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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삼성 이재용 재판과 결정적 장면 리플레이


▲ 삼성 깃발. ⓒ연합뉴스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민중의소리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 삼성에게 뇌물을 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
 
지난 7일에는 삼성 뇌물 사건 1심 재판의 결심공판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이어 결심공판 절차인 변호인 최종변론과 피고인 최후진술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다른 주요사건 재판에 비해 삼성 뇌물 사건의 결심공판은 비교적 일찍 마무리됐습니다.

 특검이 최후논고와 구형에 30분 정도를 썼고, 변호인단도 최종변론을 1시간 내에 끝냈습니다.

피고인 5명의 최후진술도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블랙리스트 재판의 1심 결심공판이 오전부터 시작돼 저녁 8시를 넘겨 마무리된 것과는 대조적이었습니다.
 
결심공판 직전 열린 공방기일 덕입니다. 재판부는 4일 목요일과 5일 금요일 이틀에 걸쳐 공방기일을 열었습니다.

공방기일이란 법률상 용어는 아니지만, 사건의 쟁점들과 재판부가 특별히 궁금해 하는 것들, 재판부가 법리적 판단을 할 때 의견을 참고해야 할 것들을 미리 알려주고, 이에 대해 양측에서 의견을 준비해 와 토론 방식으로 상호 주장하는 절차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 부회장을 끝으로 피고인신문까지 마무리한 뒤 지금까지 재판에 나왔던 모든 사실관계들을 바탕으로 특검과 변호인단이 건곤일척의 법리 대결을 미리 벌인 것입니다.
 
일부 판사는 '국민참여재판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민사 사건에서 종종 진행하기도 한다'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평가를 떠나서, 재판 마지막에 각자가 작심하고 준비해 온 논리들인 만큼, 가장 정제된 주장들이 펼쳐졌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틀 동안 나왔던 주장들을 삼성 뇌물 사건 1심 선고 전까지 매일 주제 별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삼성에게 뇌물을 줘야 할 정도로 중요한 현안이 있었는지>에 대해 양측의 주장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삼성에게 뇌물을 줄 동기가 되는 사정, 즉 '현안'이 있고 없고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첫 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기가 있어야 뇌물을 건넬 테니까요.

 아무 이유도 없이 뇌물공여라는 불법행위를 저지르진 않지 않을까요?

이 때문에 특검은 삼성에게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이 있다는 주장부터 시작합니다.
 
특검은 우선 승계 작업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자신(이재용 부회장)의 사적비용을 최소화하고, 지배력은 최대화 할 수 있는 지배구조로의 개편 작업"
 
그러면서 특검은 이런 승계 작업을 갑작스럽게 진행해야 할 사정이 생겼다고 주장합니다. 평상시라면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진행하면 되는데 부랴부랴 서둘러야 할 일이 생겼고, 그러다 무리하게 된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여

기서 그 사정은 바로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유고'입니다. 이 회장이 쓰러지면서 아들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문제가

시급하게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특검은 삼성이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일을 준비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1. 삼성물산 합병
2.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
3. 삼성 바이오로직스 상장
 
이 세 가지가 이 부회장 승계를 위해 삼성이 해결해야 할 가장 직접적인 현안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성사시키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줬다는 게 특검의 판단입니다.


  또, 이 부회장 승계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에 나설 정도로 삼성에게 위기였던 '4. 메르스 사태' 역시 삼성의 추가 현안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현안들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도 주장합니다.
 
"삼성물산 합병 같은 경우에는 대통령 말씀자료, 공약,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수첩, 최훈 행정관의 보고 내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것은 언론 보도도 수차례 이루어졌고, 이 역시 대통령 공약과 관련돼 있다.

삼성 바이오로직스 상장 문제는 안 전 수석 수첩에 적혀 있으며, 메르스 사태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삼성병원장과 만나기도 했다."
 
반면 삼성 측은 특검이 주장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문제'를 "가공의 틀"이라고 일축합니다.

 특검이 몇몇 사실을 조합해 있지도 않은 새로운 논리를 만들어 뒤집어씌운다는 것입니다.
 
"추가 지분을 확보하는 일은 필요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주주의 신뢰를 확보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이

대안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후 민정수석실 등에서 발견된) 청와대에서 추가로 나온 문건에도 이런 내용들이

 나와 있다."
 
결과적으로 특검이 현안이라고 주장한 것들 가운데 실제 이뤄진 것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의결권은 이른바 승계 작업을 모두 마쳤어도 변함이 없다. 중간지주회사 제도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처분해야 하는 주식의 양이 1천만 주에서 5백만 주로 바뀐 것을 ‘성공’이라고 말하는데, 삼성의 (당시) 입장은 ‘처분해야 할 주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경우 삼성 입장에서 볼 때 성공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변호인단은 이처럼 애초에 뇌물을 줄 이유가 없었고, 전부 특검이 만든 '가공의 논리'라는 입장입니다.

