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일 대장정' 삼성 이재용 재판 결정적 장면 리플레이
수사기록 3만여 쪽, 증인 59명, 공판 53회…치열한 '창과 방패' 공방
비즈한국] 지난 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2월 28일 이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5개월 만이다.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이 재판의 공은
25일 선고를 내릴 재판부에게 넘어갔다. ‘비즈한국’이 현장에서 기록한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공방 속 결정적 장면을 돌아봤다.
평소와는 다른 무거운 분위기였다. 밖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뜨거운 날씨였지만 ‘그곳’의 공기는 서늘하게 가라
앉았다.
재판 시작 전 나누던 사건 관계자들의 가벼운 환담도, 방청석의 소란도 이날만큼은 없었다.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며 152일간 이목을 끌었던 대장정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시작됐다.
3월 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이날까지 총 3회의 준비기일과 53회의 정식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데다 대통령 탄핵까지 연결된 만큼, 3만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수사기록이 검토됐고,
심리가 자정을 넘겨 진행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번 사건에서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총 5가지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위증죄를 제외하고 뇌물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 4개
혐의가 핵심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지원 명목으로 주거나 약속한 금액과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433억 원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이중 실제 지급한 298억여 원에 대해서는 특가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는 이 혐의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재판에 증인이 무려 59명이 참석한 이유다.
이 때문에 결정적 장면 역시 대부분 증인들의 진술과정에서 나왔다. 재판 준비과정부터 구형까지의 주요 장면들을
돌아봤다.
# 결정적 장면① 두 번씩이나 재판부 재배당
삼성그룹 창사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이목을 끈 만큼 재판 시작 과정도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가 두 차례에 걸쳐 새롭게 배당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월 2일, 특검이 기소한 국정농단 관련 피의자 30명에 대한 재판부 배당을 마쳤다.
재판부를 무작위로 배정하는 시스템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명의 뇌물 혐의 사건은 형사21부에 배당됐다.
이 부회장에 발부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다.
법원 등에 따르면 당시 조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영장 기각 건으로 부담을 느꼈고, 직접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했다.
새롭게 배당된 재판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배당됐다.
형사21부(조의연 부장판사)에서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로 배당됐지만, 이번엔 이 부장판사가 최순실 씨 후견인의 사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부장판사는 “최 씨 일가와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던 상황이었지만, 공정성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긴다면
재배당을 요청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3월 17일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로 배당했다.
# 결정적 장면② 박영수 특검 “세기의 재판 될 것”
4월 7일, 이 부회장의 430억 원대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앞서 박영수 특검은 이 재판에 대해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출석한 이 부회장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때부터 주목을 끌었던 ‘립밤’을 자주 바르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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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첫날부터 특검과 변호인은 치열한 ‘창과 방패’의 공방을 벌였다.
이 부회장의 핵심혐의 4개는 모두 삼성 경영권 승계 특혜를 전제로 하고 있다.
특검은 이를 입증하는데 주력했고, 이 특혜 의혹만 해소하면 4개 혐의를 한꺼번에 벗을 수 있는 삼성 측은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대가 없는 지원이었고,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 없다”며 “객관적 증거가 아닌 예단과 선입견을 기반으로 특검 조사가 이뤄졌다”고 맞섰다.
# 결정적 장면③ ‘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실형 선고
6월 8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 없다”는 앞서의 삼성 측 논리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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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6월 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진은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한 문 전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앞서 특검은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문 전 장관이 복지부 내에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삼성합병에 반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다루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통해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이 삼성합병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장치로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삼성합병에 대한 문 전 장관의 압력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이 부회장 사건의 중심추는 특검 측으로 크게 기울기도 했다.
# 결정적 장면④ 안종범 “삼성 합병에 청와대 개입 없었다”
반면 삼성 측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도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의 ‘사초’로 평가되는 업무수첩을 작성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입에서다.
안 전 수석은 7월 6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지시를 받지도 않았고, 합병 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자신의 ‘업무수첩’에 이 같은 내용이 없는 것을 바탕으로 한 증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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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임준선 기자
이날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독대(2015년 7월 25일)와 삼성물산 합병(2015년 7월 17일)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청탁이 오갔고, 이에 따라 대통령이 관련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는 이 부회장 재판의 한 축이다.
