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론과 시사

트럼프의 '전략적 비인내'로 北비핵화 더 복잡해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취재진을 잠시 바로 보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한 뒤 사진 촬영을 위해 취재진을 잠시 바로 보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미, 4가지 합의 이행 기싸움…핵심은 비핵화 접점찾기

 
북미 정상회담 한 달] 공동성명 4개항, 느린 진척 속도

 

①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북 ‘미래 핵’-미 ‘모든 핵’ 의제 갈등
핵폐기 대략적 시간표 합의 못해

②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미 연합훈련 중단…북, 만족 못해
종전선언 놓고도…북 “미, 뒤로 미뤄”

③ 미군 유해 송환
애초 예상과 달리 송환일정 늘어져

④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연락사무소 설치 등 첫걸음 못 떼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큰 장터’를 연 지 12일로 한달이 됐다.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을 기점으로 북-미가 서로 주고받을 물건을 놓고 본격적인 가격 흥정에 들어가면서 협상 초기의 전형적 현상인 ‘기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달이 흐른 시점에서 볼 때, 북-미가 공동성명을 통해 합의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등 4개 항의 진척 속도는 뜨겁던 당시 열기에 비해 느린 편이다.

먼저, 핵심 합의 사항인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은 ‘미래 핵’만을 의제로 삼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상회담 직전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실험장 폐기를 약속한 것이 ‘미래 핵·미사일 능력’에 해당한다. 엔진 실험장 폐기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때 실무회담을 여는 것으로 절충이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3차 방북 때 기존 핵무기(과거 핵)와 현재의 모든 핵·미사일 시설(현재 핵) 신고·검증 문제를 집중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에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고 대응했다.
미국은 애초 목표였던 ‘대략적 비핵화 시간표’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미래 핵’에 방점을 둔 북한과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핵 폐기를 테이블에 올려놓으려는 미국의 치열한 ‘의제 선점
’ 싸움은 교착상태를 돌파할 수 있는 ‘빅딜’이 없으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상응 대가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섣불리 ‘생존 줄’을 내놓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북한이 결단해야 할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처 성격을 띤다. 미국은 정상회담 직후 ‘신뢰 구축 차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다.
북한은 이를 ‘가역적 조처’로 부르며 자신들이 정상회담 전에 단행한 ‘불가역적인’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보다 가격이
 낮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물건을 하나 더 내놔야 가격이 비슷해진다는 논리다. 그러나 미국은 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중대 조처를 했으니, 북한도 비핵화 조처를 추가로 내놓으라며 맞서고 있다.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상징적 초기 행사인 종전선언에도 입장이 갈린다.

 북한은 미국이 이를 합의해놓고도 미룬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종전선언이 유엔사령부 존속이나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기상조로 보는 분위기다.
또 싼값에 종전선언을 팔 수 없다며 북한의 추가 조처를 기대한다.





7일 이틀째 평양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 사진. 미국 쪽에서는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끈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임무센터 센터장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보좌했다. 북쪽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7일 이틀째 평양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 사진. 미국 쪽에서는 판문점 실무회담을 이끈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알렉스 웡 동아태 부차관보,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 코리아임무센터 센터장과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등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보좌했다. 북쪽에서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 등 6명이 참석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셋째, 미군 유해 송환은 애초 12일 판문점에서 실무협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송환이 임박했다고 말해왔지만, 의외로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크고, 미국 여론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라 이 문제가 틀어지면 파장이 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관계 설정’은 첫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연락사무소 설치 등은 거론되지 않고, 태권도 시범행사 등 초보적 교류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국면을 끌어온 ‘유일한’ 동력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신뢰는 확고한 편으로 보인다.
북한은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심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9일 “나는 김정은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도 “김정은과 아주 좋은 관계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고, 이를 계기로 북한이 (비핵화) 초기 조치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짚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뿐 아니라 비핵화,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H6s워싱턴/이용인 특파원, 노지원 기자 yyi@hani.co.kr








▲ 세기의 핵담판으로 주목받았던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오늘로 꼭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이제 비핵화 로드맵 구축을 위한 북미 협상 2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자료사진) ⓒCNN 화면 캡처

 








北 비핵화 시간표', 버티는 北, 달래는 美




北 비핵화 시간표 답보 상태에 북·미 氣싸움 팽팽



“우리는 ‘세 개’의 포괄적인 문서(‘three’ comprehensive documents)에 합의했다.

