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의 기술' 마음껏 뽐낸 트럼프, 文 대통령을 지렛대로 체면 차린 김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의사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롤러코스터를 타듯 긴박하게 돌아가는 미북 관계에 대해 외신도 놀라움을 표출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 최선희 부상의 대미(對美) 비난 성명에 시달려야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 효과는 주효했다. 미국인 억류자 세 명을 석방하고 풍계리 핵 실험장까지 폭파한 상황에서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회담 취소 통보를 받은 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25일 밤 문재인 대통령에게 2차 회담을 요청했다. 코너에 몰린 김정은이 이번엔 문 대통령을 지렛대로 삼은 것이다.

ⓒ 연합뉴스/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밤 베네수엘라에서 억류됐다 석방된 조슈아 홀트(왼쪽)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지 않은 곳에서 북한과 준비 회담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6ㆍ12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모색 중이며
그 일정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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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레 트럼프가 '희망'이라는 생각 드는 이유
한반도의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남북 간의 움직임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어지럽다. 북의 풍계리 핵실험장
불과 3일 동안에 일어난 일들이다.
자, 조금 차분히 복기를 해보자. 지난 3월 초 청와대의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가지고 백악관에 가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자 트럼프는 즉석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결정했다.
이후 4월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에 합의하자 트럼프는 전폭적인 축복과 응원을 보낸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해 개방적이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여기까지는 순탄 그 자체다.
문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본격화 된 북미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미 4월 초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중앙정보부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비밀리에 방북했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북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상태였다.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를 중계하는 ABC 방송
갈무리. ⓒ A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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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와 관련한 북미간의 이견이 감지된 것은 5월 2일(현지 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취임사에서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PVID)'와 여기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North Korea's WMD program)가 포함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부터다.
여기서 영구적인의 의미는 다소 불명확했지만 북 비핵화의 내용에 대량살상무기까지 포함된다면 이는 북한이 받을 수 없는 조건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불협화음은 5월 16일 북 외무성 제1부상인 김계관 명의의 담화로 터져나왔다.
이어 존 볼턴을 '사이비 우국지사'로 지칭하며 이 같은 이들의 말을 따른다면 조미관계의 전망이 불투명할 것이며
김계관의 담화로 터져나온 북미간 불협화음
김계관의 담화를 시작으로 북한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으며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정상회담 준비회의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상황을 진정시키려는 행동으로 나아갔다. 김계관 담화가 나온 직후인 5월 17일(현지시각) 트럼프는 나토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에 대해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며
이 상황에서 다시 불을 지른 것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었다.
트럼프가 유지하려 했던 북미대화의 판을 엎어버린 셈이다. 여기에 북한은 5월 24일 북 외무성 부상인 최선희 명의의 담화를 통해 앞선 김계관 담화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펜스를 콕 집어 '아둔한 얼뜨기'라 지칭하며 미국과의 대화에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미수뇌회담의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언급한다.

이 내용을 접한 트럼프는 참모들과 관련 사항을 논의하고 '친애하는 김정은 위원장'으로 시작되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서한을 구술하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받아적어 북에 보낸 후 공개한다.
이 과정에서 보여지듯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간의 협상이 쉽지 않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보다 주목하고자 하는 점은 존 볼턴이나 마이크 펜스와 같은 미 행정부 내의 수퍼 매파 외에도 미 정가의 많은 부분이 북미정상회담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 역시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이 회담을 취소하려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라며 "회담 취소 후 제재는 계속될 것이며 군사위협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척 슈머 의원은 뉴욕주의 연방 상원의원으로 뉴욕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회담 성공을 득 보지 못하는 게 누구인가"... 미국이라는 나라의 이해관계
미국은 기본적으로 패권국이다. 힘을 통해 자신의 지배력을 확인시킨다.
대표적인 사례는 이라크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없는 전쟁의 시작이었다.
