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TV조선 방송 화면]

3無가 부른 '이영학 사건''무신경·무관심·무사안일'…
112상황실 '코드1'분류, 현장서 '우왕좌왕'
부서간 공조 늦어…구조 '골든 타임' 놓쳐
실종 수사 매뉴얼…'있으나 마나'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무관심과 무신경, 무사안일한 태도까지….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영학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한 초동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수사 기본 원칙만 잘 지켰더라도 피해 여중생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래서야 수사권을 맡길 수 있겠느냐”는 비아냥까지 쏟아진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도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면서 국감장은 ‘이영학 사건’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한편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영학은 추행은 인정하면서도 범행 경위나 방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울 수사 중인 서울 북부지검 관계자는 “경찰에서 송치될 당시와 비교해 직접 조사 과정에서(진술에)변화가 있다”며 “수면제를 먹이고서 추행한 동기가 나와야 살해 동기와 방법 등 범행 전반을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사건을
원점에서 재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영학 SNS]
◇긴급상황 ‘코드1’ 내렸지만… 현장에선 ‘단순 가출’ 판단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15분쯤 피해자 A양 부모의 가출 신고를 접수한 서울청 112종합상황실은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 임박’을 뜻하는 ‘코드1’ 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단순 가출’로 판단한 서울 중랑경찰서는 A양의 최종 행적도 신속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시간을 허투루 보냈다.
이튿날인 1일 오후 9시쯤에서야 A양 부모에게 이영학의 딸과 같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지만,
‘112신고 녹취록’에는 A양 어머니가 ‘딸의 휴대전화가 꺼져 있고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린 것
으로 돼 있다.
A양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실종 신고 당시)딸이 마지막으로 만난 친구의 이름(이영학 딸)을 분명히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당시 지구대 안이 소란스러워 듣지 못했다”고 둘러댔다.
하지만 실종 신고 당시 망우지구대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되면서 역풍을 맞았다.
A양 어머니가 지구대를 찾은 30일 오후 11시 50분쯤부터 1일 오전 0시 33분까지 지구대에는 일반인 남성과 여성
각 2명씩 총 4명뿐이었다.
이들은 대기석에 앉아 별다른 소란을 피우지 않았고 경찰 5~8명이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부서 간 공조 부족… 따로 놀았던 ‘한 지붕 두 가족’
중랑서 내 부서 간 공조가 안 돼 수사가 지연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형사과는 이미 이영학 부인 최모(32)씨의 투신
자살 사건을 내사 중었지만, 이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실종수사팀은 갈피를 잡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쳤다.
실종수사팀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지 사흘 만인 이달 3일 형사과에서 내사 중인 사실을 알고 합동수사를 시작했다.
이미 A양이 살해(1일 낮 12시 30분)된 뒤였다.
중랑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지난 13일 수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당시만 해도 (단순 가출로 판단해) 강력 범죄 의심점을 생각하지 못해 (이영학)신원 조회는 하지 않았다”며 털어놓았다.

◇‘실종 수사 매뉴얼’도 유명무실
실종사건(실종아동업무 안전·실종사건 수사)관련 매뉴얼도 있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경찰청 예규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르면 실종아동 신고가 들어오면 지역 경찰과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이 현장에 출동해 탐문·수색을 해야 한다.
또 초동 조치시 경찰이 실종 전 마지막 최종 목격지 및 주거지 수색을 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A양 어머니가 처음으로 112에 신고한 당시 현장에는 여청수사팀 경찰관이 나오지 않았다.
대신 망우지구대 직원이 면담을 한 뒤 프로파일링 정보를 입력하는 등 간단한 조사를 했다.
이달 1일 오전 4시쯤에도 A양 어머니에 전화를 걸어 ‘피해자 연락이 왔는지’만을 묻는 데 그쳤다.
당시 A양 휴대폰은 꺼져 있었고, 아직 살아 있을 때였다.
관할 서장 역시 실종 신고 접수 나흘 만인 지난 4일에서야 첫 보고를 받았다.
