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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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연합뉴스=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1/27/AKR20171127115200033_01_i.jpg)

이국종의 꿈은 왜 꺾였을까?
중증외상환자 진료, 청와대 청원으로 해결될까
2~3년마다 벌어지는 응급의료나 중증외상환자 사달, 이번에는 귀순 북한군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일의 경과는 따지지 않는다.
중증외상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을 형편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시 밝혀진 것에 집중하자.
처음은 2011년 11월 '석해균 선장' 사고였다. 당시 석 선장의 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알려
졌고 중증외상 전문병원을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다음은 한국 사회가 늘 밟는 과정 그대로. 5년도 더 넘은 2012년 7월 9일 우리 연구소가 낸 <서리풀 논평>에서
일부를 옮긴다(☞바로 가기 : 응급의료, 공공이 대안이다,
교통사고 후 병원에 실려간 당신의 운명은?).
"2016년까지 2000억 원을 들여 전국에 중증외상센터 16곳을 설치한다고 발표한 것이 작년 10월. 이 계획은 사실 역사가 있었으니, 2009년에 세운 응급의료 선진화 계획을 고친 것이었다.
처음에는 6개 권역에 각각 1000억 원을 투자해 외상센터를 건립하겠고 계획을 세웠다.
사건 이후에 내놓은 계획이 처음과 달라진 이유는 돈줄을 쥔 기획재정부가 이미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는 으레 단골로 등장하는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낮게 나왔다는 것이 이유다.
(…) 그나마 복지부가 작년 10월 대책을 내놓은 이후에도 속도를 거의 내지 못했다.
지난 5월이 되어서야 우여곡절 끝에 재정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 결과 지금 전국에 모두 16개의 권역외상센터가 지정되었고 병원 아홉 곳이 공식적으로 개소해서 운영되는 중이다. 이 수준이면 그래도 어느 정도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간단한 지표인 인력 현황만 봐도 아직 멀었다.
권역 외상센터의 전담 전문의 인력 기준인 20명을 채운 곳은 권역외상센터 9곳 중 단 한 곳도 없다고 한다
(☞관련 기사 : 이국종 교수 이렇게 호소하는데, 외상센터 예산 왜 줄었을까?).
가천대길병원, 목포한국병원, 부산대병원이 18명으로 2명씩 부족했고, 10명이 채 안 되는 을지대병원 권역외상센터
(8명)도 있다.
인력이 모자라는데, 아무리 비싸고 좋은 기계가 있어 봐야 소용이 있을 리 없다.
5~6년이 지났는데도 유명 의사가 언론에 나와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해야 하는 상황. 더도 덜도 아닌 외상환자 진료
시스템의 실상이다. 그 사이 정부가 센터를 지정하고 돈을 썼다지만 시민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 결과가 석해균 선장 때와 다르지만 또 같은 여론이다.
사람들의 심사가 다시 들끓는 것은 아마도 '지지부진'에 대한 분노가 아닐까 싶다.
청와대의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에 오른 청원수가 22만 명이 넘을 정도다(26일 오전 현재, ☞바로 가기 ).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고, 정부도 바뀌었으니, 이번에는 좀 다를까? 글쎄 싶다.
정부는 '표준운영절차'에 따라 재빠르게 대책을 내놓은 것 같은데, 예상한 것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관련 기사 : '이국종 교수 분노' 권역외상센터 여건 대폭 개선한다).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시설과 인력지원을 더 확대하는 등 지원체계 전반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열악한 환경과 처우로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기피하는 현실을 고려해 인력 운영비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권역외상센터 내 각종 의료시술 과정에서 진료비가 과도하게 삭감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수가체계를 다듬기로 했다."
보건복지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일부러 남겨 놓지는 않았을 터. 내놓을 수 있는 최대한을 발표했을 것이다.
진심을 믿는다면,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더 없다는 뜻이다.
정부가 성의가 있느냐 없느냐는 둘째고, 이 정도 임시변통만으로는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시스템이 관건이다.
중증환자 진료를 제대로 하려면 '영웅'이 아니라 잘 돌아가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어느 병원 한 곳이 아니라 전국이
톱니바퀴 물리듯 함께 움직여야 한다.
여론이 모든 일을 잊은 때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
오늘은 병원 외부까지 말할 형편은 아니니, 최소한(!) 이미 지정된 '권역외상센터'라도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고 적자
부담 없이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 아슬아슬한 실상은 우리가 이미 잘 아는 그대로다
(☞관련 기사 : 의사 부족한 외상센터, 어이없는 예산 삭감).
