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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윤석열vs이준석의 3차전 엔드게임, 퇴로가 없다

지난해 12월, 부산 서면에서 포즈를 취하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첫 순방을 마치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시사저널 박은숙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제공>

 

 

 

윤석열vs이준석의 3차전 엔드게임, 퇴로가 없다

 
 
 

‘비대위’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준말이다.

보통 선거에서 진 당이 내거는 임시 간판이다.

대선·지방선거 같은 전국 단위 전장에서 연거푸 이긴 정당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국민의힘이 비대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초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아 직무가 정지된 상황을 ‘사고’로 규정했다. ‘궐위’가 아니기에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표 유고 시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 남았을 때 새 대표는 잔여 임기만큼만 맡는다.

이 경우 새 대표는 2024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7월8일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것으로 임시 봉합된 상황이 다시 급발진하게 된 계기는 ‘윤석열-권성동 문자’다.

7월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게 포착된 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

 

 

 

 

 

 

ⓒ시사IN 최예린

 
 
 

국민의힘이 이 국면을 타파할 카드로 ‘비대위 구성’을 들고나왔다.

새롭게 친윤(윤석열)으로 떠오른 배현진 의원을 필두로 친윤계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연속 사퇴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당대표 직무대행 자리를 내려놓았다.

 

당은 8월 중순까지 비대위를 꾸리고 9월 중 전당대회를 치를 계획이다. 하지만 무리수라는 지적이 당내에서부터 나오며 내홍을 겪고 있다.

기존 당헌·당규에 대한 해석을 뒤집거나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벌써부터 국민의힘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과 전망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쏟아진다.

친윤-친이(이준석)의 말 전쟁, 비대위 출범에 대한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신청 가능성과 결과 예측, 비대위원장 및 전당대회 출마자 리스트 등이다.

숨 가쁘게 이를 따라가다 보면 놓치는 질문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중심에 놓고 조망해야 문제가 더 잘 보인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뭐냐는 질문에 TK(대구·경북) 지역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별’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가 지독하게 헤어지는 중이다.

대선 기간 벼랑 끝에서 무마되었던 윤석열-이준석 1·2차 갈등이 결국 다시 터진 거다

 

.” 그가 보기에, 갈등의 한 중심축은 ‘장핵관(장제원 핵심 관계자)’ ‘권핵관(권성동 핵심 관계자)’으로까지 분화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아니다.

갈등의 중심축으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놓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의 지적처럼 시계를 지난해로 돌려보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겪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된 후에도, 이 대표가 선거운동 방향을 놓고 비판하고 잠행하는 등 불화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전략 방향’에 대한 투쟁이라고 강조했지만, 윤 후보 쪽은 이 대표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대선후보(윤석열)가 주인공이어야 할 선거 캠페인에 번번이 어깃장을 놓거나 자기(이준석)가 돋보이려 한다’는 의심을 갖고 있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논의가 일기 시작하던 지난 1월 말, 기자와 만난 ‘윤핵관’ 중 한 인사는 이 대표에 대한 거친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 대표가 단일화 논의에 연일 부정적 입장을 펼칠 때였다.

 

“이준석은 계속 열심히 돕는 척하지만 자기 정치를 하고 있지 않나.

이준석으로서는 ‘윤석열을 도왔지만 대통령이 안 되었다’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야당 10년이면, 그다음에는 확실하게 자기가 대통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대선 승리 이후 잠잠해 보이던 둘의 관계는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 징계 결정 이후 다시금 격랑에 휩싸였다.

7월8일 윤리위는 이 대표가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혐의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당원권 정지 6개월을 결정했다.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당시 기자와 만나 “권력(윤석열)은 2인자(이준석)를 용납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결정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이해했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이양희 윤리위원장은 “‘윤핵관에 의해 기획된 윤리위’ ‘마녀사냥식 징계’ 이런 발언들이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반박했다.

 

“이 게임은 퇴로가 없다”

그러나 열흘 후 열린 7월18일 윤리위에서 김성태·염동열 전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 결정이 나오자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뇌물수수 혐의로 김성태 전 의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지난 3월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염동열 전 의원은 징역 1년형이 확정되었다.

 

채용 비리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이들이 아직 경찰 수사 중인 이준석 대표보다 낮은 징계를 받은 것이다.

