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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1인치 장벽'을 넘다…'오징어 게임'이 만든 기회

 

 

 

 

드라마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사진=디미닛

 

 

 

 

 

 

 


▲ 전 세계는 지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앓이 중

 

 

 

 

전 세계는 지금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앓이 중

 

 

 

 

“CG가 안 들어간 회차가 없을 정도 해외에서도 같이 작업하고 싶다 러브콜”

 


[경기북부탑뉴스 우정희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컴퓨터그래픽와 시각특수효과를 메인 CG/VFX사로 참여한 걸리버 스튜디오 정재훈 사장이 아리랑TV 인터뷰를 통해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지난 18일 오전 방송된 아리랑TV ‘캣치 코리아’에 출연한 정재훈 사장은 오징어 게임의 흥행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시나리오도 좋았기 때문에 잘 될 거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하며 뜨거운 반응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정재훈 사장은 “1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9화 ‘운수 좋은 날’까지 정말 많은 CG가 들어갔다.
근데 감사하게도 모두들 CG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아 잘 표현됐구나.”라는 생각에 희열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메가 히트로 걸리버 스튜디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지 않았냐는 질문에 정재훈 사장은 “오징어 게임 후 외국에서 우리 회사랑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정재훈 사장은 “우리나라에서 뜨는 컨텐츠들은 전 세계인들이 다 소비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 한 장 한장이라도 더 신경 써서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을 만들어내고자 하고 있다.
또한 요즘 CG나 VFX가 없는 영화가 없다.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컨텐츠,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보는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더 노력하겠다.

앞으로도 많이 속아 주시길”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이처럼 전 세계를 뒤흔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황동혁 감독과 채경선 미술감독의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거대한 세트장은 한 번 더 걸리버 스튜디오의 손을 거치며 환상적인 게임 공간으로 구현됐다.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 게임’의 성공 비결은 K콘텐츠가 보여준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꼽을 수 있지만 특히 이번에는 드라마 속 ‘공간’이 보여준 힘이 대단했다.

그 안에 시각적 파이널 터치를 담당하는 걸리버 스튜디오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숨은 공신으로 활약했다.
걸리버 스튜디오는 컨텐츠 그룹을 지향하고 있는 씨제스 엔터테인먼트가 2019년 설립한 회사다.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배우 최민식, 설경구, 박성웅, 류준열, 라미란과 가수 거미, 김준수, 김재중 등의 종합 매니지먼트와 함께 최근 방영중인 JTBC '인간실격'과 tvN '홈타운'의 제작사이자 영화 '시민 덕희' 제작 및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는 '비상선언'의 공동제작사로 주목받고 있다.

설립 3년차인 걸리버 스튜디오는 설립 이후 영화 '방법: 재차의', '음양사: 청아집', '도굴', 드라마 '비밀의 숲 2', '방법' 등에 이르기까지 단기간 내 국내외 다수의 대작 흥행에 기여하며 국내 CG/VFX사 중 가장 큰 성장성을 보이는 회사로 ILM, Sony Imageworks 등의 할리우드 CG/VFX 스튜디오, 중국, 유럽, 러시아, 인도 출신의 해외 전문 인력을 기반으로 OTT향 글로벌 전문성을 보유,

 

Roger Blanco 카이스트 박사를 중심으로 연구 중인 버츄얼 인플루언서 등의 걸리버 자체 IP 런칭 및 메타버스 등의 융합 IP 프로젝트 개시를 앞두고 있다.

 

 

 

 


우정희 기자 news8255@daum.net
저작권자 © 경기북부탑뉴스
출처 : 경기북부탑뉴스(http://www.gbtopnews.net)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1인치 장벽'을 넘다…'오징어 게임'이 만든 기회

 

 

1억 1100만 가구 시청하며 역대 최다 가구 시청 기록 콘텐츠 기록 경신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 10' 1위
미국서는 비영어권 시리즈 최초로 21일 연속 '오늘의 톱 10' 1위


"익숙한 장르 속 한국적 감성과 빈부격차 등 사회적 문제 담겨"
'1인치의 장벽' 뛰어넘어 K-콘텐츠의 세계적 발돋움 가능성 확인
"앞으로 관건은 콘텐츠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

 

 

 

국내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1인치의 장벽'을 넘어 비(非)영어권 콘텐츠로는 이례적으로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잘 만든 K-콘텐츠가 가진 저력을 확인함과 동시에 세계적 콘텐츠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확인한 것이다.
 

