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근로시간 단축, 한국과 너무 다른 일본


[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양회성 동아일보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저녁 있는 삶'보다 저녁거리 살 돈이 중요.. 일 더하게 해주세요"




근로시간 단축..근로자들의 '하소연'
靑에 쏟아지는 근로자들의 '주 52시간 반대' 호소
더 일하고 주말근무도 해야 아이들 학원이라도 보내죠


여유시간 늘어나니 좋다?..일용직 알바로 '투잡' 뛰어야
퇴직 얼마 안남았는데..퇴직금도 수천만원 줄 판




[ 문혜정 기자 ] 주 52시간 근로제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중견기업은 거의 없다.

기업인들은 이에 대해 물으면 다들 “죽겠다”고 한다.

 그러나 실명으로 거론되는 것은 손사래 친다.

정부 정책에 반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걱정한다. 기중현 연우 대표가 청원한 것은 그래서 이례적이다.


하지만 근로자들은 다르다. 당장 월급이 줄어 생활에 지장을 받게 될 그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으로 향한다.

 이 게시판에서는 생생하고 절절한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저녁 먹을 시간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저녁거리를 살 수 있게 일 좀 더 하게 해주십시오” “더 일하며 주말근무하며 살고 싶다. 그래야 아이들 학원이라도 보낼 수 있으니까.” 이들은 주 52시간 근로제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를 묻고 있다.





인천 주안공단에 있는 연우의 생산라인 직원들이 제품의 불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7월1일 ‘1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인천 주안공단에 있는 연우의 생산라인 직원들이 제품의 불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7월1일 ‘1억달러 수출의 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대리기사 편의점 알바를 구해야


7월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고, 이에 따라 임금이 감소하는 것에 대한 근로자들의 공포감은 이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한 정책이 ‘투잡(two-job)과 아르바이트가 있는 삶’으로 대체될 것이다.”

이런 호소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이유는 피해가 대기업 근로자 또는 연봉제 사무직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직과 시급 근로자에게 집중된다는 점 때문이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경북 구미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기존 2교대 근무가 3교대 근무로 바뀌면 월급의 50% 정도가 깎인다”며 “회사는 법으로 정해진 거라 연장근무 특근 모두 못하게 하는데 자기 의사대로 돈을 벌 수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최저임금이 올라도 상여금이 깎이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한 근로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회사가 이미 올해 보너스(상여금)를 깎았는데 여기에 근로시간까지 줄어들게 된다.

일부러 돈 벌려고 힘든 주·야간 2교대 생산직을 선택했는데 앞날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청원자는 “저녁에 대리기사를 하든지 주말에 일용직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퇴직금이 급속히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청원자는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퇴직금 하나 바라보며 노후를 준비하려 했는데 실질 임금이 월 100여만원 줄게

 되면 퇴직금 수천만원이 줄어든다”고 했다.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 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뽑았다고 소개한 한 여성 청원자는 “제가 정책에 의해 ‘살아가지는’ 사람이라면,

글(청와대 게시판)을 읽으시는 분들은 정책을 만들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분들”이라며 “머릿속에는 닥쳐올 빈곤의 황량한 풍경이, 마음에는 두려움이 가득하다”고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월소득 평균 30만~80만원↓


이들의 호소는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기업인들의 말이다.

 제조업체 조립라인에서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을 받는 근로자를 기준으로 계산해봤다.

 작년 기본근무 40시간, 주중 12시간, 주말특근 16시간 등 총 68시간을 근무했다고 가정하면 이 근로자의 임금은

월 210만~240만원이 된다.


 특근 계산방식에 따른 차이다. 이 근로자가 올해 52시간 근무했다고 가정하면 임금은 174만원에 그친다.

16.5% 인상된 최저임금을 적용한 계산이다.

중견기업들도 생산직 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이 대략 월 30만~80만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임금 감소분은 기업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근로자의 업무 성격과 경력, 직책, 주간 야근 연장근로와 주말 특근 배분 등에 따라 다르다.

주말 특근과 잔업수당에 대해 기본 시급의 2배를 지급하던 중견기업이라면 차액은 더 커진다.


