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강남역 주변 물바다 8일 오후 서울에 기록적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교차로에 차량들이 침수돼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8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 교대방향이 도로가 침수돼 있다. 2022.8.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물 폭탄'에 속수무책…천재지변일까?
'큰 불엔 잿더미라도 남지만 물난리엔 남는 게 없다'는 말이 있다.
불이나면 타다 남은 흔적이라도 있으나 홍수는 모든 것을 휩쓸고 가버릴 만큼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다는 얘기다.
지난 8일과 9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엄청난 양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115년만의 폭우로 도심 곳곳이 마비되다시피 한 서울에는 500mm 이상이 내려 장마철 전체 기간에 내릴 비가 하루에 쏟아졌다.
동작구에는 시간당 141mm가 퍼붓는 등 시간당 강수량 역시 80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물 폭탄'이 떨어진 셈이다.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인명피해가 커 서울·경기·강원에서 16명이 사망·실종되고 이재민 398세대 570명이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는 반 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인 등 가족 3명이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고립됐다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천이 범람하면서 발생한 침수피해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하철 역사와 선로에 빗물이 들어차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됐고, 주요 도로가 통제되면서 출·퇴근길 엄청난 교통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특히, 서울의 고질적 침수 지역인 강남역 일대는 또다시 물에 잠겼다.
지난 2011년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를 비롯해 불과 10여년 사이에 5차례나 강남 역 일대가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됐다.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서울의 명소로 알려진 곳이지만 큰 비만 오면 물난리가 나는 상습 침수 지역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강남역과 대치역, 서초구 반포동 인근에서 침수 상태로 버려진 채 강남대로 한복판에서 둥둥 떠다니는 차들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보험업계 집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로 9일 단 하루 만에 고가의 외제 차 800여 대를 포함해 3천여 대의 차량이 침수돼 손해액만 384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리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고 해도 사전에 대처해 피해를 줄일 방법은 없었을지 의문이 든다.
보통 대도시의 하수시설은 시간당 100mm가 넘는 집중호우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수 처리 용량을 넘어 내린 강우량이 일차적인 원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예방 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서울 구로구에서 전날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우연의 일치겠으나 유독 오세훈 시장이 재직하면 서울에는 큰 물난리가 났다.
오 시장이 제 34대 서울시장으로 있던 지난 2010년 9월에는 광화문과 강남일대에 큰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이듬해에는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에게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빗대 '오세이돈'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오 시장 퇴임이후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수방·치수 예산을 꾸준히 확대해 지난해까지 관련 예산은 5천억 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오 시장이 다시 시정을 책임지게 되면서 서울시의 올해 수방 및 치수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900억 원 가량 줄었다.
게다가 최근 인사로 인해 재해·안전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안전총괄실의 국·실장 자리도 공석이다.
서울시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틀 간의 폭우가 지나간 후 출근 시간 시민들이 붐비는 서울 1호선 시청역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안전부는 9일 서울·인천·경기지역 행정·공공기관과 그 산하기관 및 단체에 오전 11시 이후로 출근 시간을 조정하도록 요청했다.
교통정체를 우려한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재난상황에서 가장 먼저 비상 소집돼 피해 수습과 복구에 나서야할 공무원들에게 늦게 출근하라는 게 옳은 조치였느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물 폭탄이 쏟아지던 8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재택근무'를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윤 대통령은 현장이나 상황실이 아닌 서초동 사저에 머물며 한덕수 국무총리 등으로부터 전화로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관련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면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집에서 전화로 보고 받고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은 이에 대해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이 현장에 머물며 진두지휘를 하느냐 안 하느냐에 큰 차이가 있다며 멀쩡한 청와대는 왜 비우고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
센터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이번 집중호우를 계기로 도시 홍수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강남대로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해 진행 중인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우려된다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매년 폭우에 대비한 한강 준설공사는 물론 각종 쓰레기와 낙엽 등으로 도심 배수구가 막히지 않도록 평소에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누적 강수량 500㎜ 넘게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 방앗간 주인이
복구작업 도중 한숨을 쉬고 있다. 황진환 기자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인류 문명을 탄생시킨 것도 물로 이집트와 중국, 인도, 메소포타미아 등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 모두 큰 강 주변에서 태동했다.