지난 13일 넷플릭스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1억 1100만 넷플릭스 구독 가구가 한국 창작자들이 만든 '오징어 게임'을 선택해 시청하며 역대 최다 가구 시청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 최다 시청 기록은 미국이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2020)으로 전 세계 8200만 가구가 시청했다.
 
지난달 17일 넷플릭스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오징어 게임'은 한국은 물론 브라질, 프랑스, 인도, 터키 등 총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톱(Top) 10' 1위에 올랐다.

특히 콘텐츠 강국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개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21일 연속 '오늘의 톱 10' 1위(13일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 시가총액(8일 기준)은 2596억 달러에서 2800억 달러(한화 약 335조원)로 204억 3천만 달러(약 24조원) 증가하기도 했다.
 지난 9월 27일 미국에서 열린 코드 콘퍼런스(Code Conference) 2021에 참석한 테드 사란도스 최고 책임자는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비영어권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일찌감치 인기를 예상했다.
 

 

 

 

 

 

 

 

10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2구의 한 카페에 마련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체험 팝업 스토어에서 한 관람객이 설탕 뽑기 게임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현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시리즈를 시청한 글로벌 팬들은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게임을 따라 하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인증샷을 올리는 것은 물론 각종 밈(meme, 모방에 의해 전파되는 문화 정보의 단위)도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인 열풍에 관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외국인들에게 굉장히 익숙한 데스 서바이벌 장르를 구현하면서도 그 안에 한국적인 요소를 집어넣어서 외국인들에게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갔다"며 "그리고 '오징어 게임' 안에

 

서바이벌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 양극화 문제, 빈부격차 등 사회적인 묘사도 있기 때문에 지구촌 곳곳에서 공감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오징어 게임'의 성과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점이 있다.

 

해당 콘텐츠가 영어 아닌 언어로 제작됐음에도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와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영어권 콘텐츠는 '1인치의 장벽'이라 불리는 자막 사용에 익숙지 않은 관객과 시청자에게 접근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도 영화 '기생충'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 영화상을 받을 당시 "1인치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며 비영어권 콘텐츠에 대한 배타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작품을 즐기는 미국 시청자 수가 2019년 이후 71% 늘고, 비영어권 작품을 한 개라도 감상한 미국 넷플릭스 구독자는 전체의 97%에 달하는 등 시청 생태계가 변화 중이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제2, 제3의 오징어 게임'을 기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미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패러디 영상. SNL 유튜브 캡처

 

 

 

 

해외에서도 K-콘텐츠가 가진 저력과 가능성을 높이 사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 창작자들은 미국 중심의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능력을 입증했다"며 한국 창작 생태계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 BBC도 "'오징어 게임'의 치솟는 인기는 수년째 서구 전역에 퍼진 '한국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신 물결"이라고 보도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열풍을 이어갈 수 있는 경쟁력을 지닌 후속 국내 콘텐츠다.
 
하재근 평론가는 "과거에는 한국어 작품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 거라고 생각하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서도 보듯이 한국어 작품이라 하더라도 잘 만들기만 하면 얼마든지 영어권을 비롯해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제작자들이 굉장히 고무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여건은 마련됐다.

앞으로의 관건은 콘텐츠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최영주 

 

 

 

 

 

 

 


쿠신사와 오징어 게임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사진=무신사 제공)

 

 

 

 

 

 

 

[ⓒ 세계일보 & Segye.com, 

 

 

 

 

 

 

 

오징어 게임' 만든 넷플릭스, 지원군인가 먹튀인가

 

 

 

 

넷플릭스 자체 평가한 '오징어 게임' 가치는 1조원…

제작사 마진은 20억~50억원

 

 

 

 

콘텐츠 제작 기여에도 지식재산권 독점은 문제 "제도적 개선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달고나, 영희 인형, 딱지치기, 초록색 트레이닝복…

세계적인 흥행 속에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한 관심이 수익배분 문제로까지 옮겨가면서 설왕설래하는 모습이다.

 

국정감사가 한창인 정치권에선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모두 가져가는 바람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상황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네티즌들 사이에선 "수익 면에선 아쉬울 수 있으나 넷플릭스라는 플랫폼 때문에 우리나라 문화와 콘텐츠를 크게 알렸다"

"리스크 안고 투자한 건데 더 뭘 바래" 등 넷플릭스의 투자를 옹호하는 목소리도 크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달 17일 공개한 지 한 달도 안 돼 전 세계 1억1천100만 가구가 시청했다. 넷플릭스의 간판 흥행작인 '브리저튼'(8천200만 가구), '뤼팽'(7천600만 가구) 등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이다.

