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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최측근의 치명적 진술.. 박근혜에 또 다시 '뇌물죄 칼날'



[연합뉴스TV 제공]


안봉근(왼쪽)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2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측근의 치명적 진술.. 박근혜에 또 다시 '뇌물죄 칼날'


문고리의 변심

청와대 회계 담당자도 상납비 깜깜

박근혜, 국정농단 보도 후 중단 지시

스스로도 ‘뇌물’ 인식한 듯


사적용도 확인 땐 도덕성 치명타

“박근혜, 배신에 거부반응 보였지만

안봉근ㆍ이재만은 증언도 거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에 연루됐다고 지목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정계 입문 후 20년 간 친인척보다 믿었던 최측근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김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박 전 대통령 조사가 불가피한 건 박 전 대통령에게 수십억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흘러갔다는 진술 때문.

검찰은 이를 뇌물로 보고 있다.

 통상적인 뇌물 수사에서 뇌물을 공여했다는 측의 진술을 확보한 뒤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받은 측을 불러 조사한다.


청와대에 돈을 건넸다는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나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돈을 받았다는 이재만(51)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 진술이 나온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과 3인방이 한통속이 돼 받은 돈을 개인 비리적 성격이 짙은 뇌물로 의심하고 있다.

국정원이이 전 비서관과 안봉근(51)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48) 전 부속비서관에게 건넨 특수활동비는 공식적인 돈이 아닌 걸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 결과 청와대 회계 담당자가 이들이 받은 돈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돈을 건네 받을 때 대로변에서 남들 눈을 피해 전달 받은 점이나 지난해 여름 미르ㆍK스포츠재단 등 국정농단 관련

보도가 나온 뒤 국정원에 상납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한 점으로 미루어 돈을 주고 받은 양측도 ‘뇌물’로 인식했다고 본

것이다.


또, 특수활동비 상납을 재가한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옮긴 점도 뒷돈의 대가성을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국정원 인사, 감독 권한을 갖는 대통령과 그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진

문고리 3인방의 직무관련성을 부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뇌물을 받아 어디에 썼는지는 뇌물죄 성립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수사와 관련한 또 하나의 관심은 박 전 대통령이 일종의 ‘비자금’으로 조성한 국정원 상납금을 어디에 썼느냐다.

이른바 ‘통치자금’ 성격이 아닌 사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명백히 드러나면 박 전 대통령이 입을 도덕적 타격은

이만저만 하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박 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라고 하는 등의 태도를 일관되게 취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국정농단 재판과정에서도 “한 푼도 돈을 받은 게 없다”는 말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이 전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의 변심 때문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1998년 박 전 대통령이 정계 입문한 뒤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3인방이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정 전 비서관 외에 안ㆍ이 전 비서관은 일찌감치 박 전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고 본다.

탄핵 재판이나 올해 4월 구속 기소된 뒤 면회는커녕 재판 방청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재판부터 변호를 맡았던 채명성 변호사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상 인심이라는 게

 무섭더라”며 “탄핵 심판 때 변호인들이 그들(안봉근ㆍ이재만 전 비서관)에게 증언을 좀 해달라고 부탁했는데도

 끝내 나타나지 않더라”라고 했다.


수도권 검찰청의 한 간부는 “20년을 보필하면서 쌓인 정도 있을 텐데 의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부친의 일로 인해 ‘배신’에 대해 지독한 거부반응을 보였던 박 전 대통령이 결국 최측근으로부터 치명적인 칼을 맞게 될 운명에 처한 형국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2일 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출두하는 이재만(왼쪽)-안봉근 전 비서관, 10월16일 구속연장후 첫공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연합뉴스 자료사진]



2일 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출두하는 이재만(왼쪽)-안봉근 전 비서관,

10월16일 구속연장후 첫공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자료사진]        






'20년 문고리' 이재만의 폭탄진술, 박근혜 비자금 수사 불붙이나


검찰 안봉근·이재만 구속 시도 후 박 前대통령 소환조사 가능성
'본인 혐의' 덜고 '범죄의도 희석'· '뇌물죄 피하기' 시도 해석
'국정원 상납금·화이트리스트' 수사 진전 따라 추가기소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검찰에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것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함에 따라 향후 검찰의 수사 칼끝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2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체포 직후 이헌수 전 기조실장 등 국정원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많게는 매월 1억원씩, 총 수십억원의 현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더불어 세간에서 '문고리 3인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박 전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도운 이 전 비서관이 '주군'에게 무거운 법적 책임을 지게 할 수도 있는 '폭탄 발언'을 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3인방은 박 전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측근에서 보필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같은 혐의로 체포된 안 전 비서관의 경우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용처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이 전 비서관의 박 전 대통령 언급을 두고 자신이 뇌물수수 주체가 아니라 '창구'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해 법적 책임 정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우선 흘러나온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은 1억원 이상 뇌물을 수수한 자를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나아가 이 전 비서관이 개인 차원의 '착복'이 아니라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한 '통치 자금' 차원에서 돈을

