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올해 (2021년)노벨상 수상자... 문학상, 평화상 물리학상 ,경제학상 외

 

 

 

 

 

노벨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괴란 한손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는 성별이나 민족에 따른 할당제 등 인위적 장치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노벨상 수상자들에게 전달되는 메달의 모습.

[AP]

 

 

 

 

 

노벨 문학상

[캔터베리=AP/뉴시스]2021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10.8.

 

 

 

 

 

 

 

 

탄자니아 작가 구르나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난민 출신 작가…식민주의 '이중억압' 은유하다
노벨문학상에 구르나

탄자니아 식민지 잔지바르 출신
영국서 겪은 혼란 소설에 녹여


유럽에 대한 강한 비판 대신
완곡하고 우회적인 어법

한림원의 정치적 선택 비판도
아프리카 출신 역대 5번째 수상

 

 

 


올해 노벨문학상은 제3세계 출신 소설가의 손을 잡았다.

7일 스웨덴 한림원은 20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탄자니아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73)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림원은 "식민주의에 대한 단호하고 연민 어린 통찰을 보여줬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동아프리카 연안 잔지바르 섬에서 태어나 1968년 영국으로 간 작가는 서구 열강들의 아프리카와 인도 식민 지배 당시와 관련된 사건들을 주제로 글을 써왔다.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사진 제공 =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소설 '파라다이스'(1994년)는 20세기 초 탄자니아 가상의 마을 카와에서 태어난 소년 유수프의 이야기다. 유수프는 호텔리어 아버지가 부유한 아랍 상인에게 진 빚 때문에 그의 하인으로 일해야 한다.

 

아랍 상인 일행을 따라 중앙 아프리카와 콩고 분지를 여행한 소년은 지역 부족과 야생 동물, 험난한 지형을 만난다.

동아프리카로 돌아오면서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아랍 상인은 독일군에게 협력해 아프리카 남성을 군인으로 강제 징집하는 데 앞장선다.

이 소설은 난민 출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다.

아프리카 동해안 잔지바르 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1968년 난민 자격으로 영국에 도착한다.

난민으로서 겪은 혼란이 그의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됐다.

 

한림원은 "파라다이스는 성년에 관한 이야기이자 서로 다른 세계와 신념 체계가 충돌하는 슬픈 러브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난민 경험을 소설로 다루면서 그의 초점은 정체성과 자아상에 집중됐다.

등장인물들은 문화와 대륙 사이에서의 틈, 과거의 삶과 새롭게 떠오르는 삶의 틈에 놓인 자신을 발견하는데, 이는 결코 해결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를 뜻한다고 한림원 측은 해석했다.

 

구르나는 의식적으로 관습과 단절하며 토착민의 관점을 강조하기 위해 식민주의 시각을 뒤집었다고 평가받는다.

이 밖에도 그는 바다 옆에서(By the Sea·2001), 탈주(Desertion·2005) 등 장편소설 10편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출간했다.

식민주의 유산과 영국 사회의 외국인 혐오 등이 작품에 담겼다.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의 문화적 유산에 비판적인 탈식민주의 작가다.

다만 그의 탈식민주의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그가 태어난 잔지바르는 탄자니아 본토의 식민지였는데, 탄자니아는 유럽의 식민지이기도 했다.

'이중 식민지'의 억압이 가해진 것이다.

이중 억압의 경험 때문에 식민지 경험이 있는 국가도 무조건 약자가 아니라 상대적 강자임을 깨달았다.

 

이석호 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카이스트 인문사회과학부 교수)은 "잔지바르 작가로서 이중 억압이 강하다 보니 유럽 제국주의를 직선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며 "아프리카 '본토' 출신의 작가가 서구에 저항했던 방식과는 색다른 방식"이라고 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아프리카 소설가 응구기 와 티옹오가 식민통치의 부정적인 측면을 내세우면서 '식민지가 남긴 유산을 책임지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데 반해, 구르나의 방식은 간접적이고 은유적이며 완곡 어법이다.

이를 두고 한림원이 정치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판도 있다. 유럽 독자들에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것이다.

이 소장은 "탈식민주의 작가에게 시상해 세계문학에서 유럽이 갖고 있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목표와 기존 유럽 독자들 정서에도 부합해야 한다는 요구가 맞물린 타협점"이라고 평했다.


잔지바르는 지정학·지리적으로 아프리카에 속하지만 예멘이나 아라비아 반도 출신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문화·인종적으로도 다양한 곳이라는 점에서도 그의 문학적 정체성에 영향을 끼쳤다.

이 소장은 "잔지바르가 가진 다양성이 섬세한 저항 작품을 쓸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도 했다.

 

왕은철 전북대 영문과 교수는 "난민으로 영국에 와서 '아웃사이더'로서 메트로폴리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견지하는 작품을 썼다"며 "디아스포라적인 삶이 '정체성의 위기'와 '문화적 혼종성'이라는 형태로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구르나는 아프리카 출신으로는 역대 5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다.

앞서 월레 소잉카, 나기브 마푸즈, 네이딘 고디머, 존 맥스웰 쿠체가 아프리카 출신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구르나는 한국에는 번역된 작품이 없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정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캔터베리=AP/뉴시스]2021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10.8.