아니다. ‘세 개(three)’가 아니고 ‘상당히(pretty)’다.”

지난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취재하던 기자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각국의 언론사들은 정상회담에 소수의 기자들을 파견해 현장 취재를 한다.

문제는 풀기자단에 속한 한 미국인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세 개의 포괄적인 문서’라고 언급했다고 기사를 타전하면서 불거졌다.


일부 한국 언론도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순간 기자들은 동영상을 돌려가며 대체 북·미 정상이 몇 가지 문서에 서명

했는지 찾기에 바빴다.


 결론은 북·미 정상은 한글과 영문으로 된 공동성명에 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히(pretty) 포괄적인 문서’라고

 언급한 것으로 정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빠른 발음에 미국 기자도 잘못 들어서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세 개’라고 해석한 해프닝의 파장은 상당했다.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아직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무언가 ‘이면 계약’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혹은 여전하다.

이유는 북·미 합의 공동성명이 정말 포괄적으로 돼 있고 구체적인 이행 사항에 관해선 거의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 이행 과정에 관한 언급이 전무했다.

이후 관심은 미국이 북한을 ‘믿는 구석’이 무엇인가에 대한 부분으로 쏠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7월7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회담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틀간의 회담 이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 AFP 연합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7월7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회담을 벌였다. 두 사람은 이틀간의 회담 이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 AFP 연합         


 



北 비난에도 신뢰감 강조하는 美

고개를 갸우뚱거릴 만한 소동은 최근에도 이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7월9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솔직히 말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personally) 한 약속은 남아 있고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가 북한을 떠나자마자 북한 외무성이 ‘강도 같은(gangster-like) 요구’라며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한 답변이다.

북한 외무성의 성명보다도 김정은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이 중요하다고도 읽히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더 나아가 “북·미 회담 후 김정은 위원장 명의로 나온 성명에선 그가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갈망(desire)을 계속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북한의 성명이 어떠한 것을 지칭하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또 북·미 고위급 회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성명이나 평가 혹은 관련 발언도 아직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은 ‘강도’라며 비난하는 북한의 태도에도 ‘북한을 믿는다’는 말만 계속한다.
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갔다.


 그는 7월9일 트위터에 “나는 김정은(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contract), 더 중요한 우리의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고위급 회담이 별다른 가시적인 성과 없이 끝났음에도 거듭 신뢰감을 표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10일엔 기자들에게 “사실은 그(김정은)를 위한 ‘작은 선물(little gift)’을 하나 갖고 있다”고 말한 뒤 “그 선물이 무엇인지는 내가 (김 위원장에게) 줄 때 알게 될 것”이라며 궁금증을 유발했다.


한마디로 북·미 간의 공동성명을 ‘계약’이라고 표현하면서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고 북한을 달래는 모양새다.

현재 구체적인 성과 없이 다소 난관에 봉착한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한 몸부림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진전 없이 끝나자 미국 언론과 조야에서는 다시 대북 군사 옵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자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약속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책을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북한을 화나게 하는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미국의 유화책에도 북한의 입장은 단호하다.


북한은 7월7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나왔다”며

 “미국 측이 회담에서 끝까지 고집한 문제들은 과거 이전 행정부들이 고집하다가 대화 과정을 다 말아먹고 불신과 전쟁 위험만을 증폭시킨 암적 존재”라고 비난했다.


외신들은 즉각 북·미 간의 평화 프로세스가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한 외신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질질 끌고(drawn out) 어려울 것이라는 예리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미·일 3국은 7월8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조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 ⓒAP연합



한·미·일 3국은 7월8일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공조에 합의했다.

