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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3rf
백두산 천지.
한겨레 자료사진
북한 핵실험으로 '백두산' 폭발할 수 있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북한이 6차례나 핵실험을 가동하면서 인공지진이 발생하자, 이 여파로 백두산 분화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백두산은 매우 강력한
활화산"이라고 지적하며 "추가적인 핵실험으로 인해 백두산 분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일 북한이 핵실험으로 사용하고 있는 풍계리에서 자연 지진이 일어났다.
5차례의 핵실험에도 끄떡없던 풍계리가 6번째 핵실험 이후 규모 2.6, 규모 3.2 정도의 자연 지진이 잇따라 3차례나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발생 지역은 핵실험이 이뤄졌던 지점에서 북서쪽으로 6km 떨어진 곳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진행됐던 핵실험의 여파로 주변 지층이 약화되면서 지진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홍 교수는 풍계리 지진이 거대한 마그마 방을 품고 있는 백두산 지하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풍계리로부터 1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백두산 지하에는 40km 영역까지 마그마방이 퍼져있다.
때문에 지반을 약하게 하는 핵실험의 충격이 백두산까지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 교수는 "지진파가 들어가면 액체 상태인 마그마 방 입자를 자극하게 되고, 입자의 진동을 일으키게 된다"며 "이때
기포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마그마와 함께 상승하면서 화산 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공 지진으로 화산 분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지질학 분야는 선레를
중시한다"며 "인공지진으로 화산분화가 일어난 전례는 없다"고 밝혔다.
1972년 미국 알래스카 알루션 열도에서 북한 핵실험의 수백 배가 넘는 지진규모 7.4의 핵실험이 수행됐지만, 근처
60~80km 떨어진 해저 화산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인공지진이 분화를 유발한 증거는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며 "백두산 분화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북한의 제6차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인공지진이
발생한 3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시민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원(LANL) 출신으로 45년 경력의 핵실험·지리공간 전문가인 프랭크 파비안은 <38노스>에 쓴 글에서 <포브스>, <시엔엔>(CNN) 등을 거론하며 “일부 매체가 북한의 지하 핵실험이 백두산의 파멸적 폭발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헤드라인을 달고 있지만, 과거 미국 사례를 볼 때 핵실험이 화산 폭발을 유발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1년 11월6일 주변 90㎞ 안에 3개의 성층화산이 있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핵실험 사례들을 거론했다.
특히 최대 5메가톤(티엔티 5000킬로톤)짜리 핵실험(실체파 규모 6.9)에도 불구하고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에 있는 62개 활화산·휴화산 중 어떤 화산도 분화하지 않았고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티엔티 50~150킬로톤 정도로 추정된다.
파비안은 지난 5월에도 <38노스>에 ‘화산 공포 파헤치기’(www.38north.org/2017/05/fpabian050917)라는 글을썼다.
미국 네바다 핵실험장(NTS)에서는 미국이 지하에서 터뜨린 핵실험 1021건 가운데 무려 921건이 실시됐다.
네바다 핵실험장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화산 칼데라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 롱 밸리 칼데라 끝자락에서 289㎞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파비안은 “네바다 핵실험장에서는 1메가톤(티엔티 1000킬로톤)을 초과하는 핵실험도 여러 차례 있었는데, 북한의
1~5차 핵실험 가운데 최대치는 20킬로톤이었다”며 “5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했다.
그는 “1969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하핵실험이 캘리포니아를 흔드는 지진을 일으킬 수 있는지 조사했지만
명백한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파비안은 지질조사국 자료를 인용하며 “이러한 조사 결과는 지하 핵폭발로 인한 일시적 압력은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단층 파열을 일으킬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이론적 계산과 맞아 떨어진다“고 전했다.
그래도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과 화산 폭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블랙 스완’이 나타나면 관찰과 경험에
근거한 세계는 한번에 뒤집힌다.
그런 탓인지 파비안도 ‘화산 폭발 신화’의 논평을 이렇게 끝맺었다.
“바라건대 화산 공포가 신화로 남기를.
”(Hopefully this volcanic panic is one myth that can be put to rest.)
- 자료사진, 2016년 9월 촬영한 중국 지린성 연변조선자치구 이도백하진 백두산 북백두(북파) 정상. 정상에서 바라본 천지.
- (뉴시스)
북한의 잦은 핵실험이 백두산 지하 마그마방을 자극해 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다.
이는 북한이 핵실험을 반복하면서 나온 지적이지만 23일 북한에서 발생한 두 차례 지진을 계기로 더욱 주목을 받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3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 49m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그날 오후 5시 29분 비슷한 지점에서 규모 3.2의 지진이 잇달았다.
두 지진 모두 6차 핵실험장에서 북북서쪽으로 약 6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중국 국가지진국 산하 지진대망은 두 번째 지진이 폭발 때문에 발생한 '인공지진'이라고 주장했지만 한국 기상청은
지진파형에서 인공지진으로 볼 만한 현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인공지진은 P파가 S파에 우세하지만 이번 지진에서는 S파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P파가 지각을 수평으로 흔들며 이동하는 것과 달리 S파는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동한다.