 

 

 

 

노벨문학상' 거머쥔 구르나, 작품 보니…'난민 혼란' 통찰

 

 

 

[서울=뉴시스] 이현주 기자 =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Abdulrazak Gurnah)는 난민 출신으로 식민주의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을 해온 인물이다. 
구르나는 194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러나 잔지바르 정국 혼란으로 인한 학살을 피해 모국을 떠나 1960년대 말 난민으로 영국 잉글랜드에 들어왔다.
그는 영국 켄트대학에서 영문·탈식민주의 문학 교수를 지내다가 최근 은퇴했다.

모국어는 아프리카 남동부에서 쓰이는 스와힐리어이지만 영어를 '문학적 도구'로 삼았다.

구르나는 10편의 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했는데 '난민의 혼란'이라는 주제가 작품 전반을 관통한다.
1987년 데뷔작인 '출발의 기억(Memory of Departure)'은 고국 탄자니아의 실패한 봉기에 대한 소설이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1994년작 '낙원(Paradise)'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탄자니아로 몰려든 독일군과 강제 징집에 대한 내용으로 식민주의의 상처를 간직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과 휘트브레드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런던=AP/뉴시스]2021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저서들.

2021.10.8.

 

 

 

 


구르나의 6번째 소설인 2001년작 '바닷가(By the Sea)'도 부커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작품이다.

가짜 신분으로 영국행을 시도하는 난민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2020년작 '사후의 삶(Afterlives)'은 20세기 초 독일이 점령한 동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4명의 인물들을 다룬다.

노벨위원회는 '식민주의 영향 및 문화·대륙 사이의 격차 속에서의 난민의 운명에 대해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연민을 갖고 파고든 공로'를 들어 구르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울러 "구르나의 진실에 대한 헌신과 단순화에 대한 혐오가 인상적"이라며 "그의 소설은 틀에 박힌 묘사에서 벗어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아프리카에 대해 우리의 시야를 열어준다"고 밝혔다.

구르나는 수상 직후 영국 PA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매우 놀라우면서 겸손해진다"고 깜짝 수상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캔터베리=AP/뉴시스]2021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10.8.

 

 

 

 

 


특히 노벨문학상을 시상하는 스웨덴 한림원이 자신이 직접 겪은 난민 위기와 식민주의 문제를 주목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 문제는 매일 우리와 함께 있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상처받고 있다"며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이 문제들을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이 어린 시절 영국으로 건너왔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테러 국가에서 투쟁, 탈출하고 있다며 "세계는 1960년대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아프리카 출신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소설가 존 맥스웰 쿠체 이후 18년 만이다.

아프리카계 흑인 작가로는 1986년 나이지리아 출신 극작가 월레 소잉카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Copyright © NEWSIS.COM, 

 

 

 

 

 

 노벨 평화상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왼쪽)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를 선정했다. AFP 연합뉴스

 

 

 

 

 

우리는 계속 빛을 비춰야 한다"... 언론 존재 이유 일깨운 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지금은 기자가 되기 가장 좋은 때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

 

 

 

86년 만에 언론인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코프의 수상 소감은 언론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일깨웠다.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선정 이유에서 설명했듯 이들은 권력에 맞서 진실을 계속 파헤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레사는 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수상자 발표 이후 인터뷰에서 언론의 존재이유부터 말을 꺼냈다.

AFP통신에 따르면 레사는 자신이 공동 설립한 탐사보도 매체 ‘래플러’를 통해 생중계된 인터뷰에서 “사실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가 없는 세상을 의미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레사는 수상 사실에 깜짝 놀랐다면서도 “(자신과 래플러는)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장 위험한 때가 가장 중요한 때”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빛을 비추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정권의 탄압을 받고 있지만 뜻을 꺾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공동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수상 영광을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나는 이 공을 차지할 수 없다”며 “공은 노바야 가제타의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무라토프는 이어 “(노벨 평화상은) 언론의 자유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옹호하다 사망한 사람들에게 수여됐다”고 덧붙였다.

 

자신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에서 진실을 밝히다 숨진 6명의 기자들을 기리는 의미로 해석된다.

공교롭게도 수상자 발표 전날인 7일은 지난 2006년 아파트 입구에서 총에 맞아 숨진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기자의 기일이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한편 무라코프와 각을 세워 왔던 러시아 정부는 탐탁잖은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무라토프의 수상 소식에 관해 “우리는 무라토프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무라토프는 자신의 이상에 따라 집요하게 일하며, 헌신적이고, 재능 있고, 용감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필리핀 기자 마리아 레사(왼쪽)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러시아 기자 드미트리 무라토프(오른쪽). 사진=AFP/연합뉴스]

 

 

 

 

 

2021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라토프, '살해 당한 기자'에게 영광 돌리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라토프
언론 자유를 대표하는 언론인
러시아 언론 표현의 자유 위해 헌신

 

 

 

 

[월드투데이 진세리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드미트리 무라토프(59)는 수십년간 언론 자유를 외친 인물이다. 

지난 8일 노벨위원회는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무라토프에게 평화상을 수여했다. 

 

무하마트는 러시아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 공동 설립자·편집장으로 활동했고 24년간 언론의 자유를 위해 노력했다. 

