을 달라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jjujulu@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4월 16일(현지 시각) 미국을 실무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오른쪽)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햄버거 조찬’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쿼드 협력으로 美 백신 확보한 日 스가 … 한국은?

한미일 공조 아닌 북한 택하면 ‘백신 한일전’ 패배

4월 16일(현지 시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실무 방문했다. 같은 날 청와대는 “5월 후반기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세 일정에 대해선 “구체적 사항이 정해지면 알리겠다”면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진전을 위한 공조 방안을 긴밀히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미국의 초청엔 그 나름 이유가 있을 텐데 그것에 대한 설명은 없이 문재인 정부의 바람만 나열한 모습이다.

4월 16일 방미 일정 중 스가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을 세 번 대면했다.
그중 한 번인 오찬의 메뉴는 햄버거. 20분간 대면에서 스가 총리는 긴장했는지 햄버거에 손도 대지 못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스가 총리의 그런 모습을 “가련하다”고 비판했다. 한국 언론도 하토야마 전 총리의 발언을 집중 보도했다.

화이자 CEO와 전화 한 통화로 백신 확보한국과 일본은 해외 제약사의 백신 연구개발에 투자하지 않았기에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접종률 세계 순위에서 두 나라 모두 100위권 바깥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한 다음 날 스가 총리는 미국 정부 주선으로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와 통화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행정개혁담당상이 “9월 말까지는 일본 내 모든 접종 대상자에게 접종할 수 있는 (백신) 수량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백신에 관해 빈말을 하면 ‘희망고문’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정권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일본은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한 것이다.

4월 1일 멕시코 대통령이 백신 지원을 요청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우선이다. 모든 미국인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취지로 거절했다.

당시 CNN은 “국무부는 거의 매일같이 밀려드는 다른 나라의 백신 관련 요청을 ‘미국 상황이 다 관리되기 전 해외 배송은 없다’는 취지로 처리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3차 접종까지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의 ‘백신 확보’ 발표가 나왔다.


두 정상의 이름을 따 ‘조-요시’ 밀월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총리가 협력한 ‘론-야스’ 밀월에 견준 것이다.
햄버거 오찬을 두고도 박대가 아닌 격의 없는 친구로 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는 ‘요시’에게 “미국은 도쿄올림픽을 지지한다” “미국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방위에 기여한다”는 등의 약속을 해줬다. 요시로부터는 “양국은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Free and Open Indo-Pacific:FOIP)을 만들어간다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다”는 언급을 받아냈다. 이 발표와 연결된 것이 바로 쿼드(Quad)다.


중국도 비준한 유엔해양법협약은 독도처럼 암석으로 된 무인도의 경우 영해와 접속수역을 인정한다.
다만 산호초나 모래톱으로 된 무인도의 영해와 접속수역은 인정받지 못한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산호초와 모래톱에 시멘트를 쏟아부어 인공섬으로 만들어놓고 “영해와 접속수역을 갖는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의 힘이 두려운 동남아 국가들은 불만만 토로하지만, 미국은 “웃기지 마라”며 그러한 ‘영해’로 군함을 운항시켰다.
중국의 해양 패권을 무력화한 것인데, 이는 바로 2011년 시작된 남중국해 사태다. 이렇게 시작된 미·중 대립은 홍콩과 위구르, 티베트, 그리고 대만 위기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핵을 개발한 북한이 미국에 맞서는 것을 용인함으로써 이 전선을 한반도로 확대하려고 한다.

이를 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중국의 팽창주의를 막아야 한다며 미국·인도·호주와 협력하는 ‘다이아몬드’ 구성을 주장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를 쿼드로 변경해 받아들였다.

美 ‘조용한’ 한일관계 정도로 만족할까미국은 중요한 동맹국 한국도 ‘쿼드 플러스’에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이유는 이에 대해 합의하자는 것일 개연성이 높다.
일본은 쿼드 협력 재확인만으로 전 국민을 위한 백신 확보에 성공했다. 문재인 정부에도 선택지가 있다.
쿼드 플러스에 참여해 내년 3월 대선 전 백신 접종을 끝낼 것이냐, 남북관계 회복에 주력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냐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IAEA(국제원자력기구) 기준에 맞춘다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쿼드 플러스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일 수 있다. 그 대신 미국 바람대로 한일관계를 조용히 유지할 테니 백신을 제공해달라는 암시인데, 미국이 그 정도로 만족할지 의문이다.