이런 미국에게 한반도는 어떤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유리할까. 지난 10여 년간 세계 제1의 미국 무기 수입국인 한국에 그 무기를 판매하는 미국의 군수업체 입장에서는 한반도가 평화롭기를 바랄까.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음에도 북한은 놀라운 자제력을 보이며 미국이 문제삼은 갈등의 시발점이
이에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warm and productive) 성명을 받았고, 그것은 아주 좋은 뉴스"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하루 뒤 그는 6월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의 일정이 바뀌지 않았다며 재추진 의사를
미국의 정치체제에 익숙하지 않은 '이단아'로 불렸던 트럼프가 오히려 지금 상황에선 희망이라는 생각이 드는
우리 핵무기가 더 크고 강력하다. 마음이 바뀌면 전화하든가 편지 보내시라.’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했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전격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24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한마디에 6·12 북-미 정상회담 요동…
미국 내부 정치에서 코너에 몰리자 던진 돌발카드?
문장마다 위트가 번득인다. 정중한 말투 속에 송곳처럼 비아냥이 숨어 있다.
‘리틀 로켓맨’이나 ‘화염과 분노’ 따위, 트위터에나 어울릴 법한 표현도 빠지지 않고 나왔다.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제이(J) 트럼프’가 5월24일 ‘평양에 있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각하’에게 보낸 편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백악관 인장이 박힌 편지에 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오는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북 양쪽이 오랜 기간 추진해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최근의 협상과
토론을 위해 내주신 시간, 보여주신 인내심과 노력에 대해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북한 쪽이 먼저 회담을 요청했다고 전해들었습니다만, 누가 먼저 만나자고 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싱가포르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학수고대해왔습니다.”
평창겨울올림픽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평화의 기운이 첫 북-미 정상회담이란 꽃망울을 터뜨린 날은 지난 3월8일이다. 그보다 사흘 앞선 3월5일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한 남쪽 특별사절단을 마주한 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든 미국과 만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정 실장은 이런 김 위원장의 뜻을 미국 쪽에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
그는 주변 참모들의 만류에도 “한반도의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 위원장과 5월 안에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쪽 예술단이 평양 공연에 나선 3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중앙정보국장이 조용히 방북길에 올랐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4월20일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열어 ‘핵·경제 병진노선’의 완성을 선언하고, ‘사회주의경제 건설’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일주일 뒤인 4월27일 판문점에선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4월28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외곽, 인구 2만5천
명 남짓한 워싱턴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연단에 섰다.
모여든 지지자들은 “노벨, 노벨, 노벨”을 연호했다. 그는 환하게 웃었다. 이혜정 중앙대 교수의 말이다.
“있는 그대로의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능한) 개인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겠지만, 그 개인이 가진 여러 가지 능력 부족과 결함이 ‘트럼프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어찌됐건 숙명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란 인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모든 게 전과 다른 상황이다. 남북한과 미국 모두에 전인미답인 새로운 상황이다.
바뀐 건 알겠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시행착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새 국무부로 자리를 옮긴 폼페이오 장관이 5월9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두 번째로 만났다.
북-미 양쪽 모두 회담 결과에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귀국길에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데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항까지 나가 이들을 마중했다.
그는 석방된 이들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 배경으로 내걸었다. 그리고 이튿날인 5월10일 트위터에서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12일 개최될 것”이라며 “우리 양쪽 모두는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로부터 불과 보름 남짓이 흘렀을 뿐이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귀측이 내놓은 담화에서 드러난 엄청난 분노와 공공연한 적대감을 놓고 볼 때, 오랜 시간 준비해온 회담을 여는 게 지금으로선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는 큰 손실임이 분명하지만, 우리 양쪽 모두를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란 점을 이 편지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가진 핵무기를 말했지만, 우리 핵무기가 훨씬 규모도 크고 강력하기에 제가 절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신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엄청난 분노와 공공연한 적대감”은 무엇인가? 지난 5월16일과 24일 김계관 북 외무성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각각 내놓은 담화를 지목한 것이다.
김계관 제1부상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최선희 부상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겨냥해 “사이비 우국지사” “아둔한 얼뜨기” 등 거친 말을 쏟아냈다. 미국에서 거론하는 이른바 ‘리비아 방식’의 비핵화에 대한 강한 반발이었다.
김 제1부상과 최 부상 모두 “이런 식이라면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미 사이에 형성된 난기류가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김 제1부상 담화와 최 부상의 담화 발표 사이였던 5월22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의 발언 가운데 두 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지 말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는 “열리면 좋겠고, 북한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예정대로 열리지 않으면 그것도 괜찮다.
