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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발톱 감춘 시진핑, 트럼프 달래며 新국제질서 시동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 대표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장에 입장하고 있다.


 2017.11.9chinakim@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환영행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다정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7.11.9chinakim@yna.co.kr



발톱 감춘 시진핑, 트럼프 달래며 국제질서 시동

승리로 끝난 G2 외교 

시진핑, 시종 우호적 행보 
주변국 중국관계 조성 
아시아 주도권 확보 집중 

트럼프는 보호무역 주장 
자국 이기 집착하다 고립 
APEC서도 외톨이전락
 



뜨는 시진핑, 지는 트럼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3개국 방문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행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는 대체로 중국의 승리라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무역불균형 해소와 자국 우선주의에 집착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고 포용하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19차 공산당대회를 통해 절대권력을 손에 쥔 시 주석이 신형 대국관계외교구상을 본격 실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시 주석은 12일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과 만나 해양 자원개발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양 정상은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증진하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전략) 구상을 비롯한 각종 무역 관계에서도 교류를 늘리기로 했다. 

양측은 최대 현안인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시 주석은 양국이 계속 좋은 이웃, 좋은 친구가

돼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이는 갈등은 봉인하고 교류를 트는 한국의 사드(THAAD)식 해법을 차용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시 주석의 로키(low key·낮은 수위) 외교 행보는 주변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조성해 친중국우군을 확보함으로써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는 시 주석의 집권 2기 출발 때부터 감지됐다.


 한국과의 사드 합의를 도출한 게 신호탄이었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우호적인

·한 관계는 역사와 시대적인 대세에 부합한다고 선언했다.

시 주석은 일본에도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인민일보는 베트남에서 열린 시 주석과 아베 신조 총리의 정상회담을 전하면서 두 사람이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악수하는 사진을 12일자에 게재했다.

 이는 과거 인민일보가 양국 국기가 없는 사진을 게재했던 것과 비교된다고 일본 지지통신은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창하다 스스로 고립을 자초했다.

특히 방중 기간 시 주석에게무역불균형 시정을 요구했다가 중국이 280조원이 넘는 투자·구매 보따리를 풀어놓자

 머쓱하게 물러섰다.


초일류 강대국인 미국이 아직 군사력과 경제력 등 국력에서 한참 못 미치는 중국에 애걸해서 떡고물을 받아내는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280조원 계약의 상당수가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수준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금성 황제 연회와 겉만 화려한 선물을 안겨주며 손해 없는 성과를 거둔 셈이 됐다.

미국 언론이 트럼프의저자세 외교에 뭇매를 때린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자무역 체제 강화를 위한 APEC 회의에서 다자무역을 불공정 협정이라고 주장해 외톨이

 자초했다.

시 주석은 개방은 발전을 가져오고, 문을 닫는 이들은 필히 뒤처질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비판했다.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구호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선 중국을 더욱 위대하게로 만들었다는 서방 언론의

평가가 양 정상의 처지를 대변해준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세계화 수호자빈 공간 파고들어

아시아 군비 확장 경쟁 촉발 우려도

21세기 미국 대통령으로선 최장의 아시아 순방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권력 지형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일 세기의 담판으로 주목받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보며 중국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말한 순간이 미중 관계의 역사에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ㆍ전환점)라는 평가
(뉴욕타임스ㆍNYT)까지 나왔다.

 미국이 이끌고 중국이 끌려오는, 그간 말만 무성했던 G2(주요 2개국)시대가 양국간 협력과 경쟁이 본격화하는 실질적인 단계로 변하는 시대 조류를 스냅 사진처럼 포착한 상징적 장면이라는 얘기다.

달리 보면 이는 미 주류 정치의 이단아로 미국의 외교 규범을 뒤집어온 트럼프 대통령과 19차 당대회를 통해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최고의 권력을 구축했다는 시 주석, 두 개성 강한 지도자의 케미스트리로 세계 질서를 이끄는 트린핑

(Trinpingㆍ트럼프와 시진핑의 합성어) 시대의 도래에 다름 없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그는 특별한 사람이다라며 시 주석을 상찬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폐막 후 하노이로 이동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를 많이 좋아한다

서로가 엄청난 감정을 갖고 있다는 등 시 주석에 대한 호감을 수차례 드러냈다.


 미중간 골 깊은 무역불균형, 지적 재산권 분쟁에다 북핵 문제와 남중국해 분쟁 등 국제적 이슈도 두 지도자의 교감을 바탕으로 극한 마찰 대신 최대한 협력을 통해 해법을 찾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트린핑 시대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시 주석의 리더십 구축이 맞물린 결과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위상

자체를 스스로 약화시킨 데 따른 시대 조류의 성격도 강하다.


미국은 2차 대전 후 전세계 대비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50%를 넘을 정도의 압도적 강대국의 지위에서 후퇴하긴

 했으나 지난해 GDP 기준 24.7%로 중국(14.9%)에 비해 여전히 우위에 있다.

