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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스타워즈’ 주연 꿰차고 에미상까지...이정재 “언어장벽 넘어서서 기쁘다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드라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아시아

배우 최초로 수상한 '오징어게임'의 배우 이정재. /AFP 연합뉴스

 

 

 

스타워즈’ 주연 꿰차고 에미상까지...이정재 “언어장벽 넘어서서 기쁘다”

 

 

‘모래시계’의 보디가드에서 세계의 별로...

에미상 남우주연상

 
 

 

배우 이정재는 ‘오징어게임’(이하 ‘오겜’)의 쌍문동 백수 성기훈이었다.

일자리를 잃고 술과 도박에 빠져 사는 하류 인생이지만 누구보다 마음 따뜻한 인물. 초록색 운동복 차림으로 카메라를 향해 천진하게 웃던 그의 미소에 참혹한 서바이벌 게임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마음도 함께 환해졌다.

 

12일(현지 시각)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마지막 456번 참가자 성기훈은 게임에서처럼 현실에서도 최후의 승자가 됐다.

 

아시아 배우 최초이자 비(非)영어 드라마 최초의 남우주연상 수상자. 이날 ‘오겜’을 제치고 작품상을 받았던 ‘석세션’의 주연 배우 제러미 스트롱과 브라이언 콕스를 비롯해, ‘세브란스: 단절’의 애덤 스콧과 ‘오자크’의 제이슨 베이트먼 등 할리우드의 쟁쟁한 주연상 경쟁자들이 객석에서 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금속 장식이 우아한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수상 무대에 올랐을 때, 이정재의 사람 좋은 미소는 극중에서처럼 빛났다. “텔레비전 아카데미(에미상 주관 단체), 고맙습니다.

넷플릭스와 감독님에게도 감사합니다.

 

감독님은 멋진 대본으로 모두가 겪는 현실 문제를 스크린 위로 끌어와 정말 창의적으로 거기에 생명을 불어 넣었습니다.”

 

열심히 연습한 흔적이 역력한 영어로 겸손하게 감독에게 영광을 돌리던 그는 조국의 시청자들을 향한 우리말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12일(현지시각)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부문 시상자로 함께 무대에 오른 배우 이정재와 정호연. /AFP 연합뉴스

 

 
 

 

에미상은 ‘오징어 게임’으로 그가 미국에서 네 번째 들어 올린 연기상 트로피. 앞서 이정재는 미국배우조합상, 스피릿어워즈, 크리틱스초이스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시상식 후 현지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여기 와서 비영어 콘텐츠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럴 때면 연기자는 언어뿐 아니라 여러 다른 표현 방법이 있어서, 언어가 다른 건 그리 중요치 않다고 말씀드렸죠.

연출과 연기를 통해 메시지와 주제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면 가능하다고요.

이번 ‘오겜’ 성기훈을 통해 수상한 것으로 그걸 증명하게 된 것 같아요.

 

” 그는 “한국말로도 꼭 소감을 말하고 싶었다.

작품을 만들기 시작해서 개봉하고 방송할 때까지 늘 관객 분들만 생각한다.

진짜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쉬운 것 없이 자랐을 듯한 외모와 달리, 어릴 적 그의 집안은 어려웠다.

 

의사였던 할아버지가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영향. 그는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화장실이 바깥에 있는 단칸방에서 온 식구가 함께 생활하기도 했고, 가족이 흩어져 살기도 했다.

고교 땐 등록금을 내지 못해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매를 맞은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어릴 땐 체격도 작은 편이어서 집에서 부르던 이름이 ‘소소’였다고 한다.

 

모델로 일하다 배우가 된 그는 1990년대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1995)에서 한 발 뒤에 서서 묵묵히 여주인공(고현정)을 지키는 보디가드 역할로 스타가 됐다.

영화 ‘태양은 없다’(1999)로 27살에 청룡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도둑들’, ‘암살’, ‘신과 함께’ 1·2편 등 출연작 중 천만 영화만 네 편이다.

 

최근에는 스타워즈 시리즈 ‘어콜라이트(The Acolyte)’의 주연으로 캐스팅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외신들은 “‘오겜’ 이후 수많은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는데,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이 첫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고 전했다.

 

앞서 영화 ‘헌트’의 감독 자격으로 참석한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그는 “’오겜’은 지구가 이제 경계 없는 하나의 큰 네트워크라는 걸 보여준다. 나는 진짜 그게 느껴진다”고 했다.

