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기자
임형택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
에서 퇴근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서면곤 기자
배웅 인파로 靑 '인산인해'..文 "청와대 대통령 시대 끝"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됐습니다.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 홀가분합니다.”(문재인 대통령)
“4시간 일찍 도착했어요.
시원섭섭하고 무슨 말을 하면 눈물이 날 것 같네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정양순 씨)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정문에서 모습을 드러낸 오후 6시 15분께 분수대 앞 광장에 모인 1만여 명의 지지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경호원들과 함께 정문에서부터 걸어 내려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지지자들은 바리게이트 앞으로 고개를 내밀며 문 대통령과 김 여사를 찾아 기웃거렸고 “저기 계신다”, “보인다, 보인다”며 격앙된 목소리를 냈다.
9일 오후 4시께 서울경제 취재진이 찾은 청와대 정문 앞 분수대 광장에는 퇴근길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보안 검색대에 긴 줄이 늘어섰다.
문 대통령의 퇴근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지지자들은 파란 모자와 배지를 나눠 받으며 하나둘 분수대 앞에 자리를 잡았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얼굴이 그려진 굿즈를 나눠 받은 지지자들은 플랜카드 앞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에
지지자들이 모여 북적거리고 있다. 박신원 기자
이날 문 대통령의 퇴근길 행사 현장에서 오후 3시부터 대기했다는 40대 지지자 최 모 씨는 “슬프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연차를 내고 왔다”면서 “이제 힘든 것들도 끝났고 편하게 쉬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부터 혼자 현장을 찾았다는 권양숙(76) 씨는 “무슨 말을 하면 눈물이 날 것 같고 슬픈 마음으로 왔다”면서 “집에 가만히 있기에는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하던 일을 하루 쉬면서 왔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20대 여성 지지자 두 명도 “마지막 퇴근길이니 좋은 마음으로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친문’ 지지자도 있었다.
충청북도 진천군에서 아침 일찍 왔다는 김 모(46) 씨는 “나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이 임기 동안 고생하신 만큼 마지막 자리에 참석했지만 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내려놓는 순간 탈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원칙과 가치를 모두 저버리는 대통령 후보를 내보내 대선에서 패배했는데 어떻게 민주당을 지지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강경화 전 외교부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윤건형·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 전·현직 인사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송 후보는 “재임기간 동안 (문 대통령을) 지켜드리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고 눈물이 나려한다.
검찰공화국의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지방선거는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의원도 “재임기간 동안 너무 고맙게 잘해주셨다”며 “양산에 내려가서 아름다운 노을 같이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9일 청와대 인근에서 현수막을 들고 비판하는 '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건율 기자
몰린 인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차량을 타고 떠날 때까지 입장조차 못한 시민들도 많았다.
6시 37분께 문재인 대통령이 호위 병력과 함께 이동하기 직전까지도 청와대 앞 분수대부터 경복궁역 인근에는 지지자들은 600m에 이르는 장사진을 펼쳤다.
문 대통령의 목소리가 시민들에게 닿지 않았음에도 대기하는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감사 인사를 했다.
퇴근길 행사가 열리는 분수대 맞은편에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가 곳곳에서 열리기도 했고, 보수 유튜버들의 실시간 방송과 시위도 이어졌다.
이날 비판집회에 참석한 최 모(82)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수천 가지 잘못을 저질렀는데 환송식이라니 말이 되는가”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시민들과 지지자 간의 충돌도 벌어졌다.
한 시민이 확성기를 들고 “문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백신을 강제접종 시켜 시민들이 사망했다”고 지적하자 주변에 모인 지지자들은 “왜 문 대통령 마지막 가는 길까지 와서 이러느냐”라고 호통을 쳤다.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지자 경찰관 여럿이 나서 중재에 나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1412호 표지이미지
시민 문재인
“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훗날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한 시민이 되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자랑으로 남겠습니다.
”2017년 5월10일, 제19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사를 낭독할 때, 개인적으로 가장 뭉클했던 대목은 이 부분이었다.
두고두고 회자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문장보다 이 말이 더 좋았다.
