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 준공된 M16 팹. 회사가 국내외 보유한 생산시설
중 최대 규모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지난 5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 및 기업 대표들이 '반도체 생태계 강화 연대 협력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
촬영하는 모습. /=뉴스1 DB
K-반도체, 글로벌 종합반도체 1위 비전 빨라진다
[머니S리포트-진정한 G7을 향하여…
글로벌 선도하는 K-산업①]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이어가며 2030 시스템반도체 강국 정조준
2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올라서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이 중 빼놓을 수 없는 분야가 반도체 산업이다.
간단한 가전기기부터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이 ‘산업의 쌀’을 필요로 하는 곳은 지천에 널렸다.
이 쌀을 생산하는 산업을 민관이 합심해 발전시켜온 과정과 그 결과를 보면 가히 현대판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할만하다.
한국 대표 수출품목 ‘나야 나’반도체 산업이 한국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미·중 무역분쟁 영향에도 2020년 반도체 수출은 992억달러(약 116조원)로 전년대비 5.6% 증가했다.
초호황기(슈퍼사이클)였던 2018년(1267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 실적이다.
수출품목에서 메모리반도체(639억달러)와 시스템반도체(303억달러)로 나눠도 각각 1위·5위에 포진할 정도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수출회복세를 주도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세계적으로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수요도 지속 증가하고 있어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간다.
지난 6월 무역협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출은 상반기 554억달러, 하반기 586억달러로 연간 114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서버용 메모리 등 전방산업 수요 확대와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전년대비 14.9% 성장해 역대 2위 실적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예상된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지금도 호황기지만 세간의 기대만큼 슈퍼사이클이 아닌 것은 2017~2018년을 겪으면서 주요 수요기업들이 재고 관리와 가격 협상 등 나름의 대응방안을 학습했기 때문”이라며 “차세대 D램인 DDR5에 대한 수요가 이를 지원하는 CPU 출시에 따라 내년부터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월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적인 반도체 수급난 해결을
위한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반도체칩을 들고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글로벌 패권경쟁부터 공급망 재편까지반도체는 미·중 무역분쟁의 핵심이기도 했다.
중국은 2025년 반도체 70% 자급을 목표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반도체 굴기’를 추진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기술·인력을 빼가기를 일삼았다.
대만에서는 이미 3000명 이상의 반도체 업계 종사자가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한다.
이에 보안·안보가 주요 화두였던 분쟁 과정에서 미국은 중국 ‘반도체 굴기’ 핵심기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를 지난해 말 블랙리스트에 넣으며 견제 수위를 높였다.
자본·규모를 앞세워 수단·방법 안 가리던 중국의 추격에서 한숨 돌리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 전망. /자료=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 그래픽=김은옥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이런 흐름에도 변화가 일었다.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수급난 때문이다.
직격을 맞은 곳은 완성차 업계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제너럴모터스(GM)·폭스바겐·포드·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여전히 생산량 감축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수요 예측 실패로 이런 결과를 자초했다.
하지만 애플이 일부 부품 부족을 겪고 삼성전자마저 공급 문제를 거론할 정도로 반도체 수급난은 산업을 막론하고 확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지난 4월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 및 수요기업 총 19개사가 참여한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이게 곧 인프라”라며 “중국 등 다른 나라가 기다려주지 않는데 미국도 기다릴 이유가 없다”면서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한 투자·협력을 권했다.
현재 인텔과 대만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대규모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추가 건설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자국 반도체 공급 안정을 우선하는 움직임은 세계 주요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유럽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 제정 준비에 나섰다.
미국 의회에서 추진하는 520억달러(약 60조7000억원) 규모 ‘반도체제조 인센티브법’(CHIPS for America Act)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법의 목적은 유럽에 반도체 생산을 포함한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공동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로 새로운 엔진 달아야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특히 시스템반도체 육성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올 2분기 기준으로 D램 71.5%, 낸드플래시 46.3%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90억달러(약 10조5000억원)에 체결한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가 완료되면 한국의 선도적인 위치는 더욱 굳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그 2배 규모에 달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선 점유율 3.2%로 10년간 정체된 상태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해 말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 시장규모는 2019년 2269억달러(약 265조원)에서 연평균 7.6% 성장해 2025년 3389억달러(약 396조원)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 중 차세대 성장동력인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경우 2018년 70억달러(약 8조원)에서 연평균 26.5% 성장해 2030년 1179억달러(약 1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반도체 시장 주요국의 분야별 점유율. /자료=미국반도체산업협회·한국수출입은행,
그래픽=김은옥 기자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기술력은 선도국인 미국 대비 80.8% 수준으로 평가된다.