“저는 여전히 꿈 속에 살아가는 것 같아요.”

아시아 배우 최초의 에미상 남우주연상 수상으로 새로운 역사를 쓰며, 그는 더 큰 꿈 속을 살아가게 됐다.

 
 
 

이태훈 기자

 
 
 

 

 

 

이정재 "대한민국 국민들께 꼭 한국말로 감사함 전하고 싶어 수상소감 한국어로 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을 빛낸 주역들이 시상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JW Marriott LA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황동혁 감독, 김지연 대표, 이정재, 박해수, 오영수, 정호연이 참석해 에미상 시상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정재는 "황동혁 감독님, 김지연 대표님, 한국의 넷플릭스 관계자분,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굉장히 열심히 했다는 표현보다 더 한 표현이 뭘까 고민스러운데 나름대로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드리려고 했었고 감독님과 대표가 준비한 시나리오와 프로덕션 과정이 너무나 훌륭했다.

 

훌륭하게 나온 세트장 안에서 저희가 한껏 연기를 생동감있게 잘 할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훌륭한 제작 준비과정과 저희가 생동감있게 연기한 걸 많은 시청자들이 재미있게 봐준것 같다.

촬영은 굉장히 오래 전에 끝났지만 기억이 새록새록 나며 오늘의 영광에 이르게 된게 아닌가 생각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정재는 "여기와서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비영어권 콘텐츠로 어떻게 그렇게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느냐다.

또 특히 이런 어워즈 기간 동안에는 비영어권 연기로 주연상을 받을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오늘 이 상을 받고 또 그 질문을 받았다.

 

제가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게 아니라 여러 방법으로 표현할수 있다.

그 중에서 언어가 다르다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오징어 게임' 성기훈으로 수상하면서 증명이 된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한번 더 설명을 해 드린건, 우리가 어떤 이야기나 주제를 서로 소통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기에 그 방법이 통하기만 한다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메시지와 주제가 더 중요하기에 그걸 잘 설명하고 전달하는 과정의 방법은 연출, 연기적으로 많다.

메시지와 주제가 공감하는게 중요한데 '오징어게임'은 그 부분에서 많은 부분 부합한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비영어권 콘텐츠로 에미상 남우 주연상을 받은 것에 대한 의미를 설명했다.

이정재는 "며칠 전 어떤 행사에서 외국인이 오영수 선생님을 보더니 예전에 출연하셨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작품을 너무 감명깊게 봤다며 같이 사진을 찍을수 있냐고 하더라.

 

그때 제가 너무 뿌듯하면서 오영수 선생님 옆에 오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말하며 "우리나라의 어떤 작품이건 워낙 좋은 콘텐츠가 많이 있기 때문에 해외분들이 더 많이 찾아볼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너무나 좋은 시기인것 같다"라며 한국 콘텐츠의 전성기를 실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정재는 "'스타워즈'는 너무나 극비라고 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런데 비행기를 타고 오는 핸드폰이 꺼진 사이에 기사가 먼저 나와서 저도 놀랬다.

아직은 이야기가 있는 중이다."라며 '스타워즈' 캐스팅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정재는 "아까 한국말로 꼭 이야기하고 싶어서 한국말로 소감을 밝혔는데, 진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 관객 여러분을 항상 생각하고 일을 하기 때문에 늘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관객분들이 무엇에 더 관심이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도 잘 느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시나리오에도 반영되고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저희는 만들기 시작할때부터 개봉이나 방송때까지 관객분들만을 생각하는게 과언이 아니다.

흥행이 잘 될때나 관객의 마음에 잘 안들때도 항상 관객들을 생각하며 감사하다.

 

그래서 아까 한국말로 소감을 밝혔다. 감사하다.

진짜로"라며 한국 관객과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한 진심을 전했다.
이정재는 1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이하 에미상)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 배우 최초이자,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의 수상이다. 이정재는 에미상 뿐 아니라 SAG(미국 배우 조합상),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등 미국 주요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석권하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이정재는 비영어권 작품에 출연한 배우로서는 최초로 수상 기록을 세우며 그 의미를 더했다.

한편 이정재는 배우를 넘어 감독으로도 성공적 데뷔를 알렸다.

연출을 맡은 영화 ‘헌트’는 4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장기 흥행을 이어가며 현재 상영 중이다.

