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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핵추진잠수함과 전략핵잠수함의 차이 알고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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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급 핵잠수함 모형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미국과 영국 차세대 핵잠수함 공동 개발, 중국과 격차 벌려


미국이 약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를 투입해 차세대 전략 핵잠수함(SSBN)인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을 건조한다.
현재 운영중인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을 대체할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은 미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략 핵잠수함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21일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General Dynamics Electric Boat)와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의 종합 생산과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위해 5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는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의 설계와 건조, 테스트, 유지 보수 등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 영국은 통용 미사일 발사관 연구 개발에 참여하며 잠수함이 건조된 이후 구매할 예정이다.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은 오는 2030년 취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기 중국이 운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잠수함은 096급 핵잠수함이다.
 미국 전략 핵잠수함 성능이 중국의 1~2대 핵잠수함에 비해 우수한 점을 고려해볼 때 양국 핵잠수함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되고 이는 중국 해군의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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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에 적용되는 신기술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미국의 잠수함은 모두 핵추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에 대한 전략적인 핵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은 트라이던트 II D5(Trident II)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24기를 탑재하고 있으며 1100km 밖의
목표를 타격할 수 있다. 또한 1분 이내에 24기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도 있다.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은 지난1981년부터 운행되기 시작했는데 가장 최근에 취역한 잠수함도 30년이 넘었다.
이에 미군은 오는 2027년부터 오하이오급 잠수함을 퇴역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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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의 미사일 발사관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콜롬비아급은 통용 미사일 발사관 4개와 선창 내에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관을 확보하고 있어 트라이던트 II D5
미사일 16기를 탑재하거나 새로 개발되는 탄도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은 12척이 건조된다. 오하이오급에 비해 탑재하는 미사일 숫자가 줄어 들지만 정보화 능력,
자동화 수준, 동력 시스템 등이 뛰어나다. 또한 생존과 타격 능력의 효과를 더욱 향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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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의 내부 구조도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하지만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재정 위기가 콜롬비아급 핵잠수함 개발에 어려움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국회에서 통과된 국방 지출은 6920억달러(약 790조원)로 최근 몇 년 사이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부채가 많고 분배해야 할 항목이 다양하기 때문에 건조 비용만 약 50억달러(약 5조7000억원)에 달하는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은 적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해있다.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이 완성되기까지 종합 비용은 약 80억달러(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골롬비아급 잠수함 12척의 구입 비용이 960억달러에 이르며 연구 개발 비용을 포함하면
 총 128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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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096급 핵잠수함

 / 사진출처 = 봉황망(凤凰网)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은 오는 2031년부터 2080년까지 미국과 영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 자산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재 일부 선진국과 중국의 군사 기술은 격차가 있다. 중국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096급 전략 잠수함은 전체 성능면에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과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향후 콜롬비아급 핵잠수함이 취역하면 기술 차이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략 핵잠수함이 미국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해선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으며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봉황망코리아 차이나포커스] 조성영 중국 전문 기자
csyc1@ifeng.co.kr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인 샤이엔(Cheyenne·SSN 773)이 지난 6월6일 오전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인 샤이엔(Cheyenne·SSN 773)이 지난 6월6일 오전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핵추진잠수함과 전략핵잠수함의 차이 알고계신가요?


핵추진잠수함 도입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핵추진잠수함, 전략핵잠수함, 핵잠수함의 ‘차이’
효용성 논란과 외교적 난관, 폐기물 처리 문제도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국내에서 핵추진잠수함(SSN, Submersible Ship-Nuclear powered) 도입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한-미 핵추진잠수함 보유 합의 기사는 사실과 다르며 지금까지 양국 간에 어떠한 형태의 합의도 이뤄진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일보>가 한-미 양국이 핵추진잠수함의 한국 도입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한 내용에 대한 해명이었죠.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청와대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정치권 안팎에선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한 정부의 실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달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군의 독자적 전력 강화 방안으로 핵추진잠수함을 언급했습니다.
최근 통화에서도 “첨단 무기 보강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과 협조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문 대통령이 언급한 ‘첨단 무기’가 바로 핵추진잠수함이 아니냐는 겁니다.