특검이 주장하는 부정한 청탁과 대가 관계 합의가 성립하려면 독대 이후에 합병 결정이 나왔어야 하지만, 독대는
합병이 이미 성사된 후 이뤄졌다.
시점상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 부회장 1차 구속영장 기각의 원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합병 자체나 헤지펀드 엘리엇 관련 이슈는 경제수석실 소관이며, 국민연금 의결권은 고용복지수석실 소관 업무”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가 있었던 2015년 7월 17일 이후인 7월 20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물산 합병 관련 보고서를 작성, 서면으로 사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제 기억에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말씀하지 않으셨다. 저한테 이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지시하거나
질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결정적 장면⑤ 정유라 깜짝 등장, 특검-변호인 ‘장외공방’
7월 12일, 법정에 예상치 못한 증인이 등장했다.
최순실 씨의 딸이자, 삼성 승마지원의 핵심인물인 정유라 씨다.
정 씨는 하루 전인 지난 7월 11일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다음 새벽 마음을 바꿔 ‘깜짝’ 등장했다.
분홍색 상의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정 씨는 “여러 사람이 만류했지만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으면 법정에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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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 씨는 특검과 삼성 측을 당황케 하는 증언을 했다. 그는 “삼성에서 나를 단독지원한다고 들은 적 없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지원한다고 들었다”며 이 부회장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한편, 반대로 “어머니(최 씨)가 ‘삼성에서
살시도(정 씨가 탔던 말)의 이름을 살바토르로 이름을 바꾸라고 한 것이니 토 달지 말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공주승마’로 문제가 됐던 내가 삼성이 소유주인 말을 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화를
냈다”는 등 삼성 측에 불리한 증언도 쏟아냈다.
정 씨의 증언과 별개로 특검과 정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장외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 씨가 새벽 5시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특검은 재판 시작 전까지 5시간 이상 정 씨를
사실상 구인해 변호인과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세웠다. 위법이자 범죄적 수법”이라며 특검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 씨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 변호사가 주장
하는 불법적인 증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 결정적 장면⑥ 김상조 “박근혜 허락 없이 이재용 승계 불가능”
시민단체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7월 14일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며 이를 부인하던 삼성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용인하지 않고는 이 부회장이 편법 승계를 추진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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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는 공정위원장 취임 전까지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으로 있으면서 삼성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를 문제 삼아왔다.
김 위원장의 이날 법정 증언은 ‘강연’과 같았다.
그는 1994년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 과정 역사를 10분가량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증인으로 나오는 데 심적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 재판이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 경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생각해 시민 한 사람의 의무로 증인으로 출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연차를 낸 김 위원장은 개인차량을 직접 운전해 법원에 왔다. 이날 공판에는 박 특검도 직접 나왔다.
지난 4월 이 부회장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40회차 공판에 두 번째로 나온 것이다. 김 위원장 증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박 특검이 직접 법정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결정적 장면⑦ 최순실 “재판장님께 할 말 있다”
7월 26일 최순실 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씨는 이날 재판 내내 ‘자기 말’만 쏟아냈다.
본격적인 증인 신문 전, 증인 선서부터 최씨는 “그 전에 한 말씀 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재판부의 제지에 따라 선서를 했지만 그는 “오늘 재판에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구인장을 발부했다.
저는 오늘 자진출석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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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 씨.
사진=최준필 기자
최 씨는 특검 신문 중에도 “재판장님께 말할 게 있다”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유라 씨 증인 출석을 예로 들며 강제로 증인신문을 강행하고 자신을 압박하는 특검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또 “특검수사 당시 검사가 ‘삼족을 멸하고 손자를 가만 안두겠다’며 옛날 임금님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특검의 비정상적인 회유와 압박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며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그러면 이 재판에 왜 나왔느냐”고 묻자 최씨는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고 답했다.
두 차례 휴정에도 최 씨의 ‘자기 말 증언’이 이어졌다. 특검과 삼성 측이 증인신문 종료 요청을 했는데도 최 씨는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에 증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재판을 마쳤다.
