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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Mendelssohn, A Midsummer Night's Dream

 

 

잠에 빠져든 티타니아

 

 

 

 

 

 

 

 

Paavo Järvi/hr-Sinfonieorchester - Mendelssohn, A Midsummer Night's Dream

 

 

 

Midsummer Night’(한여름 밤)이란 6월 24일(하지)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전날 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원래 고대 켈트족의 드루이드 신앙에서 비롯된 축제였다가 그리스도교 축일로 바뀌었지만 고대의 민간전승은 그대로

 살아남아 요정과 마법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서곡’과 ‘결혼 행진곡’으로 유명한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은 음악회에서는 보통 서곡, 스케르초, 간주곡,

 녹턴, 결혼 행진곡의 5곡이 연주됩니다.

 

파보 예르비/프랑크푸르트 방송교향악단은 Ouvertüre(서곡) - Scherzo(스케르초) - Lied mit Chor(두 사람의

소프라노를 위한 노래와 여성 합창곡) - Allegro appassionato(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 Con moto tranquillo

(콘 모토 트란퀼로) - Hochzeitsmarsch(결혼 행진곡) - Ein Tanz von Rüpeln(뤼펠린에서의 무도회) - Finale

(피날레)의 8곡을 연주합니다.

 

 

 

 

 

펠릭스 멘델스존(1809~1847)

 

 

델스존의 손꼽히는 작품 중 하나

 

17세의 멘델스존이 작곡한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음악신동으로 불리며 일찍부터 재능을 드러내었던 그의 조숙한 음악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숙모인 도로테아와 결혼한 프리드리히 슐레겔을 통해, 빌헬름 슐레겔이 독일어로 번역한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을 접하게 된 멘델스존은 그 작품의 마법적인 세계에 단번에 매료되었다.

 

풍부한 감수성과 상상력으로 자신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느낀 인상을 고스란히 담아 낸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지금도 멘델스존의 가장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로 연주되고 있다.

 

 

 

셰익스피어

세익스피어

 

 

 

빌헬름 슐레겔

빌헬름 슐레겔

 

고전적 형식 속에 담아낸 환상적인 세계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환상적인 내러티브와 낭만적인 선율을 제시하면서도 대칭적인 프레이즈와 고전적인 화성진행을 벗어나지 않는 소나타 형식을 취하고 있다.

 멘델스존은 고전적인 소나타 형식을 절묘하게 활용하여 인간의 세계와 요정의 세계가 뒤얽힌 셰익스피어의 환상적인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그려내는 노련함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작품은 오케스트레이션에 대한 멘델스존의 타고난 감각을 보여주는 음악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의 조성을 E장조로 선택한 것 역시 현악기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진행을 감안하여 현악기가 가장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조성을 택한 것이었다.

 

가장 독창적인 관현악 서법으로 손꼽히는 오프닝의 스케르초 양식은 ‘요정양식’이라고 불릴 정도로 절묘한 바이올린

선율로 요정의 가벼운 날갯짓을 묘사하고 있다.

멘델스존이 작품에서 보여준 오케스트레이션은 슈만이 “마치 요정들이 직접 연주하는 듯하다”라고 경탄할 만큼

천부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요정여왕 티타니아

 

 

 

서주와 1주제 - 요정의 세계

서곡 〈한여름밤의 꿈〉은 관 성부가 고요하게 4개의 화음을 연주하면서 시작된다. 이 짧은 서주에서 멘델스존은

 일반적인 화성진행을 뒤집어 놓은 I-V-iv-I의 화성진행을 제시함으로써 심오한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뒤집힌 화성진행은 이 화음들이 기능적이기보다는 색채적인 효과로 느끼게 하며, 장조와 단조를 함께

제시함으로써 일상적인 세계와는 다른 질서를 가진 마법적인 세계를 연상하게 한다.

 

이 짧은 화음진행에서도 멘델스존의 악기 편성은 빛을 발한다.

그는 단순한 화음진행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악기편성을 확대하여 결국 10개의 관악기가 4옥타브로 확대된 음향을

제시하도록 하면서 환상적인 느낌을 강조하였다.

 

서주에 뒤이어 제시되는 1주제는 현성부에서 피아니시모로 가볍고 빠른 스타카토로 제시된다. 재기발랄하고

경쾌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탁월하게 연출하고 있는 이 주제선율은 e단조로 제시되는 빠른 스타카토 음형이

피아니시모(pp)로 제시되면서 신비로우면서도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이 독특한 스케르초적인 서법은 극의 내러티브와 연관되어 흔히 ‘요정양식’이라고도 불린다.

 

이처럼 몽환적인 서주와 신비로운 1주제로 묘사되는 마법의 세계는 요정왕 오베론과 요정여왕 티타니아가 다스리는

 요정들의 세계이다.