이 같은 흥행 성적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낸 수익은 얼마?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으로 220억~240억원의 투자액 대비 1천166배에 달하는 28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이 '오징어 게임' 공개 하루 전인 9월16일 2천600억달러였다가 3주 뒤인 10월6일 2천830억달러로 230억달러 늘었는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28조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오징어 게임'이 거둔 실제 수익으로 보긴 어렵다.

'오징어 게임'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오징어 게임'만으로 넷플릭스의 주가가 움직였다고 볼 순 없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넷플릭스 내부 문건을 근거로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8억9천110만달러(약 1조원)로 평가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역시 실제 수익과는 거리가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블룸버그의 보도를 '오징어 게임'의 경제적 가치 근사치로 신빙성 있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는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흥행 성적과 견주어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역대 흥행 1위 영화인 '아바타'는 28억달러(약 3조1천800억원), 2위인 '어벤져스:엔드게임'은 27억9천700만달러(약 3조1천700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넷플릭스 한국지사는 블룸버그 보도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넷플릭스는 매월 일정한 회원비만 내면 보유한 모든 작품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월 정액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작품별 수익을 산출하지 않고 있으며 산출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190여개국에 2억900만개의 유료 구독자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데 가장 저렴한 베이식 요금이 한국은 월 9천500원, 미국 8.99달러, 일본 990엔이다.

 

넷플릭스 한국지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광고 없이 정액 회원제로만 운영되고 IPTV(인터넷TV)처럼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도 않기 때문에 특정 작품을 몇 명이 시청하든 수익에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 '오징어게임' 넷플릭스 역대 최단기간 최다시청 기록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jin34@yna.co.kr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제작비 200억~253억원…제작사 마진은 20억~50억원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투자액이나 제작사 마진도 일절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해선 좀 더 정확한 추정이 가능해 보인다.

'오징어 게임' 제작비는 당초 20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블룸버그는 투자액을 이보다 25%가량 늘어난 2천140만달러(한화 253억원)로 특정해 보도했다.

 

이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해석은 다소 갈린다.

우선 200억원을 순수 제작비로 보고 여기에 더해진 53억원의 대부분을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제작사에 지급한 마진으로 보는 해석이 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처럼 제작비 전액을 대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통상 총제작비와 10~30%의 마진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영화인 '승리호'의 경우 총제작비 240억원에 마진 30%를 더한 310억원을 제작사에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달리 당초 '오징어 게임' 제작비로 알려졌던 200억원에 제작사 마진까지 포함된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이 경우 실제 제작비 160억~180억원에 20억~40억원의 마진이 더해졌고, 나머지 53억원은 넷플릭스가 가외로 지출한 마케팅 비용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들을 종합해 보면 '오징어 게임'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에 돌아가는 확정 마진은 20억~50억원 수준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외에서 보이는 '오징어게임' 열풍.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랑스 파리에 들어선

오징어게임 팝업스토어, 오징어게임을 체험하기 위해 모여든 파리 시민들, 오징어게임

에 등장한 전통놀이인 딱지치기를 하는 멕시코인들, 중국 상하이에 들어선 달고나 가게.

[연합뉴스 자료사진]

 

 

 

 

넷플릭스, 제작사에 유리한 환경 제공…IP 독점은 개선 필요

 

블룸버그 보도에 비춰보더라도 넷플릭스가 자체 평가한 '오징어 게임'의 가치 1조원에 비하면 제작사가 손에 쥐는 20억~50억원의 수익은 터무니없이 작아 보인다.

