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미투(Me Too), 위드유(With You), 유투(You Too), 체제의 전환 - 1차 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도 경계해야 - ‘미투 운동’,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저항 운동’돼야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3월 8일 미국에서는 노동현장에서 숨진 여성노동자 들을 기리며,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인상, 참정권 등을 요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시위가 있었다. 여성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는데, 빵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의미했고, 장미는 남성과의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유엔은 이를 기념하여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였고, 1977년부터는 3월 8일을 특정하여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하여 기념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월 20일,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내용이 수록된 <양성평등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3월 8일을 ‘여성의 날’이자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여 기념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여성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뒤, 첫 기념행사가 어제 있었다. 지난 1월 29일 현직인 서지현 검사가 JTBC에 직접 출연해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한 이후, 미투 (Me Too)운동은 연극, 연예 등의 문화계, 체육계, 문학계, 정관계를 막론하고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커다란 물결을 형성하며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이러한 미투 운동의 힘이 결집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저항 또한 집요하고 강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미투 운동에 대한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며, 2차 가해자가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하여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1조 1항에서도 ,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미투 운동의 정당성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어제 ‘여성의 날’ 기념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나도 당했다’는 의미의 미투(Me Too)와 ‘너와 함께 하겠다’는 의미의 위드유(With You)였던 것이다. 어쨌든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뒤의 첫 번째 기념행사에서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을 불문하고 미투 운동, 그리고 위드유 운동에 모두 함께하겠다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적어도 어제만큼은 우리정치사회의 대세가 미투 운동과 위드유 운동에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가장 충격적인 폭로는 지난 월요일 역시 같은 JTBC에서 있었던 김지은 씨의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에 의한 성폭행 폭로였다. 그녀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현재 우리 사회의 여성의 지위를 대변하는 것이었으며, 국민들에게 자신을 지켜 달라고 애원하던 떨리는 목소리는 정치 권력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였다. 피해자인 그녀가 자신의 생존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가해자인 안희정 전 지사는 측근을 동원하여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 는 가장 공격적인 어조로 그녀를 몰아붙였다. 우리나라의 왜곡된 권력구조가 적나라하게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안희정 지사는 그 발언에 대해 취소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지만, 이미 그것으로 안희정 지사는 김지은 씨에게 2차 피해를 입힌 것이다. 이틀 뒤에는 BBK저격수로 잘 알려져 있고,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맞섬으로써 옥살이까지 한 정봉주 전의원이 성추행을 했다는 현직기자의 폭로가 이어졌다. 프레시안이 보도한 인터뷰 내용은 현직기자가 대학생시절에 정봉주 전의원으로부터 당했다는 성추행 사실이 아주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일단 정봉주 전의원은 이에 대한 사실을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다툼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연말 정치인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사면복권함으로써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그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으로의 복당도 어려워진 것 같고, 서울시장 자리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필자가 안희정 전 지사와 처음으로 이야기해 본 것은 2008년 12월 말경이다. 4월 총선에서 서울 은평을에서 당선한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았던 때였고, 폐족을 자처했던 그는 민주당의 최고위원이 되어 정치적으로 부활해 있었던 때였다. 그에게 서울 은평을 재선거를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지만, 그는 단호하게 정치는 고향에서 하겠다며, 상대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했던 서울을 마다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그는 2010년 충남도지사로 당선되었고, 충청권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정봉주 전 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는 한마디로 꾀돌이였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상상력은 현직 국회의원 이상의 영향력을 여의도에서 발휘하고 있었다.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어 있던 민주당이 그를 품기에는 오히려 그릇이 작아 보일 정도였다. 그가 수감되기 직전에는 그의 인터넷 팬 카페인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의 회원이 하루에 5-6천 명씩 늘어나고 있다며, 내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다. 결국 그는 식스팩과 봉도사, 그리고 가장 대중적인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정치권에 컴백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 “You Too, Brutus!” 셰익스피어의 희곡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카이사르가 자신에게 비수를 꽂은 원로원 의원들 중에 자신이 아끼던 브루투스가 있음을 알고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했다는 말이다. 물론 정사에는 이러한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고, 셰익스피어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말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브루투스 너마저도!” 쯤 될 것이다. 세계 역사 속에 배신의 아이콘으로 브루투스가 각인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대사다. 안희정과 정봉주에 대한 미투 폭로를 보면서 “You Too, Brutus!”가 생각난 것은 그만큼 배신의 강도가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안희정 너마저도!”, “정봉주 너마저도!” 어쩌면 더 많은 유투(You Too)가 나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충격을 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러한 충격은 반대로 미투 운동이 성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정도의 충격은 마땅히 감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미투 운동은 고전적인 의미의 남성과 여성 힘의 불균형에 따른 물리적 폭력으로 인해 발생했던 문제와 현대적 의미의 권력 또는 권위의 위계에 따른 권위적 폭력의 결합에 대한 저항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미투 운동은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저항, 혹은 권력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미투 운동, 위드유 운동은 수천 년 간 우리 인류를 지배해 왔던 성폭력에 의한 지배라는 낡은 체제를 극복하고, 인류보편의 인권에 기반한 새로운 체제로 전환(Switch)하는 미투 운동, 위드유 운동으로 승화되어야 한다. 이경립 편집위원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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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탓에 여성과 회식 기피?..성평등 더 멀어진다