또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한국군의 전략방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게 핵추진잠수함이라는 건 내부적으로 이미 합의됐으며 어떤 이견이 없다”고 말해 핵추진잠수함 도입에 대해서 강한 여지를 남겼습니다.









크림슨 타이드 포스터.



크림슨 타이드 포스터.



#핵추진잠수함, 전략핵잠수함, 그리고 핵잠수함

“지구상에는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세 명이 있다.
 미국 대통령,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전략핵잠수함 함장이다”

1995년에 개봉했던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크림슨 타이드는 미국 본토 위협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지로 접근하는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알라바마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영화였죠.
알라바마호의 구성원들은 자칫 제3차 세계대전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전략핵무기의 발사 여부를 놓고 강한 갈등을 겪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화 크림슨 타이드에 나온 ‘전략핵잠수함’과 한국에서 이슈로 떠오른 ‘핵추진잠수함’이 다르다는 겁니다. 둘다 줄여서 ‘핵잠수함’으로 부르고 있긴 하지만 전혀 다른 잠수함이죠.

한국의 도입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핵추진잠수함은 알라바마호처럼 핵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이 아닙니다. 추진 동력이 핵에너지인 잠수함이에요.

핵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하면 연료 보급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디젤엔진 잠수함 보다 오랜 기간 동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주장하는 쪽은 북한이 전략핵무기를 실은 잠수함을 남쪽으로 보내서 후방에서 공격하는 것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국내에 배치된 모든 레이더들은 북쪽을 향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자산이라는거죠.
그러니까 한국은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핵미사일을 도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해군 11전대 소속인 6900t급 핵잠수함인 ‘샌프란시스코함’(SSN-711)이 진해항에 정박해 있다.    진해/사진공동취재단



미국 해군 11전대 소속인 6900t급 핵잠수함인 ‘샌프란시스코함’(SSN-711)이 진해항에 정박해 있다. 


   진해/사진공동취재단



#핵추진잠수함 효용성 논란

그런데 핵추진잠수함 도입의 실효성에 대해서 이견이 존재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청와대 관계자가 밝힌 것처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합니다.

자주국방 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은 2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잠수함발탄도미사일은 발사 전에 들리는 소리를 감지하고, 어뢰를 쏴서 막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북한 신포(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는 곳) 앞에 핵추진잠수함을 계속 대기시켜야 한다”고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과거 미국과 소련(러시아)이 서로 견제 임무를 수행할 때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한 것은 감시·추적 임무에 핵추진잠수함이 최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핵추진잠수함이 속력이 빠르고 오래 잠수할 수는 있지만 수십 킬로미터 밖에서 탐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감시 기능이 대단한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김 교수는 “소음이 상대적으로 심한 핵추진잠수함이 신포 앞에서 북한의 잠수함을 요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은 잠수함을 여러대 보내면 어디에 무엇이 탑재돼 있는지 알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디펜스 타임즈 김대영 편집위원은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말고도 핵미사일을 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습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핵잠수함인 오하이오급 플로리다호가 2013년 7월3일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잠수함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핵잠수함인 오하이오급 플로리다호가 2013년 7월3일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잠수함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외교적 난관

효용성 여부를 떠나 외교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1991년 12월 남과 북 사이에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2조는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핵의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죠.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자 근거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미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2015년 4월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도 큰 걸림돌이에요. 핵추진잠수함에는 연료용 농축 우라늄이 필요한데요.
한-미 원자력협정 11조는 20% 미만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고 있긴 하나,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미국이 외교적 반발을 무릅쓰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을 용인할지 의문입니다.

현재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핵무기 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곳 뿐입니다.
브라질이 최근 프랑스로부터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도입하면 일본도 도입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때 했던 것처럼 거센 저항과 경제적 보복을 감행할 수도 있죠.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에도 해군이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추진했으나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일자 포기했습니다.

김동엽 교수는 “결국 미국의 뜻에 달려있으나, 미국이 일본과 브라질 등 국제사회의 반대를 감내하고 한국에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허락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한다고 해도 미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더 많은
옵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녹색연합이 경남 진해 해군 소모도기지에서 촬영한 미국 핵잠수함 로스엔젤레스호(SSN-688) 정박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핵잠수함이 우리 영해에 정박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우 기자 woo@hani.co.kr



녹색연합이 경남 진해 해군 소모도기지에서 촬영한 미국 핵잠수함 로스엔젤레스호(SSN-688) 정박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핵잠수함이 우리 영해에 정박

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우 기자 woo@hani.co.kr



#핵폐기물, 승무원 건강 문제

이밖에도 핵추진잠수함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 문제와 승무원의 건강 문제도 고려해야할 대상입니다.