줄 이유도 없는데 뇌물을 건넸을 리는 없고, 결국 삼성이 박 전 대통령 측에 건넨 것은 강요에 못 이겨서 낸 '지원금

'일 뿐이라는 논리인 거죠.
 
하지만 양측은 뇌물죄가 성립하는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투면서 더 치열한 논리 대결을 펼칩니다.

구체적으로 이들이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는 내일 취재파일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민경호 기자ho@sbs.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직 임원들의 속행공판이 열린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자리를 맡으려는 방청객들의 가방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삼성 ‘인맥 자본’이 보여준 한국사회 지배층 작동 논리…


인맥 로비 방어할 힘은 도덕성

 



세기의 재판’ 삼성그룹 뇌물공여 국정농단 사건 재판이 오는 25일 1심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08년 삼성 특검은 ‘봐주기 수사’, 1·2·3심 선고는 ‘면죄부 판결’이란 평가를 받아온 점에 비춰, 이 사건 선고에

더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3개월 간 공판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 본 미디어오늘은 유·무죄 판결만큼 이 재판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미디어오늘은 삼성 1심 재판이 우리 사회에 던진 교훈을 선고 전까지 연속기획으로 다룬다. (편집자주)



① ‘삼성공화국’ 총수를 구속한 최초의 수사기관 
② 삼성 재판, 공직자 청렴성도 법정에 세웠다

 

‘인맥’은 삼성그룹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한 축이었다.

삼성은 정·관·법조·언론계 고위 인사 출신의 임직원을 ‘마크맨’으로 활용해 현안마다 대응하는가 하면 주요 정부기관에 ‘삼성맨’을 두고 정보를 신속히 보고받았다.


 정당한 로비관계는 긴급 현안이 발생할 때 부정한 로비관계로 변하기도 했다.

일각의 부패한 공직사회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  

특검이 ‘삼성 뇌물 혐의 사건’ 1심 재판에서 수차례 제시한 ‘청탁 경로’ 표가 있다.


특검이 수사 결과 만든 도표로, 우리 사회 정경유착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청탁 1단계는 중앙정부기관과 삼성그룹

 계열사 사이에서 이뤄진다. 1단계가 실패하면 청와대와 삼성그룹 컨트롤타워 조직인 미래전략실로 올라간다.

2단계가 실패하면 대통령과 그룹 총수가 거래하는 3단계까지 올라간다.

‘인맥 자본’은 이 1·2단계를 가능하게 하는 윤활유로 작용했다.  







▲ 특검이 지적한 삼성그룹 청탁 경로 도표. 디자인=이우림 기자



특검이 지적한 삼성그룹 청탁 경로 도표.


 디자인=이우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포승줄에 묶이고 수갑을 찬 채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조금 전 대검 범죄 정보에서 받은 내용입니다” 

삼성그룹은 뛰어난 정보 수집 능력을 보여줬다.

증거로 압수된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의 휴대전화가 물증 중 하나다. 

 

장 전 차장 휴대전화엔 대검 범죄 정보, 국세청 세무조사 정보, 청와대 비서실장 및 민정수석·고검장·국민연금공단

인사 정보 동향 등이 보고된 문자가 남아있다.


2015년 2월 경 수신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는 “(조금 전 대검범정에서 받은내용입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구두

 지침 하달, 전 계열사 당분간 공무원 및 언론기자단과의 저녁 만찬 모두 금지할 것, 특히 삼성그룹은 공무원 접대

골프 금지 엄명 내림”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민정수석 후보자 검증 동향과 관련해선 “극비-보안유지 요망, 민정수석후보자로 박상옥(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11기, 경기고·서울대, 전북부지검장)에 대해 세평 정리 등 특감반에서 진행중”이라는 정보보고가 문자로 전송됐다.


 장 전 차장은 2015년 2월 경 민정수석실 비서관 인사와 관련해 “유일준은 채동욱 사태 때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서

 우직하게 감찰을 수행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고. 부인이 서울대음대 최○○교수. 곽병훈은 신영철 대법관 전속

연구관출신” 등이 적힌 문자를 받았다.


장 전 차장은 국가정보원 간부와 정보를 교류했다.

 이헌수 전 기조실장은 장 전 차장에게 엘리엇매니지먼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줬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반대한 구 삼성물산 대주주였다.

이 전 실장이 보낸 “자료는 아주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 또한 감사하다”는 또다른 문자는 두 사람이 정보를

공유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문제는 단순 정보 교류 관계를 넘어선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법정에서 공개한 ‘감사원 사무총장 세평 수집’

 관련 대화 녹음 파일에서 장 전 차장은 ‘이 친구가 워낙 평가가 안 좋다. 이 친구가 사무총장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말이 안된다’ 등의 평가를 전달했다.