‘평범한 시민’이 된 대통령.지금까지 그런 대통령은 없었다.
아니, 고향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고자 한 대통령이 있긴 했으나 그의 소박한 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른 전임 대통령들은 탄핵돼, 또는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감옥에 갇혔다.
자택으로 돌아간 대통령들도 있었으나 ‘시민’으로 살지는 않았다.
그분들은 나들이 갈 때마다 수시로 교통 통제 예우를 요구하는 ‘황제’로만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굳이 취임사에서 “불행한 대통령의 역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를 계기로 이 불행한 역사는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한 까닭도 그래서였을 것이다.
2022년 5월9일 오후 6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정문에서 걸어나와 임기 마지막 날 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다음날인 5월10일에는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있는 사저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에 양산시에 살았다.
이번에는 정말 마을을 터덜터덜 산책하고, 그러다가 만난 이웃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민’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5년 전, 문재인 정부의 첫마음을 떠올려본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던 다짐,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실현하겠다던 약속, 전국이 고르게 발전하는 균형발전을 이루고 남북 화해협력을 기반으로 ‘평화의 한반도’를 모색하겠다던 꿈이 찬란했다.
노동존중사회 실현, 소통하는 ‘광화문 대통령’, 탈원전 정책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 사회적 차별 해소…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긴 단어 하나하나가 기대를 품게 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실망도 컸다.
소득주도성장, 한반도 평화, 탈핵(탈원전), 균형발전을 선언했던 문재인 정부의 첫마음이 어디서부터, 어떤 이유로 어그러지기 시작했는지를 이번호 표지이야기에서 짚어본 이유다.물론 알고 있다.
5월10일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윤석열 대통령이 이 모든 것을, 어쩌면 5년 전보다 더 먼 옛날로 되돌려버릴지 모른다는 것을.
5월3일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만 봐도 문재인 정부와는 180도 달라진 정책 방향이 또렷하다. 탈원전은 폐기 처분됐고, 노동존중이나 평화와 같은 단어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방준호 기자가 표지이야기에 썼듯이, ‘불평등’이란 단어는 182쪽이나 되는 국정과제 문서에 ‘단 한 번’ 등장한다.
그것도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라는 국정목표를 설명하면서 ‘사는 곳의 차이가 기회와 생활의 격차로 이어지는 불평등을 멈추고…’라는 대목에서 단 한 번. 불평등 해소라는 꿈은, 이제 꿈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한때 품었던 첫마음이 그냥 잊히지 않기를 바라며, 문재인 정부 5년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기록했다.
대통령이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에 발맞춘 것은 아니지만, <한겨레21> 뉴스룸에도 큰 변화가 있다.
엄지원·김선식 팀장과 김규남·방준호 기자가 신문 <한겨레>로 자리를 옮겼다.
그동안 깊이 있는 분석, 탁월한 글쓰기로 <한겨레21> 지면을 빛내준 네 기자가 새로운 자리에서도 빛날 수 있도록 응원 부탁드린다.
이완·박기용 팀장과 이경미·김양진·손고운 기자가 <한겨레21> 뉴스룸에 합류했다.
다섯 기자는 이번호부터 차례로 독자면 ‘뉴스룸에서’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 인사드릴 예정이다.
새 얼굴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황예랑 편집장 yrcomm@hani.co.kr
권우성
문재인 대통령 연단에 서자, 1만 시민 슈퍼스타 열창
'130m'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을 함께하려는 시민들이 9일 오후 4시 현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부터 서울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방향까지 만든 '입장줄' 길이다.
이날 자정을 기해 임기가 종료되는 문 대통령은 오후 6시 15분께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복궁 신무문 건너편 청와대 정문으로 나와 인근 사랑채 분수대 앞까지 걸으며 마지막 퇴근길을 함께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넨 뒤 사랑채 앞 광장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연설을 할 계획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께 청와대에서 퇴임 연설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후에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연이어 면담했다.
"문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 휴가 내고 왔다"
9일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 후 퇴근 인사가 예정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 긴 줄을 만들어졌다
이희훈
청와대 앞 분수대에는 경호팀의 검색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부터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파란색 풍선을 든 채 모여들었다.
