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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대장동? 조직표?…이재명·민주당에 “많은 숙제” 남긴 3차 국민경선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장동? 조직표?…이재명·민주당에 “많은 숙제” 남긴 3차 국민경선

 

 

 

이재명 3차 국민경선 대패 여진
서울 순회-국민경선 결과 ‘정반대’
대장동 의혹 수사만으론 해석 불가


일각 “이낙연쪽 선거인 모집 필사적”
캠프도 당도 28% 득표율에 “심각”
당 차원 ‘대장동 TF’ 구성 대응키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참패한 결과를 놓고, 민주당 내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장동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많지만, 같은 날 발표된 서울지역 경선 결과나 여론조사 지표와 다른 흐름이어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장동 대책위원회’를 꾸려 총력대응하기로 했다.11일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 지도부와 이재명 후보 쪽은 전날 3차 선거인단 투표결과를 두고 각각 자체 분석에 들어갔다.

 

전날 공개된 국민·일반당원이 참여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후보는 득표율 28.3%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62.37%)에게 대패했다.

반면, 같은 날 공개된 서울 지역 순회경선에선 이재명 후보(51.45%)가 이낙연 전 대표(36.5%)를 앞질렀다.

 

그간 순회경선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등 이른바 진성당원이 참여해 ‘당심’을 확인할 수 있는 반면, 국민선거인단에는 일반 민주당 지지층이 참여하는 만큼 ‘민심’의 지표로 평가되어 왔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와중에도 10차례의 순회경선 및 두차례의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전 대표의 고향인 광주·전남을 제외하고 줄곧 과반 연승을 이어왔다.

 

이에 3차 국민선거인단의 ‘이례적인’ 결과는 대장동 만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는게 이재명 캠프 쪽 고민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똑같은 시기에 이뤄진 서울 투표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오니까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에 대한 애정이 더 큰 사람들이 권리당원들인데 대장동이 문제였다면 당원들이 먼저 돌아서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본부 기획본부장 구속 등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과 함께 막판 조직표 결집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초반부터 ‘대세론’을 굳혀 느슨해진 이재명 후보 쪽보다 대역전을 노린 이낙연 후보 쪽이 더 선거인단 모집에 필사적이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1, 2차 선거인단이 각각 7월5~11일, 7월16~8월3일에 모집된 반면, 3차 선거인단은 경선이 진행되던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이뤄졌다.

하지만 ‘대장동 논란’이 확산되는 와중에 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서 30%에도 미치지 못한 득표율 자체는 심각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당 지도부 관계자는 “막판 네거티브 공세와 역선택 등 여러 이유가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28대 62는 정당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무서운 결과다.

겸허하게 분석해서 보완해야 할 거 같다.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남겨줬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확정된 만큼, 대장동 논란에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이 후보와 만나 “지금까지는 당내 경선이라 제대로 대응하기 부족했다.

 

당내에 바로 대장동 관련한 대책위를 구성해서 전담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 중심이 돼서 일단 안팎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도 당이 나서서 방어해줘야 한다.

전보다 당의 역할이 훨씬 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운데)가 11일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송영길 대표(오른쪽), 윤관석 사무총장(왼쪽) 등 지도부와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찜찜한 과반' 이재명…내분 휩싸인 與

 

 

 

이낙연 측, 이의신청서 제출
송영길 "당규 따랐다" 일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에서 ‘턱걸이’ 과반 승리에 머물면서 여권이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이 경선 결과에 반발해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단은 11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후보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냈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로 과반이 안 된다”며 “지금이라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결선투표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치러진 민주당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이 후보가 누적 50.29%를 얻어 최종 후보로 결정된 데 대해 득표율 계산이 잘못됐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 선관위가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 등 중도 사퇴자의 득표(총 2만8142표)를 무효표로 처리하는 바람에 이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을 넘기게 됐다는 게 이낙연 캠프의 주장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1위 후보의 경선 득표율이 과반이 안 되면 1·2위 후보가 다시 결선 투표를 치르도록 돼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당 선관위가 이 후보를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했고, 내가 추천서를 전달했다”며 이낙연 캠프의 이의 제기를 일축했다.

