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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시사

'달변' 노회찬은 말이 없었다"..미국에서의 마지막 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2일 오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통해 귀국하는 모습.


2018.7.23

saba@yna.co.kr






방미일정을 마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원내대표들은 미국 상·하원 의회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와 자동차 관세 등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한 우리 측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18일 출국했다.

2018.7.2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시작전 해병대 마린온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원 들에 대한 영결식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청와대 참모진들과 함께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변' 노회찬은 말이 없었다"..미국에서의 마지막 밤




그는 귀국 전 마지막 술자리에서야 웃음을 보였다.

 언제나 촌철살인의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지만 방미기간 내내 그는 입을 별로 열지 않았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에도 강하게 반박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지막 술자리에서 용접공 면허를 따던 시절 얘기가 나오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비로소 웃으며 동료들과 함께 과거를 추억했다.

지난 20일 노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등 5당 원내대표단 과 함께 3박5일 동안의 미국 방문일정을 마무리 지으며 술자리를 가졌다.


맥주 한 두잔이 오고갔고 와인도 서로 주고받았다. 자정이 넘어가도록 자리는 끝날 줄 몰랐다.

이 자리는 사실상 노 원내대표가 투신 전 동료들과 가진 마지막 자리가 됐다.

공교롭게도 함께 자리한 원내대표 5명 중 3명이 용접공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노 원내대표는 1982년 용접공 면허를 딴 뒤 위장취업해 노동운동에 첫 발을 디뎠다.

그길로 줄곳 노동운동가로서의 길을 걸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인천민주노동자연맹(인민노련)이 출범하는 데 주축 멤버로 참여해 노동운동의 정치세력화를

 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1982년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에 차체부 용접공으로 입사해 현장 노동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한국통신 공중전화노조위원장과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김성태 원내대표도 용접공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며 흥을

 돋우었다.


1980년대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을 함께 해온 이들은 서로에게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추억하며 자신들이 정치계로

 첫발을 디딘 순간부터 걸어온 순간들을 회고했다. 그가 남긴 유서를 통해 미루어볼 때 노 원내대표는 자신이 노동운동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진보정당의 원내대표가 되기까지의 순간순간들을 되짚어 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출국일인 21일 오전에는 아침식사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대표단이 봤을 때 방미기간 중 노 원내대표는 평소와 다른 점은 없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방미 첫날 출국장에서부터 기자들로부터 드루킹 특검 관련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은 탓인지 첫날과 둘째날 그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마지막 날 술자리에서 만큼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밤에는 옛날에 나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노동운동을 같이 했었기에 옛날을 회고하면서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자정가까이 자리를 함께 했다"고 했다.

다만 방미기간 내내 '대쪽'같던 모습은 다수 누그러져 있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미국 순방중에) 제가 미국에 정계 지도자와 경제인들을 만나 한결같이 한미동맹의 굳건한 북한의 비핵화 실천시켜야 하는 것이지, 느슨한 제재 완화와 또 일방적인 평화만 갖고 결코 비핵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정가와 정계인들에게 제시했을 때 예전처럼 강하게 반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소 같았으면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김 원내대표의 말을 반박했을 그였다. 김 원내대표도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 점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그는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도 드루킹 관련 질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방미 성과를 이야기하는 간담회자리에서 드루킹 관련 질문이 나오자 (노 원내대표가) '그걸 여러명 있는데서 이야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며 "간담회를 마치고 나서 별도로 20분 정도만 노 대표님만 따로 질의

응답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노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정의당 상무위원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는 유서에 "두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000만원을 받았다"면서도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적었다.


 그는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후회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노회찬 의원 추모하는 꽃


노회찬 의원 추모하는 꽃(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이
알려진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노회찬 의원의 사무실 문에 그를 추모하는 꽃이 붙어 있다.

      mtkht@yna.co.kr




노회찬 의원


노회찬 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민국 정치의 비극"…노회찬 투신에 경남 정치·노동계 애도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23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투신사망 소식에 경남 정치권과 노동계가 큰 충격 속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경남지역 여야 4당은 이날 노 의원의 투신사망이 알려진 뒤 일제히 고인을 추모하는 성명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슬픈 일이고, 대한민국 정치에 큰 비극"이라며 "그가 외쳤었던 민주주의의 가치들은 정치인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가슴 속에 이어져갈 것"이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자유한국당 경남도당은 "평생을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며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에 기여한 진보정치의 큰 인물이었다"며 "경남과 대한민국의 발전, 진보정치의 실현을 위해 헌신해 오신 고인의 정신은 도민과 국민 모두에게 한마음으로 깊이 간직될 것"이라고 추도했다.