40대 서울시민 신아무개씨는 "휴가 내고 왔다"면서 "이런 대통령이 과연 또 나올까 싶어서 서운하고 아쉬워서 왔다.
문 대통령이 그저 건강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함께 온 지지자들과 함께 문 대통령이 걸어 나올 청와대 정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파란색 꽃을 든 채 긴 줄을 선 20대 청년 이아무개씨도 "반차를 내고 왔다"면서 "5년 동안 고생하셨는데 마음을 전하고 싶어 꽃을 샀다.
5년 동안 너무너무 고생한 만큼 앞으로도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외교 분야를 비롯해 우리나라 국격을 높이는데 탁월한 업적을 냈다"면서 "문 대통령의 마지막 날이라 함께하고 싶어 이렇게 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40대 직장인 김영준씨는 "문 대통령의 인성과 가치관은 역대 대통령 중 누가 뭐라 해도 최고 아니냐"면서 "특히 임기 마지막날 현충원과 효창원을 찾아 애국지사와 순국선열들에게 인사를 드린 건 지도자로서의 품격을 마지막까지 보여준 거다.
너무너무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이날 퇴임 연설 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과 용산구 효창공원을 찾아 애국지사와 순국선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 광복절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서울현충원에서 헌화와 분향을 마친 후 방명록에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효창공원을 찾아 백범 김구 선생과 삼의사, 임정요인에게 참배했다.
이희훈
이희훈
한편 이날 청와대 앞에는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일부 개신교 신도들이 모여 문 대통령 퇴임식을 함께하려는 시민들을 향해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을 가리키는 용어)들이 아무리 난리를 쳐도 우리는 오늘도 이곳에서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예배를 드리고 자유를 말할 것"이라고 외치며 소란을 피우다가 쫓겨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문재인이 성공했다 말하는데 무슨 성공을 했냐"면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5시 55분께 청와대 본관을 나와 마지막 퇴근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의 퇴근길에는 청와대 직원들 700여 명이 환송을 나왔다.
직원들은 청와대 본관부터 대정원까지 도로변을 따라 도열해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마지막 퇴근길을 지켜봤다.
대다수 직원들은 대부분 파란 풍선을 들고 섰다. 일부 직원은 '문재인 평범한 매일을 응원합니다',
'함께 한 1826일, 잊지못할 43824시간'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청와대 직원들을 대표한 두 명의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직원들과 일일이 손뼉을 치며 인사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오후 6시 10분께 청와대 정문을 나서자 경복궁 신무문 앞에 선 수천 명의 시민들이 열렬히 호응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 한 명 한 명과 인사하며 반갑게 걸음을 이었다.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분수대 앞 연단에 서자 1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은 대통령 내외를 향해 "괜찮아 잘 될 거야"로 시작하는 가수 이한철의 '슈퍼스타'를 불러줬다.
현장에 함께한 시민들 중 일부는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청와대 제공
말년 없는 문재인 정부' 증명한 文대통령의 마지막 하루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말년 없는 청와대, 말년 없는 춘추관인 것 같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9일 고별 브리핑)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말년 없는 정부'를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그 말을 지키면서 임기를 마쳤다. 퇴임 직전 지지율은 대통령 당선 때보다 높았다.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하루도 여느 때와 같이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길에는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몰려 "문재인"을 연호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일부 지지자는 눈물을 훔치면서 '대통령 문재인'의 임기가 끝나는 것을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 참배 △퇴임 연설 △참모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현충원 방명록),
'대한민국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효창공원 내 백범 김구 묘역 방명록)라는 글귀를 남긴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한 퇴임 연설에서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라며 "그동안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저는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도약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과 자부심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한 마음"이라며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위기에 강한 나라',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도약했다.
그 주역은 단연 우리 국민이다.