산업 균형 발전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보다 경기를 덜 타는 점에서도 육성이 요구된다.
정부는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육성 계획을 세웠다.
이어 올해 5월 ‘K-반도체 전략 보고회’를 갖고 종합반도체 강국을 향한 실행 전략을 내놨다.
2030년까지 510조원 이상의 대규모 민간투자로 ‘초격차’를 이어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목표한다.
주요 내용은 ▲R&D(최대 40~50%)·시설투자(최대 10~20%) 세액공제 대폭 확대 ▲1조원 이상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 신설 ▲용인·평택 등 반도체 단지 10년치 용수량 확보 ▲정부·한전에서 반도체 관련 전력 인프라 최대 50% 공동분담 지원 ▲반도체 관련학과 정원 확대로 10년간 1500명 추가 배출 ▲반도체 장비 계약학과 5개 신설 ▲차세대 전력반도체(SiC, GaN 등), AI반도체, 첨단 센서 등 개발에 1조5000억원 이상 투입 추진 ▲반도체 특별법 제정 추진 등이다.
기업들의 부담을 덜면서 시스템반도체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민간투자 510억원 중에는 삼성전자 홀로 3분의 1인 171조원을 차지한다.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 당시 자사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제시했던 133조원보다 38조원을 추가로 늘렸다.
SK하이닉스도 8인치 파운드리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2배로 늘려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사)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비(非)메모리 사업 비중이 아직 전체 매출의 2% 수준이지만 앞으로 설비 증설과 인수합병(M&A) 등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계획이다.
난 7월 SK하이닉스가 EUV를 활용해 양산에 들어간 10나노급 4세대 D램.
/사진제공=SK하이닉스
K-반도체 전략으로 “2030 종합반도체 강국 실현”‘K-반도체 전략’은 나오자마자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을 이어가면서 시스템반도체 등 새로운 동력을 마련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산·학·연 관계자들 모두 전략이 차질없이 실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 산업계의 투자 여력을 늘리고 인력양성을 돕는다는 점에서 K-반도체 전략은 필요했던 정책”이라며 “K-반도체벨트 조성 등 이번 전략에 포함된 내용이 그대로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삼성전자가 핫칩스 학회에서 발표한 AXDIMM. PIM 기술을 모듈 단위로
확장해 D램 모듈에 AI 엔진을 탑재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산업부에 따르면 K-반도체 전략은 규제완화·인력양성 등에서 성과를 조기 창출했으며 올 하반기부터 세제지원·제도개선·민간투자 등 다양한 분야 성과가 본격 도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특별법의 경우 더 포괄적인 ‘국가핵심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가칭)에 포함해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민관이 합심해 ‘2030 종합반도체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특히 환영한 세액공제는 세법개정안 발표에 따라 이후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금융지원의 경우 이미 제공 중”이라며 “시스템반도체 분야 육성을 위해 민간의 파운드리 투자를 계속 지원하면서 팹리스, AI반도체, 차세대 전력반도체 등 역량 확보와 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팽동현 dhp@mt.
지난 7월8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북 청주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 'K-배터리, 세계를 차지(charge)하다'에서 비전을 밝히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K-배터리, 미래차에 ‘심장’ 단다
[머니S 리포트 - 진정한 G7을 향하여…
글로벌 선도하는 K-산업②]
국내 기업 글로벌 투자 확대로 주도권 확보 박차
치열해지는 글로벌 1위 경쟁전 세계 배터리시장은 주요 국가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용 배터리시장 규모는 2020년 304억달러(35조6400억원)에서 2030년 3047억달러(357조2600억원)로 1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올들어 7월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중국업체인 CATL이 3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24.2%)이며 SK이노베이션(5.4%)과 삼성SDI(5.1%)는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7월까지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위였지만 CATL이 압도적인 중국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형세를 역전시켰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대규모 투자로 왕좌 재탈환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과 폴란드, 중국, 미국에 글로벌 4각 생산체제를 구축해 2020년 말 기준 세계 최대인 120GWh(기가와트아워)의 생산능력을 확보, CATL(69.1GWh)을 두 배 가량 앞질렀으며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연내 155GWh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여기에 2023년까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5조4000억원을 투자, 미국 오하이오주·테네시주에 총 70GWh 규모의 공장을 지어 총 생산능력을 260GWh까지 늘릴 예정이다.