# 결정적 장면⑧ 최지성 “책임은 내가 진다”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구형을 앞두고 마지막 피고인 신문이 열렸다. 8월 2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은
“최순실 씨 요구로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비용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에 대해 “책임은 제가 지고 이 부회장은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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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최 전 실장은 이어 “일부러 보고하지 않았다. 조사 당시에는 이렇게 뇌물 사건이 된다는 생각조차 못했지만 구설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제가 이미 40년 넘게 일한 사람이니 책임지고 물러나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 씨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루머나 유언비어를 이 부회장에게 전했다가 누를 끼치면 그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전 실장은 승마 지원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독대 때 언급한 승마협회 임원 교체 여부는 이 부회장도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됐는데
이 부회장이 정 씨 지원만 몰랐다고 주장하자 특검이 이를 집중 추궁했다.
전날 피고인 신문을 받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도 최 전 실장과 비슷한 취지로 진술했다.
장 전 사장은 2016년 2월 15일 독대 이후 이 부회장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이 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계획안을
넘겨받았다는 기존 진술이 “추측이었다”며 돌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이 부회장이 아니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은 미전실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미전실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지도
않으며, 미전실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최 전 실장이라고 했다.
승마 지원도 최 전 실장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의 진술 번복이 이뤄지자, 재판부가 의문을 드러내며 질문하고 주장에 반박을 하기도 했다.

#결정적 장면⑨ 특검, 이재용에게 징역 12년 구형
박영수 특검은 8월 7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며 이 부회장에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모두가 제 탓이었다는 점”이라며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님…”이라고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대통령에게 부탁한다거나 기대한 적은 결코 없다. 너무나 심한 오해이고,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이 부회장의 ‘멘토’ 역할을 했던 최지성 전 실장은 이때 뒤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최지성 전 삼성물산 합병을 비롯해, 정유라에 대한 지원, 미르재단 출연금까지 이재용 부회장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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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 기자 moon@



재판에서 확인된 삼성 승마지원 실체는?
특검이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이러한 특검의 판단에 작용한 것은 삼성의
승마지원이다.
특검은 지난 6월 9일 26차 공판에서 "이 부회장의 혐의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며 "정유라에 대한 승마지원은 뇌물
공여죄,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은 제3자 뇌물죄"라고 짚었다.
지난 7일 결심 공판에서는 "재산국외도피죄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상"이라며 승마지원 혐의와 재단 출연 혐의로
나눠 담았던 무게 추를 승마지원으로 몰아 담았음을 표현했다.
통상 재판부는 객관적 물증과 진술조서, 법정 증언 등을 유·무죄를 가릴 판단 기준으로 삼게 된다.
하지만 이번 재판의 경우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시간도 잘못 특정했을 정도로 물증을 확보에
부실했기에 진술조서와 법정 증언이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한 51차를 제외하고 10차부터 47차까지 증인신문이 이뤄진 이재용 재판에서는
비덱스포츠(코어스포츠) 직원들과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전 문체부 차관, 정유라 등 승마지원에 깊게 연관된 증인도
11명이 출석했다.
이들의 증언은 삼성의 승마지원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준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아 즉흥적인 독대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 달라. 올림픽에 대비해 승마선수들에게 좋은 말도 사주고 전지
훈련도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삼성이 2014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는 시점을 전후로 최순실씨와 박 전 대통령의 관계, 정유라씨의
존재 등을 알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이 승마지원 전 과정을 뇌물로 보는 이유다.
삼성은 대통령이 정유라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러한 의혹을 부인한다.
2015년 3월 삼성전자가 승마협회 회장사로 선임됐지만 실질적인 활동은 없었다.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법정에서 "스포츠단체장은 퇴임을 앞두거나 퇴임한 사장이 명예직으로 하는 것이라서 협회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삼성이 회장사가 됐음에도 후원금 집행이 끊기는 등 업무가 파행을 겪자 승마협회는 자체적으로 승마지원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작성한다.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는 "삼성을 통해 국내 승마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내보내려 자체적으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중장기 로드맵은 당시 정유라를 돌보고 있던 '키맨'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한 문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독대에서는 승마지원이 부진하다는 것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약 30분의 독대에서 15분 이상을 "승마 관련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도대체 지금까지 뭘 한 것이냐"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 이 부회장이 질책 받았음을 들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당일 제주도에 있던 박 전 사장을 불러 회의를 연다.
