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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The Best of Brahms-Waltz No.15 for Piano, Four Hands Op.39 외

 

 

 

 

 

 

 

 

 

 

 

 

 

 

 

          

 

 

 

 

01.  Waltz No.15 for Piano, Four Hands Op.39  (00:00

02. Wiegenlied Op.49-4  (01:36

03. Piano Concerto No.1 Op.15, 3rd Mov.  (02:13)

04.  Piano Concerto No.2 Op.83, 3rd Mov.  (03:09)

05.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3rd Mov.  (04:53)

 

06. Hungarian Dances No.5 WoO.1 (Orchestra)  (05:48)
07. Academic Festival Overture Op.80  (06:47)

08. Symphony No.1 Op.68, 4th Mov.  (08:14)

09. Symphony No.3 Op.90, 3rd Mov.  (10:03)

10.  Symphony No.4 Op.98, 1st Mov.  (11:23

 

11.  Ein Deutsches Requiem Op.45, 2 Denn alles Fleisch, es ist wie Gras  (12:56)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

 

  원제가 '여상속인'인 영화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를 텔레비전 주말의 명화 시간에 본 적이 있다.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주인공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스승의 미망인 클라라 슈만에 대한 브람스의 사랑이야말로 이 영화 제목에 걸맞는 것이었다.

 

브람스는 그녀를 일평생 동안 열렬히 사모했지만 한 순간도 절제의 벽을 넘어서지 않는 순수함을 지켰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가 클라라 슈만이 죽자 1년도 못 되어 따라죽으면서까지…….

 

  브람스는 3류 연주자의 아들로 빈민가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바이올린과 첼로를 배웠다.

아들의 재능이 범상치 않음을 간파한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브람스는 여덟 살 때부터 당대의 일급 연주자 코셀에게

가서 피아노를 배웠다.

 

 작곡에 재능을 보여 열다섯 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하지만 저녁에는 살롱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며 일찍부터 생계를 책임져야만 했다.

 

  브람스는 스물한 살 때 궁핍에서 벗어나려는 방편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레메니와 함께 연주 여행을 떠나게 된다.

브람스의 재능을 높이 산 레메니는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과의 만남을 주선해준다.

 

요아힘은 브람스가 피아노보다 작곡에 더 재능이 있음을 알아차리고는 대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을 찾아가 곡을

보여드리라고 부추기며 소개까지 해, 브람스는 슈만의 집 문을 두드리게 된다.

브람스가 슈만을 처음 찾아갔을 때, 브람스가 스물하나, 클라라 슈만이 서른다섯, 로베르트 슈만이 마흔넷이었다.

 

  브람스는 슈만 앞에서 자신이 작곡한 곡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곡을 듣던 슈만은 “잠시만!” 하고 소리쳤다.

그리고는 “아내가 이 곡을 들어야겠어.”라며 클라라 슈만을 불렀다.

 이렇게 하여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다.

 

 

 

 

 

 

 

 

 

  연주가 끝나자 슈만은 감동해 눈물을 글썽인다.

클라라도 재능 있고 잘생긴 브람스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브람스 역시 우아하고 아름답고 지적인 슈만 부인에게 첫눈에 완전히 매료된다.

 

그날 이후 슈만은 그날 이후 음악계의 유명인사와 저명한 악단에 브람스를 소개하며 재능 있는 청년 작곡가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는다.

 

  브람스와 클라라 슈만의 슬프고도 숙명적인 사랑의 역사는 다음해 2월 26일부터 시작된다.

브람스가 작곡가로서 유명세를 막 누리기 시작한 그 무렵, 로베르트 슈만은 정신병을 앓게 되고 급기야 그날 라인강에

뛰어드는 사건이 일어난다.

 

브람스는 그 소식을 듣고 만사 제쳐두고 정신병원으로 달려가 슈만을 병문안하고 클라라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본다.

피아니스트였던 클라라는 이미 계획되어 있던 연주 여행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입원비와 여섯 아이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서였다.

일곱 번째 아이가 뱃속에서 자라고 있었고…….

 

 

 

 

 

 

 

클라라는 비통한 마음으로 피아노를 쳤다.

아버지가 결혼을 한사코 반대해 법정에까지 가서 이룬 사랑인데 남편은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것이다.

브람스는 클라라에 대한 사모의 정에 연민의 정까지 더해져 점점 더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마음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브람스는 클라라를 위해 위문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연주 여행을 간 곳을 찾아가 바람도 쏘이게 하면서 정성을 다해

격려할 뿐이었다.

당신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속마음을 숨긴 채. 슈만은 회복되지 못하고서 2년 뒤에숨을 거둔다.

그리하여 마침내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게 된다.

 

 

 

 

슈만의 부인이었던 클라라 슈만

 

 

 

 

 

 

 

  사랑하는 클라라,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당신을 위해 애정 어린 행동을 얼마나 하고 싶어하는지

  당신은 모를 겁니다.

 

  20대 한창 나이인 브람스의 마음이야 오죽 뜨거웠을 것인가.

클라라는 브람스의 이런 편지에 대해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는다.

클라라가 브람스의 이런 마음을 내치지 않은 것은 남편의 곡과 함께 브람스의 곡도 계속 연주한 것이 증명한다.

 

브람스는 죽은 남편과 자신에 대한 클라라의 고뇌를 십분 느끼면서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아갔고, 곡 또한 나날이

충실해져 간다. 그러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당대 음악사에 브람스의 시대를 만들어 가면서도 자신은 결혼 성사에 몇 번이나 실패한다.

클라라에 대한 사랑이 날이갈수록 깊어져 사나흘에 한 번씩 편지를 보내고 간혹은 가서 만나는 것으로 달래고 있었으니 주변 사람의 소개로 만난 젊은 여성과의 교재가 결혼으로 성사될 리 없었다. 브람스에 대한 클라라의 마음은 자식들에게 남기는 유서 형식으로 쓴 일기 속에 담겨 있다.

 

 

 

 

 

 

  “얘들아, 내가 사랑한 것은 그의 젊음이 아니었다.

내 애정에는 허영도 아부도 없어.

그의 맑은 정신, 뛰어난 예술성, 고귀한 영혼을 사랑했지. 나는 그의 깊음 마음과 자질을 오랜 세월을 두고 아꼈단다.

얘들아, 내가 죽더라도 너희들은 그분의 우정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늘 소중히 생각하렴.”

 

  40여 년 동안 브람스에게 충실한 벗이고 연인이고 범접할 수 없는 사랑의 대상이었던 클라라는 1896년 뇌일혈로

 쓰러져 숨을 거둔다.

 

부음을 듣고 큰 충격을 받은 브람스는 기차를 잘못 타 36시간 만에 장지에 도착해 남편의 묘지 곁에 막 묻히려는 클라라의 관을 보고 통곡한다.

삶의 의욕을 완전히 잃은 그도 11개월 뒤에 숨을 거두고.

 

  ㅡ졸저 『빠져들다』에서

 

 

 

 

 

 

 

 

슈만 부부를 만날 당시의 20세의 브람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