받았다는 주장을 폄으로써 검찰의 짜 놓은 '뇌물죄 프레임'을 흔들어보려는 다목적 포석을 깐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고서 빼돌려 불법적인 용도에 썼다는 '범죄 의도'를 희석하는 효과도 함께 노린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

아파트 구입 사실 등으로 '개인 착복'까지 의심받게 된 이 전 비서관 입장에서는 현재 '박 전 대통령 지시' 내지 '통치

관련 자금'이라는 주장 외에는 달리 내놓을 말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어쨌건 이 전 비서관의 의도를 떠나 검찰의 '국정원 상납' 수사는 곧장 박 전 대통령으로 향해갈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 전 비서관의 진술을 계기로 직무 관련성이 더욱 선명해져 국정원의 자금 상납 대가성 입증이 더욱 용이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식적인 직무 범위가 제한적인 비서관들이 뇌물성 자금을 받았을 때는 대가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직무 범위의 제한이 없는 대통령이 받은 것이라면 대가성 입증이 더욱 간단하다는 것이다.

비서관들이 국정원 측에서 적극적으로 받은 '요구형 뇌물'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불리한 요소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사안과는 제공 주체나 사건 맥락이 전혀 다르기는 하지만, 과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도 비자금에 대해 뇌물죄 성립을 부인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당시 이들은 여러 기업으로부터 비자금을 받아 뇌물 혐의로 기소된 사안에서 "국가 예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정치자금 내지 통치자금을 마련한다는 의도로 대통령 직무와 관련 없고 대가 관계도 없이 자금을 수수해 사용했을 뿐"이라며 뇌물죄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의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을 불러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는 데 관여했는지를 조사할 전망이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추가 수사가 공식화했을 경우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해 충분한 보강 수사를 거쳐 여러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고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 않았다"며 "두 전직 비서관의 구속영장이 들어간 상태니 차근차근 순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국정원의 보수단체 불법지원(화이트리스트) 의혹도 함께 수사 중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국정원 뇌물과 화이트리스트 의혹 수사의 진전 상황에 따라 현재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8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박 전 대통령이 별개 혐의로 추가 기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cha@yna.co.kr









단돈 1원도 안받았다"던 朴.. 국정원 특활비, 비자금 썼나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칼끝이 박근혜

(65)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국정원 고위 간부들로부터 거액을 건네받은 혐의로 체포된 이재만(51) 전 총무비서관이 상납 고리의 ‘윗선’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하면서 특활비가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을 지시한 주체가 박 전 대통령으로 확인될 경우 현재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일 이 전 비서관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돈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은 받은 돈을 별도 금고에 관리하면서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용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4월부터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7월까지 매달 1억원의 현금을

이 전 비서관과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비서관의 진술은 청와대와 국정원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통제 하에 40억원대의 뇌물을 주고받았으며, 이 돈을

 청와대에 자체 배정된 200억원대의 특활비와 별개로 관리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국민 세금인 국정원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전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안 전 비서관뿐 아니라 최순실(61)씨에게 청와대 문건을 불법 유출한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국정원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문고리 3인방’이 모두 특활비 상납에 관여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알고 있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국정원에서 상납한 돈이 박 전 대통령 비자금이라고 의심받는 이유는 또 있다. 검찰은 이·안 전 비서관을 긴급체포하는 과정에서 혐의를 뇌물수수라고 명시하며, 국정원 특활비의 ‘대가성’ 입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정부 때의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에 돈을 건네면서 당시 국정원현안 해결을 암묵적으로 청탁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고리 3인방’이 실세이긴 하지만 국정원 조직개편과 예산 편성 등 핵심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국정원이 대통령과

뒷거래를 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이 국정원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덜기 위해 박 전 대통령을 끌어들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상납받은 돈을 2014년 강남의 아파트 매입에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이 전 비서관의 신병이 확보대는대로 상납받은 돈의 구체적 용처를

확인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 상납 건의 배후로 드러날 경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1심 재판 과정에서 “단돈 1원의 사익도 추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온만큼

결백을 주장해왔던 그동안의 논리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

검찰은 구속기간이 연장된 박 전 대통령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아 유용한 혐의로 체포된 청와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왼쪽)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다. 뉴시스


박근혜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아 유용한 혐의로 체포된

청와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왼쪽)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다.


뉴시스



靑 뇌물로 쓰인 '국정원 특활비'.. 종착지는 어디?