추가로 2025년까지 5조원 규모의 그린필드 프로젝트(70GWh)에 투자, 현대차와 인도네시아 합작공장(10GWh) 건설 등을 통해 최소 34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수주 잔고도 전 세계 관련 기업 중 가장 많은 180조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어 1위 탈환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SK이노베이션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5년간 17조원을 투자해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 500GWh 등 생산능력을 단계별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전문성 강화를 위해 10월 1일부로 배터리사업을 분할하고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도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SK배터리를 상장시켜 투자금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SDI는 정확한 생산능력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 2월 헝가리 공장 증설에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최근엔 미국 투자 계획도 공식화했다.
구체적인 미국 투자 지역이나 시기, 규모 등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일리노이, 미시건, 조지아 중 한 곳에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정부도 지원사격소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은 소재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해 LG전자 분리막사업을 인수, 10억㎡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양극재 생산능력도 올해 8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확대하고 양극재의 도전재인 탄소나노튜브(CNT) 연산능력도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엔 3배로 늘릴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분리막 연산능력을 올해 14억㎡에서 2025년 40억㎡로 확대한다.
양극재 부문에선 중국 기업과 합작으로 5만톤 규모의 공장을 운영 중이며 음극재는 미국 ‘그룹14 테크놀로지’와 합작사를 설립해 2023년 생산을 목표로 국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 최대 양극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손잡고 ‘에코프로이엠’을 설립, 포항 2공장을 지을 예정이며 헝가리 추가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국내 분리막 업체인 더블유스코프에도 투자를 단행했다.
정확한 투자규모는 공개되진 않았지만 업계는 수백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배터리3사를 포함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전체 배터리업계의 민간 투자 규모는 2030년까지 총 40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역대급 민간투자에 정부도 대규모 지원으로 힘을 보탠다. 정부는 최근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발표하고 차세대 이차전지 1등 기술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R&D 추진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에는 한국을 글로벌 배터리 산업 선도기지로 만들어 독보적인 1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종합 지원 방안이 담겼다.
정부는 2025년까지 리튬황전지, 2027년 전고체전지, 2028년 리튬금속전지 등 차세대 이차전지 상용화를 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소부장 핵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이차전지 핵심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R&D에 최대 40~50%, 시설투자에는 최대 20%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설비 투자 시에는 해외사업장 청산·축소 요건을 면제해 유턴기업에 해당하는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인재 육성 부문에선 연간 11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양성키로 했다. 사용 후 폐배터리 문제 해결도 지원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지원금 등을 통해 확보한 전기차 폐배터리의 시장 방출을 시작하고 ‘사용 후 이차전지 회수→수집·운반→보관→ 매각→성능평가→활용 및 제품화’까지의 전 과정의 산업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가 우리 몸의 머리 같은 존재라면 배터리는 동력의 원천인 심장”이라며 “반도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주력산업으로 키워 가기 위해 정부가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어 설명
GWh : 1GWh는 100만 kWh. 통상 보급형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60kWh이고 고출력 고급형 전기차는 90kWh 정도다.
따라서 1GWh는 보급형 전기차 1만6667대분이며 고급형의 경우 1만1111대를 만들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말까지 구축했다는 120GWh는 보급형 전기차 200만대를, 고급형은 133만대를 각각 생산할 수 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머니S 산업팀 기자
지난 9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K-조선, 초격차로 ‘세계 1위’ 지킨다
[머니S 리포트 - 진정한 G7을 향하여…
글로벌 선도하는 K-산업③]
기술력 앞세워 글로벌 수주 휩쓸어
중국 제치고 세계 수주 1위 행진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선박 수주 비중은 2016년 바닥을 찍은 뒤 다시 상승세를 회복하는 추세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2264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였으며 이 가운데 한국의 수주 비중은 35.8%(811CGT)였다.
