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역사학자로부터 역대 올림픽 ‘최우수’ 판정받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개막식 장면.
SBS 방송화면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북한 대표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아베 일본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개막식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중앙일보]
세계에서 가장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나라는 어디일까.
외국언론은 단연 대한민국을 꼽는다.
‘한국의 르네상스, 한국전의 폐허를 딛고 평화올림픽 개최로’라는 제목의 미국 USA투데이 2월8일자 기사가
대표적이다.
이 신문은 “1988년 서울올림픽은 한국전쟁의 폐허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가난한 국가가 세계 무대에 데뷔하는
계기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이열리고 있는 2018년 한국의 수도 서울은 인구 2500만명(수도권 포함)이 거주하는 ‘역동적인 허브’가 되었고, 한국인들은 거의 모든 선진국들과 동등한 생활수준을 영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한국의 르네상스’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한국은 삼성 LG 현대 등 유명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파워하우스’이며 한국이 제작하는 영화 음악 그리고 패션은 해외 멀리까지 뻗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BTS(방탄소년단)의 최신 앨범이 지난해 9월 빌보드 200 차트 7위에 올랐던 것을 주요 사례로 꼽았다.
군사정권이 20년간 통치한 권위주의 국가였지만 촛불혁명과 평화적 선거를 통해 완전한 민주국가로 변모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부설조사기관인 EIU도 지난달 한국의 민주주의를 19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바로 다음인 20위
(전년대비 4계단 상승)로 평가했다. 미국(21위) 일본(23위)보다 높다.
외국언론의 이같은 인식은 평창올림픽 운영 전반에 대한 찬사로 이어졌다.
미국 AP통신은 올림픽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월레친스키가 평창동계올림픽에 최고 점수(two-thumbs-up rating)를
부여했다고 보도(2.20)했다.
올림픽에 18차례나 참가한 이 역사학자는 올림픽 운영의 효율성과 한국인들의 친절함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일부 수송 지연과 몇몇 경기장의 관중부족이 조그마한 흠이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전체적으로 만족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하계올림픽과 2014 소치올림픽이 부패와 비효율성, 치솟는 물가로 점철됐던 것과 비교하면 최우수 등급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평화올림픽
외신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장면은 역시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사적인 악수(historical handshakes)’(AP,AFP 등 2.9)가 주목받았다. 포용과 화해를 보여주는 강력한 순간(미국 WP), 남북화해를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들(프랑스 TF1 등), 남북해빙을 상징하는 또다른 장면(프랑스24) 등 긍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다.
‘역대 올림픽 개막식들보다 훨씬 스타일리시한 장관을 연출했다(미국 데일리 비스트 2.10)’ ‘정말 멋졌다.
감탄을 자아냈다(뉴요커닷컴 2.10)’는 논평과 ‘효율적이고 간소한 행사로 긍정적 인상을 줬다(독일 디벨트 2.10)’는
평가도 이어졌다.
정보기술(IT) 선진국으로서 한국의 모습도 외신의 주목 대상이다.
미국 CNN은 “평창올림픽은 사상 최대 하이테크 올림픽”이라고 보도(2.19)했다.
삼성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상현실(VR)과 초고속 비디오 스트리밍, 자율주행 등 기술을 선보였고, 이들 첨단 기술의 중심에는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선점 경쟁을 하고 있는 5세대 통신기술(5G) 있다는 내용이다.
인구 4만4000명의 작은 도시 평창은 글로벌 기업 KT와 인텔 등이 업계 최대규모의 5G 시범테스트를 하면서 첨단기술의 중요한 시험장이 된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도 5G 기술이 평창에서 데뷔했다(2.12)고 소개했다.
평창과 강릉이 세계인들의 관광지로 떠오를 것이란 보도도 잇따랐다. USA투데이는 “이번 평창올림픽이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인들도 한국의 산과 현대적인 스키리조트를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2.14)”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월7일자 관광면 특집으로 ‘2018년에 가 볼 만한 52곳’을 다루며 한국의 강원도를 7번째로 꼽았다. 인천공항-강릉간 KTX 개통으로 교통이 편리해졌다며 강릉 해변과 설악산, 오대산 월정사 명승지가 많다고 소개했다.
USA투데이도 평창 인근 비무장지대(DMZ) 관광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2.19)했다.

■사상 최대 하이테크올림픽…인기 관광지로 떠오른 한국
영국 텔레그래프가 ‘인기 관광지로 떠오르는 한국(2.16)’이란 제목으로 한국에 관한 14가지 사실을 거론한 것이 흥미를 끈다. 한국은 테크 마니아들을 위한 천국, 세계 경제대국중 하나, 가장 좋은 공항중 하나를 보유한 나라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절반 이상(64%)은 숲으로 덮여있고, 2,413km에 달하는 해안과 3000개에 가까운 무인도가 있으며,
브레이크댄스와 성형수술 영화산업이 유명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미국 AP통신은 “관광특수의 꿈은 잊어라”라며 경기장 사후관리 부담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2.20)했다.
그러면서 강원도가 동남아 및 중동 관광객 유치 등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370년 전통의 스위스 노이에 취르허 자이퉁(Neue Zuercher Zeitung)은 독립국가로서 한국의 올림픽 역사는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 참가로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떠올렸다.
이 신문은 “과거 한국은 서방으로부터 동계 스포츠를 수입만 했다.