 

 

 



iMBC 김경희 | 화면캡쳐 기자간담회

 

 

 

 

‘오징어게임’ 주역들이 에미상 시상식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트로피와 꽃다발을

들었다. 왼쪽부터 박해수 오영수, 황동혁 감독, 배우 이정재, 제작자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 배우 정호연. 로스앤젤레스=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에미상 수상한 이정재, 수상 소감도 남달랐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과 K-드라마, K-컬처라는) 세계적인 현상의 얼굴이며, 비영어 연기로 이정재가 첫 주연상을 수상하는 일은 에미상이 그러한 현상을 인정하는 적절한 방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전통의 미 영화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가 2022년 제74회 에미상 주요 수상자(작) 중 드라마 시리즈 남우주연상 부문에 이정재의 수상을 점치며 내놓은 촌평이다.

이정재의 수상이야말로 에미상의 품격을 스스로 격상시키는 행위라는 고급진 평가였다.

이정재의 수상을 손꼽은 영미 외신은 <할리우드리포트> 뿐이 아니었다. 동종업계 경쟁지인 <버라이어티> 역시 "이정재가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아시아 국적배우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뉴욕타임스>와 < LA타임스 > 또한 SAG 수상 등 앞선 이력을 열거하며 이정재의 "뛰어난 연기"를 상찬하거나 "이정재가 (시상식에서) 빈 손으로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올 한해 이정재는 제28회 미국 배우조합상(SAG),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시상식,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제2회 크리틱스 초이스 슈퍼 어워즈, 2022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 TV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연거푸 수상했다.

이정재를 홀대(?)한 곳은 오영수에게 드라마부문 남우조연상을 안긴 골든글로브가 유일했다.

이러한 외신들의 반응이나 그간의 성과 모두 <오징어 게임>이 공개되기 전까지 상상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 시리즈 공개일인 작년 9월 17일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북미 내 이정재의 인기를 반영하듯, 에미상 시상을 목전에 뒀던 지난 8일 디즈니+가 <스타워즈> 시리즈인 <어콜라이트>의 남자주인공에 이정재의 캐스팅 소식을 알리며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지난 9일, 미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오징어 게임>의 공개일인 매년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로 제정하는 선포식을 개최했고, 이 자리에 이정재와 황동혁 감독도 함께했다.

그야말로 폭풍처럼 몰아닥친 9월이었다. 지난 4일 최우수 게스트(초청) 여성 배우상을 수상한 이유미를 필두로 <오징어 게임>이 최우수 특수효과·스턴트퍼포먼스·미술 부문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정재의 수상 가능성을 높인 대목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시간으로 13일 오전, 이정재가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에 이어 새역사를 썼다.



이정재가 쓴 새역사

 


 

▲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제74회 에미상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이정재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의 프레스룸에서

트로피를 들고 활짝 미소 짓고 있다. 그는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 AP/연합뉴스

 

 

 

 

 
"우리가 생각하고 우리가 재밌어 하고 감동스러워하는 부분을 세계 관객 분들이 함께 느끼고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랍고 감사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진행된 에미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정호연 배우와 함께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이정재의 소감이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 상황을 묻는 질문에 "지금 열심히 감독님이 쓰고 계시고 내년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답한 이정재는 꽤나 담담해 보였다.

올 한 해 SAG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미국 내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시간들이 엿보이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왼편에 선 정호연이 "너무 너무 재밌고 즐겁다"라며 "점점 아는 분들이 많아져서 좀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라며 다소 격앙되고 상기된 표정을 짓는 것과 비교될 정도였다.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시리즈 감독상 수상에 이어, 결국 무대 위에서 "Lee Jung-Jea"란 이름이 호명됐다. 드디어 이정재의 얼굴이 상기됐다.

연거푸 "땡큐 포 소 머치"라며 영어로 소감을 이어가던 이정재가 우리 말로 소감을 이어갔다.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들과 친구, 가족, 그리고 소중한 저희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이나 팬들을 호명한 것 자체가 어쩌면 한국적인 시상식 풍경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말에 더 진한 감정을 담은 수상 소감은 이정재의 벅찬 감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앞서 이정재는 영어로 "첫 번째로 신께 감사드린다.

 

또 이 상을 주신 에미상 관계자분들, 특히 넷플릭스에게 감사한다"라며 "정말 현실적인 작품을 만들어주셨다는 점에서 우리 감독님께도 감사하다"라는 말로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즉석에서 소감을 밝힌 이정재와 달리 황동혁 감독은 미리 준비한 메모를 읽어 내려갔다.