 

송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경선 과정이 잘됐다고 명시해서 축하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도 “(이 전 대표가) 승복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는 당 지도부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도부 사퇴와 재검표를 요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당내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본격 출범하기 전까지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대선을 ‘원팀’으로 치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내가 1번 공격수 맡아"…이낙연 측 "결선투표해야 원팀"
송영길 "후보 확정" 선긋기, 2012년 경선 갈등 재연되나

이재명 후보의 ‘턱걸이 과반’으로 끝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후폭풍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과 당 지도부의 갈등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결과에 반발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를 공식 제기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우리 당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쐐기를 박으면서 내부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

사태가 심각해지면 이 후보의 본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낙연 측 “결선투표 가야”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단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무효표 처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결선투표를 촉구했다.

이들은 ‘경선 도중 후보자가 사퇴하면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특별당규 제59조 1항을 언급했다.

 

이낙연 캠프는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49.32%로 과반에 미달했다”며 결선투표를 주장했다.
득표율 논란이 나온 건 해당 특별당규를 둘러싼 해석 차이 때문이다.

 

당 선관위는 중도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해 이 후보가 과반인 50.29%를 득표했다고 봤다.

하지만 이낙연 캠프는 무효 처리를 사퇴 이전 득표에까지 적용할 수는 없다며 제대로 계산하면 이 후보의 득표율이 과반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는 이날 당 선관위에 ‘특별당규 59조 유권해석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같은 시간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민주당사 앞에 모여 “사사오입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선 투표를 요구했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민주당 원팀을 만들려면 결선 투표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겠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는 당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이의신청 수용 불가 입장

당 지도부와 선관위는 이낙연 캠프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도사퇴 후보자가 얻은 표는 사퇴 전과 후에 모두 동일하게 무효처리하는 게 원칙이라는 것이다.

송 대표는 “해당 특별당규는 이 전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지난해 8월 전당원투표를 통해 통과된 것”이라며 “이에 근거해 진행한 경선에서 이 후보를 민주당 후보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도 “해당 당규는 재량과 해석의 여지가 없는 강행규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중도사퇴 후보자들은 당의 유권해석에 무게를 실으며 이 후보 측을 우회 지원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이 후보에게 축하를, 다른 후보들에게는 격려와 깊은 위로를 보낸다”며 “원칙을 지키는 일이 승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도 “혼란이 길어질수록 우리 당의 대선 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는 대전현충원을 참배하고 질병관리청을 방문하는 등 민주당 대선후보로서의 첫 번째 행보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에 대해 “상식과 원칙, 그리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에서 잘 처리할 걸로 믿는다”고 했다.

 

이재명 “각자 포지션에서 최선 다해야”

당 선관위가 앞서 내린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난달에도 선관위 등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경선 결과를 두고 여진이 이어지면서 ‘원팀’ 구성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후보가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문제로 중도 낙마할 가능성을 고려해 이 전 대표 측이 당분간 ‘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지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대신 한 걸음 물러나 대장동 사태 상황을 관망할 것이란 얘기다.

2012년 민주당 경선 모습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시 문재인 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 후보 등이 모바일투표 방식을 문제삼아 경선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후 경선이 재개됐지만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등 계파 갈등이 대선 당일까지 봉합되지 못했다.

 

이 후보는 이날 지도부와의 간담회 발언에서 “제가 1번 공격수 역할 맡게 됐지만 우린 하나의 팀원이고 팀 자체가 승리할 수 있도록 각자가 정해진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는 당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 한경닷컴, 서영지기자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경선 및 3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뒤 이낙연 전 대표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압승' 3차 선거인단 투표 원인..캠프와 전문가들 "오리무중"

 

 


10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예상과 달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압승으로 끝나자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견제심리,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의 막판 결집,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이 백가쟁명식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경선 3차 선거인단을 9월 1~14일 모집했고, 총 30만5779명이 신청했다.

 

지난 6~10일 진행된 투표에는 24만8880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81.39%에 이르렀다.

이낙연 전 대표는 15만5220표(득표율 62.37%)를 얻어 이재명 지사(7만441표·28.30%)에 압승을 거뒀다.

그 결과 대세론을 형성하던 이 지사의 최종 득표율은 과반을 겨우 넘는 50.29%까지 떨어졌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에게 34.07%포인트나 앞섰다는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민주당도,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예상치 못했던 수치다.

해당 투표가 지난 3일 대장동 의혹 관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구속 후 벌어지긴 했지만, 3차 선거인단과 같은 기간 진행된 민주당 서울지역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지사는 과반 득표(득표율 51.45%)에 성공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성인 1000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이 지사 지지도(56%)는 이 전 대표(21%)를 압도했다.

