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경준 전 검사장은 2016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법조 비리 시리즈’의 서막을 열었다.
진 검사장이 그해 7월14일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한겨레 김정효 기자

![진경준-김정주[연합뉴스 자료사진]](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7/12/22/AKR20171222061852004_02_i.jpg)
뇌물죄를 뇌사시킨 대법원
진경준(51) 전 검사장의 넥슨 ‘공짜 주식’이 뇌물이 아니라는 최고법원의 판결에 법조계 안팎에서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진씨는 2005년 대학 동기김정주(50) 넥슨 창업주로부터 넥슨홀딩스 비상장주식 1만 주(4억2500만원)를 공짜로 받았다. 당시 상승 가도에 있던 넥슨 주식은 일반인에겐 문턱이 높은 우량주였다.
이듬해 진씨가 넥슨 주식을 처분하고 넥슨재팬 주식으로 갈아타면서 ‘대박’의 문이 열렸다.
2011년 상장으로 넥슨재팬 주가는 껑충 뛰었고, 2015년 팔아치울 땐 진씨 수중에 126억원이 남았다.
진씨는 또 10년 동안 김씨로부터 제네시스 차량과 가족여행 경비 5천여만원을 지원받았다.
직접 수사 안 했으니 대가성 없다?
진씨는 대법원 판결까지 오는 동안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1심은 공짜 주식을 ‘선물’로 판단했다.
돈이 오갈 때 진씨가 넥슨 현안과 관련된 사건을 맡지도 않았고, 앞으로 그럴 개연성도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재판부는 두 사람 사이를 ‘지음(마음이 통하는 친한 벗) 관계’로 규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공짜 주식을 장래를 대비한 ‘보험성 뇌물’로 인정하고, 검사의 직무 범위도 폭넓게 해석
했다.
개별 사건으로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난 주식매수대금 보전금 부분도 범행과 포괄적 범죄로 엮어 유죄로 판단했다.
‘친구 사이라도 스폰서 관계는 유죄’란 취지였다.
다만 넥슨재팬 주식으로의 전환은 “주주의 지위에서 취득한 기회”란 이유로 무죄로 봤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4쪽짜리 짧은 판결문으로 항소심을 깼다.
대법원은 뇌물죄의 구성 요건인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을 좁게 해석했다.
“금품이 오간 때에 김씨나 넥슨이 수사를 받긴 했지만 사안 자체가 매우 경미했으며, 김씨 사업이 진씨의 직무 범위에 속할 정도의 현안이 있지도 않았다”는 이유를 댔다.
진씨가 김씨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은 이상 대가성이 없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고법의 한 판사는 “넥슨은 당시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면서 고소·고발을 당할 가능성이 높았고 김씨 스스로
그런 우려 때문에 돈을 건넸다고 인정했는데, 이보다 더 구체적인 현안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젠 ‘대가성’ 대신 ‘구체적 현안성’을 뇌물죄의 구성 요건으로 봐야 할 판”이라고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김씨가 향후 자신과 회사에 닥칠 수 있는 수사에 대비해 현직 검사를 꾸준히 금전적으로 ‘관리’했는데도
“막연한 기대감”에 불과하기 때문에 직무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는 “진씨가 검사란 직무와 관련해 금전을 받았으면, 개별적 직무와 대가 관계까지 인정되지 않더라도 뇌물죄가
성립한다”며 유죄로 판단한 2심과 극명히 배치되는 논리다.
대법원이 검찰 조직의 특수성을 살피지 않은 채 검사의 직무 범위를 협소하게 판단했다는 비판도 따른다. 2심은 검사의 직무 범위를 “(범죄 수사 등) 법령상 인정되는 일반적인 직무”로 더 폭넓게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진씨에겐 필요시 수사할 수 있는 일반적 직무 권한이 있었다”면서도 “실제 진씨가 받은 청탁은 직무 권한 범위 내 사건에 대한 청탁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를 두고 한 판사는 “검사는 동료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통해서도 수사 개시나 무마를 도모할 수 있다.
검사장까지 오른 진씨는 직무 범위가 더 넓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인과 공무원 유착 면죄부
진씨는 주식 취득 당시 검찰 인사를 맡는 법무부 검찰국에서 근무했다.
당장 수사 지휘·감독 체계에 포함되진 않아도, 인사나 사무 분담으로 수사에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주식 취득 전후엔 금융정보분석원(2002~2004년)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2009~2010년)을 지냈다.
김씨에게서 제네시스 차량과 여행경비를 꾸준히 지원받던 시기와 겹친다.
대법원은 공여자의 진술도 까다롭게 판단했다. 김씨는 1·2심 법정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진씨가 주식매입자금을
갚지 못했지만) 검사라서 돌려달라고 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에서 검사는 힘이 있다.
검사라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사건이 있을 때 알아봐줄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김씨는 진씨에게 잘 보이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거나 손해를 입을 염려가 없다는 정도의 막연한 기대감에서 이익을 공여했고, 진씨 역시 이를 짐작하면서 수수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대법 판결로 진씨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 한진그룹 내사 사건의 종결 대가로 처남에게 147여억원의 용역을 주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만 유죄로 인정됐다. 진씨가 직접 수사를 지휘한 사건이다.
대법 판단대로라면 앞으로 수사나 재판, 세무조사 등을 대비해 판검사나 세무공무원 등에게 건네지는 ‘스폰형 금품’은 처벌하기 어렵게 된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임박한 현안이 없거나 직무관련성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하면 어지간해선 뇌물죄로 처벌하기
어려워진다. 기업인과 공무원의 부적절한 유착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뇌물죄의 새로운 지표 되나
뇌물 사건을 많이 맡는 하급심 판사들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법원은 통상 공여자의 자백에 상당한 신빙성을 부여해왔다.