문 대통령의 5월 방미 후 “한국은 쿼드 플러스에 참여하고 미국 제약사는 한국에 필요한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올 수 있을까.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면 문재인 정부는 이 중 일부를 북한에 제공해 남북관계도 개선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수 국민이 좋아하는 결과를 내놓으면 이어지는 G7 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을 위한 장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스포트라이트는 대선을 앞둔 여당에겐 호재다. 문 대통령의 한마디로 ‘백신 정치학’이 결정된다. 백신 공급 ‘한일전’ 패배는 대통령과 여당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나쁜 뉴스가 될 것이다.





주간동아 1286호 (p4~5)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이달 15일 경북 경주시 실내체육관에서 지역 75세 노인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의료진이 주사기에 백신을 소분 조제하고 있다. /뉴스1




웃돈 줘도 못 구하는 화이자 백신..이재용은 어떻게 뚫었나



"지금은 더하지만 지난해 말에도 화이자 고위임원들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때 최고위급 임원을 통해 협상의 실마리를 만든 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지난해 말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확보 협상 뒷얘기가 뒤늦게 회자된다.
4월 들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희귀혈전 부작용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전세계적인 백신 품귀 현상이 맞물리면서 화이자 백신은 웃돈을 줘도 구하기 힘든 백신이 됐다.
24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의 화이자 백신 협상은 당초 협상 마무리 시점으로 예정했던 12월 초까지도 소득 없는 논의를 이어갔다.
정부 관계자들이 화이자 고위 관계자와의 협상 창구를 확보하지 못한 채 아시아 지역 판매를 담당하는 실무 임원진과 백신 조기 도입 협상을 이어갔지만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답답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사람은 이 부회장이었다고 복수의 정·재계 인사들은 전했다.
이 부회장이 화이자 관련 자료를 살피다가 사외이사 명단에서 오랜 기간 교류해온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을 발견하고 휴가 중이던 나라옌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라옌 회장은 2011년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그 해 7월 방한하는 등 인연을 쌓았다.
이 부회장이 나라옌 회장을 통해 화이자 회장과 백신 총괄사장을 소개받으면서 지난해 12월22일 화이자 고위임원과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정은경 질병관리처장 등이 참석한 화상회의가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20년 10월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반도체 장비업체 ASML를 방문, 생산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당시 협상에서도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했다고 한다.
당시 협상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화상회의에서 처음엔 형식적인 대화가 오갔는데 삼성 측에서 '잔량이 남지 않는 주사기가 필요하지 않냐'는 카드를 던지면서 논의가 급진전됐다"고 전했다.
화이자가 최소 잔여형 주사기(LDS)에 관심이 많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해 협상 테이블에서 카드로 제시하자 화이자에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나왔다는 얘기다.
당초 올 3분기에나 공급받을 예정이었던 화이자 백신이 지난 3월부터 국내에 도입되기 시작한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LDS 제조사인 풍림파마텍을 찾아내 금형개발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원했다.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화이자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보고되면서 웃돈에 웃돈이 붙는 백신이 됐다.
스페인 라 방구아르디아 등 외신에 따르면 EU(유럽연합)가 내년과 내후년에 쓸 백신 18억회분에 대한 협상에서 화이자가 지난해 11월 공급가격보다 26%가량 높은 가격을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도 백신 공급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화이자에 추가 구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최근 화이자에 백신을 추가로 구매하는 대신 일부 물량 공급을 앞당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데다 화이자가 대량계약 위주로 협상을 우선 진행하다 보니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앞서 체결한 2600만회분 구매 계약 물량 중 현재까지 국내에 들어온 물량도 175만회분에 그친다.
재계 한 인사는 "이 부회장의 부재가 다시 한번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사업차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준비하면서도 사업 협력과 함께 UAE가 확보한 백신 물량 공유를 논의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출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무산됐다.
이 부회장은 재수감된 이후에도 백신 도입 협상이 성사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 [자료=연합뉴스]