"넷플릭스와 에미상에 감사를 표한다"라며 말문을 연 황 감독은 이어 "내가 역사를 만들었다고들 하는데 나 혼자 만든 것이 아니고 <오징어 게임>에 문을 열어준 당신들이 만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다 같이 이런 역사를 만든 것"이란 소감을 전했다.

황 감독의 말 그대로다.

<오징어 게임>이 쓴 역사는 넷플릭스를 넘어 한국 콘텐츠 산업이나 미국 드라마 업계 모두에 새역사를 쓴 셈이 됐다.

 

이날 <오징어 게임>은 후보에 오른 총 13개 부문 중 앞서 수상한 4개 부문에 이어 이정재와 황 감독의 수상으로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달성했다.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이나 각본상, 남녀조연상 수상 불발이 결코 아쉽지 않은 결과다.  

두 사람 모두 비영어권이자 아시아 국적 후보자로서는 최초 수상이다.

이로써 <오징어 게임>의 끝날 것 같지 않던 1년간의 기록들은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기분 좋게 다음 장을 열어 가게 됐다.

물론, 그 새역사의 성과와 후광이 비단 <오징어 게임>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K-콘텐츠 신드롬 선봉에 선 이정재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제작진들이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이정재를 축하해주고 있다. ⓒ AP/연합뉴스

 

 

 
"넥스트 봉준호를 만드는 일은 한국 영화계의 장기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봉준호 감독은 독특한 경우다(...). (넥스트 봉준호를 만들기 위해선) 이제 정부(the government), 업계(the industry), 대기업들(the big conglomerates)이 함께 힘을 모아 다양한 창작자과 그들의 독창성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2020년 2월 BBC 로라 비커 기자가 쓴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한국영화계에 의미하는 것> 중에서

필자는 오스카 수상 직후 BBC와 서면 인터뷰를 나눈 적이 있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하는 만큼 제2의, 제3의 봉준호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업계 전체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닥쳤다. 영화계는 고사 위기에 빠졌고, 관객들은 극장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췄다. 영화계가 순간 멈춤에 돌입한 사이, OTT 시대가 도래했다.

그 중 넷플릭스는 이미 아시아를 넘어 K-컬처와 함께 광대한 '드라마 팬덤'을 형성하고 있던 한국에 주목했다.

칸과 오스카를 동시에 섭렵한 <기생충> 신드롬이 입증했듯, 한국 영화와 한국 콘텐츠의 수준과 완성도는 벌써 세계가 주목한지 오래였다. OTT 시대를 돌파해낸 힘도 거기서 비롯됐다.

팬데믹이란 불가항력의 상황 속에 영화계 인력들이 드라마 시리즈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황동혁 감독이 그런 경우다. 그리고 1년 반 만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오징어 게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며 OTT 영상콘텐츠 관련 거의 모든 기록을 새로 썼다. 시청 가구나 시간 등의 흥행 지표뿐 아니라 시대 담론이나 놀이 문화 등 사회적 측면에서도 <오징어 게임>은 강력한 파급력을 보였다.

 

뒤이어 공개된 여러 한국 콘텐츠가 잇달아 흥행하며 글로벌OTT 업체들의 한류콘텐츠 투자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 최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발간한 <2022 글로벌 한류 트렌드> 중에서

플릭스패트롤과 같은 현지 순위 사이트는 물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지속적으로 보고하는 해외 통신원 리포트를 통해서도 확인되는 바, 한국 콘텐츠는 국경을 넘고 플랫폼을 넘어 실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가닿고 있다.

 

심지어 우리 시청자들조차 특정 시청층만 시청한다는 KBS2 주말극인 <신사와 아가씨>조차 최근 넷플릭스 월드 순위 10위 권에 안착했을 정도다.

올해만 해도, <카터>와 같이 넷플릭스 만이 할 수 있는 실험적인 거대 예산의 액션영화 차트를 점령했는가하면 국내 신생 케이블 채널인 ENA 방영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전 세계 차트를 호령했다. 

넷플릭스의 가장 큰 경쟁자인 디즈니와 디즈니+ 또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를 넓히는 한편 마동석과 박서준, 이정재를 캐스팅하며 한국 콘텐츠와의 접점을 넓히는 중이다.

여기저기서 새역사가 쓰이고 있으며, <오징어 게임>의 성공과 더불어 넷플릭스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향후 얼마간 글로벌 OTT 플랫폼의 한국 콘텐츠 사랑이 이어질 거란 전망은 결코 헛된 상상이 아닐 것이다.
그 선두에 에미상 수상자인 이정재가 우뚝 서게 됐다.

