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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읽는 명상록

인간이 그리는 무늬

 

 

 

 

 

 

인간이 그리는 무늬

 

 

 

최근에 인문학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인문학이 죽었고 경시돼 왔던 지난 시간들이 오늘의 세상을 어떻게 보여주는가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다..

최진석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는 쉽게 술술 잘 읽힌다. 따로 학문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을 위해서도 알기 쉬운

 인문안내서, 강의기록이기 때문이다.

 

인문이라는 것은 인간이 그리는 무늬다..그런데 그 인간이 그리는 무늬를 우리가 잘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걸 제대로

 볼 수 있으려면 자아가 준비되어야 한다. 자아를 준비하는 건 뭐냐?

자기를 지배하고 있던 이념이나 신념,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부정하고 제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런 것들로부터 자기가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자기가 자기로 존재하는 것, 그렇게 되야만 자유롭고, 더 행복하며, 유연하고, 관용적인 사람이 될 수 있고, 가족이나

 이웃들과 더 잘 지내며, 눈매가 더 그윽해지고, 생기발랄해지며, 상상력과 창의성도 더불어 늘어난다.

 

노자는 특정한 기준을 정하고 모든 사람들이 거기에 집중하고 통일돼야 한다고 보는 공자 식의 문명을 반대한다.

조직이나 사회의 건강성은 개별적인 각자가 얼마만큼의 자율성을 부여받고 얼마만큼의 자발적 생명력이 허용되는가에

 달려 있다. 오로지 각자의 자발적 생명력에만 의지해서 약동하는 상태를 노자는 무위無爲라'고 한다.

 

 '반드시 어떠해야 한다'랄지 '바람직한 일을 해야 한다'라는 당위의 굴레를 벗어나 아무런 기준이나 목적성의 제어를

 받지 않고 하는 자발적 발휘, 그것이 바로 무위의 삶이다.

멋대로 해야 제대로 될 뿐 아닐라 멋대로 해야 잘할 수 있다는 것.

 

바람직한 일보다는 바라는 일을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좋은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인문적 통찰을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궁극적 지점은 바로 행복이라는 것이다..

 

어떤 의지나 이념이나 신념이나 가치관이 아직 틀로 형성되기 전에 인간이 간직하고 있는 순수한 마음의 상태, 그것을

 노자는 덕이라고 했다. 창의성도 상상력도 통치의 감화력도 자유도 행복도 유연함도 관용도 모두 각각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덕을 중심으로 연결된 통합적 능력이다.

자기가 정말 자기로 존재하는 힘, 바로 덕이다.

 

세상은 하찮게 보이는 일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찮은 일들 말고 다른 일들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가장 훌륭한 인간은 구체적 일상을 같이 영위하는 가족으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일 것이다.

인간 성숙의 척도는 높고 크고 거대한 곳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행복은 일상의 구체적 터전에서 자기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과 일치한다.

행복한 개인들이 모여 있는 나라, 개인들이 행복하면서 그것이 집단을 이루는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한 나라이다..

자기를 위해 사는 존재라야 비로소 세계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류의 진보는 모험과 창의성과 역경의 감내로 이루어진다. 바로 통합적인 힘, 욕망이다.

 보편과 집단과 이념에서 벗어나 개별적 자아의 욕망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 속에 갇혀 자신이 우리의 일부로 녹아버리면 안 된다.

 

 

 

 


 

Vinnie Moore - Last Ch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