미국 FDA 자문위원회가 지난해 12월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한국화이자 제약 건물.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터널 끝 보여""백신 모범국"…민심 불지른 결정적 文발언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차 대유행 이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민 여론이 처음으로 뒤집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3일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3명에게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를 물었더니 응답자의 49%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43%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선 건 지난해 2월 말(긍정 41%·부정 51%)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이같은 결과엔 백신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갤럽조사에서도 부정 평가를 한 사람들의 절반 이상(55%)은 백신 확보와 공급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최근 모더나 백신의 도입이 연기된데다 미국 등 선진국이 ‘백신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백신과 관련된 정부의 갈팡질팡 대응,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같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더 키운 측면이 있다.
“백신 확보, 착실하게 진행”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상 실험이 시작되는 등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전 세계의 백신 확보 경쟁은 시작됐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식에서 “정부는 백신 확보와 치료제 조기 개발을 비롯해 바이러스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선 “국민의 60%에 달하는 총 3000만명 분량의 백신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계획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9일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백신으로 터널의 끝 보여”
지난해 12월 9일 코로나19 수도권 방역상황 긴급 점검에선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4400만명분의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내년 2~3월이면 초기물량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백신 4400만명분은 우리 국민의 집단면역에 충분한 양”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당시에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4400만명분의 백신이 “충분한 양”이라고 말했지만, 당시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대비 백신 확보 물량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34위에 머물렀다.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의 경우 정부는 총 34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했지만, 구매 계약을 확정짓지 못해 도입 시기도 불분명한 상태였다. 정부가 K방역과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다 백신 확보에는 실기했다는 비판이 커졌다.

“백신의 정치화 중단해달라”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23일 대구육상진흥센터에 마련된 수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수성구
거주 75세 이상 일반인들 화이자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2021.4.23/뉴스1


그러다 지난해 12월 22일 강민석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고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백신 확보 관련 정부 비판을 ‘백신의 정치화’로 몬 셈이다.
강 대변인은 비공개 발언을 포함한 문 대통령의 백신 관련 지시를 공개했는데, 이는 오히려 논란만 더 키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1일 내부 참모회의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받아 생산키로 한 사실 등을 보고 받고 “충분한 물량 공급”을 당부했다고 한다. 그래서 위탁 생산을 백신 확보로 착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9월 15일 내부 참모회의에서 “글로벌 제약사 등을 통해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확보해 두라”고 지시했는데, 백신 확보 지시가 9월에야 나온 것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당시 “지난 7월 백신 태스크포스(TF)팀이 가동될 때는 국내 확진자가 하루 100명 정도라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모더나 공급, 2분기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백신 확보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거나, 접종이 늦어질 것이라는 염려가 일각에 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당일 저녁 스텐판 반셀 모더나 CEO(최고경영자)와 직접 통화하며 백신 1000만명분을 추가로 계약했다.
강 대변인은 “모더나는 당초 내년 3분기부터 물량을 공급키로 했으나 2분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모더나 백신은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물량을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방역·백신·치료제 갖춘 모범국가”

현실과 거리가 있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이어졌다.
"치료제가 상용화된다면 대한민국은 방역, 백신, 치료제, 세 박자를 모두 갖춘 코로나 극복 모범국가가 될 수 있다” (1월 5일 국무회의), "백신은 충분히 빨리 도입이 되고 있고, 또 충분한 물량이 확보됐다.

집단면역의 형성시기 이런 면에서 한국은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것"(1월18일 신년 기자회견),"그동안 정부는 필요한 국민 모두가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 충분한 물량의 백신을 확보했다”(1월20일 백신 생산 현장 방문) 등이었다.







이스라엘 백신 접종률 추이에 따른 하루 확진자 변화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월드오미터·아워월드인데이터]


23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3.93%로 OECD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60%를 넘고, 미국은 40% 정도며 유럽 국가는 대부분 두자릿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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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김종택기자 =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정현중 보들 테니스센터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수원시 코로나19 제2호 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백신
분주작업을 하고 있다. 2021.04.22.jt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