 

게다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이 사건에 대해 “왜 압수수색도 않고 관련자 조사도 하지 않았느냐” “유튜브에서는 처벌이 된다는데 법리 검토는 똑바로 했느냐”라고 수사 책임자를 공개 질책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 수사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시사IN〉에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에 대한 추가 참고인 조사에 따라 포괄일죄(서로 다른 시점에 벌어진 행위를 하나의 죄로 보고 처벌하는 것)를 적용할 수 있는지 등 공소시효 부분이 남아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정도로는 이준석 대표에 대한 성상납·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음에도, 경찰 인사로 담당자를 교체해서라도 (경찰이 검찰로 사건을 송치해 기소하게) 밀어붙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력이 관심을 갖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그러던 차에 ‘내부 총질’을 언급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심이 고스란히 대중에게 공개됐다.

지금까지 ‘간장(안철수-장제원)’과 같은 비유로 윤 대통령 주변을 저격한 이준석 대표는 더 이상 에두르지 않고 윤 대통령을 직격하기 시작했다.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

(8월4일 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의 과한 욕심(친윤계)” “(윤석열-이준석) 연합정권임을 인정하지 않는 윤석열의 태도(비윤계)”. 양측은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이처럼 서로 다르게 바라본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지금이 윤석열-이준석의 3차전이자 앞선 1·2차 갈등처럼 미봉책으로 끝나지 않는 ‘엔드게임’이라는 것을 양쪽 다 인지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둘을 잘 아는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집권 초는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돼 자기 색깔이 명확한 30대 당대표와는 권력 분점이 어려운 시기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러’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던 검찰 문화에 익숙하다.

또 한동안 선거가 없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사법처리 위기’에 처한 이준석 대표로서도 출구가 없는 상황이니, ‘이명박 대통령 시기 박근혜 의원’처럼 권력에 박해받는 모양새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게임은 퇴로가 없어 보인다.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공천권 행사라는 당권 투쟁 요소가 더해지면서 사안은 계속 확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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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스1 

 
 
 

 

 

이준석, 尹 직격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종합)

 

 

 

 

당 윤리위 징계 후 첫 공개석상 모습 드러내
“저를 ‘이 XX, 저 XX’하는 사람 대통령 만들려 뛰어”
“양 머리 흔들면서 개고기 가장 잘 팔았던 사람, 바로 저”
‘윤핵관과 그 호소인’ 실명 거론 후 험지 출마 촉구

 
 
 
 

또 국민의힘은 당이 ‘비상 사태’라면서 지도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지만, 현 상황은 당의 위기가 아닌 윤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직선제 대통령은 상당한 권위를 가져서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을 견인한다”며 “7월 초를 기점으로 정당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낮다.

리더십에 위기가 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선거 승리 위해 참아야지’라며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 다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에게 선당후사를 이야기하는 분들은 매우 가혹한 것이다.

그들(윤핵관)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겪는 과정에서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그들(윤핵관)이 저를 ‘그 XX’라고 부른다는 표현을 전해 들으면서,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지’라고 참을 인(忍)자를 새기면서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녔고 목이 쉬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사자성어로 윤핵관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사실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다”라며 “돌이켜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했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1월 6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에서 포옹하고 있다. /조선DB

 
 

 

 
 

국민의힘은 당이 ‘비상 사태’라면서 지도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했다.

이 전 대표는 “민심은 떠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원내대표에게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 달라졌습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돼 정치권에서 파장이 일었던 일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전 대표는 “문제되는 메시지를 대통령께서 보내시고 원내대표의 부주의로 그 메시지가 노출되었는데,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당 대표를 쫓아내는 일사불란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전혀 공정하지도 논리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나, 먼저라도 오해를 풀자고 제안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을 만날 이유도 없고, 풀 것이 없다”며 “대통령실이 텔레그램 문자에 대해서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해서, 오해하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들었으니 오해했다고 오해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지는 것”이라며 “권한이 있는 곳에 책임이 있고, 이미 텔레그램 문자 이후 저는 권한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윤핵관 실명 거론 후 수도권 험지 출마 촉구…”그런 선택 할 리가 만무한 사람들”

‘윤핵관’에 대해서는 다음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險地)에 출마하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 등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통해서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성동(강원 강릉),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장제원(부산 사상) 등을 ‘윤핵관’,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김정재(경북 포항북구), 박수영(부산 남구갑) 의원 등을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분류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총선 승리를 하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라”며 “여러분이 그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그저 호가호위하는 윤핵관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핵관들이 꿈꾸는 세상은 우리 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국정 동력을 얻어서 미래 세대가 바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그저 본인들의 우세 지역구에 다시 공천받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그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윤핵관’들을 향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국민 모두가 알고 계시는 것처럼 윤핵관과 그 호소인들은 그런 선택을 할 리가 만무한 사람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한 뒤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6월 12일에 ‘독대’했다고 밝혀…대통령실 발표로는 대통령은 저를 만나지 않았지만”