감사원 사무총장 후보에 오른 이욱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에 대한 평가였다. 이 전 실장은 '이욱이는 안돼’ ‘그래

 저쪽에 한번 수사를 지켜볼게’라며 동의하는 취지로 답했다.

이 전 실장은 장 전 차장의 중학교 1년 선배였다.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사진=포커스뉴스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사진=포커스뉴스





 


2015년 7월 감사원 사무총장은 이욱 전 본부장과 경쟁 관계에 있던 이완수 변호사가 됐다.

이 변호사는 2008년 삼성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의 변호인이었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고교 동창이었다.

특검팀은 “인사농단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얘기”라며 “결국 감사원 사무총장 인사에 관여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공직자 임명 과정에 있어 인사 검증은 당연하고 민간영역에도 확인할 수 있다”며 “세평 수집한 게 그 자체로 위법하거나 부정청탁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공정위 현안 터지면 공정위 ‘마크맨’ 출동… 관료 출신 임직원 포진

삼성은 공직자 출신, 그 중에서도 행정감독기구 출신 인사를 잘 활용했다.

금융위원회 대관업무는 기획재정부 국장 출신 전무가, 감사원 동향 파악은 감찰국장 출신 고문이, 공정위 관련 업무는 공정위 부위원장 출신 인사가 맡는 식이다. 이들은 대화 및 청탁 창구 역할을 맡았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삼성서울병원 감사 건이 걸려있던 2015년 중반엔 감사원 감찰국장 출신 박의명 삼성증권 고문이 활약했다. 박 고문은 특검에서 “미전실에서 TF(태스크포스팀)를 만들어 대응하는데 해당되는 팀에서 대관 일부를 뽑고, 필요한 경우 계열사 고문을 구성해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진술했다.  


박 고문은 장 전 차장에게 “어제 저녁 감사원 사회복지 감사국장 만났더니 BH에서 전염성 질환 관리실태 감사 요구가 있어 보건복지부에서 삼성 의료원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능한 감사시기를 늦춰 착수 전 미리 얘기해달라고 부탁했다” “감사원 신아무개 국장을 면담한 결과 당초 처분 요구서에는 감염병관리위반 고발 등 적정 조치 하라고 돼있었으나 제 입장 고려해 의료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적정 조치 하라고 내용을 수정했다고 한다” 등의 정보보고를 보냈다.


2015년 말 삼성물산 합병 후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건이 현안일 땐 공정거래위원회 간부 지인들이 바빴다.

곽세붕 전 공정위 경쟁정책국장과 고교 동창인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이 당시 미전실 대관 업무를 도왔다.

삼성 측 법률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는 서동원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김학현 당시 부위원장 등과 소통했다.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건이 추진될 당시 금융위 대화 채널은 2014년 기획재정부에서 삼성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이승재 전무였다. 금융위 유관부서는 금융정책국이었다. 손병두 당시 금융정책국장은 이 전무와 행정고시 동기였다.


삼성-청와대-김앤장-공정위’ 합법 경계 넘나드는 인맥 로비

이 과정에서 ‘정당한 로비’ 선을 넘은 정황이 포착됐다.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삼성물산 주식 처분 최소화’ 건이 걸려있던 때 삼성 측 요구가 관철되게끔 도운 인물로 지목된다. 2

015년 10월14일 위원장 결재까지 끝나 ‘1000만주 처분안’이 부위원장의 갑작스런 번복 결정으로 11월18일 재검토에

들어갔다.


김 전 부위원장이 김종중 전 미전실 사장과 저녁 식사를 하고 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이후 처분 규모는 ‘900만 주’로 변경됐고 이는 또다시 급변해 ‘500만 주’로 최종 결정됐다.

500만 주 처분안은 삼성 측이 공정위 측에 일관되게 요구한 안이었다.  


김 전 부위원장은 김종중 전 미전실 사장, 서동원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전 공정위 부위원장),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등 삼성 측 요구안 관철에 개입한 삼성 및 청와대 관계자들과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다.


김 전 사장과는 2000년대 초반 알게 돼 말을 놓을 만큼 절친한 관계다. 김 전 부위원장은 서동원 전 부위원장을

 “선임으로 모셨고” 둘은 같은 경기고·서울대 출신이다.

최상목 전 비서관은 김 전 부위원장의 행정고시 및 서울대 법학과 후배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위원장은 12월 초부터 최종 500만 주 처분안이 결정될 때까지 김종중 전 사장과 수차례 문자·전화를 주고

 받으며 논의내용을 전달했다.

그는 처분안 결정이 임박했을 무렵 서동원 전 부위원장과도 수차례 통화했다.


 이와 관련해 정재찬 공정위 위원장은 법정에서 “부위원장이 바깥에서 대상기업 관계자를 만났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공직자 인사 활용은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때 대대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이슈는 ‘불법 뇌물’이었다.


김용철 변호사는 구조조정본부(미전실 전신)에 ‘관리 대상 명단’이 있다고 폭로했다.