왼쪽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강경화 외교부 장관


ⓒAP연합          





北 “우리가 패전국이냐” 발끈

북한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외무성 성명에서도 “미국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까지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미국은 자신들에게 양보나 선물을 내놓지 않은 채 일방적인 비핵화만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북한 관계자들이 실무회담에서 “우리가 무슨 패전국이냐”며 발끈했다는 전언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북한에서 고위급 회담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이 최종적인 비핵화를 실행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압박도 여전히 구사한다.

북·미 협상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도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북한도 강력한 비난 성명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을 아직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며 향후 협상의 여지는 남겨 둔 상황이다.


역사적인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미 관계는 구체적인 성과 없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것

이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북·미 간에 가시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 송환 문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송환됐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일각에선 판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정기총회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다.

하지만 ‘비핵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미국과 ‘체제 보장’에 우선순위를 두는 북한의 팽팽한 기 싸움이 당장 해결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남북미 정상


남북미 정상[제작 최자윤] 사진합성, 일러스트




韓, 북미 막힌 곳 뚫는다…종전선언 조율·비핵화 로드맵 조언



文대통령 '연내 종전선언' 목표 재확인,이도훈 평화본부장 방미 협의
北 참석할 아세안지역안보포럼 계기 남북미 외교장관 회담 적극 추진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 12일로 1개월이 지났으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20여 일 만에 이뤄진 공동성명 이행 고위급회담이라고 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6∼7일) 협의가 성과를 거두지 못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의 '계약'과 '악수'를 존중할 것이라고 분위기 살리기에 나섰지만, 미 조야의 분위기는 식어가고 있다. 북한이 다시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비난이 나오는 등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북한 역시 판을 깰 생각은 없어 보이지만, 전향적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외교가에선 우리 정부의 중재 외교가 중요해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의 때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제공의 선후관계 등을 둘러싼 인식 차를 노출한 만큼 이를 중재할 필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종전선언 문제가 견해차의 핵심에 자리를 잡고 있어 보인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협의 때 미국에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미국이 잠정적인 대북 안전보장 대책으로 종전선언 수용을 강력하게 촉구했으나, 미국 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북미정상회담 이전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 종전선언 가능성을 흘렸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종전선언에 대해 신중을 기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종전선언이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종전협정의 성격일 수도 있다고 보고,  미루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공개된 싱가포르 유력 일간지인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

판문점선언(4·27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며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특히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아울러 종전선언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협정체결 등 항구적 평화정착 과정을 견인할 이정표", "상호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관계로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표명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문 대통령의 규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는 비핵화-평화협정 여정의 '입구'에서 종전선언을 추진함으로써 차후 협상에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협의 때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이달 27일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하자고 요구했으며, 우리 정부 역시 7월 27일이 불가능하다면 9월 유엔 총회 등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1일부터 3박4일간 방미 협의를 해 눈길을 끈다. 이 본부장은 방미 기간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副) 차관보,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 보좌관 등을 만난다.

이 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비핵화 워킹그룹과도 접촉해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을 어떻게 주고받을지를 담은 로드맵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양측은 핵실험장 폐기, 핵·미사일 실험 중단, 한미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별도의 합의문 없이 없이 주고받았지만, 본격 협상 과정에서는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관계정상화 등을 둘러싼 구체적인 조치들을 상호 연결하는 로드맵 작성 과정이 필수적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런 만큼 이 본부장은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과 관련해 우선 한미 공동의 방안을 만들어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아울러 종전선언이 대북 군사옵션 포기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듯한 미국을 상대로 종전선언이 종전협정과는 다른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핵화 진전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할 때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는 데 대한 한미 간 의견일치를 모색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이와함께 8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도 중재외교의 중요한 무대로 보고,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참가하는 다자안보회의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의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강경화 외교장관이 남북, 한미, 한중 등 양자회담은 물론 남북미 외교장관회담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12일 "폼페이오 방북에서 나타났듯 상호 불신과 견해차가 큰 북미가 협상하도록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안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미가 당사자고 우리는 중재자라는 인식이 아니라 우리도 한 당사자라는 자세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행'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미국행'(영종도=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 관련 실무 협의를 하기 위해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8.7.11 jeong@yna.co.kr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