          

사실상 실세들 ‘돈줄’ 역할
靑 주변서 만나 전달 드러나
朴 전 대통령 ‘공범’ 타깃 수사
옛 與에 흘러간 흔적 나오면
국정원發 게이트 비화 가능성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 40억원 이상을 청와대 핵심 인사들에게 뇌물로 상납한 혐의가 잡히면서

 국정원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정원이 정치적 목적으로 공작활동을 한 것과 국민 세금인 예산을 빼돌려 실세들 ‘돈줄’ 역할을 한 사안은 질적으로

다르다.


검찰 수사는 국정원 돈이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등에게 전달된 구체적인 경위와 목적, 배후 등을 밝히는 데 집중되고 있다.

다수의 청와대 인사들이 연루된 점에 비춰 지난 정부 청와대 인사들이 특별한 죄의식 없이 국정원 특활비를 나눠먹기 했을 공산이 큰 상황이다. 자금의 최종 사용처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박근혜정부가 대기업 등을 압박해 특정 친정부 단체를 지원토록 한

 ‘화이트리스트’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한 수상한 흐름을 발견했다.

이후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4년간 국정원 예산·인사를 총괄한 이헌수 전 기획조정실장을 거의 매일 불러 추궁한 끝에 “이·안 전 비서관이 먼저 현금을 요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이 31일 남재준(2013년 3월∼2014년 5월) 이병기(2014년 7월∼2015년 3월) 이병호(2015년 3월∼2017년 6월)

전 원장 등 지난 정부 4년간 국정원장을 지낸 3명을 전원 압수수색한 건 국정원의 상납 행태가 정권 초기부터 장시간, 반복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파악됐기 때문이다.


이들 국정원장은 이 전 실장을 통해 원장 개인 특활비에서 매달 1억원씩 상납금을 마련하게 하고, 이 전 실장에게 직접 돈 배달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실장은 차량에 5만원권 현금 다발을 싣고 청와대 주변으로 간 뒤 이·안 전 비서관을 청와대 바깥에서 접촉해

돈을 건넸다고 한다.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은 조·현 전 정무수석으로 가는 돈 심부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정부를 거치며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의 국정원 특활비 전용 구습이 박근혜정부에서 되살아났다는 뜻이다. 꼬리표 없는 국정원 특활비를 욕심낸 청와대 실세들과 거센 개혁 요구 속에 청와대 지원이 필요했던 국정원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뒷거래일 수 있다.


검찰은 우선 ‘국정원 측이 현안이나 예산 배정 등의 편의를 요청하며’ 뒷돈을 상납한 혐의를 이·안 전 비서관 체포영장에 담았다.

검찰은 청와대 인사들이 국정원이 준 돈을 착복해 활동비 등 사적 용도에 썼을 가능성을 살펴보는 중이다.


국정원 돈이 청와대를 거쳐 당시 여당 등으로 흘러들어간 흔적이 나오면 국정원발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아직 정치권 관련 정황은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수사가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오랜 심복인 이·안 전 비서관이 상납과 유용 사실을 보고했거나 묵인 아래 범행한 게 확인되면

 박 전 대통령도 공범으로 묶일 수 있다. 검찰은 이르면 1일 이·안 전 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지호일 이경원 기자 blue51@kmib.co.kr











국정원은 왜?.. 靑에 돈 상납하며 뭘 얻어내려 했나


정보관 국내정보 수집 제한
국정원법 개정 뜨거운 쟁점

휴대전화 감청 범위 확대
테러방지법 제정 전념 시기

조만간 前 원장 3명 소환
거액 상납한 배경 등 규명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검찰 소환을 앞둔 3명의 전직 국가정보원장은 원세훈 전 원장의 대선개입 댓글 사건 이후 임명된 이들이다.

하나같이 국정원의 정치 절연과 정보기관 본연 업무 강화를 다짐하며 취임했다.


최고 통치권자의 직속 기관인 국정원이 정보는 물론 돈까지 바쳐가며 얻은 것은 무엇일까.

댓글 사건 이후 국민으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던 국정원은 조심스레 정보활동 강화를 위한 법안 통과와 예산 지원을 촉구한다.


남재준 전 원장은 원 전 원장 당시 벌어진 댓글 사건의 책임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 일탈 행동은 시인하지만,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이 기소했을 때에도 무죄추정의 원칙을 강변했다.

댓글 사건은 1, 2심에서 일부 혐의의 유무죄가 엇갈렸고,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기도 했다.


그는 또 법원 판결 전인데도 정치권이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기정사실화해 권한을 축소하는 입법을 해버렸다며 억울해

하기도 했다.