 

이를 두고도 넷플릭스와 싸이런픽쳐스 간의 계약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된 '오징어 게임' IP 문제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의 판권 등을 독점함으로써 흥행 대박이 났는데도 제작사는 추가로 수익을 배분받을 길이 원천봉쇄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흥행에는 넷플릭스와 과감한 투자와 막강한 플랫폼의 역할이 컸고, 투자 계약 당시는 지금과 같은 흥행을 예측하긴 어려웠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2008년 처음 작품을 기획했으나 제작자를 찾지 못하다 넷플릭스의 투자로 작품화할 수 있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싸이런픽쳐스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넷플릭스와 투자 계약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불만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넷플릭스 한국지사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의 수익을 독식한다는 지적에 대해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 2016~2020년 5년간 7천7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도 5천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넷플릭스는 러닝개런티(수익배당금)가 없어 특정 작품이 크게 흥행해도 제작사나 배우에게 추가로 수익을 배분하진 않지만 다음 시즌을 제작할 가능성이 커져 그때 반영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IP 독점과 국내 콘텐츠 산업의 종속 문제는 정책적 견제와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10년 동안 투자사를 찾지 못한 작품을 살려낸 넷플릭스의 역할이 있지만 IP 부분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며 "저작권은 창작자를 보호하고 경제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넷플릭스처럼 자본의 힘으로 밀고 들어와 독점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제작사가 최소 마진도 보장받기 힘들었던 과거 국내 콘텐츠 제작 관행에 비해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환경을 업계에서 나쁘지 않게 인식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디즈니 등의 국내 진출로 OTT 플랫폼사 간의 경쟁이 활발해지고 역량 있는 국내 제작사들의 협상력이 향상되면서 IP를 좀 더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bullapi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속 타는 토종 OTT

 

 

 

‘오리지널 콘텐츠’ 좌우하는 OTT 시장…

한국 OTT도 양질의 콘텐츠 확보 필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새벽’ 역할을 맡은 배우 정호연 씨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10월 12일 기준으로 1927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 여자 배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팔로워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정호연 씨의 SNS 팔로워 수는 ‘오징어 게임’ 공개 전만 해도 40만 명대였다.

 

이 드라마 한 편으로 정호연 씨는 모델 출신 신인 연기자에서 전 세계인의 인지도를 등에 업은 배우가 됐다.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빠졌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9월 27일 미국에서 열린 ‘코드 콘퍼런스 2021’에 참석해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가 현재까지 선보인 모든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콘텐츠’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사례는 ‘오징어 게임’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K콘텐츠가 한국에서 먼저 선보인 후 외국에 수출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입성과 함께 전 세계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 콘텐츠 창작자들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루트다.

 

한류의 원산지는 이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9월 17일 넷플릭스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오징어 게임'은 한국은 물론 브라질, 프랑스, 인도, 터키 등 총 94개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올랐다.

특히 미국 내에서의 인기가 높다.

 

10월 11일(현지 시간) 글로벌 설문 조사 기업 모닝 컨설팅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 중 4분의 1이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다.

이 드라마의 히트를 계기로 이정재·박해수 씨 등 출연진은 미국 NBC의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화상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이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프라임 타임 에미상 후보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히트작을 넘어 ‘신드롬’의 반열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라는 히트작을 배출한 넷플릭스로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넷플릭스는 약 5년간 7700억원을 투자해 왔다.

올해도 약 55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65% 늘어난 수준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9월 29일 열린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에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강동한 VP는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자들이 함께 빚은 한국 콘텐츠는 한류의 기존 무대인 아시아를 넘어 미주·유럽·아프리카 등 말 그대로 전 세계가 즐기는 대중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를 통한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를 강조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이어 갈 한국 콘텐츠들도 하반기 넷플릭스 공개를 앞두고 있다.

10월 15일 ‘마이 네임’을 시작으로 11월 19일 ‘지옥’, 11월 20일 ‘신세계로부터’, 12월 ‘먹보와 털보’, ‘고요의 바다’, ‘솔로 지옥’, 2022년 ‘소년심판’, ‘지금 우리 학교는’, ‘모럴센스’ 등 장르와 포맷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오징어 게임과 같은 ‘자체 콘텐츠’는 OTT의 점유율 확대를 일으키는 가장 좋은 동력이다.

넷플릭스 또한 ‘기묘한 이야기’, ‘하우스 오브 카드’ 등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하면서 전 세계적인 OTT로 올라설 수 있었다.

 

여기에 ‘오징어 게임’이 더해지면서 넷플릭스로 시청자들을 유인하는 ‘메가 콘텐츠’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10월 13일 기준 전 세계 1억1100만 넷플릭스 구독 가구가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다.



한국 OTT들 아직은 넷플 영향력 못 미쳐

상황이 이렇게 되자 ‘토종 OTT’들의 속내는 다소 복잡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계기로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플랫폼이 전망 높은 신사업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기업과 통신사 방송사들이 OTT 플랫폼을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 내 OTT 플랫폼으로는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왓챠 등이 있다.