어떻게 되건 상관없다”고 말했다.
둘째, 중국을 겨냥해 “적잖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1차 방중 때는 괜찮았는데, 2차 방중 이후엔 북한의 태도가 조금 바뀌었다”며
“누굴 비난하려는 것도 아니고, 실제 아무 일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태도가 달라진 건 사실이고, 전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말이다.
또 하나의 변수, 중국
“북한은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만으로 (비핵화에 나서는 건) 충분하지 않다고 볼 것이다.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북-미 수교가 이뤄진다고 체제 안정이 완벽하게 보장되지는 않는다.
미국에서 ‘리비아 모델’을 얘기했을 때, 핵심은 비핵화가 아니라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최소한 핵 관련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가 중단되고, 한반도 비핵지대화 등으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중국이다.
북-중 우호조약이 사문화했다고 하지만, (미국 대신) 중국한테서 체제 안전을 보장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한·미와 갈등이 생기더라도 중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한다면 북으로선 나쁠 게 없다.
중국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당사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어, 북·중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경제적 측면에서 북한은 이미 중국 쪽에도 ‘보험’을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배후론’을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이 내놓은 반응이 걸작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북한이 주장해온 ‘단계적, 동보(동시)적’ 비핵화에 더해 미국이 강조해온 ‘일괄타결’을 묶어 ‘단계적, 동보적, 일괄타결’을 얘기했다.
핵 관련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은 ‘각국의 우려를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 역시 전략자산 전개 문제를 우려한다는 뜻이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렇고, 정치·군사적 측면에서도 북한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게 북-미 정상회담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박4일을 쏟아부은 한-미 정상회담은 무난히 마무리된 것으로 보였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상회담 뒤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회담 직후, ‘협상은
해봐야 아는 것’이라며 “일단 (싱가포르에) 가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6월12일 싱가포르 회담에 대한 준비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쪽은 트럼프 대통령의 6월 일정을 출입기자단에 공개했다. 6월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에 이어 싱가포르 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당신과 나 사이에서 멋진 대화(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런 대화니까요. 언젠가는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참,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억류됐던 (미국인) 인질을 석방해주신 것에 대해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훌륭한 조처였고, 대단히 고맙게 여기고 있습니다.
만약 이 중차대한 정상회담과 관련해 마음이 바뀌시거든, 주저 마시고 제게 전화나 편지를 주시기 바랍니다.”
‘이란 핵협정’ 파기의 나비효과
<타임> 등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5월24일 이른 아침 펜스 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존 켈리
비서실장과 볼턴 보좌관 등 측근들을 불러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에 대해 논의했다.
김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는“트럼프 대통령이 한자 한자 직접 말한 것을 받아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베스페이지를 방문해 현지 소방관들과 찍은 사진으로 트위터 계정 배경을 바꿨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했다.
이혜정 교수의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국내 정치 문제가 대단히 크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지난 5월18일로 2년차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와 연방수사국이 자신의 선거캠프에 정보원을 심어놓았다며 역공을 펴기 시작했다.
특검팀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에선 ‘헌정질서 위기’라고 비판한다.
대외적으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이 합의한) ‘이란 핵협정’을 일방적으로 깬 후폭풍이 너무나 크다. 중국과 벌여온 무역갈등도 일정하게 봉합했지만, 미국 내 기대감을 만족시키는 수준이 안 됐다. 되레 무역분쟁으로
얻어낸 게 무엇이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그럴수록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반발하며 ‘북-미 정상회담 재고하겠다’고 말하자, 미국에선 ‘협상의 달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북한’이란 지적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특징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 취소 또는
연기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공개 편지를 띄우기 불과 몇 시간 전, 북한은 5개국 언론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시험장을 폭파·폐쇄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성명을 내어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갱도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하는 동시에 현지에 있던 일부 경비시설들과 관측소들을 폭파시키는 방법으로 진행됐다”며 “지상의 모든 관측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이 순차적으로 철거되고 해당 성원들이 철수하는 데 따라 핵시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하게 된다”고 밝혔다. 억류 미국인 석방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북한의 선제적 조처였다.