이 전 대표는 지난 6월 12일 윤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사실이 보도되자,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앞두고 있던 당 윤리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대통령실 입장에 따르면 6월12일에 (나는)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 대통령실이 그렇다니까 저도 별 말을 붙이지 않겠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그와 상반되게, 제 기억으로는 독대를 통해 대통령께 그런 내용(북한 방송 개방)을 전달한 적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이 당시 회동 자체에 대해 확인하지 않으면서 진실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당시 비공개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독대한 것이 맞는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북한의 민낯을 노출하는 북한 방송 개방까지 추진해서 저들에게 우리 문화의 개방을 끝없이 요구하고, 무엇보다 북한 정권이 스스로 폐쇄성과 문화 콘텐츠의 상대적 저열함을 부끄러워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최근 통일부는 윤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북한방송 개방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앞부분의 내용은 다 어디로 가고 두서 없이 북한 방송 개방에 대한 얘기만 단편적으로 흘러나온다”며 “이것이 지금 서사와 철학이 빠진 영혼 없는 당정의 모습”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힌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비대위 전환 과정 ‘비민주적’ 지적…”가장 웃고 있는 것 이재명”

이 전 대표는 최근 발생한 당의 혼란상에 대해 “우리 당의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국민들과 당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진심을 다해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체제가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된 데 대해 “비대위 전환의 의도는 반민주적이었다”며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의 의중에 따라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당이 한 사람을 몰아내기 위해서 몇 달 동안 위인설법을 통해 당헌·당규까지 누더기로 만드는 과정은 전혀 공정하지 않았으며, 정치사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라고 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이번 비대위 전환을 위해 누더기로 만든 당헌·당규와 그 과정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한다고 모든 무리수를 다 동원하던 민주당의 모습과 데칼코마니가 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의 당 상황과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했다. 가처분신청에 대해서는 “법원이 절차적 민주주의와 그리고 본질적인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한 결단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로 더 이상 더불어민주당과 유력 당권주자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기 어렵게 됐다고도 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대표가 되어 ‘이재명 지키기’를 위해 위인설법하고, 이 후보의 지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비판할 방법이 있나”라며 “우리 당의 이런 처신을 보면서 가장 웃고 있는 것은 이 후보”라고 했다.

 

법원이 이 전 대표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할 경우에 대해서는 “기각이 된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며 “윤핵관은 정당과 국가를 경영할 능력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만의 희생양을 찾아 나설 것”이라고 했다.

가처분신청 자체에 대해서는 “당에서 김앤장 출신 변호사에게 맡겨서 대응에 나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당도 다툼을 예상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던 중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눈물 보인 이준석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기대 가진 도서벽지 주민들의 절박한 표정 보면서…”

이 전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 ‘윤핵관’들이 ‘그XX’라고 욕설을 하는 것을 참고 윤 대통령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저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참을 인(忍) 자를 새기면서 웃고 또 웃었다”라며 “처음 정당이라는 것에 가입했다면, 보수정당이 썩어 문드러진 반공 이데올로기가 아닌 원하는 정치 과제를 다뤄달라면서 당원 가입 캡처 화면을 보내온 그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마약 같은 행복함에 잠시 빠졌다”고 했다.

또 “전라도에서 보수정당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민원을 가져오는 도서벽지 주민들의 절박한 표정을 보면서 진통제를 맞은 듯 새벽 기차를 타고 심야 고속버스를 탔다”고 했다.

 

‘젊은 세대들에게 마약 같은 행복함’ ‘전라도 도서벽지 주민들의 절박한 표정’을 말하면서 이 전 대표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갖고 있던 흰색 마스크로 눈물을 찍어내며 10초 정도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눈물의 의미’를 묻자 “분노가 가장 크다”며 “한 달 남짓한 사이에 저는 지방을 돌면서 당원 만나고 책을 쓰고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 치더니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저에 대한 뒷담화를 하면서 저에게는 어떤 표현도 하지 않고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자기들끼리 서로 괜찮다고 하는 것을 보면서, 어디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손덕호 기자

 
 
 
 
 

 

 

 

 

 

 

이준석 윤석열 대통령 , 지도력의 위기....맹비난

 

 

 

 

[내외일보] 이철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국민의힘을 넘어서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도 불태워버려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 의원들에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죽은 당에 표를 줄 국민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견 도중 감정이 복받친 이 대표는 눈믈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과 관련, "반민주적이었다.