이들은 ‘토종 OTT’로 분류되며 넷플릭스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넷플릭스의 점유율이 여전히 높다.

 

앱애니가 분석한 2021년 6~7월 넷플릭스 등 한국의 주요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왓챠,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리텐션 데이터에 따르면 리텐션 30일 지수(30일 이후 재방문율)와 7일 지수에서는 넷플릭스가 1위, 왓챠가 2위를 차지했고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가 그 뒤를 이었다.

리텐션 지수는 최초 애플리케이션 사용일로부터 사용을 유지하는 재방문한 액티브 이용자의 비율을 측정한 값이다. 넷플릭스는 7일과 30일 이후에도 사용을 유지하는 비율이 1위로 높아 가장 자주 사용하는 OTT인 것으로 분석됐다.

웨이브는 2019년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 합작법인 ‘푹’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 SK텔레콤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점을 앞세워 2년 만에 주요 OTT로 급부상했다.

최근에는 미국 방송사 HBO와 제휴하고 HBO 드라마들을 독점 공개하고 있다.

왓챠는 6억2000만 개 이상의 이용자 콘텐츠 평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콘텐츠 추천을 제공하고 있는 한국의 스트리밍 서비스다.

2011년 영화 평가 및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로 시작해 2016년 스트리밍 서비스로 확장했다.

글로벌 기업 및 대기업과의 경쟁 속에서도 한국 OTT 매출 2위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티빙은 CJ ENM 계열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JTBC와 제휴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 멤버십에 티빙을 추가해 신규 구독자를 유치하고 있다.

여기에 ‘여고추리반’을 시작으로 최근 공개된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 ‘환승연애’가 히트하며 오리지널 예능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렇게 토종 OTT들은 각종 제휴와 자체 콘텐츠 생산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영업 흑자를 낸 곳은 전무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웨이브 169억원, 티빙 61억원(10~12월 기준), 왓챠가 126억원의 영업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해 처음 실적을 공개한 넷플릭스코리아는 지난해에만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토종 OTT들로서는 오징어 게임에 버금가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OTT들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 비용을 늘리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하지만 콘텐츠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배우와 제작사, 양질의 대본이 모두 ‘넷플릭스’로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한류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시청자의 한국 콘텐츠 주 시청 채널 중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8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화와 드라마 장르는 각각 64.3%, 63.2%, 예능과 애니메이션 모두 50% 이상을 차지하며 넷플릭스가 한류의 무대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글로벌 OTT의 자막 서비스도 한 몫을 더한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회원들이 한국 콘텐츠를 더욱 가깝게 즐길 수 있도록 최대 31개 언어 자막과 20개 언어 더빙을 제공하고 있다.

배우나 제작자로서는 넷플릭스 입성이 곧 글로벌 시장 진출과 같은 맥락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OTT들의 해외 진출이 필수다. 정부도 토종 OTT의 해외 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지난 10월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연합 토종 OTT’ 전략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한국 연합 OTT를 통해 해외에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의 일관된 방침으로 사업자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의 히트가 불러 온 또 다른 ‘나비 효과’는 해외 OTT들이 K콘텐츠에 갖는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 다른 글로벌 OTT인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상륙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11월 12일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양질의 콘텐츠가 해외 OTT에 몰릴 수 있는 ‘여건’은 충분히 마련됐다.

동시에 토종 OTT들의 경쟁 상황도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마사카 키즈 아프리카나 뮤직’이 올린 영상 중 한 장면. 가운데

영희 인형을 따라한 한 소녀가 인상적이다. /유튜브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마사카 키즈 아프리카나 뮤직’이 올린 영상 중 일부. 영희

인형을 따라한 한 소녀(가운데)의 양옆으로 오징어 게임 진행요원과 비슷한 옷을

입은 아이도 보인다. 이 영상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한 장면처럼 연출되며

시작한다. /유튜브

 

 

 

 

 

이것이 아프리카 감성···우간다 아이들이 따라한 ‘오징어 게임’

 

 

유튜브 영상 게시자 “아이들은 ‘오징어 게임’ 보지 않았다”

 

 

 

아프리카 우간다의 한 아이들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맞춰 춤을 췄다.

