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취재진을 잠시 바로 보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북 ‘미래 핵’-미 ‘모든 핵’ 의제 갈등
핵폐기 대략적 시간표 합의 못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북, 만족 못해
종전선언 놓고도…북 “미, 뒤로 미뤄”
애초 예상과 달리 송환일정 늘어져
연락사무소 설치 등 첫걸음 못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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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틀째 평양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 사진. 미국 쪽에서는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끈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임무센터 센터장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보좌했다. 북쪽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 세기의 핵담판으로 주목받았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오늘로 꼭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이제 비핵화 로드맵 구축을 위한 북미 협상 2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자료사진) ⓒCN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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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시간표', 버티는 北, 달래는 美
北 비핵화 시간표 답보 상태에 북·미 氣싸움 팽팽
“우리는 ‘세 개’의 포괄적인 문서(‘three’ comprehensive documents)에 합의했다.
아니다. ‘세 개(three)’가 아니고 ‘상당히(pretty)’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취재하던 기자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각국의 언론사들은 정상회담에 소수의 기자들을 파견해 현장 취재를 한다.
문제는 풀기자단에 속한 한 미국인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세 개의 포괄적인 문서’라고 언급했다고 기사를 타전하면서 불거졌다.
일부 한국 언론도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순간 기자들은 동영상을 돌려가며 대체 북·미 정상이 몇 가지 문서에 서명
했는지 찾기에 바빴다.
결론은 북·미 정상은 한글과 영문으로 된 공동성명에 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히(pretty) 포괄적인 문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정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빠른 발음에 미국 기자도 잘못 들어서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세 개’라고 해석한 해프닝의 파장은 상당했다.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아직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무언가 ‘이면 계약’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은 여전하다.
이유는 북·미 합의 공동성명이 정말 포괄적으로 돼 있고 구체적인 이행 사항에 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 이행 과정에 관한 언급이 전무했다.
이후 관심은 미국이 북한을 ‘믿는 구석’이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으로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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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7월7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회담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틀간의 회담 이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 AFP 연합
北 비난에도 신뢰감 강조하는 美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한 소동은 최근에도 이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월9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솔직히 말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personally) 한 약속은 남아 있고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가 북한을 떠나자마자 북한 외무성이 ‘강도 같은(gangster-like) 요구’라며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한 답변이다.
북한 외무성의 성명보다도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이 중요하다고도 읽히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더 나아가 “북·미 회담 후 김정은 위원장 명의로 나온 성명에선 그가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갈망(desire)을 계속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북한의 성명이 어떠한 것을 지칭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또 북·미 고위급 회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성명이나 평가 혹은 관련 발언도 아직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은 ‘강도’라며 비난하는 북한의 태도에도 ‘북한을 믿는다’는 말만 계속한다.
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갔다.
그는 7월9일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contract), 더 중요한 우리의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이 별다른 가시적인 성과 없이 끝났음에도 거듭 신뢰감을 표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10일엔 기자들에게 “사실은 그(김정은)를 위한 ‘작은 선물(little gift)’을 하나 갖고 있다”고 말한 뒤 “그 선물이 무엇인지는 내가 (김 위원장에게) 줄 때 알게 될 것”이라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한마디로 북·미 간의 공동성명을 ‘계약’이라고 표현하면서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고 북한을 달래는 모양새다.
현재 구체적인 성과 없이 다소 난관에 봉착한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몸부림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진전 없이 끝나자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는 다시 대북 군사 옵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약속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책을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북한을 화나게 하는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미국의 유화책에도 북한의 입장은 단호하다.
북한은 7월7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며
“미국 측이 회담에서 끝까지 고집한 문제들은 과거 이전 행정부들이 고집하다가 대화 과정을 다 말아먹고 불신과 전쟁 위험만을 증폭시킨 암적 존재”라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즉각 북·미 간의 평화 프로세스가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한 외신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질질 끌고(drawn out) 어려울 것이라는 예리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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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은 7월8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조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
ⓒAP연합
北 “우리가 패전국이냐” 발끈
북한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외무성 성명에서도 “미국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까지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미국은 자신들에게 양보나 선물을 내놓지 않은 채 일방적인 비핵화만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 관계자들이 실무회담에서 “우리가 무슨 패전국이냐”며 발끈했다는 전언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북한에서 고위급 회담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이 최종적인 비핵화를 실행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압박도 여전히 구사한다.