모든 과정은 절대반지에 눈이 돌아간 사람들 의중에 따라 진행됐다"고 맹비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내부총질 문자'에 대해선 "대통령이 원내대표에 보낸 어떤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것은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각을 세웠다.

최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국정 관련 이야기를 나눈 것을 두고는 "당이 자존심을 되찾고 대통령실이 음모론자들과 교류하는 것에 대해서 한마디도 지적하지 못한다면, 이 당은 이미 죽은 당"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대표는 "소위 '윤핵관'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우리 당의 우세 지역구에서 당선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며 "경상도나 강원도, 강남 3구 등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들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 때문에 딱히 더 얻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권성동, 이철규, 장제원 윤핵관들, 그리고 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등 윤핵관 호소인들은 윤석열 정부가 총선승리를 하는 데에 일조하기 위해 모두 서울 강북지역 또는 수도권 열세지역 출마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내외일보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8.13 uwg806@yna.co.kr

 

 

 

 

 

이준석 '저격 회견'에 與 무대응 모드…당 일각서 공멸 우려(종합)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홍준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 그룹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낸 이준석 대표 회견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섣불리 반응할 경우 오히려 이슈를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무대응'으로 기조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3일 오후 이 대표가 국회 소통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기 직전까지 관련 상황과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일부 물밑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회견 후 지도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 회견과 관련한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묻자 "무슨 대응이 있겠나"라며 입을 닫았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주 위원장과의 만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날 이 대표가 실명으로 거론한 윤핵관 중 하나인 이철규 의원은 통화에서 '험지출마 요구'를 언급하며 "의원은 유권자가 뽑는 것이지 이준석이 뽑는 게 아니다.

이준석이 '누구를 어디 가라, 뭐하라' 하나. 누가 이준석에게 그런 권한을 줬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자신이 이 대표 사퇴를 고리로 '호남 출마도 마다 않겠다'고 언급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 대표가 자꾸만 험지로 가라고 해서 한 말"이라며 "이 대표도 스스로 말에 무게를 가지려면 실천을 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라고도 하지 않았나. 말장난을 계속하면 안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견에서 이 대표가 '윤핵관'(권성동 장제원 의원) 또는 '윤핵관 호소인'(정진석 김정재 박수영 의원)으로 거명한 인사들은 반응을 자제하며 침묵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있다. 2022.8.2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반면, 당내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은 공개 발언을 통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김웅 의원은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랑스럽고 짠한 국민의힘 우리 대표"라고 썼다.

그러면서 회견에 대한 "한 줄 평"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김병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늘 이준석 대표는 권위주의적 권력구조에 기생하는 여의도의 기성 정치권을 정밀폭격했다"며 장문의 소감문을 남겼다.

김 의원은 "여의도 정치를 사람도 조직도 아닌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에 충성하는 정치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절규가 국민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될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우리 정치권은 이준석이라는 문제적(?) 리더로 인해 더 크고 시급한 개혁의 과제를 부여받았고 서둘러 그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지(국회의원)는 권력을 못 이긴다. 하지만 정작 그 권력은 민심을 못 이긴다"면서 이 대표에 대해 "이준석은 여의도에 '먼저 온 미래'다"라며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이 대표 지지당원 모임인 '국민의힘 바로세우기'에서 비대위 출범을 저지하기 위한 집단소송 등을 대리하고 있는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대도무문'(大道無門·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게 없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등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어록을 인용했다.

 

후자의 경우 유신시절의 막바지인 1979년 당시 신민당 총재이던 김 전 대통령이 의원직에서 제명 당하면서 남긴 일성으로 잘 알려져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상당수 당내 인사들은 '우려'와 '비판'의 반응이 교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지도부 출신 인사는 통화에서 "이 대표 주장에 대해 시시비비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라고 전제한 뒤 "국민 입장에서는 서로 '싸움박질'하는 모습을 보면 진저리를 칠 것이고, 지지율은 바닥까지 갈 것 같다"며 "공멸로 가는 길"이라고 우려했다.

 

한 3선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맞는 말을 할 줄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다.

그건 정치가 아니어서 안 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 본인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포문을 연다고 하면,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과 맞붙었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이 만든 온라인 플랫폼 '청년에꿈'을 통해 "하고 싶은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고 했다.