그래서 옛날부터 위정자들은 물을 다스린다는 뜻의 '치수'(治水)를 강조했다.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지역에 대해선 빠른 복구가 필요하고 침수나 산사태 등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은 서둘러 예방해야 한다.
아무리 인류가 자연의 불편함을 극복하며 발전을 이뤄왔어도 자연만큼 위대하고 무서운 것은 없다.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야 자연의 역습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CBS노컷뉴스 윤석제 기자
카카오톡@노컷뉴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대치역 인근 도로가 침수. 차량이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100년 만에 ‘물폭탄’ 맞은 서울
어젯밤 서울과 수도권에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102년 만에 일 강수량 기록마저 넘어선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은 물에 잠긴 밤을 보내야만 했다.
요즘 하늘이 참 야속하다.
어제 물난리를 겪은 한 지인은 이렇게 이야기하더란다.
“요근래 비 소식 한 번 없어서 사람을 그렇게 덥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비가 일시불(一時拂)로 내리면 어떡하느냐”고.
또 오늘 사람들의 인삿말은 “밤새 비 피해는 없었느냐”였다.
‘아무 탈 없이 편안하다’는 뜻의 안녕(安寧)이란 말이 오늘은 본래 말 뜻대로 쓰인거다.
어제의 강수량을 따져보면 기가 찰 정도다.
우리나라의 8월 한 달 평균 강수량은 전국 282.6mm, 서울 348.2mm다.
어제 서울에 내린 비는 최대 380mm였다.
하루, 그것도 몇 시간 동안에 서울에 내릴 한 달치 비가 쏟아진 것이다.
서울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승객이 타고 있는 버스에 물이 들어찼다. /독자 제공
강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가 도로 위에서 발견됐다. 폭우로 강물이
범람해 도로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물고기도 휩쓸려 온 것으로 보인다. /독자 제공
다른 지역 피해도 말 못할 정도지만 특히 서울 강남권은 ‘물 폭탄’을 맞았다.
강남에는 퇴근 시간인 8시 전후부터 시간당 90mm 이상의 폭우가 시작돼 도로에서 차량 수백 대가 물에 잠겼고, 지하철 역사 안으로도 물이 들어찼다.
학원가로 유명한 대치동 사거리는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서 시민들은 헤엄치듯 걸어가야만 했다.
차량은 물에 잠겨서 도로에 버리고 떠나야만 했다.
정전된 아파트에, 진흙탕이 된 상가의 모습을 보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앞에서 침수된 차량의 보닛 위에 올라가 버틴 한 시민은 누리꾼들이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폭우로 주변은 물이 들어차서 침수된 자동차 위에 올라가 구조요청을 기다리는 모습이 허탈해보여서 그런 별명이 붙은 것 같다.
한 남성이 본인 소유로 추정되는 차량에 올라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면서 누리꾼으로부터 '서초동 현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튿날 도로에 물이 빠지자 '서초동 현자'가 올라 탔던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이 차량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에서 가장 비싼 동네가 침수라니.
사실 강남은 오목하고 지대가 낮은 항아리 지형이라 주변보다 지대가 10m 이상 낮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인근 역 서초역보다 14m 낮은 지대에 있다
. 8일 강남역이 물 웅덩이 빠진 것처럼 침수피해가 심한 것도 이런 이유다.
기존 하수시설도 배수가 원활치 않은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다.
애초에 강남대로 지하 하수관로는 역경사가 생기도록 잘못 성치해 배수가 원활치 않은데다, 하수가 반포천 상류에만 집중되도록 배수로가 설계됐다.
하천 범람 위험이 큰 구조란 것이다.
서울시는 1조4000억원을 들여 2016년 반포 유역분리터널 공사 등 하수시설 개선에 나섰지만 아직도 공사는 진행 중이다.
인명 피해도 있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사망 8명, 실종 7명, 부상 9명 등으로 집계됐다.
너무 안타깝다.
비 소식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다시 수도권과 영서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에서 100mm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예보돼 있다.
수도권 시간당 최대 100㎜ 예보
기상청은 9일 밤에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비가 시간당 최대 100㎜의 강도로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다.