2016년 연간 글로벌 누계 발주량은 1402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였고 이 중 한국의 수주 비중이 16.0%(224CGT)였던 점을 감안하면 4년 새 배 이상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올들어서도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7월까지 전 세계 누적 발주량 3021CGT 가운데 1285CGT를 한국이 따냈다.
비중은 42.5%에 달한다.
신규 발주 선박 2대 중 1대를 한국이 가져온 셈이다.
8월에도 세계 선박 발주량 137만CGT 중 78만CGT(57%)를 거머쥐며 중국(37만CGT, 27%)을 제치고 1위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기술력이 중요한 고부가·친환경 선박 경쟁력에서 한국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고부가가치 선박은 20만DWT(재화중량톤수) 이상 초대형 유조선(VLCC), 1만2000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174㎦ 이상 대형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이다.
LNG선을 예로 들면 한 척당 가격이 신조선가(새로 제작하는 선박 가격) 기준 1억8600만달러(2200억원)로 중국의 주력 선종인 일반 유조선(4850만달러)보다 4배 가량 비싸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주가 물량 기준(811만CGT)으론 중국(908만CGT)에 이은 2위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중국(162억달러)보다 훨씬 앞선 1위(193억달러)인 점도 단가가 높은 고부가·친환경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들어서도 7월까지 누적 기준 대형컨테이너선·VLCC 등 고부가 선박의 63%를, LNG선 등 친환경연료 선박의 66%를 싹쓸이하는 등 앞선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형 LNG 운반선은 전 세계에서 발주된 38척 중 한국이 37척을 수주하며 전체의 97%를 가져갔다.
이 기간 중국은 대형 LNG 운반선을 1척 수주하는 데 그쳤고 일본은 단 한 척도 가져가지 못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 수주의 80~90%는 해외 선주인 반면 중국은 50~60%를 자국 내 수주에 의존하고 있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사의 기술 경쟁력과 신뢰도가 훨씬 앞서있음을 보여준다.
김영훈 경남대 조선해양IT공학과 교수는 “한국이 10년 전부터 고부가·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하고 건조 경험을 축적한 것이 이제 빛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선박 정조준… 정부도 지원 강화한국 조선업계는 한발 더 나아가 차세대 선박 분야의 기술력을 강화해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1위를 구축한다는 각오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선박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40%, 2050년까지 50% 감축하도록 기준을 설정했다.
이와 관련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는 2024~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의 합성 화합물로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대표적인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선박 연료 수요의 45%를 암모니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만에너지솔루션즈와 함께 지난해 7월 암모니아 추진 선박에 대한 기본인증(AIP) 획득했으며 대우조선해양더 2만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로이드선급의 AIP 획득하고 2025년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2019년 7월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9월 ‘암모니아 추진 아프라막스 탱거’에 관한 AIP를 획득했다.
정부도 최근 ‘K-조선 재도약 전략’을 발표하며 한국 조선업 부흥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전략은 ▲2022년 조선인력 8000명 양성 ▲2030년 생산성 30% 향상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친환경·자율운항 선박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글로벌 1위를 수성하고 중소조선사와 조선 기자재산업의 친환경·디지털 전환도 촉진할 예정이며 친환경 선박 비중을 올해 66%에서 2030년 75%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저탄소 선박의 핵심기자재 국산화 및 고도화를 추진하고 LNG 벙커링 실증을 위한 전용선박 건조와 육상 LNG 벙커링 터미널 구축에 나선다.
공공부문 친환경선박은 2030년까지 388척, 민간부문은 140척 전환을 촉진할 예정이다.
자율운항선박 부문은 2025년까지 개발·보급을 위해 160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글로벌 점유율을 올해 0%에서 2030까지 50%로 확대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계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스마트화로 전환되면서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K-조선에는 절호의 기회”라며 “미래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스마트 선박 개발을 더욱 가속화하고 정부와 기업이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의 수주 실적이 생산·고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안정적인 인력 수급과 정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 탄탄한 K-조선 생산기반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mumford@m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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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한국조선해양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9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K-조선 비전 및
상생 협력 선포식에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이 조선산업 친환경스마트 미래기술
개발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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