김정훈 서울청장은 국정감사에서 “초동 수사 부실, 인수 인계 미흡 등 부실로 이런 결과가 발생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부실한 점, 논란이 되는 점에 대해 정확한 진상조사로 책임을 가리고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 '어금니 아빠' 이영학 ㅣ KBS1 뉴스화면 캡처 이영학, 검찰서 진술 뒤집었다…검찰 "원점서 검증" 서울북부지검 "이영학, '범행동기·성추행' 경찰 진술과 달라져… 사실 확인 중" 여중생 살인·사체유기 사건 피의자 이영학(35·구속)이 검찰 조사에서 진술이 달라졌다. 경찰 단계에서 조사된 범행동기가 뒤집힐지 주목된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북부지검은 18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살인과 사체유기 사실에 대해 인정하나 자세한 범행 경위와 동기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닫거나 (경찰 조사 때와) 다르게 말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명확한 동기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드러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성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는 "이영학을 둘러싼 많은 의혹들에 대해 경찰이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수사 진행 사항에 따라 동기 부분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차장검사는 이영학 진술 변화에 대해 "검찰이 '(피해자를) 추행 했느냐' 물어보면 (이영학이) '네'라고 답하지만 어떻게 했는지는 말을 안하는 식"이라며 "또 '추행하려고 한 게 아니다'고 하거나 조서를 들이대고 물어보면 '예'라고 했다가 다시 '아니다'라고 하면서 왔다 갔다 하는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박 차장검사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이영학이 혐의에 대해 부인한다' 이렇게 (단정해서) 말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검찰 설명에 따르면 이영학은 살인과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피해 여중생 살인 시점도 1일 낮 12시30분쯤으로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동일하다. 다만 범행동기와 피해 여중생(14) 성추행 부분은 경찰 조사에서와 다르게 말하거나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검찰은 범행 경위와 동기를 정확히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수사 내용을 사실상 백지 상태로 되돌리고 원점에서 수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박 차장검사는 "형사소송법상 경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받은 조서는 본인이 인정하지 않으면 아무런 증거 능력이 없다"며 "이영학이 (경찰 진술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경찰 수사 내용을 하나하나 깐깐하게 검증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검찰이 범행동기를 명확히 밝히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공소사실 특정, 구형과 연결돼 있다.
공소사실에는 구체적인 범죄 일시·장소·범행에 이르게 된 과정·범행 동기 등을 명시해야 한다. 예컨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살인을 저질렀다'를 써야 한다는 의미다.
범행동기는 '구형'(검사가 판사에게 어떤 형벌을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형법상 살인죄는 5년 이상 징역 혹은 사형·무기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천차만별인 형량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바로 범행동기다.
검찰은 이달 13일 이영학이 경찰에서 송치된 이후 지난 주말인 토요일 하루를 제외하고 이날까지 총 5번 불러 조사·
면담했다.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김효붕 형사2부 부장검사와 해당 부서 소속 검사 2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보통 형사 사건에는 검사 1명을 배당하는데 이번 사건에는 수사팀 인력을 추가 투입했다.
검찰은 아버지인 이영학과 사체유기 혐의 공범으로 지목된 딸 이양(14)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도 검토 중이다.
서울북부지법은 12일 이양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차장검사는 "현재 이양에 대해 보완 수사 중"이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영학의 2차 구속 만기일인 11월1일까지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박 차장검사는 "1차 구속 만기일은 이달
22일까지"라며 "하지만 최대한 추가 수사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 (구속 만기일) 연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檢 "이영학 원점 재수사, 범행 동기·방법 함구 중"
딸 친구인 여중생을 유인해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검찰로 송치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사진)이 살인 및
사체 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북부지검 관계자는 18일 취재진을 만나 "경찰 조사에서 밝힌 진술과 비교해 변화가 있다.
조사 때마다 달라지는 모습이다"라면서 "이영학이 피해 여중생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추행한 동기가 밝혀져야 살해 동기 및 방법 등 범행 전반을 명확히 할 수 있고, 형량도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사건을 원점에서 재조사하는 중이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 수사 발표 때 이영학과 그의 딸 이모(14)양의 진술을 토대로 이영학이 지난달 30일 딸의 초등학교
동창 A14)양을 중랑구 망우동의 자택으로 유인해 수면제로 먹이고 성추행한 뒤 다음날인 이달 1일 낮 12시30분쯤 잠에서 깬 A양이 저항하자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이영학의 범행 동기로 지난달 5일 자살한 아내의 부재로 성적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자 성욕 해소를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영학은 검찰 조사에서 A양을 성추행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나 구체적인 범행 방법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거나 범행 시점 등 경찰 조사에서 한 진술을 수시로 바꾸고 있다는 게 검찰의 전언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지난 5일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상태로 검거됐던 점을 들어 처음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시 상황을 명확히 진술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횡설수설하지 않고 논리적으로 자기 입장을 진술한다"며 "다만 기억하는 사실을 일부 말하지 않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죽었으니 사체 유기는 명백한 동기가 있는데 왜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정도로 판단할 수 없다"며 "추행을 인정했더라도 '어떻게 했느냐'에 대해 말을 안 하면 법률적으로 인정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점에서 재수사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이영학의 왔다갔다하는 진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진술을 뒷받침할 정황, 그런 부분들을 많이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검사 1명이 사건을 전담하는 일반 사건과 달리 검찰은 북부지검 형사2부 김효붕 부장검사와 같은 부 소속 검사 2명으로 수사팀을 꾸렸다.