 국세청·검찰청·국정원 등 각 행정기관 간부들에게 학연·지연이 있는 마크맨 직원을 붙여 뇌물을 제공했다는 폭로였다. 김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서영제 검사장을 관리한 것은 노인식이었다.


성균관대 선후배 사이라는 핑계로 서영제 집에 드나들면서 집에 선물을 갖다줬다” “나도 검찰 선후배나 동기들에게

 뇌물성 현금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종종 받았다” 등의 증언을 내놨다.

김 변호사는 적극적 조력자인 ‘삼성맨’들이 이런 과정으로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삼성 인적 네트워크’는 10여 년 전부터 시민사회의 감시를 받아왔다. 참여연대가 2005년 분석한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삼성에 취업한 공직자 74명 중 61명이 행정감독기구 및 판·검사 등 사법기관 출신이었다.


참여연대는 삼성에 취업한 각종 전문가 집단, 삼성 출신의 전문가 집단을 통틀어 총 278명을 집계했고 이들을 ‘파워엘리트 그룹’이라 규정했다.

 이들이 로비스트 기능 및 “법률적 위험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기능을 한다”고 평가했다. 








▲ 지난 4월13일 ‘삼성 뇌물공여 사건’ 공판에서 삼성그룹 임직원 간 주고받은 문자 내역이 공개됐다. 문자에 등장한 언론사들은 모두 ‘삼성물산 합병안’ 찬성에 우호적인 논조를 보였다.





부패한 공직자, 기업과 ‘기브앤테이크’  

특검 수사 과정에서 공직사회와 기업 간 구조적인 유착 가능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공정위 운영지원과는 20년 전부터 20여 개 대기업 계열사로부터 인사 추천을 요청받고 직원을 알선하는 일을 해왔다. ‘매칭’이 완료되면 운영지원과는 공정위 부위원장과 위원장에게 보고했다. 2


0개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현대건설, 현대기아차, SK하이닉스, 롯데, LG, 한화, CJ, 신세계, 현대백화점, 두산, 농협 등이다.

 특검은 퇴직자 24명의 명단이 적힌 2017년 2월자 공정위 퇴직공무원 심사현황을 법정에서 증거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 중 삼성물산은 공정위 직원의 ‘티오’가 보장되는 자리로 지목됐다.

김학현 전 부위원장은 ’티오가 있느냐‘는 특검 측 물음에 “많이 있다.

약 20개 업체 정도된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삼성물산 고문으로 고용된 서아무개 전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9년 간 삼성물산 고문으로 일한 공정위 출신 전적자가 그만둠에 따라 후임으로 지명된 경우였다. 








▲ 2016년 11월24일 정의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앞에서 '박근혜-최순실-삼성 게이트 주범 전경련 해체, 이재용 구속'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016년 11월24일 정의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앞에서 '박근혜-최순실-삼성

게이트 주범 전경련 해체, 이재용 구속'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서아무개 과장은 2016년 6월10일 김 부위원장에게 ‘부위원장님, 원만히 조정이 잘 됐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따로 보고드리겠다.

항상 감사히 생각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서씨는 이어 6월27일엔 “부위원장님, 오늘 삼성물산 측과 계약했다. 7월1일부터 출근한다.

 항상 감사히 생각한다”고 문자로 인사했다.


공정위 측은 이들이 공정거래법 위반 예방 업무나 법 위반 시 시정조치 등을 돕는 일을 한다는 입장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6월14일 “업무시간 외에 공정위 출신 인사나 로펌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접촉하지 말라”면서 “공정위 업무 추진의 원동력은 국민의 신뢰에서 나오는 만큼, 다른 부처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보다 노골적인 유착 관계는 장 전 사장 휴대전화에서 확인됐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내 사위 ●●●이 수원공장

 법무실에 근무 중인데 이번에 인도 근무를 지원했네”라며 사위의 인사를 청탁했다.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은 삼성전자 협력업체 민원 사항을 대신 접수해 ‘우수 기업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 검토

부탁한다’는 청탁성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정순영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장사장! 참으로 송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현재 삼성증권 실무자들이 ‘고문님’하면서 입법대책을 숙의 지도해 주는데 갑자기 해촉이 되면 체면문제가 아니라 일을 중간에서 어색하게 되는

 결과라서…”라며 비상임고문직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샤진공동취재단



▲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샤진공동취재단

 

2016년 삼성그룹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 면면 보니… 

삼성그룹 16개 상장계열사 사외이사·감사 73명(2016년 12월 기준) 중 고위공직자 출신은 28명(38.4%)이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금융감독원·감사원 등의 행정감독기구 출신은 15명(20.5%), 판·검사 출신은 8명(11%), 기타

고위공무원 출신은 5명이었다. 나머지 45명은 은행인·법조인·교수 등으로 분류됐다.


사외이사 중엔 장차관급 인사도 적지 않았다.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은 삼성SDI 사외이사,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은 삼성생명 사외이사로 인선됐다.