러시아의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유일한 독립 언론’으로 꼽히면서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 선거 부정, 경찰의 불법행위, 친정부 등을 비판하는 기사를 전해왔다.

노벨위는 ‘노바야 가제타는 사회의 실질적인 정보를 얻는 유일한 출처’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무하마트는 AFP 통신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하며 "노벨평화상은 ‘노바야 가제타 소속으로 살해된 기자들’을 위한 상"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텔레그램 뉴스 채널 ‘포디옴’ (Podyom)을 통해 그가 앞으로도 ‘러시아 저널리즘’에서 억울하게 외국 첩보원으로 의심 받는 기자를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961년 옛 소련 쿠이비셰프(현 러시아 사마라)에서 태어난 무라토프는 2007년 언론인보호위원회(CPJ)의 세계언론자유상을 수상했고 2010년 노바야 가제타의 ‘루스벨트 4대 자유상’을 받았다. 

무라토프는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들을 위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키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진세리기자

 

 

 

 

 

노벨물리학상

 

 

노벨위원회 제공

 

 

 

 

 

2021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클라우스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조르조 파리시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

프린스턴대·막스플랑크연구소·울프재단 제공

 

 

 

 

 

노벨물리학상에 기후변화 연구 급물살 만든 복잡계 물리 연구 선구자들 3명

 

 

 

나베 슈쿠로·클라우스 하셀만·조르조 파리시

 

 

 

2021년 노벨 물리학상은 지구의 복잡한 기후와 무질서한 물질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넓힌 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 덕분에 복잡한 기후 변화를 분석하는 현대적 기후 모델이 만들어졌고 혼돈과 무질서와 같은 복잡한 물리 세계의 규칙에 대한 인류의 이해가 확장됐다는 평가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마나베 슈쿠로(90)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클라우스 하셀만(90)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조르조 파리시(73)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를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5일 오전(현지시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연구원은 지구의 기후가 어떻게 바뀌고 인류가 기후에 어떤 과정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 지식의 토대를 마련했고 파리시 교수는 무질서한 물질과 복잡계 물리 시스템 이론에 대한 혁명을 일으켰다”며 “무작위성과 무질서를 특성으로 갖는 복잡계 물리 시스템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수상자 선정 배경에 대해 밝혔다. 

 

 

 

 

 

 

 

2021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스웨덴과학한림원 제공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연구원은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관련돼 지구의 기후라는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

마나베 교수는 1960년대 지구 기후의 물리적 모델 개발을 주도하며 1969년 처음으로 기후 모델을 개발,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어떻게 지구 표면 온도 상승으로 연결되는지를 규명했다.

 

지구 복사 균형과 기단의 움직임 간 상호작용을 최초로 연구하기 시작해 현재 기후 변화 예측에 활용되는 기후 모델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하셀만 연구원은 10년 뒤인 1970년대 날씨와 기후를 연결하는 기후 모델 연구를 진행했다.

날씨가 시시각각 변하는 과정에서 기후 모델에 신뢰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하셀만 연구원이 개발한 기후 모델은 지구 대기의 온도 상승이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활용됐다. 

기후변화를 추정할 때 복잡한 수식을 기반으로 한 기후모델을 활용한다.

 

과거 기후변화는 관측 데이터를 분석하면 된다.

하지만 향후 100년 뒤, 또는 200년 뒤 기후가 어떻게 바뀔지,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떻게 증가할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학부 교수는 “마나베 교수는 기후가 어떻게 바뀔지 수치모델을 사실상 처음으로 만든 분”이라며 “대기에 구름이 생겼을 때 어떻게 에너지가 변하는지, 지표와 성층권까지 기온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물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수학적 이론 기반으로만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특히 마나베 교수가 1969년 개발한 기후모델로 추정한 이산화탄소 증가 추이가 실제로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클라우스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

BBVA재단 제공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이 중 해양이 흡수하는 양은 약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양물리학자인 하셀만 연구원은 이같은 탄소 순환의 메커니즘을 대기뿐만 아니라 해양까지 넓혀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 

 

국종성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는 “마나베 교수의 연구성과로 인해 지구 온난화에 대해 미리 예측하기 어려웠다”며 “이산화탄소 농도가 두배 증가하면 지구 기온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처음으로 밝힌 분으로 기후변화가 어떻게 이뤄질지를 처음으로 시뮬레이션한 과학자”라고 설명했다.

 

파리시 교수는 1980년대 복잡계 물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인 무질서한 복잡한 재료에서 숨겨진 패턴을 발견했다.

물리학, 수학, 생물학, 신경과학, 기계학습(머신러닝)과 같은 서로 매우 다른 분야에서도 무작위성과 무질서한 현상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가능케 한다. 

 

 

 

 

 

 

 

2021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조르조 파리시 이탈리아 사피엔자대 교수.

홍콩과기대 제공

 

 

 

 

 

강병남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물리학자들이 연구하는 복잡계는 물리적인 시스템이 아니고 사회연결망이나 생명 현상에서 일어나는 원리를 말하는데 파리시 교수의 업적은 물질의 복잡한 상호작용 속에서 어떤 물리적 성질을 보이는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물질의 상태가 바뀌는 상전이 현상과 같은 복잡한 현상을 파리시 교수가 제안한 방법을 통해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리시 교수는 이른바 ‘스핀 글라스’ 연구로 유명하다.