"경험·지식을 가진 전문인력 확보가 힘들다.
외상외과를 지원하는 젊은 의사가 부족하다.
우리 병원(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은 6명이 부족하다.
중증외상센터 17곳이 모두 문을 열면 외상전문의가 391명필요하다.
2010~2016년 228명밖에 배출되지 않았다.
절반은 힘들어서 그만둔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는 지난해 20억원 적자가 났고 정부 지원으로 메웠다.
정부는 의사 외에 지원인력(응급구조사·간호사 등)에는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신규 간호사 절반이 1년 이내에 그만둔다. 수술 가격(수가)도 일반 환자의 5~10배가 돼야 한다."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야 하겠다.
전문 인력이란 계획만 세우면 금방 나타나고 월급을 인상하면 기다렸다는 듯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외상 전문의 한 명을 키우는 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의대 입학 이후 11~14년 이상 걸린다.
어디 양성 기간만 문제인가, 월급을 좀 더 준다고 밤샘을 밥 먹듯 해야 하는 일이 인기가 있을 리 없다.
온갖 문제와 복잡한 배후 체계가 도사리고 있으니, 경제적 인센티브 또는 호소와 결심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그 말썽 많은 '적자'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외상센터가 적자에 시달리는 구조적 원인은 더 말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일시적으로 당장 무슨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적자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것,
그 이유는 우리 의료가 '시장' 속에 있기 때문이다.
시장 논리의 지배를 받는 것은 단지 적자 이상이다.
지금 우리의 병원들(특히 민간병원)은 적자를 보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기회비용'으로 보면, 외상센터 말고 수익성이 더 좋은 다른 시설과 기능을 두는 것이 합리성이자 효율성이다.
병원이 움직이는 동력이기도 하다.
정부 지원으로 적자를 면한다고 해서 외상센터를 환영할 리 만무하다.
병원이 수익에 눈이 멀어서 그런 것, 윤리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시스템'을 말하는 진짜 이유다.
한국의 병원은 진작부터 더 많은 이익을 얻어야 하고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 시장의 논리 또는 '축적'의 메커니즘에
붙들린 상태다.
그 사이클에서 내리고 싶다고 그럴 수 없는 것이, 그러는 순간 정체가 아니라 소멸하는 길을 갈 수밖에 없다.
인력과 적자를 누가 왜 감당할 것인지는 개인과 병원이 어떤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것이다.
장담하건대, 지금 우리가 보는 '시장' 체계를 그냥 두고 외상환자를 제대로 돌본다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이다.
모든 대책과 미세 조정은 미봉책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늘 우리는 2012년의 주장을 되풀이하고자 한다.
외상환자와 응급의료체계를 전면적으로 '공공화'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무엇보다, 먼저 기본 지향과 틀을 다시 설계하고 재조정하자.
"민간 위주의 의료체계가 그대로라도 응급의료 만큼공공의 '섬'이 될 수도 있다는,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응급의료는 국가와 공공부문이 쓰고 투자하고 모두 책임지는 것으로, 개념과 '멘탈'을 바꾸자."

▲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앞서 지적한 '권역외상센터'와 관련,
정부가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세종=뉴시스】이인준 기자 = 보건당국이 중증외상센터에 불리한 수가(건강보험이 의료기관이 환자를 대신해 진료비의 댓가로 지급하는 것) 체계를 개선한다.
이는 비합리적인 수가체계로 중증외상센터가 적자를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13일 오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지역으로 한 북한 군인이 귀순,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로 이송 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국종 센터장이
군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해당 북한군은 귀순 과정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부상한 상태로 긴급 후송되었다.
2017.11.13. ppljs@newsis.com
27일 복지부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이
20만명을 돌파해 관련 사항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을 만들고 청원 참여가 20만명을 돌파할 경우 답변하기로 약속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23만4395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권역외상센터의 진료비 삭감 문제는 최근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의 소신발언을 통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교수측에 따르면 현행 수가체계에서는 환자 한명에 대해 여러가지 수술이나 검사를 시행했을 때 수가가 차등으로
매겨지거나 아예 수가를 받지 못할 수 도 있다.
중증외상환자의 경우 의식이 없어 CT(컴퓨터단층촬영)을 찍어야 하는데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수가 적용을 받지
못한다.