윤용로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도 삼성생명 사외이사다.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이승우 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삼성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삼성카드 사외이사로는 권오규 전 재정경제부 장관, 최규연 전 조달청장이 눈에 띈다.

 오영호 전 산업자원부 1차관은 호텔신라 사외이사다.  


행정감독기구 출신도 대거 포진해있다. 금융감독위원회(금융감독원) 출신으로는 문재우 전 기획행정실장이 호텔신라 사외이사로, 오수상 전 금감원 손해보험서비스국장이 삼성화재 사외이사, 송경철 전 금감원 부원장은 삼성증권 사외이사로 각 선임됐다.


양성용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삼성카드 사외이사다.

관세청 출신의 손병조 전 차장은 삼성화재 사외이사로 자리했다. 감사원 출신으로는 이도승 전 감사교육원장

(삼성생명), 정태문 전 공공기관감사국장(삼성카드)이 있다.

(준)사법기관 출신들도 눈에 띈다. 송광수 제33대 검찰총장은 삼성전자 사외이사다.


문효남 전 부산고검장은 삼성화재, 유재만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는 삼성SDS 사외이사로 각 선임됐다.

 판사 출신으로는 박종문 삼성카드 사외이사가 있다.

정진호 호텔신라 사외이사, 문성우 삼성SDS 사외이사는 법무부차관 출신이다.

여기에 이승재 제7대 해양경찰청장(삼성전기)과 김윤환 전 인천지방경찰청장(에스원) 등 경찰출신도 있다.  


참여연대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그룹 사외이사를 분석한 결과 총 109명 중 관료가 37명(33.9%), 법조인이

16명(14.7%)로 나타난 바 있다.

관료 중 재경부 출신 6명을 제외한 31명이 모두 국세청·금감원·공정위 등 경제부처감독기구 출신이었다.


법조인 16명도 헌법재판소 재판관, 대법관 등 고위직 법조인이 대거 포진했다. 판사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검사

출신이 5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2명은 헌재 출신, 2명은 변호사였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박영수 특별검사가 지난 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삼성 이재용 재판 25일 선고


[파이낸셜신문=연성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명을 결정할 선고 공판이 25일 열린다.

 2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오후 2시 30분 417호 대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고위 임원 등 5명의 선고 공판을 연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주로 중법정에서 진행됐지만, 선고일 많은 방청객과 취재진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대법정으로

 자리를 잡았다.


선고 공판은 장시간 진행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의 혐의가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5개여서 각각의 혐의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핵심 공소사실인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두고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단의 쟁점 다툼이 치열했던

 만큼 각 쟁점에 대해 재판부도 소상하게 판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의 최종 유무죄 판단 및 형량에 따라 이 부회장은 계속 수감자로 남아있거나 자유의 몸이 된다.

 

박영수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반면 변호인은 "정유라 승마 지원은 삼성을 표적으로 한 최순실의 강요·공갈의 결과이지 뇌물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도 "사익을 추구하려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무죄를 강조했다.

 

만일 이 부회장이 무죄나 집행유예로 석방되면 2차 구속영장이 청구돼 피의자 심문을 받은 2월 16일 이래 190일 만에 풀려나게 된다.

특검과 변호인 측은 선고 공판을 일주일 앞둔 시점까지도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장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일 결심 공판 이후 18일까지 양측이 재판부에 낸 의견서나 참고자료 건수만 해도 각각 17건이나 된다.

 

재판부도 주말을 모두 반납하고 출근해 막판 판결문 정리 작업에 속도를 냈다.

이 부회장의 선고 공판을 생중계할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지난달 25일 1·2심 선고를 생중계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하면서 그 조건으로 제시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상당(타당)하다고 재판부가 인정하는 경우'에 이번 사건이 부합하는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선고 공판에 앞서 일반 방청객을 대상으로 22일 자리 추첨을 한다.

방청을 원하는 사람은 신분증을 갖고 이날오전 10시∼11시 서초동 서울회생법원 1호 법정(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제3별관 209호 법정)에서 응모권을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152일 대장정' 삼성 이재용 재판 결정적 장면 리플레이


[비즈한국] 지난 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2월 28일 이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5개월 만이다.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이 재판의 공은 25일 선고를 내릴 재판부에게 넘어갔다.

‘비즈한국’이 현장에서 기록한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공방 속 결정적 장면을 돌아봤다.



평소와는 다른 무거운 분위기였다.

밖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뜨거운 날씨였지만 ‘그곳’의 공기는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재판 시작 전 나누던 사건 관계자들의 가벼운 환담도, 방청석의 소란도 이날만큼은 없었다.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며 152일간 이목을 끌었던 대장정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시작됐다.