 오랜 기간 민주주의 전파자로서 축적된 소프트파워와 세계 경찰로서의 하드파워를 겸비해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그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한중일 순방에서 무기 판매나 투자계약 체결 등 세일즈 대통령의 면모만 부각시키다가 10일에는 급기야 APEC

최고경영자 기조연설에서 다자무역 체제를 비판하고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재차 드러낸 것을 두고 미국 내부에서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미국 자체가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NYT미국 우선주의가

 아시아 지도자를 당혹케 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일 아시아 11개 국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도 미국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빈 공간을 빠르게 파고드는 것은 시 주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조적으로 APEC 연설에서 개방은 발전을 가져오고, 문을 닫는 이들은 필히 뒤처질 것이라며 미국을 대신해 세계화의 주창자로 나섰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괄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창설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황제급 예우를 받았지만, 실제 스토리는 커지는 중국의 힘과 미국의 후퇴

(로저 코헨 NYT 칼럼니스트)를 보여준 여정이 된 셈이다


이 같은 비판이 단순히 미국의 영향력 축소라는 자국주의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중국 전문가인 오리아나 마스트로 조지타운대 교수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 보다 훨씬 훌륭한 솜씨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중국은 자국 이익을 넘어 세계 각국이 혜택을 입는 대안적 비전을 제시하는 데 여전히 실패

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이 민주주의와 거리가 먼 정치 시스템상 미국을 대체할 만한 이념적 가치와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국제적

리더 국가가 되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얘기다.

트린핑 시대는 미중 양강이 마찰 보다는 협력을 추구할 여지를 키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양국이 호혜적인 국제 규범을 창출하기 보다는 철저히 자국의 실리를 추구해 국제 정치 무대는 더욱 냉혹해질 공산이 크다.


 미국의 영향력 축소로 인해 아시아 지역에서 군비 확장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한국이 어설픈 균형 외교를 추구하다간 미중 양측으로부터 소외를 당할 수 있어 더욱 고도화된 외교 전략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중국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설 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가까이 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시진핑과 이젠 '브로맨스'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유린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중국이 하는 짓은 세계 역사상 최악의 도둑질이다.

(2016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 유세 현장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한창 막말 행진을 이어가던 때지만 이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윤곽을 잡아가면서 이 발언도 그의 진의로 받아들여졌다.


무역적자를 안겨준 중국을 향해 45%의 관세 부과, 환율조작국 지정, 불공정 무역 관행 제재와 같이 무역전쟁을 예고

하는 공약도 마구 쏟아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거둔 지 1년이 지난 현재 중국을 향한 거친 발언과 공약은 온데간데 없다.


오히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초대형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찰떡궁합에 가까운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1년 만에 180도 뒤바뀐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미 CNN방송은 8(현지시간) 한때 중국을 쓰레기 취급

하던 트럼프가 이제는 그들과 친구가 됐다라며 트럼프의 중국 방문 장면은 명백한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다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세 변화는 그가 시 주석과 일련의 협상에 만족했음을 보여준다는 평이 잇따른다.

트럼프로서는 중국으로부터 대북 압박 공조, 무역적자 해소 두 가지를 모두 얻는 것이 최선이지만, 시 주석은 최소

 이 두가지 사안을 트럼프와 적절히 거래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해 4월 첫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중국이 북핵 문제에 성의를 보이면 대중 무역적자 문제가 쉽게

풀릴 것이라고 빅딜을 제안한 후 중국에 환율조작국 미지정이란 선물을 안겼다.

이어 8월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혐의에 대한 조사를 연기해줬고, 중국은 8,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1호ㆍ2375) 표결에 적극 동참하는 것으로 답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미중 관계에 있어 현실적 한계를 깨달은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CNN양국 무역과

관련해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또는 북핵 대응에 있어 중국의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등 불편한 현실을 자각한 것

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9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도착해 환영 인파를 향해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타스 연합뉴스




트럼프 시진핑 둘 다 가질 순 없다

 


외교라인의 역량도 따져봐야 한다. 고려가 10∼12세기 송, , 금 사이에서 화려하게 썸 타는 균형외교에 성공할 땐
서희 같은 외교관과 강감찬 같은 장수가 있었다.
 지금 우리에겐 과거 운동권 이념에서 자유롭지 않은 세력과 얼굴마담평을 듣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있을 뿐이다. 안보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신세다.

트럼프가 순방을 앞두고 야심 차게 꺼내든 인도 태평양 전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곱씹을수록 한심하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지난달 18일 인도, 일본, 호주를 연결해 중국을 고립시키는 전략을 발표한 뒤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었을까.

 미국의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청와대, 우리 외교와 일맥상통한다고 한 외교부의 상반된 반응은 미중이 충돌하는 지점에 마땅한 전략과 대책이 없다는 걸 보여준 촌극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나는 아빠가 좋다고 할 테니, 너는 엄마가 좋다고 하라는 역할 분담 놀이를 했다는 말인가. 


트럼프의 의심은 확신이 되고 있다.
힘의 우열이 분명한 관계에서 의심은 보복을 낳는다. 1950애치슨라인으로 한국을 방어선에서 뺐던 미국이 인도
 태평양 전략에서 빠지겠다는 우리와 지금 수준의 안보동맹을 유지하리란 보장은 없다.

 과거와 달리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져 미국도 함부로 할 순 없다고 방심할 노릇이 아니다.
안보가 불안하면 모든 게 무너진다.
중국이 힘을 갖고도 우리를 속국 취급하지 못한 것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1953년 이후 64년간뿐이라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트럼프는 피를 나눈 형제처럼 행세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주머니까지 털어간 냉혈한이다.
방한 때도 한국 스키핑(skipping)은 없다는 립서비스 하나로 실속을 챙겨갔다. 자주국방 하겠다는 우리 정부에
무기만 실컷 팔아먹고 위기 순간에 나 몰라라 할 수도 있다.
그게 트럼프의 DNA. 어설픈 균형외교는 트럼프를 우리의 등골브레이커로 만들 명분만 줄 수 있다. 



박정훈 위싱턴 특파원 sunshade@donga.com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9일 중국 베이징에서 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9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환영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