그러나 "좀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면서,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 XX, 저 XX'라는 밀을 들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봤으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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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왼쪽)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함께 방문한 이준석 당대표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당 대표가 지난 2월 12일 오후 대구 동성로 어묵가게

에서 어묵을 먹고 있는 모습. /뉴스1

 

 

 

 
 

홍준표, 이준석에 “왜 그런 욕 먹었는지 생각해보길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 보셨으면”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13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 웹사이트 ‘청년의 꿈’에서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욕을 먹으면서 대표직을 했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나에게 선당후사를 얘기하는 분들은 매우 가혹하다.

저에 대해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 했던 쓰린 마음이 그들이 입으로 말하는 선당후사보다 훨씬 아린 선당후사”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향해 작심하고 비판한 이 대표의 기자회견을 놓고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홍 시장은 그동안 지지자들과 대화해온 ‘청년의 꿈’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보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 시장은 “답답한 심정을 잘 안다.

억울한 심정도 잘 안다.

하고 싶은 말 가리지 않고 쏟아낸 젊은 용기도 가상하다.

 

그러나 조금 더 성숙하고 내공이 깊어졌으면 한다”며 “탄핵 때 당내 일부 세력이 민주당과 동조해 억울하게 쫓겨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심정을 생각해봤나.

 

바른미래당 시절 모질게 쫓아낸 손학규 전 대표의 심정을 생각해봤나.

돌고 돌아 돌아오는 게 인간사”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아무 관련도 없던 디도스 사건으로 당대표에서 물러날 때 한마디 억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며 “나는 이 대표의 명석함과 도전하는 젊은 패기를 참 좋아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유아독존이 되고, 조직보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독선에 휩싸이게 된다.

부디 자중자애 하시고 조금 더 성숙해 돌아오라”고 제안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가처분 신청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준석, 조국의 길 가고 있다

 

 

 

자기 허물은 절대 함구, 오직 남 탓으로 피해자 행세

윤석열의 ‘새끼’ 폭로, 그럼 ‘저거 곧 정리된다’는?

‘정적’(政敵) 안철수에게 ‘병신 새끼’라고 한 것은?

조직에 충성하는 국힘 불태워야’도 어불성설

 

 

 
 

“어디선가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누차 나를 ‘그 새끼’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래도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내가 참아야 한다고 크게 ‘참을 인’ 자를 새기면서 발이 불어터지도록 뛰어 다니고 목이 쉬어라고 외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청년 정치인’ 38세 이준석은 노회(老獪, 경험이 많고 교활)하다.

그러나 그 노회함은 학생, 청년들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어른들을 완전히 속이진 못하는 깊이와 수준을 보인다.

 

한국에서 대학을 안 다닌 그는 비문(非文)이 많고, 사용하는 용어(형용모순, 삼성가노 등)나 수식어도 인터넷 유행어 사용이나 만화 같은 데서 보고 들은 말로 유식을 과시하려는 경향이 짙다.

그가 13일 토요일을 ‘폭로’ 기자회견 날짜로 잡은 것은 기사가 없는, 자기 말이 크게 실릴 주말을 택일(擇日)한 것이다.

 

그의 예상과 기대대로 거의 모든 매체들이 그의 일방적 주장과 ‘폭로’를 머리기사로 취급하면서 눈물 짜는 사진을 실었다.

제목은 어디서 많이 본, 감상적이고도 유치한 ‘10분간 말을 잊지 못했다’.

 

이준석의 택일은 운도 따랐다. 때마침 김성원이라는 ‘듣보잡’ 국회의원이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왔으면”이란 패가망신급 실언을 해 ‘이준석 없는 국민의힘은 더 가망 없는 당’이라고 준빠들이 득의양양(得意揚揚)해 한 시점이었다.

 

저 위 인용 문장의 ‘참을 인’(忍)은 그의 윤리위 징계가 측근 대변인이 (감히) 대통령을 비판, 윤석열이 격노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추측하고 비판한 한 유명 신문의 칼럼 제목이다.

그는 그 칼럼에 감명을 받아 그 표현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 글로 대통령 공격용 미사일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 인용문에서 참을 인 자보다 더 중요한 건 ‘새끼’다.