 

3월 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이날까지 총 3회의 준비기일과 53회의 정식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데다 대통령 탄핵까지 연결된 만큼, 3만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수사기록이 검토됐고,

 심리가 자정을 넘겨 진행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번 사건에서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총 5가지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위증죄를 제외하고

뇌물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 4개 혐의가 핵심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지원 명목으로 주거나 약속한 금액과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433억 원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이중 실제 지급한 298억여 원에 대해서는 특가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는 이 혐의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재판에 증인이 무려 59명이 참석한 이유다.

이 때문에 결정적 장면 역시 대부분 증인들의 진술과정에서 나왔다. 재판 준비과정부터 구형까지의 주요 장면들을

 돌아봤다.


# 결정적 장면① 두 번씩이나 재판부 재배당  

 

삼성그룹 창사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이목을 끈 만큼 재판 시작 과정도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가 두 차례에 걸쳐 새롭게 배당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월 2일, 특검이 기소한 국정농단 관련 피의자 30명에 대한 재판부 배당을 마쳤다.

 재판부를 무작위로 배정하는 시스템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명의 뇌물 혐의 사건은 형사21부에 배당됐다.


 이 부회장에 발부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다. 법원 등에 따르면 당시 조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영장 기각 건으로 부담을 느꼈고, 직접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했다.

 

새롭게 배당된 재판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배당됐다. 형사21부(조의연 부장판사)에서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로 배당됐지만, 이번엔 이 부장판사가 최순실 씨 후견인의 사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부장판사는 “최 씨 일가와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던 상황이었지만, 공정성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긴다면

재배당을 요청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3월 17일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로 배당했다.  

 

# 결정적 장면② 박영수 특검 “세기의 재판 될 것”

 

4월 7일, 이 부회장의 430억 원대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앞서 박영수 특검은 이 재판에 대해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출석한 이 부회장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때부터 주목을 끌었던 ‘립밤’을 자주 바르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첫날부터 특검과 변호인은 치열한 ‘창과 방패’의 공방을 벌였다.

 이 부회장의 핵심혐의 4개는 모두 삼성 경영권 승계 특혜를 전제로 하고 있다.


검은 이를 입증하는데 주력했고, 이 특혜 의혹만 해소하면 4개 혐의를 한꺼번에 벗을 수 있는 삼성 측은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대가 없는 지원이었고,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 없다”며 “객관적 증거가 아닌 예단과 선입견을 기반으로 특검 조사가 이뤄졌다”고 맞섰다.

 

# 결정적 장면③ ‘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실형 선고

 

6월 8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 없다”는 앞서의 삼성 측 논리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

복지부 장관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6월 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진은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한 문 전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6월 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진은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한 문 전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앞서 특검은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문 전 장관이 복지부 내에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삼성합병에 반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다루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통해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이 삼성합병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장치로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삼성합병에 대한 문 전 장관의 압력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이 부회장 사건의 중심추는 특검 측으로 크게 기울기도 했다.

 

# 결정적 장면④ 안종범 “삼성 합병에 청와대 개입 없었다”

 

반면 삼성 측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도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의 ‘사초’로 평가되는 업무수첩을 작성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입에서다.


안 전 수석은 7월 6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지시를 받지도 않았고, 합병 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자신의 ‘업무수첩’에 이 같은 내용이 없는 것을 바탕으로 한 증언이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임준선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임준선 기자



 

이날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독대(2015년 7월 25일)와 삼성물산 합병(2015년 7월 17일)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청탁이 오갔고, 이에 따라 대통령이 관련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는 이 부회장 재판의 한 축이다. 

 

특검이 주장하는 부정한 청탁과 대가 관계 합의가 성립하려면 독대 이후에 합병 결정이 나왔어야 하지만, 독대는

합병이 이미 성사된 후 이뤄졌다. 시점상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 부회장 1차 구속영장 기각의 원인

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합병 자체나 헤지펀드 엘리엇 관련 이슈는 경제수석실 소관이며, 국민연금 의결권은 고용복지수석실 소관 업무”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가 있었던 2015년 7월 17일 이후인 7월 20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물산 합병 관련 보고서를 작성, 서면으로 사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제 기억에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말씀하지 않으셨다. 저한테 이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지시하거나

질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결정적 장면⑤ 정유라 깜짝 등장, 특검-변호인 ‘장외공방’

 

7월 12일, 법정에 예상치 못한 증인이 등장했다. 최순실 씨의 딸이자, 삼성 승마지원의 핵심인물인 정유라 씨다.

 정 씨는 하루 전인 지난 7월 11일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다음날 새벽 마음을 바꿔 ‘깜짝’​

등장했다.


분홍색 상의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정 씨는 “여러 사람이 만류했지만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으면 법정에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 승마지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유라 씨. 사진=최준필 기자


삼성 승마지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유라 씨.


 사진=최준필 기자

 


 

이날 정 씨는 특검과 삼성 측을 당황케 하는 증언을 했다.