검찰은 이달 22일 만료되는 이영학의 구속 기간을 1차례 연장할 계획이다.
수사팀 구성과 별도로 검찰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아내 최모(32)씨의 투신 사망 사건과 성매매 알선 등 추가 의혹이 조사되면 이영학의 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영학의 아내 최씨가 지난달 6일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자살'로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이영학을 ‘자살 방조‘ 혐의로 보고 있는데, 자살 방조는 아내 최씨가 자살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살‘로 확정짓지 않고, 그저 ‘변사’ 단계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내 최씨 부검 결과 머리 부위에서 투신과 무관한 상처, 즉 폭행 흔적이 나온 바 있는 만큼 자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아내가) 떨어져 사망했는데 (이영학) 본인은 별로 당황하지 않고, '유서'라고 있는데 내용이
상식과 다르고, 일반적인 자살 변사는 이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이한형 기자)
③눈먼 복지 시스템 ④실종사건 초동수사 난맥 ⑤무분별한 언론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성매매 알선, 기부사기, 부인 자살 의혹 등 온갖
악행이 속속 드러나며 국민의 공분이 일고 있다.
경찰이 범행동기를 '성적욕구' 때문으로 밝혔지만, 수사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문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의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검ᆞ경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겠지만, 필자는 이번 사건을 단순히 흥미 위주의 엽기적이고 선정적 사건으로 끝내선 결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 철저히 반면교사로 삼아 사회전체적인 시스템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망우보뢰(亡牛補牢)의 잘못이라도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보다는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첫째, 기부에 대한 법적 시스템의 정비 문제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은 ‘연간 누계 1000만원 이상 기부금을 모집하려면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등에 모집 목적, 목표액, 사용계획 및 모집자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제4조)고 명시하고 있다.
등록 의무화 기준을 ‘행위’가 아닌 ‘금액’에 맞춘 것이며, 따라서 제도상 소액 기부금 모집은 사실상 관리가 전무하다.
그나마 현행법상 지자체는 금융정보 조회 등 수사권한이 없고, 처벌조항도 미약하다.
필자가 보기에 이영학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친 가장 큰 해악은 바로 '기부 포비아(Phobia)', 즉 기부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의 확대다.
이제라도 금품 모금 및 사용에 대한 구체적인 추적 시스템을 정비하여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부 시스템을 반드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둘째, 장애 판정 시스템의 개선 문제다.
이영학은 29살인 2011년 처음 지적,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뒤, 2015년 2급으로 등급이 올랐다. 지적 장애 2급은
IQ가 30~50 정도로 능동적이고 계획적 범행을 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그런데 이영학의 범행 과정을 보면 도저히 지적 장애 2급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성매매 단속을 피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하고, 부인의 성폭행 피해의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고의로 강간을 당하고,
부인의 유서까지 조작(?)하는 등의 행위가 과연 IQ 50 이하가 할 수 있는 행위인가?
정확한 과학적 조사에 의한 판정보다는 단지 대상자의 기억에 의존하는 현재의 장애 판정 시스템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초수급자 선정 등 복지 시스템에 대한 개선 문제다.
이영학은 2007년 기초수급자가 됐다. 3인 가족 기준 생계급여 109만원과, 이외 의료비, 주거비, 교육비 지원에다
통신요금, TV 수신료 할인 등의 20여 가지 추가 혜택을 받았으며, 딸과 본인의 장애수당까지 합치면 총 수급액은
월 160만원이 넘는다 .
기초수급자는 평균적으로 하위 3%이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이영학은 기부사기, 성매매 수입, 음란물을 촬영하여
사이트에 올린 동영상 수입 등 상당한 수입이 있었고 이에 따라 외제차 등 나름대로 호화생활을 영위하였다.
