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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Chopin - Piano Sonata No. 3 in B minor, Op.58 ; I~IV

쇼팽 기념상. Royal Baths Park , Warsaw  

 

 

 

  

 
                                                                                      
 Chopin - Piano Sonata No. 3 in B minor, Op.58 ; I~IV                                                                        
 
  쇼팽이 죽기 5년전 여름,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의 집에 서 작곡한 곡으로 쇼팽의 모든 작품 중에              
 가장 규모가 웅대하며 쇼팽의 천부적인 재능이 드러나 있어 연주에 크나큰 기량을 요하는 작품이다.          
 
Artur Rubinstein piano                                                                                      

 


 

 

 

 

 

 

19세기 중반을 향할 무렵 피아노 소나타 양식이 점차 그 자체로 시대에 뒤진 낡은 양식이 되어가던 때에 쇼팽은 두 개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다.

유행에 민감했던 작곡가로서 쇼팽은 당시에 최신으로 유행하던 연습곡, 주제와 변주, 론도, 녹턴과 같은 새로운 형식의 작품들을 작곡했지만, 어떻게 보면 이러한 활동은 비르투오소 작곡가-피아니스트 시대에 연주 테크닉과 작곡 기법을 과시하여 자신의 위치를 자리매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슈만을 꼽을 수 있는데, 그 또한 보다 서정적이고 상상력 넘치는 감수성으로 낭만주의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 모음곡, 혹은 연작 형태의 작품들을 고안해냈다.

그러나 때때로, 혹은 아주 강렬하게 푸가나 소나타와 같은 고전 양식에 자신의 승부수를 던졌던 슈만(그 또한 쇼팽처럼 세 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다)처럼, 쇼팽 또한 이러한 고전적 열망을 완벽히 떨쳐내진 못했다

 

 

쇼팽에게 바흐는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었다.

 

 

바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는 고전적 스타일의 이론과 구조, 발전 방식, 대위법 등등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낭만주의적 이디엄과 쇼팽 자신의 개성적인 화성적 감수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 혁신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특히 그 구조적 통일감에 있어서 남다른 측면을 보여주는데, 무엇보다도 공간과 쉼표에 대한 활용이 특수하다. 쇼팽에게 이것은 단순히 빈 공간 이상의 구조적 의미를 갖고 있는 만큼 소나타 양식을 보다 창조적인 방식으로 다루었음을 보여준다.

구조적 측면에서 1악장 주제의 재현부를 삭제함으로써 새로운 완결성을 추구한 모습, 음향적 측면에서 이전의 음색이 이어지는 음색과 오버랩되며 새로운 공간감을 형성해내는 모습이 특히 그러하다.

피아노 소나타 3번 Op.58은 1844년에 완성된 작품으로 노앙에 있는 조르주 상드의 집에서 작곡하여 페르시우스 백작부인에게 헌정, 이듬해 1845년 5월에 출판되었다.

바흐는 이 걸작 소나타를 창조해내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매일 아침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혹은 인벤션을 연습했던 쇼팽에게 바흐는 테크닉을 위한 에피타이저 같은 작곡가가 아니라 사실상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었던 음악적 본령이었다.

 파블로 카잘스가 “쇼팽은 바흐처럼, 바흐는 쇼팽처럼 연주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은 바로 쇼팽과 바흐의 관계를

가장 잘 이해한 현명한 통찰력의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한 마음이 가장 잘 반영되었던 탓인지, 쇼팽의 그 어떤 작품도 이 소나타 3번만큼 대위법적이고 고전 양식에

충실하며 두터운 텍스추어를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이 작품에서 음악의 도입부를 곡의 진행 과정에서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에 대한 확신에 찬 어조와 완벽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17~18세기에 곡의 주제 선율은 뒤따라 등장하는 발전부의 모체 역할을 해야만 했다.

 당시 대위법이라는 엄격한 형식에 있어서 지나친 감정 표현은 작곡가의 의도와는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믿었던 만큼 필요 이상으로 개인적이거나 표현적인 주제는 회피했다.

 

그러나 쇼팽은 이를 극복하고 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토소에서 너무도 내면적이고 처연하며 감상적인 주제를 사용했고, 이는 악장의 마지막까지 환상적인 발전과 순환을 이끌어낸다.

 

 

 

Maurizio Pollini plays Chopin's Piano Sonata No.3

(1982.06.06)

 

 

 

 

전통적 형식과 새로운 구조의 결합

구조적ㆍ표현적 중요성에서 나머지 세 악장을 선회하는 1악장의 주제들은 충격적일 정도로 대조적이다. 첫 단조 주제는 9도(G에서 F샤프까지)를 종횡하며 절망의 낙하를 비유하는 듯하고, 두 번째 장조 주제의 소스테누토 선율은 평온하다 못해 초연한 듯 오히려 긴장감을 더한다.

발전부에서는 이러한 대비되는 주제를 강조하다가 두 번째 주제를 보다 내세우게 되고, 결국 첫 주제는 궁극적으로 소멸되고 만다.

이러한 방식으로 그의 두 번째 소나타에서도 첫 번째 주제는 재료의 역할만 하다가 재현부 없이 사라져버리는데, 이렇게 두 번째 장조 주제가 B단조의 흔적을 지워나가며 확신에 찬 승리의 B장조로 돌아오는 방식은 이 세 번째 소나타에서 보다 발전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B단조 소나타는 앞서 작곡한 B플랫단조 소나타를 모델로 완성한 만큼 전체적으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1악장은 대위법적인 구성을, 2악장 몰토 비바체는 스케르초, 3악장 라르고는 그의 전형적인 느린악장의 모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특히 스케르초 악장의 동음이조 구성과 빠른 8분음표가 쉬지 않고 질주하는 리듬은 즉흥곡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느린악장은 멜로디의 감성 외에는 별다른 형식적인 특징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A-B-A 형식으로서 중간 부분을 길고 화려하며 낭만적으로 만들어 상대적으로 앞뒤 A부분을 짧고 간결하게 보이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2번 소나타의 ‘장송 행진곡’만큼 영감이 풍부한 선율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는 힘들지만, 오히려 이 느린악장의 평범하면서도 말쑥한 멜로디는 그의 녹턴을 연상시킬 정도로 개성적이고 아름답다.

특히 가운데 부분의 E장조 버금딸림화음은 단순하지만 즉흥적인 성격을 머금고 있어 처연함을 더한다. 3악장의 아름다운 선율은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달콤한 사랑이야기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마지막 4악장 프레스토 마 논 탄토는 쇼팽의 감정이 격정적으로 펼쳐지는 대목으로, 소나타 론도의 형식(처음과 끝이 같고 반복되는)을 취하고 있어 비록 조성은 바뀌어나가지만 전체적으로 원무적인 스타일처럼  완결성을 띄고 있다.

 

엄청난 테크닉과 힘을 요구하는 이 마지막 악장은 치밀한 구성과 불타오르는 듯한 열정으로 인해 많은 연주가들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쇼팽의 작품 가운데에서도 최고 수준에 속하는 대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Fryderyk Chopin [1810-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