3차 선거인단에 비당원의 참여 비중이 높고, 이들이 지역 경선에 참여하는 대의원·권리당원보다 대장동 의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분석이 있다.

 

이 전 대표 측 의원은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이 지사가 불안하다는 민심의 큰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도 두 주자간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있다.

 

그 정도의 거대한 여론 변화라면 같은 시기 투표가 진행된 서울 지역 경선이나 여론조사에도 일정정도 반영됐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한 민주당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한 이 지사 책임이 크다는 응답률이 높긴 했지만 이재명 책임론이 60%도 안되는데 이낙연 득표율이 60%가 나올 수가 있냐”고 말했다.

 

3차 선거인단은 민주당 열성지지층이 여전히 압도적 다수이며, 이 전 대표 캠프가 선거인단 모집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이 전 대표 측의 결집과 3차 선거인단 모집 후 더 커진 대장동 의혹, 이 전 대표의 이 지사에 대한 ‘불안한 후보론’이 맞물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 한 의원은 “3차 선거인단에 이 전 대표 측이 조직력을 발휘했다면 앞선 선거에서는 그렇게 득표율이 낮았을 수 없다”며 반박했다.

기존의 분석틀로는 설득력있는 해석이 나오지 않자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이 지사를 견제하려 역선택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 지사 측 한 의원은 “이 전 대표 측도 득표율 원인을 설명하지 못하는데, (3차 선거인단) 모집단에 민주당이 잘 모르는 누군가가 들어왔다는 것 외에 해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전문위원은 “국민의힘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중) 어느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뚜렷하게 정하기도 어려운데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이재명에 대한 경고사인을 준 것이다.

민주당은 (앞으로) 이것이 정치 무관심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승민·박광연 기자 mean@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제20대 대통령 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와 만나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11. photo@newsis.com

 

 

 

 

민의힘 공세·경선 불복' 이재명 '사면초가'…호남 민심 향배는

 

 

 

국민의힘 4룡, 광주서 대장동 의혹 파상 공세
이낙연측,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결선투표하라"
당안팎 공세에, 여 최대 지지기반 호남의 선택은

 

 

 

 [광주=뉴시스] 배상현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권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 안팎의 공세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광주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 후보는 국민의힘으로부터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정치적 공세와 함께, 같은당 이낙연 전 대표측의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 제기 등 불복 조짐으로  '사면초가' 형국이다.

 20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 됐지만, 곧바로 시련의 연속인 셈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여권의 텃밭 광주에서 민주당 이 후보에 대한 파상 공세를 펼쳤다.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는 이날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 1인 도보행진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은 일반 국민 선거인단의 강한 분노의 표심을 보여 준 것"이라며 "부패세력의 수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민주당 후보로 세운 것이 부끄럽지 않느냐"며 이 후보를 깎아 내렸다.

 유승민 후보도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이 지사의 발언을 거론하며 "그 돼지가 바로 이재명 후보다.

지금쯤이면 구속돼서 수사를 받아야 할 범죄인이 집권 여당의 후보가 될 수 있느냐, 이건 정말 충격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3차 슈퍼위크 경선에서)이재명 후보가 28%, 이낙연 후보가 63%를 득표한 것은 민주당 자체 내에서도 이제는 비리의 주범, 대장동 비리의 주범은 대선에 내보낼 수 없다는 명확한 의사 표시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온갖 가족 문제가 있고 전과 4범에 무상 연애 스캔들까지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도  "민주당 3차 경선 득표 상황을 보면 문제가 많은 당이다"면서 "민주당 당원들이 '이런 식으로 당 기득권 세력들이 몰아갈 때는 이러다가는 당이 몰락하겠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원희룡·유승민·윤석열·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 앞서 국민

의례를 하고 있다. 2021.10.11. hgryu77@newsis.com

 




민주당이  대선 주자로 이재명 후보를 확정하고도 일부 후보 간 '무효표 취소' 논란으로 자중지란을 겪으면서 당내 갈등이 가열되자, 국민의힘이 혼란스런 호남 민심 틈을 파고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의 공세속에, 같은당 이낙연 후보측도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하면서 경선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3차 슈퍼위크에서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막판 추격을 당하면서 50.29% 신승에 그치자, 이 전 대표측이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를 공식 제기한  상태다.