스핀 글라스란 비자성체에 자성을 띤 불순물을 섞었을 때 서로 상호작용하며 복잡한 현상이 나타나는 시스템을 뜻한다.

 

굉장히 뜨거운 유리를 액체로 만들고 갑자기 찬물에 집어넣으면 안에 있는 유리 분자들이 갑자기 너무 차가워지면서 제자리를 못 잡고 아무 곳에서 굳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파리시 교수는 유리 분자가 돌면서(스핀) 인근 스핀과만 상호작용하는 게 아니라 전체와 상호작용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정확히 풀어냈다. 

 

박형규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예를 들어 사람이 셋인데 A는 B를 좋아하고 B는 C를 좋아하는데 A와 C가 싫어하는 경우 함께 모아 놓으면 곤란한 경우에서 어떻게 움직이게 될지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응용해 요즘에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 어떤 구조가 생기는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훈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파리시 교수는 복잡계 시스템에서 스핀을 이용해 초기 연구를 했는데 이후 복잡계 문제가 기후 문제 뿐 아니라 생물학이나 뉴로사이언스, 머신러닝까지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난 마나베 교수는 1957년부터 일본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기상학자다.

마나베 교수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으며 일본 출신 과학자의 노벨 과학상은 25번째를 기록했다. 다만 마나베 교수를 포함해 3명의 수상자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현재 국적은 미국이다. 

 

하셀만 교수는 1931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1957년 독일 괴팅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기상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194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파리시 교수는 1970년 사피엔자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현재 사피엔자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물리학상은 우리의 지식이 관측에 대한 엄격한 분석을 토대로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과학자들에게 수여됐다”며 “복잡한 물리적 시스템의 특성과 진화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얻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3명은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340만원)의 상금을 나눠 갖는다.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연구원이 상금의 절반을 나눠갖고 파리시 교수가 나머지 절반을 받는다. 

 

 

 

 

 

마나베 슈쿠로(왼쪽부터), 클라우스 하셀만, 조르지오 파리시 등 세 사람이 202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진 노벨위원회]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복잡계 연구에 기여한 과학자 3인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복잡계(complex physical systems) 연구에 기여한 세 사람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슈쿠로 마나베(미국), 클라우스하셀만(독일), 조르지오 패리시(이탈리아) 등 3인을 선정했다.

 

슈쿠로 마나베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기상연구소 창립자는 물리학을 활용해 지구온난화를 예측한 공로를 평가받았다.

지구의 기후를 물리적으로 모델링하고, 실시간 달라지는 기후를 정량화하며 안정적으로 지구온난화를 예측할 수 있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노벨위원회]

 

 

 

 

 

마나베 교수는 수학적 이론과 대기의 물리적 특성만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얼마나 상승하는지 추정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마나베 교수는 기후 모델을 사실상 최초로 만든 물리학자”라며 “1960년대에 기후를 모델링해 추정한 수치(지표 온도)가 최근 거의 유사한 값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10여 년 후 하셀만 창립자는 마나베 교수의 이론을 해양 분야에 접목했다.

기후변화를 추정할 때 대기의 온도만큼이나 해양 온도가 중요하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3분의 2를 해양이 흡수해서다.

 

특히 하셀만 창립자는 날씨가 혼란스럽더라도 기후변화 모델링이 신뢰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기후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신호를 식별하는 방법도 개발했다.

덕분에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대기의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마나베 교수와 하셀만 창립자는 노벨물리학상 상금(250만 크로나·3억3000만원)의 절반을 각각 나눠 받는다(250만 크로나·3억2750만원).

두 사람과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조르지오 패리시 이탈리아 로마사피엔자대 교수도 수학적인 모델링으로 복잡계를 연구했다는 점은 같다.

 

다만 패리시 교수는 1980년경 무질서하고 복잡한 재료에서 숨겨진 패턴을 발견했다.

구체적으로 ‘스핀글라스(spin glass)’라는 시스템을 연구했다.

뜨거운 액체 유리를 차가운 물에 갑자기 집어넣어 온도를 낮추면 무질서(disorder)한 유리 분자의 복잡계가 만들어진다.

 

왜 이렇게 복잡한 형태가 만들어지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다만 패리시 교수는 유리 분자가 두 가지 상태만으로 존재하면서 상호 작용한다고 가정했다.

 

박형규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특정한 수학적 방법(레플리카메소드·replica method)를 활용해 수학적으로 문제를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패리시 교수는 상금의 절반(500만 크로나·약 6억8000만원)을 받는다.

 

토르스한스 한손 노벨물리학위원회장은 “마나베·하셀만 수상자의 연구는 기후에 대한 인류의 지식이 철저한 분석에 기반한 확고한 과학에 바탕을 둔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패리시 교수의 연구는 물리학뿐 아니라 수학·생물학·신경과학·기계학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무작위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문희철기자reporter@joongang.co.kr

 

 

 

 

 

노벨 화학상

 

 

 

 

 

 

 

노벨 화학상에 ‘유기촉매 개발’ 리스트·맥밀런


 

 

특정 물질만 ‘비대칭적’ 추출
우울증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
경쟁적 연구로 발전 이끌어 내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의 영예는 ‘유기촉매’를 개발한 독일과 미국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원(53·왼쪽 사진)과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53·오른쪽)를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리스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출신이며 괴테대에서 1997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벨실에서 태어난 맥밀런은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두 수상자 연구의 핵심은 전에 없던 새로운 촉매를 만든 것이다.