우리 모두 위대한 국민으로서 높아진 우리의 국격에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며 "위대한 국민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
다음 정부에서도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계속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퇴임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참모들과 가진 마지막 참모회의에서 통상적인 보고를 받은 뒤 추가로 경제수석과 정책실장으로부터 경제 현안과 향후 전략에 대한 보고를 20분가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마지막 회의를 기념한 특별한 세리머니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을 만나 그간의 양국 관계 성과를 평가하고, 양국 관계 증진 방안 및 국제 정세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접견, 지난 5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 서로 긴밀히 소통하는 가운데 신뢰를 회복하고 성숙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온 것을 평가하고,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20분께 유은혜 교육부총리 겸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면직안을 재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출시 장관들은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고 문 대통령의 임기 종료에 맞춰 장관직을 떠나기로 뜻을 모았는데, 이들의 사표를 일괄 수리할 경우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회의가 정족수 미달(국무위원 15인 이상 회의 개최 가능)로 파행할 것을 우려해 세 명만 사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가지 가변적인 상황이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세 장관 면직안 재가를 끝으로 마지막 날 업무를 마친 문 대통령은 전·현직 참모들, 수천 명의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으면서 청와대를 떠났다.
김재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을 차례로 면담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퇴근길에 청와대 사랑채 앞 광장에 마련된 연단에 올라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
게다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 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며 "여러분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 차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 어려움을 함께해 주신, 위기를 넘을 수 있도록 해 주신 우리 국민들께 진심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는 문 대통령의 질문에 한목소리로 "네"라고 답하면서, 문 대통령의 지난 5년을 호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 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4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일과 6일 여론조사를 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1.4%(부정 평가 55.0%)를 기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는 19대 대선 당시 득표율(41.08%)보다 높은 수치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 재임 5년간 국정수행 긍정 평가 평균은 51.9%, 부정 평가 평균은 43.5%다. 문 대통령은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으로 대선에서 얻은 득표율보다 국정 평가 전체 긍정률이 높은 대통령이자, 임기 말에도 당선 때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임기를 마쳤다.
sense83@tf.co.kr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사진=최혁 기자
사진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 윤 대통령 취임식 후 양산으로 낙향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후 양산 사저로 향한다.
2017년 5월 10일 취임한 문 전 대통령은 9일 밤 자정 19대 대통령으로서 임기를 모두 마쳤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11시 국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부인 김정숙 여사와 참석해 새 정권의 출발을 격려할 예정이다.
취임식 후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있는 사저로 향한다.
문 전 대통령은 먼저 오후 2시 30분께 울산 통도사역에 내린 뒤 차량을 이용해 오후 3시께 평산마을 마을회관까지 이동한다.
문 전 대통령은 이곳에 모인 인근 주민과 지지자들 앞에서 임기를 마치고 온 소회 등을 밝히고 감사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이 시각에 맞춰 마을회관 앞에 도착해 문 전 대통령의 귀향을 축하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2020년 4월 사비를 들여 2630㎡(약 795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사저를 준공했다.
밝은 회색 외관인 사저는 "잊힌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6시경 문 전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관저에서 나와 청와대 직원들과 인사하며 마지막으로 퇴근길을 걸었다.
정문을 나온 문 대통령은 건너편에 기다리던 지지자들에 다가가 "오늘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난다"며 "효자동, 청운동, 신교동, 부암동, 북촌, 삼청동 인근 지역 주민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맨 앞줄에 선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셀카'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준비돼 있던 연단에 올랐다.
"다시 출마할까요"라고 묻는 문 대통령에게 지지자들이 "예"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분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라며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라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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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울산역 고래조형물 앞 광장. 울산시 제공
문재인 대통령 집으로 가는 길은 어떤 코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마련된 사저에서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동안 대통령이 머물던 청와대에서 사저로 이어지는 ‘집으로 가는 길’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평산마을에 있는 사저로 이동한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9일 오후 6시 청와대 근무를 마치고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걸어서 청와대 정문을 나온 뒤 서울 모처에서 밤을 보냈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문 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동선을 공개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해당 이미지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되는 윤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고 1시간 뒤인 낮 12시 서울역에 도착한다.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 광장에서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KTX 편으로 울산(통도사)역으로 이동한다.
