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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Mozart, Serenade No.9 K.320 'Posthorn'

 

 

 

Mozart's Serenade No.9 in D major 'Posthorn' k.320




Serenade No.9 in D major 'Posthorn' k.320 연속듣기

 

 

 

Sir Charles Mackerras/PCO - Mozart, Serenade No.9 'Posthorn'

Zdeněk Tylšar, posthorn

Sir Charles Mackerras, conductor

Prague Chamber Orchestra

Prague, 1984.10

 

 

 

 

1악장: 아다지오 마에스토소 - 알레그로 콘 스피리토

D장조, 4/4박자. 소나타 형식으로 작곡된 이 첫 악장은 여러 모로 모차르트의 ‘후기 3대 교향곡’을 예시하는 듯하다.

느리고 당당한 서주는 교향곡 39번의 그것을 방불케 하고, 힘찬 추진력과 명확한 악센트로 긴장감을 유발하면서도

 여유가 넘치는 격조 높은 흐름은 ‘주피터 교향곡’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아울러 도처에서 부각되는 ‘만하임 크레셴도’도

주목거리다.

2악장: 미뉴에트. 알레그레토

D장조, 3/4박자. 첫 번째 미뉴에트 악장으로, 먼저 메인 섹션은 앞선 악장의 흐름을 이어받아 힘차고 당당하게 진행된다. A장조의 트리오 섹션에서는 플루트 솔로와 파곳 솔로가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진다.

3악장: 콘체르탄테. 안단테 그라치오소

G장조, 3/4박자. 협주곡적인 성격을 지닌 콘체르탄테 악장으로 플루트와 오보에가 솔로 악기로 부각된다.

주선율은 제1플루트와 제1오보에에 주어져 있지만, 제2플루트와 제2오보에도 적절히 어우러져 매혹적인 4중주의 음률을 빚어낸다. 트럼펫과 팀파니는 침묵하지만 호른은 때때로 가세하여 제 목소리를 낸다.

우아한 흐름과 섬세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악장이다.

 

4악장: 론도.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G장조, 2/4박자. 또 하나의 매혹적인 콘체르탄테 악장으로, 앞선 악장에서처럼 플루트와 오보에가 활약한다.

다만 흐름은 보다 경쾌하고 리드미컬하며, 론도 형식인 만큼 한결 다채로운 악상들로 장식되어 있다.

무엇보다 모차르트가 싫어했던 악기로 알려진 플루트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한편 모차르트는 이 두 개의 콘체르탄테 악장을 각별히 여겼던 것으로 보이는데, 4년 후 빈에서 이 곡들을 묶어 ‘나의

 지난날의 피날무지크(Finalmusik)로부터의 짧은 콘체르탄테 교향곡’으로 소개한 바 있기 때문이다.

5악장: 안단티노

d단조, 3/4박자. 세레나데의 느린 악장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단조 악장으로, 은근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악상과

오페라적인 표현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정서적으로 비슷한 시기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플랫장조 K.364와 상통하는 면이 있는데, 세레나데와 같은 유희적인

 장르에서조차 이런 심각한 표정을 내비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만하임-파리 여행이 그의 인생에 드리운 그림자의

여파가 아닐까 싶다.

6악장: 미뉴에트

D장조, 3/4박자. 두 번째 미뉴에트 악장으로 다시금 작품 초반부의 위풍당당한 기세를 회복한 모습이다.

첫 번째 트리오에는 상큼한 민요풍 선율을 연주하는 플라우티노(피콜로) 솔로가 나오고, 두 번째 트리오에는 문제의

포스트혼 솔로가 나온다.

‘우편나팔’ 또는 ‘마차나팔’로 번역되는 포스트혼은 당시 유럽 각지를 누비던 역마차가 달고 다니던 신호용 도구였다.

여기서 이 악기로 연주되는 선율은 아련한 동경의 기운을 떠올리는데, 어쩌면 모차르트는 학생들처럼 잘츠부르크를

떠나고픈 욕망을 내비쳤던 것이 아닐까?