 이 지사측이 공언대로 57%대로 압승했다면 문제 제기는 없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가까스로 과반을 턱걸이 하면서 이 전 대표측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아직까지 호남에서 큰 술렁임은 감지되고 않고 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1.10.10. photo@newsis.com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힘겨운 한판승부가 예견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표의 이의 제기에 이은 경선 불복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가 그대로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든, 결선 투표로 가든 민주당의 경선 후유증은 본선에 영향을 크게 미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원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지사의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대변인 명의로 "민주당 당원으로서 이 지사의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고 밝히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 지사를 당 공식 대선 후보로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현재 이 전 대표가 직접 경선 승복이냐 불복이냐의 입장 표명만 남은 상태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은 이재명 후보 확정과, 이 전 대표가 주장하는 결선투표 중 어느쪽에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가 무효표  논란으로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 무엇이 대승적인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것같다"면서 "이재명 후보측은 이 전 대표가 경선 패배를 인정하고 선대본부장을 맡아 주길 기대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진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raxis@newsis.comCopyright © NEWSIS.COM,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과 소속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대선 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 관련 회의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측 “이재명 49.32%···당헌당규 따라 결선투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밀린 이낙연 전 대표 측이 11일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다는) 10일 (당) 선관위 발표는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캠프 측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할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특별당규 제59조를 거론하며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무효이고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유효투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9월13일(정세균 후보 사퇴일) 이전에 정세균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9월27일(김두관 후보 사퇴일) 이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투표이다”라고 밝혔다.

또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결과를 단순합산하여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는 특별당규 제60조를 거론하며 “9월13일 이전에 정세균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 9월27일 이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이미 순회경선에서 선관위가 개표결과 발표 때 유효투표로 공표한 것”이라며 “당연히 10월10일 최종 결과 발표 때

 

‘단순 합산’에 포함되는 것이 당헌당규에 맞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따라서 10월10일 선관위 발표는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헌당규를 제대로 적용하면 이재명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49.32%이며, 과반에 미달한 것”이라며 “따라서 당헌당규에 따라 결선투표가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사퇴 후보의 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특별당규 59조에 따라 중도 사퇴한 후보들의 표를 총투표수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 대표 측에서는 무효표를 전체 총투표수에 합산해야 한다며, 당무위원회를 열어 해당 유권해석을 변경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당 선관위가 근거로 삼은 특별당규 59조가 결선투표 규정 등을 담은 60조와 충돌한다는 이유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이 후보와 대전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운영되는 것처럼 대한민국 집권여당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운영된다”며 “우리 당은 어제 이재명 후보를 20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 발표했고, 제가 추천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기에 이 전 대표 측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송 대표는 이어 “이 당헌당규는 제가 당 대표일 때 만든 것이 아니고, 이해찬 전 대표 때 만들어져서 지난해 8월 이낙연 전 대표를 선출하던 전당대회 때 통과된 특별 당규”라며 “이 전 대표를 선출하면서 같이 전 당원 투표에 의해 통과된 특별당규에 근거해 대통령 선거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박광연기자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국회 기자회견에

나선 정성호 의원(오른쪽)과 김영진 의원(왼쪽)은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이다.

연합뉴스

 

 

 

이재명의 사람들은 누구인가···성남라인, 당 비주류, 이해찬계, 민평련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사람들은 성남시장 때부터 보좌한 핵심 실무그룹과 비주류 시절 이재명계로 활동해 온 측근 의원 그룹이 주축이다.

경선 과정에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계열 의원들, 개혁 성향 의원들이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외연이 확장됐다.

 

성남시장부터 경기지사,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르기까지 이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실무 참모진은 이 지사의 복심으로 꼽힌다.

이 지사의 변호사 시절 사무장으로 시작해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거친 이 지사 캠프 비서실의 정진상 부실장이 대표적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성남시 대변인과 경기도 언론비서관을 역임한 김남준 캠프 대변인, 성남시의원과 경기도 대변인을 지낸 김용 캠프 총괄선대부본부장도 정 부실장과 같은 ‘성남라인’이다.

“역량이 떨어지면 과감히 탈락시킨다”고 강조해 온 이 지사는 이들을 “성공에 기여한 유능한 인재”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늦게 출범한 캠프가 안정된 데에는 실무적으로 여러 구멍을 잘 메꿔준 경기도 출신 인사들의 역량이 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성남라인이자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을 설계한 ‘정책 브레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은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아 지난달 캠프 정책본부장을 사임했다.