기본근로 40시간 이외 28시간(야근 12시간+주말 16시간)까지 가능했던 추가 근로시간이 12시간(주중 야간

근로+주말특근)으로 준 데다 주로 평일 야근에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질 월급이 300만원에 육박하는 경우 많게는 150만~180만원 소득이 감소한다는 주장도 청와대 게시판에 올라와 있다.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부 생산 공정을 쪼개 별도 회사를 설립해 직원 수를 300인 미만으로 조정하거나, 공장 내 일부 라인을 다른 회사에 (설비) 임대해주는 방안 등을 고민하는 회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건축자재 업체는 자체 생산량을 줄이고 외부 하청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업체 대표는 “예를 들면 생산 협력업체 수를 기존 10개에서 20개로 늘리고 경영사정에 따라 하청 물량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일 저녁과 주말에 설치 수요가 많은 가구업계에선 설치·시공 기사들을 계열사(별도 법인)에 소속시키거나, 이 업무를 외주를 주겠다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     
  • 고용노동부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후속조치 마련중'




    고용노동부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인한 소득 감소분을 직접 보전해주겠다고 나섰다.

    임금이 줄어든 근로자에게 1년 동안 월 10만∼40만 원, 근로자 신규 채용 땐 월 40만∼80만 원을 고용보험에서

     메워주겠다는 것이다.

     근로자와 사업주가 추렴하는 고용보험은 실업 급여, 직업 훈련에 쓰인다. 근로자에겐 매월 나가는 세금 같은 돈이다.

    주 52시간 넘는 근무를 불법화한 개정 근로기준법은 7월부터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워라밸(일과 휴식의 균형)을 지향한다는 취지 이면에는 근로자 1인당 월 35만 원 감소라는 불편한 현실이 있다.

    덜 일하는 대신 임금이 낮아지는 건 불가피하다.


    그러나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저녁 있는 삶이 아니라, ‘저녁 굶는 삶’이란 불만과 근로 선택권을 달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물론 초과근무 수당에 생계를 기대온 취약 근로자들이다.

    난처해진 정부는 근로자 설득 대신 돈으로 무마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외국에도 근로시간 단축 지원 사례는 있지만, 법정 근로시간보다 더 낮췄거나 경영난에도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다.

    정부가 정책 후유증을 달래자고 세금도 아닌 근로자·기업 돈을 함부로 끌어다 쓰는 것 또한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고용부는 근로시간 조기 단축 기업엔 더 지원한다고도 한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강행하면서 3조 원 예산으로 메워주는 무리수를 동원했다. 지원 대상자들이

     외면하자 장관까지 나서서 세일즈를 펼치는 진풍경도 나왔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중소기업 지원 청년에 연 1000만 원대 실소득을 늘려주겠다는 일자리 대책도 내놓았다.


    기존 재직자 반발에 추가 지원책이 뒤따랐다. 시장에 충격을 줄 정책을 사전 검증 없이 던져놓고, 뒤탈이 나면 두더지 잡기 하듯 땜질에 급급해한다. 세금 돌려막기는 상황 모면용 포퓰리즘일 뿐이다.


    정부가 추경까지 해가며 일자리 예산을 대거 투입했지만, 3월 실업률 등 고용 실적은 재난 수준이다.

    잘못된 정책을 돈으로 때우려는 발상(發想)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결국 경제 전반을 왜곡하고, 일자리도

     없앤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백화점, 근로시간 단축이 '대세'되나…롯데도 고심 중


    롯데백화점, 근로시간 단축 검토 중
    현대백화점, 초과근무 단축 시행
    신세계, 주 35시간 근무 이미 시행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백화점 업계가 근로시간 단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라 오는 7월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최대 52시간으로줄어드는데다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최근 사회 분위기에 부응하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현행 하루 9시간 근무로 운영되는 근로시간에 대해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점포 직원들은 오전 10시 출근해, 오후 8시 퇴근하는 9시간 근무체제로 일하고 있다. 

     주 45시간 근무를 하면서, 주 40시간 이상에 대해서는 초과근로수당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같은 근무형태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분위기와 추세에 맞춰 다양한 근로시간 운영 방안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점포 퇴근 시간을 30분 앞당겨 초과근무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6월까지 백화점 전 점포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후 7시30분 퇴근제도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점포 직원들은 오전 10시에 출근해 8시간 근무 후 오후 7시30분에 퇴근한다.

     직원들이 퇴근한 후 오후 8시까지는 팀장 1명, 층별 1명 등 점포별로 약 10명의 직원이 교대로 근무한다. 

     현대백화점은 6월 말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7월1일부터 이 제도를 공식 운영할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근로시간 단축 방침을 가장 먼저 내놨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는 ‘9to 5제’가 본격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세계는 임금 하락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해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 대다수의 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임금 하락 이슈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섣불리

    시행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과 점포운영을 놓고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직원 다수가 일찍 퇴근을 하면 안전관리 등 다른 문제가 나올 수도 있어 신중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pyo000@newsis.com







    근로기준법 개정


    근로기준법 개정[연합뉴스TV 제공]




    <신은숙 칼럼> 근로시간 단축의 주요 내용과 예상



    지난 2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으로 단축하고, 연장근로의 한도(1주

    12시간)가 적용되지 않는 특례업종을 축소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의결돼 국회를

    통과했다.