특히 오징어 게임을 현지에 맞게 코스프레를 해 눈길을 끈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마사카 키즈 아프리카나 뮤직’은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춤을 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은 우간다 남서부 마사카구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3분 가량의 영상은 한 우간다 소녀가 한국어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하며 시작한다. 이 소녀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영희 인형’을 따라 해 하얗게 화장했다.

 

그는 영희 인형의 동작 감지 센서처럼 눈을 좌우로 움직이기도 했다.

이 소녀만큼이나 다른 아이들도 수준 높은 코스프레를 선보인다.

 

소녀 양옆 아이들은 빨간 옷이 인상적인 오징어 게임 진행 요원을 따라 입었다.

또 참가자로 분장한 아이들은 최대한 초록색 계열 옷을 맞춰 입었다.

이들은 가슴 한쪽에 번호를 붙여 디테일을 살렸다.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마사카 키즈 아프리카나 뮤직’이 올린 영상 중 일부.

참가자로 꾸민 아이들은 대체로 초록색 계열의 옷을 입고 참여했다. 가슴 한편의

번호판이 디테일을 살렸다. 춤은 대체로 자유롭다. /유튜브

 

 

 

 

 

이후 아이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의 영어 명칭인 ‘레드 라이트, 그린 라이트’(Red Light Green Light)를 가사로 한 노래에 맞춰 춤춘다.

안무도 오징어 게임을 고려해 연출됐다.

 

손발을 자유롭게 흔드는 안무 중 일부는 달고나 뽑기 게임을 하는 듯한 연출을 보여주거나 실제로 줄다리기도 하며 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영상을 올린 게시자는 오징어 게임이 대부분 국가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점을 고려해 “영상은 어떤 형태의 살인이나 폭력을 조장하려는 목적은 없다”라며 “아이들은 드라마(오징어 게임)를 보지 않았고 오로지 연출가의 지시에 따라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송주상 기자 조선NS(2021)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의상을 입은카페 직원들이 쟁반을 옮기고 있다.로이터뉴스1

 

 

 

 

 

오징어게임’이 한류에 던진 숙제

 

 

 

넷플릭스의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출시 한달이 넘도록 전세계에서 화제몰이가 계속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활약, 영화 ‘기생충’의 국제 영화제 석권 등에 이은 오징어게임의 성공으로 세계 대중문화 시장에서 ‘K소프트파워’의 영향력이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관련 소식이 전해질수록 오징어게임의 진짜 최종 승자는 넷플릭스임이 자명해지는 분위기다.

 

공개 26일 만인 지난 13일 전 세계 1억 11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돼 넷플릭스 시리즈 사상 최단기간 최다 시청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블룸버그통신은 넷플릭스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오징어게임의 가치가 약 1조원으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

 

오징어게임의 제작비가 회당 28억원꼴(총 253억원)이었다고 하니 투자금의 40배를 뽑아내는 대박을 쳤다. 넷플릭스의 다른 인기작들이 회당 100억원에서 최대 200억원까지 든 것과 비교하면 ‘가성비’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티셔츠, 녹색 체육복 등 MD상품 판매 권리까지 갖고 있어 수익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넷플릭스의 어마어마한 흥행 수익이 알려질수록 오징어게임을 제작한 국내 제작사의 수익은 초라해진다. 본래 콘텐츠를 만들면 투자자와 제작사가 인센티브를 나눠갖는게 일반적이었지만 넷플릭스 같은 거대 플랫폼이 저작권을 독점하면서 이런 관행이 깨지고 있다.

국내 제작사는 사전 제작비만 받았을뿐 흥행 후에도 인센티브를 전혀 받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의 하청업체에 그치는 불공정 수익 배분 계약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넷플릭스의 수익 독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본력이 부족한 국내 제작사들로서는 제작비 부담이나 흥행 실패 위험 없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넷플릭스가 작품에 대한 권리를 100% 다 가져가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콘텐츠가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라는 점을 감안할 때 ‘원천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노력이 절실하다.

 

BTS나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의 콘텐츠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게 아니다.

영국 더타임스도 “한류! 한국 문화가 세계를 어떻게 정복했나”라는 기사에서 “우리는 이제 모두 K팬이다.

그러나 오징어게임 인기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이는 정부가 야심차게 수십년간 기획해 나온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1990년대부터 정부가 문화 산업 육성과 수출 계획을 세우고 관련 기업들이 실패와 성공을 거듭한 시간이 축적된 결과다.