또 현행 수가체계에서는 주수술-부수술을 나눠 주수술만 수가를 100% 인정하고 나머지는 70% 정도만 인정하는데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하는 의료진으로서는 정상적인 처치를 제공할 수 없게 만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복지부 정통령 과장은 "현행 수가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듣고 수가 개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주수술-부수술을 나누는 것은 권역외상센터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것과 형평성 문제에 대한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또 권역외상센터내 시술 등 의료행위와 약값에 대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헬기 등을 이용해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한 경우 의료수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아울러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시설이나 인력지원에 대한 지원 체계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재 권역외상센터는 16개가 지정되고 현재 9개가 운영중이지만 전담 전문의 인력기준인 20명을 채운 곳은 한곳도
없다.
외상코디네이터, 간호사 등도 부족한 실정이다.
![복지부, 권역외상센터 대폭 개선 (PG) [제작 최자윤, 조혜인] 일러스트](https://t1.daumcdn.net/news/201711/26/yonhap/20171126143411899hejc.jpg)
'이국종 교수 분노' 권역외상센터 여건 대폭 개선한다
복지부, 과도한 진료비 삭감 없게 수가 개선체계키로
의사·간호사 등 인력운영비도 추가 지원 예정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보건의료당국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교수) 등이 소속된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귀순 병사 치료를 계기로 열악한 권역외상센터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내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
청원에 서명자가 몰리는 등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는 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시설과 인력지원을 더 확대하는 등 지원체계 전반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열악한 환경과 처우로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기피하는 현실을 고려해 인력 운영비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권역외상센터 내 각종 의료시술 과정에서 진료비가 과도하게 삭감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수가체계를 다듬기로 했다.
복지부 정통령 보험급여과장은 "응급시술은 별도 가산 수가를 매겨서 지원해주지만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에 권역외상센터 내 의료행위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험급여를 해줄 수 있는 시술과 약품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또 닥터 헬기를 이용해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의료수가를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의료행위나 약제에 대해서는 급여 기준을 정해놓고,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이 이 기준을 지켰는지 심사, 평가하고 불필요한 진료를 했다고 판단하면 병원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진료비를 깎는다.
이렇게 삭감된 의료비는 고스란히 병원이 책임져야 한다.
이국종 교수는 환자 목숨을 살리기 위해 시행한 시술 진료비가 삭감당하는 등 중증외상 외과 분야의 해결되지 않는
의료수가 문제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개선대책을 호소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아주대 교수회 발행 소식지 '탁류청론' 50호(9월호)에 쓴 글에서 "원칙대로 환자를 처리했고 써야 할 약품과 기기를 썼으며 수술은 필요한 만큼 했지만 삭감당하는 현실에 한탄했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외상전담 전문의가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외상환자 전용 수술실·중환자실을 갖춘 중증외상 전문치료센터다.
한국은 해마다 중증외상 환자가 10만명 이상 발생하는데도, 중증외상 진료 체계가 취약한 편이다.
한국의 '예방 가능 사망률'은 35.2%(2010)에 달한다. 사망자 3명 중 1명 이상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 일본 등은 이 비율이 10∼15% 정도에 그친다.
정부는 예방 가능 사망률을 2020년까지 20% 밑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2년부터 전국에 권역외상센터를
지정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강원, 충청권, 전라·제주권, 경북권, 경남권 등에 총 16곳이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돼 있으며,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9곳은 시설·장비 등 기준을 완비하고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면 시설·장비 구매비로 80억원을 받고, 연차별 운영비로도 7억∼27억원을 지원받는다.

누군가와 통화하는 이국종 교수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JSA로
귀순하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부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의 집도를 담당하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에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2017.11.14 stop@yna.co.kr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려운 외상센터
[경향신문] ㆍ복지부 “시설·인력 지원 확대”…만만찮은 장애물들
ㆍ의료진 환경·처우 획기적 개선 없인 인력 확충 어려워
ㆍ병원 적자 보전할 건보 수가 인상도 최소 2~3개월 걸려
탈북 병사를 치료하고 있는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교수)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권역외상센터가 사회적
관심사가 됐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권역외상센터 시설·인력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의료 수가를 올려 진료비를 낮추기까지,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만만치 않다.
이국종 교수가 밝힌 외상센터의 가장 큰 난점은 의료진 부족이다.
환경도, 처우도 열악해 전문의들이 기피하기 일쑤인 데다 애써 사람을 살려낸 뒤에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진료비를 깎이는 일이 많아 병원들이 외상센터 확대를 꺼린다.
그래서 지난 26일 복지부는 인력 운영비를 더 늘려 지원하고 응급시술과 약품의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획기적으로 의료진 처우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인력을 당장 늘리기 어렵다.