국정원 정보관들이 국가기관, 정당, 언론사, 민간을 출입하지 못하게 한 개정 내용이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남 전 원장 당시 국정원의 현안 가운데는 2013년 6월 북방한계선(NLL) 문건 공개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있었다.


외신은 “정보기관은 비밀을 지키는데, 한국 정보기관은 누설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고발로 검찰 조사 대상이 된 그는 “적법했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병기 전 원장은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전달한 것에 대해 백번 사과를 드린다”는 말과 함께 국정원을 맡았다.


 한나라당에 불법정치자금 5억원을 전달해 2004년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이력 때문이었다. 그는 “그 일이 있고

난 뒤 평생 남들에게 얘기도 못하는 심경으로 속죄하며 살아 왔다”며 정치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그는 휴대폰 감청 등 국정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그는 “유병언을 보며 ‘이게 필요한 건데 왜 없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고도 말했다.


휴대폰 감청이 가능했다면 세월호 사건에 관련된 유씨를 조기에 검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또 테러 대응체계 관련법이 미비하다며 “국정원 나름대로도 법 제정을 위해 노력을 할까 한다”는 발언도 공개적으로

했다.


이병호 전 원장에게는 다수의 국정원 과거사가 현안이었다.

임명 초기부터 NLL 문건 공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찰 사건, 간첩 증거조작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언론조작

사건인 ‘논두렁 시계 사건’ 등의 처리를 주문 받았다. 하지만 그의 재직 시절 국정원이 스스로 이 문제들을 직접 설명

하는 일은 없었다.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 인사청문회에서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사이버테러법과 대테러법 제정 등이 정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이병기 원장도 “답답해서 왔다”며 국회를 방문, 테러방지법의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


 이 법은 9일간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3월 통과됐다. 이후 국정원의 감청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집계됐다.

검찰은 2일 청와대에 건네진 불법 자금의 흐름과 역대 국정원의 ‘현안’ 해결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면밀히 살피는

중이다.



글=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청와대 뒷편 길로 연결되는 서울 성북구의 북악스카이웨이.


청와대 뒷편 길로 연결되는 서울 성북구의 북악스카이웨이



朴청와대 여론조사비 5억..접선 장소는 '북악스카이웨이'


청와대 인근 '북악스카이웨이'서 접선
안봉근, 이재만 영장 청구서에 적시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역할 주목



"이헌수 당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북악스카이웨이에서 청와대 사람을 만나 현금 5억원을 전달했다." 검찰

관계자가 전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받은 과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돈은 지난해 4ㆍ13 총선에 이른바 '진박계'(진짜 박근혜라는 의미) 예비 후보들의 경쟁력을 확인해

 보는 여론조사 비용으로 쓰였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헌수 전 국정원 실장이 이 돈을 직접 건넸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청와대는 비공식적으로 여론조사 업체 A사에 의뢰해 조사를 벌였으나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총선 후 4개월가량 지난 2016년 8월 청와대 정무수석실 직원이 국정원에 요구해 현금 5억원을 받아 지급했다는 게
검찰 조사 내용이다.           

검찰은 이 돈을 주고받는 데 관여한 관계자들을 추가 조사해 접촉 장소가 청와대 인근인 서울 성북구 북악스카이웨이
였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내용은 1일 법원에 제출된 안봉근(51)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이재만(51)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됐다.

검찰은 북악스카이웨이가 청와대와 가까우면서도 폐쇄회로 TV(CCTV)가 없고 인적이 뜸한 곳이라 ‘접선’ 장소로
고른 것으로 추정했다. 



          
청와대 뒷편 길로 연결되는 서울 성북구의 북악스카이웨이.

청와대 뒷편 길로 연결되는 서울 성북구의 북악스카이웨이.          

         


검찰과 정치권 등에서는 이번 사건의 ‘키맨’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전 실장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내내 국정원 돈과 인사에 관여한 국정원 핵심 실세였던 그가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실 관련 조사를
받으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이 전 실장은 마산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에 공채로 국정원에 들어갔다.
 국정원에선 기획예산관과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을 거쳤다. 이후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인 2013년 4월에 기조실장으로 발탁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원장과 2·3차장 등 국정원 핵심 인사들은 바뀌었지만 이 전 실장은 계속 그 자리를 지켰다.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실장이 박근혜 정부 내내 기조실장 자리를 유지한 것은 이른바 이 전 비서관 등의 '문고리' 권력과 가까웠기
때문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지난 2014년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헌수 전 실장을 내치려고 하자 청와대 핵심 비서관들이 이를 막았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2014년 10월에 “이헌수 기조실장의 인사 문제에는 청와대 실세들이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최순실게이트' 청문회에 불출석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봉근(왼쪽),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이 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