북·미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북한도 강력한 비난 성명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향후 협상의 여지는 남겨 둔 상황이다.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미 관계는 구체적인 성과 없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
이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북·미 간에 가시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송환됐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일각에선 판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정기총회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다.
하지만 ‘비핵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미국과 ‘체제 보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북한의 팽팽한 기 싸움이 당장 해결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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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칼 FP 기고 "준비 불충분한 채 협상 임해"
"트럼프 스스로 위험한 코너로 몰아넣은 셈"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통령 보좌관을 지낸 콜린 칼은 11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들여 충분한 사전준비를 완료하기도 전에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이미
칼 전 보좌관은 대다수 북한 전문가들이 예상한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가지 착각 속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에 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최대압박 전략과 제재, 외교적 고립, 군사 위협으로 인해 궁지에 몰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결국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사실 김 위원장은 이미 핵개발이란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더 유리한 입장에서 회담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착각은 자신의 카리스마와 협상 기술로 김 위원장이 큰 양보를 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던 다른 독재자들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도 그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를 잘못 읽은 탓에 내용이 거의 없고 외교적 진전만 복잡하게 만드는 합의문에 서명하는 등 농락을 당했다는 것이 칼 전 보좌관의 설명이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북한 비핵화 협상을 바라보는 미국과 북한의 시각차를 더 드러내기만 할 뿐이었다.
'비핵화'라는 핵심 표현을 두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로 해석하지만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표면적' 평화를 얻고 나면 그때서야 비핵화 논의와 같은 나머지 과정을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
그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아있는 이견을 다룰 실무 협상이 현재 진행중이지만 어떤 형태의 후퇴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북미 정상 모두가 큰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뿐 아니라 최종 합의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개인적 유대를 온전하게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협상이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경우 이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칼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도록 만든 셈"이라며 본인만 만족하고 미국과 동맹엔 나쁜 협상을 도출해내거나, 북한에 강경하게 나가 그들로부터 최대치를 요구할 수도 있지만 이는 외교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국제적인 압박을 지속해 나가면서 동시에 장기적인 시간표에 따라 핵개발을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리틀 로켓맨'이나 '화염과 분노' 위협 외에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가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평화적인 해결안을 계속해서 살려나가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지만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위험한 코너로 몰아넣은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lchung@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갈 길 먼 北 비핵화
북미정상회담서 포괄적 합의문 나왔지만 이행조치 답보
북미 후속협상 난항 예상…대화 모멘텀은 유지
"정부 비핵화 대응전략 점검해봐야"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북미 최고지도자의 역사적인 세기의 만남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12일로
한 달이 됐다.
지난달 12일 오전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이 TV를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한국전쟁 이후 70여 년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이어온 북미 최고위급이 만난다는 점에서, 적대적 관계를 변화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구축하는 역사적 중대한 모멘텀이 될 국제사회의 기대가 높았다.
북미 간 첫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4개항을 담은 포괄적인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핵심의제이자 미국이 강조해왔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구제적인 조치가 빠져 낮은 수준의 합의에 머물렀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북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관련한 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키로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고위급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그려갈 것이라며 신속한 비핵화 이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미 행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비핵화 후속 고위급 회담을 위한 폼페이오의 여러차례 방북 제의에도 북한은 협상 카운터파트도 정하지 않은 채 지지부진한 태도를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흘이 지난 뒤 한미는 선제적 연합훈련 일시 중단 발표와 함께 대북제재 유지 조치를 취한 데 대해
북한도 맞교환의 성격으로 미군 유해송환이란 선물을 했다.