그는 “삼성에서 나를 단독지원한다고 들은 적 없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지원한다고 들었다”며 이 부회장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한편, 반대로 “어머니(최 씨)가 ‘삼성에서 살시도(정 씨가 탔던 말)의 이름을 살바토르로 이름을 바꾸라고 한 것이니 토 달지 말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공주승마’로 문제가 됐던 내가 삼성이 소유주인 말을 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화를 냈다”는 등 삼성 측에 불리한 증언도 쏟아냈다.

 

정 씨의 증언과 별개로 특검과 정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장외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 씨가 새벽 5시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특검은 재판 시작 전까지 5시간 이상 정 씨를 사실상 구인해 변호인과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세웠다.


위법이자 범죄적 수법”이라며 특검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 씨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불법적인 증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 결정적 장면⑥ 김상조 “박근혜 허락 없이 이재용 승계 불가능”  

 

시민단체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7월 14일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며 이를 부인하던 삼성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용인하지 않고는 이 부회장이 편법 승계를 추진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는 공정위원장 취임 전까지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으로 있으면서 삼성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를 문제 삼아왔다.

김 위원장의 이날 법정 증언은 ‘강연’과 같았다.

그는 1994년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 과정 역사를 10분가량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증인으로 나오는 데 심적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 재판이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 경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생각해 시민 한 사람의 의무로 증인으로 출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연차를 낸 김 위원장은 개인차량을 직접 운전해 법원에 왔다.

공판에는 박 특검도 직접 나왔다. 지난 4월 이 부회장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40회차 공판에 두 번째로 나온 것이다.

김 위원장 증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박 특검이 직접 법정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결정적 장면⑦ 최순실 “재판장님께 할 말 있다” 

 

7월 26일 최순실 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씨는 이날 재판 내내 ‘자기 말’만 쏟아냈다. 

 

본격적인 증인 신문 전, 증인 선서부터 최씨는 “그 전에 한 말씀 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재판부의 제지에 따라 선서를 했지만 그는 “오늘 재판에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구인장을 발부했다.

저는 오늘 자진출석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여 말했다. 




‘국정농단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 씨. 사진=최준필 기자




국정농단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 씨.


사진=최준필 기자


 



최 씨는 특검 신문 중에도 “재판장님께 말할 게 있다”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유라 씨 증인 출석을 예로 들며 강제로 증인신문을 강행하고 자신을 압박하는 특검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또 “특검수사 당시 검사가 ‘삼족을 멸하고 손자를 가만 안두겠다’며 옛날 임금님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특검의 비정상적인 회유와 압박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며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그러면 이 재판에 왜 나왔느냐”고 묻자 최씨는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고 답했다.

 

두 차례 휴정에도 최 씨의 ‘자기 말 증언’이 이어졌다.

특검과 삼성 측이 증인신문 종료 요청을 했는데도 최 씨는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에 증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재판을 마쳤다.

 

# 결정적 장면⑧ 최지성 “책임은 내가 진다”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구형을 앞두고 마지막 피고인 신문이 열렸다.

 8월 2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은 “최순실 씨 요구로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비용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에 대해 “책임은 제가 지고 이 부회장은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최 전 실장은 이어 “일부러 보고하지 않았다. 조사 당시에는 이렇게 뇌물 사건이 된다는 생각조차 못했지만 구설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제가 이미 40년 넘게 일한 사람이니 책임지고 물러나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 씨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루머나 유언비어를 이 부회장에게 전했다가 누를 끼치면 그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전 실장은 승마 지원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독대 때 언급한 승마협회 임원 교체 여부는 이 부회장도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됐는데

이 부회장이 정 씨 지원만 몰랐다고 주장하자 특검이 이를 집중 추궁했다. 

 

전날 피고인 신문을 받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도 최 전 실장과 비슷한 취지로 진술했다.

 장 전 사장은 2016년 2월 15일 독대 이후 이 부회장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이 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계획안을

넘겨받았다는 기존 진술이 “추측이었다”며 돌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이 부회장이 아니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은 미전실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미전실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지도

않으며, 미전실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최 전 실장이라고 했다.

승마 지원도 최 전 실장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의 진술 번복이 이뤄지자, 재판부가 의문을 드러내며 질문하고 주장에 반박을 하기도 했다.


#결정적 장면⑨ 특검, 이재용에게 징역 12년 구형 

 

박영수 특검은 8월 7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 부회장에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모두가 제 탓이었다는 점”이라며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님…

”이라고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대통령에게 부탁한다거나 기대한 적은 결코 없다. 너무나 심한 오해이고,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이 부회장의 ‘멘토’ 역할을 했던 최지성 전 실장은 이때 뒤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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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이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이재용 재판 '진술번복 전략' 이해득실



‘협박당했다→몰랐다’ 구속 피하려다 안 되자 입장 바꾼 듯…

유리할지는 미지수


[비즈한국] “정유라 씨 승마 지원 결정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대가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2일 피고인 진술)
“정윤회 딸이 승마선수인지 몰랐다.”(이재용 부회장 2일 피고인 진술)


특검 수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요로 정유라 씨의 존재를 알면서도 후원해야 했다”는 맥락으로 진술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외 핵심 관계자들. 하지만 1심 재판 말미로 가면서 태도가 백팔십도 바뀌었다. 박상진 전 사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도 이재용 부회장을 살리기 위한 진술번복에 나선 것. 