하위 3%가 아니라 상위 3%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제라도 이와 같은 밑빠진 독에 물붓는 식의 눈먼 복지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재산상태와 수입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국민의 혈세가 한푼도 엉뚱한 곳에 낭비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넷째, 실종 신고시 초동수사 대응 시스템의 개선 문제다.
경찰청 예규 '실종 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을 보면 경찰은 범죄 관련 여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고 최종
목적지, 주거지 수색을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문제는 실종 아동과 가출 아동의 구별 자체가 어려워 위 예규의 어느 조항이 적용될지가 불분명하고, 그나마 위 예규
자체도 실무상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 찰의 초동 수사 부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실종아동 대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종·납치사건 해결의 골든 타임, 즉 ‘크리티컬 아워(Critical Hour)’는 7시간이다.
따라서 지침 자체를 이에 맞게 개정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전담조직 확충, 전문인력 충원 등 구조적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영학 사건과 관련하여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언론의 보도 행태다.
이영학을 띄워준 것은 한마디로 언론이었다.
희귀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딸을 극진히 아끼는 모습 등이 방송을 타면서 ‘어금니 아빠’라는 별명이 붙었고, 이러한 사연이 알려진 덕에 이영학은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라는 책을 출간 했고, 후원금을 받아 호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이영학은 11년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고아원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 밖에도 당시
다수의 매체가 몇 차례에 걸쳐 그의 각종 선행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언론의 보도 행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진실과 팩트는 언론의 생명이다.
시청률만을 의식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언론인들의 철저한 자성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이상에서 이영학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 개혁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는데,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사건은 일반적인 살인사건과는 분명히 구분 지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은 지적 장애 2급인 이영학이 어떻게 주도면밀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는지, 경찰 수사와 기부금 사용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 우리 사회의 허술한 구석을 낱낱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한 이 사건은 약자를 제대로 가려내는 투명한 사회복지, 실종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경찰 수사 등 우리 사회에
더 꼼꼼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과 그물망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철저한 사회 시스템 정비를 통해 자녀들이 마음놓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눈물이 마르고 가족의 웃음이 회복되는 사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사회 전체의 시스템 미비로 말미암아 억울하게 희생당한 피해자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글/서정욱 변호사


여중생을 살해한 ‘어금니아빠’의 딸 이모(14)양이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친구집도 못믿어, 가더라도 음식 싸 보내"…이영학 사건 후유증
중학교 2학년 여중생이 친한 친구의 "놀러와"라는 한마디에 이영학(35)의 집에 갔다가 주검으로 발견된 '어금니 아빠' 사건의 파장이 길다. 이영학이 벌인 끔찍한 사건의 전말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이 떨고 있다.
심하게 말하자면 신뢰가 실종된 사회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피해 여중생 A양(14)이 이영학의 딸과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집을 오가며 친하게 지냈다는 사실을 접한 부모들은
"그 누구도 믿지 못할 세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천의 초등생 살인사건으로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고 당부하던 부모들은 이제 자녀들에게 '친구집 방문 금지령'까지 내리며 경계심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중학교 앞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던 김모씨(44·여)는 "세상이 너무 무서워졌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어금니 아빠 사건으로 딸아이가 친구집에 간다고 하면 꺼려진다"며 "모르는 할아버지가 '예쁘다'며 딸을 쓰다듬는 것 까지도 신경이 쓰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어금니 아빠 사건이 알려진 후 며칠 동안은 되도록 딸아이가 혼자 외출하지 못하게 했다"며 "요즘은 학원에서 집으로 이동할 때 어떤 친구랑 있는지 계속해서 확인 전화와 문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키운다는 김모씨(40·여)도 "요새 아이가 어디를 간다고 하면 꼬치꼬치 캐묻게 된다"며 "어디를 가는지, 누구랑 만나는지, 친구 부모의 연락처는 무엇인지 등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살 아들과 4살 딸의 손을 하나씩 붙잡고 길을 걷던 이모씨(39·여)는 "아무도 못 믿을 세상이 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아이들이 아직 어리지만, 나중에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무서워서 못가게 막을 것 같다"며 "유치원과 학교를 제외하고는 아이들과 집에서 함께 있는 것만이 정답인 듯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불안감에 어디서든 아이들의 손을 꼭 붙잡고 다닌다는 그는 특히 딸아이를 키우는 것이 더욱 걱정된다고 했다.