자백하면 본인도 처벌받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진술한 만큼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대법원이 공여자의 완전 자백에 가까운 진술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뇌물 재판에서 무엇을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삼아야 할지 의문이 남는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진씨 판결이 뇌물죄의 새로운 지표가 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당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정농단’ 사건의 뇌물 재판에 대한 하급심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대가성 없이 일정 금액 이상을 수수한 공무원에게는 부정청탁금지법을 적용할 수 있지만, 법정형 상한이
징역 3년이라 최대 무기징역(수뢰액 1억원 이상)까지 처해지는 뇌물죄보다 형량이 낮다.
법원으로선 무엇보다 지난해 ‘법조 비리’ 이후 법조계의 자정 능력에 대한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가슴 아프다.
현소은 <한겨레> 기자 soni@hani.co.kr
진경준 당시 검사장이 2016년 7월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검찰청사에 나오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원심에서 무죄를 받은 김 회장은 이번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사진=헤럴드경제DB)
대법원의 최근 판결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대법원은 얼마 전에 진경준 전 검사장을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도 시민 통제를 받아야 한다
사실 그간 법원의 문제는 워낙 검찰의 문제가 컸기 때문에 그 뒤로 가려져 있었지만 사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개혁
그러나 박근혜 퇴진 이후 대법원장이 바뀌면서 법원 스스로의 개혁에 대한 기대와 함께 법원 개혁의 목소리는 크게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법원에 대한 국민의 통제 수단이 전혀 보장돼 있지 않다. 민주주의란 모름지기 국민주권의 원칙이 관철돼야 한다.
대법관 대폭 증원해야
법원의 존재 이유, 국민에게 충분한 '사법 서비스' 제공
독일에서 민사와 형사에 관한 상고심에 해당하는 연방(일반)대법원은 2014년 현재 128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의 대법원도 독일, 프랑스 등 서구 대륙법국가의 대법원처럼 100명 이상의 규모의 대법관을 두고
'非법관 출신 대법관' 보장돼야
마지막으로 대법관을 증원함에 있어 소부(小部)의 숫자를 늘리면서 각 소부에 법관 출신이 아닌 비(非)법관 출신으로서 시민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시민사회 대표형 대법관을 적어도 한 명씩 배치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

경찰이라도 ‘척당불기’ 자세로 성완종 리스트 수사하라” [현장] 시민단체,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 유정복·서병수·홍문종·이병기 수사 촉구 기자회견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척당불기(倜儻不羈) 사건만 봐도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수사는 부실 그 자체입니다.” 시민단체가 성완종 리스트 연루자들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정의연대와 개혁연대 민생행동,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수사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경찰이라도 척당불기(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 자세로 관련자들을 수사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김기춘·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이완구 전 총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 “성완종 리스트 수사? ‘친박 무죄 비박 유죄’” 시민단체에 따르면 검찰은 2015년 7월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계기가 됐던 자원외교 수사를 지시한 이완구 전 총리와 당시 리스트에 적힌 인물 중 유일하게 친이계인 홍준표 대표를 불구속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 외 허태열 전 비서실장과 이병기 전 국정원장,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친박계 인사들은 무혐의처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공소권없음으로 처리했다. 김장석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대표는 “검찰은 홍준표, 이완구, 홍문종 등 3명만 소환조사를 하고 나머지는 서면 조사로 대체했다. 당시 ‘친박 무죄 비박 유죄’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면서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성완종 회장의 특별사면에 관여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물타기까지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완종 리스트 인물들은 모두가 실세 중의 실세였고 박근혜 정부 핵심 권력들이었다”면서 “과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의문은 여지없이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적폐청산 대상 중 하나다.경찰이라도 척당불기 정신으로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정의연대와 개혁연대 민생행동, 무궁화클럽 사법개혁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척당불기’ 액자 사진(왼쪽)과 성완종 회장이 생전 남긴 메모 (성완종 리스트)를 들고 있다. <조나리 기자> ◇ “홍준표 ‘척당불기 액자’ 사건... 부실수사 그 자체” 당시 홍준표 의원의 의원실을 방문에 직접 돈을 건넸다고 증언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재판 내내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라고 쓰인 액자를 봤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반면 홍 대표는 해당 액자는 한나라당 대표가 된 뒤 대표실 내 내실에 걸어뒀던 것으로 의원실에는 걸어둔 적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뉴스타파>는 2010년 8월5일자 MBC 영상(“[풀영상] 홍준표 ‘안상수 대표, 독선이 도를 넘었다’”) 속에서 홍준표 의원실에 ‘척당불기’ 액자가 걸려 있는 장면을 확인해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야당 및 경남지역 시민단체들은 홍 대표에게 해명을 촉구하는 한편 무죄판결과 별개로 끝까지 죄를 묻겠다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정의연대 인권민생 국장인 이민석 변호사는 이날 “범죄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야당의 대표가 이 사회를 활개 치고 다니는 현실이야말로 적폐 중의 적폐”라며 “검찰이 당시 제대로 수사만 했다면 이미 밝혀졌을 내용이다. 검찰의 부실 수사가 법원의 오심을 낳았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운학 개혁연대 민생행동 상임대표는 “검찰의 부실수사로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됨은 물론 그나마 기소된 이들도 무죄를 받게 됐다”면서 “사법부에 배심원제를 도입하거나 시민들이 직접 수사를 한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결론이다. 이제라도 경찰이 제대로 수사해 국민들의 의혹을 풀고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
내년부터 대법원 공개변론이 더 많이 열리고, 양측 소송대리인들의 변론방식이
과거보다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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