10일부터는 호남과 영남 지역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봤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강원은 8일부터 많은 비가 내린 만큼 추가로 내리는 비에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했다.
◇서울시, 퇴근시간대 대중교통 증편… 지하철 막차 연장은 안 해
중부지방 일대 집중 호우가 11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9일 서울시는 전날부터 시행한 비상수송대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호우 경보 해제 시까지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버스 집중 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한다.
복구 작업으로 무정차 통과했던 9호선 동작역은 오후 6시에 정상 운행할 예정이다.
다만 지하철 막차 시간은 연장하지 않는다.
◇1조4000억 쏟았지만 또 당했다... 강남 침수 반복 3가지 이유
수도권 집중호우로 9일 서울 강남 일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그 원인으로 강남 지형이 항아리처럼 오목한 모양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매 여름 반복되는 강남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15년부터 예산 총 1조4000억원을 쏟아부어 하수관 용량 확대 등 개선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번 집중호우에는 속수무책이었던 셈이다.
◇아파트 정전, 상가는 진흙탕… “전쟁터 된 강남, 피난 간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전날 밤 시간당 100mm 이상의 ‘기습적 물폭탄’이 휩쓸고 간 흔적이 속속 드러났다.
상점과 아파트 단지에서는 침수·정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대치동 미도아파트 입주민 권모(37)씨는 “전쟁을 겪은 것처럼 일상생활이 마비됐다”며 “복구가 늦어질 것 같은데, 아이들이 있어서 어떻게든 임시 거처를 구해 피난을 가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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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농작물 피해 불가피…추석 앞두고 물가 당국 비상
올 들어 7월까지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4.9%에 이르는 고물가 상황 속에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리면서 물가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신선채소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6.0% 뛴 상황에서 기습 폭우로 인한 농산물 공급 차질로 물가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차 위에서 비 멈추길 기다린다... ‘서초동 현자’까지 등장
저지대라서 피해가 많은 강남·서초 지역에선, 차들이 물에 잠겨 움직이지 못하자 차 위에 올라앉아 비가 멎기를 기다리는 시민도 있었다.
소셜미디어에선 ‘서초동 현자’로 불리기도 했다.
◇홀로 비 맞으며 배수관 청소… 침수된 강남역 등장한 ‘슈퍼맨’
지난 8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겪은 강남역에서 각종 쓰레기로 막힌 빗물받이를 맨손으로 청소한 ‘슈퍼맨’이 등장했다.
빗물받이는 빗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로변 등에 설치된 배수시설이다.
네티즌들은 “강남역 마동석이 나타났다” “여전히 이런 분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길에 쓰레기나 담배꽁초 버리는 사람들은 반성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 있다. <뉴시스>
강남 물폭탄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수도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서울의 부촌인 강남 일대에 피해가 집중돼 관심이 모아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강남 일대 침수 영상이 올라왔다.
네티즌들은 실시간으로 강남 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영상을 촬영해 공유했다.
침수된 강남역 인근 도로를 촬영한 한 네티즌은 배수관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맨손으로 건져낸 사람을 목격했다며 관련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쓰레기로 인해 배수관으로 물이 빠지지 못해 도로에 물이 종아리 높이까지 차올랐다.
그 쓰레기를 치우니 금방 물이 내려갔다는 내용이다.
이 네티즌은 ‘강남역 수퍼맨’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진을 공유했다.
강남이니만큼 수많은 고급 외제차 침수 피해 접수도 잇따랐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에 8일에만 폭우로 접수된 외제차가 1000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가에 훈훈한 미소가 번지는 영웅담도 전해졌다.
국내 한 방송사에 제보한 A씨는 8일 오후 서초구의 한 아파트 사거리에서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순식간에 물이 불어났고 차량안으로 물이 차올랐다.
간신히 썬루프를 열고 차량에서 빠져나온 A씨는 물에 잠긴 자동차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여성 운전자를 구하는 한 시민의 모습을 목격했다.
그는 이 장면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 속 시민은 목까지 차오른 물에서 자신이 구한 여성을 잡고 헤엄쳐 안전한 곳까지 빠져나왔다.