     그동안 고용현장에서는 주40시간에다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하고, 여기에 토요일과 일요일 각각 8시간을 더한 68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관리해 왔다. 

    그러나 개정 근로기준법에서는 1주가 7일임을 명시해 주 최대 근로시간은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한 52시간으로 단축됐다.


     오는 7월 개정법률안의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인건비 부담 증가를 호소하는 기업들과 연장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저하를 우려하는 근로자들의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법률안의 주요 변경 내용과 향후 예상되는 갈등 및 해결방안을 살펴보자.  


    법안 주요 내용

         


    가. 주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앞으로 근로자가 1주일(토요일, 일요일 포함)동안 최대로 근로할 수 있는 시간은 52시간을 넘지 못한다.

    기업규모별로 시행시기를 조정했는데 300인 이상 사업장은 7월1일, 50~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1일,

     5~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1일이 각 시행일이다. 다만, 영세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감안해, 3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노사 합의를 통한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다. 


    나. 휴일노동의 가산수당 


    휴일에 근로하는 경우 휴일근로수당만을 지급하면 된다는 사용자 견해와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각각 지급해야 한다는 근로자의 견해가 서로 달라 고용현장에서 상당한 갈등이 있었다.

     휴일노동의 가산수당 할증률과 관련한 논란을 입법적으로 해결하고자 8시간 이내의 휴일노동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를, 8시간 초과 휴일노동에 대해서는 100%를 가산 지급하도록 명확히 했다. 


    다.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


    종전에는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를 하면 연장근로의 한도(1주 12시간)가 적용되지 않는 특례업종으로 26개 업종을

     인정했다.


    그러나 너무 많은 특례업종의 지정이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개정법에서는 특례업종을 현행

    26개 업종에서 5개 업종 (①육상운송업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법’의 노선여객자동차운송사업 제외) ②수상운송업

    ③항공운송업 ④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⑤보건업)으로 축소했다.


    또한 존치되는 5개 업종에 대해서도 근무일간 11시간의 연속 휴식시간을 반드시 보장하도록 규정해 장시간노동을

    상당히 제한했다. 


    라. 관공서의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의무화


    대다수의 국민들이 휴일로 인식하고 있는 명절, 국경일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무원들에게만 부여

    되는 공휴일이다. 민

    간 기업의 경우 노사합의에 따라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적용하다보니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일상적이었다.


    개정법에서는 공무원들에게만 공휴일로 부여되는 명절, 국경일 등에 대해 민간 사업장의 노동자들에게도 유급공휴일로 적용함으로써 모든 노동자가 공평하게 휴일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업부담을 고려해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20년 1월1일, 30인~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1월1일, 5~30인

     미만 사업장은 2022년 1월1일로 시행일을 조정했다. 


    개정법 시행에 따른 갈등과 해결방안 모색  


    개정법에 대한 기업과 노동자들의 반응은 벌써부터 엇갈리고 있어 향후 상당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기업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더불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추가 인력 고용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리고 공휴일 유급휴일 보장과 특례업종 축소에 대해서는 중소규모 이하 사업장의 반발이 예상된다. 


    노동자들 역시 개정법 시행을 마냥 반기지만은 않는 것 같다. 근로시간 단축과 특례업종 축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휴일노동의 가산 수당에 대한 불만이 있고 무엇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실질임금의 저하가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개정법의 시행으로 올해 하반기 근로시간 단축을 앞둔 기업과 노동자들은 임단협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을 겪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각 기업들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은 고충을 토로하고 해결방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개정법의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정착에는 쉽지 않은 난관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운용해왔던 근로시간 제도의 근본적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거시적인 답변이지만, 각 기업의 특성과 여건에 맞춰 효율적인 근로시간제도를 설계하고 노동자들도 상생의 태도로

    협력하는 길에서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밖에 없다. 


    근로시간 단축을 적극 추진했던 정부도 개정법 시행에 따른 문제들을 민간의 영역으로 넘겨 놓을 것이 아니라 제도

    안착을 위한 적극적인 후속조치의 이행이 필요하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8






    ▲ 곽동재 이사장



     




    근로시간 단축 시행 땐 섬유산업 경쟁력 약화…특례적용 반드시 필요”



    “경기북부, 특히 포천 일대에는 니트(환편·편직)업체들이 집중돼 있습니다.