 

그 덕분에 2000년대 들어 대중문화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잡았고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에 힘입어 더 빠르게 전세계로 확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콘텐츠 수출액은 108억 달러(약 13조원)로 반도체 수출액의 10%에 그치지만, 하나의 이야기로 만화, 영화, 드라마 등은 물론 화장품, 의류, 식품, 생활용품, 테마파크까지 확장성과 시너지효과가 크다.

 

콘텐츠 산업이 ‘원소스 멀티유즈’라는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국내 자본이 콘텐츠 제작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국회 문화체육위원회 간사 김승수 의원(국민의힘)은 “유럽연합(EU)의 경우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에게 전체 서비스 중 30%는 유럽 저작물을 의무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프랑스의 경우 OTT 사업자의 연 매출 중 20~25%를 자국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며 해외 OTT사가 국내 콘텐츠산업과 상생하며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외국 OTT 기업들의 ‘공짜 망’ 사용료 문제도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 의지가 필요하다. 국내 OTT 기업들은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망 사용료를 내는데 비해 넷플릭스는 내고 있지 않아 역차별 논란이 나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는 내라며 SK브로드밴드가 제기한 소송에서 1심 패소했음에도 항소하며 버티고 있어 SK브로드밴드는 반소를 제기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41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도 3200억원을 넷플릭스 본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고 한국에는 법인세 21억여원(0.5%)만 냈다.

 

국세청이 뒤늦게 세무조사를 벌여 세금 800억원을 추징했지만 넷플릭스 측은 불복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11월 국내 서비스 시작을 앞둔 디즈니까지 시장에 가세할 예정이어서 망 사용료 문제는 더이상 해결을 미뤄선 안될 사안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바로 이 시점에 더 큰 열매를 맺고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이효영 부국장 겸 유통바이오부장

 

 

 

 

 

남정욱 객원 칼럼니스트

 

 

 

오징어 게임과 노벨상

 

 


일본 만화나 영화는 발상이 참 기발하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지 무릎을 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거기서 끝이다.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작가가 아이디어에 집중하지 못해 길을 잃고 헤매다 끝난다.

 

그런데 이게 바다를 건너와 한국 장인들의 손에 들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이유도 모른 채 10년 동안이나 사설 감옥에 갇혀 있던 남자가 풀려나와 복수를 한다는 미네기시 노부아키의 지루한 만화는 박찬욱의 손을 거쳐 최고의 복수 영화로 재탄생했다(올드 보이).

 

초비만인 여성이 가진 돈을 다 털어 전신성형을 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고백을 한다는 스즈키 유미코의 어수선한 만화는 정용화의 과감한 음악적 설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되었다(미녀는 괴로워). ‘오징어 게임’도 마찬가지다.

 

흔히 ‘데스 게임 영화’라고 불리는 이 장르는 원래 일본이 원산지다.

‘배틀 로얄’, ‘카이지 시리즈’, ‘신이 말하는 대로’, ‘리얼 술래잡기’ 같은 작품들로 일본은 나름 장르의 체계화까지 달성했지만 그 이상의 확장성은 없었고 내수용으로 끝났다.

반면 우리는 그 형식을 빌려와 ‘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의 데스 게임 영화에 없고 ‘오징어 게임’에는 있는 것, 뭘까.

드라마와 디테일이다.

일본 데스 게임 영화의 주인공은 ‘게임’ 자체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은 ‘사연 있는 사람들’이다.

 

게임을 중단하고 세상으로 돌아왔지만 현실도 지옥이라 다시 게임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드라마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자 전 세계인들의 공감 포인트다.

영국 BBC는 ‘오징어 게임’에 대해 “새로우면서 익숙하다”는 평을 달았다.

이 새로움이 바로 디테일이다. 평범한 사람은 모방하고 천재는 훔친다고 했다.

 

어차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그리고 특별한 재능은 남이 어설프게 펼쳐놓은 것을 비틀고 다듬어 보석으로 만든다.

우리 민족은 이런 게 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만 그런 게 아니다.

 

데뷔 때부터 한 번도 전성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는 블랙핑크의 성공에 대해 프로듀서인 테디 박은 ‘다양한 문화의 결합’을 이유로 들었다. 다양한 문화의 결합, 이걸 세 글자로 줄이면 짜깁기다.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와 살짝 바꾸고 섬세하게 마무리해서 내보내는 이 가공加工 기술은 노력이 아니라 재능의 영역이다. 타고 나야 한다.