동작구, 115년 만에 최대 강수량
8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사흘간 수도권 곳곳의 누적 강수량은 500mm를 넘어선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폭우가 가장 집중된 곳은 서울 동작구다.
동작구는 기상청이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동작구에는 8일 하루에만 무려 38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서울(송월동 관측소 기준)의 역대 일일강수량 최고치인 1920년 8월 2일의 354.7mm보다 많은 양이다.
역대급 폭우로 인해 ‘80년 만에 최대’ ‘102년 만에 최대’ ‘115년 만에 최대’ 등 다양한 표현들이 등장했다. ‘80년 만에 최대’라는 것은 8일 밤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141.5mm가 쏟아져, 이전 기록인 1942년 8월 5일 118.6mm를 뛰어넘어서다.
‘102년 만에 최대’는 서울에서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많은 일 강수량인 1920년 8월 2일 관측된 354.7mm를 넘어선 381.5mm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115년 만에 최대’는 1907년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서울의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최고라는 의미다. 하지만 기상청에 따르면 동작구의 이러한 일 강수량(381.5mm)과 시간 당 최대 강수량(141.5mm)은 공식기록이 아니다.
서울 강수량의 공식기록은 동작구가 아니라 종로구 송월동에서 측정하기 때문이다.
10일 수도권에선 비가 소강상태를 보였다. 반면 충청과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11일은 중부를 비롯해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20mm에서 최고 8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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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앞 서초대로에 전날 쏟아진 폭우에 침수, 고립된 차량들이
뒤엉켜 있다.뉴스1.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에 전날 쏟아진 폭우에 침수된 차량이 자전거 거치대에
올라가있다. 뉴스1.
폭우가 내린 8일 침수된 서울 서초구 반포 자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물에 잠긴 슈퍼카·버려진 차… 강남 물폭탄 ‘재난영화급’
8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 피해가 서울 강남 일대에 집중되면서 차량과 주택, 상가 침수 등 피해 상황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반포 자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 자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차수막 없이 경사로에서 이어진 주차장 내부에 빗물이 들어찬 모습이 담겼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8일 밤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인근에서 학생들이 물에 잠긴 도로를 통해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를 본 건 이 아파트만이 아니었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8일 밤 강남구 대치동 한 아파트 주차장도 물에 잠겨 고급 외제차를 포함한 다수의 승용차가 침수됐다.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3호선 대치역 인근 도로가 침수되면서 차량 통행이 불가능해져 늦은 밤 학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물살을 헤치고 귀가했다.
지대가 낮은 강남 일대 도로는 곳곳이 잠기고 하수가 역류하면서 물바다가 됐다.
논현동과 대치동, 양재역 등 서초구와 강남구 다수 지역에서 차도와 인도가 물에 잠겼다.
일부 건물은 지하주차장과 로비가 물에 잠겨 건물 내 사람들이 고립됐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린 8일 밤 서울 강남역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수백대에 달하는 차량이 도로에서 침수 피해를 보았다.
자동차에 물이 차면서 움직이지 못하자, 물에 잠긴 승용차를 도로 한가운데 버려두고 퇴근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9일 오전 강남역과 대치역, 서초구 반포동 인근에서 침수된 채 버려진 승용차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8일 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부근 도로와 인도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과
보행자가 통행하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차량이 도로를 막으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빠진 후에도 교통 체증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초경찰서와 서초역 사이의 반포대로 위에도 지난밤 폭우로 주인들이 포기하고 간 차량 5대가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이 중 2대는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막은 채 요지부동이었다.
차량을 두고 탈출한 운전자들은 개별적으로 견인 등 조치를 하고 있다.
8일 도로에 버려진 차량. 트위터 캡처
9일 반포대로 위에 버려진 차량. 연합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지나가고 있다. 2022.08.08.
bjko@newsis.com
강남 집중된 '물폭탄' 외제차 피해↑…보험사 추정 손해 659억
현재까지 침수 피해 추정건수 4791건
서울 강남 피해 커 외제차 등 손해액↑
"중간 집계로 손해 규모 더 커질 전망"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보험회사에 접수되는 차량 침수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만 이틀도 안 돼 5000건에 가까운 차량 피해가 접수됐다.