문 전 대통령은 오후 2시 30분께 울산역에 도착해, 광장에 설치된 고래조형물 앞에서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한다.
경호처에서 마련한 승용차 편으로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마을회관으로 이동, 이웃이 될 마을 주민들에게 한 차례 더 인사하고 사저로 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사저에 평산마을 등 인근 5개 마을 이장과 개발위원장, 부녀회장 등을 초대해 다시 한번 전입 인사를 할 예정이다.
문 전 대통령의 퇴임 모습은 2008년 2월 퇴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귀향도 서울역~밀양역~봉하마을로 이어졌다.
당시 시민들은 길목마다 노랑 풍선을 들고 노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에 도착해 그 유명한 “이야~ 기분 좋다”라고 외쳤고, 한동안 세간의 화제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의 다음 일정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오는 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릴 ‘노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까지는 차로 약 50분 거리(57km)다.
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첫 추도식 방문이어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문 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노 대통령님이 그립고 보고 싶지만,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9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5년 임기를 마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전임 대통령으로 고향 경남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부산일보(www.busan.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를 퇴근하며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분수대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소회 밝히는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문재인 대통령.
5년간의 임기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밝은 미소로 케이크를 들어보이는 문재인 대통령.
5년간의 임기 마친 문재인 대통령.
"감사합니다" 손 들어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지지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퇴근길을 맞이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파란 모자에 문재인
대통령의 배지가 달려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가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leehs@newspim.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정문에서 걸어나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의 귀향''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6시 청와대를 걸어나왔다.
집무실에서 관저로 가던 퇴근길이 오늘은 바깥세상을 향했다.
국정의 짐을 내려놓은 마지막 날, 청와대 정문 앞에선 박수와 꽃다발이 그를 맞았다.
이것으로 5년 전 촛불혁명과 대선을 거쳐 인수위도 없이 시작한 ‘문재인 정부’는 마무리됐고, 세상은 여야가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날 회견에서 “(새 정부가)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를 이어나가길” 기대했다.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며 고마움도 표했다.
그리고 “나라다운 나라를 요구한 촛불광장 요구에 우리 정부가 얼마나 부응했는지 숙연한 마음”이라고 했다.
해외가 먼저 인정한 선진국 진입과 코로나19 방역이 공(功)이라면 부동산 가격 폭등은 명백한 과(過)이다.
한반도 평화와 권력기관 개혁은 평이 엇갈리고, 탄소중립과 지역균형발전은 이제 씨앗만 뿌려졌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문 대통령의 마지막 주 직무평가 긍정률은 한국갤럽이 45%, 리얼미터가 41.4%였다. 역대 최고다.
1987년 이후 직선 대통령 7인의 ‘5년 지지율 곡선’에서도 문 대통령은 임기 초 ‘하나회’를 쳐내던 YS, 외환위기를 조기졸업하고 첫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3년차 DJ에게 잠시 추월될 뿐, 줄곧 맨 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5년 만에 정권을 잃고 청와대를 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울 수만은 없다.
문 대통령은 퇴임 후 “잊혀진 삶”이 되길 원했다.
현실 정치와 멀리하고 특별히 주목받지 않는 삶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통계는 꽤 오래 소환되고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귀향길에 오른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 후 KTX를 타고 양산 평산마을의 사저로 향한다.
손짓과 표정 하나에도 카메라가 따라갈 것이다.
그리고 시민의 삶으로 돌아간다.
청와대 나올 때와는 또 다를 귀거래사(歸去來辭)가 있을까.
그는 “노을처럼 살고 싶다”고 했다.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이 계획이라고 했다.
시골에 가면 나무 가꾸고 잡풀도 매며 의외로 할 일이 많고, 부인과 맛난 것 먹으며 여기저기 다니겠다고 했다.
뜻대로 건강하고 여유 있는 은퇴자의 삶이길 바란다.
사설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하루 앞둔 9일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대한민국 대통령의 상징인 봉황(鳳凰)과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뉴스1
문재인의 무책임, 윤석열의 책임
前 정부 무책임한 개혁 남발
국민만 피곤하게 만들어
새 정부는 거창한 개혁보다
작은 일부터 책임지는 정치를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부터 1826일의 임기를 시작한다.