촉매는 화학물질 구조를 조절하고 반응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로 예를 들면 주행 방향과 속도를 제어하는 핸들과 가속페달인 셈이다.

배터리에 전기를 저장하거나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약을 만드는 등 대부분의 화학반응에 꼭 필요한 물질이다.

이전에 화학계에선 이런 촉매의 재료로 금속과 효소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두 연구자는 ‘유기촉매’라는 제3의 촉매를 개발했다.

유기촉매는 탄소 원자로 구성된 안정된 구조를 지니는데, 필요에 따라 다양한 화학물질을 붙일 수 있다.

산소와 질소, 황, 인 등을 조합해 전에 없던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틀을 개발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유기촉매는 환경친화적인 데다 생산비용 또한 낮다”며 “수상자들이 고안한 개념은 화학적으로 기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수상자는 공동연구를 하지는 않았지만, 2000년대 들어 경쟁적으로 연구를 하며 유기촉매 반응 연구의 급속한 발전에 기여했다.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는 “화학기업에선 이미 두 수상자의 연구를 기초로 만든 촉매를 활용해 원하는 물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상자들의 연구는 의약품 개발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제약 분야 연구자와 기업들은 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특정 물질만 ‘비대칭적’으로 뽑아내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화학반응이 연구자나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는 물질까지 동반해 만들기 때문이다.

리스트와 맥밀런이 고안한 유기촉매는 이런 선택적인 추출을 가능하게 했다.

배 교수는 “실제로 우울증과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을 만드는 데 올해 수상자들이 고안한 유기촉매 반응이 널리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의 연구는 이외에도 향수나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에도 활용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 두 명에게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5000만원)가 균등하게 분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상식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노벨 화학상을 받은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촉매접촉분야연구소장과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 /사진 제공=노벨위원회

 

 

 

 

비대칭 유기촉매’ 개발로 제약산업 등 혁신

 

 

노벨화학상에 獨 리스트·美 맥밀런

금속효소 사용 않는 새로운 기술

독성 없는 의약품 제조에 새 지평

 

당뇨병·우울증 치료제 등에 활용

배한용 교수 등 가르쳐…韓과 인연

 




올해 노벨 화학상은 제약 산업에서 혁신을 촉진한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을 일으키는 독창적인 분자 제작 도구를 만든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기존 금속이나 효소를 사용하지 않고도 비대칭 합성 화학물을 만드는 새로운 비대칭 유기촉매를 개발한 것이다.

 

이로써 신약 물질부터 태양 빛을 받아 전기를 만드는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분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질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

촉매는 자신은 직접 화학반응에 참여하지 않지만 반응을 제어하고 가속하는 작용만 하는 물질을 가리킨다.

우리 몸에도 효소 형태로 수천 개의 촉매가 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 시간)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이라고 하는 분자를 만드는 정밀한 도구를 개발한 공로로 독일의 베냐민 리스트(53) 막스플랑크연구소 촉매접촉분야연구소장과 미국의 데이비드 맥밀런(53)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를 노벨 화학상에 공동 선정했다.

 

두 과학자는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 5,000만 원)를 나누게 된다. 리스트 교수는 제자인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지난 2월 베티버 오일의 향기 원리를 유기합성을 통해 밝혀낸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맥밀런 교수는 2016년과 2017년 서울대에서 화학부 석좌교수를 겸직했다.

두 사람 모두 한국과 나름 인연이 있는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오늘날 내구성 있는 화학물질을 만들거나 배터리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질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분자를 만드는 모든 과정에 화학과 촉매가 관여한다”며 “이들이 제약 연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화학 분야를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들 덕에 당뇨병 치료제인 ‘시타글립틴’과 우울증 치료제인 ‘듀록세틴’, 항응고제인 ‘와파린’을 비롯해 향수 원료 물질 등 광범위하게 쓰이는 화학물질을 금속 없이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2000년 비대칭 유기촉매를 개발한 두 사람은 수상 소식에 “너무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리스트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한 김혜진 한국화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유기촉매의 대칭성을 이용해 의약품에 필요한 화학물질을 선택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대부분 독성이 있는 중금속 중심으로 이뤄지는 금속 촉매를 대체하는 길을 텄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과거 오랫동안 촉매로 금속·효소 등 두 가지를 염두에 뒀지만 리스트와 맥밀런이 2000년 제3의 촉매반응인 유기분자를 기반으로 한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을 개발하면서 새 길이 열렸다.