 

민주당 내 세력이 미미했던 비주류인 이 지사를 오랜 기간 여의도 정치권에서 지원한 정성호(4선)·김영진(재선)·김병욱(재선) 의원은 이 지사와 막역한 사이다.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 의원은 이 지사가 “나는 원래 정성호계”라고 말할 정도로 인연이 깊다.

 

지난 대선과 경기지사 선거에서 캠프를 총괄했으나, 이번 경선에서는 ‘반문재인’ 이미지에 따른 계파 갈등 우려 등을 고려해 2선(캠프 총괄특보단장)으로 물러났다.

이 지사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의원이다.

김영진 의원은 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실무를 총괄했다.

 

경선 초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찬성’ 의혹을 제기하는 공격수로 나섰다. 캠프 총괄선대부본부장과 직능총괄본부장을 맡은 김병욱 의원은 이 지사 지지 조직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다.

 

이 지사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 대응하는 캠프 내 TF(태스크포스) 단장이기도 하다.

 

초선인 김남국 의원과 민형배 의원도 이 지사 측근으로 분류된다.

캠프 수행실장을 맡아 이 지사를 현장 보좌한 김 의원은 최근 캠프 내 핵심으로 부상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민 의원은 캠프 전략본부장을 맡아 경선 전략을 총괄했다.

민평련계 등 민주당 내 주요 세력들도 이 지사 캠프에 새로 합류하며 인적 구성이 두터워졌다.

 

민평련계인 4선의 우원식 의원과 3선 박홍근 의원은 캠프 핵심 직책인 선거대책위원장과 비서실장을 각각 맡았다. 우 의원은 정성호 의원 등과 함께 지방 곳곳을 돌며 이 지사 지지를 호소했다.

박 의원은 특유의 꼼꼼한 일처리 능력으로 ‘만기친람형’인 이 지사의 각종 판단을 뒷받침했다.

 

이해찬 전 대표가 경선을 앞두고 이 지사를 지지함에 따라 이해찬계 5선 조정식 의원도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천준호 의원(초선·캠프 비서실 부실장) 등 ‘박원순계’, 박주민·이재정 의원과 ‘처럼회’ 등 강성 개혁그룹도 이 지사를 돕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끈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경선 중반 캠프에 들어와 후보직속기획단장을 맡았다. 민형배 의원과 함께 전략 분야를 담당했다.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으로 민주당 대표적 전략가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 지사를 캠프 밖에서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예비경선 때 이 지사를 만나 조언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오는 14일 이사장직에서 퇴임하고 이 지사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남라인 참모진과 이재명계 의원을 넘어 친문재인계까지 인적 구성을 넓힌 데에는 “유능하면 내편 니편 안가리고 쓴다”는 이 지사의 실용주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21대 대통령 후보가 1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당지도부-대통령후보 상견례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은 ‘이재명’을 넘어야 한다

 

 

 

두 이(李)씨의 승부를 ‘명낙대전’이라 불렀다.

언론의 조어가 시나브로 세지고 있지만, 오랜만에 대전(大戰)이 붙여진 것이다.

역사적으로 크고 격했던 여야의 대선 내전은 1997년 신한국당의 9룡, 2002년 노무현-이인제-정몽준, 2007년 이명박-박근혜, 2012년의 문재인-안철수 사이에 있었다.

 

50.29% 대 39.14%. 7월4일 첫 TV토론이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10월10일 이재명의 승리로 끝났다. 결선투표 없이 갈린 승부를 ‘큰 싸움’으로 칭하는 이유는 두 가지일 게다.

지난해 8월 이재명 지지율이 이낙연을 추월하며 시작된 14개월의 설전은 길고 곡절도 많고 독했다.

 

일방적이던 경선도 막판에는 대장동 회오리 속에서 0.29% 차로 본선 직행이 결정되는 반전이 있었다. ‘이재명’으로 날이 새고 진 선거에서 득표율 50%를 훌쩍 넘고팠던 1위도, 내내 ‘밋밋하고 할퀴는 이낙연’의 상(像)에 갇혀 있다 마지막 날 추격 고삐를 당긴 2위도 아쉬움에 전전반측했을 것이다. 운명의 추는 그렇게 갈렸다.