북미 언론에서조차 한국에서 30년 넘게 인기 정상을 구가해 온 스타라는 점을 부각시킬 정도다.

<헌트>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이처럼 K-콘텐츠 신드롬 선봉에 선 이정재의 에미상 수상은 한국의 영화인들이, 콘텐츠 창작자들이, 산업 종사자들 모두 함께 누려도 마땅할 감격적인 경사라 할 수 있다.

 이정재가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들과 친구, 가족, 그리고 소중한 저희 팬들"을 호명한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테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배우 이정재가 1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길거리 캐스팅 데뷔 이정재, 연기력 논란딛고 감독으로 월드스타로 신세계 열었다

 
 

[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정재가 12일(현지시간) 아시아 국적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제3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해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74th Primetime Emmy Awards, 이하 에미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이정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에미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석세션’ 제레미 스트롱·브라이언 콕스, ‘세브란스: 단절’ 아담 스코트, ‘오자크’ 제이스 베이트먼, ‘베터 콜 사울’ 밥 오든커크 등 쟁쟁한 유명 후보들과 경쟁해 얻은 승리다.

모델 일을 하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첫 연기 데뷔를 한 이정재는 청춘스타로서 ‘제1의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이정재는 1990년대 국민 드라마 '모래시계'(1995)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윤혜린(고현정 분)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을 맡은 그는 한 발 뒤에서 혜린을 묵묵하게 지키는 모습으로 여심을 훔쳤다.

이후 영화 '태양은 없다'(1999)로 27살의 나이에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작품을 통해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소문난 배우 정우성과도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이정재는 30·40대 배우로서 변화무쌍한 캐릭터들을 소화하며 제2의 전성기를 이어갔다.

그는 당시 작품마다 180도 바뀐 모습으로 다양하게 등장해 '캐릭터 수집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영화 '정사'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앳된 청년 우인, '선물'에서는 시한부 통보를 받은 아내만을 위해 무대를 준비하는 무명 개그맨 용기, '태풍'에서는 강인한 해군 장교 강세종, '사바하'에서는 신흥종교단체의 실체를 쫓는 속물 박 목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형제를 죽인 청부살인업자를 향한 복수를 꿈꾸는 레이 역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작인 임상수 감독의 '하녀'(2010)에서는 욕망에 충실한 주인집 남자 훈으로 등장해 특유의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이후 영화 '도둑들', '신세계', '관상', '암살', '신과 함께' 등 출연 영화들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천만 관객을 넘어선 출연작이 4개나 된다.

지난해부터는 '오징어 게임'으로 월드 스타 반열에 등극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정재의 글로벌 행보는 이제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이정재는 '헌트'를 통해 칸 영화제를 방문하고 여기에 토론토 영화제, 그리고 시체스 영화제까지 해외 유수의 영화제를 감독으로서 참석하게 됐고, 주전공인 연기 무대도 훨씬 넓어졌다.

지난 2월에는 미국의 대형 에이전시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와 계약하며 브래드 피트, 톰 행크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했고, 스티븐 스필버그와 같이 연출가 활동에 대한 계약까지 하며 한계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시즌2로도 돌아올 것이 예상되며, 해당 작품은 2024년경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가 제작하는 '스타워즈' 드라마 시리즈인 '애콜라이트'(Acolyte)의 출연도 유력한 상황이다.

이미 데드라인 등 현지 연예 매체들은 이정재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정재도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며 출연에 대한 가능성을 더 높였다.
이정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기대치만큼 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작품에 임하는 태도를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배우 이정재의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   사진=독자제공

 

 

 

 

 

폼 나는 청년'에서 '초라한 중년'으로...이정재가 일군 반전

 

 

아시아 배우 최초 美 에미상 남우주연상
"쌍문동 기훈 집 본 뒤 옛날 생각나"
고교 등록금 제때 못 낸 소년


'청춘의 심장' 거쳐 '암살'서 노인 연기까지
대사 없던 '모래시계' 재희의 반전

 

 

 

 

"리정재, 와우!" 1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 이정재는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된 뒤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할리우드 스타 엘르 패닝은 잠시 후 무대로 향한 이정재의 두 손을 꼭잡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무대에 오른 이정재는 "생큐 소 머치"를 두 번 연달아 했다. 올해로 데뷔 30년 차를 맞은 베테랑 배우의 목소리엔 떨림이 가득했다.