하지만 북미정상회담의 핵심조항의 핵심인 실질적 비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이런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일주일 만인 19일에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북한의 시간끌기 행보가 뚜렷해지자 폼페이오 장관에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까지 나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북한을 압박, 북미정상회담 개최 20여일 만에 북미 간 '2라운드 담판'인 북미 고위급 회담이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나선 고위급 회담 역시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내 국제사회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이번 고위급 회담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을 가늠해 볼 수
미국이 그동안 강조한 비핵화 시간표와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와 리스트'도 나오지도 않았고, 비핵화 이행방식에서 '선 비핵화 후 보상체제', '동시행동'이란 원칙이 충돌하면서 회담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형국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정상회담과 후속 고위급회담은 아직 커다란 성과를 내지 못한 미완의

미국 내 의회와 언론이 비핵화 협상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아직 상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는 9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하거나 또다른 카드를 꺼내들어 다시 한 번 비핵화 이행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리 정부도 한미가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의 차이를 인식하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 안보통일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우리가 잘못 판단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을 만나고 태도가 변한 것인가 판단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공략하면서 문제를 수정할지, 대화모드에서 압박모드로 가져갈 것인지 등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업무오찬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비핵화 협상 카드 바닥났나…美 '오락가락'
北·美회담 한 달… 회의적 평가
美, 입장 관철 못한채 말 수시로 바꿔
北은 의제 잘게 쪼개 장기전 갈 태세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는 국면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비롯한 미국 주요 당국자의 발언은 실제 현실화되지 않는 일이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방한 당시 빠른 속도의 단기적 비핵화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그 사이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깰 수도 있다는 식으로 나오며 협상 주도권을 쥔 모양새다. 문제는 북한이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협상 의제를 잘게 쪼개 장기전으로 끌고 갈 태세지만 이에 대응할 미국의 협상카드가
전직 외교·안보 고위 관료는 “대북 군사 압박과 제재 강도도 그전만 못해진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 의제를 세분화하고

韓, 북미 막힌 곳 뚫는다…종전선언 조율·비핵화 로드맵 조언
文대통령 '연내 종전선언' 목표 재확인,이도훈 평화본부장 방미 협의
北 참석할 아세안지역안보포럼 계기 남북미 외교장관 회담 적극 추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12일로 1개월이 지났으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20여 일 만에 이뤄진 공동성명 이행 고위급회담이라고 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6∼7일) 협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의 '계약'과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분위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미 조야의 분위기는 식어가고 있다. 북한이 다시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비난이 나오는 등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북한 역시 판을 깰 생각은 없어 보이지만,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의 때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제공의 선후관계 등을 둘러싼 인식 차를 노출한 만큼 이를 중재할 필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종전선언 문제가 견해차의 핵심에 자리를 잡고 있어 보인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협의 때 미국에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미국이 잠정적인 대북 안전보장 대책으로 종전선언 수용을 강력하게 촉구했으나, 미국 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 이전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종전선언 가능성을 흘렸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종전선언에 대해 신중을 기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종전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종전협정의 성격일 수도 있다고 보고, 미루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공개된 싱가포르 유력 일간지인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
판문점선언(4·27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며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아울러 종전선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협정체결 등 항구적 평화정착 과정을 견인할 이정표", "상호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관계로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표명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문 대통령의 규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비핵화-평화협정 여정의 '입구'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함으로써 차후 협상에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협의 때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이달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하자고 요구했으며, 우리 정부 역시 7월 27일이 불가능하다면 9월 유엔 총회 등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1일부터 3박4일간 방미 협의를 해 눈길을 끈다.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副) 차관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보좌관 등을 만난다.
이 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비핵화 워킹그룹과도 접촉해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을 어떻게 주고받을지를 담은 로드맵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측은 핵실험장 폐기, 핵·미사일 실험 중단,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별도의 합의문 없이 없이 주고받았지만, 본격 협상 과정에서는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관계정상화 등을 둘러싼 구체적인 조치들을 상호 연결하는 로드맵 작성 과정이 필수적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런 만큼 이 본부장은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과 관련해 우선 한미 공동의 방안을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아울러 종전선언이 대북 군사옵션 포기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듯한 미국을 상대로 종전선언이 종전협정과는 다른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핵화 진전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할 때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데 대한 한미 간 의견일치를 모색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이와함께 8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도 중재외교의 중요한 무대로 보고,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참가하는 다자안보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의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강경화 외교장관이 남북, 한미, 한중 등 양자회담은 물론 남북미 외교장관회담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12일 "폼페이오 방북에서 나타났듯 상호 불신과 견해차가 큰 북미가 협상하도록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안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미가 당사자고 우리는 중재자라는 인식이 아니라 우리도 한 당사자라는 자세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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