 

하버드대 명예 교수인 조셉 나이는 “한국은 문화 측면의 소프트파워를 잘 타고 났다”고 말했다.

노력해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민족적인 특성이 그렇다는 얘기다.

습하면 되는 나라와 해도 안 되는 나라.

일본 영화와 프랑스 영화의 현재를 보면 이 재능을 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프랑스는 영화가 탄생한 나라다.

 

그러나 지금의 프랑스 영화를 보면 대부분 관객과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두 시간 내내 방황하다가 끝난다.

유머 코드도 이상하고 이야기의 전개는 더 이상하다.

 

동양 영화에서 한때 선진국이었던 일본 영화는 어떤가.

과다하게 망상적이거나 지나치게 소극적인 연출, 자기 나라에서나 통하는 일본식 유머, 등장인물들의 납득하기 어려운 감정 전개 등 상업 영화에서 피해야 하는 것들의 종합세트다.

 

우리는 뒤늦게 영화를 만지기 시작했지만 진화의 속도는 빨랐다.

변곡점은 1999년의 ‘쉬리’다.

처음 시사회를 했을 때 관객들의 반응은 이랬다.

 

“우리나라 영화 아닌 거 같아요.” 단순히 총격전이 거창해져서가 아니었다.

이야기의 흐름과 편집과 감정을 건드리는 방식이 할리우드 영화 스타일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 스타일은 전통적인 미국 방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2차 대전 동안 전 세계의 영화인들이 안전과 창작의 자유를 찾아 할리우드로 모여 들었다.

그것은 전 세계의 이야기들이 할리우드로 모였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할리우드는 지역적 특색이 뚜렷한 이 이야기들을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이야기 틀에 밀어 넣는 연습을 반복했고 가장 보편적인 영상어법을 찾아냈다.

할리우드가 영화 산업의 메카가 된 기원이다.

 

우리는 그 어법을 배우고 연구했고 따라했고 이제는 그 익숙함에 약간의 새로움을 더해서 우리만의 스타일을 만들었다. 일본과 프랑스는 그걸 몰라서 못했을까.

안 되니까 못한 거다.

그 재능이 없는 거다.


우리는 원래 놀기 좋아하는 민족이었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는 2021년 노벨상 시즌이었다.

보통 이 기간에는 우리는 왜 노벨상을 타지 못 하는가 따위의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

일본은 물리학, 화학, 생리학, 의학을 중심으로 25명씩이나 수상자를 배출했는데 우리는 왜 이상한 평화상 하나뿐이냐며 한탄하는 칼럼이 줄을 잇는다.

 

올해는 조금 덜한 편인데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의식변화라고 본다.

우리와는 잘 안 맞는 거다. 당장 우리 민족에 대한 옛 기록만 봐도 며칠씩 밤새워 먹고 마시며 놀았다는 얘기는 있지만 뭘 죽어라 연구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조선 500년을 통틀어 제대로 된 과학자는 장영실 하나 정도다(과학에 등 돌린 사회였다는 이유만으로는 변명이 안 된다).

욕먹을 각오하고 말씀드리자면 우리 민족에게 과학 DNA는 좀 빈약한 것 같다.

대신에 유흥에 강하고 머리가 좋아 응용력이 남다르며 손기술이 뛰어난 DNA를 내려 받았다.

 

이게 한 수 위 재능 아닌가. 남들이 연구해서 만든 것을 한 단계 올려 더 예쁘게 포장해서 내놓는 재능이 더 유익한 재능 아닌가. 인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발명품이라는 자동차,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우리는 현재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생각해 보시라.

셋 다 우리 것이 아니었으나 응용하고 포장해서 세계 1, 2, 5위가 대한민국이다.

 

여기에 문화적 파워까지 더해졌으니 한민족 5천년에서 최고의 전성기가 지금이 아닌가 싶다.

겨우 넷플릭스 글로벌 차트 1위 가지고 너무 많이 나간 얘기 아니냐 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나 문화는 연쇄적으로 파급 효과가 발생하는 특별한 종목이다.

 

그 나라 문화가 좋아지면 그 나라의 말과 언어가 좋아지고 그 나라 말과 언어가 좋아지면 그 나라 제품이 좋아진다. 직접적인 이익은 물론 간접적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 사람이든 기업이든 국가든 그게 경영의 기본 아니던가.

 

 

 



남정욱 객원 칼럼니스트 (대한민국 문화예술인 공동대표)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