이정재는 수상 소감 마지막을 한국어로 힘줘 말한 뒤 오른손으로 트로피를 살짝 들어올렸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과 가족, 친구 그리고 소중한 팬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 미국 NBC를 통해 생중계된 화면엔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 웃으며 연인(이정재)을 바라보고 손뼉을 치는 모습이 잡혔다.

 

이정재(50)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자본주의의 낭떠러지로 내몰린 소시민의 무력하면서도 절박한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그는 땀자국으로 꼬질꼬질해진 얼굴로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혀로 달고나를 치열하게 핥았다.

그런 그의 머리는 덥수룩했고, 눈가엔 주름이 그득했다. 스크린에서 늘 폼났던 이정재는 없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이정재)이 달고나 뽑기를 하고 있다. 그의 머리는

덥수룩하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을 찍는 열 달 동안 머리카락을 미용실에서 다듬지

않은 채 촬영했다. 넷플릭스 제공

 

 

 

 

성기훈 얼굴이 불그스레했던 이유

 

'오징어 게임'에서 기훈은 파업에 참여해 회사에서 잘린 뒤 치킨집을 열었다가 홀딱 말아먹는다.

이혼 후 양육권까지 뺏긴 그는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어머니의 체크카드를 훔쳐 경마장으로 향한다.

이정재는 기훈의 추락과 몰염치에 집중했다.

 

그러고 나서 촬영할 때 심한 알레르기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흔적을 분장으로 가리지 않은 채 카메라 앞에 섰다.

기훈의 얼굴이 늘 불콰한 술기운이 맴도는 것처럼 보여 얼빠진 듯하면서도 지질함이 부각됐던 배경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정재는 빚더미에 앉은 도박중독자 성기훈을 비통하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냈다"며 "영웅 혹은 악당, 바보나 사기꾼 등 평면적 캐릭터로 연기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속 흥기(오른쪽)는 흥신소 직원이다. 세기말, 이정재는 흔들리는

청춘을 위태롭게 연기했다.

 

 

박제되지 않은 X세대 스타

 

모델로 연예 활동을 시작한 이정재는 CF와 화보 속에서만 살지 않았다.

영화 '젊은 남자'와 드라마 '느낌'(1994)으로 여름 같은 청춘의 상징으로 박제될 줄 알았던 X세대 스타는 삶의 길목 곳곳에서 배우로 제 몫을 했다.

 

비쩍 말라 등뼈가 훤히 보이는 노인(영화 '암살'·2015)을 연기한 그는 초라한 중년('오징어게임')의 현실도 마주했다. 매끈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빛을 봤던 배우의 예상치 못한 행보였다.

 

 

 

 

 

 

영화 '암살'(2015)에서 반역자인 염석진(이정재)이 법정에서 웃통을 벗고 총알이 박힌

흔적을 보여주며 자신이 독립운동가라고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이정재는 극에서 주어진 가난과 물과 기름처럼 겉돌지 않았다.

소년 이정재는 가정 형편이 어려웠다. 당시 그는 '오징어 게임' 속 기훈의 쌍문동 집보다 더 작은 곳에서 살았다

. 고등학교 때는 등록금을 제때 못내 교실 앞으로 불려가 맞기도 했다.

 

졸업 후 이정재는 한 달에 38만 원을 받고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학원비(인테리어)를 벌었다.

2000년대엔 느닷없이 사업에 뛰어들어 5년 넘게 방황했다.

그 후 15년여의 세월이 훌쩍 흘러 2020년, '오징어 게임' 관계자에 따르면 이정재는 쌍문동에서 첫 촬영을 할 때 기훈 어머니의 일터였던 시장길을 걷고 또 걸었다.

 

이정재는 올 초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기훈의 집에 간 뒤)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며 "자연스럽게 기훈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부침을 겪은 이정재는 기훈과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배역의 쪼그라든 정서의 디테일을 살렸다.

 

 

 

 

 

 

 

 

드라마 '모래시계'(1995)에서 혜린(고현정·오른쪽)의 보디가드 백재희를 연기한 이정재의

20대 모습. 그는 이 드라마로 단숨에 청춘 스타로 떠올랐다. SBS 방송 캡처

 

 

 

'말' 잃고 비중 욕심 내려놓은 뒤 찾은 비상구

 

1993년 청춘 드라마 '공룡선생'으로 데뷔한 이정재는 연기파로 주목받는 배우는 아니었다

. 180cm의 큰 키에 날렵한 근육질의 청년은 드라마 '모래시계'(1995)에서 혜린(고현정)의 듬직한 보디가드로 여심을 단숨에 사로잡았지만, 도통 말하지 못했다.