김대영 편집위원은 “핵추진잠수함은 움직이는 핵 발전소인 셈인데 인근에 있는 주민들이 동의를 할지 의문이 든다”며 “한국으로서는 처음 운영하는 것으로, 연료봉을 교체할 때 사고 가능성이 열려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핵추진잠수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 이일우 사무국장도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이 2018년이면 보관에 한계가 도달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핵추진잠수함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핵추진잠수함에 탑승하는 승무원의 건강도 문제입니다.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핵 기술이 뒤떨어졌던 중국이 무리하게 핵추진잠수함을 운용하면서 승무원들이 위험 수준의 방사능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승무원들의 정신건강도 큰 이슈입니다.

3개월 이상 밀폐된 공간에 머물 경우 정신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요.
이 때문에 냉전시대 때 미국과 러시아는 핵추진잠수함을 90∼100일 정도를 한주기로 운용했습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수면 떠오른 핵잠수함, '고래' 잡으려다 '평화' 잡을라


■ 성능 얼마나 뛰어난가
디젤, 산소공급 위해 수면 부상핵추진, 얼마든 잠항할 수 있어
디젤보다 소음 심해 발각 우려 ,미 첨단잠수함만 저소음 능력

■ 만들 능력 갖췄나
"잠수함 독자설계 기술 쌓였고 ,소형 원자로 개발한 경험 있어"
"디젤→핵 엔진만 바꾸는 게 아냐 ,핵잠수함 설계능력 갖추지 못해"

■ 비핵화 선언 위반 아닌가
'핵, 평화목적에만 이용'에 위배 ,핵연료도 미 불허땐 확보 못해


         


한반도의 위기는 ‘핵’에서 출발해 ‘핵’으로 모아진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응전’ 차원에서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론이 한참 들끓다가 청와대의 부인으로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자 이젠 핵추진잠수함(줄여서 ‘핵잠수함’)이 도마에 올랐다. 핵잠수함 보유론은 작년에도 제기됐다.


그때와 달라진 점은 집권자의 의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핵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의욕을 보였다.

 지난달 7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핵잠수함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핵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설파한 것으로

 전해져 물밑 교섭이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핵잠수함은 두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낳는다. 핵잠수함 보유가 가능한가? 또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가?


■ 핵잠수함, 빠르지만 시끄럽다 핵추진잠수함은 원자력을 동력원으로 삼는 잠수함을 말한다. 핵추진잠수함은

SSN(Submersible Ship Nuclear)으로, 핵미사일을 탑재하는 전략핵잠수함 SSBN(Submersible Ship Ballistic Missile Nuclear)과 구별된다.


핵잠수함의 필요성은 북한이 지난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개발에 나서면서 본격 대두했다.

북한은 지난해 여러 차례 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탄도미사일 발사관 1기를 장착한 배수량 2000t의 고래급(신포급) 잠수함도 건조했다.


북한이 고래급 잠수함을 몰래 동해나 남해를 거쳐 남한의 후방으로 보내 미사일을 발사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핵잠수함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우리 군 핵잠수함이 미사일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추적하다가 미사일을 쏠 조짐이 보이면 먼저 격추하자는 구상이다. 굳이 핵잠수함이 대안으로 거론된 것은 북한 잠수함을 추적·감시하려면 장시간 잠항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재래식 디젤 잠수함은 물속에서 축전지에 충전된 전기로 움직인다.


그러다 전기가 떨어지면 디젤엔진을 돌려 다시 축전지를 충전한다.

그러나 디젤엔진 가동에는 공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엔진을 돌릴 때마다 물 위로 공기 흡입구(스노클 마스트)를 올려

공기를 흡입해야 한다.


이를 ‘스노클’이라고 하는데, 디젤 잠수함은 이때가 가장 취약하다.