복지부는 지난해 중증외상 전문 진료체계 구축 사업 예산 438억7000만원 중 101억5200만원을 쓰지 못하고 남겼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을 400억4000만원으로 삭감했다.
2016년도에 채 쓰지 못한 예산 101억5200만원 중 61억5200만원은 ‘중증외상센터 전담 전문의 인건비’였다.
예산을 잡아 놓고도 전문 인력이 없어 다 쓰지 못했다는 것은 국내 중증외상 치료의 현실을 보여준다.
의료 행위나 약제에 대한 급여기준(수가)은 복지부가 정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이 적절한 진료를 했는지 심사해 건보공단이 진료비를 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한다.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서다.
그렇다 보니 이 교수 같은 의사가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했다 해도 ‘기준’에 맞지 않으면 진료비가 깎이고, 병원으로서는 애써 목숨이 위태롭던 환자를 살려놓고도 손해를 보는 일이 생긴다.
건보공단과 병원, 병원과 현장 의료진의 갈등을 부르는 구조다.
이 교수는 지난 9월 아주대 교수회 소식지에 실은 글에서 “(병원의) 보험심사팀은 삭감률을 줄이려 애쓰지만 사경을
헤매는 환자의 필수적 치료를 줄일 순 없었다”면서 “그건 줄여야 할 항목이 아닌 목숨을 살려낼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당국이 수가를 올리려면 적게 잡아도 두세 달이 걸린다.
지난 17일 청와대에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늘리라는 청원이 올라오고 열흘이 채 못돼 20만명 이상이 서명을 했지만,
이 교수 말처럼 “핏물과 똥물을 매일 뒤집어쓰며 일하는” 의료진과 환자들을 돕기 위한 조치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정통령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27일 “아주대병원 등 의료기관의 적자를 보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수가를 올려주려면
행위전문위원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치료 목록에 없는 처치를 했다면 새 수가 항목을 신설해야 한다.
어떤 처치였는지 분석해 ‘가격’을 매기는 절차에 반년이 걸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를 완화하는 것은 상대적
으로 쉬운 방법이지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현재 일반병원과 권역외상센터에 일괄
적용되는 심사 기준을 전체적으로 완화할지 혹은 권역외상센터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하게 다친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2012년 설치됐다.
아주대병원을 비롯한 9곳의 센터들에는 외상 전담 전문의가 365일 24시간 대기한다.
2010년 35.2%였던 한국의 ‘예방가능사망률’ 즉 적절한 치료를 제때에 받았으면 살 수 있었던 사람의 비율은 2015년에는 30.5%로 줄었다.
센터들이 생긴 뒤 다소나마 효과를 거둔 셈이지만, 미국과 일본 등 의료 선진국의 예방가능사망률이 10~15%인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낭만닥터' 이국종, 韓 의료계 품격 드높였다
최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을 치료한 아주대병원 이국종 중증외상센터장(교수)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권역외상센터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의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 청원에 대한 동의가 급증을 넘어 폭증하고 있다.
'중증외상 분야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지원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7일 올라온 이 청원의 동의자 수는 현재
'조두순 출소 반대'(54만6000여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ek.
이처럼 청원에 대한 동의가 쇄도한 것은 북한 군인 치료 과정에 대해 이 교수가 브리핑한 뒤 벌어진 논란도 일조한 듯한 모습이다.
이 교수는 지난 15일 1차 브리핑에서 "북한 군인의 파열된 소장 안에 수십마리의 기생충이 있었고, 복강에서 분변과
함께 소량의 옥수수가 발견됐는데 이런 환자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22일 브리핑에서 "의료기록 비공개 원칙과 언론의 알 권리 보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북한군
환자 인권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해 각종 논란을 잠재웠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수십만명의 중증외상 환자가 생기고, 이 가운데 약 3만명이 목숨을 잃다.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봐도 한국은 무려 35.2%에 달해 미국, 독일, 일본의 15∼20%보다 훨씬 높은 실정이다.
매년 중증외상 환자 1만여명이 제대로 된 치료시스템이 없어 죽어간다는 것이라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에 대한 여론이 봇물을 이루자 보건당국이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등이 소속된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귀순 병사 치료를 계기로 열악한 권역외상센터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 내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
청원에 수십만명의 서명자가 몰리는 등 국민적 관심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시설과 인력지원을 더 확대하는 등 지원체계 전반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열악한 환경과 처우로 전문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기피하는 현실을 고려해 인력 운영비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권역외상센터 내 각종 의료시술 과정에서 진료비가 과도하게 삭감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수가체계를 다듬기로 했다.