그런데 이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동계스포츠를 마케팅하며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2.8)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더 나아가 ‘한국에 금메달을 주자(2.9)’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최근 한국은 경제 분야 뿐
아니라 서구의 확립된 민주주의 국가들과 비교해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정치 변혁도 거쳤다며 ‘한국은 어떤 면에서 가장 성공한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봉송주자로 나선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정수연, 박종아 선수가 성화 전달을
위해 계단을 오르고 있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이 주도한 올림픽 데탕트…“정치적 기회 붙잡아야”
한국의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이뤄낸 올림픽 데탕트(미국 VOA 2.19)’를 지켜본 외신들은 이제 평창올림픽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당장 한미군사훈련 문제가 걸려있지만 중국에선 “2018년 한반도에선 큰 공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바, 평창올림픽은 서막에 불과하다(중국청년보 2.14)”라는 성급한 기대도 나온다.
국내에선 한국 국민 10명중 7명이 남북정상회담에 찬성한다(경향신문 2.15)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021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는 8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단일팀 구성과 동시입장이 이뤄질 지도 관심사다.
한국의 강원도를 ‘올해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한 미국 뉴욕타임스 2월7일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올림픽: 남북한은 이번 정치적 기회를 반드시 붙잡아야만
한다’는 기고(2.9)를 실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남북한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라는 화해 제스처와 협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막후에서 한반도의 핵 긴장 해소를 도울 수 있는 의미있는 진전의 계기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이지만 충돌과 핵 확산을 피하는 방식으로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공동체 뿐 아니라 남북 지도자들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라는 상을 받기 위해 선수들처럼 분투하기를 희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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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평창과 대한민국의 안전함
미국의 USA투데이는 20일(한국시간) “한국은 총기규제법 때문에 대량 살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설명했다.
현지파견된 기자는 “지난 올림픽과는 달리 중무장한 병력을 볼 수 없다”고 했다.
USA투데이는 “이런 행사라면 중무장한 병력이 있을 줄 알았다. 보안요원이 없는 것 같아서 매우 낯설다”는 미국시민의 반응도 실었다.
예상 못한 안전에 외신기자들은 숨은 비결을 궁금해 했다. 최근 대회조직위원회의 일간 브리핑에서 “군인이나 경찰을 많이 배치하지 않고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이유”를 묻는 외신기자도 있었다.
USA투데이는 평창올림픽이 안전한 이유를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한국의 낮은 범죄율과 강력한 총기규제 덕이다. 한국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적은 총기를 소유한다.
미국에는 3억 정의 총기가 있지만 한국에는 51만 정의 총기가 등록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인구대비 총기보유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USA투데이는 “고향 친구들이 내게 북한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말하지만 여기가 미국보다 더 안전하다”는 어느
주한 미군의 이야기도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안전한 나라라고 해서 경계를 게을리 하는 것은 아니다. 감시카메라와 무인정찰기 등
첨단감시 장비를 사용해 위화감을 주지 않고 사각지대 없이 감시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한 보안시스템을 자랑했다.
현재 평창에는 지능형 CCTV(810대), 드론, 무인비행기, 전술비행선, 차량형 X-ray 검색기(3 대), 차량 하부검색장비, 얼굴인식시스템 등의 첨단기술을 이용한 감시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당연히 보안관제센터는 24시간 운영이다.
조직위원회는 “하루 최대 경찰관 1만3000명, 군인 5000명, 소방대원 700명, 민간인 2400여명이 투입된다.
외곽경계를 위해 산에 매복한 인력들을 뺀 숫자다.
보안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훨씬 많은 인력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총을 들고 2중 3중의 경계근무와
매복순찰도 한다.
올림픽선수촌 안에는 사복을 입은 안전요원들이 소프트 테러에 대비해 관광객으로 가장해 움직이는 등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근무한다”고 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벌어진 검은9월단 사건을 취재중인 취재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실 초창기 올림픽 때는 보안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올림픽은 평화를 위한 젊은이들의 축제였다.
경기장의 질서유지와 많은 관중들이 모이면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치안에만 신경을 썼다.
그러나 대회규모가 커지고 2차례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세계질서에 반기를 드는 세력들과 테러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보안과 선수단 및 관중의 안전은 올림픽의 중요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됐다.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보안으로 화제가 된 대회의 시작은 1976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대회다.
1972년 뮌헨올림픽의 선수촌 테러공격 바로 뒤에 벌어진 대회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다.
뮌헨대회 때 선수촌의 담장을 넘어와 이스라엘 선수단을 습격했던 검은9월단의 테러에 독일 경찰은 속수무책이었다.
지금과 같은 테러전담 조직이 없었기에 더 우왕좌왕했다.
사복으로 변장한 경찰이 현장을 제압하려고 이스라엘 숙소를 침투하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중계할 정도로 대응방법은
엉터리였다.
당시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인스부르크대회 조직위원회는 “싸움 없는 올림픽”을 선언하고 엄청난 인원의 무장군인과 특수경찰을 동원했다.
수 천명이 넘은 이들은 전투복 차림으로 군견과 함께 주경기장, 올림픽 선수촌과 각 경기장 주변을 순찰했다.
이들은 모든 출입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통제했다.
2002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도 경비가 삼엄했다.
2001년 발생했던 뉴욕 9.11테러 이후 벌어진 대회여서 치안을 강화하는 특별조치가 내려졌다. FBI와 군인 경찰 정보국에서 나온 1만2000명의 요원이 치안을 담당했다.
2010 러시아 소치 대회는 역대 동계올림픽 가운데 안전을 위해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치로
통하는 단 하나의 길목만을 개방하고 연방보안국 요원들을 배치해 등록된 차량만 출입할 수 있도록 통제했다.
러시아는 이슬람 세력 등의 테러위협에서 선수단과 방문객을 보호한다며 소치를 중심으로 가로 70km, 세로 100km의 특별 경계구역을 설정했다.
러시아 정부는 무려 10만명이 넘는 경찰과 치안요원 군인을 소치에 투입했다. 조직위원회는 보안과 안전을 위한
비용으로만 무려 1조8550억원을 썼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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