 

이정재의 연기가 채 익지 않았다고 판단한 PD가 그의 대사를 대부분 빼버린 탓이다.

그렇게 말을 잃은 배우는 제대 후 영화 '태양은 없다'(1999)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탔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그는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10여 년 동안 침체기를 보냈다.

 

그때 이정재는 작품 속 비중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으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하녀'(2010)에서 전도연의 상대역으로 귀족의 서늘함을 보여준 그는 '도둑들'(2012)에선 야비한 사기꾼으로 변신해 재미를 줬다.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에 살을 찌운 이정재는 '관상'(2013)에서 수양대군 역을 맡아 '진짜 배우'로 거듭났다.

 

그는 얼굴이 아닌 중저음의 묵직한 목소리로 관객을 압도했다.

촬영 때마다 두 시간 전부터 일찌감치 발성 예열을 한 결과였다.

 

 

 

 

 

 

영화 '관상'(2013)에서 수양대군을 연기한 이정재. 이 작품을 계기로 그는 '진짜 배우'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카메라 밖에선 여유로워 보이지만, 그는 배역을 위해 매번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았다.

'암살'에서 변절자 염석진의 불안한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이틀 동안 잠을 안자고 촬영을 한 건 익히 알려진 일화다. 이정재가 한류의 중심에 우뚝 선 배경이다.

 

이정재의 성실함은 그가 지천명(50)의 나이에 월드 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정재는 2012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작품을 했다"며 "그 성실함으로 다양한 기회를 스스로 얻었고 그렇게 작품이 쌓이면서 다양한 얼굴로 새롭게 조명받은 것"이라고 평했다.

 

공희정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정재는 무명 개그맨, 목사, 청부살인업자 등 다양한 캐릭터를 찾아가며 같은 역으로 이미지를 소비하지 않았다"며 "사극부터 스릴러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며 배우로서 신선함을 유지한 게 뒤늦게 또 전성기를 맞은 비결"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이미지 확대하기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이정재 에미상 뒤에 임세령 있었다…활짝 웃은 '8년 연인

 

 

 

배우 이정재의 한국인 최초 에미상 남우주연상 수상과 더불어 조명되는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

바로 연인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이다.

12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제 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이 개최됐다.

 

이날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으로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제레미 스트롱(석세션), 브라이언 콕스(석세션), 아담 스콧(세브란스: 단절), 제이슨 베이트먼(오자크), 밥 오든커크(베터 콜 사울)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한국인 배우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 비영어권 배우 최초의 남우주연상 수상이었다.

한국 대중문화의 역사를 새롭게 썼으며, 74년 역사의 에미상에도 최초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정재는 뜨거운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앞서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TV드라마시리즈부문, 제37회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TV부문, 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 TV드라마시리즈부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에미상은 왕관의 무게부터 달랐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방송계의 오스카상'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확대하기 이정재는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담백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때 방송사 카메라는 무대 아래에 앉아있던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을 비추기도 했다.

 

임 부회장은 연인의 수상을 자랑스러워하며 미소와 함께 박수를 건넸다.

이날 시상식이 열리기 전부터 두 사람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에 나란히 올라 사진 촬영에 임했다.

 

이정재는 단독으로 취재진의 사진 촬영을 마친 후 임세령을 불러 함께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임세령 부회장은 익숙한 듯 이정재의 허리를 감싸고 카메라를 응시했다.

 

손을 꼭 잡고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알려진 연애 기간만 8년이 넘는 장수 커플이다.

2015년 1월 1일 데이트 사진이 보도된 후 연애 사실을 인정했지만 업계에서는 두 사람의 교제가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연애 사실이 공개되기 전에는 조용한 만남을 이어왔지만, 공개 연인이 된 후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데이트를 이어왔다.

강남 일대에서 두 사람의 데이트 모습이 팬들에 의해 몇 차례 목격됐고, 사진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이미지 확대하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공식 석상에 동반 참석하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해외 행사에서는 달랐다.