특히 외제차 비중이 많은 서울 강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돼 손해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차량 침수 피해로 삼성·현대·KB·DB손보 등 대형 4사에 접수된 건수는 4072건으로 추정손해액은 559억8000만원이다.
같은 기간 전체 12개사 추정건수는 4791건이다.
추정손해액은 658억6000만원 규모다.
중간 집계된 수치로 비가 계속 오고 있어 손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피해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대형 4사 2311건(추정손해액 326억3000만원), 전체 12개사 2719건(383억88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서울 강남 지역에 비 피해가 커 외제차 접수 건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에 대해 한 손보사 관계자는 "침수 피해가 서울 강남에 집중됐는데 다른 지역보다 외제차가 많다"며 "외제차의 경우 침수 피해 전손 시 보상 대상인 자차담보 가입 비율이 국산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자차담보란 자기차량손해 담보를 말한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더라도 자기차량손해 특약이 없다면 차량 침수 보상을 받기 어렵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북상으로 피해를 입은 차량은 전국 4만1042대, 추정손해액 911억원 가량이었다. 반면 2011년 집중호우는 서울 지역에 집중됐는데 피해 차량은 1만4602대에 불과했지만, 추정손해액은 993억원으로 비슷했다.
이번 폭우처럼 외제차 등 차량가액이 높은 차량이 다수인 수도권에 폭우가 집중된 영향이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을까 긴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평년 기준 8~10월 태풍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라며 "통상적으로 하반기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약 5~7% 높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일정기간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추이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8일 오후 8시경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거리와 음식점이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있다. 1m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곳도 있었다. 독자제공
8일 오후 8시경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거리와 음식점이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있다.1m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곳도 있었다. 독자제공
물에 잠긴 대치역 사거리 8일 오후 서울에 기록적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강남구
대치역 사거리 인근 도로가 침수돼 차량 통행이 정체를 보이고 있다. 빗물은 레저용
차량의 보닛 위까지 차올랐고, 인도의 행인은 허리까지 차오른 물을 가로지르고 있다.
독자 제공
인천 전통시장도 침수 8일 서울 등 중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인천도 시간당
8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후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제일시장이 빗물에 잠겨 상인들이 바지를 걷고 신발을 든 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 페이스북
9일 서울 서초구 한 도로에 지난밤 폭우로 침수된 차량들이 뒤엉켜 정체를 빚고 있다.
박종민 기자
퇴근길 무방비 물폭탄과 반지하방
말그대로 물폭탄이 쏟아졌던 8월 8일.
내가 하루종일 정부기관서 물과 관련된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은 것은 모두 10개였다.
그날 오전 10시 17분, '하천·해수욕장에서 물놀이시 주의하라'는 행정안전부의 첫 문자를 비롯해 서울시에서 집중호우 주의 통보, 산림청의 산사태 주의단계 발령 등에 관한 문자였다.
18시경, 서울시에서 온 문자는 서울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니 퇴근 시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권고였고, 이어 중랑천 수위 상승, 탄천 홍수주의보 발령, 그리고 마지막은 23시 41분 서초구청에서 '양재천 범람 위험이 있으니 인근 주민은 주의하라'는 문자가 마지막이었다.
그날 밤 9시 23분경, 반포대로 인도에 위치해 있었다.
이미 고속버스터미널 앞 도로는 물이 내천이 됐고 승용차 바퀴 절반 정도까지 물이 차올랐다.
차들이 지날 때 마다 도로 위 빗물은 강물처럼 파도를 이루며 주변으로 주변으로 넘쳐 흘러갔다.
그러나 넘쳐 흐르는 물을 빤히 들여다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구청에 전화를 해야 하는가. 시청에 전화를 해야 하는가.
지금 할 수 있는 방책이 뭐가 있을까.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었다.
모래주머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잠깐 했다.
그러나 이 물난리 중 어디서
그것을 구한단 말인가.
한 주민이 배수가 잘 이뤄지도록 폭우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하수구를 청소하는 서울 강남역 sns사진을 나중에서야 봤지만 그때는 미련하게 그 생각에 미치지 못했다.
이윽고 물은 철철철 흘러 지하 전철역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버스와 차량 운전자들도 당황한 것 같았다.