김계관 제1부상은 5월25일 ‘(김정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내놓은 담화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 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정상회담)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쪽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다자안보로 북 체제 보장 고민해야
다시, 미국이 답할 차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를 통보한 다음날인 5월25일 새벽(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김 제1부상의 담화에 대해 “따뜻하고 생산적인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선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6월12일 열릴 수도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트럼프 리스크’의 전형이었다. 이혜정 교수와 구갑우 교수의 이구동성이다.
“일방적인 이란 핵협정 폐기로 미국과 유럽연합이 갈등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마찰은 미국이 2차 대전 이후 유지해온 자유무역 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음을 웅변한다.
미국이 보호무역을, 중국이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건 역설적이다.
대서양에서도, 동아시아에서도 미국의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안보와 경제, 두 힘의 축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의 대가로 안보 위협 제거와 체제 보장을 요구한다. 2차 대전 이후의 사례를 검토해보면, 미국은 상대를 제압한 뒤에야 적대관계와 안보 위협을 해소하고 체제 보장을 해줬다.
전쟁해서 승부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협정을 거쳐 체제 안전을 보장해준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래서다. 이제는 북-미 협상과 별도로 유엔을 비롯한 다자적 차원에서 북 체제 안전 보장 방안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북한이 실제 비핵화 과정에 들어가면, 중국이 강조해온 6자회담도 재개될 수 있다. 6자회담이 북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동북아 다자안보 틀로 기능하는 방법을 모색해볼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동북아 차원의 다자안보 협력체제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고민해볼 때가 됐다.”
대담 이혜정 중앙대학교 교수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리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사진=연합
'홍역 치른' 트럼프·김정은, 신뢰담보 '선물' 주고받을까
취소·번복에 화들짝..'판 깨면 안 돼' 의지 팽배
김정은, 대미특사 이어 NPT 복귀 '깜짝카드' 가능성
트럼프, '남북·미 간 조기 종전선언' 화답할 수도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6.12 북·미 정상회담이 극적인 반전에 반전을 거쳐 재추진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간 신뢰를 담보할 수 일종의 ‘선물 보따리’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취소·번복’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만큼 양측이 내달 12일까지 ‘살얼음판’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더는 판을 깰만한 여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다.
일단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친서를 건넬 거물급 대미(對美) ‘특사’를 보낼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두 차례나 특사 자격으로 방북(訪北)
시켰다.
통상 정상회담에 앞서 외교장관급 담당자가 방문국을 찾아 사전 입장조율을 거치는 게 관례로 통하는 만큼 그에 걸맞은 중량급의 특사를 미국에 파견할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부추긴다.
북·미 정상 간 핫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직접소통은 사실상 ‘서한을 주고받을’ 특사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이 특사 파견을 결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다면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굳어질 공산이 커진다.
수차례 외교무대에 등판한 경험이 있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나 폼페이오 장관의 오랜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특사자격으로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라는 ‘깜짝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비핵화의 진정성을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입증할 가장 강력한 조치라는 점에서다. 이미 NPT 63개 회원국은 지난 4일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협정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반대급부로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걸맞은 신뢰구축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
이미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의제였던 비핵화 방식과 관련, ‘일괄타결식’ 빅딜을 기반으로 하되, 단계적 ‘비핵화·경제
보상’을 더한 이른바 ‘트럼프식 모델’을 제안하면서 한발 물러선 만큼, ‘체제보장’을 위한 ‘종전선언’ 의사를 조기에 표명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한다면 남북·미 3자 정상회의를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북·미 모두에 조기 ‘종전선언’을 촉구한 셈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6월12일 미·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도 남북·미 종전선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라고 전했다.

'트럼프의 판' 남북미? 결국은 남북미중![the300]3자 대화, 비핵화 입구까지 왔지만 中 참여 있어야 '출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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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 보좌관, 성 김 주필리핀 대사,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비핵화 협상 전면에 나선 트럼프 정부 내 한반도 전문가 3인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을 가를 비핵화 협상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한반도 전문가 3인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판문점에서 북측과 정상회담 의제조율에 나선 미국 측 대표 성 김 주필리핀 대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그 주인공이다.