회의에서는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을 통해 '승마협회 문제는 김종찬 전 전무,
김종 전 문체부 2차관과 상의하라'는 박 전 대통령의 답변을 얻어온다.
회의 직후 박 전 사장은 예정되어 있던 김종찬 전 전무와의 저녁식사 자리에 나갔다가 박원오 전 전무에 대해 듣는다.
이틀 뒤 영국 출장이 잡혀있던 박 전 사장은 출장을 겸해 독일에 있던 박원오 전 전무를 만나러 간다.
박 전 사장은 박원오 전무에게서 '최순실씨가 대통령과 친분이 깊고 최씨의 딸인 정유라씨가 승마를 하니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보고를 받은 최 전 실장은 요구를 거절하면 후환이 있겠다는 생각에 승마협회 차원의 선수 지원을 결정한다.
박원오 전 전무는 선수 6명을 독일로 보내 훈련시키는 내용의 계획안을 작성하고 김종찬 전 전무를 통해 박 전 사장에게 전달한다. 선수 6명에는 정유라와 박재홍 전 승마 국가대표 감독이 내정되어 있었다.
삼성은 독일 헤센주 승마협회장인 쿠이퍼스가 대표로 있던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승마지원에
나선다. 비용은 모두 삼성전자에서 내부 품의서를 작성하며 공식적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승마협회에서 전지훈련에 참가할 선수를 추리고 2016년 3월부터는 최인호·김균석 선수 등을 독일로 보내려는 작업이 추진됐지만 최순실의 방해로 번번이 무산됐다.
박원오 전 전무는 "삼성이 선수를 뽑으려 했지만 최순실이 안 된다고 막았다.
황성수 전 승마협회 부회장이 승마지원 방안을 고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증언했다.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에서 전지훈련을 준비한 박재홍 전 감독도 "박 전 사장은 진심으로 도우려 했지만 중간에 최순실이 개입됐고 삼성도 어쩔 수 없이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최순실의 횡포가 도를 넘자 삼성은 2016년 9월 30일 코어스포츠와의 용역계약 해지에 나섰다.
이에 최순실은 청산비로 1년치 용역료를 요구하는가 하면 삼성이 구입해 사용을 허가한 마필 '비타나V'와 '살시도'를
무단으로 '블라디미르'와 '스타샤'로 교환하는 등의 행동을 취했다.
특검은 마필 교환을 증거로 삼아 마필 소유권도 최씨에게 있던 것 아니냐고 주장했지만 삼성은 최씨가 한 교환 계약을 무효화하며 비타나V 등을 회수하며 특검의 주장을 무효화했다.
또한 마필 매매계약서, 소유권 확인서 등의 관련 서류도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특검은 삼성의 승마지원 대금 약 78억원에 뇌물·재산국외도피 등을 적용해 12년형을 구형했다.
법원이 마필 소유권과 승마 전지훈련 계획의 실존 등을 인정한다면 실제 형량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이재용은 무죄인가, 유죄인가
'어쩔 수 없었다'는 말 속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거짓으로 꾸며 낸 변명이나 가식이 아니라면 그것은 힘에 의한 굴복의 의미로 읽힌다.
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맞서기 두려운 상대의 뜻을 들어주거나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는 게 상식적 이해이다. 절대적 힘에 의한 폭압적 권력이 지배하던 봉건 시대나 근대 사회, 그리고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안에서 횡행하던 일이다. 몰상식적이고 비문명적이다.
이해하기 어렵고 인간적인 비애감마저 느껴진다.