비상등을 켜고 곳곳에서 차량 경적 소리가 요란했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폭우로 목숨을 잃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의
가족들의 빈소가 10일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피해자 중 한 명은
발달장애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80년 전의 시간당 강수량을 깼다는 이번 폭우로 반지하방에서 4명이나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악구 반지하방에서는 3명의 장애가족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사회적 약자가 재난에서도 약자임이 또 확인됐다.
전국에서 반지하 가구는 36만 가구 쯤 된다고 한다.
서울과 수도권에 96%가 몰려 있는데 서울에 22만 8천여가구, 경기도는 10만 가구에 약간 못 미친다.
반지하방 대책은 지난 2010년 물난리 때도 있었다.
당시 호우 대책으로 침수 우려 지역에서 반지하 주택 신규 건축 허가를 제한하겠다고 서울시가 건축법 개정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그 법은 완벽하지 않아서 그 이후에도 4만 호의 반지하 주택이 더 공급되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지난밤 폭우로 인한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기도서 가장 많은 반지하 주택을 갖고 있는 도시가 시흥시다.
시흥시에는 1만 5천 가구가 있는데 이번에 2백 가구 정도에서 침수 피해가 났다고 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여튼 다행히 큰 사고가 없어서 그렇지
집중호우 때마다
아슬아슬 하다.
아슬아슬…"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듯 했다.
"이건 딜레마입니다. 풀 수 없는 딜레마에요…."
목소리에 수심과 한계가 가득했다.
"시장님! 딜레마가 구체적으로 뭡니까"라고 물었더니 그는 "…역부족하다는 거죠. 역부족….아이고.."
공공이 반지하를 매입하면 좋겠지만 예산 상 난제가 아닐 수 없다.
반지하는 취약 계층의 회전문이나 다름없다.
다행히 한 취약 계층이 돈을 모아 반지하방서 탈출하면 또 다른 취약 계층이 그 방으로 전입한다.
그들은 대부분 기초 수급자나 한부모 가정들이다.
집주인은 어쩔 수 없이 임대를 계속 놓아야 하고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들까지 또 그 방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시흥시는 8일 오후 5시, 비상메뉴얼에 따라 1단계 대응 발령을 내렸다고 한다.
그 매뉴얼에 따라 시 공무원의 1/4을 동사무소에 배치했고 주거복지지원센터 등을 통해 반지하 취약 계층에 "큰 비가 온다 하니 준비를 하시라"고 대비 알림을 했다.
시흥시 처지에서는 천만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쉴만 하다.
큰 피해가 났으니 구조적 대책도 필요하다.
대심도 터널도 필요할 수 있고 반지하 주택을 매입해 멸실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거창한 대책은 수년이 걸리고, 큰 예산이 소요되는 일일 뿐더러 그 과정서 이해자들의 형평성 문제가 수반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큰 대책에만 기댈 수 없는 이유다. 큰 것의 신이 있다면 작은 것들의 신도 있어야 한다.
우선은 재난 시 반지하 취약계층을 사전에 관리하고 대비시키는 일을 각 지자체가 성실히 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재난에서 예방도 중요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긴요하다.
대심도를 파 자연을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늘 상 우리는 재난 앞에 무력하다.
전문가들 판단은 잘 모르겠지만 기후 위기가 키운 자연 재해라 생각된다.
앞으로 시간 당 110 밀리 폭우를 대비한다고 앞으로 200 밀리 비가 안 올리 없다.
정부와 서울시,지자체 등 당국이 재해 피해 최소화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숙고해 봤으면 바란다. 재난 문자 알림으로 양치기 소년처럼 시민들을 길들여 온 것은 아닌지, '적당히 오다가 말겠지
"하면서 오히려 공무원들이 양치기 소년의 무덤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봤으면 한다.
큰 재해가 올 때 모래주머니 아니면 빗물 유입구의 폐기물을 쓸어 낼 수 있는 빗자루나 무슨 도구라도 손쉽게 닿을 수 있다면 나같이 미몽한 시민 의식도 깨워줄 수 있지 않을까.