판문점 실무회담의 대표로 나선 김 대사는 북핵 문제에 정통한 한국계 미국 관료다. 그는 2016년 11월 주필리핀 대사로 부임했으며, 지난 2월에는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외교관 중 최고직위인 경력대사로 승진했다.
김 대사는 북핵 2차 위기 이후인 2000년대 중반부터 주한 미국대사, 6자회담 수석대표 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내며 북핵과 한반도 문제를 담당해왔다.
2008년 북한의 영변 냉각탑 폭파 당시에는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현장에 있었다. 북핵 문제에 대한 현안과 쟁점을 꿰뚫고 있으며 북한의 협상 스타일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자타공인 한반도 전문가다. 북측 대표단의 말을 통역없이 알아들을 수 있다는 점도 협상에서는 장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대북 업무와는 거리가 먼 그를 북·미 정상회담 의제 협상 대표로 소환한 것은 그만큼 국무부 내에 북한 전문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트럼프 정부 내 한국 전문가들도 총출동했다.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과 출신인 후커 보좌관은 트럼프 정부 내에서 북한 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다. 북한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 몇 안되는 정부 내 인사다.
그는 2014년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억류자 석방을 위해 평양에서 김영철 당시 총정찰국장을 만나는 자리 등 각종 대북 협상의 현장을 지켰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미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을 수행했다.
한반도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슈라이버 차관보도 협상단에 합류했다. 그는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을 지낸 외교관이기도 하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비핵화 과정에서 기술적 논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프 윤 전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뉴욕타임스에서 3명에 대해 “훌륭한 전문가 그룹”이라며 “그들은 이슈를 알고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图片提供 韩联社]
▲ 백악관, 북미정상회담 기념주화 발행…
ymarshal@yna.co.kr/2018-05-22 10:39: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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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金 브로맨스, 트럼프 대북 압박 약화시킬 수있어" 블룸버그통신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극비 2차 정상회담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한반도를 전쟁
블룸버그통신은 “문 대통령은 자신의 5년 임기 내에 북한과의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지난 석 달 사이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각각 두 번 씩 만났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미 한국 및 중국과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설혹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압박 캠페인의 불을 다시 지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대한의 대북 경제 제재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김 위원장과의 협상 방법을 둘러싸고 중국 및 한국과 충돌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미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하기 전 중국이 대북 국경 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선(先) 핵 폐기, 후(後) 보상’ 방식의 리비아식 모델을
북한은 지난 25일 김계관 조선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 발표를 통해 “트럼프방식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아직은 북한이 원하는 방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이뤄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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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표변’과 불변의 과제
최영진 前 駐美 대사
주말이던 26일, 지난 4월 27일에 이어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4월 27일, 34세의 젊은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적인 자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채 20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 16일 북한은 협력에서 대립으로 입장을 표변했다.
모든 남북회담을 거부한 것이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초청해 통일각에서 갑작스러운 남북 정상회담을 열었다.
평양은 4월 27일 약속한 남북회담들을 다시 열기로 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남북회담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나아가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한 미·북 간 의전차장 회의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남북회담을 거부한 이유로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들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우리와 미국에 대해 이미 한·미 훈련은 문제가 안 된다고 통보한 바 있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미·북 간의 문제로 삼았다. 하지만 리비아 모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의한 ‘트럼프 모델’로 대체된 상황이다.
왜 북한은 표변했을까?
전쟁에서도 외교에서도 지피지기(知彼知己), 나를 알고 상대편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는 원칙이 있다.
김 위원장이 입장을 바꾸는 것은 우리나 미국의 입장이 변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존 딜레마에 기인한다.
왜 딜레마인가? 평양 정권은 강력한 통제 아래서 유지된다.
그런데 막강한 핵을 가진 소련의 패망을 지켜본 북한은 중국처럼 개방·개혁으로 경제를 살려야 장기적으로 정권이 유지된다는 점을 인식했다. 그러나 경제 발전을 위한 개방·개혁은 필연적으로 통제를 이완시켜 정권에 위협이 된다.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다. 이것이 북한 정권의 본질이다.
북한은 결국 통제와 개혁 두 가지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1일 선언한 ‘핵무력 완성’ 이후 평양은 통제에서 개방·개혁으로 생존 전략을 바꾼다.