잠수함이 수면 가까이 부상해야 하고 엔진 소음이 나기 때문에 적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

잠수함 함장 출신인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문근식의 잠수함 세계>라는 책에서 “정상 작전 시 평소에 축전지를 70%

이상 유지해야 하므로 최소한 하루에 두 번 이상 스노클 항해를 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현재 해군이 보유한 209급(배수량 1200t) 잠수함 9척은 모두 이런 방식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이다.

재래식 잠수함도 최근엔 연료전지 등 ‘공기불요추진체계’(AIP·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도입해 스노클 횟수를

크게 줄였다.


해군이 지난해 3월 발간한 ‘간편 해군 가이드북’엔 “공기불요추진체계를 탑재하면 잠항시간을 2~3주 연장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해군은 이런 ‘공기불요추진체계’를 장착한 214급(배수량 1800t) 잠수함을 5척 운용하고 있으며, 2019년까지 9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시스템도 스노클이 필요하다.


반면 핵잠수함은 원자로 가동에 산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스노클이 필요 없어 사실상 무제한 잠항이 가능하다.

핵잠수함 도입론자들은 반드시 핵잠수함이라야 북한 해군기지 근처를 들키지 않고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 핵잠수함은 일반 항해속도가 대략 20노트(시속 37㎞)로, 10노트(시속 18.5㎞)를 넘지 않는 재래식 잠수함보다

빠르다.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왜 핵추진잠수함인가>라는 책에서 “핵추진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월등한 은밀성과 기동성을 갖추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에게 비수를 들이대는 유일한 무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핵잠수함의 능력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핵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소음이 심하다.


소음이 심하면 소나(음파탐지기)의 탐지능력이 떨어져 적 잠수함을 추적하기 어려워지고, 발각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에 대해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26일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세미나에서 “소음저감장치가 개발돼 1980년대부터 핵잠수함의 소음은 디젤 잠수함 소음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214급 손원일함 함장 출신인 최일 예비역 대령은 지난해 10월 한 세미나에서 “미국은 시울프급으로 속력과

 정숙성을 현저하게 향상시켰지만, 대신 1척을 만드는 데 8년여가 걸리고 3척 건조엔 73억달러가 들었다”며 “핵잠수함을 계속 건조해온 미국도 핵잠수함의 정숙성 향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조용한 핵잠수함은 일반적인 것이 아니며, 첨단 기술과 고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잠수함 함장 출신의 예비역 인사는 “적의 잠수함 추적에는 더 조용해야 하며 탐지능력과 기동성이 더 우수해야 하는 등 3박자가 필요

하다. 핵잠수함은 이 중 기동성에서만 유리하다”고 말했다.


■ 한정된 국방예산에서 핵잠수함이 우선순위?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5월 국내 독자설계한 3000t급 잠수함(사업명

장보고-Ⅲ)의 첫 기공식을 열었다. 잠수함 독자설계는 수십년 동안 독일의 기술지원으로 209급(1200t)·214급(1800t)

 잠수함을 10여척 건조하며 기술을 축적해온 결과다. 한국은 핵잠수함에 필요한 소형 원자로를 개발한 경험도 있다.


러시아의 기술지원으로 해수담수화용 소형 일체형 원자로인 ‘스마트 원자로’(열출력 330㎿)와 이를 5분의 1 규모로

축소한 실증로인 ‘스마트-P’(열출력 65㎿)를 개발한 사례가 있다. 당시 스마트 원자로 개발에 참여했던 김시환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 11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원자력연구소가 이미 2004년 핵추진잠수함용 원자로

기본설계를 마쳤다.


국가 지도자가 결심만 하면 2년 안에 원자로를 제작해 잠수함에 장착할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지난해 10월 국방안보포럼·대한민국잠수함연맹 공동 주최 세미나에서 “원자로 독자설계와

잠수함 건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핵잠수함 건조를 국책사업으로 정하고 총력 외교를 펼치면 8~10년 안에 건조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은 2020년대 말까지 3000t급 장보고-Ⅲ 잠수함 9척을 3척씩 나눠 순차적으로 건조할 계획이다.

방사청은 앞의 6척(배치-Ⅰ·배치-Ⅱ)의 추진체를 디젤-전기로 확정했으나, 나머지 3척(배치-Ⅲ)의 추진체에 대해선

“추후 결정하겠다”며 함구하고 있다.