노회찬 의원 지역구 사무실


노회찬 의원 지역구 사무실(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서울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사망한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 노회찬 의원 지역사무실 내
 노 의원의 의정 활동 사진이 걸려 있다. 

    image@yna.co.kr

 



민중당 경남도당은 "진보정치의 벗이자, 노동자와 약자의 편에서 함께 싸워온 고 노회찬 의원의 비보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며 "큰 상심에 빠져 있을 정의당 당원과 창원시민, 그리고 고인을 응원하고 아껴주셨던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인을 기렸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충격적인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웃고 함께 울었던 고인을 이 땅의 모든 진보정당 당원들은 기억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경남 노동계도 갑작스러운 비보에 한목소리로 안타까워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김성대 정책기획국장은 "투신 소식에 다들 큰 충격을 받고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위기"라며 "평소 지역 노동현안에 큰 관심을 두고 각별히 챙긴 의원의 죽음이라 노조가 받은 충격이 더 큰 것 같다"고 비통해했다.


이어 "우선 상황을 지켜보며 입장표명 등 향후 대응방안을 고민해 볼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안 돼 지켜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회찬 의원 지역구 사무실


노회찬 의원 지역구 사무실(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아파트서
투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의 노회찬 의원 사무실이 불이 꺼진 채 문이
 잠겨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정영현 선전부장은 "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다들 충격을 받은 분위기라 어떤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이 올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으며 아직 불확실한 대목이 많은 만큼 우선 기다려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것 같다"고 침통해 했다.


한국노총 김은경 총무기획본부장은 "개인적으로 비통하고 안타까우며 노조 전체도 충격을 받아 다소 멍한 상태"라며 "특히 창원지역 위원장들은 평소 지지하던 정치인이고 개인적으로 가까워 더 슬픔이 큰 듯하다"고 말했다.

노 의원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는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릴 만큼 노동계 영향력이 크다.


지난 총선 당시 노 의원도 민주노총 단일후보로 선출돼 출마·당선될 정도로 경남 노동계는 그의 최대 지원세력이었다.

앞서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인 노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home1223@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이정우 기자.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이정우 기자.






진보정치 보석 같은 큰 별 잃었다” 노회찬 애도 목소리

 

23일 투신 사망 소식 전해지자
동료 정치인·누리꾼들 잇단 애도
“억울한 노동자·힘없는 시민 편이었다”





댓글 조작 혐의로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쪽으로부터 뭉칫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올라왔다.


1980년대 노회찬 의원과 노동운동을 함께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낮 1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89년대 인천지역 민주 노동자연맹 활동을 하면서 부부간에 서로 형제처럼 지내고 내 자취방에 와서 하룻밤씩 같이

자면서 진보의 시대를 열어보자고 밤을 새웠던 회찬형, 돈 받았으면 대구역에서 할복하겠단 사람도 잘살고 있는데

 이렇게 가시다니 황망하기 이를 데 없네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인천지역에서 저와 노동운동을 함께했던 노회찬 의원께서 황망하게 떠나버렸다”며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보석 같은 큰 별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과거 노회찬 의원과 구치소에서 맺은 개인적인 연을 소개하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 의원을 “아주 보기 드문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당시 구치소에 정치범이 너무 많아 징역 생활이 좀 ‘트여 있던’ 시기였다. 노회찬씨는 인사라도 하려 찾아가 보면 (항상) 문을 잠가놓고 있었다.


 찾아오는 이들이 너무 많아 책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일부러 부탁해서 잠근 것이라고 했다”고 썼다.

이 교수는 “흔히 자유와 구속을 대립시키지만 이를 보고선, 자유란 때로 더 강한 구속을 자처하면서도 가능한 것이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정말 그릇이 크고 사유가 유연하며 유머 감각이 탁월한, 그러나

또한 삶이나 행동의 원칙이 분명한 사람이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박범계, 최재성, 박영선, 전재수, 박지원 등 동료 의원들도 현직 국회의원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그의 영면을 빌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치가 뭐길래 그리 가십니까?


저하고는 KBS 토론이 마지막이었네요. 우리 세대의 정치 명인 한 분이 떠나셨네요.

큰 충격이고 참 가슴이 아픕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라고 썼다.


김선수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 도중 노 의원의 비보를 접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노 대표의 인격상 무너져

내린 명예와 삶, 책임에 대해서 인내하기 어려움을 선택했겠지만 저 자신도 패닉상태”라며 “솔직히 청문회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갑작스러운 비보에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2016년 9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9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리꾼들은 ‘3선’ 의원이자 노동운동과 진보정치를 대표해온 노 의원의 삶을 돌아보며 그를 애도했다.

트위터 이용자 @Femo****은 2008년 1월28일 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차별금지법’ 첫 번째 페이지를 찍은 사진을

올리고 “노회찬 의원은 17대 국회에서 차별 사유에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들어간 차별금지법을 국회에서 최초로 발의했던 정치인이었다”고 돌아봤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FROS****은 “노 의원은 늘 부당한 국가권력에 대항해, 억울한 노동자들과 힘없는 시민의 편에 섰던 사람이자 입담과 언변으로 진보정치의 의제를 대중에게 전하려 노력했던 정치인”이라며 고 백남기 농민 부검 영장을 강제로 집행하려는 경찰 앞을 막아섰던 노 의원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2007년 2월8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엠네스티에서 양심수로 인정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07년 2월8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노회찬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이 엠네스티에서 양심수로 인정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의 석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편, 노 의원은 숨지기 전 남긴 3통의 유서에서 “201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경공모로부터 모두 4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청탁과 대가가 없었지만 정치자금 수수 자체에 대해서는 ‘후회한다’는 말을 남겼다.