멘델스존은 요정의 세계를 묘사한 뒤 곧바로 테세우스와 히폴리테다 다스리는 인간의 세계를 묘사한다.

 

 

 

포츠담의 문장

 

 

기악곡은 멘델스존 특유의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빛을 발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요정음악을 펼쳐 보이고 있다.

서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보여주었던 독특한 요정양식의 서법과 함께 매력적인 선율과 투명한 색채감은, 30대에

접어든 그의 노련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여전히 동화와 마법의 세계를 잃어버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장의 테크닉과 순수한 동심이 만나, 인간세계와 요정의 세계를 넘나드는 환상적인 소동들이 아름답고 투명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1막은 음악 없이 극이 진행된다. 결혼을 앞둔 테세우스 공작과 히폴리타에게 헤르미아의 아버지 이지우스가 나타나

 딸의 마음을 돌려 드미트리우스와 결혼하게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헤르미아는 라이샌더와 사랑하는 사이로, 결국 둘은 함께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한편 마을에서는 직공들이 모여 테세우스 공작의 결혼식에서 공연할 연극을 연습한다.

 

 

 



 

경과구와 2주제 - 인간세계의 연인들

1주제에 이어지는 경과구에서는 금관의 화려한 팡파르가 제시되면서 왕궁의 위엄을 표현한다.

이 음악은 테세우스가 다스리는 인간세계를 소개한다. 1주제까지의 e단조와 대조되는 E장조의 화려한 포르티시모

선율과 I-V-I의 확고한 화성진행은 일반적인 질서와 법칙이 지배하는 인간의 영역을 효과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인간의 세계로 배경을 바꾼 음악은 서정적인 2주제를 제시하면서 두 쌍의 연인들을 보여준다. 서정적이고

 유려한 2주제는 서로 엇갈린 사랑에 빠진 두 쌍의 연인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이 서정적인 2주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냥나팔을 연상시키는 금관 선율로 이어진다.

 

이 음형은 보텀을 비롯한 마을 장인들의 소박한 모습을 표현하는 동시에 요정왕 오베론의 시동 퍼크의 등장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간주곡 : 스케르초

 

1막과 2막 사이에 삽입된 간주곡인 스케르초는 새로운 요정양식을 보여준다. 재잘대는 듯 가벼운 움직임의 목관선율이 음악을 시작하고, 현 성부가 가세하면서 마치 요정들의 춤과 같은 신비로우면서도 우아한 장면을 연출한다.

서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현 성부가 요정의 날갯짓을 묘사했다면, 이 곡에서는 목관이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마법의 세계를 표현한다.

 

스케르초 양식의 위트 넘치는 서법 역시 이러한 효과를 배가한다.

ABA'의 세 부분 형식으로 구성되는데, A'부분에서는 현 성부가 새로운 선율을 제시하면서 현과 목관이 서로 주고받다가 목관이 A부분의 선율을 다시 연주하면서 음악을 마무리한다.

 

 

 

 

 

 

2막 1장 멜로드라마, ‘언덕 넘어 계곡 넘어’

2막 1장에서는 첫 번째 멜로드라마가 제시된다. 멜로드라마는 음악이 연주되는 중에 배우가 대사를 읊는 장면을 말하는 것으로, 이 장면에서는 요정이 ‘언덕 넘어 계곡 넘어’로 시작되는 짧은 시를 읊는 동안 멘델스존의 음악이 반주처럼

깔린다. 플루트가 스케르초의 선율을 짤막하게 제시하고, 계속해서 스케르초에 사용된 모티브의 단편들이 제시된다.

 

요정왕 오베론의 시동 퍼크와 요정여왕 티타니아의 시동요정이 만나 대화하는 이 장면이 끝나면 트라이앵글과 심벌즈가 가세한 ‘요정의 행진곡’과 함께 오베론과 티타니아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미소년 시동을 사이에 두고 논쟁을 벌이게 된다.

 

 

한편 라이샌더와 도망치기로 한 헤르미아를 떠나지 못하게 말리기 위해 드미트리어스가 요정의 숲에 들어가려하자

그를 짝사랑하는 헬레나가 뒤따라와 드미트리어스를 말린다. 헬레나의 짝사랑을 안쓰럽게 본 오베론은 사랑의 묘약을 이용해 그녀의 사랑을 이루어주기로 결심한다.

2막 2장 ‘얼룩무늬 뱀’

오베론과 헤어진 티타니아는 요정들에게 노래할 것을 명하고, 요정들은 응창형식의 ‘얼룩무늬 뱀’을 노래한다.

이 노래는 단음절적인 소박한 선율과 3도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합창으로 옛 시대의 영국노래를 연상하게 한다.

 가벼운 목관선율이 전주를 대신하고, 독창과 목관이 서로 주고받다가, 합창이 가세한다.

독창과 합창은 서로 모방하면서 선율을 주고받고, 후반부로 가면 독창선율은 멜리스마로 감각적인 느낌을 연출한다.