     일일 생산량 3000~4000톤, 연 100만톤 생산이라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환편 생산기지라는 자부심 하나로 버텨왔습니다.”


    곽동재 경기북부환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평생을 환편에 바쳐 왔다는 자부심과 애정이 대단했다.

     포천 일대에는 곽동재 이사장처럼 환편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온 기업인과 기술자들만 1000여명에 이른다.


    지난 2013년에는 경기도와 포천시와 함께 경기섬유원자재센터를 조성했다. 해외에서 수입한 섬유원자재를 센터에

    보관하고 경기도 소재 업체들에게 공급하면서 물류비 208억원을 절감하는 등 244억4000만원의 생산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세계적인 환편 집적지라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경기북부 환편업계의 사정은 어둡기만 하다.
    곽동재 이사장은 “SPA(제조·유통일괄)브랜드의 성장 등으로 글로벌 패션시장은 크게 확장되고 있지만 국내 환편업계는 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규모 시설을 중심으로 어느 나라보다 납기가 짧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던 국내 환편업계의 장점이 시장

    변화에 따라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곽 이사장은 “세계 패션시장이 다품종 소량 생산에서 SPA 중심의 대량생산 체제로 넘어가다보니 국내 업계가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중국과 베트남으로 주문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루 24시간 밤낮없이 일해 왔지만,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대량으로 생산된 저가 니트와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이 국내 환편업계의 현실인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임가공업체라는 한계 때문에 각종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임편료(임가공료)는 10여년 전에 비해 30% 감소했다.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이 예정대로 시행되면 생산량이 줄고 결국 소득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곽 이사장의 우려다.
    “인건비·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중국·베트남의 3분의 1 수준이고, 대부분 소규모 업체이다보니 투자를

    통해 생산시설을 키울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곽 이사장은 “인력 수급의 어려움, 설비 노후화 등의 어려움은 업체 개별적으로는 극복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섬유산업의 기반인 환편업계에 대한 맞춤형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의 숙련인력이 노령화되는 가운데 신규 인력유입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업계의 위기감이 크다. 조합이 인근 대학과 협력해 개설했던 계약학과는 신입생 부족으로 최근 결국 폐지됐다.


    곽 이사장은 내국인 기피산업에 대한 배려와 지원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 이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을 소기업·소상공인 중심으로 배정해야 한다”면서 “우선 임시

    방편으로 경기 양주·포천·동두천 등 섬유업체가 밀집된 지역을 대상으로 외국인근로자 쿼터를 폐지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노동집약적인 섬유가공업종을 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으로 지정하면 일단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과 베트남과 경쟁하기 위한 시설확충도 시급하지만 영세한 업계의 사정상 대규모 투자는 요원하기만 하다.
    곽 이사장은 “중국과 베트남의 생산공장은 최신식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있다”면서 “투자 여력이 부족한 국내 환편업계는 30년이 넘은 설비로 생산을 하다보니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곽 이사장은 “최소한의 자금을 투입해도 엄청난 효과가 날 수 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등의 시설투자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지역 섬유업체들이 물류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섬유원자재센터의 수용능력 확충도 절실하다.


    조합에 따르면 해외에서 수입해온 섬유 원자재를 보관하기 위한 센터의 보관용량이 지난해말 기준 1356톤으로 적정

    보관량인 1000톤을 이미 초과한 상황이다.
    센터에 들어오는 원자재 양은 연 평균 7%씩 증가하고 있다. 2015년 대비 2016년 입고수량은 46% 증가했다.


    곽 이사장은 “원자재센터의 하루 입고 가능량은 50~60톤인데 실수요는 하루 100~120톤에 달한다”면서 “원자재 수입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시설용량 부족문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곽 이사장은 이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부분이 섬유관련 업종인데 경제사절단에는 섬유관련 기업인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당시 중소기업 경제사절단 선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섬유산업은 연관산업과의 협업과 연계가 필수적으로 패션·어패럴은 그 결과물입니다. 어느 한 고리가 끊어지면

    산업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곽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등 악재가 이어지다보니 기업인들이 의욕을 상실하고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인터뷰] 곽동재 경기북부환편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하승우 기자·사진=이준상 기자







    근로시간 단축, 한국과 너무 다른 일본



    日, 年720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근로 기업 재량권 인정
    韓, 주 12시간 넘으면 처벌 
    日, 고소득 전문직 근로단축 제외 vs 韓, 예외업종 外 획일적 적용


    유연성 인정한 일본 


     계절적 사유·납품 마감 등 특별한 이유 발생하면
    노사협정 맺고 신고 후 年 720시간 연장근로 가능
    옴짝달싹하기 힘든 한국 
    업종별 특성 고려하지 않고 연장근로 週 12시간 제한
    30인 미만 특별근무도 2022년까지 한시적 허용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시기에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너무도 다르다.