7악장: 피날레. 프레스토

D장조, 2/2박자. 길이는 짧지만 음악적으로 전곡 가운데 가장 충실한 악장이다.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발전부에서는 푸가적인 움직임들도 나타난다.

느린 악장에서의 우울한 표정이 슬쩍 드리워지는 듯한 순간도 있지만 이내 떨쳐진다.

그것은 마치 어두운 과거는 유머러스하게 받아넘기고 밝은 미래를 향해서 달려 나가겠다는 의지 또는 희망의 표현처럼

 보인다.

한편 이 곡의 도처에서 모차르트 특유의 ‘음악적 농담’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혹자는 이것을 콜로레도 대주교를 향한

익살맞은 야유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이 곡이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60번 C장조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는데, 그 교향곡의 부제는

 ‘얼빠진 인간’이다. 또한 이 세레나데의 앞뒤에는 두 개의 행진곡 D장조 K.335가 연주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779년 초, 모차르트는 우여곡절 많았던 만하임-파리 여행을 마감하게 된다. 1월 16일, 그는 15개월 동안 헤어져 있었던 아버지와 누이를 다시 만났지만 어머니의 부재로 인하여 그들의 재회는 우울했다.

그건 정말 처량한 귀향이었다. 어머니를 파리에 묻었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뮌헨에서는 사랑하는 알로이지아에게 퇴짜를 맞았다.쓸쓸함을 달래려 아우크스부르크에 들러 사촌 여동생 베즐레와 함께 귀향했지만 아버지의 노여움만 더할 따름이었다.마지막 잘츠부르크 시기를 장식하는 명작

레오폴트는 이미 아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놓고 있었다. 미리 준비된 청원서에 서명하자 모차르트는 곧바로 궁정 오르간 주자로 임명되었다.

잘츠부르크의 궁정음악가로 복귀한 모차르트는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시기에 그가 작곡한 작품들에서 어떤 불만이나 불안의 기색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만하임-파리 여행 기간 동안의 성과가 반영되어 한층 농익은 기법과 보다 성숙한 음악성을 보여준다.

당시 그가 주군인 콜로레도 대주교를 위시하여 후원자들이나 친구들을 위해서 쓴 일련의 작품들 가운데는 그의 마지막 잘츠부르크 시기를 장식하는 명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가장 돋보이는 작품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E플랫장조 K.364이고,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E플랫장조 K.365, 디베르티멘토 D장조 K.334, 대관식 미사 C장조 K.317, 고백자의 장엄한 저녁기도 K.339 등도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일명 ‘포스트혼 세레나데’로 불리는 세레나데 9번 D장조 K.320은 모차르트가 해당 장르에 남긴 수많은 곡들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세레나데’(serenade)는 원래 ‘저녁의 음악’이라는 뜻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녁 무렵 젊은 남자가 연인의 창가 아래서 부르는 노래를 가리키는 용어로 즐겨 사용돼 왔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같은 오페라에도 이 세레나데를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반면에 기악 장르에서 이 용어가 사용될 때는 주로 고전파 시대에 작곡된 기악 앙상블을 위한 다악장의 유희적인 악곡을 가리키게 된다.

 

비슷한 유형으로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가 있지만, 디베르티멘토가 주로 실내악 규모의 작은 편성을 위한 곡인 데 비해 세레나데는 보다 큰 오케스트라 규모의 편성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잘츠부르크 이외의 지역에서는 ‘세레나데’라는 제목으로 이런 유형의 악곡을 쓴 작곡가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행진곡과 함께 연주된 행사용 음악

레오폴트와 볼프강 모차르트, 그리고 미하엘 하이든 등 잘츠부르크의 작곡가들이 쓴 세레나데에는 몇 가지 고유한 특징이 있다.

 먼저 본곡에 앞서 행진곡이 연주되는데, 이것은 세레나데가 야외에서 연주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세레나데는 대개 결혼식, 생일, 성명축일, 대학 수료식 등의 축하행사를 기념하기 위해서 작곡되었는데, 연주자들은 행진곡을 연주하면서 시내를 이동하고 행사장에 도착하면 세레나데를 연주했던 것이다.