간주곡 ‘안단테 인터메초’

피아니시모로 시작한 간주곡은 느리고 장중한 현 성부와 가벼운 목관 선율이 교차된 후, 목관이 중심이 되는 서정적인 부분으로 진행된다.

 목관성부는 유려한 선율을 제시하지만, 현 성부는 빠른 16분음표를 반복함으로써 앞으로 벌어질 뒤얽힌 사건을

암시하는 듯하다.

 

긴장감이 고조되었다가 고요하게 마무리된 후에는, 다시 목관성부에서 소박한 민요풍의 선율을 제시함으로써 3막에

 펼쳐질 마을 직공들의 이야기를 예시한다.

3막 : ‘직공들의 행진’

신비로운 현 성부의 선율로 시작한 음악은 서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사용된 목관의 화음진행을 제시한 뒤, 소박한 선율로 직공들의 행진곡을 제시한다.

 

마을 직공들이 숲에 모여 다시 연극연습을 하고, 오베론의 계략대로 퍼크는 직공 보텀에게 사랑의 묘약을 발라 티타니아가 그에게 한눈에 반하게 만든다.

한편 퍼크의 실수로 엉뚱한 이에게 사랑의 묘약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라이샌더와 드미트리어스가 모두 헬레나에게 사랑을 호소하면서 소동이 벌어진다. 오베론은 이 소동을 해결하기 위해 두 쌍의 연인들을 잠에 빠져들게 한다.

 

 

 

 

 

간주곡 ‘녹턴’

독주 호른이 잠든 연인들의 모습을 묘사한다. 바순이 이를 더블링하면서 전원적이면서도 평화로운 풍경을 효과적으로 연출한다.

 단순한 진행의 호른 선율이 숲의 정경을 묘사한 뒤, 현 성부가 서정적인 새로운 선율을 제시하면서 두 연인들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한다.

4막 멜로드라마, ‘늘 있던 모습으로 돌아가고’

4막은 여전히 마법에 걸려 보텀에게 반한 티타니아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장면에서도 멘델스존은 음악을 반주처럼 깔면서 멜로드라마로 연출하는데, 녹턴의 단편과 함께 서곡

〈한여름 밤의 꿈〉의 제시부에서 사용한 현 성부의 모티브를 사용한다.

 

이윽고 금관이 팡파르를 울리면서 오베론이 등장하고, 그는 티타니아에게 걸린 마법을 풀어준다.

 한편 숲에서  테세우스 공작의 궁으로 돌아간 두 쌍의 연인들 역시 마법이 풀리고 공작과 함께 결혼식을 치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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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주곡 ‘결혼행진곡’

금관의 팡파르로 시작되는 이 음악은 지금도 ‘축혼행진곡’으로 불리면서 결혼식장에서 즐겨 연주되는 곡이다.

테세우스와 히폴리타, 헬레나와 드미트리어스, 헤르미아와 라이샌더의 세 쌍이 함께 결혼식을 치르는 장면을 웅장하게 연출하고 있다.

 

웅장한 첫 번째 부분에 이어 서정적인 현 성부의 선율이 유려하게 펼쳐지고 다시 웅장한 팡파르가 등장하여

 마무리된다.

5막 ‘장송행진곡’, ‘베르가마스크 춤곡’

결혼 피로연을 반주하기 위해 가장 많은 음악이 사용된 막이다.

트럼펫과 팀파니가 짧은 팡파르를 연주한 뒤, 직공들이 준비한 축하 연극이 공연된다. 그러나 이들이 준비한 공연은

결혼식에 걸맞지 않는 비극이었기에, 연극이 끝난 후에는 음울한 선율로 ‘장송행진곡’이 연주된다.

 

그러나 곧이어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베르가마스크 춤곡’이 연주된다.

이 춤곡에서는 서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테세우스를 상징했던 선율이 제시되면서 위엄과 흥겨움을 함께 표현하고 있다.

이제 요정들의 개입으로 인한 혼란이 사라지고 다시 인간세계의 질서로 돌아오게 됨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윌리엄 블레이크, 〈오베론, 티타니아, 퍼크와 요정들의 춤〉
에필로그 ‘축복을 내리자’

서곡 〈한여름 밤의 꿈〉에서 사용된 목관의 네 화음이 다시 등장하고 현 성부의 요정양식이 계속 반복되는 가운데

합창이 시작된다.

단음절적인 소박한 선율이면서도 활기찬 리듬을 사용하여 여러 가지 해프닝이 해결된 뒤 요정들이 축복을 빌어주는

 장면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노래의 후반부에서 서곡 〈한여름 밤의 꿈〉의 연인들의 주제가 제시되고, 마지막으로 서곡의 첫머리와 마지막을 장식했던 네 개의 화음이 고요히 울리면서 환상 속의 〈한여름 밤의 꿈〉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