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집단휴업 공식 철회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이재영 기자 =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집단휴업 계획을 공식
철회했다.
다만, 지역별·개별 유치원별로 휴업에 대한 입장차가 있어 소수의 유치원이 휴업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유총은 17일 오후 3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휴업계획 철회 입장을 밝혔다.
회견에는 최정혜 이사장을 비롯해 서울·전남·광주·대전·경남 등 일부 지회장이 참석했다.
최 이사장은 "학부모님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어 "앞으로 한유총과 소속 회원들은 유아들이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기옥 한유총 서울지회장은 "전국 지회장들은 18일과 25∼29일 예정됐던 휴업을 철회하고 (유치원을) 정상운영하기로 했다"며 "교육부가 한유총을 유아교육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고 정책참여를 보장한 만큼 그동안 협의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전했다.
휴업 강행을 주장해 강경파로 분류됐던 한유총 투쟁위는 추이호 위원장이 위원장직 사퇴와 한유총 탈퇴 의사를 밝히
면서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유치원의 경우 휴업의 필요성을 굽히지 않고 있어 18일 휴업하는 유치원이 나올 수 있지만 그 수는 매우 적을 것
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시·도 사립유치원이 정상 운영될 것"이라며 "내일 단 한 곳이라도 불법 휴업할 경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서울·인천 등 일부 지회는 휴업일로 예정됐던 1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약 3천∼4천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어 국공립유치원 수준의 재정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과 국공립유치원 확대 중단, 설립자 재산권 존중을 위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 등을 요구하며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에 재무·회계규칙 개정을 요구한 것이 정부와 업계 간, 한유총 온건파와 강경파 간 입장차를 키운
장애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원비를 지금보다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도록 규칙 개정과 감사 유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가 담당해야 할 유아교육을 사립유치원이 대신하고 있으므로 설립자가 세운 유치원 시설에 정부가 사용료를
내라고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건파는 정부가 이런 요구를 수용하기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 한 발짝 뒤로 물러섰지만, 강경파는 당장 내년
부터 규칙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유아교육계 관계자는 "설립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재무·회계규칙을 바꾸고, 그전까지는 감사를 유예해달라는 것이 가장 논란이 된 요구사항이었다"고 전했다.
cindy@yna.co.kr
한유총, 집단휴업 오락가락..핵심쟁점은 '회계규칙'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사립유치원 휴업에 대한 재철회 입장을 밝히면서 18일로 예정된 집단 휴업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1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한유총 지부 가운데 11곳이 휴업을 철회키로 최종 확정했다.
교육계에서는 휴업을 강행하려는 강경파가 문제삼는 것은 지원금 인상이나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확대 정책이 아닌
'재무회계규칙 개정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달부터 적용되는 이 규칙은 사립유치원의 세입·세출 항목을 제한하며 유치원은 이에 따른 감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유총, 강경파-온건파 내분…휴업→철회→휴업→철회 '오락가락'
한유총이 18일 휴업을 앞두고 교육부와 공개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선 것은 지난 15일 오후 5시다.
당시 최정혜 이사장과 이희석 수석 부이사장을 비롯한 한유총 지도부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은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춘란 교육부 차관 등을 만나 휴업을 철회키로 전격 선언했다.
이 때부터 한유총 내부에서는 휴업을 둘러싼 격론이 시작됐다. 이
사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가져온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유총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협상 결과에 불만을 품은 유치원 원장들은 서울 용산구 갈월동에 위치한 한유총 사무실을 찾아 강력히 항의했다.
특히 지도부에 강력히 항의한 것은 투쟁위원회 측이다.
이들은 원래대로 휴업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유총은 이튿날인 16일 새벽 3시쯤 보도자료를 내고 애초
예정대로 휴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이에 대해 행정적·재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력 경고하자 같은 날 오후 4시 투쟁위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유치원 원장들을 협박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기
자회견장에는 전날 교육부와 협상에 나섰던 최 이사장과 이 부이사장 등의 지도부 인사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유총 내부 의견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추이호 투쟁위원장은 부인했다.
그러면서 "고령의 최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 원하면 연락할 수 있도록 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4시간 후인 16일 오후 8시30분쯤 한유총은 "휴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최 이사장의 사과뿐만 아니라 서울, 대구, 광주, 대전, 울산, 경기, 충북, 충남, 전남, 경북, 제주 등 11개 시도 지부장의 이름으로 휴업을 철회한다는 사실도 담았다.
인천은 한유총 소속 유치원의 75%가 정상 수업을 한다고 덧붙였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과 최정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집단휴업 철회를 위한 간담회를 마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최 이사장, 박 차관, 유은혜 의원. 전국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유치원들은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 폐기와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오는 18일에 이어 25~29일 집단 휴업을 예고했으나
이날 간담회에서 휴업철회에 합의했다.