※CBS노컷뉴스
수도권에 많은 비를 뿌린 정체전선이 남하하며 대구·경북에도 많은 비가 예보된 가운데
10일 오후 대구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서 상수도 노후 관로 교체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폭우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22.8.10/뉴스1
쏟아진 물폭탄에 한계 드러난 시설물들, 폭우 피해 막으려면…
최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mm 이상의 강한 비가 쏟아진 가운데 폭우 속 도심 곳곳에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울 서초동에선 남매가 맨홀에 빠져 숨지거나 실종됐고, 산사태로 아파트·학교 옆 축대가 무너지는가 하면 9호선 동작역을 비롯한 지하철역이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10일 빗물터널 추가 건설과 강우 처리 능력을 시간당 100mm 이상으로 늘리는 등 장기적 대책을 내놨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시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저지대 차수판 설치 의무화해야
서울 강남역 인근 등 폭우 때마다 비 피해가 심각한 저지대 등에는 빗물이 시설물 내부에 밀려드는 것을 차단하는 차수판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차수판 설치가 의무가 아닌 탓에 저지대 지하철역도 차수판이 없는 곳이 적지 않다.
동작역의 경우 9개 출입구 중 지대가 낮은 곳에 있는 1곳에만 차수판이 있다.
역에 차수판이 있다 해도 높이가 30~35cm 정도여서 이번과 같은 폭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 빌딩 역시 대부분 차수판이 설치돼 있지 않는 탓에 이번 폭우처럼 지하 주차장에 차를 살피러 갔다가 아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가 있었던 서울 서초구 등이 건물 신축 시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기존 건물에 대한 설치 유도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돈묵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모든 곳에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 할 필요는 없지만 저지대만이라도 지하철역 등을 중심으로 차수판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하고 차수판 높이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빗물받이 등도 평소 이물질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맨홀 그물망 등 안전장치 마련해야
폭우 때면 ‘거리의 지뢰’로 돌변하는 맨홀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맨홀 뚜껑은 무게가 40~160㎏인데 집중호우 땐 관로 내부 수압이 높아지면 위로 튕겨나갈 수 있다.
현재 서울시 상·하수도 등이 지나는 맨홀은 총 62만4318개에 이른다.
먼저 맨홀 뚜껑이 떨어져나갈 소지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폭우 시 맨홀이 아래서 수압을 덜도록 구멍이 한 개가 아니라 많이 뚫린 맨홀을 쓸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가 많이 올 때는 맨홀 주변에 가지 않는 것이 좋지만 침수 땐 위치가 잘 파악되지 않는 만큼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성일 대도시방재안전연구소장은 “배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맨홀 뚜껑 아래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전 그물망은 보통 관로 공사를 할 때 작업자 추락 방지를 위해 설치되는 그물이다. 이 그물을 맨홀 뚜껑 아래 설치해놓으면 유사시에도 보행자가 빨려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투수블록 늘리고 산사태 보호벽 세워야
인도 등의 포장에 빗물이 잘 스며드는 특성을 지닌 투수(透水) 블록과 투수 콘크리트 등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석환 대진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보행로, 공원, 건물 주차장 등에 물이 잘 스며드는 투수블록이나 잔디블록을 깔면 상대적으로 하수로 몰리는 물의 양은 줄게 돼 있다”면서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투수 블록과 투수 콘크리트를 사용해 투수면적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투수 블록을 깔면 덤으로 토양 생태환경이 좋아지는 효과도 있다”면서 “(일반 콘크리트 보다) 값이 좀 비싸고, 시공이 까다롭지만 (최근 집중 호우가 잦아지는 추세에 따라) 사용 확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사태 위험지역의 경우 보호벽을 세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산 바로 아래 주택이 있는 지역에 2m 높이의 철근 콘크리트 보호벽을 만들면 유사 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면서 “대규모 산사태를 제외하면 대체로 쓸려 내려오는 흙의 두께가 1m 미만이기 때문에 그 정도면 흙 무게를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11일 전북에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군산시 미룡동 한 도로에 침수된 차를
소방대원이 수색하고 있다. /사진=전북소방본부
[군산=뉴시스] 김얼 기자 = 전북 군산시 전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린 11일 군산시
수송동 남북로 사거리가 빗물에 잠겨 있다. 2022.08.11. pmk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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