민주 시민사회에서 국가를 통치하는 최고 권력이나 그 권력을 등에 업은 무리가 정상적인 통치 시스템을 우회해
이런 폭력을 휘둘렀다면 심각한 권력 남용이자 헌법 훼손이다. 추후 권력의 강압에 따랐던 이를 벌하거나 매도하는
일 또한 비정하고 잔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대통령의 요구를 받은 기업은 현실적으로 이에 따를 수밖에 없는 부담과 압박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사실상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하여 기업의 사적 자치 영역에 간섭한 대통령의 행위는 헌법상 법률
유보 원칙을 위반하여 해당 기업의 재산권 및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엄중히 꾸짖지 않았는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7일 결심 공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삼성 측이 건네거나 주기로 약속한 433억여원을 국정 최고 권력과 경제계 실세간 독대 자리에서 오간 부정한 이권 청탁으로 본 것이다.
특검은 최후 논고를 통해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으로 인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삼성 계열사에
대한 안정적 지배력 확보가 시급했고 이것이 최순실이 요청한 재단 설립이나 정유라의 승마 훈련, 영재센터 운영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자금 지원의 필요와 결합되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다른 재벌보다 앞서서, 강하게 형성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52차례에 걸친 공판 과정 내내 특검은 이를 증명할 결정적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지주회사' 등 단어가 적힌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과 청와대 말씀 자료 등 간접 증거나 정황 증거 뿐이다.
특검의 공소사실이 직접 증거보다는 추론과 예단에 의존해 있다는 것이다.
삼성 측 변호인단이 특검이 증거도 없이 '승계 작업'이라는 가공의 틀로 견강부회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이유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재용의 승계 작업이라는 사실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부정한 청탁이라는 대가성
자체가 성립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승계 작업이라는 자체가 특검이 만들어낸 '가공이 프레임'이라는 것이다. 또한 삼성 역시 미르-K 재단에 돈을 댄
다른 기업들과 다를 바 없는 피해자라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최후 진술을 통해 "사익 추구를 위해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이 없다고"고 했다.
합병을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했다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도 "너무나 심한 오해"라며 "정말 억울하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다"며 이 오해만은 꼭 풀어달라고 간청했다.
최순실의 공갈과 강요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이지 뇌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런 이재용 부회장이 무죄인지, 유죄인지는 오는 25일 오후 2시 30분, 1심 재판부의 최종 선고에 달렸다.
이번 사건에 대한 판결은 새로운 대한민국이 출범하게 된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쟁점이라는 점에 모든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그만큼 이재용 재판은 정치, 경제적으로 변곡점에 서 있는 우리 사회와 경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사건이자 판결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편향성이나 나의 주장만을 주먹구구식으로 내짖는 그런 시대를 끝내야 함은 물론이다.
이재용 공판 내내 재판정 밖에서 일어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반올림-세월호 인사들간의 충돌과 갈등은 우리
사회의 극한 대립을 잘 보여준다. 기업인이 정치 진영의 대리전에 내몰려서는 안 된다
재판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이다. 판결에 따른 후폭풍이 불 보듯 뻔하다. 더구나 뇌물 혐의의 직접 증거가 없다보니 판사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결은 엄중하고 공정해야 한다. 민주국가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단하는
법관이다.
정권이 바뀌때마다 권력이나 정치적 편향성을 좇는 좌우의 여론을 살펴 판결을 내리면 곤란하다.
혁명의 시대, 인민재판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을 갖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기를 기대한다.


특검팀이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할 수 있었던 건 이 부회장의 재산국외도피 혐의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죄는 도피시킨 재산의 규모가 50억원이 넘을 경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삼성 계열사 자금 298억 원을 동원해 최 씨 측에 뇌물로 제공한 횡령 혐의도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해질 수 있어 구형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유ㆍ무죄와 형량을 결정할 핵심 열쇠는 ‘뇌물공여’ 혐의로 꼽힌다.
이 부회장의 5가지 혐의는 뇌물공여죄를 시작으로 도미노처럼 겹겹이 쌓인 구조다.
삼성이 최 씨 측에 건넨 돈이 뇌물로 인정되면, 회삿돈으로 뇌물을 건넸다는 횡령 혐의와 최 씨 독일법인에 외환거래 신고를 하지 않고 거액을 보낸 재산국외도피 혐의등도 차례로 인정될 공산이 크다.