그는 “나중에 알았지만, 다수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이었기에 마땅히 정상적인 후원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라고 후회했다.










상무위원회 참석한 노회찬

상무위원회 참석한 노회찬(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정미 대표.

 2018.7.12
kjhpress@yna.co.kr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숨진 채 발견...정치권 '큰 슬픔' 





거친 독설 속 따듯한 연민도…노회찬이 남긴 어록은


'불판' 비유로 일약 스타덤…정치권서 '비유의 달인' 평가
보수 진영에 칼날 겨눴지만, 여성의 날엔 장미꽃 선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생전에 재치있고 논리적인 입담으로 수많은 '어록'을 남기며 진보의 가치를 널리 전파한 대중 정치인이었다.

17대 총선 당시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50년 동안 한 판에서 계속 삼겹살을 구워 먹어 판이 새까맣게 됐으니 삼겹살

 판을 갈아야 한다"고 '판갈이론'을 펼쳐 일약 스타 정치인 반열에 올랐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해 국회에 입성한 뒤 법제사법위원회 첫 국감에 임해선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하는데 1만명만 평등한 것 아닌가"라고 사법부를 질타해 눈길을 끌었다.

비슷한 시기 여의도 정치권에서 종북(從北) 논란이 일자 "원조 종북이라면 박정희 장군"이라며 새누리당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2013년 '삼성 X파일' 사건 폭로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은 직후 "폐암 환자를 수술한다더니 폐는 그냥 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개탄했다.

 

지난 2016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모금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꼬집어 여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이후 확인된 현실은 그의 소신 발언 대부분이 사실에 부합

하는 것임이 드러났다. 


지난해 신년 연설에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20~30년 간 켜켜이 쌓인 문제가 터져 국민이 분노한 것"이라며

"여기까지 타고 온 1987년식 낡은 자동차를 이제는 새 자동차로 바꿀 때가 됐다"고 역설했다.

지난 대선 당시 "요즘 국민은 심마니가 산속에서 귀한 산삼을 찾은 듯 '심봤다'고 외친다"며 같은 당 심상정 후보 지지 유세에 에너지를 쏟았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정의당 지지를 '사표'라고 주장하자 "제가 듣기에는 이마트 사장이 국민에게 동네 슈퍼는

 다음에 팔아주라고 하소연하는 상황"이라고 비유했다.

노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 범행이라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자 "냉면집 주인이 '나는 대장균에게 속았다. 대장균 단독 범행'이라고 얘기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인제 전 의원 출마 얘기가 나오자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놈)이다"며 "길 가다가 구석기시대 돌 하나 발견한 그런 것"이라고 혹평했다.

최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해선 "값싼 쇠고기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소에 물을 먹여 쇠고기 중량을 늘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표가 늘 독설만 내뱉은 거친 정치인은 아니었다. 주변의 소수자와 약자, 노동자에 대한 연민도 남달랐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두고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쓴 조남구 작가, 동료 당직자와 보좌진, 국회 여성 청소 노동자, 국회 여성 기자들에게 장미꽃 260송이를

 선물했다.


2005년부터 매년 같은 이벤트를 해온 그는 "권력의 힘으로 강제된 성적 억압과 착취과 침묵과 굴종의 세월을 헤치고

 터져 나오는 현실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치권 입문 전 노동운동가로서 1989년 인천민주노동자연맹을 결성,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나는 사회주의자다"라고 밝혀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다. 






 

불 꺼진 노회찬 의원 사무실


불 꺼진 노회찬 의원 사무실(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아파트서 투신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23일 오전 경남 창원시의 노회찬 의원 사무실이 불이 꺼진 채 문이 잠겨 있다.



hanj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의 SNS 생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께 청원합니다’란 청원에 답변할 예정이었으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에 일정을 취소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의 SNS 생방송인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께 청원합니다’란 청원에 답변할 예정이었으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에 일정을 취소했다.


 연합뉴스,






문대통령, 노회찬 별세에 “아프고 비통…삭막한 정치판 말 품격 높여”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심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아주 안타까운 비보가 전해졌다”며 이같이 언급한 뒤 “노 의원의 사망에 깊이 애도하며, 유족과 정의당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노 의원은 당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시대에 정치하면서 한국사회를 더욱더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노 의원은 한국의 진보 정치를 이끌면서 우리 정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한편으로 아주 삭막한 우리 정치판에서 말의 품격을 높이는 면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망이 알려진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노회찬 의원의 사무실 문에 그를 추모하는 꽃이 붙어 있다. 2018.7.23

mtkht@yna.co.kr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모 아파트 현관 앞에 경찰과 소방대원, 과학 수사대가 출동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사진=임성균 기자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불법 정치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모 아파트 현관 앞에 경찰과 소방대원,

 과학 수사대가 출동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임성균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특검팀) 허익범 특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노회찬 정의당 의원 투신 사망 사고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허 특검은 "예기치 않은 비보를 듣고 침통한 마음이 든다. 유족에게 깊은 위로 말씀을

드린다. 침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