노벨위원회는 “유기촉매는 값싸게 생산할 수 있고 친환경적”이라며 “이들이 고안해 낸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은 제약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요한 외크비스트 노벨위원회 화학분과 위원장은 비대칭 유기촉매에 대해 “이 개념은 독창적이고 간단하다. 많은 사람이 ‘왜 우리가 일찍 생각해내지 못했을까’라고 궁금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노벨상은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화학상까지 발표됐고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공개된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코로나19 탓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에 소규모 대면 방식과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저작권자 서울경제

 

 

 

 

 

노벨경제학상

 

 

 

 

 

 

노벨경제학상에 데이비드 카드·조슈아 앵그리스트·휘도 임번스

 

 

 

 

노동경제학 발전·인과관계 분석 통한 경제학 방법론 지평 넓혀"
"최저임금 올려도 고용 줄진 않아"
카드, 통념 뒤집은 논문으로 유명
경제학계선 "고용 감소가 정설"

앵그리스트·임번스, 통계 적용해
교육과 임금의 인과관계 밝혀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노동경제학 발전에 기여한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 교수(65), 인과관계 분석을 통해 경제학 방법론의 지평을 넓힌 조슈아 앵그리스트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1)와 휘도 임번스 스탠퍼드대 교수(58)에게 돌아갔다.

 

카드 교수가 캐나다 출신이고 앵그리스트 교수는 이스라엘계, 임번스 교수는 네덜란드계지만 모두 미국 대학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게 공통점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 카드, 앵그리스트, 임번스 등 세 교수를 2021년 제53회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196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시작된 이후 3명의 학자가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노벨위원회는 카드 교수에 대해 “실증 연구로 노동경제학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에 대해선 “인과관계 분석에 대한 방법론적 기여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은 “카드 교수는 최저임금과 고용의 관계 등을 밝혀 유명해졌다”며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경제학 교과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해서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앵그리스트 교수와 임번스 교수는 노동경제학 변수와 결과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방법론을 설계한 계량경제학의 대가들”이라며 “수많은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과 임금의 관계를 밝혀낸 것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김세익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과학은 자연과학과 다르게 실험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두 경제학자는 계량경제학을 바탕으로 이 같은 실험의 한계를 극복하는 도구변수추정법 등의 기법을 고안했다”고 말했다.

 

도구변수추정법은 예컨대 교육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교육 외에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나이, 성별 등의 변수를 통제하는 기법이다.
1956년생으로 캐나다에서 태어난 카드 교수는 1983년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시카고대를 거쳐 UC버클리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1995년에는 40세 미만 유망 경제학자에게 주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기도 했다.

최저임금, 이민자, 임금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을 자주 발표하며 학계는 물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1994년 발표한 최저임금 실증 분석 논문이 가장 많이 인용된다.

이 논문에서 1992년 2월 시간당 최저임금을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18.8% 올린 미국 뉴저지주의 패스트푸드업계를 연구했다.

분석 결과 최저임금을 올린 뒤에도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을 옹호하는 연구로 통한다. 다만 경제학계에선 임금과 고용은 역의 관계며, 특정 상황에선 역의 관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앵그리스트 교수는 이스라엘계 미국인으로 1987년과 1989년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부터 MIT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으며 계량경제학과 노동경제학이 주전공이다.

노동경제학 분야에서 스타 경제학자로 통한다.

그는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여성 경제학자 에스테르 뒤플로 MIT 교수의 박사 과정을 지도했다.

 

네덜란드계 미국인인 임번스 교수는 1991년 브라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 UCLA, UC버클리 등을 거치면서 연구를 이어갔다.

계량경제학을 주전공으로 하고 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상금(1000만크로나·약 13억5000만원) 가운데 절반은 카드 교수에게 돌아간다.

연구 분야가 같은 앵그리스트와 임번스가 나머지 절반을 반씩 받는다.

임번스 교수는 수상 직후 “정말 짜릿했다”며 “앵그리스트는 내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설 만큼 친한 친구”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세 교수는 교단과 학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화령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카드 교수에 대해 “그의 수업은 늘 학생들로 꽉 찰 만큼 인기가 높았다”고 회상했다.

 

MIT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안 소장은 앵그리스트 교수에 대해 “겸손하면서도 온아한 성품으로 경제학계의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노경목/김소현 기자 lovepen@hankyung.com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앵그리스트, 휘도 임번스(왼쪽부터)

 

 

 

 

노벨경제학상 3인 수상…노동시장 실증분석 기여

 

 

 

2021년 노벨경제학상의 영광은 데이비드 카드(65) 캘리포니아주립대(버클리) 교수, 조슈아 앵그리스트(61)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 휘도 임번스(58) 스탠포드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경제학의 인과관계 실증분석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학자들이다.

 

이들은 설문중심이던 인과관계 실증 분석을 ‘자연 실험’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면서 사례 중심 분석을 가능케 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카드 교수와 앵그리스트·임번스 교수가 각각 절반씩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는 사회의 많은 큰 질문에 대한 답을 무작위 실험과 자연실험 등을 통해 보여줬다”며 “노동시장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자연 실험을 통해 인과관계에 대한 결론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카드 교수는 ‘노동 경제학에 대한 경험적 공헌’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는 자연실험을 통해 최저 임금, 이민, 교육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고(故) 앨런 크루거 미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1992년 뉴저지와 펜실베이니아의 식당에서 최저임금이 노동 시장에 미치는 연구에 대해 실험했다.

 

그 결과 뉴저지 식당의 최저 임금이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상승했음에도 고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한때 이 연구는 맥락과 경제 상황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국내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이론적 근거로 활용되기도 했다.