한편 본곡인 세레나데는 통상 7개에서 10개에 이르는 다수의 악장으로 구성되는데, 그 뼈대는 소나타 형식 악장, 느린 악장, 피날레 악장 등으로 교향곡의 일부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이 기본 형태에 두 개 이상의 미뉴에트 악장과 한 개 이상의 협주곡 풍 악장 등이 추가되어 한 곡의 온전한 세레나데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주로 야외에서 연주되는 데 따른 몇 가지 제약이 있었다. 일단 음이 분명하게 들리도록 비교적 단순한 유니슨이나 화성적인 악구가 많이 사용되었고, 악기들도 이동의 편의성을 감안하여 선택되었다. 이를테면 팀파니처럼 이동하면서 연주하기 까다롭거나 지나치게 덩치가 큰 악기는 빠지고, 콘트라베이스도 마차에 실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악기가 사용되었던 것이다.

모차르트는 세레나데를 10여 곡 남겼는데, 그 중에는 오케스트라 편성을 위한 곡들 외에 관악 앙상블이나 현악 앙상블을 위한 곡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랑 파르티타’(Gran Partita)라는 별명이 붙은 세레나데 10번 B플랫장조 K.361은 관악 앙상블을 위한 곡이고,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라는 제목으로 유명한 세레나데 13번 G장조 K.525는 현악 앙상블을 위한 곡이다. 다만 이 두 명곡은 1781년 이후의 ‘빈 시대’에 작곡된 완숙기의 작품들이다.

아직 잘츠부르크에 머물던 시기의 작품들은 대개 현악기들과 관악기들이 어우러진 오케스트라 편성의 곡들이다. 그 중 특히 유명한 세레나데가 두 곡 있는데, 하나는 ‘하프너’라는 별명을 가진 세레나데 7번 D장조 K.250이고, 다른 하나가 세레나데 9번 D장조 K.320, 일명 ‘포스트혼 세레나데’이다. 전자가 만하임-파리 여행 이전의 가장 뛰어난 세레나데라면, 후자는 잘츠부르크 시기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세레나데라고 할 수 있다.

 

 

우편나팔 소리가 삽입된 세레나데

이 걸작 세레나데의 작곡 동기는 분명치 않다. 전기 작가인 니메체크는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 이 곡이 콜로레도 대주교의 성명축일을 위해서 작곡된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대주교의 성명축일은 9월 30일이고 이 곡이 완성된 날짜는 8월 3일이다. 따라서 그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보다는 잘츠부르크 대학의 교과과정 종료를 축하하기 위한 곡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한결 그럴싸하다.

당시 잘츠부르크 대학은 매년 8월 첫째 주에 학교 앞의 콜레기엔 광장에서 종업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라면 별명의 유래가 된 두 번째 미뉴에트 악장의 포스트혼(우편나팔, 마차나팔) 소리가 교과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역마차를 타고 고향을 향해서 떠나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 모차르트의 ‘포스트혼 세레나데’는 우아한 흐름에 상큼한 느낌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세레나데이다.

이 세레나데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잘츠부르크 시기의 양식을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무엇보다 만하임-파리 여행에서 축적한 음악적 성과가 풍부하게 반영되어 있는데, 악기들을 다루는 기법에서는 만하임 오케스트라의 영향이 물씬 풍기며, 반복 기호를 갖지 않은 첫 악장과 피날레 악장의 형식, 그리고 강렬한 파토스를 지닌 느린 악장의 표현력 등에서는 파리 체류기의 여파가 감지된다

전곡은 7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두 개씩의 미뉴에트 악장과 콘체르탄테(협주곡 풍) 악장이 포함되어 있다. 악기 편성은 플루트, 오보에, 파곳, 호른, 트럼펫이 각 2대씩이고,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두 파트씩, 그리고 베이스와 팀파니가 배치된다. 아울러 부분적으로 피콜로와 포스트혼이 동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