새 정부는 뭔가를 ‘개혁’하려 애쓰기보다 뭐든지 ‘책임’지는 자세를 먼저 보여줬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 5년은 ‘무책임한 개혁의 시대’였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문 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개혁을 거론한 자리가 137회 검색된다.
한 달에 두 번꼴이 넘는다. 취임식 땐 ‘재벌 개혁’만 언급했다.
이후 검찰 개혁, 경찰 개혁, 국정원 개혁, 사법부 개혁, 이 모두를 아우르는 권력기관 개혁이 뒤따랐다.
국방 개혁, 교육 개혁, 언론 개혁이 이어졌고 경제 분야에서 규제 개혁, 재정 개혁, 세제 개혁, 부동산 개혁, 공정경제 개혁, 농정 개혁, 일자리 개혁이 언급됐다.
‘한국판 뉴딜 법·제도 개혁’이란 것도 추진했고, G20 정상회의에 가서는 ‘WTO 개혁’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촛불혁명’이 진짜 혁명이 아니었듯, 문재인 정부의 개혁도 개혁의 외피를 두른 정치 투쟁에 불과했다고 본다.
국민은 개혁 때문에 피곤해졌고,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
개혁은 주체와 대상이 다르다.
주체의 시선이 대상을 겨눈다.
개혁을 빌미로 정적을 공격하거나 자신에게 불리 또는 불편한 제도와 기구를 뜯어고친다.
우리 헌법에 대통령이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조항은 없다.
대통령의 ‘책무’로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를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국가기관이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것은 국민 주권의 당연한 결과다.
책임은 시선을 내부로 돌린다는 점에서 개혁과 대척점에 있다.
내가 법을 어기고 있지 않은지, 행동이 도덕적으로 옳은지, 이렇게 해도 정치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많은 경우 책임을 외면하고 회피했다.
매일 2000억원씩 빚을 내 국가 채무 1000조원 시대를 열어놓고 다음 정부는 재정 지출 증가율을 5% 이내로 억제하라는 준칙을 만들었다.
탈원전 때문에 한전 적자가 늘어도 전기 요금 인상을 막고 대선 후 새 정부가 올려 받으라고 했다.
꼭 필요했지만 표가 안 되는 연금 개혁, 노동 개혁은 쳐다도 안 봤다.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에게 정보 공개 약속을 지키지 않아 고3 학생으로부터 “무책임하고 비겁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인근에서 차량에 탑승해 떠나며 시민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는 책임에 관해 ‘최저기준의 원칙’을 적용했다. 정치·도의적 책임은 무시했다.
합법이냐 불법이냐만 따졌다.
불법이 드러날 것 같으면 개혁의 이름으로 법을 바꿨다.
‘검수완박’이 한 예다.
요즘 민주당은 무책임한 정치가 어떤 모습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대선에 패한 지 2달 만에 대통령 후보는 국회의원에, 당 대표는 서울시장에 출마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책임이란 말을 아예 다른 뜻으로 쓰는 듯하다.
자기가 시장을 지낸 분당을 버리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출마가 곧 당선이라는 지역으로 가면서, ‘나의 패배로 당이 어려워졌으니 그 책임을 지기 위해 출마한다’는 논리를 폈다.
이 전 지사가 당선돼 불체포특권을 누리고, 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에 내려가 새 정부 발목을 잡을 때 민주당식 무책임 정치는 완결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런 행태가 상식에 목 타는 국민을 자극해 윤 대통령이 오늘 취임식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보수 정치의 핵심은 국가 존립과 국민 안위에 대한 책임감이다.
윤 대통령은 불필요한 개혁을 내세워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그저 자신의 직무 수행에 대한 모든 법적·정치적·도덕적 책임을 온전히 지겠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그것이 상식과 공정의 시작이며 전임 대통령의 무책임이 훼손한 헌법 가치를 바로 세우는 헌법 수호의 출발점이다.
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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