 

앵그리스트와 임번스 교수는 ‘인과 관계 분석에 대한 방법론적 기여’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벨위원회는 “1990년대부터 원인과 결과에 대한 정확한 결론이 자연 실험으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방법을 증명했다”며 “자연 실험의 데이터는 해석하기 어려운데, 이들의 연구 덕에 인과 관계에 대한 통찰 능력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앵그리스트 교수가 쓴 『고수들의 계량경제학』을 번역한 강창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앵그리스트의 기여는 자연 실험 상황을 분석하기 어렵다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꿔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앵그리스트를 통해 자연 실험을 통한 실증 분석을 하게 되면서 방식이 단순해지고 많은 사람이 연구할 수 있게 됐다”며 “실증 분석의 진입장벽을 바꾸고 심플한 경제학과 계량경제학이 가능토록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이승호·윤상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노벨생리의학상

 

2021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생리학과 교수(왼쪽),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

캘리포나아대· 스크립스연구소 제공

 

 

 

 

 

인간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공적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공로로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생리학과 교수와 아뎀 파타푸티언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신경과학과 교수를 2021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올해 생리의학상은 더위와 추위, 촉각을 감지하는 인간의 능력을 만드는 온도와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결정적인 공헌을 한 2명의 과학자에게 수여한다"며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 생활에서의 감각 중 온도와 압력을 인지할 수 있는 신경 자극이 어떻게 시작되는지에 관한 문제는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해결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두 사람이 발견한 온도수용체와 촉각수용체는 인류의 감각과 환경 사이 복잡한 상호 작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 누락돼 있던 중요한 연결 고리로 꼽힌다.

 

인간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인류가 지금까지도 미스테리로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우리가 환경을 어떤 방식으로 감지하느냐다.

눈이 빛을 감지하는 방식, 음파가 내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다양한 화합물이 코와 입의 수용체와 상호작용해 냄새와 맛을 만드는 방식과 같은 감각의 기본 원리는 수천 년간 인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분야다.

 

여기에 주변의 세계를 인식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더운 여름날 잔디밭을 맨발로 걷는다고 상상해보자. 

태양의 열기, 바람의 산들거림, 발 아래 풀잎 하나하나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온도와 촉각, 움직임을 느끼는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적응에 필수적인 요소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가 열을 감지한 피부가 뇌에 신호를 보내는 방법을 상상한

그림이다. 노벨위원회 제공

 

 

 

17세기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는 피부 다른 부분과 뇌를 연결하는 실을 상상했을 정도다.

이는 과학자들의 발견을 통해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특수감각 뉴런의 존재로 확인됐다.

 

조지프 얼랭어와 허버트 개서는 고통이나 접촉과 같은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는 여러 유형의 감각 신경섬유를 발견해 194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경세포는 다양한 유형의 자극을 감지하고 전달하는 데 전문화됐고 주변 환경에 미묘하게 반응하는 것이 입증됐다.

손끝을 통해 표면 질감 차이를 느끼거나 따뜻함과 뜨거움을 식별하는 식이다.

 

그러나 여전히 신경계가 환경을 어떻게 감지하고 해석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연결고리를 해결해야 했다.

바로 신경계에서 온도와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전기 신호로 변환되는가 하는 것이다.

 

● 매운맛과 뜨거움은 같은 자극

 

줄리어스 교수는 1990년대 후빈 캡사이신을 만졌을 때 느끼는 화끈거리는 느낌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분석해 가능성을 보엿다.

캡사이신은 통증 감각을 일으키는 신경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기능을 발휘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줄리어스 교수는 통증과 열, 접촉에 반응하는 감각 뉴런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에 해당하는 수백만 개의 DNA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줄리어스 교수는 이중 캡사이신에 반응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DNA를 가질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그들은 캡사이신에 반응하지 않는 배양 세포에서 유전자를 찾았다.

 

 

 

 

 

 

 

리어스 교수는 고추에서 나온 캡사이신을 활용해 TRPV1의 존재를 찾아냈다.

노벨위원회 제공

 

 

 

 

유전자를 찾은 끝에 세포를 캡사이신에 민감하게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추가 실험을 통해 이 유전자가 새로운 이온 채널 단백질을 암호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용체는 나중에 TRPV1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줄리어스 교수는 열에 반응하는 단백질 능력을 조사했을 때 고통스러운 것으로 인식되는 온도에서 활성화되는 열 감지 수용체를 발견했음을 깨달았다.

 

TRPV1 발견은 추가적인 온도 감지 수용체를 찾아내는 돌파구였다.

줄리어스 교수와 파타푸티안 교수는 멘톨이라는 화학 물질을 사용해 추위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인 TRPM8을 식별해냈다.

 

TRPV1과 TRPM8과 관련된 추가 이온 채널이 확인됐고 이 채널은 다양한 온도 범위에서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 유전자를 없앤 유전자 조작 생쥐를 이용해 열 감각에서 채널의 역할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 프로그램을 찾았다.

 

● 위치와 공간을 인식하는 촉각

 

온도 감각의 원리는 하나하나 밝혀지고 있었지만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촉각과 압력 감각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과학자들은 박테리아에서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수용체를 발견했지만 척추동물의 감각 원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기계적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수용체를 확인하기를 원했다.