 

최지성 전 실장은 어제(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진행된 피고인 진술에서 최순실 씨가 승마지원 사업

 관련, 장난을 친다고 생각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자신이 직접 처리했다는 취지로 얘기하며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입장까지 취했다.


최 전 실장은 또 그룹 내 모든 의사 결정도 자신이 했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그리고 미래전략실 해체

결정도 본인이 주도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했다. 

 

자연스레 법조계에서는 궁지에 몰린 삼성맨들이 이재용 부회장 처벌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진술번복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 수사 흐름에 밝은 검찰 관계자는 “원래 특검 수사 초기만 해도 삼성의 전략은 ‘박 전 대통령만 처벌받게 하자’

였다”고 운을 떼며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원래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적용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하고 박 전 대통령에게 특검이 협박죄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진술을 맞춰서 제공했다.


런 맥락에서 삼성 고위급 관계자들은 ‘정유라 지원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의 구체적인 요구가 있었고, 배후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후원해야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런데 특검이 예상을 깨고 이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

하자, 이에 어쩔 수 없이 ‘(이재용 부회장은) 정유라 씨를 몰랐다’고 태도를 바꾼 거다.”

 

실제 삼성 고위급 임원들은 뇌물죄 성립의 가장 중요한 입증 요소인 ‘대가성’을 깨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1일 열린 재판에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은 “특검 당시 진술 내용은 추측성 언급”이라며

 “박 전 대통령 1차 독대 시점엔 정유라 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했다.


 이는 특검에서 “대통령이 ‘승마협회를 인수해서 지원하라’고 말해 ‘정윤회 딸이 승마선수니까 관심을 갖는구나’

생각했다”고 답한 내용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2차 독대에 대해서도 장충기 전 차장은 “삼성에서 승마협회를 맡고도 정유라 씨를

 제대로 지원해주지 않아 대통령이 독대 때 야단친 것 같다”고 특검에서 진술했던 태도를 바꿨다.

재판에서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이다.

승마협회 지원을 한 배경이 ‘정유라를 보고 한 게 아니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된 이재용 부회장 역시 “정윤회 씨의 딸(정유라)이 승마선수인 줄 몰랐다”며 승마 지원에 대가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5시간가량 진행된 피고인 심문에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왼쪽)과 박상진 전 사장이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왼쪽)과 박상진 전 사장이 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들의 이 같은 진술번복은 조직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앞서 최 전 실장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을 땐 진술을 모두 거부했는데, 피고인 진술이 되자 앞선 특검 때 진술과 다른 입장을 내놨기 때문. 

 

법원 관계자는 “원래 증인으로 나올 경우 위증 처벌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는 증언을

 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피고인 신분으로 진행 중인 재판에서는 위증 부담이 없는 만큼 기존 진술까지

번복하며 이 부회장과 삼성이 피해자고 결정은 본인들이 했다는 취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 특검(일반적으로 검찰)과 법원에서의 진술이 바뀌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증인 신분이 아닌 피고인들 사이에서는 재판 과정에서 서로 말을 맞춘 뒤 진술을 번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검찰은 핵심 진술을 해 줄 사건 관계자는 죄가 있더라도 처벌하지 않고 법원 1심 재판 진술 후 선처

 조치(기소유예, 불기소 등)하곤 하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일괄

 기소됐기 때문에 특검도 진술번복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두 진술의 사실성 여부에 대해 재판부가 특검 당시 이들의 진술 조서와 법정진술을 비교해 어느 쪽이 더 신뢰할 만한지 판단을 내리기 때문.

만일 재판부가 ‘고의적인 거짓말’로 판단할 경우 더 엄한 처벌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앞서의 법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이런 사건을 맡을 정도의 경험이 많은 부장판사들은 기업 총수 사건을 여러 번

 다뤄봤고, 그래서 직원들의 거짓 진술번복을 잘 파악할 것”이라며 “고의적으로 총수를 살리고자 거짓말을 한다고

판단하면 더 엄벌에 처할 수 있고 이는 길게 봤을 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진술번복 전략이 최선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건에선 1심에서 피고인들이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선처보다는 엄벌이

나올 수밖에 없고 그럴 경우 2심에서 ‘뉘우친다’는 부분이 더 이상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며 “1심에서 일단 법리적으로 다툴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 어떻게든 다툰 뒤, 1심 결과를 보고 2심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게 양형(처벌 수위)을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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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준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서로의 재판에 증인 서는 박근혜·이재용…대면 가능성은(CG)










 

Johann Nepomuk Humm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