2017.9.15/뉴스1
◇ "투명한 세입·세출 위한 회계규칙 거부가 집단휴업의 핵심이유"
애초 한유총이 내세운 휴업의 명분은 '교육의 평등권'이다. 국공립유치원보다 사립에 지원되는 예산이 터무니 없이
적다는 것이다.
한유총은 국공립유치원 원아는 1인당 월 98만원의 지원금을 받는 반면 사립유치원 원아는 1인당 월 29만원을 지원받는다며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이 산출한 국공립 원아 지원금은 누리과정 지원비뿐만 아니라 학급운영비, 시설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한유총은 문재인 정부의 국공립 취원율 확대(40%) 정책도 반대했다.
교육계에서는 유치원 원아들을 볼모로 한유총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뿐 실상은 이달부터 사립유치원에 본격
적용되는 '사학 재무·회계규칙'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규칙에 따르면 사립유치원은 회계장부에 교육부가 지정한 운영비·보조금 등의 항목에 따라 세입·세출을 기록해야 한다. 감사 받을 때도 이 회계 규칙을 적용받게 된다.
실제로 한유총 투쟁위는 교육부와의 협상에 나서며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지위·기여 부분 보장 △ 사립유치원에 맞는 회계법을 만들기 전까지 감사 유예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한유총에서 주장하는 '설립자의 지위 보장'은 유치원 경영에 개입하면 안 되는 설립자가 유치원 회계에도 손 댈 수 있게 해달라는 말과 같다"며 "설립자가 학교 회계에 관여하는 것은 일종의 횡령인데 이를
어떻게 용인해 줄 수 없느냐"고 했다.
한유총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투쟁위 회원들 중에는 재무·회계규칙에 대해 헌법 소원을 제기키로 한 '한국유아정책
포럼' 소속 회원들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포럼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세미나를 열고 "재무·회계규칙이 사립유치원 설립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을 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사립유치원 집단휴업 사실상 무산..대부분 시·도 18일 정상운영
한유총 14개 지회 정상운영 합의..지역·유치원별 산발휴업 가능성
오후 공식 기자회견..강경투쟁 고수 투쟁위원장은 사퇴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18일로 예정됐던 사립유치원들의 집단휴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내에서 휴업을 주장해 온 투쟁위원회가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혼란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지회가 휴업 철회를 확정하지 않았고, 지회장과 산하 분회장들의 입장이 다른 곳도 있어 지역별로 산발적인 휴업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유총은 전국 16개 시·도(세종시 제외) 지회 가운데 14개 지회가 18일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17일 밝혔다.
최성균 한유총 사무국장은 "어제 입장을 정한 12개 시·도 외에 부산과 경남이 추가로 휴업 불참을 결정했다"며
"전북과 강원지회도 (구성원의)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유총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휴업 철회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전날 한유총은 서울·대구·광주·대전·울산·경기·충북·충남·전남·경북·제주 등 11개 지회장과 인천지회 회원 75%가
18일 유치원을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휴업 강행을 주장해 강경파로 분류됐던 한유총 투쟁위는 추이호 위원장이 위원장직 사퇴와 한유총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활동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쟁위는 교육부가 휴업 유치원에 강력한 행정·재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16일 오후까지도 교육부의 태도를 비판
하며 예정대로 휴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성혜 투쟁위 언론홍보팀장은 "(위원장이) 어젯밤 늦게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아직 휴업을 주장하는 지회·분회가 있어 지역별로 18일 휴업하는 유치원이 일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극히 제한적으로 휴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윤 팀장은 "휴업과 관련해서는 이제 (투쟁위가 아니라) 각 지회·분회별로 움직이고 있는데 지금 상황으로는 경기·인천
지역의 경우 예정대로 휴업할 것"이라며 "정확한 휴업 참여 규모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용기 인천지회장은 "서울, 경기, 인천지회 모두 휴업을 하지 않고 정상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경기, 인천지회는 휴업일로 예정됐던 18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부모를 중심으로 약 3천∼4천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어 국공립유치원 수준의 재정지원을 요구할 예정이다.
앞서 한유총은 사립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인상과 국공립유치원 확대 중단, 설립자 재산권 존중을 위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 개정 등을 요구하며 18일과 25∼29일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부에 재무·회계규칙 개정을 요구한 것이 정부와 업계 간, 한유총 온건파와 강경파 간 입장차를 키운
장애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는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원비를 지금보다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도록 규칙 개정과 감사 유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가 담당해야 할 유아교육을 사립유치원이 대신하고 있으므로 설립자가 세운 유치원 시설에 정부가 사용료를
내라고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건파는 정부가 이런 요구를 수용하기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 한 발 뒤로 물러섰지만, 강경파는 당장 내년부터 규칙을 개정해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유아교육계 관계자는 "설립자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재무·회계규칙을 바꾸고, 그전까지는 감사를 유예해달라는 것이 제일 논란이 된 요구사항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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