그런데 ‘개혁’으로 ‘통제’가 위협을 받는다고 느낀 평양은 ‘개혁에서 통제’로 입장을 조정한다.
한국, 미국과의 모든 대화를 중지시킨다. 생존 전략 때문이다.
이후 트럼프의 6·12 싱가포르 회담 취소에 접한 평양은 다급해졌다. ‘통제에서 개혁’으로 입장을 재조정한다.
그래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성 김-최선희 판문점 미·북 접촉이 진행 중이고, 싱가포르에서 다시 미·북 간
준비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고 또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미·북 회담을 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타협이라는 함정에 빠져 비난을 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래서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서 대립으로, 대립에서 협상으로 입장을 바꾼다.
미·북 회담은 어디로 갈 것인가?
미국과 북한 간에는 남북이 다루지 못한 비핵화와 경제 제재 문제가 다뤄진다.
북한이 해야 할 ‘비핵화 범위’와 미국이 제공할 ‘경제 제재 해소 범위’가 관건이다.
결국 핵과 경제 사이에서 어디까지 김 위원장이 생존 전략의 선을 그을지에 달려 있다.
미국이 추구하려는 ‘트럼프 모델’의 틀도 여기에 달렸다.
북한이 핵을 버리고 경제를 취한다면 만사가 해결된다. 우리는 대북 경제 협력에 모든 것을 걸면 된다.
이른바 ‘민족끼리’의 해결 방식이다. 그러나 핵심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북한 내부의 핵·경제 생존 딜레마다.
북한이 미·북 회담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지피지기 입장에서 우리는 핵과 경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북한 문제를 관리해야 한다.
'엉망진창 문법' 트럼프 영어… 실력일까 계산일까?편지 첨삭해 다시 백악관 보낸 영어교사, 김정은 공개서한은 첨삭놀이까지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북미정상회담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윗과 공개서한 등에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의 영어 실력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문법 오류도 너무 많고 어휘력도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6·12 싱가포르 회담을 다시 추진하기로 한 직후인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 트럼프 대통령은 “I truly believe North Korea…will be a great economic and financial Nation one day"이라고 적었다. 번역하면 ”나는 진실로 북한이 언젠가 위대한 경제국가와 금융국가가 될 것으로 믿는다“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economic and financial Nation’라는 표현은 극히 어색하다는 지적이다. ' great economy' 정도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취소통보 서한은 심지어 해외 네티즌들이 '첨삭 놀이'까지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서신에 '기회(opportunity)'처럼 반복되는 단어가 많다"며 "어휘를 늘리라"고 지적했다. 또 어떤 네티즌은 서한에서 “'오로지 중요한 건 그 대화만이다(it is only that dialogue that matters)'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서한에 'F학점'이라고 써서 공유하기도 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27일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편지를 첨삭한 뒤 다시 백악관으로 보낸 전직 영어교사의 첨삭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한 이븐 메이슨은 지난 2월 플로리다 학교 총기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편지를 보냈고 답신을 받았다. 메이슨은 이 답신에 대해 "문법 검사는 다 한 것이냐"며 “첨삭 펜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메이슨은 "형편없이 작성된 편지"라며 "글쓰기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10곳 이상을 색깔 펜으로 덧칠해 백악관으로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문법과 문장력은 이전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올릴 때마다 틀린 문법을 고쳐주는 트위터 계정(@TrumpGrammar)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형편없는 문법 실력과 문장력은 계산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일간지 보스턴글로브는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릴 때 보좌관들이 고의적으로 문법을 틀리고 문장을 짧게 끊어 쓴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지지층이 주로 저학력 노동자층이 많은 것을 감안해 철저한 계산된 작문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은 지난해 1월 당시 트럼프 당선자에 대해 "그의 맞춤법과 문법은 재앙의 수준이지만 오히려 이것이 그의 당선을 도왔다"며 "쉬운 언어를 구사할수록 일반인들에게 다가가기 쉽고 솔직하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카네기멜론대학 언어기술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문법은 11세, 단어 사용은 14세 수준이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어휘력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4.6학년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전임 대통령인 오바마는 9.7학년 수준이었다. |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워싱턴DC·평양=EPA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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