    일본은 연장근로 한도(연간 720시간)를 정하는 대신 기업 현장을 고려해 사업장마다 재량을 인정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연장근로 시간을 주당 12시간(연간 624시간)으로 못박아놓고 이를 위반하면 사업주를 처벌하도록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다 근로시간 단축 등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린 기업들로선 일본 방식이 훨씬 ‘연착륙’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일본 정부는 6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근로자의 연장근로 시간을 연간 720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일하는 방식 개혁’ 법안을 의결해 의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일본은 법정근로시간 외에 시간외 근로(특별연장근로)에는 상한선이 없었다.

    이번에 상한선을 새로 뒀지만일본 노동기준법(제36조)에는 노사 합의로 재량껏 특별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국은 지난달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를 오는 7월1일부터

    단계적으로 주당 12시간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소수 예외 업종을 뒀지만 대부분 업종에서 이를 위반하면 사용자가

    처벌받는다.

    연장근로 허용 시간을 단순 비교해도 한국은 연간 624시간가량으로 일본(720시간)보다 훨씬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6일 의회에 제출한 법안은 일부 특수직을 제외한 일반 근로자의 연장근무(잔업)를 연간 최대 720시간,

    한 달 기준으로는 휴일근무시간을 포함해 최장 100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근로자들의 건강 악화를 막기 위해 월 45시간을 넘는 연장근무는 1년에 6개월 이내로 한도를 정했다.

     특별한 사정이 있더라도 연장근무를 연 720시간 이내로 못박은 것이다. 

    새로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대기업은 2019년 4월부터, 중소기업은 2020년 4월부터 적용된다. 일본에서 연장근무

    시간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1947년 노동관련법 제정 이후 71년 만에 처음이다. 

    근로시간 ‘유연성’ 강조하는 일본 

    일본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한국과 달리 기업 현장을 고려해 ‘유연성’을 대폭 인정하고 있다.

    일본의 법정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이다.

     이건 우리와 같다.

    시간 외 근로는 1주간 15시간, 1년간은 360시간까지로 정해져 있다. 

    여기에 일본 노동기준법 제36조는 노사 간 서면으로 협정을 체결하고 행정관청에 신고한 경우 특별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연장근로의 적용 시간, 임금 할증률 등이 협정 내용에 포함된다. 이때 현행법하에서는 시간 외 근로에 상한선이

     없다. 도요타 혼다 닛산 같은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연간 700~900시간대의 특별연장근로 협정을 맺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연장근로는 계절적 요인, 건설 공기 단축, 제품 납기 이행 등의 사유가 발생할 때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기업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시간의 유연성을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근로자는 할증임금을 받는 장점이

     있어 널리 활용된다.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한국 

    이에 비해 한국은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당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로를 제한하고 있다.

     1주에 52시간을 넘어서면 바로 법 위반이 돼 사용자가 처벌받는다.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주당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만 예외로 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그나마 2022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그 후에는 주 52시간이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유연하게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고 있어 기업으로선

     ‘소프트랜딩(연착륙)’이 가능하다”며 “한국은 특례업종 일부 등을 제외하면 주 52시간인 근로시간 상한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하드랜딩(경착륙)’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탈(脫)시간급’ 제도도 도입 

    일본 정부는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이 아니라 성과에 따라 임금을 받는 ‘탈시간급’ 제도도 도입한다.

     일종의 ‘고급 프로페셔널 제도’로 애널리스트 등 연수입 1000만엔(약 9957만원) 이상 일부 전문직을 노동시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비슷한 대책으로 근로시간 규제에 유연성을 확대하는 조치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한쪽에선 규제를 강화하되 다른 한편에선 유연성 확대 정책을 병행 추진하는 식이다.

    박 교수는 “일본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의 지속적인 효과를 보려면 생산성 향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노동시장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종석 노동전문위원/도쿄=김동욱 특파원 jsc@hankyung.com






    창원상공회의소(회장 한철수)는 27일 창원상공회의소 2층 대회의실에서 2018년

    개정노동법(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과 관련해 ‘고용환경 변화 대응방안 설명회’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