"1차는 저녁 8시까지 끝내고, 2차는 남자끼리"
남녀 접촉 최대한 피하라 '펜스 룰'까지 회자
일부 남성 "그러니 여성 뽑지 말자" 극단 주장
의식 전환 동반되지 않고서는 공염불에 그쳐
여성을 '사고가 날 수 있는 대상'으로 객체화
교류 막을 게 아니라 개인 젠더 감수성 높여야
【서울=뉴시스】이예슬 기자 = 사회 각계에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조직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혹시나 모를 성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회식 자리를 줄이고 신체적 접촉은 물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농담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직장인들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쓸 데 없이 말 섞지 말고 회사에선 일만 하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술을 곁들인 회식자리에서는 성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더욱 조심하는 분위기다.
이에 성폭력 방지는 물론 회식 자리가 부쩍 줄어 가정일에 더 신경쓸 수 있다며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식품회사에 다니는 홍모(36) 과장은 "우리 회사는 얼마 전부터 회식은 오후 8시 이전까지, 1차로 끝내는 것이
원칙"이라며 "'시선강간'도 성희롱으로 인정해 제재를 할 정도로 성폭력 문제에 관해서는 상당히 엄격한 편"이라고
말했다.
시선강간이란 눈으로 만지듯 타인의 신체를 위아래로 훑어보거나 한 부위를 빤히 쳐다보는 등의 행동을 뜻한다.
홍씨는 "처음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긴장이 풀리고 안일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사고가 날 수 있으니 기준이 빡빡한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며 "예뻐보여서 외모에 대한 칭찬을 했더라도 상대방이 들어서 기분이 나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03.08 taehoonlim@newsis.com
이런 시도가 사내 성폭력 방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지만 의식의 전환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저 남성과 여성 사이에 물리적 장벽만을 쌓는 데 그칠 뿐 아니라 여성을 '사고가 날 수 있는 대상'으로
객체화함으로써 오히려 성 평등과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익명을 요구한 40대 군 간부 A씨의 사례가 그렇다.
A씨는 "미투 운동 이후 여직원들과는 회식을 1차까지만 하고 남자들끼리만 따로 2차를 가고 있다"고 밝혔다.
거나하게 취하기 전에 여성들은 집으로 돌려 보내고 남성들끼리만 다시 친목을 다진다는 것이다.
여성 직원들을 배제하는, 이른바 '펜스룰'이다. "아내 이외의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에서 따온 말이다.
A씨는 "최근의 상황이 남자들을 잠재적 성희롱 가해자로 몰아가는 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며 "'OO씨 덕분에 분위기가 화사해 졌다'는 칭찬이 왜 성희롱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는 "그러니까 여성은 채용하면 안 된다", "남자끼리 일 하면 문제가 없다" 등의 극단적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는 성폭력을 사전에 방지한다는 명목 하에 오히려 성차별적 문화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미투 운동에 역행하는 결과를 불러온다.
이를 두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황한 일부 관리직 혹은 남성 직원들이 예방책이랍시고 채용이나 업무 등에 여성을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불법적 행위들을 한다고 한다"며 "이는 그들이 여성 가까이에
있으면 성폭력을 해 왔고 할 수 있는 잠재적 성범죄자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3.8 세계여성의 날인 8일 서울 명동 거리에서
미투운동 동참을 뜻하는 검정색, 보라색 의상을 입은 한국YWCA 연합회원들이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장미, 미투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피켓을
들고 있다.
2018.03.08. chocrystal@newsis.com
성폭력은 성차별적 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물리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교류를 막기보다는 개개인이 젠더 감수성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 성폭력 방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회식을 줄인다는 것은 '술이 문제'라는 인식 때문인데 최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받는 한 유명인도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추행을 한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만 접근하면 헛다리만 짚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 인식 없이 행해지던 행위가 성폭력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서부터 근본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희롱·성폭력과 관련한 법 제도는 꽤 잘 갖춰져 있지만 작동을 안 하는 것이 문제"라며 "일상에서 사용하는 성차별적 언행들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폭력은 특수한 자의 악행이 아니라 보편적으로 깔려있는 남성 중심의 문화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CREDIT
글 | 서지연
디자인 | 전유림

▲ 민주노총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가 '#Me Too'가 씌어진 피켓을
들고 있다.
2018.03.08
ⓒ 최윤석
세계 여성의 날에 울려퍼진 '#Me Too'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전국 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Me Too'가 씌어진 검은 피켓을 들고 '미투(Me Too)'와 '위드유(With you)'를 번갈아 \외치며 각계각층으로 퍼지고 있는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와 함께 직장내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을 촉구했다.
또한 "여성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성 평등을 확대해 나가자"고 다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한해동안 여성노동자의 인권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성평등을 확대하기 위해 투쟁해온 6곳의 노동조합과 3명의 조합원에게 '성평등 모범상'이 시상됐다.

▲ 민주노총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전국 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2018.03.08 ⓒ 최윤석

ⓒ 최윤석

ⓒ 최윤석






▲ 민주노총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3.8 세계
여성의 날 전국여성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이 ''유리천장 OUT #Me Too
#With You' 스티커를 붙인 투명 비닐우산을 쓰고 있다.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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