방사청이 이들 나머지 3척에 핵추진체를 탑재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잠수함 기술은 초보 수준으로, 핵잠수함 건조 준비가 미흡하다는 반론이 있다. 재래식 잠수함에서 추진

체계만 원자로로 바꾼다고 핵잠수함이 되는 게 아니다.

깊은 심도에서 장기간 고속 운항하는 핵잠수함의 작전요구 능력에 맞게 새로운 잠수함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익명의 전문가는 “설계는 마쳤으나 건조도 못 해본 잠수함도 많고 시운전 결함이 발견돼 취역도 못 한 잠수함도 많다.

3000t급 재래식 잠수함 설계 경험만으로 핵잠수함 건조 기술력이 확보됐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또 “브라질은 2008년 핵잠수함 건조 계획을 발표했지만 첫 잠수함은 2023년이 돼야 나온다. 치밀한 계획 없이 나섰다가는 시행착오만 거듭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건조 비용도 논란이다.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한국형 핵잠수함과 유사한 크기 및 성능인 프랑스의 뤼비급(2713t)

핵잠수함이 1조5000억원이고 바라쿠다급(5200t급)이 1조7462억원”이라며 “3000t급 ‘장보고-Ⅲ 배치-Ⅰ’ 잠수함 건조

비 8000억원의 2배인 1조6000억원이면 핵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보다 더 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장보고함 함장 출신인 이진규 예비역 대령은 최근 언론 기고에서 “1척당 2조원가량의 건조비와 첨단 기술이 요구되고 운영·유지비용도 크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실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건조비용을 배치-Ⅰ보다 3000억원이 많은 1조1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어 핵잠수함의 건조비도 2조원대를 넘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핵잠수함 운용을 위해선 따로 운전실습용 원자로도 필요하며 나중에 폐로에 따른 비용도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지난해 10월 언론 기고에서 “북한의 핵 위협 중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가장 위험한 것은 아니다.


국방예산 제한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한다면 도시 거주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패트리엇 미사일을 추가 도입하거나 장거리 및 중거리 대탄도탄미사일을 조기 개발하는 것보다 핵추진잠수함이 우선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세가지 규제’ 넘을 수 있나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잠수함에 대해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핵잠수함의 원자로에 쓰이는 농축 우라늄 등 핵물질은 원칙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세이프가드) 대상이다. 국제원자력기구와 안전조치 협정을 맺어 핵무기 제조 등 군사적 전용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 규정은 이들 핵잠수함 원자로가 ‘금지되지 않은 군사활동용’으로 지정될 경우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조처 대상에서 제외될 여지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1991년 12월 남북 사이에 체결된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은 핵잠수함 추진에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공동선언2조는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며 군사적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북한이 이미 6차 핵실험까지 한 상황에서 공동선언에 얽매일 필요가 있냐는 반론도 있지만, 공동선언이야말로 북한에 비핵화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라는 의견도 많다. 핵잠수함 원자로의 연료인 농축 우라늄 확보도 만만찮다.


한국은 농축시설이 없으며, 미국의 동의가 없는 한 앞으로도 갖기 어렵다. 2015년 4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 제11조는 한국에 ‘20% 미만의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미 간 서면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못박고 있다. 또 13조는 핵물질 등이 “어떠한 군사적 목적을 위해서도 이용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근식 예비역 대령은 “우리나라 핵잠수함의 핵연료로 우라늄 농축 20% 이하인 저농축 우라늄을 쓰면 국제 시장에서 상업적으로 구매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국제 시장에서 군사적 용도의 농축 우라늄 거래는 선례가 별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구매가 가능할지 속단하기 이르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정부는 아니라는데…가라앉지 않는 `핵잠수함` 보유론


북한의 수중 잠수함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SLBM)이 수면 위에서 점화해

하늘로 솟구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아니라는데…가라앉지 않는 `핵잠수함` 보유론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시간함이 부산항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주한 미 해군사령부]



정부는 아니라는데…가라앉지 않는 `핵잠수함` 보유론

우리 군은 해군 잠수함과 해상작전헬기, 해상초계기 등을 동원해 북한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AW-159)와 잠수함

 이종무함(1200톤급)이 대잠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