반대로 뇌물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회삿돈을 최 씨 독일법인과 재단에 보낸 것도 정당한 ’투자‘라거나 ’계약‘이라고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특검은 삼성 측이 뇌물의 외형을 바꿔서 허위계약을 작성하고 국외로돈을 빼돌렸다는 관점인데, 애초에 뇌물이라는 프레임이 깨지면 정상적인 계약이라고 볼 여지가 생긴다“고 했다.
재판의 핵심인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되는 건 쉽지만은 않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되려면 재판부가
네 가지 사실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 하나라도 인정되지 못한다면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우선 삼성이 대가를 바라고 돈을 줬다는 점이 인정돼야 한다.
특검팀은 삼성이 최 씨와 재단에 거액을 준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다고 봤다.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을 통해 최소 비용으로 그룹 지배력을 키우려했고,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찬성표를 받아내는 등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합병에 외압을 넣은 혐의를 받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6월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점을 특검은 전면에 내세웠다.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 전환 계획은 계열사의 사업일 뿐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맞서고 있다.
변호인은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하더라도 그룹 핵심계열사에 대한 이 부회장의 의결권에는 변동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최 씨 딸 정유라 씨를 언제 알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4년 9월 박 전 대통령과 1차독대를 할 당시부터 정 씨를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독대에서 ‘승마지원’을 강조할 때 이것이 곧 ‘정유라 지원’이라고 이 부회장이 암묵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반면 이 부회장은 지난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국정농단 사건 보도 이후 정 씨에 대해 알게 됐다”고 했다. 최지성(66)
전 미래전략실장도 “비인기 종목인 승마가 잘 지원되지 않으니 능력있는 삼성이 맡으라고 던져준 게 아닌가 생각
했다”고 진술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준 돈이 뇌물로 인정되려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뇌물수수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이 오갔어야 한다.
특검은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세 차례 독대가 청탁의 장이었다고 보고 있다. 독대 전 작성된 ‘대통령 말씀자료’
내용과 독대 후 안 전 수석이 받아적은 수첩 내용을 비교해 독대 당시 청탁이 있었을 것이라 추론했다.
그러나 막상 독대 당사자인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기업 현안에 대한 청탁은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독대 전후 작성된 간접증거와 독대 당사자 진술 가운데 어느 쪽을 믿을지는 전적으로 재판부 판단에 달려있다.
이 부회장이 재단과 최 씨에게 433억원을 건네거나 약속한 사실을 보고받았는지도 유ㆍ무죄를 가를 주요 쟁점이다.
통상의 기업범죄에서는 총수가 보고받고 승인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아 실무라인만 형사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 사건에서도 최 전 실장은 “정 씨의 승마지원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부회장도 승마지원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지원 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과 독대를 하며 “승마지원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질책을 받은 이 부회장이 이를 챙기지 않은 건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그룹 계열사에서 298억원의 돈이 빠져나간 상황에서 최고책임자인 총수가 몰랐을리 없다고도 부연했다.
특검팀은 7일 결심공판에서 최 전 실장이 허위진술을 했다고 주장하며 징역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삼성의 결재 라인과 미래전략실의 보고체계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이 공범(共犯)이라는 사실도 입증돼야 이 부회장의 혐의를 유죄로 볼 수 있다. 뇌물죄는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범죄이지만, 이 사건에서 돈을 받은 건 최 씨와 재단이다.
돈을 받은 최 씨와 공무원인 박 전 대통령 간 연결고리가 탄탄히 입증돼야만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
특검팀은 법정에서 “승마지원 지시는 박전대통령이하고 구체적인 요구는 최 씨가했기때문에공모 관계가 성립하고,
삼성도두사람이공범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범행 당시 수백 차례 차명 휴대폰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최 씨가 3억여원 상당 옷값을 대납하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사적인 일을 봐줬다는 게특검팀이 내세우는 주요 근거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이 범행으로 이익을 보는 등 뇌물수수를 위해 공모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박영선 “삼성, ‘이재용은 바보’ 전략으로 재판받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두고
“법원, 특정 재벌 벌 준다기보다
사회 정의 기준점 만들었으면”

Julian Rachlin, Vio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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