 

제1야당 대선 주자 결정까진 4주가 남았다. 이재명에겐 경선 상처와 공약을 살피고 약점을 메울 금쪽같은 시간이지만, 우왕좌왕 붕 뜨고 내분하면 훅 지나갈 수도 있는 한 달이다.

고서 속의 쇄신에는 몸 부수며 열과 성을 다하는 것(碎身)도 있고, 묵은 폐단을 고쳐 새롭게 하는 것(刷新)도 있다. 두 개의 숙명과 짐이 승자 이재명의 어깨에 얹어졌다.

 

급한 불은 원팀이다. ‘1 더하기 1이 2’가 되지 않는 게 표밭의 셈법이다.

정치 원로들은 경선 승자에게 “참을 인(忍)자 100개를 품어라” “마른 수건을 짜듯 하라”고 말한다.

대선판의 원팀이 말처럼 녹록지 않고 시간이 걸림을 일깨운 것이다.

 

당장 사퇴한 정세균·김두관의 무효표 처리에 이낙연 쪽이 이의를 제기하고, 당과 청와대가 경선 결과를 공인한 여진부터 풀어야 한다. 원팀의 주도권·해법·책임은 승자 이재명에게 달려 있다.

역대 대선에서 원팀의 키는 또 다른 두 사람이 쥐었다.

 

패자의 다른 이름인 ‘경선 2위’와 여당 주자와 불가근불가원하는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충돌하고 당명을 바꿔 출마한 1997년 이회창, 2007년의 정동영은 패했다.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동행하고 시대정신을 달리한 2002년 노무현, 2012년의 박근혜는 승자가 됐다.

 

원팀이 깨진 여당은 승부호흡도 지난해진다는 뜻이다.

그 반대로 19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회창에게 지고 불복해 출마한 이인제, 2002년 노무현을 흔든 ‘후단협’과 단일화를 엎은 정몽준, 2012년 단일 후보 지원에 미온적이던 안철수는 정치적 부메랑을 맞았다.

 

신당 출몰이나 합종연횡이 컸던 대선사에 굽이굽이 ‘교훈’처럼 찍혀 있는 이름과 발자국들이다.

10월엔 민주당, 11월엔 국민의힘이 그 원팀의 시험대에 선다.

“바꿔보자.” 이재명이 추석 직후 SBS <집사부일체>에 나와 왜 정치를 하느냐는 물음에 답한 네 글자다.

 

그제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는 미국의 분배 정의와 복지 토대를 쌓고 대공황을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대통령의 롤모델로 삼았다.

그는 정치적 뒷배가 있거나 착해서 대선 후보가 된 게 아님을 공언한다.

언제부턴가는 팔 굽은 소년공 시절에 겪은 고통과 좌절도 그대로 연설문에 옮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풀어갈 코로나19·한반도·탄소중립을 이어받고, 불평등·성장·부동산 해법은 새롭게 하겠다고 한다.

정치·개혁의 효능도, 대선 승부도 이재명의 중심은 정책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10월에 유권자 시선은 이재명을 좇을까, 보수의 4강전에 쏠릴까.

대장동의 돈잔치와 검찰의 권력 사유화가 세상에 돋운 울화와 두 사건의 진실은 어디로 향할까.

정권교체 여론은 50%가 넘고 양자대결은 이재명이 앞서는 ‘민심의 격동기’가 꽤 오래 이어지고 있다. 다섯 달 앞 대선의 불가측성이 역대급으로 높다는 뜻이다.

 

한 달 뒤 보수의 얼굴까지 뽑히면 대선은 리셋된다.

대한민국의 길싸움이 시작되고, 집토끼(지지층)와 들토끼(스윙보터)를 잡는 전면전이 벌어진다.

비주류 이재명은 정치는 노무현의 길을, 정책은 루스벨트의 길을 꿈꾼다. 그러려면 달라져야 한다.

 

변방식 사고를 버리고, 왕의 어법을 금하고, ‘진보 사이다’의 이목은 중도를 향해야 한다.

땅보다 땀을, 나눔·돌봄·기후·청년·평화를 중시하겠다는 정책은 예산과 소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재명에겐 예선을 통과한 컨벤션 효과도 작을 수 있다.

 

그것은 대장동의 진실과 격랑이 잡히고 원팀으로 뭉친 뒤에 생각할 일이다.

이재명은 ‘이재명’부터 넘어야 한다.

 

 

 

 

 

 

 

▲12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12일 국민일보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