 

 

 

 

 

 

 

 

 

2019년과 2021년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에서 열린 'LACMA(LA카운티 뮤지엄) 아트+필름 갈라 행사에서는 턱시도와 드레스를 차려 입고 포토월에 서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외 행보가 달랐던 건 영화계 톱배우와 재계의 전도유망한 경영인의 교제는 국내에서는 큰 관심거리지만,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동반 행보는 이정재의 '제3의 전성기'와 맞물려 국내외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이 레드카펫에 함께 서자 미국 언론은 이정재의 연인인 임세령을 포커싱하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임세령 부회장은 올해 들어 보다 적극적으로 이정재의 일정에 동행하고 있다.

과거엔 '그림자 내조'였다면 최근엔 '보이는 내조'를 보여주고 있다.

 

그 시작은 지난 5월 칸영화제 참석이었다. 이정재는 영화 '헌트'로 데뷔 29년 만에 영화감독에 도전했고, 이 도전은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으로 이어졌다.

이정재의 영화가 전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칸영화제 공식 상영 자리에 임세령 부회장도 함께 했다.

영화가 상영된 뤼미에르 극장에서도, 이정재가 앉은 바로 뒷자리에 앉아 이목을 집중시켰다.

 

임세령 부회장이 칸영화제에 올 것이라는 건 이정재의 측근과 영화사의 측근은 알고 있었지만 지근거리에 앉을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영화제 기간 열린 '헌트' 애프터 파티에도 임세령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냈다.

이정재는 칸 일정을 모두 마치고 연인과 함께 파리로 건너가 휴식을 취한 후 한국에 귀국하기도 했다.

임세령 부회장은 영화는 물론 미술, 음악 등 예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영화와 미술에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가진 이정재와 통하는 부분이다.

이정재는 자신의 첫 연출작 '헌트'의 크레딧의 'thanks to' 임세령의 이름을 넣어 애정과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정재는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1993년 배우로 데뷔해 29년간 대한민국에서 톱배우로 군림해온 이정재는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는 미국 무대에서 최고의 배우로 인정받았다.

이름만 '월드 스타'가 아닌 진짜 월드 스타로 도약했다.

이정재도 웃었고, 연인인 임세령도 웃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출처 : SBS연예뉴스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디올' 2022-2023 F/W 컬렉션 쇼 클로징 모델.

/사진=AFPBBNews=뉴스1, 디올(Dior)

 

 

 

 

 

 

디올(Dior) 2022-2023 F/W 컬렉션 쇼./사진=디올(DIor) /편집=이은 기자

 

 

 

 

 

 


이정재 임세령 커플이 에미상 레드카펫을 밟았다. 사진|연합뉴스

 

 

 

'에미상' 이정재 임세령, 구찌 디올 입었다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가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새 역사를 썼다.

특히 이정재는 오랜 연인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과 시상식에 동반 참석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개최한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 이정재와 감독상 황동혁 감독 등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가 감독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며, 이정재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초록색 추리닝을 입고 지질한 주인공 성기훈 역으로 열연한 이정재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무대에 오른 이정재는 영어로 "TV 아카데미, 넷플릭스, 황 감독께 감사하다.

황 감독은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탄탄한 극본과 멋진 연출로 스크린에 창의적으로 옮겨냈다"면서 이어 한국말로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과 친구, 가족, 소중한 팬들과 기쁨을 나누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레드카펫의 주인공은 손을 꼭 잡고 등장한 이정재와 연인 임세령 부회장이었다.

이정재는 블랙 슈트를 입었고, 임 부회장은 흰 홀터넥 드레스를 우아하게 차려입었다.

이정재가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임 부회장이 객석에서 환한 미소로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시상식 후 구찌가 공개한 대로 이정재는 자신이 홍보대사로 활약 중인 구찌룩을 차려 입었다.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인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돌풍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구찌의 해외 홍보대사로 발탁됐다.

이날 이정재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특별 제작한 레더 트림과 스터드 디테일이 돋보이는 블랙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와 블루 셔츠를 착용했으며, 블랙 가죽 타이와 부츠도 구찌 제품이었다.

 

임세령 부회장이 픽한 드레스는 크리스찬 디올이 파리에서 공개한 2022~2023 F/W(가을겨울) 패션쇼의 엔딩을 장식한 드레스다.

롱실크 드레스에 목부분 레이스에는 진주 스터드가 달려 있다.


이정재와 임 부회장은 몇차례 열애설 결혼설을 거쳐 지난 2015년 1월 열애를 공식 인정한 뒤 8년째 공개 연애 중이다. 두 사람은 공식 석상에 나란히 참석하는가 하면 편안하게 데이트를 즐겨왔다.

 

 

 



[성정은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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