 

파타푸티언 교수팀은 세포를 마이크로피펫 끝단으로 찔렀을 때 측정 가능한 전기 신호를 방출하는 세포주를 확인했다.

 

기계적 힘에 의해 활성화된 수용체를 이온 채널이라 가정하고 이 수용체를 암호화한 것으로 예측되는 후보 유전자 72개를 찾아냈다.

이후 유전자를 하나씩 비활성화하면서 기계적 감각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확인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기계적 자극에 반응하도록 만든 세포를 활용해 피에조1과

피에조2를 찾아냈다. 노벨위원회 제공

 

 

 

 

유전자를 하나하나 변형하는 힘든 검색 끝에 파타푸티언 교수팀은 세포를 찔렀을 때 반응하지 않도록 만드는 유전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이온 채널에는 압력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피에조 1’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이와 비슷한 두 번째 유전자도 발견돼 ‘피에조 2’로 이름 붙었다.

파타푸티언 교수는 피에조 2 이온 채널이 촉각에 필수적임을 보여주는 논문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피에조 2는 인체가 신체 위치와 움직임을 감지하는 ‘고유감각’을 찾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에조1과 피에조2 통로가 혈압과 호흡, 방광 조절과 같은 중요한 생리학적 과정을 조절하는 것도 발견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견한 TRPV1, TRPM8, 피에조 채널을 통해 인류는 열과 냉기, 기계적 자극이 어떻게 우리가 주변 세계를 인지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 신호로 바뀌는 지 이해할 수 있었다. TRP는 온도를 감지하는 능력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피에조2는 촉각과 함께 신체 부위 위치와 움직임을 느끼는 능력을 부여한다.

온도와 기계적 자극에 의존하는 수많은 생리 기능에도 기여한다.

이러한 지식은 수많은 질병에 대한 치료볍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개발자들이 올해 노벨상을 타지 못한 이유…네이처 "타이밍과 검증"

 

 

 

 

 

코로나 백신 개발자들이 올해 노벨상을 타지 못한 이유…

네이처 "타이밍과 검증"

 

 

이달 4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사흘간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기술인 mRNA(메신저리보핵산) 개발자들이 상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쏟아졌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를 맞아 단기간에 백신 개발로 이어진 혁신적 기술이라는 점이 근거였다.

여러 과학단체와 매체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상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mRNA 연구가 아직 '타이밍'과 '검증'이라는 수상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mRNA)을 지질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 백신이다.

 

메신저 RNA로 불리는 mRNA를 이용한다.

m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DNA 정보를 실어 나른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이 아닌,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낸다.

돌기에 반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면 향후 코로나19가 침입했을 때 즉각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mRNA가 파괴되지 않도록 지질 성분의 막으로 감싸서 체내에 투입하는 게 mRNA 백신의 특징이다. 


전통적인 백신은 개발에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50% 이하의 유효성을 보이는 반면, ‘mRNA 백신은 단기간(1년 이내)에 개발이 가능하고 90% 이상의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과 큰 차이가 난다.

 

‘mRNA 백신기술’을 이용하면 그만큼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DNA백신과 달리 유전체에 삽입이 일어날 위험도 없다.

mRNA 백신 아이디어는 거의 30년 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생명과학과 유전자 관련기술의 발전으로 mRNA 백신의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공로로 mRNA 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나 화학상을 받지 않을까 예상이 나온 것이다.

 

 

 

 

 

 

 

대표적인 mRNA 백신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 백신을 연구자가 들어

보이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한편에선 올해 노벨상에 mRNA 관련 연구자가 수상 목록에 빠지자 공개적으로 비판을 제기한 연구자도 있다.

알렉세이 메르츠 미국 워싱턴대 바이오화학과 교수는 5일 트위터를 통해 "꼭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다른 감염병에 대응해 국제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상을 줬어야 한다"며 "완전한 배신과도 같으며 생명을 앗아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벨 과학상 수상을 심사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예란 한손 사무총장은 올해가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유리한 시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상 후보는 지난 2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당시는 첫번째 mRNA 백신과 일부 다른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한 시기다.

 

한손 사무총장은 "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실제적 효과가 완전히 증명된 시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검증기간이 짧았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 분야 노벨상은 시간이 지나 충분히 검증이 끝난 연구 업적에 주어진다.

2000년 이후 수상자들 대부분이 1990년대 이전의 성과를 기초로 하고 있다.

 

산토 포르투나토 미국 인디애나대 네트워크과학연구소장은 "연구 성과와 노벨상 수상 간의 시간적 격차가 현재 평균 30년 이상"이라며 "백신 개발과 관련된 주요 발전들은 2000년대 들어서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과학과 의학계는 mRNA 기술이 노벨상 수상 후보에 올라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에 올해 이미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두 명의 과학자가 선정됐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로 1946년부터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이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원인이나 치료법, 예방방법을 찾아 임상과 공중보건에 도움을 준 의학자들에게 매년 상을 주고 있다


노벨위원회의 한손 사무총장 역시 "mRNA 백신 개발은 노벨상을 수상할만 한 발명이 분명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과학상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우지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노벨상은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과학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며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기초연구를 하는 사람에게 상이 돌아갈 것이며 mRNA 백신 기술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재원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