인공지진에서 두드러지는 P파의 전달 속도는 초당 7~8km로 S파(초당 4~5km)보다 빠르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와 전 세계 핵실험을 감시하는 유엔 산하 포괄적 핵실험 금지 기구(CTBTO)도 지진 감지 소식을 전했지만 인공지진 가능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후 중국 지진망이 '인공지진'이라는 앞선 발표를 철회하고
자연지진이라고 밝히면서 인공지진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백두산 분화 위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라시나 제르보 CTBT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3일 발생한 두 번째 지진과
23일 일어난 두 번의 지진은 인공지진이 아니다"며, 이들 지진이 3일 있었던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지질학적 압력과 관계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제르보 사무총장이 말한 '3일 발생한 두 번째' 지진은 6차 핵실험 당일 핵실험장에서 약 6km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규모 4.4의 함몰지진을 말한다.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 분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은 과학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한 문제다. 지진 전문가인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올해 2월, 핵실험으로 발생한 지진 규모가 커질수록 백두산 분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이때 발생한 응력이 백두산 지하 마그마방을 자극해 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부터 이달 3일 6차까지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했다.
1차 핵실험 당시 지진 규모가 3.9를 기록한 이후 지진 위력이 매번 커져 6차 핵실험에서는 규모 5.7을 기록했다.
풍계리에서 백두산까지는 110km에 불과하다. 인공지진의 진동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리다.
풍계리와 백두산의 직선거리가 가깝다는 점보다 더 우려할 점은 백두산 천지 5km 아래에 있는 마그마방이 풍계리
쪽으로 길게 뻗어있다는 대목이다.
중국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마그마방은 가로 100km로 넓게 퍼져있다.
오랫동안 백두산을 연구해 온 윤성효 부산대 교수에 따르면 백두산이 폭발할 경우 화산재의 기둥(분연주)이 대기상층 약 25km 이상 상승하여 성층권내로 진입하고, 성층권과 대류권의 화산재는 제트류와 편서풍을 타고 함경도를 지나
동해를 건너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지역에 화산재를 비처럼 내릴 수 있다.
백두산 분화 우려는 비단 과학계의 목소리만은 아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백두산이 분화하면 한반도 전역은 물론 중국까지 심한 화산재 피해와 수중기로 끔찍한 재앙을 맞을 수 있다.
핵실험장은 어떻게 될지 상상도 하기 싫다"며, "우리 머리 위에서 핵실험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여기에 인공적이든 자연적이든 백두산과 핵실험장 인근 지역에서 지진이 활성화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남북 나아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이를 조사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도 추가적인 핵 도발을 중단하고 백두산 화산 분화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은?" 세계적 전문가 머리 맞대
지질자원연, 26일부터 양일간 '제1회 백두산 국제학술회의' 개최
화산 활동 감시 최적 연구 방안 모색···한반도 자연재해 대비
전 세계 지질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지질자원연구원(원장 신중호)은 오는 26일부터 양일간 서울 인사동 센터마크호텔에서 '제1회 백두산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국제학술회의는 백두산 화산 활동의 감시 연구와 남북 간 국제 공동연구 필요성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으로 추진됐다. 백두산 연구의 세계적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자연재해 해결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백두산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국내외 전문가와 화산마그마 연구자들이 참여한다.
또 국제대륙과학시추프로그램(ICDP)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도 학술회의에 동참한다.
백두산은 지하에 거대한 마그마의 존재가 확인된 매우 위험한 활화산이다. 서기 946년 천지에서 발생한 '밀레니엄
대분화'는 과거 1만 년 이래 지구상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분화 사건에 속한다.
특히 2002년에서 2005년 사이에 백두산 천지 근방에서는 화산지진이 3000여회 이상 일어났다. 천지가 부풀어 오르는 등 심각한 화산 징후가 보이는 상황이다.
국제학술회의는 ▲백두산 화산 학술세션 ▲백두산 국제공동연구 추진 방안 특별회의 등 총 2부로 구성된다. 미국
사이언스지를 비롯한 전 세계 화산 전문가들이 참가해 최근 동북아시아의 자연재해 저감 연구와 백두산 화산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을 공유할 예정이다.
1부 '백두산 화산 학술세션'에서는 지난 수년간 백두산 한-중 공동연구와 북한-영국-미국 공동연구를 통해 수행한
연구 결과에 대해 한국·중국·일본·독일의 화산 전문가들이 참여해 토론한다.
2부 '백두산 국제공동연구 추진 방안 특별회의'에서는 지난 2011~2015년, 북한 과학자들과 백두산 공동연구를
수행한 캠브리지대를 주축으로 한 영미 전문가의 '북한 백두산 연구를 수행'에 대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국제학술회의 총책임자인 이윤수 지질자원연 박사는 "중국지진국에서 백두산 관측연구를 모범적으로 잘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라며 "국제공동연구팀을 구성해 중국이 하지 못하는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공동연구팀은 국내 전문가 30여명 해외 전문가 10여명이 참여할 것"이라며 "대략 10년 정도면 정확한
백두산 화산 관측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중호 원장은 "우리의 과학기술로는 현재의 화산 재해를 막을 수는 없으나 화산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대비책을 강구한다면 재해로 인한 피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라며 "남북 간 국제공동연구도 추진해 우리 사회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통일 한국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오는 26일부터 양일간 '제1회 백두산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오는 26일부터 양일간 '제1회 백두산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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