친(親) 이준석 성향을 은근히 유지해 온 보수적 언론 매체들도 이번에는 ‘XX’ 대신 ‘새끼’라고 표기했다. 대통령이 당 대표에게 그런 비속어를 (충격적으로) 썼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려 주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80세 예언가’ 박지원이 ‘대포가 터질 것’이라고 사전에 분위기를 띄우고 이준석 본인도 할 말 못할 말 없을 것이라는 듯 호언했던 기자회견 발언의 하이라이트였고, 그것이 ‘폭로’의 사실상 전부였다.

결과는 이준석의 옹졸한 그릇과 ‘내로남불’ 선전이었다. 조국의 판박이다.

 

그는 그동안 언론에서 수없이 반복 인용된 ‘저거 곧 정리된다’ 발언의 주인공이다.

정권교체 열망자들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던 윤석열을 무시하고, 그보다는 다른 사람, 즉 자신의 멘토 유승민이 자기 당 대선 후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군소 후보 원희룡과 통화에서 믿을 수 없는 막말을 하게 한 것이다.

 

원희룡의 폭로 이후 그는 그 말을 하지 않았다는 반박을 단 한 번도 못했다.

녹취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한 극우 인사 유튜브에 출연해 “(윤석열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나겠다”고도 했다.

이준석은 이 말에 대해서도 부인을 못 한다.

유튜브 게시물이 있어서다.

 

그는 자기 허물(잘못)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는 버릇이 있다. 자녀 입시 부정이나 청와대 수석 시절 의혹들과 관련해서는 침묵하면서 엉뚱한 데다 과녁을 걸어 놓고 온갖 피해자 코스프레(행세)를 하는 조국과 여러 가지로 닮았다.

 

성 상납(접대) 사실과 측근을 새벽에 내려 보내 접대 담당에게 ‘7억 투자 각서’를 써 준 일에 대해서는 전혀 말이 없다.

이게 당 윤리위의 ‘품위 손상’ 징계의 핵심 사유인데도 말이다. 그저 윤핵관 타령을 하다 이젠 윤석열 타령으로 막 가고 있다.

 

회견장의 기자들도 그런 의혹들에 대해서는 일체 질문이 없어 이준석이 오히려 묻지도 않은, 준비해 온 답변을 막판에 뜬금없이 끼워 넣어야만 했을 정도다.

 

“나는 공직 월급을 받은 적이 없으니 뇌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 말을 보니 뇌물(‘여대생’의 성과 화장품 등)을 받긴 받은 모양이다.

이렇게 뻔뻔스러운 자가 민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과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어 주길 바라는 염원으로 당 대표가 되었다가 축출되자 청년 정치, 혁신 보수 세력이 부당하게 압살 당했다는 식으로 눈물 바람을 하고 있다.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은 불태워 버려야 한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조직’이란 게 ‘사조직’(윤핵관)을 의미한 것이라면 잘못된 용어 구사다.

부정확한 단어 실력이다.

 

이익단체인 정당은 조직에 충성해야 일사불란하게 그 이익(정권 획득)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

조직 아니면 윤석열 말대로 ‘내부총질이나 하는’ 청년 당 대표에게 충성하라는 말인지 도무지 어불성설이다.

 

욕은 당사자가 없을 때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자당의 유력 대선 후보를 깔보고 능멸하다 그가 후보가 되고 나서는 자기 뜻대로 안 한다는 불만으로 2번이나 가출, 선두 주자 지위를 흔드는 분탕질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 대표가 하는데 그 피해자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는 것 아닌가?

 

이준석 본인은 정작 자신의 아버지뻘 ‘정적’(政敵) 안철수에게 ‘병신 새끼’라고 하며 한 자리에서 2시간 동안 그를 욕하고 깎아내린 적이 있다. 내로남불이란 말도 아까운, 상놈 수준의 인격과 인간성이다.

자기는 윤석열과 안철수에게 한 행동에 사과도 해명도 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자기를 씹어 돌려놓고 사과도 해명도 않는다.”

말도 상스럽지만, 자기만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것이 꼭 조국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들로 당 대표 지위를 잃은 ‘청년’이 ‘대통령 지도력 위기’를 말하고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없다’고 콧방귀를 끼면서 저렇게 또 분탕질을 치는데, 대통령실이란 곳은 또 이 말 한 마디 준비해 놓고 끝이다.

 

“할 얘기가 없다. 따로 낼 (공식) 입장이 없다.”

‘거리 두기’는 점잖고 무게 있는 언급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걸 피한 무능과 무사안일(無事安逸)은 안타깝다. 쇄신(刷新)이 임박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지난 7월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차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3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