복지부는 "응급시술은 별도 가산 수가를 책정해 지원해주지만,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권역외상센터내
의료행위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험급여를 해줄 수 있는 시술과 약품은 건강보험에서 보장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닥터 헬기를 이용해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의료수가를 인정해주는 방향
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의료행위나 약제에 대해서는 급여 기준을 정해놓고, 의료진이나 의료기관이
이 기준을 지켰는지 심사, 평가하고 불필요한 진료를 했다고 판단하면 병원이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한 진료비를 깎는다. 이렇게 삭감된 의료비는 고스란히 병원이 책임져야 한다.
◆매년 중증외상 환자 1만여명 제대로 된 치료시스템 없어 죽어간다
앞서 이 교수는 환자 목숨을 살리기 위해 시행한 시술 진료비가 삭감 당하는 등 중증외상 외과 분야의 해결되지 않는
의료수가 문제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하고 개선대책을 호소한 바 있다.
그는 아주대 교수회 발행 소식지 '탁류청론' 50호(9월호)에 쓴 글에서 "원칙대로 환자를 처리했고 써야 할 약품과
기기를 썼으며 수술은 필요한 만큼 했지만 삭감 당하는 현실에 개탄했다.
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나 추락 등으로 심각한 외상을 입은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외상전담 전문의가 365일 24시간 대기하고, 외상환자 전용 수술실·중환자실을 갖춘 중증외상 전문치료센터다.
한국은 해마다 중증외상 환자가 10만명 이상 발생하는데도, 중증외상 진료 체계가 취약한 편이다.
한국의 '예방 가능 사망률'은 35.2%(2010)에 달한다. 사망자 3명 중 1명 이상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의료 선진국인 미국·일본 등은 이 비율이 10∼15% 정도에 그친다.

정부는 예방 가능 사망률을 2020년까지 20% 밑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2년부터 전국에 권역외상센터를
지정하고 있다.
수도권·강원, 충청권, 전라·제주권, 경북권, 경남권 등에 총 16곳이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어 있다.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등 9곳은 시설·장비 등 기준을 완비하고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면 시설·장비 구매비로 80억원을 받고, 연차별 운영비로도 7억∼27억원을 지원받는다.
◆훈련중 다친 韓·美 병사 치료…北 병사 살릴 정도로 충분한 연습된 듯
이런 가운데 주요 외신들도 이 교수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북한 귀순병의 회복을 위해, 한국인들이 이 의사에게 희망을 걸고 있다"란 제하의 기사에서 이 교수를 조명했다.
WP는 "대담하면서도 세심한 매력남 의사 없이는 의학 드라마가 완성되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의 '맥드리미
'(McDreamy)는 이 교수"라고 보도했다. 맥드리미는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남자 주인공 닥터 셰퍼드의
애칭으로, 꿈속의 왕자와 같은 완벽남을 가리킬 때 쓰는 단어다.
WP는 북한 병사의 귀순 당시 북한군 4명이 군사분계선(MDL) 너머 남쪽으로 총격을 가하고, 뒤에서 40여발을 조준사격하는 등 유엔군사령부의 공개로 드러난 그의 극적인 탈출 장면을 소개했다.
이어 미군 헬기로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옮겨진 후 이뤄졌던 아슬아슬한 치료과정을 전하고, 치료를 맡은 이 교수의
이력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부상한 석해균 선장의 수술을 맡아 이미 주목받은 바 있으며, 36시간씩 일하며
현재 한쪽 눈이 실명이 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에서 의사 자격을 취득한 이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메디컬센터 중증외과에서 연수를 받았고,
영국 로열런던병원 외상센터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인기리에 방영된 의학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등의 실제
모델이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한해에 3만명씩 외상으로 죽어가지만 마땅한 시설이 없다는 걸 깨닫고 정부에 외상센터 기금을 요청, 지금은 교통범칙금의 20%가 외상센터로 간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에 온 국민의 엄청난 관심이 쏠린 만큼 군 정보장교들이 북한 병사를 심문하려 한 것으로 알려
졌지만, 이 교수가 이를 막았고 심문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되려면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 교수에게 외상 외과의로서 미국 응급의사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며 한국의 엄격한 총기 규제로 좀처럼 총상 환자를 치료할 기회가 없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2010∼2015년 발생한 총기 살인이 미국은 8592건이지만, 한국은 10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문은 이 교수가 군사훈련 중 다친 한국과 미국 병사들을 치료해왔으며, 이것이 이번 북한 병사를 살릴 정도로 충분한 연습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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