이씨는 "주변에도 딸이 있는 집들은 더욱 예민하다"며 "어리면 어릴 수록, 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라고
토로했다.
'친구집 방문 금지령'은 물론 A양이 이영학의 집에서 이영학이 건넨 수면제를 마셨다는 보도가 나오자 '친구 부모가
주는 음식도 먹지 마라'고 당부하는 엄마들도 있다.
한 어머니는 육아카페를 통해 "친구네 집에 꼭 가야 한다면 먹을 것도 직접 싸서 보낼 것"이라며 "친구네 집에서 주는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해야 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어 슬프다"고 밝혔다.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어떻게 심어줄지도 걱정
극단적으로는 이영학과 이영학의 딸이 희귀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에서 '자녀들에게 호의를 베풀라고 하고 싶지
않아졌다'는 의견을 내는 이들도 있다. 미취학 아들 2명을 키우는 이모씨(30·여)는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어서 그동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통합운동회 등에 맞벌이 부부임에도 악착같이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사건 이후 '도와주지 말라. 호의를 베풀지 말라'고 자녀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도 혼란스럽고, 아이들에게 대체 어떠한 가치관을 가르쳐야 할지 점점 더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이씨는 그러면서 "개인의 공간을 공유하기에는 무서운 세상이 됐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부모들이 항상 옆에 있을 수
없는 맞벌이 부부들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어머니는 "딸을 가진 엄마로서 걱정이 한 가득"이라며 "독립적으로, 강하게 키워야지 싶다가도 불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으니 놀이터든, 학원이든 내가 없는 곳에는 마음 편히 보내지 못하겠다"고 답답해했다.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A씨(40·여) 역시 "내가 어렸을 때에는 친구네 집에 자주 놀러갔고, 시험기간이면 공부를 핑계로 친구네 집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며 "부모님들이 여행이라도 가시면 친구 집에 다같이 모여 비디오도 보고 하던
추억이 있었는데…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밖에도 부모들은 "자식들 친구 부모와 상견례부터 해야 할 세상이 됐다" "학교 말고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것만이 정답인 사회"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임준현 인턴기자
이같은 분위기는 A양과 비슷한 나이대의 청소년들에게서도 읽을 수 있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A양과 또래인 이들은 나름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송파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하모양(14)은 "부모님이 특별히 주의하라고 말씀하신다"며 "어디를 오갈 때에는 친구들과 함께 몰려다니고, 혼자 다니지 말라는 말을 최근 자주 한다"고 들려준다.
하양은 특히 이영학이 음료수에 수면제를 타서 A양에게 건넸다는 이야기가 충격적이었다며 "이 사실을 알게 된 뒤로는 무언가를 마시는 것이 무서워졌다"며 "음료수도 집에 있는 거나, 편의점에서 직접 산 것 빼고는 마시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중학교 3학년의 박모양(15)도 "원래는 학교 끝나고 학원 가기 전에 숙제도 같이 할 겸 종종 친구네 집으로 향했다"며
"공부하고 있으면 친구 어머니가 간식도 챙겨주시곤 했는데, 이번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는 괜히 친구네 집에 가는 게 무서워졌다"고 말했다.
박양은 "그 사건 이후에는 방과후 집으로만 향하고 있다"며 "엄마도 내심 안심해 하는 눈치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영학이랑 닮은 사람이라도 길에서 마주치면 깜짝 놀라곤 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전문가는 사회가 변함에 따라 이제는 부모가 자녀들을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보호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사회가 서구화, 인권 중심으로 변하면서 상대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 가정과 사회 안에서 일상생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부모간에 확실하게 연락이 안되는 상황에서 자녀를 이웃에 보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그동안 쉽게 자녀들을 친구집에 보내왔지만, 이제는 그런 교류 등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자녀들이 일정 연령이
될 때까지는 부모의 보호하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에 대해서 많이 신경을 쓰지만 일상적인 안전 시스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심한 편"이라며 "우리나라가 일상 안전에 있어 상당히 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부모들이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던 것인데,
이제는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고 조심시켜야 할 때가 온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가족 구성원이 많아 범죄에 대한 은폐행위가 어려웠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자식이 1, 2명 뿐으로 줄었기 때문에 가정이라는 것이 더이상 노출된 공간이 아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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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다룬다 ‘관심집중’
(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공식 SNS)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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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오마이뉴스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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